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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30주년+생일’ 겹경사 김서형, 카리스마 대신 요정美 장착

배우 김서형이 생일과 데뷔 30주년 겹경사를 맞았다.김서형은 26일 자신의 SNS에 “고마웠습니다. 언제나 그랬듯 또또또또 또오 또 만나요”라며 “축하해주시는 모든 분들께도 감사합니다”라는 글과 함께 사진 여러 장을 게시했다.공개 된 사진 속 김서형은 팬들이 꾸린 생일파티 공간을 찾아 벽에 붙은 사진을 바라보거나, 기념 촬영을 하며 따뜻한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다. 품이 큰 후드티에 짧은 미니스커트, 발목 기장의 흰 양말과 검은 로퍼를 매치한 김서형은 작품 속 캐릭터와 달리 깜찍한 모습이다. 여기에 주인공 다운 왕관 티아라를 착용해 한층 요정미를 더했다. 이를 본 팬들과 누리꾼들은 “오늘 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언니 정말 진심으로 사랑해요”, “생일축하하고 데뷔 30주년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언제나 그랬듯 또 만나요”, “언니 너무 귀여워요. 축하드려요!” 등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한편 김서형은 ‘SKY캐슬’(2019) 김주영 역으로 깊은 인상을 남기고, 지난 2월 개봉한 영화 ‘도그데이즈’를 통해 관객과 만났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10.27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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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는언니2' 김보름, 평창 올림픽 왕따 논란 "약도 많이 먹고…"

'노는언니2' 박세리-한유미-이상화-김성연-김보름이 여수로 여행을 떠나 진솔한 추억을 쌓으며 웃음과 공감을 선사했다. 지난 19일 방송된 티캐스트 E채널 '노는언니2' 33회에는 박세리, 한유미, 김성연과 새 멤버로 합류한 이상화, 특별 게스트로 등장한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김보름이 낭만이 가득한 도시 여수에서 맛집 여행, 루지 체험, 요리 등 좌충우돌한 이야기를 그려냈다. 먼저 탁 트인 여수 바다를 배경으로 이야기를 나누던 박세리, 한유미, 김성연 앞에 새 멤버 이상화가 깜짝 등장했다. 베이징 올림픽 중계를 마치고 온 이상화는 "해설복을 입고 경기장에 입장하니까 어색하고 울컥하더라. 4년 전에는 나도 올림픽을 준비했었는데 4년 후가 지나니까 바뀐 게 실감이 안났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해안가 근처 포차로 이동한 언니들은 여수 여행의 특별 게스트,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김보름을 만났다. 특히 이상화는 평소 친분이 두터운 김보름을 보자마자 안으며 반가움을 내비쳤던 터. 김보름은 2022년 전국동계체육대회에서 3관왕을 달성한 소식을 전한 데 이어 자신만의 경기스타일과 요령, 베이징 올림픽 비하인드, 대회 신기록 등 스피드스케이팅에 대한 이야기로 언니들의 흥미를 돋웠다. 김보름은 베이징 올림픽 당시 이상화의 해설에 "선수 마음을 공감 잘해주는 거 같더라. 그래서 되게 좋았다"라고 전했고, 이에 이상화는 "시합에 나가서 경기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준비 과정에서 긴장을 더 많이 하니까 그런 거를 좀 더 설명을 해주고 싶었다"라고 털어놨다. 더욱이 이상화는 화제를 모았던 고다이라 나오 경기 중계를 두고 "나를 보는 거 같았다"라며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던 이유를 설명했다. 이후 김보름은 '복면가왕'에서의 노래 실력을 뽐내며 '혼자가 아닌 나'를 선사해 환호를 이끌었다. 식사를 마친 언니들은 거북선 관광과 루지 체험으로 또 하나의 추억 쌓기에 나섰다. 특히 언니들은 바이킹 탑승 내기를 건 루지 대결에서 잠자던 승부욕을 불태웠고, 박세리가 의외의 실력으로 1등을 기록한 데 이어 이상화와 김성연이 꼴찌로 들어와 바이킹 벌칙을 받으면서 웃음을 더했다. 순천에 위치한 숙소로 이동한 언니들은 이상화 표 된장술밥, 수석 셰프 박세리 표 고수 무침, 한유미-김성연 표 눈물의 바비큐까지 푸짐한 한상으로 저녁 식사에 돌입했다. 언니들의 진솔한 딥토크가 이어지던 중 김보름은 "평창 올림픽 직전에 디스크가 흘렀다. 허리가 아파서 양말도 못 신었다"라고 말해 언니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평창 올림픽 팀추월 경기 후 벌어졌던 왕따 논란에 대해 "소통이 원활이 안됐고 그런 부분이 오해가 생겼던 거 같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상화는 "그때 경기 이후에 숙소에서 보름이가 방문을 계속 닫고 있었다. 그래서 문자로만 위로를 많이 해줬다"라고 떠올렸고, 김보름은 "화장실 가다가 한 번 마주쳤다. 언니가 아무 말 없이 안아줬다. 그때 눈물이 많이 났다"라고 말해 안타까움을 안겼다. 더불어 김보름은 그 당시 반박을 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 "그냥 무서웠던 게 컸다. 무슨 말을 해도 아무도 안 들어줄 거 같았다. 정말 다 포기하고 싶었는데 그런 사실과 진실들은 언젠가는 모두가 알아줄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라고 솔직하게 꺼냈다. 또 평창 올림픽 끝나고 6개월 넘게 운동을 안했다던 김보름은 "약도 많이 먹었고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 3, 4개월 지나니까 스케이트가 생각나더라. 적응하려고 스케이트장에 가고, 나중에는 스케이트 타보고 그렇게 하루하루 적응을 했다"라고 전했다. 김보름의 이야기를 듣던 언니들은 늘 곁에서 묵묵히 응원해주는 가족들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으로 감동을 자아냈다. '노는언니2'는 매주 화요일 오후 8시 50분에 방송된다. 공식 인스타그램, E채널 유튜브를 통해 선수들의 현장 소식을 만나볼 수 있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oongang.co.kr 2022.04.20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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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러가는 돈 아깝다" 신봉선, '국민영수증' 3MC 인정 재테크 여왕

신봉선이 '개그계 재테크 여왕'에 등극했다. 지난 9일 방송된 KBS Joy 예능 프로그램 '국민 영수증' 22회에는 개그우먼 신봉선의 영수증을 분석하는 3MC 송은이, 김숙, 박영진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날 3MC는 신봉선의 '2021 MBC 방송연예대상' 여자 최우수상 수상을 축하했다. 신봉선은 "'상을 탈 때가 됐다', '열심히 해서 응원했다'와 같은 이야기가 들리니까 저도 힘이 났다"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개그계 재테크 여왕'으로 유명한 신봉선은 "꼬박꼬박 모아서 집 사고 적금 들고 연금 넣었다"라고 밝혀 박수를 받았다. 절친한 선배인 송은이, 김숙이 '김신영의 영마켓'과 '노란색 텔레비전' 에피소드를 이야기해 웃음을 유발했다. 특히 김숙은 "영하로 내려가야 난방을 튼다. 춥다고 수면양말을 줬는데 송은이가 잠들려고 해서 '언니, 일어나. 자면 죽어'라고 말하며 말렸다"라고 폭로해 다시 한번 웃음을 안겼고, 신봉선은 "흘러가는 돈이 아깝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후 등장한 의뢰인은 술을 좋아하는 30대 프리랜서였다. 소득의 절반 정도를 술과 파생 소비에 사용한 의뢰인의 모습에 박영진은 "술값이 아니라 간 손상 비용이다"라고 일침했다. 김경필 멘토 또한 "'국민 영수증' 사상 처음으로 솔루션을 거부하고 싶다. 알코올 의존도 치료를 먼저 받아야 한다"라고 강하게 조언했다. 이를 지켜본 송은이는 "저는 과음하지 않는다. 과거에 술 때문에 김숙을 많이 고생시켰다. 당시에 휴대전화가 없어서 다행이지 영상으로 남았으면 천만뷰가 나왔을 것이다"라고 운을 뗐고, 곧이어 송은이도 모르고 있던 무반주 댄스 영상과 신봉선의 의자 택시 영상이 공개돼 시청자들을 배꼽 빠지게 만들었다. '국민 영수증'은 매주 수요일 오후 8시 KBS Joy를 통해 방송된다. KBS Joy는 Skylife 1번, SK Btv 80번, LG U+tv 1번, KT olleh tv 41번 그리고 넷플릭스, KBS 모바일 앱 'my K'에서 시청할 수 있으며, 지역별 케이블 채널 번호는 KBS N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국민 영수증'의 더 많은 영상은 주요 온라인 채널(유튜브, 페이스북) 및 포털 사이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oongang.co.kr 2022.02.10 07:55
스포츠일반

“섭외전화만 하루 수십통, 세리 키즈 길 닦아주고 싶다”

박세리는 서울 강남의 한 공유 오피스에서 인터뷰 약속을 잡았다. 여러 회사가 나눠 쓰는 공간의 한 켠. 그가 2019년 만든 회사 바즈 인터내셔널의 사무실이다. “여기가 편해요. 갓 시작한 회사에 적당하고요.” 약속 시간보다 30분 일찍 와 있던 박세리가 쾌활하게 설명했다. 몇몇 사람이 곁을 지나다 박세리를 알아보고 걸음을 멈췄다.21세이던 1998년 미국 LPGA 투어 첫해에 맥도널드LPGA 챔피언십 우승. 같은 해 US 여자오픈 우승을 비롯한 4승으로 신인왕 수상. 2007년 아시아 선수 최초로 LPGA 명예의전당 입회. 전설적 기록을 쓰면서 골프를 한국 국민의 관심 한 가운데에 가져다 놨던 선수다. 2일 만난 박세리는 “사회생활은 초년생”이라며 “신입 사원이 까치발 들고 파티션 너머를 기웃거리는 기분”이라고 했다. 2016년 은퇴 후 맞이한 인생 2막에 대한 설명이다.영예롭던 선수 시절과 마찬가지로, 목표는 분명하다. “후배들의 길을 내가 걸었을 때보다 좋은 길로 만들어 놓겠다. 언젠가 스포츠 학교를 만들어 모든 종목 선수가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하고 싶다.” 최근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호화로운 집, 남다르게 통 큰 선물 등으로 ‘리치 언니’라는 별명을 얻었다. 현재 출연 중인 프로그램만 넷이고, 광고·강연 제의가 끊이지 않는다. “섭외 전화가 하루 수십통씩 온다”고 했다.98년 외환위기 시절 US여자오픈 연장전에서 양말을 벗고 연못에 들어가 샷을 날리며 위기 극복의 상징이 됐듯, 코로나19 시대에 박세리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나의 두 번째 삶이 사람들에게 위안이 되길 바란다”며 『세리, 인생은 리치하게』(위즈덤하우스)를 출간했다. 다음은 일문일답.Q : “골퍼가 안 됐다면 사업가”라 했는데 정말 사업가가 됐다. 회사 상황은 어떤가.A : “골프 관련 콘텐트 제작, 제품 판매, 교육까지 하고 있는데 생각보다 괜찮다. 더는 현역도 아닌 ‘박세리’ 브랜드 하나로 시작해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살면서 사람 관계를 중요하게 여긴 덕인지 좋은 연결고리가 만들어졌고 4명으로 시작한 회사 규모도 꽤 커졌다.”Q : 최정상에서 선수 생활을 하고, 은퇴 후 사업도 순조로운 데다가 방송 출연으로 사랑도 받고 있다.A : “직원 전원이 주7일 근무에, 신경 쓸 일도 많고 어렵다. 다만 인상 쓰고 있지 않으려 한다. 그런다고 일이 풀리지는 않으니까. 운동할 때도 그랬다. 심지어 트로피를 안고 세리머니까지 끝내고도 호텔로 들어가면서 ‘그 홀에서 왜 바보처럼 그렇게 했을까’ 생각했다. 내가 최고라 생각해본 적은 한 번도 없다. 최고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었고, 지금도 그렇다.”Q : 선수 생활하며 은퇴 이후를 상상해본 적이 있나.A : “언젠가 은퇴한다는 생각을 늘 했다. 특히 은퇴 3년 전부터 구체적이었다. 할 일 중 첫째가 내 이름을 건 브랜드였다. 의식주 전부에 관심이 많았고, 또 교육과 관련한 꿈이 있었다.”Q : 실제 은퇴 후의 생활은 그 상상과 얼마만큼 비슷했나.A : “시작이 쉽지 않았다. 골프는 개인 운동이어서 내 위주로 시작해 끝나고 나만 돌보면 됐다. 하지만 사회로 나오면서 바뀌어야 했다. 누구를 어디에서 몇 시간 동안 만나고 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특히 운동하면서 시간 강박관념이 생겼는데 그게 참 힘들었다.”Q : 시간 강박관념이라면.A : “20년 넘게 알람 시계보다 먼저 눈을 떴고 지금도 그렇다. 경기에 늦지 않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지금도 어떤 약속이든 일찍 움직이고, 먼저 도착해 있어야만 한다. 또 미팅이 정해진 시간을 조금이라도 넘기면 불안하다. 선수 시절의 습관을 지니고 사회에 적응하는 중이다.”Q : 영광스럽던 20·30대를 지나 새로운 인생이다. 언제가 더 행복한가.A : “그때는 영광인지도 몰랐다. 대회 준비, 대회 끝, 이동, 다시 대회 준비가 반복됐다. 한 치의 여유도 없었다. 기쁨·슬픔·아픔 다 경기장에서 겪었고, 모든 추억은 골프로 시작하고 끝났다. 지금은 전혀 다른 삶이다. 기대감과 걱정이 겹치지만 멈춰있진 않으려 한다. 나라는 인간이 가만히 있는 사람은 아닌 듯하다.”Q : 선수 시절 ‘최고가 되겠다’는 생각 하나로 버텼다 했다. 지금 박세리를 지탱하는 꿈은 무엇인가.A : “그림은 크다. 교육과 훈련이 같이 되는 학교를 세우고 싶다. 골프뿐 아니라 타 종목 선수들이 체계적 훈련을 받으며 다른 공부도 할 수 있는 곳이다. 여유와 휴식도 물론 주고 싶다.”Q : 개인 운동인 골프를 하면서 ‘주장’과 같은 마음을 가지게 된 계기는 뭘까.A : “내 꿈을 꾸면서 골프를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 그게 누군가의 꿈이 됐더라. 그때부터 생각이 달라졌다. 내가 1세대라고들 하시는데, 2세대가 없었으면 내 삶이 굉장히 달라졌을 거다. ‘세리 키즈’ 덕에 나도 많은 것을 알게 됐고 할 수 있었다. 이제 후배들의 길을 닦아주고 좋게 만드는 사람이 돼야 한다. 예능 섭외도 많지만 이런 방향성이 맞는 것으로 골라서 출연하고 있다.”Q : 골프는 종종 치는지.A : “골프는 멀리한다. 희한하게 미련도 그리움도 없다. 후회 없이 은퇴하리라는 다짐이 그대로 지켜졌다.”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2021.11.03 08:27
스포츠일반

33년7개월 만에 48명이 쌓은 금자탑···숫자로 본 '한국 선수 LPGA 200승'

‘골퍼 구옥희, 미국초원 정상 홀인’.1988년 3월 28일자 중앙일보 9면에 실린 머릿 기사다. 당시 미국에 진출한 지 3년차였던 고(故) 구옥희(2013년 작고)는 스탠더드 레지스터 클래식에서 3라운드 선두에 오르고, 4라운드에서 리드를 지켜 합계 11언더파로 오카모토 아야코(일본), 도티 모크리(미국·이상 10언더파)를 1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이 우승은 한국 여자 골프의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역사를 개척한 시발점이었다. 그 후 33년 7개월. 한국 여자 골프는 2021년 10월 24일,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고진영(26)이 우승해 200승 금자탑을 쌓았다. 첫 우승에서 100승(2012년 유소연·제이미 파 톨레도 클래식)을 거두기까지는 24년. 그러나 100승에서 200승으로 향하는 시간은 9년으로 확 짧아졌다. 200승을 거두기까지 48명(임희정이 우승하면 49명)이 함께 힘을 보탰다.구옥희 이후 한국 선수가 LPGA 투어 대회에서 우승한 건 6년이 더 걸렸다. 1994년 11월, 일본에서 열린 도레이 재팬 퀸스 컵에서 정상에 오른 고우순이었다. 당시 비회원이었던 그는 이듬해에도 같은 대회에서 우승해 구옥희보다 먼저 LPGA 투어 2승을 달성했다. 한국 선수의 LPGA 투어 정복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건 1998년이었다. 박세리는 그해 5월 맥도날드 L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7월 US여자오픈도 재패했다. 특히 US여자오픈 연장전 18번 홀에서 연못 턱에 걸린 공을 건지기 위해 양말을 벗고 들어가 샷한 장면은 지금도 많은 골프팬들 사이에 회자되는 ‘명장면’이다. 박세리는 1998 시즌에만 4승을 달성했고 그해 LPGA 투어 신인왕을 차지했다. 한국 선수 첫 LPGA 투어 개인 타이틀이었다.박세리와 함께 LPGA 투어에서 한국 선수로서 동반 개척한 김미현은 1999년 9월, 스테이트 팜 레일 클래식에서 데뷔 첫 우승하면서 한국 선수 통산 10승을 만들어냈다. 이후 한국 선수들은 매년 꾸준하게 LPGA 투어에서 우승 릴레이를 이어갔다. 박세리는 2016년 은퇴할 때까지 통산 25승을 달성해 한국 선수 통산 최다 우승 기록을 가졌다. 김미현이 8승, 박지은과 한희원이 6승씩 달성했다. 한국 선수 통산 50승(김주미)이 나온 2006시즌엔 한 시즌에만 11승을 달성했다. 한 시즌 첫 두자릿수 우승이었다.미국 진출 1세대의 뒤를 이어 신지애, 박인비가 배턴을 이어받았다. 언니들을 보며 자란 신지애, 박인비는 짧은 기간에 LPGA 투어 정상급 골퍼가 됐다. 2008년 브리티시 여자오픈(현 AIG여자오픈)을 비롯해 그해 3승을 달성한 신지애는 2010년 한국 선수로 처음 여자 골프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다. 2008년 US여자오픈에서 처음 우승한 박인비는 박세리의 다양한 기록을 깼다. 2013년엔 3개 메이저 대회(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 US여자오픈) 등 총 6승을 거뒀다. 이어 2015년엔 브리티시 여자오픈을 우승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고, 이듬해 리우올림픽 금메달로 ‘커리어 골든 그랜드슬램’까지 채웠다. 박인비는 21승을 달성해 박세리 다음으로 많은 우승을 거뒀다. 통산 상금으론 박인비가 1783만9030 달러(약 210억원)로 박세리(1258만3713 달러·147억원)보다 많다.유소연이 2012년 8월 제이미 파 톨레도 클래식에서 우승해 한국 선수 LPGA 투어 100승이 채워졌다. 이어 양희영이 2017년 2월 혼다 클래식에서 150승 주인공이 됐다. 한국 선수들은 2015년과 17년, 19년엔 한 시즌 15승씩 합작했다. 또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최다승 국가로 기록되고 있다.2018년 LPGA 투어에 진출한 고진영은 최근 한국 여자 골프 기록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2019년 4승을 달성한 그는 지난 11일 코그니전프 파운더스컵 우승으로 개인 통산 10승을 달성했다. 이어 한국에서 열린 LPGA 투어 대회에서 고진영이 마침내 200승을 완성했다. 막판 197승부터 198승, 199승, 200승을 고진영이 채웠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2021.10.24 16:23
스포츠일반

골프 모델 손새은, KLPGA 도전

손새은(24)은 2016년부터 6년간 타이틀리스트 어패럴 모델을 하고 있다. 올해는 “언제까지 똑딱이만 하게 할 거야”로 시작되는 카카오VX의 ‘프렌즈 아카데미’ 광고에도 출연한다.골프 채널을 보다 보면 두 광고가 연이어 나올 때도 잦다. 손새은은 겹치기 출연자다. 그의 언니도 그랬다. 걸그룹 에이핑크에서 활동하다 배우로 변신한 손나은(27)이다. 언니는 요즘 JTBC 드라마 ‘인간실격’에 출연하고 있다.손새은의 키는 1m76㎝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큰 키가 손새은은 부담스럽다. 그는 프로필에 1m75㎝라고 적는다. 그는 “어느 날 연습장에서 양말을 벗고 쟀는데도 1m77㎝가 나왔다. ‘뭔가 잘 못 됐다’고 생각하면서 다섯 번을 쟀는데 똑같았다. 그날 연습을 하고 다시 재보니 1m76㎝가 되어 있었다. 그래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고 말했다.손새은은 큰 키와 역동적인 스윙, 빼어난 외모를 갖췄다. 그러나 골프의 신은 그에게 모든 걸 주진 않았다. 손새은은 “모델이 된 후 일부 선배들이 인사를 안 받더라”고 기억했다. 타이틀리스트 관계자는 “손새은의 언니가 누구인지 몰랐다”고 했다. 그런데도 그는 ‘언니 덕에 모델 된 아이’라는 소문이 났다. 손새은은 그런 시선을 무시하지 못했다. 완벽주의 성향도 크다. 언니 덕을 본 게 아니라는 걸 증명하려고 더 열심히 했는데 부담감만 커졌다. 대회 때면 긴장해 몸이 굳었다.광고에서의 화려한 모습과 달리 손새은은 연습과 레슨, 라운드밖에 모른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주말에도 서울에서 경기 용인의 한 골프장까지 매일 출퇴근한다. 그러나 아직 세미프로다.그에게 “골프 실력과 외모를 바꿀 수 있다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물었다. 손새은은 “광고모델 하려고 골프를 한 게 아니니까 바꿀 의향이 있다”고 했다가 좀 더 생각하더니 “바꾼 외모가 어느 정도인지 고려해 봐야 할 것 같다”며 웃었다. 결론은 이랬다. “그냥 내 얼굴로 열심히 해보는 게 가장 좋은 것 같다. 실력과 외모를 바꿀 수 없지 않으냐.”자꾸 바뀌는 대답처럼 아직 손새은은 혼란하다. 예능 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 등에서 펑펑 울어 화제가 된 언니처럼 손새은도 눈물이 많다. 골프는 손새은에게 복잡한 감정을 준다. 현실적인 생각도 한다. 그는 “KLPGA 정회원 도전은 일단 내년까지 하기로 했다”고 했다. 손새은은 “방송 출연 제의가 많이 온다. 그래도 골프를 포기하지 않은 건 언니가 ‘방송은 목표를 이룬 후 하는 게 낫겠다’고 조언해서다”고 말했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2021.09.15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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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IS] '아는형님' 현영·이수영·아유미, 인기만큼 많았던 루머 해명

추억의 예능 고수들이 '아는형님'에 출연, 여전한 입담을 과시했다. 15일 방송된 JTBC 예능 '아는형님'에는 가요 대상을 2회 연속 받은 이수영, 원조 국민누나로 사랑 받던 현영, 슈가의 일본인 멤버로 귀여운 발음 때문에 인기를 끌었던 아유미까지, 과거 인기의 절정을 경험했던 세 명이 출연했다. 이들은 인기만큼 많았던 무성한 소문에 대해 해명했다. 아유미가 등장하자 민경훈은 "한국말 잘하면서 못하는 척 한다던데"라며 의심의 눈빝으로 질문했다. 아유미는 "그런 소문이 진짜 많았다"며 "근데 발음이 안 좋아서 욕을 할 수가 없다"고 털어놨다. 민경훈은 의심을 거두지 않고 "예전에 황점음이랑 싸웠다던데"라고 재차 물었다. 그러자 아유미는 "화장 때문에 투닥거리긴 했다"며 어린 시절의 귀여운 얘기를 들려줬다. 이어 "아직도 멤버들 모두 사이가 좋다"며 "네 명의 단체방이 있고 거기서 한 시간 넘게 수다를 떠는 사이"라고 불화설을 불식시켰다. 아유미는 박수진이 배용준과 교제하는 것을 기사보고 알았다고 전했다. 그리고는 "그 당시 욘사마가 너무 인기라서 욘사마가 그려진 양말을 신고 다녔는데 그 주인공을 멤버 결혼식장에서 봤다"라며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어 MC들을 웃겼다. 현영도 과거 루머들에 대해 하나씩 입을 열었다. 목소리가 하이톤이 아닌 저음이라는 소문에 대해 현영은 "저음으로 하면 소리가 안 난다"며 추억의 히트곡 '누나의 꿈'을 높은 톤의 목소리로 열창했다. 의심을 잠시 내려둔 채, MC들은 추억에 젖어 노래를 감상했다. 나이를 네 살 속인 일화도 공개했다. 데뷔 전 친한 동생으로 지내던 노홍철이 '몰래카메라'에서 현영을 계속해서 누나라고 부른 것. 이에 시청자들이 의문을 제기했고 결국 현영의 나이가 들통났다. 현영은 옆에 있는 이수영에게 "그때는 미안했다. 언니라고 계속 부르다 하루아침에 내가 언니가 됐다"며 MC들의 배꼽을 뺐다. 이수영 역시 소문이 많았다. 민경훈이 "나이트클럽 광이라는 소리를 들었다"고 묻자 "한국에서 가본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에 강호동이 "해외에서는 가는 거냐"라며 소리를 높였다. 이수영은 "춤을 진짜 좋아하는데 이미지 때문에 한국에선 못 갔다. 해외 갈일 있으면 나이트클럽도 간다"고 쿨하게 인정, 강호동을 당황시켰다. 이수영의 쿨한 대답은 계속됐다. 민경훈이 "원래 진짜 싸가지가 없었다고 하던데"라고 묻자 이수영은 "그랬다"고 또 다시 인정했다. 현영은 "이수영 진짜 멋있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수영은 "발라드 가수였기 때문에 행동 반경이 좁았다. 편하게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그렇게 보였나 보다"라고 초창기 언행에 대해 해명했다. 민경훈이 "선배들한테 좀 불려다녔냐"고 묻자 "내가 눈이 안 좋아서 인사는 아무한테나 다했다. 그런 적은 없다"고 답했다. 그러자 민경훈은 "그럼 싸가지 없는 게 아니다"라며 "난 동네북처럼 선배들한테 불려 다녔다"며 교실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김희철이 "이수영 2년 연속 대상 받았을 때 후보들이 쟁쟁했다. 이효리, 임창정, 비, 신화 다 있었다"고 말했다. 이수영은 수줍어 하며 "그때는 음반의 시대였다. 300만장 넘게 팔려서 상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내친김에 히트곡들을 내리 열창, '라라라', '휠릴리', '그레이스' 등 MC들을 추억에 빠트렸다. '아는형님'은 매주 토요일 오후 9시 방송. 박상우 기자 park.sangwoo1@jtbc.co.kr 2021.05.16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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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박하선 "'산후조리원' 초반 '얄밉다' 반응에 쾌재 불러"

2020년은 배우 박하선(33)의 활약이 돋보인 한 해다. 본업인 연기는 물론 예능과 라디오 활동으로 시너지 효과를 일으켰다. 데뷔 이래 가장 열심히, 쉼 없이 '소'처럼 일했다. 그녀에게 가장 두려웠던 시간은 바로 공백기였다. 이 시기로 인해 연기에 대한 갈증은 더욱 커졌고, 결혼 후 출산과 육아를 경험하며 일에 대한 즐거움은 배가 됐다. "일이 너무 재밌고 신이 난다"라고 외치는 박하선의 얼굴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지난 11월 24일 종영된 tvN 월화극 '산후조리원'에서 조은정 역을 소화한 박하선. 극 중 다둥이 엄마인 만큼 육아에 빠삭한 지식을 갖추고 있었다. 초반엔 이러한 지식을 앞세워 으스대는 모습 때문에 본의 아니게 미움을 받았지만 중후반부로 가면서 이면에 숨겨진 외로움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경험을 밑바탕으로 해 감정선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그래서 더 리얼했고 공감할 수밖에 없는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카카오TV 드라마 '며느라기'·JTBC '서울엔 우리집이 없다'(이하 '서울집')·SBS 파워FM '박하선의 씨네타운'(이하 '씨네타운') 등에서도 활약하며 다채로운 끼를 발산하고 있다. -'산후조리원'을 마친 소감은. "인생 캐릭터를 만나 정말 행복한 한 달이었다. 좋은 평을 많이 받은 작품이라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대본·연출·배우·제작진 모두 완벽한 작품에 함께 해서 영광이었다. 너무 아쉬워서 시즌2를 꼭 했으면 좋겠다. 함께 열광적으로 호흡하고 지지해준 시청자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감사하다." -조은정의 가장 큰 매력은 어떤 점이었나."우아하고 도도하면서도 웃기고 짠하고 귀엽고 슬펐다. 여러 가지 매력과 인간적인 모습이 있는 복합적이고 버라이어티 한 캐릭터였다. 이 정도로 많은 모습을 보여주며 연기할 수 있을지 몰랐다. 그래서 촬영하는 내내 너무 행복하고 즐거웠다. 인생 캐릭터였다."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준비하거나 연기에 집중한 점이 있다면. "대본에 '풀메이크업에 진주 귀걸이를 한'이라는 지문이 있을 정도로 비현실적인 인물이었다. 데뷔 이래 극 중 처음으로 꾸밀 수 있는 캐릭터였다. 조리원 복장 안에 최대한 캐릭터 콘셉트를 보여주기 위해 명품 스카프·개인 소장 헤어밴드·내가 썼던 아대·수면 양말·내복 등을 사비로 구입해 활용했다. 그동안 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느낌의 캐릭터여서 '나는 여왕벌이다', '나는 최고다'라고 생각하며 연기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시청자 반응은."초반에 '얄밉다', '박하선이 저런 연기도 잘하네'라는 반응에 쾌재를 불렀다. 그리고 점점 후반으로 갈수록 '짠하다', '공감 가서 미워할 수가 없다'라며 은정을 이해하고 지지해주는 분들의 댓글을 보며 즐겁고 감사했다." -명장면, 명대사를 꼽는다면"6화에서 베이비시터를 두고 엄지원(현진) 언니와 경쟁하는 장면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특히 바주카포가 강렬했다. 연기하면서도 카타르시스를 느낄 만큼, 이런 광기 어린 연기를 언제 또 해볼 수 있을까 했다. 그동안 봤던 비이성적인 캐릭터들을 떠올리며 연기했다. 그리고 8화에서 자책하는 엄지원 언니에게 '제일 중요한 건 결국 나예요'라고 하는 대사가 있는데, 작품을 관통하는 메시지이기도 해서 마음에 가장 와 닿았다. 내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할 수 있다는 걸 많은 분이 알았으면 좋겠다." -조은정과 닮은 점, 차이점은. "은정이와 결도 다르고 그만큼의 노력에도 못 미치지만, 좋은 엄마가 되려고 노력하는 점은 비슷한 것 같다. 하지만 은정이처럼 작은 실수도 용납하지 못하는 강박적인 완벽주의자는 아니다. 어렸을 때 완벽주의적인 성향이 있었지만, 단점이 장점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때론 남에게 도움도 받는다. 모든 걸 다 혼자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고단함과 외로움을 혼자 짊어지려는 은정이가 안타까웠다." >>[인터뷰②] 에서 계속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tbc.co.kr사진=키이스트 [인터뷰①]박하선 "'산후조리원' 초반 '얄밉다' 반응에 쾌재 불러"[인터뷰②]박하선 "엄지원 언니, 포켓걸 같은 귀여운 매력녀" [인터뷰③]박하선 "'씨네타운' DJ, 배우로서 자양분…값진 시간" 2020.12.0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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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는 언니' 박세리, 양말 벗고 제기차기

'노는 언니' 박세리의 승부사 본능이 나온다. 6일 오후 8시 30분 방송될 티캐스트 E채널 '노는 언니'에서는 강원도로 호캉스를 떠난 박세리, 남현희, 한유미, 곽민정, 정유인, 양윤서의 본격 힐링 스토리가 펼쳐진다. 호캉스 둘째 날 언니들은 전통문화체험을 하며 새로운 추억을 만든다. 고즈넉한 한옥을 찾은 언니들은 저마다 고운 한복과 족두리로 사랑스럽고 단아한 매력을 과시한다. 또 다양한 전통놀이를 체험하며 떠들썩한 시간을 보내는데, 여기서 또 언니들의 전매특허(?) 승부욕이 불타올라 폭소를 자아낸다. 언니들은 팀을 나눠 다양한 전통놀이 대결을 벌인다. 거듭된 경기 속 열세에 몰린 박세리는 스스로 자신이 있다며 대왕 제기차기 종목을 직접 제안한다. 또 동생들이 “언니, 양말 벗으면 잘하시잖아요!”라며 ‘승부사’ 맏언니를 응원하자, 박세리는 다급한 심정으로 양말까지 벗고 맨발 투혼을 불사른다. 이는 마치 현역시절 박세리의 일명 ‘상록수 정신’이 돋보였던 명장면을 떠오르게 해 웃음을 안긴다. 1998년 US여자오픈 연장 18번 홀 도중 물에 빠진 공을 살리기 위해 양말을 벗고 들어가 샷을 날린 그 감격의 플레이를 재연한 것. 과연 박세리는 이번에도 기적의 드라마를 보여줄 수 있을지 방송을 통해 공개된다. 황지영기자 hwang.jeeyoung@jtbc.co.kr 2020.10.06 18:47
스포츠일반

[인터뷰] 나이 때문에 평창 못 갔던 '피겨 소녀' 유영, "베이징에선 꿈 이룰래요"

"제2의 김연아도 좋고 제1의 유영도 좋다. 어떻게 불리우든, 사람들이 나를 보고 힘을 내고 피겨스케이팅의 매력에 빠질 수 있다면."불과 2년 전, 나이 때문에 안방에서 열리는 겨울올림픽 출전권을 눈 앞에서 놓쳤던 소녀는 2년 사이에 더 단단해져서 나타났다. 평창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본격적으로 2년 뒤 열릴 베이징 겨울올림픽의 꿈을 꾸고 있는 소녀, 유영(16·수리고)을 13일 태릉에서 만났다. 유영은 자신의 시니어 데뷔 시즌인 이번 2019~2020시즌, 누구보다 바쁜 시간을 보냈다. 한국 선수 중 최연소 나이인 만 15세 5개월로 시니어 그랑프리에 데뷔한 유영은 자신의 데뷔전이었던 2019~2020 ISU 그랑프리 2차 대회 스케이트 캐나다에서 3위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챌린저 시리즈와 그랑프리 시리즈, 회장배 랭킹대회와 종합선수권대회를 거쳐 차근히 시즌을 치르던 유영은 지난 9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끝난 2020 ISU 사대륙피겨선수권대회 여자 싱글에서 자신의 ISU 공인 개인 최고점인 223.23점을 얻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선수가 이 대회에서 메달을 목에 건 것은 역대 두 번째, 2009년 김연아(30·은퇴)가 우승을 차지한 뒤 처음이다. "실감은 나면서도 아직까지 잘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문을 연 유영의 표정은 조금 편안해 보였다. "유튜브에 올라온 제 연기 영상을 보며 뭐가 부족했는지 계속 돌려봤다"고 말을 이은 유영은 "점수 나오고 키스 앤 크라이 존에서 너무 좋아하더라. 조금 오글거려서 민망하기도 하고, 그래도 좋았다"고 미소지었다. 쇼트 프로그램에서 약간의 실수가 있었던 트리플 악셀을 프리스케이팅에서 완벽히 소화하면서, 연기가 끝난 뒤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좋아하던 모습이 떠올라 물으니 쑥스러운 미소가 감돌았다. "점수는 생각하지 않았고 수행에 대해 스스로 만족하다보니 좋아하는 모습이 나온 것 같다"고 얘기한 유영은 "스핀과 스텝에서 레벨을 챙기지 못해 아쉽다. 그랬으면 조금 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을 텐데"라며 약간의 아쉬움도 드러냈다. 유영을 시상대로 이끈 건 역시 트리플 악셀이다. 고난도 점프의 필요성을 일찌감치 인지하고 3년 가까운 시간 동안 공들여 트리플 악셀을 완성시켜온 유영은 이번 대회에서 노력의 결실을 얻었다. 처음 트리플 악셀을 뛰기로 결심했을 때만 해도 성공률은 처참했다. 유영은 "첫 1년 동안은 거의 성공하지 못했고 넘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성공을 해도 하루에 한 번 정도인 수준이었다"고 돌이키며 "연습하면서 포기하고 싶었던 적이 굉장히 많았다. 이걸 꼭 해야하나, 그런 생각도 했다"고 당시 느꼈던 속상함을 내비쳤다. 그러나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 법, 이 악물고 연습을 계속하자 1년 뒤부터 '감'이 왔다. 조금씩 점프가 몸에 익어가면서 연습 때마다 성공하는 횟수가 늘어났다. 1년여 전부터 본격적으로 트리플 악셀을 프로그램에 넣고 뛰어 여기까지 온 셈이다. 유영은 "그 때 트리플 악셀을 포기했다면 계속 그 자리에 머물렀을 것"이라며 "도전은 결코 쉽지 않지만 트리플 악셀의 경험에서 자신감을 얻고 쿼드러플(4회전) 점프도 연습하겠다"고 의욕을 다졌다. 국제대회에서 시상대에 서기 위해선 고난도 점프가 필수고, 그 중에서도 쿼드러플 점프는 시상대로 가는 직행 티켓으로 불린다. '점프 머신'으로 불리는 러시아 선수들이 이 경쟁에서 가장 앞서있다. 하지만 걸려있는 점수가 높은 만큼 부담도 그만큼 크다. "남자 선수들에게도 어려운 점프이기도 하고 부상에 대한 걱정은 항상 있다"고 말한 유영은 "쉽게 도전할 수 없는 점프지만 지금은 여자도 뛸 수 있어야 하는 시대"라고 말한 유영은 "알렉산드라 트루소바, 안나 셰르바코바(이상 러시아) 영상을 챙겨보고 남자 선수들의 연습 영상도 많이 본다"고 다부지게 각오를 다잡았다. 이어 유영은 "쿼드러플 살코와 럿츠를 연습하고 있다. 얼마 전 공개된 연습 영상에서 쿼드러플 럿츠를 성공한 장면이 찍혀서 많이들 기대하고 계시는데, 현재 성공률은 채 10%가 되지 않는다"고 조심스레 덧붙였다. 비시즌 기간 동안 연습해서 성공률을 높이고, 내후년 실전에 도입해 2020 베이징 겨울올림픽에서 무기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종목을 막론하고, 모든 선수들에게 올림픽은 각별하기 마련이다. 특히 유영은 2년 전 평창 겨울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대회에서 우승하고도 당시 출전 나이가 되지 않아 올림픽에 나서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 한국에서 열리는 최초의 겨울올림픽에 나서지 못한 아쉬움을 안고 꿋꿋이 제 길을 걸어온 그에게 2년 뒤 열릴 베이징은 각별한 무대가 될 예정이다. "내 꿈은 올림픽에 나가는 것"이라고 못박은 유영은 "꿈을 하나 더 추가하자면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게 목표"라고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 물론, 꼭 금메달이 아니더라도 괜찮다. 유영은 "올림픽이라는 대회에 나가 많은 사람들 앞에서 유영이라는 이름을 널리 알리고 싶다"는 포부를 전하며 "제2의 김연아든 제1의 유영이든 뭐라 불러줘도 그저 너무 좋다. 나를 보며 힘을 냈으면 좋겠고, 나로 인해 피겨스케이팅의 매력에 빠져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제2의 김연아'. 늘 유영의 이름 앞을 수식했던 표현이다. 그동안 유영은 줄곧 '포스트 김연아'로 불리며 피겨계의 뜨거운 관심을 받아왔다. 어린 나이에 김연아의 연기를 보고 빙상장으로 달려가 피겨를 시작했던 꼬마는 동경하던 '언니'의 기록을 하나씩 뛰어넘으며 어릴 때부터 시선을 집중시켰다. 그러나 자신을 향한 관심과 기대를 마냥 즐겁게 받아들이기엔 성적에 대한 부담도 덩달아 커졌다. 쉴 때는 집에 틀어박혀서 좋아하는 BJ의 유튜브를 보는 것이 낙이라는 '집순이' 유영은 불안과 긴장에 쫓겼다. "언론에 얘기가 나오면서 불안감이 커졌다. 대회날만 되면 예민해지고, 루틴에 신경쓰게 됐다"는 것. 대회 때는 이런 양말을 신어야 잘 풀리고, 그 때마다 쓰는 머리끈이 있어야 연기가 잘 되고. 선수들마다 흔히 있는 루틴이지만 심리적 불안감이 더해지면 징크스로 이어질 수 있는 습관이다. 그래서 유영은 고집하던 루틴을 버리고 징크스를 없애기로 결심했다. 주니어 세계선수권 때 기억 때문이다. 유영은 "똑같이 (루틴대로)했는데 쇼트 프로그램도 그렇고, 썩 잘하지 못했다. 반드시 그런 게 필요한 건 아니라는 깨달음을 얻었다"며 "지금은 편하게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징크스에 대한 불안도 내려놓고, 숨가쁘게 달려온 시니어 첫 시즌의 일정도 이제 어느덧 막바지. 물론 여전히 훈련은 계속되고, 눈앞으로 다가온 전국체전과 3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리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도 남아있다. 유영은 "이번 시즌을 힘들게 보낸 만큼 잘 끝내고 싶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점수보다 클린 연기를 통해 나 자신에게 만족할 수 있는 경기를 하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태릉=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2020.02.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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