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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베테랑2’ 나홀로 출격…사라진 추석 영화 이유는

올 추석 극장가가 유난히 썰렁하다. 다수의 상업영화가 연이어 개봉했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단 한 편의 기대작만 극장에 걸린다. 달라진 시장 흐름에 ‘몸 사리기’까지 맞물린 영향으로 풀이된다.오는 14일부터 5일간 이어질 추석 연휴를 앞두고 극장가 신작 라인업 정비가 완료됐다. 추석 연휴 전후 2주간 개봉하는 한국 영화는 총 여섯 편, 이 중 주요 배급사 혹은 100억원 이상 규모 작품은 13일 개봉하는 CJ ENM의 ‘베테랑2’ 한 편이다. 이외 네 편은 ‘그녀에게’, ‘여름이 끝날 무렵의 라트라비아타’, ‘장손’, ‘수유천’ 등 저예산 독립영화, 나머지 한 편은 방탄소년단 정국의 콘서트 실황 영화다.이례적인 현상이다. 통상 명절 연휴는 극장가 준성수기로, 압도적 규모나 스타 감독·배우 패키징을 자랑하는 대작, 혹은 가족 관객을 겨냥한 작품들이 관객을 만난다. 지난해 추석만 해도 하정우 주연의 ‘1947 보스톤’, 송강호 주연의 ‘거미집’, 강동원 주연의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등이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두고 동시 개봉했다.◇팬데믹 후 제작 편수 감수·성수기 실종추석 극장가의 달라진 분위기에는 전체적인 시장 변화가 크게 작용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투자 위축에 따른 신규 영화 제작이 감소했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장으로 관객들의 관람 패턴이 변화, 전통적인 성수기와 비성수기의 경계가 무너졌다.이 같은 변화는 최근 몇 년 극장가 성적표로 확인할 수 있다. 극성수기인 7~8월을 겨냥해 내놓은 수백억 원대의 텐트폴 작품들은 줄줄이 흥행에 참패한 데 반해, 비수기 개봉한 ‘범죄도시’ 시리즈나 ‘서울의 봄’, ‘파묘’ 등은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명절 연휴 또한 성수기 효과를 보지 못한 지 오래다. 지난해 설과 추석, 올 설 연휴 개봉한 영화 중 누적관객수 200만명을 넘긴 작품은 한 편도 없다. 한 투자배급사 관계자는 “지난 명절과 여름 시장의 참패로 다시 한번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성수기, 비수기가 무의미해졌다는 것을 연이어 체감하게 된 것”이라며 “팬데믹으로 시장이 위축되면서 우려했던 낮은 제작 편수 문제가 기시화 된 것도 사실”이라고 짚었다.◇천만 예열 ‘베테랑2’ 등판에 ‘덜덜’일각에서는 쟁쟁한 경쟁작 등장에 몸을 사렸다는 의견도 나온다. ‘베테랑2’가 추석 개봉을 선점하면서 타 영화들이 이를 의식해 개봉일을 뒤로 미뤘다는 설명이다. 실제 9월 극장가는 비어 있지만, 10월로 넘어가면 김고은 주연의 ‘대도시의 사랑법’, 설경구, 장동건 주연의 ‘보통의 가족’, 류승룡 주연의 ‘아마존 활명수’ 등이 줄지어 개봉 대기 중이다. ‘베테랑2’는 지난 2015년 개봉한 ‘베테랑’의 속편. 전작에 이어 류승완 감독, 황정민이 또 한 번 의기투합했고, 데뷔 이후 최고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정해인이 합류하며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다. 여기에 1편(누적관객수 1341만명)의 흥행과 ‘범죄도시’가 증명한 시리즈물에 대한 믿음이 기대감을 끌어 올리며 ‘베테랑2’는 일찌감치 천만 영화로 점쳐졌다.또 다른 배급사 관계자는 “천만 규모의 영화가 온다는 생각에 다들 피하게 된 지점이 있다. 모두 쓴 맛을 본 상황에서 ‘베테랑2’의 무게감을 알고 있다 보니 자신 있게 작품을 던질 상황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베테랑2’가 워낙 강력하다 보니까 다른 영화들이 엄두를 못 낸 측면이 크다. 전편이 천만 이상의 관객을 모은 데다 칸국제영화제에도 초청받으면서 ‘베테랑2’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한 게 사실”이라며 “그러다 보니 비슷한 사이즈의 작품들이 모두 뒤로 빠지게 된 게 아닌가 한다. 물론 저예산 독립 영화들과 몇몇 외화들이 개봉하지만, 크게 (명절) 수혜를 볼 만한 상황은 아니다”고 분석했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09.03 05:49
영화

[夏극장가 결산] 허리 영화 활약 속 코미디 웃었다

더위가 한풀 꺾이면서 여름 극장도 막을 내리는 모양새다. 지난해에 이어 올 여름에도 천만 영화가 탄생하지 못한 가운데 허리 영화의 활약, 코미디 장르의 흥행 등 예년과 다른 새로운 흐름이 포착됐다.올해는 초여름부터 극장가가 들끓었다. 6월 말 하정우 주연의 ‘하이재킹’, 이성민 주연의 ‘핸섬가이즈’가 연이어 관객을 만났고, 7월로 넘어오면서 이제훈, 구교환 주연의 ‘탈출’이 베일을 벗었다. 이어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이하 ‘탈출’), ‘파일럿’, ‘행복의 나라’, ‘빅토리’ 등이 차례로 걸렸으며, 사이사이 ‘데드풀과 울버린’, ‘에이리언: 로물루스’, ‘트위스터스’ 등 외화도 관객을 찾았다.가장 눈에 띄었던 흐름은 허리 영화의 선전이었다. 통상 극장가 최대 성수기로 꼽히는 여름에는 대규모 제작비가 투입된 블록버스터급 작품들이 개봉한다. 실제 이런 부류의 영화들이 흥행에도 강했다. 최근 3년 여름 흥행작도 ‘모가디슈’(2021), ‘한산: 용의 출현’(2022), ‘밀수’(2023)로, 약 200억원에 가까운 혹은 이를 웃도는 돈이 투입됐다.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하이재킹’, ‘탈출’을 제외한 대다수 작품이 100억원 안팎의 제작비를 썼다. 흥행에 성공한 작품 또한 중급 영화였다. 한국 영화 기준, 상위 세 작품은 ‘파일럿’, ‘탈주’, ‘핸섬가이즈’로, ‘파일럿’은 총제작비 98억원, 손익분기점 220만명 규모이며, ‘탈주’와 ‘핸섬가이즈’는 각각 순제작비 49억원, 손익분기점 110만명, 순제작비 80억원, 손익분기점 200만명이다.영화진흥위원회는 올여름 극장가 변화를 분석하며 “극장 여름 시즌의 시작인 7월 마지막 주에도 올해는 중급 영화인 ‘파일럿’이 개봉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극장가에 나타난 변화의 조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짚었다. ‘파일럿’, ‘탈주’, ‘핸섬가이즈’의 흥행으로 읽을 수 있는 흐름은 또 있다. 코미디 장르의 강세다. 손익분기점을 넘긴 이들 세 작품 중 ‘탈주’를 뺀 두 작품의 메인 장르는 코미디다. ‘파일럿’은 여장 남자의 구직기를, ‘핸섬가이즈’는 험악한 외모로 곤경에 빠지는 두 남자의 소동을 유쾌하게 풀어냈다. 긴 러닝타임과 복잡한 서사를 꺼리는 관객의 취향 변화 속 다양한 외부 환경이 영향을 끼쳤다는 의견이다.정지욱 영화평론가는 “이미 올 초 ‘파묘’, ‘서울의 봄’ 등 진지하고 사회적 의미가 강한 영화들이 흥행하기도 했고, 찜통더위까지 계속되면서 관객들이 편하고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영화를 선호하게 되지 않았나 한다”며 “전반적으로 즐거움을 주고 사회적 긴장감을 조금이라도 떨칠 수 있는 작품을 많이 찾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외화 강세 역시 올여름 극장가를 설명할 수 있는 키워드 중 하나다. 지난달 가장 많은 관객을 만난 작품이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2’라는 것이 방증이다. 이 영화는 7월 한 달간 276만 7299명을 동원, 누적관객수는 877만 6625명을 기록하며 올해 최고 흥행작 3위에 랭크됐다. 이 외에도 ‘데드풀과 울버린’, ‘슈퍼배드4’ 등도 관객들을 만나며 7월 외화 매출액 및 관객수 점유율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렸다.8월에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졌다. 광복절 특수를 맞아 국내외 기대작 네 편이 대거 개봉하며 ‘여름 대전 속 대전’을 펼친 결과, ‘에이리언: 로물루스’가 최종 승자가 됐다. ‘에이리언: 로물루스’는 취향을 많이 타는 SF공포 영화라는 허들에도 불구, 개봉 이후 단 하루를 제외하고 줄곧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키며 흥행 질주를 이어갔다.다만 일각에서는 할리우드 영화라서가 아닌, 가볍게 즐길 영화라는 점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정지욱 평론가는 “외화 강세도 코미디 장르 흥행과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며 “실제로 올여름 흥행에 성공한 외화를 살펴보면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작품보다는 상업적으로 즐길 수 있는 영화가 많다. 결국에는 통쾌하고 즐거운 영화가 선택받게 된 것”이라고 부연했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08.27 06:03
영화

‘핸섬가이즈’ ‘ 파일럿’ 등 韓 중급영화, 여름 극장가 살렸다

허리 영화들의 흥행으로 지난달 한국 영화 매출액과 관객수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22일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발표한 7월 한국 영화 산업 결산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 영화 매출액은 534억원으로 팬데믹 이전(2017~2019년) 7월 한국 영화 매출액 평균(408억원)의 130.7%(1.3배) 수준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 매출액 (316억원) 대비 68.8%(218억원)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한국 영화 관객수는 562만명으로 팬데믹 이전 7월 한국 영화 관객수 평균(520만명)의 108.2%(1.1 배) 수준이었고, 전년 동월 관객수(332만명) 대비 69.0%(230만명) 늘었다. 지난해 7월의 경우 ‘밀수’ 외에는 이렇다 할 한국 영화 개봉작이 없었고, 한국 영화 매출액 점유율이 불과 22.6% 에 그칠 정도로 여름 시장 흥행 성적이 부진했다. 반면 올해 7월 한국 영화 매출액 점유율은 46.3%, 한국 영화 관객 수 점유율은 46.7%를 기록했다. 또한 전년 7월 대비 액션, 재난, 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의 K무비가 선전했다.그 중심에는 ‘탈주’, ‘핸섬가이즈’, ‘ 파일럿’ 등 손익분기점이 관객수 200만명 안팎인 중급 한국 영화들이 있었다. 이는 여름 성수기가 곧 한국 대작 영화의 수확기라는 기존의 흥행 공식과 배급 패턴에 변화가 나타난 풍경이기도 했다. 영진위 측은 “극장 여름 시즌의 시작인 7월 마지막 주에는 ‘모가디슈’(2021) ‘한산: 용의 출현’(2022) ‘밀수’와 같은 텐트폴 영화가 개봉하는 것이 관례였으나 올해는 중급 영화인 ‘ 파일럿’이 개봉하면서 팬데믹 이후 극장가에 나타난 변화의 조짐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08.22 10:46
생활문화

한화리조트 설악 쏘라노, 닥터포헤어 손잡고 방문객 두피 진단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운영하는 한화리조트 설악 쏘라노는 여름철 워터피아 방문 고객을 위해 두피 케어 브랜드 닥터포헤어와 '찾아가는 두피 진단 캠페인'을 진행한다고 13일 밝혔다.한화리조트 설악 쏘라노는 8월 극성수기에 워터피아를 방문하는 고객의 두피 건강을 위해 닥터포헤어와 손을 잡았다. 닥터포헤어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탈모 증상 완화 기능성 인증을 받았다.캠페인은 오는 14일부터 18일까지 설악 쏘라노와 워터피아에서 진행한다. 전문 기기로 두피 상태를 다각도로 검사해 준다. 생활 습관도 분석해 두피 타입별 최적화된 제품을 추천하고 샘플을 제공한다.14일부터 16일까지는 설악 쏘라노 5동 앞, 17일부터 18일까지는 설악 워터피아 안에서 참여 가능하다. 유러피안 객실 투숙객은 트래블 키트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한화호텔앤드리조트 관계자는 "올해 폭염이 지속되는 상황이지만 고객들이 설악 워터피아에서 건강도 챙기고 시원한 물놀이를 즐겼으면 한다"며 "가족 휴가를 재미있게 보낼 수 있는 차별화한 콘텐츠를 지속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8.13 16:18
영화

[빅4특집] ‘행복의 나라’, ‘서울의 봄’ 흥행 이을 시대극의 탄생 ①

연중 가장 많은 관객이 몰리는 극장가 최대 성수기 여름이 시작됐습니다. 여름 시장을 맞아 국내 주요 배급사에서도 오랜 시간 공 들여온 알짜배기 작품들을 하나둘 내놓고 있는데요. 주요 배급사별 올여름 극장가를 책임질 네 편의 영화를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지난해 천만 축포를 터뜨렸던 ‘서울의 봄’을 이을 또 하나의 시대극이 여름 극장가를 찾는다. 오는 14일 개봉하는 영화 ‘행복의 나라’는 한국 현대사의 격동기인 1979년을 시대적 배경으로 삼은 작품이다. 핵심 소재는 10.26 대통령 암살 사건과 12.12사태, 그리고 이를 관통하는 재판으로, 방점이 찍힌 건 재판이다. 그간 ‘그때 그 사람들’, ‘남산의 부장들’ 등 해당 사건을 다룬 영화는 많았지만, 재판 과정까지 직접 들어간 건 ‘행복의 나라’가 처음이다. 영화가 조명하는 인물 역시 생소하다. ‘행복의 나라’를 이끄는 인물은 크게 둘이다. 첫 번째는 상관의 지시로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된 박태주. 10.26 사태를 주도한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의 심복이자 거사에 참여한 육군 대령 박흥주를 모티브로 한 캐릭터다. 또 다른 축은 정인후가 담당한다. 박태주를 살리기 위해 재판에 뛰어든 변호사로, 당시 재판에 참여한 서른 명이 넘는 변호사들을 하나로 응축해 창작한 인물이다.‘행복의 나라’는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가려진 두 사람의 이야기를 영화적으로 재구성, 관객이 잘 몰랐던 대한민국 최악의 정치 재판 이야기를 들춰낸다. 이와 함께 박태주와 정인후 간 인간적 서사를 켜켜이 쌓아 역사 이상의 묵직한 감동을 함께 전달한다. 그렇다고 특정 정치색에 치중되거나 신파에 기댄 작품은 아니다. 여기에는 메가폰을 잡은 추창민 감독의 역할이 컸다. 추 감독은 캐릭터 간 밸런스를 맞추는 동시에 영화 속 누군가를 미화하거나 영웅화시키지 않도록 끊임없이 중심을 잡았다. 실제 최종 시나리오를 검토한 변호사로부터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은 객관적인 묘사”라는 평가를 받았다는 전언이다.추 감독이 역사, 휴먼 드라마에 강하다는 점도 기대감을 싣는다. 대표적인 작품이 지난 2012년 개봉, 1232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광해, 왕이 된 남자’다. 추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역사에 가려진 인물을 영화적으로 재구성하는데 탁월한 감각을 증명했다. 또 정, 신뢰 등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와 감정 교류를 세심하게 그려내며 서사의 깊이를 더했다. 재미의 정점을 찍는 건 배우들의 열연이다. 코미디는 물론, 영화 ‘역린’ ‘마약왕’, 드라마 ‘더킹 투 하츠’ ‘녹두꽃’ 등 정극에서도 빈틈없는 연기력을 보여줬던 조정석이 정인후로 분해 극을 이끈다. 현재 극장에 걸려있는 ‘파일럿’과는 완전히 다른 얼굴로 흥미를 더할 예정이다. 박흥주 역은 고(故) 이선균이 맡았다. 이선균은 강직한 군인의 얼굴로, 끝까지 신념을 지키는 모습으로 관객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한다.현대사를 다룬 작품에서 빠질 수 없는 인물, 전두환 전 대통령은 유재명이 빚어냈다. ‘서울의 봄’에서는 황정민(전두광 역)이 연기한 캐릭터로, 이 영화에서는 전상두란 이름으로 그려진다. “전상두로 변신해 나타났을 때 전작을 같이 한 스태프들조차 알아보지 못했다”던 일화처럼 유재명은 내, 외적으로 완벽한 변신을 꾀해 극의 몰입도를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제작진의 말을 빌리자면 “기가 막힐 만한 연기”의 향연이다.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08.05 06:00
영화

[빅4특집] ‘행복의 나라’ 제작 이준택·장진승 대표 “‘변호인’ 송강호 능가할 조정석” ②

연중 가장 많은 관객이 몰리는 극장가 최대 성수기 여름이 시작됐습니다. 여름 시장을 맞아 국내 주요 배급사에서도 오랜 시간 공 들여온 알짜배기 작품들을 하나둘 내놓고 있는데요. 주요 배급사별 올여름 극장가를 책임질 네 편의 영화를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사랑하는 나의 두 딸들아. 아빠가 없다고 절대로 기죽지 말고 전처럼 매사를 떳떳하게 지내라. 아빠는 조금도 부끄러움이 없는 사람이다. (중략) 우리가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선택을 어떻게 하느냐가 아니겠느냐! 자기 판단에 의해 선택하면 그에 대한 책임은 지게 되어 있다. 후회하지 않는 선택을 해야 한다.”누구나 한 번은 봤을 이 글귀는 고(故) 박흥주 대령이 두 딸에게 보낸 마지막 편지 일부다. 오는 14일 베일을 벗는 ‘행복의 나라’는 바로 이 편지에서 시작된 작품이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서울 중구 KG타워 일간스포츠를 찾은 제작사 파파스필름 이준택 대표는 “정치적인 것보다 아버지의 마음에서 출발했다”고 운을 뗐다.“박흥주 대령이 자식에게 보내는 편지가 워낙 유명하잖아요. 이분이 40대 초반에 돌아가셨는데 제가 그 나이가 되고 또 아빠가 되어보니 편지가 절절하게 와 닿더라고요. ‘과연 그때 어떤 마음으로 이 편지를 썼을까’를 생각하게 된 게 시작점이었죠.” (이준택 대표)그렇게 출발한 영화는 10.26 대통령 암살 사건과 12.12사태, 현대사의 가장 굵직한 두 사건을 관통한 ‘재판’에 초점을 맞추고 서사를 펼쳐나간다. 주인공은 박흥주 대령을 모티브로 빚어낸 박태주와 그의 변호를 맡은 변호사 정인후. 그간 동일한 소재를 다룬 작품들에서는 조명한 적 없는 인물이다.‘행복의 나라’ 공동 제작자 오스카10스튜디오 장진승 대표는 “여러 번 영화화됐던 사건의 이면, 숨겨진 이야기를 꺼내고자 했다”며 “영화에도 ‘이 재판은 김재규만 기억하지 김재규 외 6명은 아무도 기억하지 못할 거’라는 대사가 나온다. 묻히고 기억하지 못한 이들의 이야기가 의미 있고 영화적으로도 매력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이들 중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정인후 역은 현재 ‘파일럿’으로 극장가에 흥행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조정석이 맡았다. 예상보다 불리하게 돌아가는 상황에 분노하지만, 굴복하지 않고 정당한 재판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온 힘을 다하는 캐릭터다.“개인적으로 조정석이 정인후를 하면 ‘변호인’의 송강호 정도로 잘하지 않을까 싶었어요. 기본적으로 연기에 여유와 유머가 있는데 간절함도 잘 표현하죠. 이 모든 걸 전 세계에서 제일 잘 소화할 배우라고 생각했어요.” (이준택 대표) 장 대표 역시 “연기도 잘하고 조정석이 했을 때 신선함, 의외성에 많이 의지했다. 물론 여기서도 코미디가 없진 않지만, 그게 어색할 만큼 엄청 몰입해서 정극을 잘했다. 새로운 모습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거들었다.다만 두 사람은 알려진 것처럼 정인후가 특정 인물을 모티브로 한 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역사 속 기록에 따르면 해당 재판에는 김재규의 변호를 맡았던 안동일 변호사를 비롯해 강신옥, 태윤기 등 서른 명이 넘는 변호인이 자리했고, 이들을 모두 합친 게 정인후라는 설명이다.“재판 대사는 기록에서 거의 다 따왔어요. 하지만 정인후는 가상 인물이라고 보는 게 맞아요. 정인후는 실제 박흥주 대령을 변호했던 특정 한 분을 투영한 게 아닌, 그 재판에 계셨던 모든 변호사를 대변해요. 그들의 말과 행동을 모두 합친 캐릭터죠. 또 변론과 무관한, 박태주와 정인후 간 감정 등은 극적 재미를 위해 설정된 부분이 있고요.” (이준택 대표)박태주를 연기한 고 이선균 이야기에 대해서도 짧게나마 언급했다. 공개 시점으로 본다면 ‘행복의 나라’는 생전 고인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마지막 작품이다. 이 대표는 “우리가 영화를 더 잘 만들어야 하는 이유였다”며 “한 번도 하지 않은 역할이라 기대가 됐고 굉장히 잘해줬다”고 말했다.같은 시기를 다룬 근래 작품인 만큼 ‘행복의 나라’는 ‘서울의 봄’과의 비교도 피할 수 없다. 12.12 군사반란을 다룬 ‘서울의 봄’은 지난해 11월 개봉, 1312만명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이와 관련, 장 대표는 “다른 색깔의 영화라 비교는 불가하다”면서 ‘행복의 나라’만의 매력을 다시 한번 짚었다.“‘서울의 봄’은 액션 영화처럼 긴장감, 캐릭터가 센 영화죠. 반면 우리 영화는 모두가 아는 사건의 이면, 의외의 인물에 포커스를 맞췄다는 점에서 분명한 차별점이 있어요. 많은 생각과 고민할 지점도 줄 거고요. 배우들의 열정과 감독의 끈기로 한 땀 한 땀 만들어 낸 작품이니 많이 응원해 주시고 관심 가져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08.05 06:00
영화

[빅4특집] 조정석, 새로운 라운드 ‘행복의 나라’로 올여름 주인공 등극 ③

연중 가장 많은 관객이 몰리는 극장가 최대 성수기 여름이 시작됐습니다. 여름 시장을 맞아 국내 주요 배급사에서도 오랜 시간 공 들여온 알짜배기 작품들을 하나둘 내놓고 있는데요. 주요 배급사별 올여름 극장가를 책임질 네 편의 영화를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올여름 극장가, 웃음뿐 아니라 감동까지 조정석이 꽉 잡는다. 지난달 31일 개봉한 그의 5년 만 스크린 복귀작 ‘파일럿’이 4일만에 누적 관객 133만명을 돌파, 박스오피스 1위를 질주하고 있는 데 이어 오는 14일 영화 ‘행복의 나라’로 새로운 라운드를 맞이한다. 이번 무대는 1979년 법정이다.‘행복의 나라’는 상관 명령으로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된 박태주(이선균)와 그의 변호를 맡으며 최악의 정치 재판에 뛰어든 변호사 정인후(조정석)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10.26과 12.12 사이, 이른바 ‘쪽지 재판’으로 알려진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삼았다. 천만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를 연출한 추창민 감독의 신작이다. 조정석은 이번 영화에서는 웃음기를 절제한 변호사로 분한다. 추 감독에 따르면 박태주는 실존 인물인 박흥주 대령을 가공했으나, 정인후는 당시 실제 사건을 맡은 태윤기 변호사가 아닌 당시 재판에 관해 분노했던 모든 이를 대변하는 가상 인물이다.극 중 정인후는 옳고 그름보다 승패에 기준을 둔 변호사였으나 불리한 조건 속 박태주 변호를 맡게 되며 불의를 마주하고 변화하는 인물이다. 재판이 거듭될수록 “이럴 거면 재판 왜 하는 겁니까”라며 자신의 승리가 아닌, 박태주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조정석은 출연 계기에 대해 “10.26 사건은 알고 있지만, 시나리오를 처음 보고 몰랐던 새로운 인물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다가왔다”며 “너무나도 변호해보고 싶은 욕망이 치솟았기에 이 이야기에 꼭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고 밝혔다. 인물은 허구여도 배경이 역사적 사건이기에, 조정석은 진솔한 연기로 리얼리티를 부여할 예정이다. 조정석은 “많은 분이 정인후의 마음과 시선으로 영화를 바라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접근했다”며 “힘이 있는 대본이었기에 모든 대사를 잘 표현하자, 주가 되는 감정을 표현해 보고자 했다. 저라는 배우를 통하기에 제 해석도 들어갔을 것”이라고 설명했다.납뜩이로 스타덤에 오르게 했던 ‘건축학개론’을 비롯해 ‘엑시트’ 등 여러 작품에서 코믹 연기로 정평난 조정석이지만, 특정 시대를 그리는 작품에서 진중한 인물도 선보여 왔다. 조정석은 ‘더킹 투 하츠’에서 원리원칙주의자인 근위대 소령으로 인상을 남겼으며, ‘녹두꽃’에서는 새 세상을 위해 봉기한 동학군을, ‘세작, 매혹된 자들’에서는 잔혹한 운명을 갖고 즉위하게 된 왕으로 카리스마를 보여줬다. 추 감독에 따르면 ‘행복의 나라’를 함께 한 고 이선균도 “조정석은 좋은 배우다. 같이 하면서 배우고 싶다”고 했다. 이번 정인후 역은 조정석에게도 연기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부당하게 흘러가는 재판을 진행하면서 인물 뒤 자신의 심리까지 조절해야 했기 때문. 조정석은 “화가 치밀어오르는 순간에도 적절하게 상황에 맞추고자 감독님과 상의를 많이 했다”고 돌아봤다. 추 감독은 “조정석이 사건에 대해 많이 공부했고 몇몇 장면은 같이 울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합수부장 전상두 역으로 대립하는 유재명 또한 “에너지가 대단한 친구”라고 덧붙였다. 조정석의 ‘진짜 분노’를 끌어낼 만큼 작품의 프로덕션이 주는 몰입도 실감 난다. 추 감독은 군법정 재판신을 위해 당시 기록을 고증해 변호인단과 방청객의 위치, 피고인 숫자까지 맞췄다. 이에 조정석은 “당시와 똑같이 재현했다고 하셔서 힘이 많이 됐다. 촬영 마치고 혼자 돌아다녀 보기도 했다. 그 세트와 공간에 대한 기운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지난 20년간 연극부터 드라마, 영화, 예능까지 다작하며 ‘열일 아이콘’에 등극한 조정석. 최근 예능 ‘유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한 그는 “저는 시키면 다 하는 스타일이다. 뭐든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는 것뿐”이라며 “흥이 많지만 조용한 편이기도 하다. 그런 모습들도 좋게 봐주시니 감사하다”고 말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조정석은 뮤지컬 배우 출신의 탄탄한 기본기를 토대로 다양한 배역 소화력이 장점”이라며 “코믹 뿐 아니라 정극에서도 두각을 드러내왔고 두 분야를 조화롭게 섞어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등에서 좋은 인상을 남겼기에 이번 작품도 기대케 한다”고 평했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08.05 06:00
연예일반

권은비·전소미·키오프·아이들… ‘서머송’ 있어 시원한 여름

매 년 여름이면 무더위를 시원하게 날려버릴 ‘서머송’이 가요계에서 특수를 이룬다. 올해도 어김없이 여름 노래들이 속속 등장하는 가운데 솔로부터 그룹까지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서머퀸’에 도전장을 내 이목을 끈다. 올 여름의 포문은 그룹 키스오브라이프가 열었다. 이들은 지난달 1일 신보 발매한 신보 ‘스티키’를 발표하고 음원 차트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스티키’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을 때 느끼는 감정을 담아낸 청량한 댄스곡으로 아프로비트 리듬과 에너지가 특징이다. 핫한 뮤직비디오로 화제를 모은 키스오브라이프는 무대에서도 시원한 ‘서머룩’을 선보이고 ‘워터밤’ 등 각종 페스티벌과 행사 무대에서 파워풀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올 여름 최고 대세로 떠올랐다. 곧바로 배턴을 이어받은 이는 (여자)아이들이다. (여자)아이들은 지난달 8일 미니 7집 ‘아이 스웨이’ 발매, 타이틀곡 ‘클락션’으로 차트를 질주하고 있다. ‘클락션’은 리스너들의 귀를 단숨에 사로잡는 청량한 멜로디에 걸맞은 멤버들의 보컬과 퍼포먼스로 대중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컬러풀한 힙합 스타일링과 숏츠 영상으로 화제성이 이어지며 차트 최상위권으로 치솟는 등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해 ‘워터밤’ 무대를 통해 화려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서머퀸’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한 권은비는 여름 스테디셀러로 사랑받는 인디고 원곡 ‘여름아 부탁해’를 리메이크해 선보였다. 권은비의 ‘여름아 부탁해’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시대와 장르를 넘어 색다른 스타일로 리메이크하는 ‘프로젝트 체인지’의 일환으로 제작, 세련된 멜로디와 트렌디한 편곡에 권은비의 맑고 청량한 보컬이 더해져, 원곡과는 또다른 매력으로 여름 감성을 자극했다. 카카오엔터는 리메이크곡임에도 불구하고 공식 뮤직비디오를 제작하는 등 힘을 실었다. ‘발라드 여신’으로 대중에 알려진 HYNN(박혜원)도 여름 시즌에 어울리는 노래를 선보였다. 지난달 16일 발표한 ‘오늘도 응원할게’를 통해 청량하고 밝은 에너지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다. 최근 단독 콘서트를 통해 명실상부 공연퀸 명성을 다진 HYNN(박혜원)은 올 여름 다채로운 무대를 통해 발라드와 록을 넘나드는 스펙트럼을 보여줄 전망이다.여기에 전소미도 2일 신곡 ‘아이스크림’으로 깜짝 컴백했다. ‘아이스크림’은 신나는 템포의 파워풀한 브라스 사운드와 전소미의 유니크한 보이스 톤이 더해져 색다른 청량감을 느낄 수 있는 팝 댄스 트랙이으로 전소미는 통통 튀는 퍼포먼스로 곡의 무드를 살렸다. 뮤직비디오에는 배우 박서준이 출연, 강력하게 지원사격 했다. 또 위클리는 청량한 비트와 풋풋한 멜로디가 돋보이는 ‘댄스 댄스 댄스!’ 로 미니 6집 ‘댄스 댄스 댄스!’로 미니 6집 ‘블리스’ 후속 활동에 나서고 있다. ‘댄스 댄스 댄스!’는 자유와 젊음을 갈망하는 청춘의 낭만과 에너지를 춤을 매개로 표현한 곡으로, 달빛 아래 청춘들이 모여 아름답게 춤추는 모습을 그려낸듯한 안무로 팬들의 여름 감성을 자극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여기에 프로미스나인도 가세한다. 이들은 오는 8월 12일 세 번째 싱글 앨범 ‘슈퍼소닉’을 공개하고 섬머퀸 대전에 뛰어든다. 프로미스나인은 여름에 잘 어울리는 앨범과 동명의 타이틀곡 '슈퍼소닉'과 퍼포먼스를 준비했다. ‘슈퍼소닉’은 더운 여름, 프로미스나인을 부르기만 하면 어디든 빠르게 달려가 시원함을 선사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동명 타이틀곡을 포함해 ‘비트 더 힛’, ‘테이크 어 찬스’ 등 총 3곡이 담긴다. 음원차트 관계자는 “7~8월은 여름은 휴가, 방학 등 계절적 이슈로 일반적으로 음원 이용량이 증가하고 각종 페스티벌 무대 등이 이어지는 K팝 성수기로 인식돼 왔다”며 “올해는 특히 걸그룹들이 여름 시즌을 겨냥해 선보인 빠른 템포, 경쾌한 멜로디의 댄스곡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4.08.02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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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4특집] ‘빅토리’ 제작 이안나 대표 “모두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②

연중 가장 많은 관객이 몰리는 극장가 최대 성수기 여름이 시작됐습니다. 여름 시장을 맞아 국내 주요 배급사에서도 오랜 시간 공 들여온 알짜배기 작품들을 하나둘 내놓고 있는데요. 주요 배급사별 올여름 극장가를 책임질 네 편의 영화를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모두를 응원하고 싶었어요.”안나푸르나필름의 이안나 대표는 신작 ‘빅토리’의 제작 의도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이 대표는 영화 개봉을 앞두고 서울 중구 KG타워 일간스포츠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빅토리’가 모두에게 든든한 힘과 위안이 될 수 있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는 8월 14일 개봉하는 ‘빅토리’는 열정으로 가득 찬 초짜 치어리딩 동아리 밀레니엄 걸즈의 이야기다. 모티브가 된 건 지난 1984년 거제고등학교에서 결성된 대한민국 최초의 여고 치어리딩팀 새빛들. 신문에 작게 실린 기사가 출발점이었다.“신문 기사를 보고 시작된 원안이 있었고, 박범수 감독을 만나면서 새롭게 바뀌었죠. 원안의 로그라인, 큰 줄기만 그대로 가져오고 그 외 모든 게 달라졌어요. 시대적 배경도 원안은 실화와 동일하게 가져갔는데 ‘빅토리’에서는 1999년으로 변경했고요. 치어리딩 영화니까 전체적인 톤을 높였죠.”메인 주인공 필선 역시 새빛들 회장 한필선 씨를 재탄생시킨 캐릭터로, 영화에서는 이혜리가 맡았다. 이 대표는 “정말 시나리오를 딱 보자마자 ‘이건 이혜리다’ 싶었다. 당연히 결과물도 좋다. 기대 이상으로 잘 해줬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이혜리가 직감적으로 필선이었다면 다른 캐릭터들, 즉 필선을 둘러싼 밀레니엄 걸즈 멤버들은 오디션을 통해 찾은 최적의 배우로 꾸려졌다. 배우 개개인의 네임 밸류보다 전체 케미스트리가 중요한 영화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았기에 이 대표는 신중에 신중을 기했다. “이혜리, 박세완을 제외하고는 모두 오디션을 봤어요. 사진 배치를 계속 바꿔가면서 팀을 짰죠. 얼굴이 겹쳐서도 안 되고 각 캐릭터도 살아야 했어요. 기본적으로는 춤을 잘 추는 것도 중요했고요. 특히 몇 명은 정말 춤을 잘 춰야 했거든요. 전반적으로 춤 연습과 촬영을 해내려면 체력도 필수였고요.” 실제 캐스팅 완료 후 가장 먼저 시작된 것도 춤 연습이었다. 이혜리를 필두로 밀레니엄 걸즈 멤버들은 즉각 연습에 돌입했다. 연습에 투자한 시간만 촬영 전 3개월, 촬영 후 3개월, 총 6개월. 개개인의 역량을 바탕으로 합을 맞춰갔던 이 시간은 영화 속 밀레니엄 걸즈의 ‘칼각’을 탄생시키는 기반이 됐다. “일단 베이스는 치어리딩보다 춤에 맞췄어요. 정확히는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걸 치어리딩에 접목했죠. 배우들도 연습을 굉장히 많이 했어요. 다들 기본기부터 차근차근 다지면서 완성도를 높여갔죠. 특히 이혜리랑 박세완은 영화 설정상 힙합까지 소화하느라 고생이 많았어요.” ‘빅토리’의 가장 큰 기대 요소인 노래 이야기도 이어졌다. 빅토리에는 서태지와 아이들의 ‘하여가’, 디바의 ‘왜 불러’, 듀스의 ‘나를 돌아봐’, 김원준의 ‘쇼’ 등 1990년대를 추억할 수 있는 명곡들이 등장한다. 응원곡을 포함해 총 10곡을 사용했는데 이 음원들의 사용료만 더해도 웬만한 주연 배우 출연료 급이다. 이 대표는 “최종 개봉이 나와야 확정되겠지만 사용료가 비싸긴 하다”면서도 “노래가 중요했던 작품이고 그만큼 추억의 명곡들을 많이 썼다. 영화의 또 다른 재미가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보다 많은 사람이 ‘빅토리’를 봤으면 좋겠다는 말을 덧붙였다. 제작사 대표나 감독이 신작 개봉을 앞두고 으레 하는 일종의 흥행 바람과는 달랐다. 이 대표는 단순 숫자를 떠나 자신이 ‘빅토리’를 통해 받은 응원이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전달됐으면 했다. “전 영화의 힘을 믿어요. 영화만이 주는 동질감, 힐링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하죠. 그래서 이런 드라마 요소가 강한 영화를 좋아하기도 하고요. 제가 이 영화를 통해 받고자 했던 것, 그리고 받았던 것이 관객들에게도 꼭 전달되면 좋겠습니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07.31 06:20
영화

[빅4특집] ‘빅토리’ 혜리만 있나? ‘단짝’ 박세완·‘짝남’ 이정하 빚을 신선 에너지 ③

연중 가장 많은 관객이 몰리는 극장가 최대 성수기 여름이 시작됐습니다. 여름 시장을 맞아 국내 주요 배급사에서도 오랜 시간 공 들여온 알짜배기 작품들을 하나둘 내놓고 있는데요. 주요 배급사별 올여름 극장가를 책임질 네 편의 영화를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오는 8월 14일 개봉하는 영화 ‘빅토리’를 아이돌 그룹에 빗대면 센터는 혜리다. 주인공 필선 역으로 개봉 전 뉴욕 아시안 영화제서 라이징 스타상도 탔다. 그렇다고 ‘혜리 원톱 영화’라고 오해하면 섭섭하다. 치어리딩 동아리에 축구팀까지 신예들로 가득한 이 작품에는 믿고 보는 배우로 거듭날 원석들이 가득하기 때문. 필선의 양옆에서 날개짓 할 신예는 박세완과 이정하다.오는 8월 14일 개봉하는 ‘빅토리’는 1999년 거제를 배경으로 초짜 치어리딩 동아리 ‘밀레니엄 걸즈’가 모두를 응원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박세완은 필선의 단짝 미나 역으로, 이정하는 필선을 짝사랑하는 치형 역으로 신선한 에너지를 불어넣는다. 박세완은 드라마 ‘땐뽀걸즈’에 이어 춤바람을 몰고 거제로 돌아온다. 댄스 스포츠에 도전했던 박세완은 이번엔 힙합 댄스와 치어리딩을 선보인다. 학교에서는 2XL 후드와 스냅백으로 폼을 내는 미나지만, 중국집을 운영하는 가족을 돕는 장녀다운 책임감도 지녔다. ‘소울메이트’인 필선과 댄스 연습실을 확보하기 위한 명분으로 생각지도 못한 치어리딩에 입문하게 된다. 시원한 마스크의 박세완은 거침없이 연기하는 배우다. 맡아온 캐릭터도, 연기하는 자신감도 당차다. 코미디 영화 ‘육사오’에서는 북한의 리연희 소위로 분해 대남방송을 찰지게 진행했다. 능청스러운 북한 사투리로 남한에서 넘어온 박천우(고경표)와 티격태격하며 코믹한 로맨스 기류도 형성,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였다.교복 청춘물에도 강하다. ‘땐뽀걸즈’에서 사춘기에 부상까지 겹쳐 시니컬하고 자기중심적인 주인공 시은의 내적 성장을 그려냈다. 숫기 없는 승찬(장동윤)에게 빠르게 막말을 쏘아붙일 정도로 거제 사투리에도 강점을 보여줘 이번 활약도 기대를 모은다. ‘최종병기 앨리스’에서는 여고생 킬러라는 판타지스러운 캐릭터를 성립시켰다. 박범수 감독은 박세완을 두고 “연기력이 굉장히 좋다. 어떻게 이렇게 완성도가 높을까 생각을 했다”고 칭찬했다.엄청난 연습량으로 자연스레 쌓은 혜리와의 케미는 기대 요소다. 혜리와 촬영 3개월 전부터 매일 8시간 이상 춤과 사투리를 함께 연습하며 붙어있었다. 혜리는 “나이도 동갑이고 키와 발 사이즈도 똑같다. 쌍둥이 같은 친구”라며 “촬영할 때 박세완에게 의지를 많이 했다. 눈만 마주쳐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정도”라고 말했다. 필선을 10년째 짝사랑하는 치형은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무빙’ 봉석 역으로 지난해 제60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신인상에 이어 최근 제3회 청룡시리즈어워즈 신인상까지 거머쥔 이정하가 연기한다. 이정하는 무해한 비주얼과 응원하고 싶은 캐릭터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아 왔다. 심지어 배우 데뷔 전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 ‘더 유닛’에 출연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스크린 데뷔작인 이번 영화에서 이정하는 ‘밀레니엄 걸즈’의 응원을 받는 거제상고 축구부 골키퍼로 등장한다. 그 동안 거쳐온 ‘무빙’ 봉석이나 드라마 ‘런 온’의 우식, 그리고 최근 ‘감사합니다’의 구한수처럼 이정하는 특유의 허당미로 주위를 방심시켜도 자신의 목표는 반드시 이뤄내겠다는 확신에 찬 눈망울을 보여줄 예정이다.사실 이정하는 중학교 1학년까지는 축구 선수였다. 무릎 부상으로 그만두게 됐기에 ‘런 온’에서 같은 아픔을 가진 육상 국가대표 우식을 연기할 때 공감도 컸다. 이정하는 이번 치형 역으로 옛 꿈을 마주하게 됐다. 이정하는 “골키퍼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트레이닝을 받았다. 몸을 쓰는 다른 액션도 잘할 수 있는, 다양한 매력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박 감독은 “이정하를 보자마자 치형이 이미 와있었다. 오히려 치형 캐릭터를 정하 배우에게 맞춘 면도 있다”고 기대를 높였다.두 배우 외에도 ‘빅토리’는 기대주 올스타 라인업을 꾸렸다. ‘닥터 차정숙’, ‘감사합니다’로 눈도장을 찍은 조아람을 비롯해 최지수, 백하이, 권유나 등 박 감독의 캐스팅 주안점 대로 “굉장히 알록달록 다양한” 뉴페이스들이 완벽한 팀으로 거듭나며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예정이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07.31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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