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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정년이’ 언니 오경화 “소리하는 김태리‧문소리에 반했다..직접 학원도 등록” [IS인터뷰]

“널 만나서 이렇게 내가 칭찬도 받는다. 고맙다.” 배우 오경화가 tvN 드라마 ‘정년이’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으며 눈도장을 찍었다. 그는 ‘정년이’에서 배우 김태리가 맡은 윤정년의 언니 윤정자 역할을 맡으며, ‘K장녀’ 연기로 시청자들을 눈물 짓게 했다. 오경화는 최근 일간스포츠를 만나 연기하는 내내 행복했다며 정자를 향해 쑥스럽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촬영장 분위기도 여고 시절 분위기처럼 화기애애했다”며 “제가 사랑 받을 수 있었던 것도 모두 작품을 함께 한 사람들 덕분”이라고 겸손함을 드러냈다. ‘정년이’는 1950년대 한국전쟁 후를 배경으로, 최고의 국극 배우에 도전하는 타고난 소리 천재 정년이를 둘러싼 경쟁과 연대, 그리고 찬란한 성장기를 담은 내용으로 지난 17일 종영했다. 드라마는 지난 10월 4.8%(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으로 출발해 큰 인기를 얻으며 16.5%로 막을 내렸다. 오경화는 ‘정년이’의 시작과 끝을 함께 했다. 그는 극 초반에는 꿈을 찾아 목포에서 서울로 떠나는 정년이와 이별을 하는 장면으로 화제를 불러 모았고, 후반부에서는 국극 배우로서 날개가 꺾인 채 고향으로 돌아온 정년이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눈길을 끌었다. 정자는 한국의 맏언니를 뜻하는 ‘K장녀’라 불리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었다. 엄마 용례(문소리)에게 혼쭐이 나는 탓에 소리를 하지 않도록 정년이를 달래는가 하면, 정년이의 꿈을 누구보다 응원하는 의젓함도 보였다. 실제 한 살 터울의 언니와 일곱 살 적은 여동생이 있다고 밝힌 오경화는 “아마 동생은 언니의 마음을 쉽게 알지 못할 거다. 내리사랑만 있는 이유”라고 웃으며 “나 또한 동생에게는 무한정 사랑을 준다. 여동생이 있던 터라, 아무래도 연기할 때 그런 점이 자연스럽게 녹아든 것 같다”고 말했다. “시청자들 반응 중 ‘우리네 언니 같다’는 댓글을 봤는데 무척 감사했어요. 사실 언니처럼 안 보일까 걱정했거든요. 정자는 극중 스무살이라서 그 나이대의 순수함도 있어야 하고, 의젓함도 있어야 했죠. 호평을 들었을 때는 마치 얻어 걸린 느낌이더라고요.(웃음) 이 드라마는 캐릭터들 간의 관계성이 중요했고, 저는 모든 신에서 ‘정자로만 존재하자’는 마음이었어요. ‘어떻게 하면 정자스럽게 연기할 수 있지’만을 고민했죠.”오경화는 초반 정년이와의 이별 신에서도 ‘최대한 정자로 서있자’고 다짐한 채 연기에 임했다고 말했다. 실제 대본에는 정자가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는 비하인드를 밝혔다. 그는 “실제는 한 살 많은 태리 언니가 먼저 그 신을 촬영했는데, 옆에서 지켜볼 때 진짜 정년이 같아서 눈물이 엄청 나더라. 눈물을 다 쏟아낼 수 있어서 덕분에 내 신을 촬영할 때는 눈물이 나지 않겠구나 했는데, 정년이와 마지막 포옹을 할 때 감정이 확 북받쳤다”며 이 장면에서 코를 훔치는 동작에 대해선 “사실 눈물을 참으려는 애드리브였다”며 웃었다.오경화는 ‘정년이’에서 함께 신을 만들어간 김태리, 문소리를 향해 고마움을 드러냈다. 그는 “소리 언니가 대선배라서 처음엔 어려울 줄 알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더라. 언니가 등장하는 신은 뭔가 꽉 차게 느껴지는데, 그건 신의 목적에 따라 동선 등 여러가지를 고민하고 시도해보는 언니의 능력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신 전체를 만들어가는 걸 보고 연기에 대한 태도, 더 나아가 삶의 태도를 배웠다”고 덧붙였다. 또 김태리에 대해선 “연기를 할 때 어느 한 동작도 허투루 하는 법이 없었다. 심지어 걸을 때도 팔을 흔드는데 그런 작은 동작이 캐릭터를 너무나 그대로 보여줬다. 괜히 태리 언니가 아니더라”고 했다. 오경화는 촬영 현장에서 김태리와 문소리가 틈 날 때마다 소리 연습을 하는 걸 보고 들었다고 했다. 이들이 만들어낸 화제의 ‘추월만정’ 신을 직접 현장에서 들었는데, 지금도 무척 기억에 남는 경험이라며 “엄숙함이 느껴질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들에게 영향을 받아 실제 자신도 소리를 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고 학원도 등록했지만, 한 달 만에 그만뒀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소리를 가르쳐주는 선생님도 누군가로부터 ‘전수’를 받았듯, 저 또한 선생님의 가르침을 오랜 기간 모두 흡수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할 것 같았다. 그런 굳건한 다짐 없이 가르침을 받는다면 뭔가 예의가 아닌 것 같았다”고 토로했다. 오경화는 지난 2016년 영화 ‘걷기왕’을 통해 데뷔한 후 드라마 ‘하이에나’, ‘무인도의 디바’ 등에서 조연을 맡으며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채워나갔다. 다수의 작품에 참여한 오경화는 인터뷰 내내 “‘정년이’ 촬영 현장은 남달랐다. 상투적인 말이지만 정말 좋았다”며 아울러 시청자들에게 받은 사랑에도 고마움을 드러낸 뒤 “앞으로 어떤 작품이든 그 작품 자체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4.11.27 06:05
영화

‘히든페이스’ 박지현의 色다른 도전 [RE스타]

(이 기사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배우 박지현이 신작 ‘히든페이스’를 통해 관객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수위 높은 노출로 시작된 호기심은 영화가 베일을 벗은 후 배우 자체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지난 20일 개봉한 박지현의 새 영화 ‘히든페이스’는 콜롬비아 동명 영화가 원작으로, 약혼녀 수연(조여정)의 실종으로 혼란스러워하던 성진(송승헌) 앞에 수연의 후배가 나타나고, 두 사람이 서로에게 강한 끌림을 느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극중 박지현이 연기한 캐릭터는 수연의 후배이자 오케스트라에 새롭게 합류한 첼리스트 미주. 수연의 부탁으로 성진을 만난 그는 ‘욕망’에 취해 성진과 돌이킬 수 없는 밤을 보낸다. 이 ‘밤’의 신들은 최근 상업 영화에서 보기 힘들었던 고수위로, 박지현은 무려 전라 노출을 감행했다.사실 에로티시즘을 추구하는 김대우 감독 영화에서 여배우의 전라 노출이야 늘상 있던, 놀라울 것 없는 일이다. 다만 박지현은 신인이 아닌 8년 차 배우(크랭크인 당시에도 그는 데뷔 6년 차였다)라는 점, 그 시간 동안 자신을 단아하고 고급스럽거나 혹은 당차고 씩씩한 이미지로 메이킹했다는 점에서 더욱 파격적으로 다가왔다. 실제 박지현의 첫 주연 영화 ‘곤지암’부터 화제작인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재벌X형사’ 어디에도 19금 로맨스와의 접점은 없다.이에 대해 박지현은 “얼굴은 오히려 알려져서 좋다고 생각했다. 더 많은 분이 (영화를) 보시지 않겠냐”며 “이런 (노출) 연기를 신인만 하는 거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이 작품이 언제 들어왔어도 선택했을 거다. 지금보다 제가 덜 유명했더라도, 더 유명했더라도 언제든지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작품과 캐릭터 자체가 욕심났기 때문”이라고 부연한 그는 영화 속 노출신에 대해 “부가적으로 노출이 있었을 뿐이지 노출 자체가 주가 되는 신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명확히 했다. 박지현의 말이 맞다. 그가 ‘히든페이스’에서 보여주는 것은 단순 벗은 몸만이 아니다. 이 영화에는 크고 작은 반전들이 여러 개 숨겨져 있는데 대부분이 미주와 수연의 관계성에서 비롯된다. 극중 미주와 수연은 연인 사이로 묘사되며, 관계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건 수연이다.행복할 것만 같았던 둘 사이는 성진이 등장하면서 균열이 인다. 배신감에 치를 떨던 미주는 밀실에 들어간 수연을 나오지 못하게 막고, 그의 눈앞에서 성진과 사랑을 나누며 수연을 자극한다. 그렇게 갑과 을이 전복된 이들의 관계는 후반부 또 다른 사건을 마주하며 다시 한번 변화를 맞는다.박지현과 조여정은 이 복잡다단한 여자들의 사랑과 욕망을 각자의 방식대로 풀어가며 극을 채운다. 조여정이 스크린을 압도하는 방식으로 극의 주도권을 잡는다면, 박지현은 서서히 극에 스며들면서 이야기 방향을 연이어 튼다. 박지현은 모호한 표정과 타고난 분위기로 미주를 짐작할 수 없는 캐릭터로 빚어내며 ‘히든페이스’가 스릴러로서 긴장감과 속도감을 잃지 않게 중심을 잡는다. 특히 엔딩에 담긴 마지막 얼굴이 인상적인데 이는 박지현에게서 단 한 번도 상상하지 못한 얼굴로, 미주를 넘어 배우 박지현에 대한 궁금증을 키우기 충분하다. 앞서 조여정이 김대우 감독의 ‘방자전’으로 배우로서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하고 임지연이 김대우 감독의 ‘인간중독’으로 데뷔와 동시에 주목받는 데 성공했다면, 박지현은 ‘히든페이스’로 대중의 관심을 자신에게 집중시키는 동시에 연기 스펙트럼을 한 번 더 확장시킨다.윤성은 영화평론가는 “박지현과 미주 이미지가 잘 맞아떨어졌고, 김대우 감독 전작들 속 여주인공인 조여정, 임지연 등과 이미지 대비도 분명했다”며 “‘히든페이스’에서 미주는 반전을 보여줘야 하는 캐릭터다. 초반에는 미주가 동성애자라는 게 보이지 않을 정도로 송승헌과의 케미를 잘 살렸고, 후반부로 갈수록 사이코틱해지는 모습을 잘 살려냈다”고 평했다.이어 “(박지현은) 앞서 드라마에서 보여준 모습과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물론 (‘히든페이스’가) 여주인공이 투톱 구조이다 보니 조여정과 비중을 나눠 가지긴 하지만, 이 영화가 잘 된다면 영화배우로도 각인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11.27 06:05
스타

김성령, ‘정숙한 세일즈’로 보여준 새로운 얼굴 [IS인터뷰]

“시청자들과 소통할 수 있어서 큰 보람을 느꼈죠.”김성령이 JTBC 드라마 ‘정숙한 세일즈’로 배우로서 또 한번 도약했다. 그는 특유의 세련된 이미지에 더해 한층 넓어진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주며 이 드라마의 인기를 견인했다. 성(性)을 소재로 한 ‘정숙한 세일즈’로 시청자들과 함께 호흡한 김성령은 최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일간스포츠를 만나 “앞으로도 새로운 이야기에 도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정숙한 세일즈’는 성이 금기시되던 시절인 1992년 한 시골마을에서 성인용품 방문 판매에 뛰어든 ‘방판(방문판매) 시스터즈’ 4인방의 자립, 성장, 우정에 관한 이야기로 지난 17일 종영했다. 드라마는 지난 10월 3.9%(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로 출발해 곱절이나 넘는 8.6%로 막을 내렸다. 동시기 ‘정년이’,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등 쟁쟁한 작품들과 경쟁했던 터라, 이 같은 성적은 괄목한 만하다. ‘정숙한 세일즈’에서 김성령은 ‘맏언니’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극중 오금희 역할을 맡았는데 방판 시스터즈 4인방 중 양반가 마님처럼 고고하고 우아한 분위기를 드러내면서도 허당미는 물론, 사랑스러움을 자아내며 극의 유쾌한 분위기를 단단히 책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성령은 성을 소재로 한 데 대해 “대본을 보고 너무 재밌었는데 처음엔 방송이 될 수 있을까 싶더라”며 “사실 나는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자는 강경파였다. 그런데 19금이면 재방송을 할 수 없다고 하더라”고 15세 이상 시청이 가능했던 뒷이야기를 전했다. 이어 “초반에 더 보여드릴 수 있는 부분을 못 보여드린 것에 솔직히 아쉽더라”면서도 “우리 드라마를 통해 우리나라 성 문화가 조금 더 좋은 방향으로 바뀌었다면 바랄 게 없다”고 작품의 의의를 밝혔다. 무엇보다 김성령은 극중 영화 ‘원초적 본능’을 패러디한 장면으로 큰 화제를 불러모았는데 “의상 담당자와 스타일리스트가 너무 고생했다. 그럼에도 샤론 스톤을 연기한 의상은 내가 직접 알아봤다”면서 “내 몸의 단점을 가리기 위해서 쇼핑몰을 폭풍 검색했다”며 웃었다. 앞서 본방송 전 예고편에서 해당 장면이 모자이크 처리된 것에 대해선 “내 몸을 왜 모자이크 했는지 모르겠다. 내 몸을 희생해서 보여주겠다는 건데”라고 억울함을 호소해 웃음을 자아냈다.김성령은 ‘정숙한 세일즈’에서 상대 배우들과 뛰어난 케미를 자랑하기도 했다. 배우 김소연, 김선영, 이세희와 ‘방판 시스터즈’로 뭉쳐 전체 서사를 이끌어갔는데 김성령 또한 “내가 지금까지 한 작품들 중 톱3 안에 드는 호흡이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199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터라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촬영해 “세상에 공짜는 없더라”라면서도 뛰어난 팀워크 덕에 무척이나 화기애애한 촬영 현장이었다고 전했다. 김성령은 함께 연기한 배우들에게 모두 고마움을 전했는데 특히 “김소연의 힘이 크더라. 김소연의 밝으면서도 강한 에너지, 그리고 사람들을 배려하는 마음이 작품 전체 분위기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또 유쾌한 부부 호흡을 맞춘 배우 김원해에 대해선 “첫 촬영일에 꽃다발을 선물 받았다. 상대 남성 배우에게 처음 받아 봤다. 감동했다”면서 “김원해 덕분에 너무 많이 웃었다. 김원해가 애드리브를 많이 준비했는데, 어느 날부터 ‘오늘은 무슨 애드리브를 할까’ 궁금하고 기대가 되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기하면서 너무 편했는데 그 분위기가 시청자들에게도 전해진 것 같다”고 했다. 김성령은 지난 1988년 미스코리아 진으로 연예계에 데뷔해 곧바로 ‘시대의 아이콘’으로 떠오르며 대중의 주목을 받고, 이후 수십년간 배우로서 활발히 했다. 주조연은 물론 여러 번의 카메오 출연으로 그간 대중을 만났다. 그는 “어떤 역할이든 제안이 들어오면 쉽게 거절을 못했다”며 “언제나 ‘작품에 민폐 끼치지 말아야지’라는 마음이었다”고 겸손하게 말했지만 작품마다 그의 존재감은 빛을 발했다. 무엇보다 김성령은 50대임에도 다양한 역할에 도전하며, 연기 열정을 이어가고 있다. “오랜 기간 배우 생활을 하면서 새롭고 유의미한 이야기를 연기로 전달하는 경험이 무척 소중해요. 앞으로도 ‘정숙한 세일즈’와 같은 소재의 작품에서 연기하고 싶은 욕심이 크죠. 그간 주조연이든, 카메오든 제가 참여한 작품들도 자세히 보면 이런 연기 욕심이 들어가 있거든요. ‘김성령도 이런 연기를 할 수 있구나’를 보여드려서 보람 찼고, 계속 대중과 소통하며 활동하고 싶어요.”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4.11.26 06:05
영화

“기교보다 진정성”…‘소방관’ 곽도원 논란보다 뜨거운 실화의 감동 [종합]

일상의 영웅들의 뜨거운 숭고함이 빛났다. 촬영 4년 만 관객과 만나게 된 영화 ‘소방관’이 실화의 감동을 묵직하게 스크린에 담아냈다.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소방관’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곽경택 감독, 주원, 유재명, 이유영, 김민재, 오대환, 장영남이 참석했다.‘소방관’은 2001년 홍제동 화재 참사 사건 당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화재 진압과 전원 구조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투입된 소방관들의 상황을 그린 이야기다. ‘홍제동 화재 참사 사건’ 실화를 바탕으로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재구성했다.이날 곽경택 감독은 “실화 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누군가의 희생을 기리는 이야기인 만큼 재주나 테크닉보단 치열함과 진지함으로 승부하자고 생각하고 연출했다”라고 밝혔다.다른 작품과의 차별점에 대해서는 “제가 소방관분들께 실제로 들은 화재 현장의 가장 무서운 점은 연기였다. 앞을 분간할 수 없는 연기 때문에 제일 고생하신다는데 그 연기를 다른 작품에서 표현 왜 안 했는지 알겠더라”라며 “공포감은 어떻게든 전하되 배우 얼굴과 사물이 어느 정도 보일 수 있는 농도의 연기를 매 컷마다 조절해 내는 게 딜레마였다. 그래도 현장은 다른 영화에 비해 열심히 잘 표현한 것 같다”라고 꼽았다.곽도원의 분량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곽 감독은 “솔직히 곽도원 배우의 분량을 빼기 위해서 편집하진 않았다. 영화가 오래 있다가 개봉하다 보니 요즘 트렌드에 비해 속도감이 늦은 감이 있어서 그걸 젊은 세대들이 재밌게 볼 수 있도록 초반부에 스피드 올리는데 주로 편집을 많이 고민했다”라고 설명했다. 당초 ‘소방관’은 지난 2020년 크랭크업하고 개봉을 준비 중이었다. 하지만 주연 배우 곽도원이 2022년 9월 음주운전으로 논란을 빚으며 개봉이 무기한 연기됐다. 당시 곽도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58%로 면허 취소 수치(0.08)를 넘어섰다.개봉 전 출연자 리스크를 떠안게 됐으나, 베일을 벗은 작품은 소방관의 고군분투와 그들이 지키려 하는 소중한 일상을 배우들이 호연으로 그려냈다. 극중 주원은 첫 발령지에서 배우며 성장하는 신입 소방관 철웅을, 유재명은 누구보다 현장에서 고생하는 팀원들을 위하는 따스한 구조대장 인기 역을 맡았다. 주원은 “실화 베이스 작품이다 보니 현장에서 행복하고 즐겁게 촬영하면서도 한편으로 마음이 무거웠다. 소방관 분들을 생각하면서 임했다”라면서 “연기가 많아서 앞이 안 보이는 상황도 실제로 있었다. 불이 생각보다 너무 뜨겁고, 앞에서 살아있는 큰불을 보니 두려움이 컸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곽 감독님이 다른 기교보다는 소방관들의 그때 그 당시의 환경과 노고, 그리고 일상을 정말 깔끔하게 표현해주셨다. 소방관님들에게 존경심이 더 커졌다”라고 감사를 표했다.유재명은 “연기를 분석하고 해석하고, 복잡하게 구현하는 게 아니라 본능과 감각, 사명감을 오롯이 풀어내는 작품이었다”라면서 “소방관을 영웅으로 묘사하기 위해 굉장히 화려한 영화적 기법을 쓰지 않은게 놀랍다. 있는 그대로 이분들의 이야기를 기억할 수 있는 영화로 자리매김했으면 한다”라고 바람을 밝혔다. 소방대원 용태 역의 김민재, 효종 역의 오대환과 구급대원 서희 역 이유영도 현장의 영웅의 얼굴을 자연스레 그렸다. 특히 이유영은 “실화라고 생각하니 더 가슴이 아팠고, 사이렌 소리가 울릴 때마다 가슴이 철렁했다. 너무 존경스럽고 감사드린다. 부디 다시는 이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라며 “이런 영화에 출연하게 되어 자랑스럽다”라고 소감을 밝혔다.무사 귀환을 바라는 소방대원 가족 도순 역 장영남은 “어느 순간 영화를 보고 있다는 생각을 잊게 됐다. 인물 한명 한명을 바라보면서 가슴이 아팠고, 조금 울었다”라며 “너무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존경스럽다”라고 소방관들의 노고도 언급했다. 이날 오후 서울 경기지역의 1200여 명의 소방관 가족 시사도 앞두고 있다. 곽 감독은 “이 영화를 각색할 때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 머릿속 가장 큰 물음표는 과연 소방관들이 이 영화를 보시고, 본인들의 이야기라고 인정 해주실지다”라며 “소방관 분들이 ‘우리 이야기를 잘해줬구나, 실제 현장과 비슷하다’는 말만 해주시면 제 소임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끝으로 주원은 “우리 영화의 관전 포인트가 많지만, 오늘 시사를 보며 가장 느낀 것은 배우분들이 정말 연기를 잘하신다는 거다. 훌륭한 배우들이 나와서 진심 어린, 좋은 연기를 보고 싶으시다면 12월 겨울, ‘소방관’을 선택 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당부했다.‘소방관’은 오는 12월 4일 개봉한다. 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11.25 17:38
영화

‘소방관’ 곽경택 감독 “‘음주운전’ 곽도원 분량 편집 대신 속도감 조절”

곽경택 감독이 음주운전 혐의로 물의를 일으킨 배우 곽도원 편집을 언급했다.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소방관’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곽경택 감독, 주원, 유재명, 이유영, 김민재, 오대환, 장영남이 참석했다.이날 곽 감독은 “곽도원 배우는 솔직히 분량을 빼기 위해 편집하지 않았다”라며 “영화가 오래 기다려 개봉하다 보니, 요새 트렌드에 비해 속도감이 다소 늦은 감이 있어 젊은 세대들이 재밌게 볼 수 있도록 동료들과 초반부 스피드를 올리는 편집을 고민했다”라고 밝혔다.‘소방관’은 지난 2020년 촬영을 마쳤으나 곽도원이 지난 2022년 음주운전 혐의로 적발돼 사실상 개봉이 무기한 연기된 바 있다. 곽도원은 제주시에서 해당 혐의로 벌금 1000만원의 약식 명령을 받았다.한편 ‘소방관’은 2001년 홍제동 화재 참사 사건 당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화재 진압과 전원 구조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투입된 소방관들의 상황을 그린 이야기다. 오는 12월 4일 개봉한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11.25 16:56
영화

‘대가족’ 이승기가 이승기 했다 [무비로그③]

원조 육각형 배우 이승기가 ‘대가족’으로 성공적인 스크린 복귀를 알렸다. 이승기는 캐릭터의 외형은 물론, 내면까지 완벽하게 빚어내며 극의 완성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이승기의 새 영화 ‘대가족’은 ‘변호인’, ‘강철비’ 등을 만든 양우석 감독의 신작으로, 스님이 된 아들 때문에 대가 끊긴 만두 맛집 ‘평만옥’ 사장에게 세상 본 적 없던 귀여운 손주들이 찾아오면서 시작되는 기막힌 동거를 그렸다.극중 이승기가 연기한 캐릭터는 아들 함문석. 휴지 한 장도 아껴 써야 하는 엄한 집안 분위기에서 의대까지 졸업한 ‘갓생남’이다. 하지만 그는 의사가 되자마자 어머니를 떠나보내고, 이 과정에서 평만옥 사장인 아버지 함무옥(김윤석)과 오해가 쌓이며 부자의 연을 끊고 불교에 귀의하게 된다.노포 맛집 외아들 자리도, 의사 면허도 반납했지만, 태생적으로 눈에 띄는 ‘잘남’은 숨길 수 없는 법. 주지스님이 된 함문석은 불교계의 스타 스님으로 활약하며 이름을 떨친다. 하지만 불교 방송 라디오에 출연한 어느 날, 자신이 생물학적 아빠라고 주장하는 어린 남매가 등장하고, 이 사실은 함무옥에 의해 만천하에 공개된다. 이승기는 “내게 최고의 재능은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자타공인 노력형 배우다. 재능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그만큼 매 작품, 매 캐릭터에 자신이 체득한 모든 것을 쏟아붓는다는 의미다. 이번 작품 역시 예외는 아니다. ‘궁합’ 이후 6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온 이승기는 ‘대가족’을 위해 노년 분장은 물론, 삭발까지 감행했다. 이중 삭발은 주지스님이란 캐릭터 설정에 따른 것으로, 이승기는 민머리를 유지하기 위해 매일 아침 머리를 미는 수고까지 자처했다.그는 공식 석상에서 삭발 관련 질문을 받을 때면 매번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고 대수롭지 않게 웃어넘겼지만, 여러 일정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는 직업 특성상 삭발은 꺼리는 것이 일반적으로,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이승기의 애정과 열정을 짐작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물론 삭발 외에도 스님의 외형과 몸짓을 구현하기 위한 이승기의 노력은 영화 곳곳에 묻어난다.연기적인 부분도 다르지 않다. 이승기는 극초반 사랑하는 이를 잃은 상실부터 아버지와의 갈등 등 함문석이 처한 상황과 내면의 변화를 밀도 높은 연기로 표현한다. 분량 자체가 많진 않지만, 이후 펼쳐질 이야기에 설득력을 부여하는 중요한 소스들이다. 반면 대학 시절 CC였던 한가연(강한나)과 얽힌 크고 작은 에피소드에서는 능글거림과 지질함을 오가며 유머 코드를 생성, 극의 숨구멍으로 충실히 기능한다. 이승기는 코믹 가족 드라마를 표방하는 ‘대가족’의 장르적 특성 아래 웃음과 감동을 교차로 만들어내며 극을 촘촘히 채워낸다.이승기의 세공된 감정 연기는 이야기가 클라이맥스에 접어들면서 다시 한번 빛을 발한다. 어린 남매를 통해 비로소 부모의 마음을 이해하게 된 함문석이 아버지를 온전히 받아들이게 되는 일련의 장면들이다. 특히 켜켜이 쌓인 감정 위에 올려지는 마지막 내레이션, ‘부모에게 자식은 신이다.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무능한 신인데 그럼에도 간절히 평생을 섬긴다’는 함문석의 대사는 묵직한 울림과 함께 ‘대가족’ 전체를 관통하는 장면으로 남는다.이승기의 이 같은 열연에 양우석 감독을 비롯한 스태프들 역시 한목소리로 만족감을 표했다는 귀띔이다. 실제 이승기의 영화 출연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김윤석은 “(이승기는) 적응력도 뛰어나지만 흡수력이 굉장히 좋다”며 “상대 배우의 연기에 대한 리액션이나 순발력이 무척 좋다. 균형감각이 굉장히 좋은 배우”라고 극찬, 영화 속 이승기의 활약을 자신했다. 이승기의 진심과 공력이 함께한 이들을 넘어 대중의 마음까지 사로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대가족’은 오는 12월 11일 개봉한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11.25 05:45
영화

“현실도 비현실도 아냐”…‘나인 퍼즐’, 윤종빈X김다미·손석구, 본 적 없는 추리극

윤종빈 감독과 배우 김다미, 손석구가 신작 ‘나인 퍼즐’을 들고 전 세계 취재진을 만났다. 21일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는 ‘디즈니 콘텐츠 쇼케이스 APAC 2024’(Disney Content Showcase APAC 2024, 이하 ‘디즈니 2024’) 행사 일환으로 디즈니플러스 새 오리지널 시리즈 ‘나인 퍼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윤종빈 감독과 배우 김다미, 손석구가 참석했다.‘나인 퍼즐’은 10년 전, 미결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이자 현직 프로파일러인 이나(김다미)와 그를 끝까지 용의자로 의심하는 강력팀 형사 한샘(손석구)이 의문의 퍼즐 조각과 함께 다시 시작된 연쇄살인 사건의 비밀을 파헤치는 미스터리 스릴러이다.이날 윤종빈 감독은 “처음으로 제가 직접 쓴 작품이 아니다”며 “(넷플릭스) ‘수리남’ 했을 때 육체적,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다음 작품으로 영화를 해보려고 생각하던 찰나에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나인 퍼즐’을 제안받았다”고 말문을 열었다.이어 “처음에는 단순히 모니터 차원에서 읽었다. 근데 대본 몰입도가 굉장히 높았고 스토리 예측이 안 되더라. 그게 너무 흥미로웠다. 캐릭터들도 독특했다. 기존 스릴러, 형사물, 추리물에서 볼 수 없었던 인물이 나왔다. 이 작품을 거절하면 두 번 다시 이런 장르, 여주인공 작품을 못할 거 같았다”고 연출 계기를 밝혔다.연출 주안점을 두고는 “제가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인상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그걸 어떻게 재밌게 전달할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며 “‘리얼한 세계에서 가능한가’를 가장 먼저 질문했다. 제 작품이 ‘군도’ 빼고 다 리얼 베이스다. 근데 ‘나인 퍼즐’은 현실도 비현실도 아니었다. 현실과 만화의 중간 지점이라고 생각하고 연출했다”고 짚었다.이어 “누가 범인일지 관객의 상상력을 발휘하게 만드는 장치도 넣으려고 했다. 그래서 매회 새로운 터닝 포인트나 새로운 인물의 등장을 넣으려고 했다”고 부연했다.캐릭터 이야기는 배우들이 직접 들려줬다. 이나로 극을 이끄는 김다미는 “현실에서 일어날 거 같지만,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이야기다. 만화적인 이야기와 캐릭터”라며 “연기할 때도 사건을 추리할 때는 진지하게 대하고 캐릭터를 표현할 때는 동작이나 말투 등을 만화적인 느낌으로 하면서 같이 가져가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김다미는 “프로파일러란 직업도 초반에는 많이 알아봤다. 근데 감독님과 이나만의 프로파일링 방식이 있을 거란 이야기를 나눴고, 그 후로는 그걸 만들려고 했다. 또 이나가 가진 여린 면, 내면을 어떤 포인트나 장면에서 보여드릴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떠올렸다.한샘 역의 손석구는 “우리 작품이 약간 떠 있는 세상을 만들어 보여주는 게 목적이다. 그래서 한샘도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을 거 같은 캐릭터로 잡았다”며 “의상도 캐릭터화시켰다. 일반적인 형사들에게서 볼 수 없는 패션 센스를 탑재한 캐릭터”라고 귀띔했다.배우들 간 케미스트리를 묻는 말에는 다시 윤 감독이 마이크를 잡았다. 윤 감독은 “둘 다 착하고 성실해서 너무 좋았다. 모난 곳이 없는 배우들이라 좋았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작품도 재밌게 잘 나오고 있다. 공개되면 재밌게 봐 달라”고 당부했다.손석구 역시 “‘나인 퍼즐’은 기존 추리극과는 다른 점이 많다. 귀여운 구석도 많은 시리즈”라며 “기대 많이 해달라”고 덧붙였다.‘나인 퍼즐’은 오는 2025년 공개된다.한편 20일부터 진행 중인 ‘디즈니 2024’는 디즈니 산하 유수 제작사들이 선보일 극장 개봉작과 디즈니에서 공개 예정인 아태지역 텐트폴 및 오리지널 콘텐츠 라인업을 소개하는 자리로, 올해 3회째를 맞이했다. 싱가포르=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11.21 18:39
영화

‘히든페이스’ 송승헌 “수줍음 많은 박지현, 촬영 들어가면 돌변” [IS인터뷰]

“어떤 작품, 캐릭터든 (김대우) 감독님이 하는 건 다 하겠다고 했어요.”배우 송승헌이 영화 ‘인간중독’ 이후 10년 만에 다시 김대우 감독과 손을 잡았다. 두 사람이 함께한 새 작품은 20일 개봉하는 영화 ‘히든페이스’다. 안드레스 바이스 감독의 동명 영화가 원작으로, 실종된 약혼녀의 행방을 쫓던 한 남자 앞에 새로운 여자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송승헌은 영화 개봉 전 진행된 일간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인간중독’ 때 기억이 너무 좋게 남아있다. 오랜만에 (김대우 감독이) 작품 준비한다는 얘기를 들었고, 그즈음 감독님이 밥을 먹자고 해서 (출연 제안을) 예상했다”고 말했다.송승헌의 예상대로 김 감독은 그 자리에서 송승헌에게 ‘히든페이스’ 성진 역을 제안했다. 성진은 오케스트라 지휘자로, 약혼녀 수연(조여정)이 사라진 후 그의 후배 미주(박지현)에게 끌려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되는 캐릭터다.“솔직히 말하면 성진은 제가 사회에서 별로 안 만나고 싶은, 인간적으로 그다지 좋아하는 캐릭터가 아니예요. 너무 의문스럽고 욕망이 있으면서도 아닌 척하잖아요. 극 초반 미주를 찾아가는 것도 ‘개수작’이라고 생각했어요.(웃음) 감독님께도 ‘성진 이 XX, 너무 별로’라고 했죠.”하지만 개인의 성향과 별개로, 배우로서는 구미가 당겼다. 송승헌이 지금까지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새로운 결의 캐릭터였기 때문이다. 송승헌은 “안 해 본 캐릭터니까 재밌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런 캐릭터로 살아볼 수 있다는 게 배우의 좋은 점 아니겠냐”고 했다. 출연을 결정한 후에는 언제나처럼 캐릭터 구축을 위해 열과 성을 다했다. 오케스트라 지휘자란 설정에 맞춰 직접 지휘를 배운 것은 물론, 베드신을 위해 평소에 하지 않던 다이어트까지 강행했다.“처음에는 감독님이 노출을 안 해도 된다고 했어요. 근데 (베드신이) 있었죠. 거기다 지휘자니까 근육질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마르고 슬림한데 몸이 좋았으면 한다는 거예요. 그게 더 어렵거든요. 그래서 다이어트를 하면서 지방을 많이 뺐죠. 촬영 당시에는 물과 견과류만 먹었고요. 너무 배고프니까 예민해지더라고요.(웃음)” 그러면서도 송승헌은 재차 김대우 감독을 향한 믿음을 드러냈다. 그는 “‘인간중독’도 그렇고 사실 노출 연기는 김대우 감독의 작품이 아니었으면 못 했을 것”이라며 “감독님 영화는 노출을 위한 노출이 아니다. 어떤 상황이 주어지고, 설득력도 있다. 디렉션도 굉장히 정확하다”고 부연했다.함께 베드신을 소화한 후배 박지현과 ‘인간중독’에 이어 또 한 번 상대역으로 호흡한 조여정을 향해서는 연신 칭찬을 늘어놨다.“‘인간중독’ 임지연도 그랬지만, 박지현도 사석에서는 되게 수줍음이 많아요. 근데 막상 슛 들어가면 완전히 달라졌죠. 조여정은 그때도 그렇고 늘 상대를 든든하게 해주는 부분이 있어요. 다시 만나도 좋더라고요. 우리끼리 촬영하면서 아카데미(영화 ‘기생충’)가 인정한 배우니까 여기 묻어가자고 그랬죠.(웃음)”본인도 ‘원조 한류스타’가 아니냐는 말에 송승헌은 “나는 원조가 아니다. 떠오르는 한류스타”라고 농을 던졌다. 이어 “드라마 ‘가을동화’ 찍고 해외에서 편지를 진짜 많이 받았다. 요즘은 너무 당연한 일이지만, 그때만 해도 굉장히 신기한 일이었다”고 떠올린 그는 현 K콘텐츠 열풍에 대한 자신의 소신까지 덧붙였다.“누군가는 지금이 거품이라고 하는데 생각해 보면 이런 관심과 화제는 늘 거품으로 시작됐어요. 다만 좋은 상황이 위기가 되지 않으려면 배우, 관계자 모두 부담과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생각해요. 세계인들이 주목하고 있는 만큼 좋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게 더 열심히 해야 하죠.”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11.19 05:55
드라마

‘정숙한 세일즈’ 김성령 “화제 ‘원초적 본능’ 패러디, 의상 위해 폭풍 검색” [인터뷰②]

JTBC 토일드라마 ‘정숙한 세일즈’ 배우 김성령이 화제를 모은 영화 ‘원초적 본능’을 패러디한 장면에 대한 비하인드를 전했다. 김성령은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일간스포츠를 만나 “드라마 의상 담당자와 스타일리스트가 너무 고생해줬는데 샤론 스톤을 연기한 의상은 내가 직접 알아봤다”며 “내 몸의 단점을 가리기 위해서 쇼핑몰을 폭풍 검색했다”고 웃었다. 앞서 본방송 전 예고편에서 해당 장면이 모자이크 처리된 것에 대해 김성령은 “내 몸을 왜 모자이크 했는지 모르겠다. 내 몸을 희생해서 보여주겠다는 건데”라고 억울함(?)을 호소하듯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정숙한 세일즈’는 성(性)이 금기시되던 시절인 1992년 한 시골마을에서 성인용품 방문 판매에 뛰어든 ‘방판(방문판매) 시스터즈’ 4인방의 자립, 성장, 우정에 관한 이야기로 지난 17일 종영했다. 김성령을 포함해 김소연, 김선영, 이세희가 주연을 맡았다.김성령은 극중 ‘방판 시스터즈’의 맏언니 오금희 역을 맡았다. 김성령은 금희를 통해 방판 시스터즈 4인방 중 양반가 마님처럼 고고하고 우아한 분위기를 드러내면서도 허당미는 물론, 사랑스러움을 자아내며 극의 유쾌한 분위기를 책임졌다. 또한 극중 김도현(연우진)가 그토록 찾아 헤맨 친모 역할을 맡아 다채로운 면모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김성령은 성인용품 소재를 전한 것에 대해 “대본을 보고 너무 재밌었는데 처음엔 방송이 될 수 있을까 싶더라”며 “나는 강경파였다. 사실 19금이면 재방송을 할 수 없다고 하더라. 초반에 더 보여드릴 수 있는 부분을 못 보여드린 것에 솔직히 아쉽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우리 드라마를 통해 우리나라 성(性) 문화가 조금 더 좋은 방향으로 바뀌었다면 바랄 게 없다”고 작품의 의의를 전했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4.11.18 08:00
영화

19禁 밀실 스릴러 ‘히든페이스’, 도파민은 풀충전 [IS리뷰]

말 그대로 도파민이 폭발한다. 과감한 설정에 배우들의 수위 높은 노출이 이어지며 끊임없이 관객의 시청각을 자극한다.지휘자 성진(송승헌)은 첼리스트인 재벌 집 고명딸 수연(조여정)과 약혼 후, 수연의 집안에서 운영하는 오케스트라로 자리를 옮긴다. 하지만 결혼을 앞두고 성진의 열등감과 수연의 우월감이 연이어 충돌하며 두 사람의 다툼이 잦아지고, 결국 수연은 영상 편지만 남겨둔 채 자취를 감춘다. 잠깐의 일탈이라고 여겼던 수연의 부재는 점점 길어지고, 성진의 걱정도 점점 커져간다. 그리고 그즈음 성진의 앞에 수연의 후배 미주(박지현)가 나타난다. 첫 만남부터 서로에게 강한 끌림을 느낀 두 사람은 비 오는 밤, 욕망에 휩쓸려 용서받지 못할 짓을 저지른다.영화 ‘히든페이스’는 안드레스 바이즈 감독의 동명 영화가 원작인 작품으로 ‘음란서생’, ‘방자전’, ‘인간중독’ 등을 통해 에로티시즘 장르 저변을 개척해 온 김대우 감독의 신작이다. 그간 주인공의 내면적 상처와 결핍을 금지된 사랑, 욕망으로 표현했던 김 감독은 변함없이 그 길을 따른다. 김 감독은 세 주인공의 숨길 수 없는 욕망을 미스터리한 관계로 엮고 또 풀어가며 거부할 수 없는 매혹의 세계를 펼쳐낸다. 그렇게 전형적인 불륜 로맨스의 길을 갈 것처럼 보였던 ‘히든페이스’는 메인 주인공 중 한 명이 밀실에 갇히면서 방향을 튼다. 이후 영화는 밀실 안팎의 인물과 관계 변화를 관찰하며 스릴러로서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본격적인 재미가 시작되는 구간은 수연과 미주의 비밀이 드러나면서부터다. 주인공들의 사연이 플래시백으로 들춰지면서 앞에 뿌려뒀던 복선은 회수되고 크고 작은 반전이 이어진다. 특히 원작과는 다른 충격적인 엔딩이 잔상에 오래 남는다. 김 감독의 작품에서 기대했을, 시각적 자극도 확실하다. 극 초반 시선을 끌었던 수위 높은 베드신은 이후에도 중간중간 재활용되며 관객의 시선을 스크린에 붙든다. 여기에 관음이란 소재가 직접적으로 더해지면서 센슈얼함의 농도는 더욱 짙고 끈적해진다.다만 전개가 대단히 탄탄하거나 깊이 있는 메시지까지는 전달하지 못한다. 심리 드라마, 밀실 공포물 등 기시감이 드는 장르 패턴의 반복, 취향을 탈 수밖에 없는 설정 등도 아쉬운 구간이다. 구미가 당기는 요소는 많지만 남기보단 휘발되는 영화라는 뜻이다.배우들의 연기도 호불호가 갈릴 만하다. 송승헌이 연기한 성진의 모습에서는 ‘인간중독’의 김진평(송승헌)이, 박지현의 모습에서는 종가흔(임지연)의 그림자가 오버랩된다. 전자가 같은 배우인 까닭이라면 후자는 유사한 서사 속에 놓였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모두 전라 노출을 감행하는 열의를 보였지만, 딱 그것만 남는다.반면 ‘인간중독’에 출연한 또 다른 배우 조여정은 그때와는 완전히 다르게 기능했다. 세 배우 중 가장 눈에 띈다. 조여정은 인간의 오만함부터 불가한 상황에 놓인 당황스러움, 분노, 오기 등 다채로운 감정을 세밀하게 구현해 낸다. 그의 안정되고 흡인력 있는 연기는 종종 구멍이 나는 전개를 매끄럽게 메꾸고 극에 몰입할 수 있는 동력이 된다. 오는 20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11.18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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