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여성 등기이사 전무한 대기업 금융사 우리은행, KB손해보험
자산 2조원 이상 금융회사 74개사 중 30개는 여성 등기이사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영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은행연합회·생명보험협회·손해보험협회로부터 자산 2조원 이상 금융회사의 여성 등기이사 현황을 제출받은 결과, 모두 52명에 불과했다. 461명의 등기임원 중 여성 등기이사의 비율은 11%에 그쳤다. 등기이사 중 여성이 한 명도 없는 금융사들도 있었다. 은행에서는 우리은행과 대구은행, 부산은행을 포함한 8곳(광주·전북·경남·산업·케이뱅크)에서 여성 등기임원이 전무했다. 증권사는 유안타증권과 교보증권을 비롯한 15곳(하이투자·신영·유진투자·노무라·이베스트·IBK·DB금융투자·부국·BNK투자·한양·JP모간·케이프투자·골드만삭스)이나 됐다. 손해보험사 중에는 KB손해보험 1곳만이 여성 등기이사를 보유하지 않았다.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등 상위 5대 보험사 중 KB손해보험만이 모두 남성 등기이사로 채워졌다. 특히 손해보험사는 등기임원의 여성 비율이 16%로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음에도 KB손해보험은 그렇지 못했다.
생명보험사 중에서는 ABL생명, 하나생명 등 6곳(DB·DGB·흥국·KDB)의 등기이사가 모두 남성으로 채워졌다. 지난해 8월부터 시행된 개정 자본시장법은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의 이사회를 특정 성이 독식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일부에서는 변화의 조짐조차 일어나지 않고 있다. 개정 자본시장법이 주권 상장법인이 대상이어서 금융지주회사만 해당하고 계열사는 포함하지 않는다는 허점이 있기 때문이다. 업권별로 보면 손해보험 6개사가 37명 중 6명(16%)으로 가장 여성 비율이 높았다. 그 다음으로 생명보험 20개사 124명 중 17명(14%), 은행 19개사 132명 중 14명(11%) 증권 29개사 168명 중 15명(9%) 순이었다.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세계 주요국 기업의 여성 이사 비율은 프랑스·노르웨이 약 43%, 영국 34.3%, 미국 28.2% 수준이다.윤영덕 의원은 "특정 성별로 편중될 경우 편향적인 의사결정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선도하는 금융회사들이 다양성과 투명성을 높일 수 있도록 여성 등기이사 영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10.04 06: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