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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세븐틴 준, 中 상하이국제영화제 레드카펫 밟았다

그룹 세븐틴 준이 중국 상하이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았다.준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상하이 대극장에서 개최된 27회 상하이국제영화제 개막식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준이 출연한 ‘포풍추영’을 연출한 래리 양 감독을 비롯해 량자후이, 장쯔펑 등이 함께했다.준은 백스테이지 인터뷰에서 “‘포풍추영’ 촬영은 멋진 작업이었을 뿐 아니라 제게는 꿈을 이루는 여정이자 두 거장 성룡(청룽)과 량자후이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경험이었다”며 “두 선배님은 물론,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주신 래리 양 감독님에게 감사드린다. 작품에 참여할 수 있어서 너무나도 행복했다”고 말했다.지난 1993년 시작된 상하이국제영화제는 중국 영화제 가운데 유일하게 국제영화제작자연맹(FIAFP)의 인증을 받은 권위 있는 행사다. 준은 데뷔 후 처음으로 이곳에 초대받아 배우로서 한층 높아진 위상을 보여줬다. 오는 8월 15일 중국에서 개봉하는 ‘포풍추영’은 악명 높은 범죄자 집단과 이들을 추적하는 경찰의 치열한 대결을 다룬 범죄 수사물이다. 준은 극중 빌런 집단 양자단의 핵심 멤버 후펑(胡枫) 역을 맡아 청룽, 량자후이 등 전설적인 배우들과 호흡을 맞췄다. 앞서 이 작품은 지난달 개최된 제78회 칸영화제 필름 마켓에 출품, 아시아를 비롯해 유럽, 라틴 아메리카 등 전 세계 영화인들에게 높은 관심을 받았다. 현지 반응도 뜨겁다. 지난 10일 첫 트레일러가 공개되자 준의 본명 문준휘를 포함해 ‘포풍추영’ 연관 키워드가 웨이보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했다. 준은 영상에서 정장 차림으로 속도감 넘치는 액션을 소화하는 것은 물론, 청룽과 1대 1로 맞붙는 고난도 격투 연기까지 소화했다.준은 지난 2006년 영화 ‘들개’에 출연, 이듬해 홍콩영화감독회에서 최우수 신인상을 수상했다. 또 제27회 홍콩영화 금상장 최고 신인배우 부문에 중국 아역 배우 최초로 노미네이트됐다. 2023년에는 청춘 로맨스 드라마 ‘독가동화’로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콘텐츠어워즈&글로벌 OTT 어워즈에서 인기상을 받은 데 이어, 지난해 판타지 코미디 시대극 ‘운귀희사’에서 주인공 문량진 역을 맡는 등 꾸준히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왔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6.15 13:50
영화

‘소주전쟁’ 유해진 ”어떻게 살 것인가 물었죠”… 흥행보다 값진 의미 [IS인터뷰]

“자극적이거나 오락적인 영화가 주된 흐름이지만 이런 영화도 참 의미 있다고 생각해요.”유해진이 흥행보다 값진 메시지를 ‘소주전쟁’의 미덕으로 이야기했다. 징검다리 연휴와 차기작 촬영 일정상 작품 개봉 2주차에 일간스포츠와 만난 그는 “소주에 대한 이야기라 친근하고 좋았다”며 “우리나라는 빈부를 떠나 술에서는 평등한 나라라는 말이 있던데 맞는 것 같다”고 운을 뗐다.지난달 30일 개봉한 ‘소주전쟁’은 1997년 IMF 외환위기 당시 부도 위기의 소주회사가 글로벌 투자회사의 계획대로 헐값에 매각되기까지의 과정과 그 속의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극중 유해진은 애사심 깊은 소주회사 재무이사 표종록으로 분해 글로벌 투자사 젊은 피 인범(이제훈)과 신구 가치관 대결을 펼쳤다.배경은 1997년이지만, 종록과 달리 회사보다 자신이 중요한 인범은 ‘MZ세대’와도 통한다. 유해진은 “그 지점을 보면 기획했던 대로 흘러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마치 할리우드 영화인 양 영어나 경제 단어가 어려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서 나도 최대한 풀어서 연기하고자 했다. 후반작업에서도 그래프나 자막으로 처리하면서 명료해지고 훨씬 쉬워졌다”고 부연했다.극중 종록은 이타적이고 회사만을 우선하는 터라 가족, 심지어 그 자신도 후순으로 밀린다. 유해진은 “공감되는 부분도 그렇지 않은 것도 있었다. 나라면 그렇게까진 안 살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90년대엔 실제로 그런 아버지상이 많았다고 떠올리면서 유해진은 “내가 만약 가정이 있는데 직업상 지방에 많이 가고 생활이 불규칙하더라도 가족을 뒷전으로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내가 계속 영화를 할 수 있는 건 가정을 안 꾸려서일 수도 있겠다”고 털어놨다.“요즘 ‘소주전쟁’ 무대인사 온 손님들한테도 그런 이야기를 했죠. ‘내가 살고 있는 방향이 맞는 건가’ ‘어디에 가치를 두고 나아가는 건가’를 한번쯤 생각하는 시간을 준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영화 같아요.” 글로벌 투자사 직원으로 분한 후배 이제훈의 영어 실력을 치켜세운 그는 할리우드에서 날아온 배우 바이런 만과의 소통 에피소드도 전했다. 유해진은 “서로 관심사가 같아 테니스 이야기를 나눴는데 어떨 땐 묻는 것도 조심스러웠다. 내가 영어 잘하는 줄 알고 답변을 길게 하더라”며 “현장 편집을 바로 하는 우리나라 시스템을 좋아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확실히 K컬처 영향력이 느껴져요. 해외 배우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작업하는 것을 상당히 좋아하는 것 같고, 요즘은 우리나라에서만 잘해도 자동으로 글로벌이 되는 것 같아요. 저는 외국 작품에 출연하지 않았는데도 미국에서 택시 기사가 ‘럭키’를 봤다며 알아보시더라고요.”‘소주전쟁’으로 확인한 값진 의미들에 비해 흥행세에는 못내 아쉬움을 표했다. 특히 지난 4월 흥행작 ‘야당’에 이은 연타석이었기에 관객 온도차를 실감하고 있는 유해진이다. 그는 “극장 상황이 좋지 않은데 청소년 관람불가 ‘야당’이 (누적 관객)300만 명을 넘긴 건 엄청나고 감사하다”면서 “‘소주전쟁’은 필요한 영화고, 나쁘지 않은데, 마음이 좀 그렇다”고 주연 배우로서의 책임감에 말을 흐렸다.제작 과정에서 불거진 연출 크레딧 분쟁으로 개봉이 연기되는 우여곡절로 걱정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소주전쟁’은 영진위 집계 기준 지난 14일까지 27만 명이 감상했다.“전 작품 하나 나오면 생명체 같단 생각이 들어요. 풍파가 있어도 꿋꿋이 잘 살아남았으면 하죠. 깨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 없듯 제게 ‘소주전쟁’도 그런 작품인데 관객들이 잘 봐주셨으면 합니다.(웃음).”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6.15 09:55
영화

유해진, 우여곡절 ‘소주전쟁’…“의도 대로 완성, 풍파 속 살아남길” [인터뷰①]

유해진이 ‘소주전쟁’ 개봉 소감을 밝혔다.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는 영화 ‘소주전쟁’에 출연한 유해진의 인터뷰가 진행됐다.이날 유해진은 개봉보다 두 주 늦어진 인터뷰와 관련 “영화가 흥행이 잘됐으면 아주 좋은 효과인데 좀 아쉽긴 하다. 개봉이 급작스럽게 잡힌 편이고 개봉일도 변동됐었다”며 “제가 이미 잡힌 (차기작)촬영 날짜가 있다 보니 빼고 뺐는데도 (인터뷰를 바로) 못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개봉한 ‘소주전쟁’은 개봉 과정에서 감독 크레딧 관련 분쟁도 겪었다. 그럼에도 유해진은 “이야기는 전달이 기획대로 된 것 같다”며 “저는 종록을 연기했는데 요즘 세대는 이제훈이 연기한 인범 역에 더 공감이 될 거라는 생각을 했고, 그런 타깃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에선 기획대로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시나리오보다 좀더 명료하고 쉽게 만드는 작업은 있었다고 한다. 유해진은 “제일 큰 걸림돌이 경제용어처럼 어려운 걸 어떻게 관객들에게 풀어서 보여줄까였다”며 “후반작업에서는 그래프 올라가는 장면, 자막으로 최대한 보완했는데 저도 현장에서 그런 아이디어들을 냈다. 초점은 ‘가치관을 어디 둘 것인가’에 맞춰야 하지, 영어나 경제 단어, 마치 할리우드 영화인 양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덕분에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명료해졌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요즘 2030 관객은 오락적인 것에 익숙하고 그를 추구하다보니 쉽게 가고자 했다. ‘소주전쟁’도 결과물이 많이 쉬워진거다”라고 강조했다.지난 4월 ‘야당’으로 흥행을 맛봤던 유해진은 “작품이 하나 나오면 생명체 같단 생각이 든다. 풍파가 있어도 잘 살아 나갔으면, 다른 작품이 치고 나와도 꿋꿋이 살아남았으면 하는 느낌이 드는데 ‘소주전쟁’도 잘 살아남았으면 한다”고 감회를 덧붙였다.한편 ‘소주전쟁’은 1997년 IMF 외환위기, 소주 회사가 곧 인생인 재무이사 종록(유해진)과 오로지 성과만 추구하는 글로벌 투자사 직원 인범(이제훈)이 대한민국 국민 소주의 운명을 걸고 맞서는 이야기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6.09 11:09
생활문화

뉴씨에프씨,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공식 리무진 수송사로 선정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 뉴씨에프씨(New CFC Inc., 공동대표 박지선·전성욱)가 2025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의 공식 리무진 수송사로 선정됐다. 이번 협약을 통해 뉴씨에프씨는 영화제 기간 동안 국내외 영화인 및 주요 VIP의 전용 이동 수단을 맡게 된다. 고급 리무진 차량을 투입해 공항과 호텔, 행사장 간 동선을 전담한다.뉴씨에프씨는 벤츠 스프린터, BMW 7시리즈와 X7, 제네시스 GV80 등으로 구성된 프리미엄 라인업을 활용한다. 영화제 참가자들에게 프라이빗한 이동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영화제 운영위원회는 수송 파트너 선정 배경으로 기사 응대, 서비스 품질, 의전 경험 등에서 우수한 평가를 언급, 뉴씨에프씨의 전반적인 운영 역량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이번 영화제 외에도 뉴씨에프씨는 최근 외국인 환자 대상 의료관광 수요에 대응해 강남 주요 성형외과 및 병의원들과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해 공항-병원-호텔 간 전용 수송망을 구축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자사 스마트 모빌리티 애플리케이션을 오는 하반기 출시할 계획이다. 차량 예약부터 병원 연계, 고객 관리까지 전 과정을 시스템화해 서비스 효율성을 높일 방침이다.또한 플랫폼 운송사업 ‘타입1’ 허가 취득을 추진 중이다. 이는 의료관광 수송의 제도적 기반 확보를 위한 것. 공동대표 박지선·전성욱은 “글로벌 문화행사와의 협업은 브랜드가 지향하는 고품격 모빌리티 경험을 실현하는 계기”라며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고객의 첫인상을 결정짓는 서비스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한편 뉴씨에프씨는 현재 서울, 부천, 인천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병원, 호텔, 국제행사 운영기관들과 정액제 기반 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프리미엄 리무진을 중심으로 의료관광과 글로벌 의전 수송을 아우르는 복합형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입지를 넓히고 있다. 2025.06.05 09:30
영화

‘씨너스: 죄인들’ 기똥차다, 이 영화 [정시우 SEEN]

무엇을 상상하든 예상을 비껴간다. 어떤 장르를 예상하든 비상하게 비튼다. 액션 영화인 듯하다가, 호러로 변모했다가, 뱀파이어물로 급커브를 꺾더니, 음악 영화로 기분 좋게 전복해 버리는 배짱도 두둑하다. 가장 놀라운 것은 온갖 장르가 잡탕처럼 섞였는데, 난삽하기는커녕 그만의 개성으로 승화된다는 점이다. 흥행과 비평 모두를 잡으며 할리우드에서 입소문을 탄 ‘씨너스: 죄인들(이하 ‘씨너스’)’ 이야기다. 때는 바야흐로 인종차별이 횡행하던 1932년. 스모크와 스택(마이클 B. 조던) 쌍둥이 형제가 고향 클락스데일로 돌아온다. 금의환향은 아니다. 평판이 어찌나 안 좋은지, 그들의 이름만 들어도 벌벌 떠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거나 말거나 형제는 고향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는 참이다. 흑인들을 위한 술집인 ‘주크 조인트’를 통해서다. 술집 개장을 준비하며 형제는 사람들을 끌어모은다. 이중엔 음악에 천재적인 소질이 있는 사촌동생 새미(마이클 케이턴)도 있다. 여기서 잠시 영화의 문을 여는 내레이션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전설에 따르면, 진실된 음악으로 생과 사의 경계를 허무는 이들이 있다. 이 재능은 공동체를 치유하는 힘이 있지만, 악(evil)을 불러들이기도 한다.” 이쯤이면 예상하겠지만, 새미는 생과 사를 허무는 능력을 지닌 사람이다. 영화는 새미의 능력을 주크 조인트에서 열리는 첫 공연에서 환상적인 미쟝센에 녹여 보여준다. 생과 사뿐 아니라 시간과 인종까지 허물어 버리는 이 장면에는 블루스부터 브레이킹 댄스, 힙합, 심지어 경극까지 어우러져 전에 본 적 없는 초자연적인 환상적 순간을 만들어낸다. 그 능력이 어찌나 충줄한지, 새미의 음악이 ‘험한 것’들까지 깨워버리는 게 함정이지만. 그렇게 주크 조인트가 개장한 날, 초대받지 않은 손님들의 등장으로 현장은 난장판이 된다. ‘씨너스’를 연출한 라이언 쿠글러는 ‘겟 아웃’ ‘어스’ ‘놉’의 조던 필과 함께 블랙 시네마의 선두주자 역할을 하는 입지적인 인물이다. 들어본 적 없다고? 마블의 ‘블랙팬서’를 만든 감독이라고 하면 ‘아, 그 감독’ 이라고 끄덕일 이들이 많을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흥행은 물론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후보에까지 오른 ‘블랙팬서’는 흑인 커뮤니티에선 자긍심으로 기록돼 있다. ‘블랙팬서’만이 아니다. 라이언 쿠글러는 데뷔작 ‘오스카 그랜트의 어떤 하루’에서 경찰 총에 맞아 사망한 한 인물을 통해 인종 차별을 깊이 코멘트 했으며, ‘그리드’에서는 백인 중심 서사로 퍼져 있는 록키 신화를 흑인의 시각에서 재해석 해내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이번 영화를 통해 쿠글러는 자신의 이력을 다시 한번 크게 점핑 시킨다. 다만 ‘씨너스’는 모든 관객에게 흥분과 감흥을 전이시키는 작품은 아니다. 장면 곳곳에 은유와 상징이 숨어 있는데, 흑인 문화에 대해 지식 여부에 따라 재미가 크게 벌어질 여지가 있다. 영화의 배경인 미시시피부터가 그렇다. 아프리카 흑인 노예가 창조한 블루스가 탄생한 지역이 바로 미시시피다. 목화밭에서 일하며 온갖 차별을 견딘 이들이 노동요처럼 부른 노래 말이다. 단순한 음악을 넘어 흑인들의 한이 서린 블루스는 ‘씨너스’에서 하나의 주인공으로 기능한다.이 영화의 특이점 중 하나는 얼핏 보면 빌런으로 보이는 뱀파이어 렘믹에게서 온다. 그는 아일랜드계 백인이다. 이것이 왜 중요한가. 잠시 역사적 맥락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역사에서 아일랜드계 백인은 하얀 흑인이라고 불릴 만큼 차별을 받아온 집단이다. 그런 피해자 집단이 또 다른 피해자 집단인 흑인 공동체와 대치하는 이 영화의 큰 구성은 ‘선’과 ‘악’의 이분법에 거리두기를 하며 복합적인 감정을 안긴다. 장르의 규칙을 어느 정도 수락하는 동시에 비트는 방식으로 새로운 타입의 뱀파이어물을 만들어낸 셈이다. 어쩌면 이 영화의 진짜 매력은 온갖 장르 컨벤션을 전복시키고 뒤섞는 데 있지 않다. 그건 인간의 언어로 규정하기 불가능한 기이한 공기에서 나온다. 일견 난해한데 대단한 흡입력을 쥐고 있고, 불친절한데 계속 지켜보게 한다. 여러모로 ‘씨너스’는 향후 뱀퍼이어물의 또 하나의 사례로서 끈질기게 소환될 작품임이 틀림없다. 기똥찬 영화다. 정시우 칼럼니스트 2025.06.05 06:00
영화

영화계, 재정 지원에 한목소리…“영화로운 날들 위해” [이재명 정부에 바란다]②

12.3 비상계엄 사태로 반년 가까이 이어진 행정 공백 끝에 4일 이재명 정부가 출범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50%에 가까운 득표율로 정권 교체를 이뤄내며, 변화를 바라는 국민의 목소리에 응답했다. 새 정부 탄생에 대중문화계에도 모처럼 긍정의 기운이 감돈다. 후보 시절 관련 정책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섰던 만큼 대중문화 발전을 위한 소통도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일간스포츠는 ‘이재명 정부에 바란다’는 타이틀 아래 방송·영화·가요 최전선에 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엔터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함께 짚어봤다. <편집자 주> 한국 영화계는 지난 몇 년간 극심한 침체기를 겪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관객수는 급격히 줄었고, 정부의 제작 지원도 반토막 나면서 산업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흥행작 부재와 제작 중단의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 이에 영화 산업 종사자들은 새 정부에 실질적 재정 지원과 함께 각종 제도 보완에 앞장서 달라고 입을 모았다.먼저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한국영화촬영감독조합(CGK), 한국영화배우조합,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SGK) 등 국내 약 20개 영화 단체가 모인 영화산업위기극복영화인연대(이하 영화인연대)는 이재명 정부에 △5년간 1조 투자 △AI 활용한 영화산업 기초체력 강화 및 혁신 △영화 독립 교과 추진 △독립영화 시장점유율 10% 달성을 통한 영화 생태계 구축 △영화계 공정 환경 조성을 요청했다. 백재호 영화인연대 공동대표 겸 한국독립영화협회 이사장은 “새 정부가 우리의 영화로운 날들을 다시 누릴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과 실질적인 제도 개선에 힘써주시길 바란다”며 “스크린 독과점과 홀드백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고, 독립 및 중소 영화가 지속 제작, 개봉되는 환경 조성에 나서달라”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 정부에서 훼손된 영화 정책 거버넌스를 바로잡고, 영화진흥위원회 독립성과 공공성을 회복해 현장 신뢰를 다시 세우는 일에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주길 요청드린다”고 당부했다.이동하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PGK) 대표 겸 영화사 레드피터 대표는 “(영화) 산업을 살리는 것이 먼저”라고 강조하며 “PGK 입장에서는 영화 기획 개발비 증액이 시급하다. 이것이 가능해야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 또 미래 지향적인 관점에서 영비법(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냈다.유현택 영화수입배급사 협회장 겸 그린나래미디어 대표는 재정 지원이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유 협회장은 그간 정부 차원의 외화 수입 지원이 전무했던 점을 짚으며 “수입 영화도 한국 영화산업에 이바지해왔지만, 오랜 시간 소외됐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산업구조가 재편되며 수입배급사들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도움을 받을 활로가 전혀 없다”고 토로했다. 유 협회장은 지금의 위기를 타개할 대안으로 중소 수입 영화에 한한 세제 감면 혜택, 영상등급위원회 심의료 인하 등을 언급하며 “정부 차원의 재정 지원으로 위축된 산업에 활로가 생기고, 영화의 다양성을 지킬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영화제들 역시 예산 증대를 첫 번째 요청 사항으로 꼽았다. 지난 정부에서 국내영화제 육성 지원 사업, 국제영화제 육성 지원 사업으로 나뉘어 운영됐던 영화진흥위원회 사업이 하나로 통합되면서, 지난해 정부 지원을 받는 영화제는 기존 40여개에서 10개로 줄었다. 예산 규모 역시 24억원으로, 전년(52억원) 대비 54%가량 줄었다. 박광수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은 “부산국제영화제의 경우 올해 예산이 3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됐다. 보통 예산은 점점 늘어나는 것이 정상인데 영화제 예산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여기에 따른 어려움이 상당하다”며 “부산국제영화제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영화제가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다. 축소된 정부 예산이 원상 복귀되길 희망한다”는 바람을 전했다.극장을 대표하는 한국영화관산업협회도 의견을 피력했다. 신한식 한국영화관산업협회 본부장은 “우리 협회는 한국영화산업의 위기 상황을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새 정부에 △규제개혁 및 투자 확대를 통한 생태계 선순환 근간 마련 △관람 문화 조성을 위한 관람객 지원 △중장기 비전 및 계획 수립을 통한 영화산업 보호 및 진흥 정책 수행을 요청했다.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6.04 18:00
영화

‘기타맨’ 이선정 “차에 갇혀있던 故김새론, 마음 따뜻한 천생 배우” [IS인터뷰]

“새론 양이 빨리 복귀하길 바랐고 독립영화를 통해 자숙하는 모습 보여주길 바랐죠. 제가 예뻐한 배우라 제 나름 전략이었어요.”세상을 떠난 배우 고 김새론의 마지막 모습을 담아낸 ‘기타맨’의 감독 겸 상대역 이선정은 최근 일간스포츠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처럼 말하며 애도를 표했다.30일 개봉하는 ‘기타맨’은 각박한 현실에 좌절한 무명 기타리스트 기철(이선정)이 밴드 볼케이노 멤버들을 만나 다시 일어서는 여정을 그리는 이야기다. 선정제약의 대표이자 이선정밴드를 이끄는 이선정이 직접 기획부터 제작, 연출, 주연까지 맡은 그의 인생 첫 ‘영화’다.이선정은 “영화인으로 기록되자고 영화를 찍은 건 아니다”라며 “밴드로 9장의 앨범을 냈는데 우리나라 음악 현실에선 주목받기가 어려웠다. 오랜 기간 한 우물을 판 건 마찬가지인데 영화인과 달리 뮤지션은 조명받기가 어렵단 생각이 들어 대중에게 닿고자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평생 밴드하다 죽는 게 작은 소망이에요. 방송도 나가보고 노력해도 현실이 각박하더라고요. 음악을 알리기 위해 영화를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새론 양을 알게 됐는데 개봉 전 안타까운 일이 생겨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죠.” ‘기타맨’은 그의 곡으로 채워진 음악영화면서 국내의 모든 녹록지 않은 밴드 뮤지션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대형자본으로 만든 아이돌이나 젊은이들이 열광하는 힙합에 비해 덜 주목받는 현실을 겪어본 ‘제약회사 대표’ 아닌 ‘밴드맨’ 이선정의 경험담이기도 하다. ‘영화’라면 충분히 강한 어조로 꼬집을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뮤지션과 연예인은 다르다고 생각해요. 자기가 곡 쓰고 색깔로 노래해야 밴드 음악이듯 연기도 내가 해야 그 진정성이 있는 작품이었어요. 배우 이름값이 부족하기도 하고, 제 연기도 부족하니 ‘쟤 뭐야?’라는 분도 있겠죠. 물론 ‘어떻게 김새론과 해보려고 했네’라는 말까지 감수한 거예요.”지난 2월 김새론의 갑작스러운 비보가 전해졌다. 그럼에도 ‘기타맨’의 5월 개봉을 감행한 건 김새론과의 약속 때문이었다. 이선정은 “심하게 말하자면 ‘죽은 사람 상업적으로 이용한다’는 걱정과 만류가 있었다. 하지만 전 떳떳하고, 그럴 이유도 없다. 소신대로 했다”며 “김새론과도 ‘독립영화 통해 좋은 모습 보여주고 차차 올라가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나눴다”고 강조했다.김새론이 연기한 키보드 연주자 유진은 사실 40대 여성 설정이었으나, 그마저 바꿀 만큼 첫 미팅에서 김새론의 열정이 뜨거웠다고 했다. 출연 결정이 나기도 전 시나리오를 외워오듯 준비해 왔으며 함께 아이디어를 낼 정도로 적극적인 배우였다. 김새론을 두고 ‘천생 배우’라고 말한 이선정은 “현장에서 모두와 친구였고, 힘들고 무거운 걸 같이 들어주려 하는 찾기 힘든 배우였다. 본인의 인지도를 상관하지 않는 겸손하고 마음 따뜻한 친구”라면서도 “촬영 외에는 너무 차 안에만 갇혀 모습을 드러내고 싶어 하지 않았다. 심적으로 불안해 했던 거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김새론이 당시 음주운전 사고 논란 이후였기에 영화 스태프들과 다 함께 가진 술자리에서 물컵에 술을 따르기도 했으며, 가짜 아르바이트 설과 달리 실제로 당시 카페에서 근무했기에 촬영으로 부재를 증빙할 서류를 요청하기도 했다고 떠올렸다.“고인은 아무 이야기를 안 하는데 최근 여러 논란이 전 견디기 힘들었어요. 그래서 새론 양 팬들에게 웃는 모습을 보여주며 화제를 돌리고 싶었죠. OST ‘아픔없는 세상’ 수익 기부도 진행하게 됐고요.”‘기타맨’을 선보인 후 이선정은 ‘음악인’으로서 영화에 도전하고자 하는 청사진도 공유했다. 공교롭게 고 김수미의 유작이 된 코미디 영화 ‘홍어의 역습’과 그림자에 머물러 있지만 한 획을 그은 50대 뮤지션들을 한자리에 모은 다큐멘터리와 앨범을 준비 중이다.“가끔은 부족해도 길거리 야장만의 감성이 있고, 소주에 김치찌개를 먹고 싶을 때도 있잖아요. 그게 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5.30 05:47
영화

“유아인 리스크, 유쾌함으로 상쇄할 것”…티키타카 ‘빵’ 터진 ‘하이파이브’ 출사표 [종합]

마블 부럽지 않을 한국형 초능력 코미디가 탄생했다. 세대 불문 ‘믿보배’들의 찰떡 호흡 캐릭터 잔치 ‘하이파이브’다. 26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하이파이브’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강형철 감독과 배우 이재인, 안재홍, 라미란, 김희원, 오정세, 박진영이 참석했다.작품은 장기이식으로 우연히 각기 다른 초능력을 얻게 된 다섯 명이 그들의 능력을 탐하는 자들과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코믹 액션 활극이다. ‘과속스캔들’ ‘써니’의 강형철 감독이 연출했으며 ‘스윙키즈’ 이후 7년 만 신작이다.이날 강 감독은 “이번엔 정체성이 오락영화인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며 “이런 정체성으로 만들겠다는 기회가 왔고, 확신과 모두의 합의가 있었다. ‘재밌는 영화는 이렇게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번 영화를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인간의 몸속 장기들 중 심장, 폐, 간, 신장, 각막에 대응하는 능력을 갖게 된 이들이 팀 ‘하이파이브’를 이룬다. 고등학생부터 청년, 장년까지 연령대도 폭넓다. 이들이 펼치는 빠른 속도의 코미디 티키타카가 일품이다. 이와 관련 강 감독은 “인물을 설정해 두고 백지 안에 풀어둔다. 그들이 말하고 움직이는 걸 기록하다 보면 살아있는 캐릭터들이 저를 이끌어주고 영화를 완성 시킨다”고 재미 비결을 밝혔다. 폐를 이식받은 작가 지망생 지성 역 안재홍은 “대본 자체가 이미 워낙 리듬감이 잘 짜여져 있었다”며 “여기 계신 배우들이 다 티키타카 전문가다. 한 화면에 나오는 것만으로 재밌는 기운들이 넘처 흐르기 시작했다”고 떠올렸다.특히 안재홍은 극중 기동(유아인)과 깜짝 입맞춤신이 등장해 객석에 큰 웃음을 안긴다. 이와 관련 안재홍은 “기동과의 장면은 서로 대립하고 날을 세웠던 팀원들이 하나가 되는 장면이라고 생각하고 임했다”고 설명했다.그런가 하면 초인 액션도 과장되면서 시원한 타격감이 있다. 심장 이식 후 괴력이 생긴 태권소녀 주인공 완서로 이재인이 스크린을 시원하게 가로지른다. 이재인은 “제가 액션이 많다 보니 와이어, 그린 매트와 가장 많이 붙어있었다”며 “처음엔 어느 방향으로 시선을 봐야할 지 고민했는데 나중엔 적응돼서 초록색에 상상으로 자동 CG를 깔아두고 액션했다”고 설명했다. 강 감독은 “VFX가 쓰이는 장면이 많은 영화라 기술적으로 상당히 중요했으나 현실에 발을 붙이길 원했다. 그래서 캐릭터 설정을 동네에서 흔한 친구같은 분들을 했고, 캐스팅도 지극히 현실적인 그림으로 다가가고자 노력했다”고 부연했다. 초능력자설정인 만큼 쉽지 않은 과정도 따랐다. 신장을 이식받은 ‘야쿠르트 아줌마’ 선녀로 분한 라미란은 “야쿠르트 카체이싱 신은 많은 장소에서 많은 회차를 찍었다. 붙여 둔 장면들을 보니 ‘순삭’된 것 같아 아쉽기도 하고 여름의 치열했던 현장이 기억에 남는다”고 털어놨다.만병통치 능력이 생긴 약선 역 김희원은 “(초능력 장면을 위해)물을 정말 많이 마셨다. 정말 화장실 많이 갔다. 실제로 정수기에 입 대고 마시는 장면이 있는데 물통에 거품이 올라가는 장면을 찍기 위해 힘들었다”고 떠올렸다.이들과 맞서는 빌런, 췌장 이식 후 젊어진 사이비 새신교 교주 영춘은 박진영이 맡아 원로 배우 신구와 함께 2인 1역을 자연스럽게 소화했다. 오정세는 완서의 아버지인 태권도장 사범 종민으로 감동적인 결말을 완성했다.한편 유아인의 연기에 관심이 쏠린 작품이기도 하다. ‘하이파이브’는 지난 2021년 11월 촬영을 마쳤으나 유아인이 마약 투약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며 개봉이 미뤄졌다. 극중 유아인은 백수 기동으로 분했으며 팀플레이가 주가 되는 이야기인 만큼 상당한 분량에서 능청스럽게 제 몫을 해냈다.이와 관련 강 감독은 “한 명의 영화가 아니다. 굉장히 많은 분이 인생의 한때를 바쳤고 빛나는 배우분들이 큰 노력을 해 즐거움을 드리는 영화라고 생각한다”며 “시간과 노력이 진심으로 담긴 진정성 있는 영화다. 배우들의 즐겁고 유쾌한 연기가 영화 자체의 즐거움으로, 혹시라도 불편한 염려도 상쇄하고 남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이파이브’는 오는 30일 개봉한다. 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5.26 17:35
영화

‘신장 이식’ 라미란, 능력은?…중년 여성 파워, ‘하이파이브’[IS포커스]

“초능력을 발휘해서라도 예뻐질 수 있는 역할을 언제 해보겠어요.”인생 첫 ‘미녀’ 역이란다. 라미란이 ‘하이파이브’로 펼칠 새 도전에 기대가 모이고 있다.오는 30일 개봉하는 ‘하이파이브’는 장기이식으로 우연히 각기 다른 초능력을 얻게 된 다섯 명이 펼치는 코믹 액션 활극으로, ‘과속스캔들’ ‘써니’의 강형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극중 라미란은 신장 이식 후 초능력을 얻게 된 프레시 매니저, 통칭 ‘야쿠르트 아줌마’ 선녀 역으로 분했다.앞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라미란은 “강형철 감독님에 대한 기대나 믿음이 있었지만 제 역할이 ‘예쁜 역할’인 게 가장 컸다. 인생 마지막이라 생각해서 출연했다”고 너스레를 떨어 주목받았다. 장기이식과 초능력의 만남이라는 설정 자체도 신선하지만, 라미란이 데뷔 20년 차에 보여줄 새로우면서도 기대를 배반하지 않을 유쾌한 도전에 궁금증이 모이고 있다.단지 ‘미모’만이 이번 도전의 핵심은 아니다. 국내에서 보기 드문 초능력 히어로물일 뿐만 아니라 더욱이나 희소한 중년 여성이 ‘팀원’이라는 점이다. ‘힘쎈여자 강남순’에서 이유미, 김정은, 김해숙이 소화한 모녀 3대 히어로와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의 고두심 등 최근 한국형 히어로물 속 중년 여성은 주로 가족과 함께했다.그러나 ‘하이파이브’의 선녀는 조금 다른 결을 예고한다. 가족이 아닌 ‘장기이식’이라는 공통점으로 모인 타인이 하나로 뭉친다. 팀 ‘하이파이브’에는 이재인이 분한 태권소녀 완서부터 작가 지망생 지성(안재홍)과 백수 기동(유아인)이 대변하는 청년의 한 축이 있다면, 약손(김희원)과 선녀가 중년을 대변한다. 혈연과 얽매이지 않고 ‘세대 대통합’을 이룬 초능력자 팀인 셈. 강형철 감독은 일간스포츠에 “초능력이라는 판타지 요소를 관객들이 쉽게 이해하고 즐길 수 있도록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연령대와 성격의 캐릭터들을 구상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그중에서도 4050 여성의 얼굴로 발탁된 라미란에 대해서는 “평소 같이 작업하고 싶은 배우였고, 비슷한 나이의 또래 역할 캐릭터를 구상하다보니 떠올랐다”고 신뢰를 표했다.특히 선녀는 중년 여성이지만 ‘첫사랑’을 연상시키는 설정이기에 라미란이 보여줄 내숭과 능청스러움이 이미 관객의 웃음보를 쥐고 있다. 라미란은 중년 여배우로서 필연적으로 맡게 되는 엄마 또는 ‘아줌마’로 축소되는 배역들의 매력을 십분 살려내 사랑 받아온 만큼 ‘믿고 본다’는 인식이 깔려있으나 이번 작품 관계자들은 “기대 이상”이라고 입을 모았다. 앞서 라미란은 지난해 ‘시민덕희’를 통해 ‘현실적인’ 영웅의 모습도 보여주기도 했다. 평범한 시민이지만 자신에게 사기를 친 조직원을 외면하지 않고 직접 현장에 뛰어들어 보이스피싱 조직을 검거해낸 중년 여성을 빚었다. 이 작품으로 라미란은 ‘2024 올해의 여성영화인상’을 품에 안았는데, 강단있는 덕희와는 다른 맛으로 빚어진 히어로 선녀에 기대가 모인다.다만 라미란의 ‘미모’ 이상 초능력의 정체는 본편의 재미로 남겨두고 있다. 라미란이 ‘가장 센 능력’ 같다며 만족을 표한 가운데 강 감독은 “장기의 기능을 초능력으로 치환했을 때 어떤 능력이 생길지 상상하며 각자의 능력을 설정했다”고 힌트를 줬다. 24시간 쉴 새 없이 돌아가며 노폐물은 거르고, 혈류를 적정하게 조정하는 ‘신장’의 역할을 생각해 본다면 5인 5색 팀에서 흐름은 확실히 담당할 전망이다.‘하이파이브’ 배급사 NEW 홍보마케팅팀 최시은 대리는 “라미란의 주특기인 코믹 연기부터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내면 연기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엿볼 수 있다”며 “또한 선녀는 특유의 친화력으로 멤버들과 친목을 도모하는 팀 ‘하이파이브’에 없어서는 안 될 인물로, 캐릭터의 초능력과 특성이 시너지를 발휘해 큰 활약을 펼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5.22 05:50
영화

[단독] 연상호 감독 “한국적 스토리텔링, 중독이 필요할 때” [2025 K포럼]

“이제는 판을 바꿀 새로운 게임 체인저가 나와야 해요.”한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는 연상호 감독은 K콘텐츠의 미래를 내다보며 이렇게 조언했다. 연 감독은 최근 서울 마포구 작업실에 진행된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전 세계가 K콘텐츠를 주목하는 시간은 한정적이다. 이때 ‘한국적’인 것을 더 생각하고 내놔야 한다. 요소가 아닌 스토리텔링 자체에 방점이 찍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연 감독은 ‘다시 쓰는 K스토리’란 주제로 일간스포츠와 이코노미스트가 공동 주최하는 제3회 K포럼(Korea Forum 2025)에 기조연사로 참석한다. 오는 7월 2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 그랜드볼룸에서 열리는 2025 K포럼은 K의 과거와 현재를 되짚어 보고 미래를 이야기하는 자리로 꾸며진다.연 감독은 K콘텐츠의 부흥을 이끈 창작자이자 현 K콘텐츠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다. 지난 1997년 애니메이션 ‘D의 과대망상을 치료하는 병원에서 막 치료를 끝낸 환자가 보는 창밖풍경’으로 창작 세계에 발을 들인 그는 첫 실사 영화인 좀비물 ‘부산행’(2016)으로 천만 신화를 쓰며 한국 영화계 새 판을 짰다. 이후 연 감독은 활동 반경을 드라마, OTT 영화 및 시리즈로 확대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K의 위상을 떨쳤다.연 감독이 K콘텐츠의 영향력을 느끼는 순간이 단순히 현장에서만은 아니다. 그는 현재 보고 듣는 수많은 글로벌 작품에서 우리의 색을 마주한다고 했다. 최근에는 영화 ‘에이리언: 로물루스’가 그랬다.“미드같은 걸 보면서 ‘되게 한국 영화 같다’고 할 때가 많아요. 감정을 드러내는 구조나 설정 등이 적극적이고 세다는 점이 그렇죠. K콘텐츠는 맛이 확실해요. 직관적이고 직접적이에요. 매 신의 의도도 명확하고요. 요즘 미국, 일본 콘텐츠가 그래요. 우리를 따라 한다기보다 미묘하게 묻어나는 거죠.”그렇기에 연 감독은 지금처럼 세계가 K콘텐츠에 집중할 때야 말로 변화할 시기라고 말했다. 단순히 콘텐츠에 한국적 요소를 넣는 것이 아니라 한국적 스토리텔링으로 세계인을 중독시켜야 한다는 생각이다.“로컬리티는 고도화될수록 좋죠. 근데 그게 SF 영화에 하회탈을 넣는 개념이 아니거든요. 이건 오리엔탈리즘인 거죠. 한국적 요소보다 한국적 스토리텔링에 방점이 찍혀야 해요. 요소는 금방 질리지만, 표현 양식은 오래 가죠. 감각 자체를 바꾸는 행위니까요. 어떤 콘텐츠에 익숙해지느냐에 따라 관객이 재미를 느끼는 양상이 달라져요. 어떻게 보면 중독시키는 거죠.” 이런 K스토리텔링은 연상호 감독이 걸어온 길과도 닿아있다. “대학 시절 영상업을 해보겠다고 시작한 게 애니였죠. 제가 데이빗 린치 감독님을 엄청 존경했어요. 그래서 제 초창기 스톱 모션 애니를 보면 어둡고 안개 짙고 기괴한 이미지가 많아요. 당시에는 정체성이라기보다 좋아하는 걸 한 거 같아요. 이후 애니 ‘지옥: 두개의 삶’을 하면서 키치한 크리처로 가겠다고 마음먹었죠.”다만 그 길이 녹록지는 않았다. 가장 큰 문제는 ‘돈’이었다.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제작비가 필요했지만, 관련 지원금을 받는 건 하늘의 별 따기였다. 더욱이 당시 영화계는 ‘한국의 미야자키 하야오’를 찾고 있었다. 연 감독이 추구하는 다크한 애니는 외면받을 수밖에 없었다.“그래서 작품성을 인정받을 영화제 수상이 필요했어요. 근데 영화제 수상작들은 보통 사회파 작품이 많아요. 괴물이 나오는 게 아니라 명확하게 사회에 메시지를 던져야 했죠. 그즈음 ‘공모전 킬러’ 최규석(작가)과 얘기를 나눴고 장르성이 강하니 사회파 작품을 써보라는 조언을 얻었죠. 그렇게 ‘돼지의 왕’, ‘사이비’가 나왔고, 이 기조는 꽤 오래갔어요. 작품 흥행과는 별개로 어떤 확신이 생긴 거죠.”확고했던 연 감독의 기조가 새 전환점을 맞은 건 서영주 화인컷(‘사이비’ 배급사) 대표의 영향이 컸다. 당시 애니 제작에 관심을 보였던 서영주 대표가 연 감독에게 장르물로의 복귀를 제안한 것. 연 감독은 이때를 회상하며 “당시만 해도 기획·개발비가 중요했다. 그렇게 ‘서울역’을 쓰기 시작했고 그게 ‘부산행’까지 가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이후 연 감독은 플랫폼과 롤을 확장하며 자신의 세계관, 이른바 ‘연니버스’(연상호+유니버스)를 넓혀갔다. 그렇게 연 감독이 연출, 각본, 제작으로 참여한 작품(그래픽노블 제외)은 현재 30편을 웃돈다.“제가 다작이 가능한 건 장르물을 쓰기 때문이에요. 장르물은 문법이 있어요. ‘돼지의 왕’ ‘사이비’도 장르는 있지만, 방점은 메시지에 찍혀 있죠. 그런 건 주제 결정 자체가 쉽지 않아요. 반면 장르물은 장르를 선택하는 순간, 주제와 구조가 70% 정도 갖춰져요. ‘부산행’이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이니 당연히 멸망에 대한 이야기를 했고 주제는 세대론이 된 것처럼요.” 연 감독의 말을 달리 해석하면 그의 장르물은 메시지에 얽매이거나 함몰되지 않는다. 이는 연 감독이 장르물 불모지였던 K무비 시장을 바꿀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전 장르물을 만들 때 대체로 이미지에서 출발해요. 주제는 개념, 이미지는 그림이잖아요. 주제에서 이미지를 도출하면 관념만 세지고 새로운 이미지는 안 나오죠.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어요. 각각의 장단이 확실하니까요.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구축되면 그때그때 맞는 방식을 찾아야죠. 실제 지금 촬영 중인 영화 ‘군체’는 관념에서 이미지를 찾아간 케이스죠.”반면 또 다른 차기작인 ‘가스 인간’은 소재를 먼저 정해 놓고 구조적인 접근을 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가스 인간’은 일본 넷플릭스 시리즈로, 연 감독은 일본 투자·제작·배급사 도호의 제안으로 각본 겸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연 감독은 ‘가스 인간’ 제작 당시를 회상하며 곳곳에서 목도한 K의 힘에 대해서도 들려줬다. 연 감독은 “‘가스 인간’을 연출하는 가타야마 신조 감독만 봐도 그렇다. 봉준호 감독 ‘마더’ 연출부 출신이다. 무조건 봉 감독께 배워야겠다는 생각으로 지원했다더라. K콘텐츠로 한국어를 배운 스태프도 있다”고 전했다.이렇게 세계 곳곳에서 주목받고 있는 K콘텐츠는 한편으론 위기의 순간도 겪고 있다. 경기 악화에 높아진 제작비, 투자 축소 등 외적 요인과 특정 장르에 대한 쏠림 현상 등 내적 요인, 일본을 비롯한 외국 콘텐츠의 부상 같은 해외 경쟁 구도 등 상황이 심상치 않다.연상호 감독은 이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선행돼야 할 것은, 무엇보다 다양성 확보라고 강조했다. 연 감독은 현 K콘텐츠의 문제로 취향의 부재를 꼽으며, 쏠림 현상에 의한 성장은 한 순간에 산업 전체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캐치프레이즈처럼 ‘독립 영화, 다양성 영화 살리자’고 하는데 결국 끝에 가면 ‘돈 안 되는 걸 왜 해?’가 나와요. 그러다 보니 겜블 산업이 돼버린 거죠. 뭐가 될지도 모르고 성수기도 없는데 가끔 빵빵 터지는 거예요. OTT도 비슷한 길을 가고 있고요. 문화가 산업으로 정착되려면 흔들리지 않는 다양성이 필요해요. 10만원짜리 취향이 1000만원짜리가 될 수도, 그 반대가 될 수도 있죠. 그게 대중예술의 속성이니깐요.”연 감독은 “다양성의 순환 가치 산업으로 오래 끌고 가야 K콘텐츠는 롱런할 수 있다”고 재차 강조하며 “지금처럼 주목받을 때 그런 구조,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어야 한다. 나 역시 이 기회를 잘 살려보고 싶은 마음”이라고 덧붙였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5.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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