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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가 키우는 '넥스트 빅테크'…한국판 자비스에 하늘 나는 택시까지

국내 1위 통신사를 넘어 글로벌 빅테크를 꿈꾸는 SK텔레콤의 미래 먹거리 발굴 노력이 점차 빛을 발하고 있다. 국내외 선도 기업들과의 광범위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인공지능(AI)·도심항공교통(UAM)·양자보안통신 리더십을 굳건히 다지고 있다.영화 '아이언맨'에 나오는 AI 개인비서 '자비스'부터 하늘을 나는 택시까지 우리가 상상하는 먼 훗날의 일상 곳곳에 ICT 기술로 스며드는 것이 회사의 청사진이다. 이를 바탕으로 5년 뒤에는 반도체·배터리 분야와 맞먹는 대표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다. 힘 실린 유영상 'AI 컴퍼니' 비전14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의 2024년 조직 개편 계획에는 3대 신사업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의지가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연임에 성공하며 'AI 컴퍼니 도약'이라는 과제를 지속 수행할 수 있는 원동력을 얻었다.이에 AI 개인비서와 통신사 특화 LLM(거대언어모델)을 담당하는 'AI서비스사업부'와 '글로벌·AI테크사업부', 주력인 유·무선 통신과 미디어, B2B(기업 간 거래) 사업의 AI 전환을 이끄는 'T-B 커스터머사업부', 'T-B 엔터프라이즈사업부' 등 4대 사업부 체계를 구축했다.이제 막 탈통신의 출발선에서 발을 뗀 SK텔레콤의 갈 길이 바쁘다. 2028년 연간 매출 25조원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기 때문이다. 이는 시가 총액 2위 SK하이닉스와 자리를 다투는 LG에너지솔루션의 작년 연간 매출(25조6000억원)과 맞먹는 규모다. 그중에서도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이 AI다. 전체 예상 매출 25조원의 36%에 달하는 9조원을 이정표로 제시했다.SK텔레콤은 통신 등 코어 비즈니스에 AI를 녹이는 'AIX'와 데이터센터·반도체 칩셋 등 'AI 인프라', B2C(기업과 개인 간 거래)를 겨냥한 'AI 서비스'를 3대 추진 전략으로 내세웠다.지난 9월 정식으로 선보인 AI 개인비서 '에이닷'은 벌써부터 반응이 뜨겁다.아이폰의 치명적 단점이었던 통화 녹음에 더해 내용의 맥락과 유형을 분석·요약하는 기능으로 출시 직후 애플 앱마켓에서 다운로드 1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국내 최초로 한국어·영어·일본어·중국어 4개 언어를 통화 중에 실시간으로 통역하는 '에이닷 통역콜'까지 추가했다.2016년부터 일찌감치 AI 연구·개발 조직을 만들어 기술을 내재화하고 있는 SK텔레콤은 회사의 상징 전략이나 다름없는 '초협력'에도 진심이다.AI 챗봇 '이루다'로 이름을 알린 스캐터랩은 물론 챗GPT로 유명한 오픈AI 출신 직원들이 만든 미국 AI 기업 앤트로픽에 1억 달러(약 1300억원)를 투자하는 등 AI 영토를 세계로 넓히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에어택시 관광 상품 나올까지상을 벗어나 상공에서 자유롭게 이동하는 UAM의 심장에도 SK텔레콤의 기술력이 녹아든다.CEO 직속으로 UAM 사업 추진 TF를 꾸리고 한국공항공사, 한화시스템, 한국교통연구원, 한국기상산업기술원, 한국국토정보공사와 컨소시업을 구성해 2025년 상용화를 실현하기 위해 달리고 있다.SK텔레콤은 단순 인프라와 솔루션 구축에 그치지 않고 UAM 기체까지 확보하며 경쟁사와 차별화했다.올해 6월 UAM 기체 제조사 조비 에비에이션(이하 조비)에 1억 달러를 투자해 지분 약 2%을 품었다. 이에 한국에서 독점으로 기체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조비는 내년부터 미국 4개 도시에서 수직 이착륙식 에어택시를 운행할 예정이다.SK텔레콤 관계자는 "에릭슨·노키아·삼성전자의 장비로 이동통신 서비스를 구성해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처럼 에어택시 예약부터 운항 관제, 연계 서비스까지 통틀어 제공하는 UAM 사업자를 지향한다"고 말했다.아직 수익 모델을 결정하지는 않았지만 개인이 요금을 내고 타는 형태보다는 관광 상품 등 지자체·기관과 계약을 맺는 방향에 더욱 무게가 실린다. '철통 보안 통신' 독보적 입지SK텔레콤의 마지막 무기는 양자보안통신이다. 양자컴퓨터의 공격으로부터 통신 전 과정을 보호하기 위해 상호 보완적인 양자키분배기술(QKD)과 양자내성암호(PQC)의 장점을 활용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통신 보안 기술이다회사는 2011년 양자기술연구소를 설립해 우리나라 기업들 중 가장 먼저 연구에 돌입했다. 2018년에는 세계 1위 양자보안기업 IDQ를 인수하며 독보적 입지에 올랐다.눈에 보이지 않는 영역이지만 이미 상품화 성과를 냈다. 양자난수생성기(QRNG) 칩셋으로 단말 내 인증 정보와 외장 메모리를 안전하게 암호화하는 회사 전용 모델 '갤럭시 퀀텀'은 올해 네 번째 시리즈가 나왔다.지난 10월에는 구독형 양자암호통신 서비스 'QaaS'를 출시했다.서울 상암동에 위치한 글로벌 디지털 인프라 기업 에퀴닉스의 데이터센터에 QKD 환경을 구축하고 서비스를 개시했다. 에퀴닉스 데이터센터를 이용하는 CP(콘텐츠 공급사)와 고객들을 더 높은 보안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됐다.이 밖에도 SK텔레콤은 전기·통신 국제기구인 ITU-T 회의에서 양자암호통신 기술의 국제 표준 수립을 주도하고 있다.SK텔레콤 관계자는 "유·무선 통신 인프라를 기반으로 하는 초연결 기술에 AI를 더해 AI 컴퍼니로 전환하겠다는 꿈을 현실화하고 있다"며 "모빌리티 등 통신과 접목해 확장 가능한 빅테크 영역에서도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고 자신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12.15 07:00
경제

SKT는 양자폰, KT는 양자앱…뭐가 다르길래?

스마트폰으로 본인 인증이나 금융 거래를 하는 경우가 늘면서 이동통신사들이 보안을 내세워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특히 SK텔레콤과 KT는 양자암호통신을 적용한 제품과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이며 주도권 경쟁에 나섰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오는 23일 삼성전자와 협업해 만든 두 번째 양자보안 5G 스마트폰 '갤럭시 퀀텀2'(이하 갤퀀텀2)를 공식 출시한다. 70만원에 조금 미치지 못하는 가격에 6400만 화소 카메라와 퀄컴 스냅드래곤 855 플러스 칩셋 등 플래그십 수준의 사양을 갖춘 것도 높게 살 만하지만, 스마트폰 중 유일하게 양자난수생성(QRNG) 칩셋을 탑재한 것이 가장 눈에 띈다. 현재의 표준 암호체계는 소인수분해 방식을 활용했다. 숫자의 곱을 구하기는 쉽지만, 거꾸로 아주 큰 숫자를 소수의 곱으로 풀어서 표현하는 것은 컴퓨터를 이용해도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에 착안했다. 그런데 컴퓨터 성능이 좋아지면서 연산속도가 획기적으로 빨라져 이마저도 쉽게 풀리는 상황에 직면했다. 그래서 인간이 예측할 수 없는 물리적인 현상을 암호화 기법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갤퀀텀2의 QRNG 칩셋은 암호화에 쓰이는 난수를 무작위로 생성한다. 양자의 특성인 불확정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인간이 기술적으로 제어할 수 없는 '빛'을 사용했다. LED가 뿜는 빛의 알갱이를 ADC 컨버터(아날로그-디지털 변환기)로 수치화한다. 여러 번 난수를 생성해도 특정한 패턴이 없기 때문에 해킹을 당해도 데이터를 복호화하는 키를 빼앗길 염려가 없다. 갤퀀텀2 고객은 SK텔레콤의 멤버십 서비스와 인증 앱은 물론 신한은행과 SC제일은행 등 금융 앱을 더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다. 2차 인증이나 지문 등 생체인증을 등록할 때 퀀텀 기술을 적용하면 된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강력한 보호막을 하나 더 두는 것과 마찬가지다. KT는 지난 20일 별도의 칩셋 없이 소프트웨어로 양자암호통신을 구현하는 '양자 하이브리드' 기술을 발표했다. KT가 이번에 선보인 'QS-VPN' 앱은 네트워크 전 구간에서 안전한 양자암호통신 환경을 보장한다. QKD(양자키분배)는 해킹 불가능한 암호키를 만들고 분배한다. PQC(양자암호내성알고리즘)는 앱과 관리시스템 간 암호키가 이동하는 네트워크 구간을 보호한다. KT 관계자는 통화에서 "복잡한 난수를 만들어 분배하는 개념을 넘어 이를 전달하는 통로까지 보호한 것이 큰 특징이다. B2C(개인-기업 거래)를 포함해 활용 분야는 아직 검토 중인 상황이다"고 말했다. 난수 생성 과정에서 빛을 사용한 갤퀀텀2와 달리 KT는 학계에서 인정받은 격자 기반 암호 알고리즘을 도입했다. 고차원의 행렬에서 특정 구간(점)에 도달해야 한다고 가정했을 때, 경로를 미리 알고 있지 않은 한 컴퓨터 연산으로 목적지를 찾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두 회사의 솔루션 모두 연산 속도는 기존 암호화 방식과 유사하지만, 보안 수준은 훨씬 뛰어나다. 다만 KT는 수학적 복잡도에 기반을 뒀기 때문에 물리적 특성을 활용한 SK텔레콤의 갤퀀텀2보다는 해킹의 가능성이 높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2021.04.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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