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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싸를 만나다] 공진환 리더 "네이버표 라이브 플랫폼 '나우', 이젠 해외다"
국내 대표 MC 강호동과 대세 스트리머 이말년(개인방송 닉네임 '침착맨')의 만남에 온라인이 떠들썩하다. 정부와 기업을 상대로 한 이말년의 거침없는 쓴소리에 괜히 제작진의 눈치를 살피는 강호동의 모습이 각종 커뮤니티에 퍼지며 웃음을 자아냈다. 방송을 그대로 옮긴 유튜브 영상은 2주 만에 조회 수 50만회를 돌파했다. 놀랍게도 이번 신구 세대의 절묘한 조합은 방송사나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가 아닌 1위 포털의 손에서 탄생했다. 네이버의 라이브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나우'는 이처럼 신선한 콘텐츠에 K팝의 힘을 더해 해외를 정조준한다. '짧지만 길지도 않은' 독특한 콘텐츠 시장을 개척하고 나선 공진환 네이버 책임리더(43)를 지난달 22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신사옥에서 만났다. 오디오쇼부터 대세 예능까지…신규 앱 1위 나우는 네이버 앱 첫 화면 검색창과 날씨 정보 바로 아래에 위치하며 접근성을 제고했다. 지난 3월 출시한 별도 앱은 데이터 분석 서비스 모바일인덱스 조사에서 한 달 만에 엔터테인먼트 분야 신규 설치 앱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전체 앱 순위에서도 11위에 올랐다. 나우는 다양한 뮤지션의 음악을 알리기 위해 라디오와 유사한 형태로 2019년 서비스를 시작했다. 시각적 효과를 가미하기 위해 2020년부터는 보이는 라디오로 일부 전환했고, 포맷과 카테고리도 점차 확대했다. 나우에서 인기 아이돌의 스페셜 공연 등 음악과 아티스트 콘텐츠가 차지하는 비중은 70% 정도다. 초기 취지를 이어가자는 생각이 내부에서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렇다고 팬덤 공략에만 주력하는 것은 아니다. 강호동을 앞세운 '걍나와'처럼 예능과 같은 콘텐츠로도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공진환 책임리더는 "나우는 실시간이 장점이다. 그때그때 핫한 인물이나 음악에 대한 콘텐츠를 쉽게 소비할 수 있었으면 한다. 다만 유튜브나 틱톡처럼 UGC(이용자 제작 콘텐츠)보다 전문적으로 만들어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나우에서는 평균적으로 오전 8시부터 자정까지 1시간 단위로 방송이 돌아간다. 1주일에 약 50개의 프로그램이 편성된다. 외부 제작 인력까지 합하면 50여 명이 협업하고 있다. 나우는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포근한 분위기의 영상이 인상적이다. 방송국이 화려한 행사장을 연상케 한다면, 나우는 아기자기하게 꾸민 커피숍의 느낌이다. 스튜디오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있다. 9층 건물의 6개 층을 사용하고 있다. 내부 조명과 색상 선택에 신경을 각별히 써 화면이 예쁘게 나와 특히 아이돌의 만족도가 높다. 덕분에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있었다. 건물 뒤쪽이 주택가라 소음에 민감했는데, 아이돌이 자주 출연하다 보니 시간에 맞춰 고가의 카메라를 들고 온 팬들로 북적이기 일쑤였다. 차량 통행에도 문제가 생기자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주차장에 4m 높이의 펜스를 친 뒤에야 잠잠해졌다. 나우는 이렇게 현장에서 만나지 못한 아티스트와 팬을 잇는 소통 기능이 강점이다. 공간이 크지 않지만 편안한 분위기에서 마음껏 실력을 발휘하고 대화도 할 수 있다. 가수 송가인의 경우 새 앨범이 나오는 시기와 맞물려 나우에서 스페셜 공연을 했는데 댓글로 시청자 반응을 곧장 확인하는 신기한 경험에 매료됐다는 후문이다. 이에 본인 의지로 어버이날에 한 번 더 나우의 특별 무대에 참여했다. 공 책임리더는 "커뮤니티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앱 안에서 글을 올리고, 또 게시물들이 모여 공유되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생방송과 다시보기가 섞여 있는 나우는 음악·예능·경제 등 거의 전 영역을 포괄하고 있다. 콘텐츠 계약 유형은 천차만별이다. 3개월 정도로 조기에 종영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보이는 오디오쇼 '야간작업실'이나 '심야아이돌'처럼 매회 수만 명의 시청자가 유입되며 롱런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해외투어를 앞둔 아이돌은 스케줄을 미리 정해놓는 것이 일반적이다. 강호동 "새롭고 신선"…공 리더 "연말 해외 도전" 이제 5회차에 접어들었는데도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는 걍나와는 '무릎팍도사'로 강호동과 호흡을 맞췄던 여운혁 CP가 제작을 맡았다. 공 책임리더는 "시그니처 토크 프로그램을 발굴하기 위해 3개월 이상 고민했다. 여러 후보군이 있었고 제작사와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구체화했다"며 "론칭 20주년을 맞은 네이버 '지식인'의 재미있는 질문들을 토크 재료로 쓴다. 벌써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방송인 강호동 역시 "이말년 등 TV 방송에서 만나기 어려운 인기 크리에이터들과 제약 없이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어 좋다"며 "대규모 방송국 세트가 아니라 모바일 콘텐츠 제작에 최적화한 콤팩트한 방송환경에서 가볍게 제작하는 게 새롭고 신선하다"고 말했다. 나우는 OTT, 1인 미디어 플랫폼과는 분야가 엄연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OTT는 자리를 잡고 드라마 한편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켜야 한다. 기획 역량과 방송 품질은 1인 방송 대비 우월하다. 길이가 짧은 숏폼 콘텐츠와 비교하면 양질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게 장점이다. 공 책임리더는 "무엇을 보고 싶은지 딱히 모르겠지만 어쨌든 재미있는 것을 부담 없이 켜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지향한다. 부가적으로 엔터테인먼트적인 것뿐만 아니라 네이버 뉴스에서 접할 수 있었던 사회적인 이슈도 이용자 취향에 맞춰서 보여주는 서비스로 만드는 게 장기적인 비전이다"고 말했다. K팝 아이돌을 등에 업고 글로벌 이용자 비중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팬덤 구성에 따라 다르지만 인기 아이돌이 컴백 무대를 펼치면 30%가량의 트래픽이 해외에서 들어온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나우는 향후 수익 창출 모델도 구축할 계획이다. 월정액 모델을 도입하거나 아이돌의 멋진 모습을 NFT(대체 불가 토큰)화해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유료 회원에게만 공개하는 프리미엄 콘텐츠나 광고 없는 멤버십도 구상 중이다. 이에 앞서 이용자 규모와 트래픽을 키우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공 책임리더는 "나우의 특장점을 찾아 한국뿐 아니라 글로벌 이용자들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 서비스가 되려 한다. 연말부터 본격적으로 해외시장에 도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2.07.05 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