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무더위 만큼 뜨거웠다, 배소현-박보겸이 만든 '3차 연장' 역대급 명승부 [IS 용인]
명승부였다. 무더위 속 치른 3차 연장에서도 두 선수는 흐트러지는 모습 없이 명승부를 펼쳤다. 배소현은 1일 경기도 용인시 써닝포인트 컨트리클럽(파72·총상금 8억원)에서 열린 KLPGA 투어 제13회 KG 레이디스 오픈 마지막날 3차 연장 접전 끝에 박보겸(26·안강건설)을 제치고 우승했다. KG 레이디스 오픈은 3년 연속 연장전을 통해 우승자가 가려지는 명승부을 연출했다. 18번 홀에서 극적인 연장전이 확정됐다. 배소현이 박보겸과 14언더파 공동 선두로 먼저 경기를 끝낸 가운데, 챔피언조인 박보겸이 세 번째 어프로치 샷을 홀컵 가까이 붙이며 버디 찬스를 맞았다. 하지만 박보겸이 1.6야드(약 1.4m)의 짧은 버디 퍼트를 놓치면서 연장 승부로 이어졌다. 연장전에서 명승부가 펼쳐졌다. 1차 연장전부터 엎치락뒤치락했다. 배소현의 티샷이 페어웨이 왼쪽 러프에 떨어진 다운데, 박보겸은 페어웨이를 지켰다. 세컨드 샷은 달랐다. 배소현은 페어웨이 한가운데에, 박보겸은 러프에 공을 떨어뜨렸다.
어프로치샷은 박보겸이 더 정확했다. 박보겸이 어프로치샷을 홀컵과 0.4야드(약 0.37m) 떨어뜨렸다. 배소현은 9.9야드(약 9m)에 떨어진 곳에 공을 떨어뜨리면서 희비가 엇갈리는 듯했다. 그러나 배소현이 9m의 롱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면서 2차 연장전으로 경기를 끌고 갔다. 2차 연장전은 전략이 달랐다. 박보겸은 투온그린(샷 두 번 만에 공을 그린 위에 올리는 일)을 노렸고, 배소현은 안정을 택했다. 배소현의 티샷이 또 왼쪽 러프에 떨어지면서 불안한 시작을 펼쳤지만 페어웨이로 잘 빠져 나오면서 두 선수 모두 무난한 버디로 2차 연장전을 마쳤다. 티박스와 핀 위치를 바꾼 3차 연장전에선 오히려 배소현이 투온그린을 시도해 성공했다. 세컨드 샷을 프린지에 떨어뜨리면서 버디를 노렸다. 박보겸은 세 번째 샷 만에 그린 위에 공을 올렸지만 홀컵과 24.7야드(약 23m) 떨어진 곳에 공이 위치하면서 버디가 어려워졌다. 그 사이 배소현이 1.5야드(약 1.4m) 거리에 공을 위치시킨 뒤 네 번째 샷만에 버디에 성공, 배소현이 명승부를 우승으로 매조지었다.
명승부 끝 아쉬운 준우승, 하지만 박보겸은 웃었다. 경기 후 박보겸은 "18번 홀 버디 퍼트는 아쉬웠지만, 여기까지 온 내 자신을 칭찬해 주고 싶다. 연장 승부라는 압박에서도 좋은 샷을 쳤기 때문에 잃는 것보다 얻어가는 게 더 많은 시합이었다"라며 활짝 웃었다. 배소현은 "1~2차 연장에서 티샷 때 마음대로 안됐다. 2차 연장 티샷은 뒤땅을 맞기도 했다. 3차 연장 때는 티박스를 가까이 옮기면서 정타로 페어웨이에만 올리자고 생각했다. 페어웨이에 잘 들어가서 핀을 공략할 수 있었다"라며 당시를 돌아봤다. 용인=윤승재 기자
2024.09.01 17: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