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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드업 코리아] 한국 체육, 새로운 길을 고민하다 ③종목단체 재정자립, 거버넌스 개혁은 필수

일간스포츠는 창간 55주년을 맞아 ‘한국 체육, 새로운 길을 고민하다’라는 주제로 총 세 편의 기획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국제대회 성적만을 목표로 반세기 가까이 앞만 보고 달려왔던 한국 스포츠는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여러 문제와 마주했습니다.그동안 한국 스포츠의 국제경쟁력을 키워줬던 엘리트 육성 시스템은 한계에 직면했습니다. 정부 지원금을 예산의 큰 축으로 하고 있는 각 종목단체들은 불투명하고 비민주적인 행정 체계가 파헤쳐지면서 거센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한국 스포츠계가 집중해왔던 생활체육과 엘리트 스포츠를 통합 노력은 어디까지 와 있는지, 향후 한국 체육이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야 하는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습니다. <편집자주>◆ 한국 체육, 새로운 길을 고민하다① 한계 다다른 엘리트 육성 시스템, 돌파구는② 엘리트-생활 체육 화학적 통합 이뤄야 ③ 종목단체 재정자립, 거버넌스 개혁은 필수 2024 파리 올림픽에서 가장 주목받은 종목은 양궁이었다. 한국 양궁은 파리 올림픽에 걸린 5개의 금메달을 휩쓸었는데, 성적만큼이나 깔끔하고 투명한 행정력으로 큰 찬사를 받았다. 대한양궁협회는 1985년부터 현대차그룹이 회장사를 맡아 전폭적인 지원을 해왔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파리 올림픽 직후 양궁대표팀 선수들에게 총액 32억1000만원의 통 큰 포상금을 줘서 화제가 됐다. 이 같은 재정 능력에 더해 공정한 대표선발전, 탄탄한 유소년 지원으로 대표되는 ‘일등 행정력’이 양궁의 국제경쟁력을 더 단단하게 다졌다. 한국 체육의 경쟁력을 키우는 가장 현실적인 키워드는 ‘돈’이다. 양궁(현대차), 펜싱(SK텔레콤)이 효자 종목인 건 회장사의 꾸준하고도 든든한 후원이 있기 때문이다. 과거 레슬링(삼성), 복싱·사격(이상 한화), 유도(두산) 등에서 성적이 잘 나온 것도 결국 후원사의 힘이었다. 반면 지원이 사라진 종목은 성적도 떨어졌다. 레슬링은 삼성이 떠난 후 성적이 추락했다. 한국의 대표 효자 종목이던 복싱도 후원사가 사라진 뒤 올림픽 금맥이 끊겼다. 그렇다면 '든든한 회장님'을 찾는 것만이 한국 체육계를 발전시키는 정답일까. 시대는 또 바뀌고 있다. 20년 동안 사격을 지원했던 한화는 지난해 회장사를 내려놓았다. 한진그룹은 지난 2019년 대한탁구협회 회장사를 그만뒀다. 최근 15년간 8개 기업이 10개 종목에서 손을 뗐다. 대기업들이 빠른 속도로 체육 단체 후원사 역할에서 이탈하고 있다. 회장사에 재정적으로 의지하는 게 더는 정답이 아닌 시대다. 대한체육회 산하 64개 정회원 종목단체 재정자립도는 2023년 평균 44.49%였다. 이중 스쿼시, 체조 등은 20%에도 미치지 못했다. 박재우 한양대 스포츠과학부 교수는 “우리나라 구조에선 어쩔 수 없이 기업들이 들어와야 발전할 수 있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 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결국 협회가 자구적인 노력을 통해 재정 자립도를 높이는 게 중요하다. 정부 차원에서도 협회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더 부여할 방법으로 지원해 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현실에서 가장 강조해야 할 것이 종목단체의 거버넌스(조직을 이끄는 프레임워크) 개혁이다. 협회가 재정자립도를 높이고, 효율적으로 엘리트 선수 육성에 자원을 배치해야만 해당 종목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시리즈 기사에서 짚었듯 이제는 종목단체의 예산을 정부 지원금으로 충당하는 것도 지양해야 한다. 주성택 한국체육정책학회 부회장은 “대한체육회와 각 종목단체는 자주 재원 확보를 위한 방안을 발굴하기보다 정부 예산에만 기대어 사업을 운영하는 실정이다. 이런 시스템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파리 올림픽 메달 순위 1위에 오른 미국의 경우를 봐도 스포츠 종목단체가 정부 지원금을 받지 않는다. 미국은 국가대표 훈련 기관이 총 세 군데 있지만, 시설 규모와 투자 규모를 합쳐도 진천 선수촌에 미치지 못한다. 진천선수촌에 투입되는 1년 예산은 1500억원 안팎이다.미국의 올림픽 메달 포상금 규모는 3만8000달러로 한국(4만5000달러)보다 작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전문체육 분야 예산은 한해 4349억원(2023년 기준)으로,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종목단체와 지방체육회의 자생력을 키우고, 지나치게 비대한 예산 지원을 줄이는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 대기업을 회장사로 영입하는 것도, 정부 예산을 넉넉하게 받는 것도 현실적으로 점점 어려워진다는 뜻이다. 한국은 2016년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의 통합 이후 각 종목단체들도 엘리트 선수들과 생활체육을 함께 관리하고 있다. 해당 종목 생활체육 인프라의 파이를 키워서 예산을 충당하고, 그 예산을 엘리트 스포츠까지 흐르게 하는 모델이 가장 이상적이다. 파리 올림픽 이후 지금까지 체육계의 '뜨거운 감자'인 배드민턴 안세영 사태를 떠올려 보자. 안세영은 파리 올림픽 여자 단식 금메달을 딴 직후 기자회견에서 작심하고 대한배드민턴협회를 비판하자 거센 후폭풍이 일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감사를 비롯해 한국 체육단체의 오랜 병폐인 밀실 행정에 대해 공론화하는 계기가 됐다. 회장사가 대기업이 아닌 대한배드민턴협회도 스폰서 금액과 협회 자산 등을 적재적소에 활용하고 투명한 행정을 한다면 경쟁력을 더 끌어올릴 수 있다는 진단이 쏟아졌다.박재우 교수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매년 종목단체들에 대한 혁신평가를 한다. 조직의 리더십, 비전부터 생활체육·전문체육에 대한 운영 성과, 혁신적으로 추구했던 사업 등 협회가 한 해 동안 어떤 목표를 가지고 사업을 하고 운영했는지, 자립 기반과 내부 통제 시스템 구축이 어느 정도인지 살피는 등 다양한 평가 체계가 있다. 여기에 굿 거버넌스에 대한 내용의 지표들도 강화해서 들어가야 한다”고 설명했다.그는 “협회들이 사업이나 예산 등을 투명하게 공개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자리 잡아야 한다. 각 협회의 시스템이 굿 거버넌스라는 체제와 제도 안에서 이뤄진다면 대한배드민턴협회의 스폰서 문제 등도 사전에 제어할 수 있는 수준은 될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우중·차승윤 기자 2024.09.2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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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양궁 위대한 역사는 계속된다” 파리 올림픽 양궁 선수단 환영 만찬 개최 [IS 현장]

2024 파리 올림픽에서 5개 종목 금메달을 모두 석권한 양궁 대표팀을 위한 환영 만찬이 개최됐다. 대한양궁협회장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회장은 “우리가 쌓아온 자랑스러운 전통을 지키고 계승해 나간다면 한국 양궁의 위대한 역사는 계속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현대차그룹과 대한양궁협회는 27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2024 파리 올림픽 양궁대표 선수단 환영 만찬을 열고 양궁 대표팀 선수단의 활약을 축하했다. 양궁 대표팀은 파리 올림픽에서 여자 단체전 10연패와 남자 단체전 3연패, 혼성 단체전 2연패, 그리고 남·여 개인전 금메달 등 5개 종목 모두 금메달을 획득했고, 남·여 개인전에서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더해 총 7개의 메달을 수확했다.환영 만찬에는 정의선 회장과 국가대표 선수단, 홍승진 양궁 국가대표팀 총감독을 비롯한 지도자, 지원 스태프, 상비군 선수, 역대 메달리스트, 전국 시도협회 및 산하 연맹 양궁인, 초·중·고·대학교 및 실업팀 지도자, 선수단 가족, 양궁협회 관계자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과 대한양궁협회 후원사인 장재훈 현대차 사장, 송호성 KIA 사장,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 김걸 현대차그룹 사장도 참석했다.장영술 대한양궁협회 부회장의 파리 올림픽 성과 보고를 시작으로 막을 올린 이번 행사는 정의선 회장의 환영사와 장미란 2차관의 축사, 선수단을 위한 포상금 지급 행사 순서 등으로 진행됐다. 남·여 단체전에서 한국에 져 금메달을 놓쳤던 리자만(중국), 장 샤를 발라동(프랑스)이 한국 양궁 대표팀의 이번 대회 성과를 축하하는 깜짝 영상 인사말을 전하기도 했다.정의선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역사에 길이 남을 한국 양궁의 대기록들은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다. 승패를 가른 것은 끊임없는 연습과 노력, 틀을 깨는 훈련을 통해 만들어 놓은 아주 작은 차이”라며 “이런 차이는 선대 협회장님들의 양궁에 대한 애정과 지원, 수많은 양궁인들의 경기력 향상을 위한 혁신적인 도전, 그리고 훈련의 과학화를 위한 오랜 연구 및 노력들이 결실을 맺은 것”이라며 감사를 표했다.이어 정 회장은 “그 누구보다 앞서 있었음에도, 그 누구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변화를 추구해 온 한국 양궁 고유의 성공 방식대로, 새로운 미래를 향해 과감히 도전해 나가야 할 때”라면서 “우리가 쌓아온 자랑스러운 전통을 지키고 계승해 나간다면 한국 양궁의 위대한 역사는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미란 문체부 차관은 축사에서 “양궁 국가대표 선수들 덕분에 저를 포함해 국민 모두가 무더위에도 정말 행복했다”며 “있는 힘껏 박수를 드리고 싶다. 그동안의 부담을 모두 내려놓고 오늘 만찬을 즐기시기를 바란다”고 축하했다.파리 올림픽에서 역대 최고 성적을 낸 선수들을 위한 포상금도 이날 지급됐다. 정의선 회장은 선수들은 물론 지도자와 지원 스태프, 양궁협회 관계자들을 포상했다.대한양궁협회에 따르면 남·여 개인전과 혼성 단체전, 남·여 단체전 등 3관왕을 달성한 김우진과 임시현은 포상금 세후 8억원의 포상금을 받는다. 남수현은 여자 단체전 금메달과 여자 개인전 은메달로 5억원, 이우석은 남자 단체전 금메달과 남자 개인전 동메달로 4억 5000만원의 포상금을 각각 받는다. 남·여 단체전 금메달 멤버인 김제덕과 전훈영도 3억 3000만원의 포상금을 받는다. 선수들은 부상으로 차량도 전달받는다. 선수들도 여자 양궁 대표팀의 금메달 슛오프 표적지를 액자로 제작해 정의선 회장에게 선물로 화답했다.김우진은 포상금의 사용 계획을 묻는 MC 질문에 “한 아이의 아버지이고 가장이다. 가정에 보탬이 되도록 유용하게 쓰겠다”고 했고, 이우석은 “결혼 자금으로 쓰겠다”고 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단상에 올라 마이크를 잡은 김우진은 “한국 양궁이 세계 최강의 자리에 있을 수 있던 것은 정의선 회장님의 양궁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었다고 생각한다. 언제나 양궁의 키다리 아저씨처럼 묵묵히 지원과 애정을 아끼지 않아 주셔서 감사드린다”며 “많은 기록을 세웠지만 이에 만족하지 않고 앞으로의 역사와 신화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더욱더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우진은 이번 대회에서 3관왕에 오르면서 통산 금메달 5개를 획득, 한국 선수 역대 올림픽 최다 금메달리스트가 됐다.맏언니 전훈영도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언제나 묵묵히 선수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걸 지원해 주시고 진심으로 응원과 격려를 해주시는 정의선 회장님, 이번 대회를 위해 큰 힘이 되어 주신 장영술 부회장님과 한규형 부회장님을 대한양궁협회 임직원 여러분, 사랑으로 지도해 주신 지도자분께도 감사드린다”며 “이번 성과는 저희만의 성과가 아니라 한국 양궁을 사랑해 주시는 모든 분들과 함께 이룬 거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계속 세계 무대에서 빛날 수 있도록 한결같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홍승진 양궁대표팀 총감독은 “선수들은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준비했고 이번 대회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이 모든 것은 선수들의 노력과 헌신, 매 순간 선수들을 진심으로 대해주시고 아낌없이 지원해주신 정의선 회장과 현대차그룹 응원과 성원이 한 데 모여 이뤄낸 결과”라면서 “김우진 선수가 인터뷰에서 '오늘 딴 메달은 과거로 묻어두겠다'고 했다. 자만에 젖어있지 않고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을 준비하겠다는 뜻이다. 이게 우리 한국 양궁이다. 우리는 바로 국가대표 선발전을 철저하게 준비해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나아갈 것이다. 항상 새로운 도전과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우리 모두가 하나로 뭉쳐 더 큰 꿈을 이뤄나갈 것”이라고 말해 참석자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그랜드 워커힐=김명석 기자 2024.08.27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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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회장, 양궁 '맏언니' 전훈영 직접 격려한 이유는

대한양궁협회장 겸 아시아양궁연맹 회장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여자 양궁대표팀의 '맏언니' 전훈영을 직접 찾아 격려했다.4일 대한양궁협회에 따르면 정의선 회장은 전날 양궁 여자 개인전 경기가 끝난 직후, 비록 메달은 획득하지 못했지만 대회 기간 내내 후배 선수들을 다독이고 이끈 전훈영에게 감사의 뜻을 전달했다.전훈영은 4년 전 도쿄가 첫 올림픽이 될 수 있었다. 메달 후보로 기대를 모았지만, 코로나19가 번지면서 올림픽이 별안간 1년 뒤로 밀렸다. 다시 실시한 국가대표 선발전에선 후배들에게 자리를 내줬다. 3년간 절치부심하며 다음 올림픽을 기약해야만 했다. 서른이 넘어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를 밟은 전훈영은 막상 대표팀에 선발되니 같이 뽑힌 2003년생 임시현, 2005년생 남수현과는 10살 안팎 터울이 나는 언니였다. 이들 역시 올림픽 첫 출전은 마찬가지였다. 전훈영은 언니로서 누릴 수 있는 특권을 내려놓으며 동생들을 살뜰히 챙겼다. 대표적인 사례가 파리에 도착해 선수단 숙소를 정할 때였다. 숙소가 2인 1실로 돼 있어 한 명은 다른 종목 선수와 같은 방을 써야만 했다. 한국식 ‘방장, 방졸’ 문화와 비춰보면 맏언니가 막내와 같은 방을 써야 하지만, 그는 다른 선택을 했다. 전훈영이 먼저 손을 들고 “탁구 선수와 방을 함께 쓰겠다”고 했다. 본인과 마찬가지로 첫 올림픽인 후배들을 위해서였다. 더군다나 태릉 선수촌 시절과 달리 최근에는 타 종목 선수와는 교류가 뜸하다. 코칭스태프 가운데 한 명이 “태릉 시절도 아니고 타 종목 선수와 열흘 넘게 있는 게 괜찮겠냐”고 묻자 전훈영은 “동생들이 편하게 지내면 나도 좋다”며 쿨하게 답했다고 한다. 경기장 안에서도 전훈영은 자신의 몫을 톡톡히 했다. 활을 빠르게 쏘기 때문에 단체전 1번 주자로 나섰다. 양궁 단체전에선 세트당 120초가 주어지는데, 선수 3명이 120초 안에 각 2발씩 총 6발을 쏴야 한다. 첫 주자가 활을 빨리 쏘면 두 번째, 세 번째 선수는 그만큼 시간 여유를 갖는다.지난달 28일 중국과의 여자 단체 결승전에선 5차례나 10점을 쐈다. 특히 연장 승부 결정전(슛오프)에서도 10점을 쏘면서 금메달 획득에 크게 기여했다. 2014년 이후 10년간 국제 무대와 인연이 없던 전훈영이 성인 무대에서 첫 금메달을 따낸 순간이었다. 개인전에서도 전훈영은 4강에서 금메달리스트 임시현과 마지막 세트까지 가는 접전(4-6)을 벌였다. 코칭스태프에 따르면 전훈영의 성격은 예민하지 않고, 오히려 유쾌하고 털털한 편이라고 한다. 단체전 때에는 가끔씩 엉뚱한 농담을 던지면서 동생들의 긴장을 풀어줬다. 개인전이 열린 지난 3일 낮에도 전훈영은 임시현에게 장난을 걸며 앵발리드 경기장으로 함께 걸어 들어갔다. 경기 결과에 따라 4강전에서 맞붙을 수 있는 상대였지만, 대표팀 동료이자 맏언니로서의 면모를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전훈영의 활약 덕분에 여자 양궁 대표팀은 단체전 10연패뿐 아니라 혼성전, 개인전까지 여자 선수들이 출전한 모든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국가대표 3명 모두 올림픽 첫 출전이라서 큰 경기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세간의 평가를 딛고 이뤄낸 성과다.전훈영은 지난 3일 취재진과의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양궁 대표팀을 향한 많은 걱정과 우려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전 종목에서 금메달 3개를 땄다”며 “부담이 컸는데 목표를 이뤄냈다. 팀으로 보면 너무 좋은 결과를 내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준비하는 동안 쉬지 않고 열심히 해서 후회는 없다. 후련한 마음이 제일 크다"고 덧붙였다. 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4.08.04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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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1호 금메달 오상욱, 오메가로부터 고급 시계 수령 [2024 파리]

2024 파리 올림픽에 나선 한국 선수단의 첫 번째 금메달리스트 오상욱(대전광역시청)이 고가의 손목시계를 받았다.올림픽 공식 타임키퍼 오메가는 4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시내 오메가 하우스에서 오상욱에게 씨마스터 다이버 300M-파리 2024 올림픽 기념 에디션을 선물했다”라고 전했다.오메가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첫 금메달을 딴 한국 남녀 선수 한 명씩 2024 파리올림픽 헌정 ‘씨마스터 다이버 300M’와 ‘스피드마스터 크로노스코프’를 선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오상욱은 지난달 28일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 결승에서 파레스 페르자니(튀니지)를 15-11로 제압하고 이번 대회 한국의 1호 금메달을 안긴 바 있다. 오상욱이 받게 될 씨마스터 다이버 300m은 1290만원 상당의 시계다.여자 선수 중에선 사격 국가대표 오예진(IBK기업은행)이 주인공이 됐다. 그는 1420만원 상당의 스피드마스터 크로노스코프를 받게 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예진은 같은 날 공기권총 10m 여자 결선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앞서 오메가는 2012년 런던 대회(사격 진종오)와 2014 소치 동계올림픽(스피드스케이팅 이상화),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남자 양궁대표팀)에서 가장 먼저 금메달을 딴 선수 1명에게 고급 시계를 전달했다. 이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쇼트트랙 황대헌, 최민정)에선 남녀 1명씩 총 2개의 시계를 선물했다.김우중 기자 2024.08.0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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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세트 내주고도 안 흔들린 전훈영, 개인전 64강 짜릿한 역전승 [2024 파리]

대한민국 양궁 여자 대표팀의 맏언니 전훈영(30·인천시청)이 양궁 여자 개인전 32강에 진출했다. 첫 세트를 내주고도 흔들리지 않고 내리 세 세트를 따냈다.전훈영은 2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64강에서 영국의 페니 힐리에 6-2(27-28, 28-26, 28-25, 29-25) 역전승을 거뒀다.첫 세트는 다소 흔들렸지만, 곧바로 집중력을 되찾으며 32강 진출권을 따냈다.전훈영은 1세트 두 번째 화살이 8점으로 향하면서 27점을 얻는 데 그친 반면, 상대는 10점 포함 29점을 쏘며 첫 세트를 빼앗겼다.2세트 첫 화살도 8점에 그쳤던 전훈영은 다행히 두 번째 화살부터 집중력을 완전히 찾았다. 두세 번째 화살이 모두 10점 과녁으로 향하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어 전훈영은 3세트에서도 10점 한 발과 9점 두 발로 28-25로 승리하며 승부를 뒤집었고, 4세트에서는 두세 번째 화살을 또 10점 과녁에 명중시키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파리(프랑스)=김명석 기자 2024.08.02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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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탈·광탈' 韓 감독 황당 경질한 인도 양궁, '세계 2위' 남자 단체도 1차전 탈락 [2024 파리]

한국인 감독에게 황당 경질 통보를 한 인도 양궁대표팀이 여자양궁 단체전에 이어 남자 단체전에서도 체면을 구겼다. 인도 남자 양궁대표팀은 지난 29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전 8강전에서 튀르키예에 2-6(53-57, 52-55, 55-54, 54-58)으로 패했다. 1세트에서 세 번째 주자인 베테랑 라이 타룬딥(세계랭킹 31위)이 7점을 쏘는 부진 끝에 1세트를 내줬다. 2세트에서도 8점만 세 발을 쏘며 끌려갔다. 3세트에선 튀르키예가 7점을 한 차례 쏘면서 기사회생했지만, 4세트에선 상대가 10점을 네 차례 쏘는 기염을 토하며 인도가 패했다. 인도는 남자 리커브 종목에서 한국에 이어 세계랭킹 2위다. 대만과 중국, 이탈리아, 튀르키예, 일본이 그 뒤를 잇고 있다. 하지만 인도는 첫 경기에서부터 탈락하며 체면을 구겼다. 앞서 28일엔 세계랭킹 8위 여자 양궁대표팀이 8강전 첫 경기에서 네덜란드에 패했다. 2세트에서 6점을 두 발이나 쐈고, 3세트에선 첫 발에 4점을 쏘면서 속절없이 패했다. 인도 여자 양궁대표팀은 28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전 8강전에서 네덜란드에 0-6(51-52, 49-54, 48-53)으로 패했다. 한때 세계랭킹 개인 1위에 올랐던 디피카 쿠마리(현 12위)도 2세트에서 6점을 쏘면서 패배를 막지 못했다. 인과응보일까. 인도 대표팀은 당초 한국의 백웅기 감독이 이끌었으나, 파리 대회 직전 백 감독에게 경질을 통보하면서 논란을 빚었다. 지난 23일 인디언 익스프레스 등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백 감독은 프랑스 파리에 도착해 경기장·선수촌 출입 신분증인 AD 카드 발급을 기다리던 중 인도올림픽위원회(IOA)로부터 "대표팀을 지휘하는 역할을 맡을 필요가 없다"며 귀국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양궁 대표팀 코치진에게 할당한 AD카드가 4장뿐인데, IOA는 파리에 코치 5명이 가 백 감독을 제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시 백 감독은 연합뉴스를 통해 "IOA가 부실하고 성급한 행정을 했다"며 분노하면서 "난 파리 올림픽을 위해 선수들을 훈련하는 계약을 했으나 중요한 시점에 감독직에서 물러나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윤승재 기자 2024.07.30 18:39
스포츠일반

‘양궁 10연패’ 정의선 회장, 전폭적 지원 약속…팬들은 “축구협회 맡아달라” 이색 반응까지 [2024 파리]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한국 여자 양궁대표팀의 올림픽 10연패와 관련, “할 수 있는 건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대한양궁협회장을 오랜 기간 맡고 있는 정 회장을 향해, 일부 축구팬은 “대한축구협회를 맡아달라”라는 이색적인 반응을 드러냈다.한국 여자 양궁대표팀은 29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중국을 5-4(56-53, 55-54, 51-54, 53-55, <29-27>)로 꺾고 우승했다. 임시현(한국체대) 전훈영(인천시청) 남수현(순천시청)이 지난 1988 서울 올림픽부터 이어온 대회 여자 단체전 우승 기록을 ‘10회 연속’으로 늘렸다. 단연 한국의 올림픽 출전 종목 중 최다 연속 우승 기록이다.이번 대표팀은 국제 메이저대회 경험이 전무하며 여러 우려를 받기도 했다. 임시현만이 아시안게임(AG) 경험이 있을 뿐, 전훈영과 남수현은 이렇다 할 경력이 없었다.하지만 이들은 대만·네덜란드·중국을 차례로 제압하며 시상대 가장 위에 섰다. 특히 네덜란드·중국과의 연속 슛오프에서도 흔들리지 않으며 웃음꽃을 피웠다. 손가락와 메달을 활용해 ‘10회 연속 우승’을 뜻하는 포즈를 취한 건 한국 여자 양궁의 입지를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자연스럽게 2005년부터 지금까지 대한양궁협회장을 맡고 있는 정의선 회장을 향한 팬들의 시선이 모였다. 양궁 대표팀을 향한 정 회장의 지원은 이미 정평 나 있다. 특히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현지의 경기장과 똑같은 시설을 진천선수촌에 설립하는 등 정성을 들였다. 프로축구 전북 현대와 협의해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선 소음 훈련을 소화했고, 강바람을 만날 수 있는 남한강변에서도 환경적응 훈련을 도왔다. 파리에서는 스포츠클럽을 통째로 빌려 전용 연습장을 마련하기도 했다.정의선 회장은 시상식 뒤 “앞으로도 선수들의 기량을 살려 원하는 것을 쟁취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외쳤다. 추가 메달 전망에 대해선 “협회에서 3개를 예상했으니, 3개는 따야 하지 않나”라고 답했다.정의선 회장의 존재는 다른 종목인 축구에서도 화제가 됐다. 한국 여자 양궁의 금빛 화살 소식이 전해진 뒤, 대형 커뮤니티에서는 “축구협회를 맡아달라”라는 일부 팬들의 게시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현재 대한축구협회(KFA)는 정몽규 회장이 맡고 있다. 그런데 최근 A대표팀 사령탑 선임 논란과 관련, 이렇다 할 공식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아 팬들로부터 뭇매를 받고 있는 상태다. 김우중 기자 2024.07.29 14:30
자동차

현대차 40년 양궁사랑…여자 단체전 '10연패' 결실

한국양궁이 2024 파리올림픽 여자 양궁 단체전에서 10연패를 달성할 수 있었던 데는 현대차그룹의 40년간 후원이 한 몫했다는 평가가 나온다.29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대한양궁협회 회장사로, 1985년 정몽구 명예회장이 대한양궁협회 회장직을 맡으면서 한국 양궁과 인연을 맺었다. 대한양궁협회장은 2005년부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담당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대한양궁협회 추원은 국내 단일 종목 스포츠단체 후원 중 최장기간이다.현대차그룹은 2021년 도쿄 올림픽이 끝난 직후부터 대한양궁협회와 함께 파리올림픽 지원 방안을 논의했고, 파리 대회 양궁경기장인 앵발리드 경기장과 똑같은 시설을 진천선수촌에 설립했다.또 파리대회에서 예상되는 음향, 방송 환경 등을 적용해 모의대회를 다수 치렀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그룹이 개발한 개인 훈련용 슈팅 로봇과 일대일 대결을 펼치기도 했다.아울러 전북현대모터스와 협의해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소음 적응 훈련을 실시했고, 센강에 인접해 강바람을 만날 수 있는 앵발리드 경기장 특성을 고려해 남한강변에서 환경적응 훈련을 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파리 현지에서는 앵발리드 경기장에서 10㎞ 떨어진 곳의 스포츠클럽을 통째로 빌려 양궁 국가대표팀 전용 연습장을 마련했다.이 연습장에는 훈련과 휴식 공간이 모두 갖춰져 예선과 본선까지의 공백 기간 선수들은 이 곳에서 경기감각을 유지할 수 있었다.이 밖에도 그룹은 경기장에서 300m 거리에 의무 치료실, 라운지와 같은 별도 휴게 공간을 조성하고, 한식 등을 제공해 선수들이 현지 적응을 도왔다.특히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연구개발 역량을 활용해 양궁 훈련 장비와 훈련기법을 개발했다.개인 훈련용 슈팅 로봇에 더해 슈팅 자세를 분석하는 야외 훈련용 다중카메라, 활 장비 상태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휴대용 활 검증 장비, 직사광선을 반사하고 복사에너지 방출을 극대화하는 신소재를 적용한 복사냉각 모자 등이 대표적이다.또 3D 프린터로 선수 손에 최적화해 제작한 선수 맞춤형 그립, 비접촉 방식으로 생체정보를 측정해 선수들 긴장도를 파악하는 심박수 측정 장치 등도 여기에 포함된다.이런 노력은 한국 여자 양궁대표팀의 올림픽 단체전 10연패로 이어졌다. 정 회장은 29일(현지시각) 2024 파리올림픽 여자 양궁 단체전 시상식에 등장해 임시현(한국체대), 남수현(순천시청), 전훈영(인천시청)에 기념품을 전했다. 정 회장은 시상식 이후 기자들과 만나 "선수들이 부담도 컸을 텐데 잘해줬다”며 “앞으로 본인들의 기량을 살려 원하는 것을 꼭 쟁취할 수 있도록 선수들을 돕겠다”고 말했다.양궁 종목에서의 추가 금메달 전망을 묻는 말에는 "워낙 이 시합이라는 것이 어렵고, 간발의 차로 승패가 갈린다. 또 경쟁 상대들 실력이 올라가 더 많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대한양궁)협회에서 3개를 예상했으니 3개는 따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답했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4.07.29 12:45
스포츠일반

전훈영·남수현의 반란…역대 최약체 우려 지우고 '대업' 달성한 여자 양궁 [2024 파리]

프랑스 파리에서도 어김없이 애국가가 울려 퍼졌다. 36년 전 서울에서 시작된 양궁 여자 단체전 금메달 신화가 이어진 덕분이다. 경험 부족에 대한 우려 속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까지 들었던 여자 대표팀은 보란 듯이 반전 드라마를 썼다. 결말은 ‘올림픽 10연패’ 대업이었다.임시현(21·한국체대)과 전훈영(30·인천시청) 남수현(19·순천시청)이 호흡을 맞춘 여자 대표팀은 29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전 결승전에서 중국을 슛오프 접전 끝에 누르고 시상대 제일 위에 섰다. 앞서 선배들이 일궜던 올림픽 단체전 금메달 역사를 이 후배들도 당당히 이었다.대회 전부터 불안과 우려의 시선이 컸기에 더욱 값진 금메달이기도 했다. 실제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이번 여자 양궁 대표팀을 향해서는 유독 부정적인 전망이 끊이지 않았던 게 사실이었다. 치열한 국가대표 선발전을 거쳐 태극마크를 달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국제대회 경험이 워낙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실제 국제대회를 경험해 본 건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했던 임시현이 유일했다. 전훈영은 10여년 전 아시아그랑프리나 세계대학선수권대회 외에는 주요 국제대회 입상 경험이 없었고, 남수현은 심지어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선수였다. 파리 올림픽 국가대표가 확정된 직후부터 임시현을 제외하면 사실상 ‘무명’에 가까운 선수들이라는 평가가 나온 이유였다. 급기야 올림픽을 앞두고 월드컵 여자 단체전에서 잇따라 우승에 실패하면서, 올림픽 연속 우승 기록이 9회에서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점점 커져갔다. 이러한 평가를 선수들도 모를 리 없었다. 외부의 부정적인 시선 속 동생들을 이끌어야 했던 맏언니이자 리더인 전훈영은 특히 마음고생이 심했다. 그는 “나라도 우려가 됐을 것 같긴 하다. 나는 팬들이 못 보던 선수이기 때문”이라며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너무 힘들었다. 10연패 도전이 너무 부담이 됐고, 첫 메이저 대회 출전이라는 점에서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털어놨다.선수들이 할 수 있는 건 그저 묵묵히, 또 간절하게 올림픽 무대를 준비하는 것밖에는 없었다. 치열한 국가대표 선발전을 거쳐 스스로 얻어낸 태극마크의 자격을 증명하는 건 오직 자신들의 몫이었다. 전훈영은 “짧지 않았던 선발전과 평가전을 다 뚫고, 공정하게 선발돼 들어온 건데 어떡하겠느냐”라고 웃어 보였다. 남수현도 “마음은 무거웠지만, 그만큼 정말 간절히 준비했다”고 했다. 국제대회 메달보다 더 어렵다는 태극마크를 달 정도의 실력, 그리고 부단한 노력의 결실은 결국 파리 올림픽 무대에서 나왔다. 전훈영은 조준기가 잘 맞지 않은 대만과의 8강전에서 흔들렸지만, 재정비를 한 뒤엔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특히 중국과의 결승전에서는 9발의 화살 중 무려 6개가 10점 과녁을 뚫었다. 막내 남수현도 8강부터 결승까지 크게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힘을 보탰다. 여기에 임시현도 에이스다운 존재감을 더했다.경험 부족과 맞물려 역대 최약체로까지 평가받던 이들의 유쾌한 반란, 그 결과는 올림픽 10연패 대업 달성이었다. 마음고생을 금메달로 털어낸 전훈영은 “그동안 힘들었던 게 생각이 나서, 우승이 확정된 순간 눈물이 막 흘렀다”고 말했다. 남수현도 “10연패를 달성하게 돼 영광이고, 지금 너무 행복하다”며 뒤늦게 웃어 보였다. 선수들의 뜨거웠던 눈물, 감동적인 반전 드라마에 국민들의 박수도 쏟아졌다. 파리(프랑스)=김명석 기자 2024.07.29 12:01
스포츠일반

결국 눈물 쏟아낸 임시현…무거웠던 에이스 중압감, 금메달로 털었다 [2024 파리]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전 금메달이 확정된 순간. 임시현(21·한국체대)은 애써 참던 눈물을 끝내 참지 못했다. 감격적인 순간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그동안 짊어져온 중압감을 올림픽 금메달과 10연패라는 대업으로 털어내는 순간이기도 했기 때문이다.실제 임시현은 여자 양궁 대표팀의 명실상부한 ‘에이스’였다. 2003년생으로 나이는 어리지만 지난 항저우 아시안게임 3관왕 등 각종 국제대회에서 세계 최고의 실력을 뽐내온 덕분이다. 이번 대표팀의 최대 약점으로 경험 부족이 꼽혔으나 적어도 임시현만큼은 예외였다.자연스레 임시현이 에이스로서 짊어져야 하는 부담감은 더 클 수밖에 없었다. 전훈영(30·인천시청) 남수현(19·순천시청) 등 메이저대회가 처음인 다른 두 선수의 경험 부족 문제가 거론될 때마다 그 공백을 에이스 임시현이 채워야 한다는 기대도 컸다. 올림픽은 임시현도 처음이지만, 에이스라는 부담감까지 안은 채 나서야 했다. 29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전. 임시현은 그간의 중압감을 올림픽 금메달로 털어냈다.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는 단체전에서 세 번째 역할을 맡은 그는 8강과 4강을 거치면서 중요한 순간마다 에이스다운 존재감을 드러냈다. 물론 위기도 있었다. 중국과의 결승전이었다. 세트 스코어 4-2로 앞선 4세트, 임시현이 쏜 두 발의 화살은 모두 8점에 그쳤다. 특히 4세트 마지막 화살이 10점 과녁을 명중시켰다면 그대로 경기를 끝낼 수 있었으나, 그의 마지막 화살이 8점에 그치면서 결승전은 숨 막히는 ‘슛오프’로 이어졌다.3세트와 4세트를 잇따라 따낸 중국 쪽으로 분위기가 넘어갈 수도 있었던 상황. 그러나 임시현이 쏜 슛오프 마지막 화살이 9점과 10점 선에 걸쳤다. 판독 결과는 ‘10점’. 결국 한국은 중국을 슛오프 접전 끝에 29-27로 승리하고 정상에 올랐다. 올림픽 금메달을 확정하는 순간이자, 선배들이 일궈낸 올림픽 9연패의 역사를 10연패로 이어가는 순간이었다. 경기 직후 임시현은 애써 감추던 눈물을 쏟아냈다. 가장 큰 목표를 이뤄낸 것에 대한 성취감, 그간 에이스로서 느껴온 중압감을 견뎌낸 것에 대한 감정 등이 뒤섞인 눈물이었다. 그는 “결승전에서 8점을 잇따라 쐈을 때는 ‘바람 뭐지, 안 부는 거 아니었나’ 싶었다. 제가 8점을 쏘는 바람에 슛오프에 들어가게 됐다. 정말 많이 걱정이 됐다. 성공시켜야 하는 마지막 발이었다”면서 “정말 많이 긴장도 했다. 저희가 열심히 노력한 게 이 한 발로 무너지면 안 되니까 더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도전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 너무 행복하고 기분이 좋다”고 했다. 이어 임시현은 “대한민국 양궁에는 올림픽 10연패가 왕좌를 지키는 일이었다면, 멤버가 바뀐 우리에게는 새로운 도전이자 목표였다. 저희의 도전이 역사가 될 수 있음에 너무 감사하다”면서 “아시안게임과는 애초에 국민의 기대부터 달랐다. 기대가 다르니까 이게 진짜 큰 무대고 중요한 무대라는 걸 많이 느꼈다. 아시안게임 처음 임했을 때보다 조금 더 긴장감도 많이 갖고, 책임감을 가지고 준비했던 거 같다”고 돌아봤다.에이스로서의 중압감은 원동력으로 삼았다는 그다. 임시현은 “개인적으로 중압감이 없지 않았다. 에이스라고 해주시는 것에 너무 감사했지만, 그만큼 더 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게 저의 원동력이 됐다. 잘 된 것 같아 기분이 너무 좋다”며 “첫발을 잘 내디뎠으니 이제 남은 개인전이나 혼성전에서도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를 가지고 오고 싶다”고 덧붙였다. 임시현은 김우진과 호흡을 맞추는 혼성 단체전과 여자 개인전까지 3관왕에 도전한다.파리(프랑스)=김명석 기자 2024.07.29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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