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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업계 주름잡은 '우먼파워', 포털은 절반 육박

군대식 문화와 끊임없는 밤샘으로 익숙했던 IT업계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능력 위주로 직원을 평가하고 워라벨(일과 삶의 균형)을 보장하는 문화가 확산하면서 여직원 비율이 계속해서 늘고 있다. 더는 남자들만의 영역이 아니다. 전 산업계의 디지털 전환 가속으로 개발자 수요는 꾸준히 늘어 이런 추세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양대 포털은 여직원 비율이 전체의 절반을 향하고 있다. 이동통신 3사는 조만간 20% 벽을 넘어설 전망이다. '남자뿐인 IT 회사' 옛말 23일 IT업계의 올해 상반기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양대 포털과 이통 3사 모두 여직원 비율이 전년 동기 대비 올랐다. 이는 개발자뿐 아니라 모든 부서의 직원을 포함한 숫자다.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인 곳은 카카오다. 41.23%에서 43.27%로 2%포인트(p) 상승했다. 기간제 근로자를 포함해 전체 3603명 중 1559명이 여직원이다. 1981년생 '워킹맘' 최수연 대표가 회사를 이끄는 네이버의 여직원 비율은 38.26%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1.75%p 늘었다. 4885명 중 1869명이 여직원이다. 이처럼 여직원 입사가 이어질 경우 카카오는 이르면 5년 안에 성비가 같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네이버는 내년 40%대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 이통 3사는 모두 비슷한 수준을 나타내고 있는데, SK텔레콤이 유일하게 20%대로 집계됐다. LG유플러스(19.07%)와 KT(18.66%)가 뒤를 이었다. 이 중 업계 1위 SK텔레콤의 여성개발자 비율은 12.7%다. 얼핏 보면 미미해 보이지만 글로벌 평균의 2배다. 개발자 전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젯브레인스가 지난해 183개국 3만174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여성개발자 비율은 6%에 불과하다. 우리나라는 약 13%로 가장 높은 편에 속한다. 여직원 처우도 개선되고 있다. KT의 2022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보고서를 보면 사내 여직원의 평균 급여액은 2019년 7500만원에서 2020년 7900만원, 2021년 8600만원으로 올랐다. 조직 전체 평균 급여액 대비 여직원 급여 비율도 같은 기간 88%에서 91%로 커졌다. 성별에 따른 급여 격차가 좁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LG유플러스는 결혼한 여직원이 경력 단절을 걱정할 필요 없는 지원책을 마련해 운영 중이다. 지난해 출산휴가를 쓴 여직원은 120명이다. 출산휴가 사용 후 업무 복귀율은 99%에 달한다. 육아휴직 복귀 후 12개월 이상 근속률은 96%를 자랑한다. "개발직군에 젠더·세대 상관없어" IT업계가 성별과 무관하게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있지만 여전히 남성의 비율이 높다. 이는 성별에 따른 직종 선호도와도 연관이 있다. 취업 포털 잡코리아가 지난 6월 공개한 대학생·취업 준비생 대상 조사 결과 남성은 전기전자·반도체(13.3%)와 석유·가스·화학(13.3%) 분야에 입사하고 싶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에 비해 여성 집단에서는 방송·엔터테인먼트(18.3%)와 패션·화장품(16.7%)이 상위 선호 분야였다. 방송·엔터 분야에서 스튜디오드래곤·CJ엔터테인먼트·네이버웹툰이 인기 회사로 꼽혔다. 높은 수준의 연봉을 보장받으면서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영역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 콘텐츠 디스커버리팀에서 인공지능(AI) 개발자로 근무하는 송민경 씨는 회사가 올해 6월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진행한 인터뷰에서 "개발직군은 젠더와 세대에 상관없이 평등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다. 사회 초년생이나 주니어 개발자도 빠른 기술 습득과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금방 선배들처럼 자리 잡을 수 있는 영역이다"고 말했다. 과거 남성 위주의 문화는 이제 찾아볼 수 없다는 설명이다. 유통 기업에서 일하는 10년 차 개발자 A 씨는 "워라벨을 중요하게 생각하다 보니 군대 문화가 많이 사라졌다. 별도 회식 지원 등 여직원을 고려한 팀장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고 했다. 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2.08.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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