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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3회 전주국제영화제, 산업·비평 아우른 '전주컨퍼런스 2022' 개최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집행위원장 이준동)가 올해로 2회차를 맞이하는 ‘전주컨퍼런스 2022’를 개최한다. 전주컨퍼런스는 급속도로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영화와 콘텐츠 산업이 고민해야 할 가치를 제시하고 질문을 던짐으로써 영화계 담론을 한자리에 모아보고자 마련한 행사다. ‘콘텐츠 시대: 영화 XR을 만나다’를 주제로 하여 이틀간 개최되는 전주컨퍼런스 2022는 가상현실(Virtual Reality, VR) 및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AR) 등을 통칭하는 개념인 확장현실(eXtended Reality, XR)에 대한 담론을 다각적인 측면에서 논의한다. ▲XR 기술의 등장으로 인해 유발되는 ‘영화적인 것(The Cinematic)’의 개념 변화, ▲VR영화에서 새롭게 조정되는 관객의 위치, ▲미디어 재현에 있어서 실감형 미디어(Immersive Media)가 제안할 수 있는 영화적인 방안등을 살펴본다. ■ 김진아 감독의 미군 ‘위안부’ 3부작 제작기가 담긴 키노트 강의 및 VR 특별상영 ‘키노트 강의: 뉴미디어의 윤리학 – 미군 ‘위안부’ 3부작 제작기’ 세션에서는 VR이라는 뉴미디어가 제시하는 새로운 재현 윤리의 대안과 실감형 미디어(Immersive Media)와 스토리텔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또한 연계 행사로 김진아 감독의 '소요산'(2021), '동두천'(2017) 특별 상영이 준비되어 있다. VR 특별상영은 오는 30일부터 5월 3일까지 전북VR·AR제작거점센터 VR돔에서 개최되며, 무료로 관람 가능하다. 예매는 25일 오전 11시부터 네이버 예약을 통해 가능하다. ■ VR영화를 둘러싼 산업·학술·비평에서의 다양한 논의가 교차하는 컨퍼런스 VR 영화를 둘러싼 산업과 비평을 총망라한 ‘VR영화의 계보학’ 세션이 진행된다. 중앙대학교 조희영 교수, 벤타VR 전우열 대표, '버디 VR'로 베니스국제영화제 베스트 VR 익스피리언스상을 수상한 채수응 감독, 와이랩 플렉스 정경담 피디가 참여한다. 한편, VR영화를 둘러싼 학술적 논의 및 XR 매체에 대한 풍부한 이론적 논의를 통해 산업 관계자 및 관객에게 깊은 이해를 제공할 것이다. MIT 윌리엄 우리키오(William Uricchio) 교수, 더 웨스트 오브 잉글랜드 대학교 맨디 로즈(Mandy Rose) 교수, 중앙대학교 김지훈 교수, 연세대학교 서현석 교수가 참석한다. ■ 효과음원의 한국화, ‘K-사운드’ 구축을 위한 여정과 ‘지역 영화’를 돌아보는 세션 전주컨퍼런스의 또다른 주제는 지난해에 이어 공동주최를 하게 된 (재)전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JICA)이 함께 하는 ‘K-사운드’이다. ‘한국형 영화 효과음원이 나아갈 방향’, ‘케이사운드 스케이프’ 세션을 통해서 한국형 영화 효과음원 데이터베이스 사업의 현재와 미래, 소리 전문가들의 사운드스케이프에 대한 생각과 그 가치를 알아본다. 또한 ‘지역 영화’에 초점을 맞추어 박근영 감독, 최진영 감독, 정지혜 영화평론가가 참여하는 지역 영화 창작과 ‘로컬리티’에 관련한 논의 및 인디그라운드에서 진행하는 지역 영화를 중심으로 하는 독립‧예술영화 유통배급 세션도 진행된다. 전주컨퍼런스 2022는 5월 2일부터 3일까지 라한호텔 전주 온고을홀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전주컨퍼런스의 주요 세션들은 전주국제영화제 유튜브 공식 계정에서 실시간 온라인 스트리밍으로도 시청할 수 있으며, 해외 패널이 참석하는 세션은 동시통역이 제공된다. 자세한 시간표와 참석자는 전주국제영화제 이벤트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는 28일부터 5월 7일까지 전주 영화의거리 일대에서 개최되며, 국내 영화제 전용 온라인 플랫폼 온피프엔(ONFIFN)을 통해 온라인 상영을 진행한다. 김선우 기자 kim.sunwoo1@joongang.co.kr 2022.04.25 11:56
무비위크

VR 영화 '소요산' 제네바영화제 최우수작품상…박찬욱 이어 김진아

끔찍한 역사적 사건을 VR기술로 조명한 한국 영화가 큰 성과를 냈다. VR 영화 '소요산(김진아 감독)'이 제27회 제네바국제영화제(11월 5일-14일 개최) 가상현실 경쟁부문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했다. 리플레 도르(Reflet d'Or for Best Immersive Work)라고 불리는 해당 상의 수상자에게는 트로피와 함께 일만 스위스 프랑의 상금이 주어진다. 올해 27회를 맞은 제네바국제영화제는 지난 2014년 이래로 가상현실 공식 경쟁 부문을 신설하고 가상현실(VR)은 물론, 증강현실(AR), 혼합현실(mixed reality)을 아우르며 디지털 기술의 예술성을 극대화한 작품을 소개해 왔다. 영화제의 심사위원단은 공문을 통해 "김진아 감독의 '소요산'은 제네바국제영화제에 드물고 귀한, 감동적인 경험을 선사했다"고 전했다. 제네바국제영화제는 2019년 박찬욱 감독에게 '필름 앤드 비욘드' 상을 수여한 바 있다. 김진아 감독의 이번 수상은 한국 감독으로서는 2년만의 쾌거이다. 2021년 베니스국제영화제에 선정된 유일한 한국 작품으로 전세계 관객에게 첫 선을 보인 '소요산'은 김진아 감독의 미군 위안부를 소재로한 VR 3부작 중 두번째 작품이다. '소요산'은 미군 위안부 여성들을 감금하고 치료했던 몽키 하우스라는 수용소에 초점을 맞춘다. 몽키 하우스는 1970년대 초 성병에 감염되었다고 추정되는 기지촌 여성들을 고립시키고 치료하기 위해 한국 정부가 설립하고 미군의 의약기술과 인력으로 운용한 낙검자 수용소의 별칭이다. '소요산'은 '벌새'의 제작사로 잘 알려진 매스 오너먼트와 미국의 싸이언 필름이 제작하고, 국내 가상현실 제작기업 벤타VR의 지원을 받아 완성되었다. 김진아 감독은 하버드 대학에서 영화 이론과 제작을 가르쳤으며, 현재는 UCLA 대학 영화과 종신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2014년 하버드 대학에서 최우수 교육자 상을 받았고 2018년에는 버라이어티에 의해 세계 최고 영화 교육자 10인에 선정되는 등, 혁신적인 교육과 창작활동으로 주목받아 왔다. 감독의 VR 전작인 '동두천'은 2017년 베니스, 테살로니키, 보고타 영화제 등 유수의 영화제에서 최우수작품상을 받았다. 김진아 감독이 연출한 장편 상업영화로는 하정우와 베라 파미가 주연한 최초의 한미합작 영화 '두번째 사랑', 양자경, 헨리 주연의 한중 합작 영화 '파이널 레시피'등이 있다. '소요산'은 2022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상영을 시작하여 국내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아울러 모바일 증강현실로도 구현되어 관람이 가능하며, 메타버스 가상공간을 통해서도 선보일 예정이다. 박상우 기자 park.sangwoo1@joongang.co.kr 2021.11.16 10:18
스포츠일반

소요산, 비·바람·구름 속에서 길을 잃다

간혹 영화에서 도망치는 주인공이 마술이나 주술의 힘에 휩쓸려 같은 자리를 계속 맴도는 경우가 있다. 실제로도 산을 오를 때나 넓은 고원 등에서 이렇게 방향 감각을 잃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링반데롱’이라고 한다. 안개나 눈보라를 만나거나 등반자가 피로한 상황일 때 주로 나타난다. 분명 전진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동일한 장소에서 원을 그리며 돌고 있게 되는 것이다. 장마비에 오른 소요산(587m)은 비록 링반데롱까지는 아니었지만 방향 감각을 상실해 목표했던 곳과는 다른 엉뚱한 곳으로 하산하는 경험을 안겨 줬다. 소요산은 서화담(서경덕)·양봉래(양사언)·매월당(김시습)이 자주 소요(逍遙)하였다 하여 불려진 이름이다.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산세가 수려하고 아름다워서 경기의 소금강(小金剛)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아침부터 비가 오락가락한 탓에 그 진면목을 볼 수는 없었다. 계곡에서 피어오르는 물안개와 비구름이 마치 속살을 내비칠 수 없다는 듯 산의 깊은 곳을 다 가려 버렸다.반대로 물소리만은 힘차 등산로 초입 일주문을 지나자마자 마주치는 원효폭포는 그 기세가 하늘에 닿을 듯했다. 힘차게 내뿜는 물기둥이 마치 소방 호스에서 뿜어나오는 물줄기를 닮았다. 잠시 비오는 것도 잊은 채 지켜보다 자재암으로 올라선다. 10분여 발걸음을 옮기니 목탁소리가 청정하게 들려온다. 거세지는 빗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것이 말 그대로 도량답다. 옆으로는 옥류폭포가 암자를 삼키려는 듯 쏟아진다. 폭포는 하나였을 테지만 빗줄기에 어느새 사방이 폭포로 둔갑하고 있다. 하백운대로 오르는 길은 상당히 경사가 급하다. 돌로 된 길로 물이 넘쳐 흐르지만 위험할 정도는 아니다. 그렇지만 물먹은 솜뭉치처럼 바짓가락이 축 처지고. 납덩이를 단 듯 발걸음은 무겁다. 평상시보다 2배 이상 힘든 것 같은 오르막길을 가쁜 숨을 쉬며 오른다. 잠시 주춤했던 비가 다시 내리기 시작한다. 산속의 비는 소리부터 먼저 온다. 나뭇잎에 듣는 빗소리 후 한참 만에 몸을 두들긴다. 그 두들김이 노곤한 몸을 안마하는 듯하여 기분은 묘하게도 좋다. 하백운대부터 중백운대까지는 400m 능선 길이다. 팍팍하던 다리에 힘이 다시 솟는다. 물먹은 소나무가 비구름을 배경으로 맵시를 뽐낸다. 공기는 온통 하얀 입자로 가득 차 10m 앞이 겨우 보일 정도다. 중백운대서 상백운대로 가는 길. 산악회 사람들이 20여 명 지나간다. 오직 비와 더불어 걷던 길에 사람들을 만나니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미끄러운 바위를 조심스레 지나 갈림길에 다다른다. 이정표는 보이지 않고 단순히 갈림길이라고만 쓰여 있다. 오른쪽 길은 바로 하산할 듯하여 왼쪽 길을 택했다. 평온한 능선에 마음도 점차 차분해진다. 그런데 30여 분을 걸었는데도 더 이상 이정표가 눈에 띄지 않는다. 중백운대서 상백운대까지는 500m. 진작 지나쳤을 법도 하건만 조금 이상한 느낌이다. 그러나 눈앞에 보이는 길은 뚜렷하고. 리본까지 걸려 있다. 의심을 떨쳐 버리고 다시 길을 재촉했다. 급하게 내려앉는 길을 따라 걷기를 다시 30여 분. 큼직큼직한 돌들로 이루어진 널따란 길이 나타난다. 하산 길을 택하자니 아직 시간·체력적으로 여유가 있고. 목표로 세웠던 나한대·의상대를 보지 못해 욕심을 내 오르막 쪽을 택했다. 하지만 이내 길은 자취를 감췄다. 계곡 사이 흐르는 물의 높이도 점차 높아져 급히 하산을 결정했다. 복숭아뼈까지 차오른 길을 서둘러 내려서니 ‘아뿔싸’ 포천이었다. 출발점으로 되돌아왔을 것이라는 예상을 완전히 깨버리고 산의 뒤편인 열두개울 쪽으로 내려선 것이다. 비구름·안개뿐만이 아니라 욕심이 판단력을 흐리게 만든 것 같다. 그러나 돌이켜 생각해 보면 이번 산행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비록 정상에 오르진 못했다 할지라도 진짜 소요를 즐겼으니 말이다. 우중소요(雨中逍遙)!■등산로1. 관리사무소→일주문→자재암→하백운대→중백운대→선녀탕→자재암→관리사무소(5.7㎞·1시간 30분)2. 관리사무소→일주문→자재암→하백운대→중백운대→상백운대→선녀탕→자재암→관리사무소(6.2㎞·2시간 30분)3. 관리사무소→일주문→자재암→하백운대→중백운대→상백운대→칼바위→나한대→자재암→관리사무소(6.9㎞·3시간)4. 관리사무소→일주문→자재암→하백운대→중백운대→상백운대→칼바위→나한대→의상대→구절터→일주문→관리사무소(7㎞·3시간 30분)5. 관리사무소→일주문→자재암→하백운대→중백운대→상백운대→칼바위→나한대→의상대→공주봉→구절터→일주문→관리사무소(8.2㎞·4시간)■가는 길▲대중교통: 기차로는 의정부역에서 신탄리 방향 경원선을 타고 소요산역에서 하차(매시 20분에 출발. 소요산에서 의정부로 돌아오는 것은 매시 42분). 버스는 수유역·쌍문역·도봉역·의정부북부역·동두천 등을 경유하는 36번·136번·139번을 이용하면 된다. ▲자가용: 서울→의정부→3번 국도를 타고 동두천으로→전곡 방향 3번 국도→소요산사거리서 우회전.동두천=글·사진 이방현 기자 ataraxia@ilgan.co.kr 2006.07.20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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