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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묘’ 천만까지 30만명…이번 주말 ‘천만 영화’ 등극 전망

영화 ‘파묘’가 누적 관객 1000만 돌파까지 30만 명을 남겨두고 있다.23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파묘’는 전날까지 누적 관객수 969만9897명을 기록했다. 1000만 돌파까지 30만 명만을 남겨두고 있다.지난달 22일 개봉한 ‘파묘’는 현재까지 30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르면 오는 24일 1000만 영화에 등극할 것으로 보인다.‘파묘’는 ‘검은 사제들’, ‘사바하’ 등 오컬트 장르물을 만들어 온 장재현 감독의 작품이다. 거액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해 화장해 달라는 요청을 받은 풍수사와 장의사, 무속인들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일들을 그린다. 배우 최민식, 김고은, 유해진, 이도현 등이 출연했다.파묘라는 신선한 소재와 오컬트 장르의 스릴, 배우들의 호연이 더해져 작품성과 재미 모두 뛰어나다는 호평을 얻었다.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2024.03.23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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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묘’ 유럽 이어 아시아 관객 홀린다..홍콩국제영화제 초청 [공식]

장재현 감독의 ‘파묘’가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이어 홍콩국제영화제에 초청돼 현지 관객과 만난다.8일 쇼박스는 ‘파묘’가 오는 28일부터 4월8일까지 열리는 제48회 홍콩국제영화제 갈라 섹션에 초청됐다고 전했다. 홍콩국제영화제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제 중 하나로 ‘악마를 보았다’ ‘황해’ 등 장르성과 작품성을 인정받은 한국영화들이 초청됐다.‘파묘’는 제74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이어 또 다시 해외 영화제 초청 소식을 알리며 독보적인 세계관을 자랑하는 K오컬트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을 입증했다.홍콩국제영화제 프로그램 큐레이터 알빈 추는 “공포 영화의 여러 요소들을 기발하게 혼합한 ‘파묘’ 는 다양한 아시아 문화권에 뿌리한 역사와 가족적인 가치까지 반영하고 있다”며 초청 이유를 밝혔다. 이어 “기술적으로 훌륭한 완성도를 지닌 것은 물론, 배우들 또한 엄청난 연기를 선보였다. 장르물의 혁신을 이뤘다는 관점에서 ‘파묘’는 한국 영화인들의 창의적인 노력을 보여주는 작품이다”고 덧붙였다.‘파묘’는 앞서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된 뒤 서구권 언론들에서 “단순히 영화가 아닌 아시아의 초자연적 믿음을 관통하는 여정이라고 할 수 있다”(KPOPMAP), “초반부터 빠른 속도로 전개되며 예측할 수 없는 리듬과 번뜩이는 편집을 보여준다. 영화는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핵심에 바로 다가간다”(LEPOLYESTER) 등의 평을 받았다. 유럽 관객들에 이어 아시아 관객들에겐 어떤 반응을 얻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전형화 기자 brofire@edaily.co.kr 2024.03.08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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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오니는 은어를 좋아하는가..장재현 감독이 밝힌 ‘파묘’ A to Z [전형화의 직필]

“‘검은 사제들’(544만명)보다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은 있었는데 감사할 뿐입니다.”장재현 감독은 ‘파묘’가 올해 첫 600만 관객을 돌파했지만 어리둥절한 눈치였다. 그도 그럴 것이 영화에 대한 반응이 자신의 예상과는 사뭇 달랐기 때문이다. 스스로는 영화 전반부보다 후반부를 오컬트 마니아들이 더 좋아할 것이라 예상했는데, 오히려 일반 관객들이 더 호응해주고 있는 탓이다. “감사하다”는 말을 연거푸 하는 그에게 ‘파묘’의 A부터 Z까지 다양한 이야기들을 물었다. 때로는 의도한 것부터, 더러는 관객이 의미를 부여해준 것까지 ‘파묘’의 아주 긴 뒷이야기를 전한다. 이 인터뷰는 ‘파묘’의 스포일러를 대거 포함합니다. -엄청난 흥행몰이를 하고 있는데.호불호가 있는 장르라 엄청 큰 기대를 하고 있지는 않았다. 그저 ‘검은 사제들’보다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 내심 있었을 뿐이다.-어렸을 때 이장을 하는 것을 보고 ‘파묘’의 원형적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고 했는데. 본격적인 준비는 ‘사바하’ 이후부터였을텐데.살던 동네가 그런 일들이 많았다. 이장을 했는데, 굿도 하고 제사도 크게 지냈다. 무덤을 파고 관을 뜯었다. 고백하자면 그 때부터 관을 좋아했다. 무덤에서 갓 꺼낸 낡은 관이 주는 이미지를 좋아했다. 관을 놓고 이야기를 발전하려 했다. ‘사바하’ 끝나고 한국장례협회를 찾아 대표님을 만나서 이틀 동안 많은 이야기들을 들었다. 풍수지리사 분들도 만났고. 통상적으로 지관이라고 하는데, 지관은 조선시대 관직이고 풍수지리사가 더 맞는 말이다. 풍수지리사협회가 여러 곳이 있는데, 그 중에서 한국풍수지리협회 분들을 만났고 협회에 소속 되지 않고 혼자 재벌집 묫자리를 봐주는 분들을 만났다. 동시에 장의사분들도 만났고. 이야기를 듣다 보니 이분들이 살면서 쌓아온 코어랄까, 내공이랄까, 거기에 공통된 것들이 있더라. 대체로 이장의 80% 정도는 땅을 팔거나 재개발이 돼 하는 경우다. 나머지 20%가 다른 경우인데, 무덤을 꺼내는 것 자체가 잘못됐던 걸 꺼낸다는 의미다. 그게 과거로 가는 여정 같다고 생각했다. 뭔가 과거의 잘못된 것을 꺼낸다는 것, 거기에서 이야기가 출발했다. -파묘와 친일파, 일본제국주의를 연결한 까닭은.소재를 계속 파헤치면서 어떻게 하면 더 깊이 있는 이야기가 나올까 고민했다. 그런데 파묘를 검색하다보면 친일파 파묘란 단어가 많이 나온다. 현재에 영향을 끼치는 가장 가까운 과거이면서 더 밑에는 뭐가 있을까로 계속 들어갔다. 티눈 수술을 했는데 고름을 빼도 끝이 아니더라, 뿌리까지 뽑아야지 새로운 게 나온다. 그것처럼 친일파 밑으로 뿌리까지 파 내려가보자고 마음먹었다. -영화 초반 틀니 일화는 감독의 실제 일화에서 비롯 됐다던데.친척 분 중에 무속인이 계신다. 난 할머니가 거의 키워주시다시피 해서 할머니에 대한 정이 많다. 돌아가신 뒤 할머니를 기억하려 틀니를 보관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그 친척 분이 할머니 틀니를 갖고 있냐고 하시더라. 그래서 갖고 가셔서 불 태워서 공양하셨다고 하더라. -일제가 한반도의 정기를 끊기 위해 쇠말뚝을 박았다는 이야기는, 사실 실체가 불분명하다. 말뚝을 박아서 정기를 끊는다는 이야기는 정조실록에 정조가 인재가 없는 걸 한탄하자 고려말 명나라 도사가 와서 정기를 끊기 위해 말뚝을 박아서 그렇다는 기록이 있을 만큼 오래된 이야기이기도 한데. 그 이야기를 영화 속으로 가지고 들어온 이유는. 그말대로 쇠말뚝이 있는지 없는지 모른다. 사실인지 아닌지도 모른다. 그래서 대사로도 “99%는 가짜다. 그럼 1%는?”이란 대사를 넣었다. 영화 속에 실제 쇠말뚝을 안 넣은 것도 그 이유 때문이다. 내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니깐. 게다가 쇠말뚝을 넣으면 너무 ‘국뽕’일 듯 했다. 그래서 쇠말뚝을 대체할 수 있는 상징성이 있는 걸 넣어보자고 마음먹었다. 그걸 오컬트 장르에 붙여보자고 생각했다.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중에 ‘사무라이의 시대’란 게 있다. 그걸 재밌게 봤는데, 4화인가에 임진왜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사무라이들이 조선인을 죽이는 게 삽화로 묘사되는데 기분이 너무너무 안 좋더라. 그래서 일본 제국주의, 군국주의 침략의 상징과 사무라이 정령을 결합시키고 그걸 쇠말뚝을 상징화하는 걸로 만들었다. 그걸 뽑으면 이 땅의 상처가 치유되지 않을까 그런 마음으로. -‘파묘’에 그 상징을 한반도 허리에 해당하는 곳에 박아놓는 음양사 이름을 무라야마 준지라고 설정했는데. 일제 강점기에 ‘조선의 귀신’ 등을 집필한 무라야마 지준에서 따온건가.노코멘트다. ‘사바하’ 때 고생을 많이 해서리. -최민식이 맡은 상덕, 김고은이 맡은 화림, 유해진의 영근, 이도현의 봉길 등 주요 인물들의 이름들이 다 독립운동가에서 비롯됐다. 나라를 지킨다는 뜻의 보국사나 그 절을 세운 스님 이름이 원봉이라는 것도 그렇고, 의열장의사란 이름도 그렇고. 이렇게 이름을 지어야겠다고 언제부터 마음 먹었나.처음부터다. 원래 전작들에서도 극 중 인물들 이름을 영화 주제에 맞게 지었다. ‘파묘’는 앞에는 오컬트, 뒤에는 항일이다고 하는 평이 있는데 난 두 개가 같은 맥락이라고 처음부터 생각했다. 무덤을 한 번 더 파는 것이라고. 친일청산과 항일을 나눠서 생각하는 게 아닌 것처럼. 독립기념관에 갔는데 잘 모르는 독립운동가 분들이 너무 많더라. 그 분들의 이름을 어감을 고려해 되살리려 했다.-네 명 주인공들의 옷색이 파란색(좌청룡)과 검정색(북현무), 빨간색(남주작), 하얀색(우백호)인 건 사방신의 의미를 고려한 것인가. 캐릭터 포스터에서도 이들이 각 사방을 보고 있는데.의상을 설정 할 때부터 그런 이야기가 있었다. 가장 먼저 고려한 건 최민식-유해진 세대와 김고은-이도현 세대가 완전히 다른 느낌을 주는 것이었다. -초반에 화림이 의뢰를 받은 미국 저택에서 불상 뒤에 야차상을 꺼내 놓는 건, 2부 오니의 등장을 알리는 복선으로 준비한 것인가.그렇다. 영화가 두 번째 이야기로 넘어갈 때 이질감을 없애기 위해 도깨비, 요괴 등 이물감을 줄 수 있는 물건들을 곳곳에 배치했다.-왜 이야기를 이렇게 두 갈래로 만들었나. 원래 구상을 할 때는 미국 의뢰인 박지용이 주인공이었다. 깔끔한 오컬트 같은 구성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시나리오를 쓰다가 코로나19 팬데믹이 터졌다. 극장에 가서 마스크를 쓰고 영화를 보는데 많이 답답하더라. 그 당시 작가주의 작품들이 많이 개봉하기도 했는데, 여느 때라면 극장에서 사유할 거리를 얻고 극장문을 나서는데, 코로나 때는 답답하게 나오게 되더라. 그럼 극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게 뭘까를 고민하게 됐다. 난 체험이라고 생각했다. 관객이 체험할 수 있도록 앞의 빌런과 뒤의 빌런을 다르게 하고, 정통 오컬트에 다른 장르를 접목시키고자 했다. 난 뒷부분을 크리처물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오히려 뱀파이어, 미이라, 강시영화에 가깝다고 생각했다. 그것들 역시 광의의 오컬트물이고. 초자연적 존재들의 이야기니깐. 그리고 그런 뒷부분을 이런 장르물 마니아들이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의외의 반응이었던 건, 앞에는 보편적이고 뒤에는 마니아들이 좋아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 반대였다는 점이다. ‘황혼에서 새벽까지’처럼 영화 속에서 장르가 바뀌는 부분이 덜 대중적이고 마니아들이 좋아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반대라 의외였다.-무속인들이 LA에 출장을 많이 가나.실제로 많이 간다. 특히 일본으로 가장 많이 간다. 일본에는 우리 같은 의미의 신내림이 거의 없어서 알음알음 소개로 많이 간다. 미국도 재미교포들 소개로 많이 가고. 풍수사들도 해외 출장을 많이 다닌다.영화에 편집된 장면이 있는데 화림과 봉길이 일본으로 출장을 갔던 장면이 있다. 무당길드라고 해야 할까, 스승님이 있고 거기서 파생된 신자매, 가족들이 있다. 대사에도 나오지만 그 스승님이 일본과도 연이 있었던 거다. -그래서 첫 장면에 김고은이 일본인이 아니다라고 일본어로 이야기하는 건가.화림이 일본어를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동시에 이 영화의 톤앤매너, 지향하는 바를 그 대사로 보여주고 싶었다. -컨버스를 신고 에어팟을 꼽는 MZ무당이 화제를 모았는데.실제로도 그렇다. 무속인들을 만나면 생각보다 많이 젊다. 세대교체도 되고 있고. 많이 뛰다 보니 도가니가 아파서 컨버스 같은 편한 신발, 편안한 구두를 많이 신는다. -이도현이 맡은 봉길이 몸에 새긴 문신은 태을보신경인가. 그 캐릭터도 실제 인물에서 가져왔다던데.태을보신경이 맞다. 잡귀신으로부터 몸을 보호해달라는 경이다. ‘사바하’ 때 야구선수를 하다가 신병이 와서 무당이 된 분을 만났는데 그 분이 몸에 그렇게 문신을 새겼다. 언젠가 그 캐릭터를 꼭 쓰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봉길로 가져왔다. -대살굿이 원래 있나? 타살굿인데 영화적으로 이해하기 쉽게 대살굿으로 바꿨나.통상적으로 타살굿이라고 많이 한다. 저승사자가 왔을 때 마지막으로 제물이 대신 죽는 굿. 그걸 대살이라고 하는데, 그래서 대살굿이라고 해도 무방하다고 하더라. 그래서 영화적으로 대살굿으로 썼다.-김고은이 대살굿을 할 때 받는 건 몸주신인 할머니인가, 아니면 다른 귀신인가. 할머니와 대살굿이 어울리지 않는데.대살굿을 할 때는 장군신을 받는다. 아주 강력하게 맞서야 하니깐. 대살굿은 저주 같은 오펜스굿이 아니라 방어하는 디펜스굿이다. 그래서 그 때는 자신의 몸주신이 아니라 장군신이 오는 것이다. -대살굿은 실제 굿의 동선을 그대로 가져온 것인가.그렇다. 원래는 4시간 짜리 굿을 5분 안에 보여줘야 했기에 어떤 걸 보여줘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김고은이 무속 선생님 집에서 연습을 정말 많이 했다. 하루 종일 리허설을 했다. 그 뒤 하루에 몰아서 카메라 4대로 찍었다. 그 감정을 나눠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깐. 일단 김고은에게 즐기는 모습을 모습을 보여달라고 주문했다. 실제로 무속인은 신을 받으면 즐긴다. 웃음도 보이고. 김고은이 굿에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전 칼로 자신의 얼굴을 긋는 장면, 뜨거운 숯에 손을 넣는 장면 등은 자신에게 신이 들어왔는지를 확인하고 남들에게도 보여주기 위해서다. 내 안에 신이 들어와서 나도 멀쩡하니 당신들도 안전할거야라고. 그걸 보고 인부들이 일을 시작한다. 칼을 땅에 묘지 방향과 반대로 던지는 건, 원래 모든 굿이 그렇다. 이 근처의 나쁜 것들이 이 칼 밖으로 나가 일종의 결계가 쳐지는 것이다. 화림이 동물 피를 마시는 건, 신에게 일종의 밥을 바치는 의미이고. -굿을 시작하기 전 봉길이 화림의 신발끈을 묶어주는 게 많은 연성러들을 자극시켰는데. 둘의 관계는 이성적인 게 담겨 있거나 발전 가능성이 있는 건가. 둘의 전사를 담은 이야기를 만들 계획은?무속 세계에선 스승이 굿 준비를 하면 제자나 신아들,딸들이 옷도 입혀주고 신발도 신겨주고 다 준비를 해준다. 둘의 관계를 분명하게 보여주려고 그 장면을 넣었다. 이성적인 마음이 담겨있을지는 모르는 일이다. 둘의 전사를 담은 이야기를 할 수도 있겠지만 ‘파묘’보다 더 재밌는 좋은 이야기여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산소탈로 직계 장손들이 해를 입는데, 왜 직계가 아닌 의뢰인의 어머니 즉 친일파 유령의 며느리까지 죽임을 당하는 건가. 영화적 설정 오류이지만 며느리가 죽는 건, 엔딩크레딧에 써 있듯이 이름이 배정자이기 때문인가? 일제시대 대표적 친일파?노코멘트다. 설정이 어긋나는데 작가의 개입인 것만은 분명하다. -친일파 영혼이 LA집 창문을 열어달라거나 프라자호텔 창문을 열어달라고 하는데. 사실 문을 열어줘야 들어간다는 건 뱀파이어물의 특징이지, 동양적인 오컬트 특징은 아닌데. 맞다. 연출적으로 재미를 주려고 섞은 것이다. -전반부 친일파 귀신 장면은 덜 자극적인 것 같은데.일부러 담백하게 담았다. 더 직접적이고 잔인한 장면들이 있었는데 편집했다. 전반부가 담백해야 후반부에서 더 강렬할 것이라 생각해서 그리했다. -친일파 귀신이 사실 영화 속 곳곳에 숨겨져 있는데.유리에 비추기도 하지만, 잘 찾아보면 많은 곳에 있다. 심령사진을 보면 귀신은 찍는 게 아니라 찍히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찍힌다는 느낌으로 영화 속에 담았다. -첫 번째 묘를 꺼낼 때 등장하는 뱀은 일본요괴 누레온나인데. 하필이면 돼지띠 일꾼에게 죽임을 당한다. 돼지랑 뱀은 상극이기도 한데. 그래서 동티 난 그 일꾼은 틀니 파묘할 때 나온 인물이기도 한데. 일이 해결된 뒤 어찌 되나. 누레온나는 물의 요괴다. 잘못된 것을 건드렸다는 설정으로 넣었다. 물의 요괴라 그걸 건드리자 비도 오고 그러는 것이다. 원래 묘가 탈이 나는 경우 뱀이 관에 들어오는 ‘사염’, 벌레가 들어오는 ‘충염’, 바람이 든다고 해서 ‘풍염’이라고 하는데, 이 경우는 뱀이 관에 들어갔는데 밑의 요기가 너무 세서 뱀이 변태가 일어나지 않았을까란 설정이다. 그래서 비슷한 대사도 넣었다. 그 인부는 틀니 파묘할 때 나온 인물이 맞다. 일부러 동티 나는 인물로 연결하기 위해 틀니 파묘할 때 포커싱을 잡았다. 편집됐는데 나중에 모든 문제가 해결되고 그 양반도 좋아진다는 장면이 있었다. 동티풀이가 된 셈이니깐. -조선총독부가 보이는 프라자호텔은 세트 촬영인가.내부는 세트고, 창에 보이는 광화문 정경은 프라자호텔에서 소스 촬영을 한 것이다. 그리고 그 소스를 LED월을 띄우고 촬영했다. 블루스크린를 놓고 합성을 하는 건 색감이 잘 안맞는 것 같았다. -친일파 귀신 혼부르기를 할 때 화림이 그 장례식장 주소를 읊는데.실제로 그렇다. 혼이 와야 할 위치를 부른다. 무속인에게 고증을 받아 만들었다.-의뢰인에게 진짜 상덕이 거는 휴대전화 진동음과 친일파 귀신이 거는 휴대전화 진동음이 다른가.아니다. 같다. 쇼트 길이가 차이가 나서 같은 음을 넣는데 리듬이 달라진 것이다.-의뢰인이 욕조에 누워있는 것을 비롯해 전반부에 물의 이미지가 많은데.그렇다. 욕조도 그렇고 땀도 그렇고 비도 그렇다. 후반부에는 불의 이미지가 많다. 드럼통 불도 그렇고. 그렇게 물과 불의 이미지를 전반부와 후반부에 대비시켰다. -친일파 관을 태울 때 일제 시대 때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훈장이 들어있는데.그래서 이장할 때 그 신분이 드러날까봐 관을 열지 말고 그대로 화장하라고 한 것이다. 우리는 염을 할 때 먼길옷을 입히는데, 우리도 그렇고 일본도 그렇고 생전에 고인을 상징하는 옷을 입히는 경우도 있다. 고인이 좋아하는 물품을 넣기도 하고. -영화에 등장하는 숫자는 실제로 한반도의 허리에 해당하는 곳인가. 어디며 어떻게 짚었나.풍수사들에게 물었더니 모두 같은 곳을 이야기하더라. 강원도 고성 향로봉이다. 영화 속에도 나온다. 상덕 화림 등이 얼굴에 문신하고 산에 올라갈 때 드론샷으로 산의 정경을 인트로로 잡는데 바로 그곳이 향로봉이다. -관을 두 개 넣는 첩장은 새로운 건 아니지만 밑에 넣는 관을 세로로 넣어서 마치 못의 형국으로 만든 게 기발한데.이야기했지만 실제 쇠침, 쇠말뚝을 넣는 게 아니라 그걸 상징하는 걸 넣고 싶었다. 그래서 그 자체를 못처럼 만들었다. -흉한 것인 오니의 설정은.전쟁터에서 신처럼 모셔지려면 외형부터 거대해서 위압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8척 거구를 생각했고, 2미터 40센치미터로 설정했다. 임진왜란에도 참전했고, 그 뒤 세키가하라 전투에 도쿠가와 이에야스 반대 진영에 참전했다가 패배한 뒤 영화 내용처럼 된 인물이란 설정이다.-한국의 도깨비와 일본의 오니는 다른 존재인데. 그래서 5장 도깨비불 옆에 일본어로 오니라고 적었다. 다른 소제목은 다 한글 옆에 한자인데 그것만 일본어다. 원래는 그 장의 제목을 도깨비라고 했다가 너무 의미가 많을 듯 해서 좀 더 명징하게 가고자 도깨비불로 가고 옆에 오니를 넣었다. 그때부터 막가는 설정이니 좀 더 직관적인 제목으로 관객을 인도하고 싶었다.-도깨비불로 주인공들이 환각을 보는 데 별다른 설명은 없는데.자연스럽게 관객이 같이 홀리는 듯한 느낌을 주고 싶었다. 왜 나이트클럽 들어가면 처음에 사이키 조명에 홀린 것처럼. 플래시백 느낌으로 만든 게 아니니 설명을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오니가 오백년 전에 불경을 정복했다고 하는 장면은 ‘드라큘라’가 떠오르는데.프란시스 코폴라 감독의 ‘드라큘라’ 광팬이다. 거기에서 드라큘라가 십자가를 이미 정복했다고 한 장면의 오마주다. -오니가 은어와 참외를 좋아한다는 설정은.일본만화 ‘음양사’를 좋아하는데, 은어와 참외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거기에서 전국시대 사무라이가 좋아할 법한 음식들을 고민해서 가져왔다. -화림이 탑으로 가니 안전했다는 건. 탑, 곧 부도는 스님의 사리가 있는 곳이고 그래서 신성하다는 의미로 설정했다. -보국사 보살이 봉길 위에 올라간 뒤 자신의 옷을 찾는데. 불교에서 선종할 때 부처의 옷을 입고 육신의 원한을 잊는다는 것에서 비롯된 것인지. 보통 영은 무엇인가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고, 그 억울함을 표현할 수 있는 것과 스님의 옷을 매칭시켰다. 그 장면을 그렇게 해석해도 될 듯 하다. -음양오행을 마지막 문제 해결의 원리로 사용했는데.오행이 원래 풍수지리의 베이스다. 풍수사가 과연 어떤 걸 마지막으로 사용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결국 풍수사가 오행을 고민해서 싸우는 게 당연한 수순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 영화 속에서 화림과 봉길은 ‘음양’, 상덕 영근은 ‘오행’이란 설정이기도 하다. -영화 속에서 거론되는 그 무덤을 만든 기순애는 일본어로 여우인 키츠네에서 온 것인가. 그렇다. 일제 때 우리나라 문헌에도 여우를 기순애라고 표현한 것들이 있다. 연배가 있으신 분들은 바로 알아차릴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보국사 표시판에 있는 풍수사 표식은 원래 있는 것인가.그렇다. 풍수사협회에 따라 다양한 표식들이 있는데 가장 이 영화에 맞는 걸 가져왔다.-화림의 몸주신인 할머니는 일본 음양사랑 맞섰거나 그런 전사가 있는 인물인가. 실제 무속인인 고춘자님이 연기했다던데.화림의 조상 중 음덕을 많이 쌓은 분이란 설정인데 그런 전사까진 설정하진 않았다. 일종의 수호천사라고 생각하면 될 듯 하다. 고춘자님이 두 번 정도 등장하는데, 그 장면들은 직접 찍으셨다. 그런데 워낙 바쁜 분이라 보충 촬영은 대역이 찍었다. -여느 퇴마극과 달리 주목을 사이에 놓고 오니와 화림이 대화를 나누는 게 이채로운데.어느 산이든 산주인이라 불리는 큰 나무가 있고, 그걸 주목이라 불렀다. 일본은 그런 경우가 많은데, 우리도 성황목이라 불리는 나무들이 있었고. 그걸 일본의 정령신앙을 대입해서 풀면 재밌겠다고 생각했다. -병실에 누워있는 봉길을 놓고 도깨비놀이를 하는데. 제주도에 있는 굿인데, 귀신을 속여서 정체를 드러나게 하는 것이다. -오니 투구에 지네 문양이 있고, 봉길을 놓고 닭으로 대살굿을 준비하는데. 지네와 닭이 천적이라는 걸 고려한건가.지네는 항상 북쪽으로 간다. 뒤로 가지 않고 전진을 하고. 그걸 오니의 캐릭터에 은유하고 싶었다. 그리고 닭은 그걸 고려했다기보다 봉길이 닭띠라 닭을 준비한 거다. 일종의 대살굿이니 앞에서 돼지 띠 인부들을 위해 돼지를 준비한 것처럼.-유해진을 교회 다니는 설정으로 한 건.그래도 제가 교회 다니는 집사인데 이런 영화 만들면서 교인들에게 면피를 하고 싶었다. 실제로도 만난 장의사 중 한 분이 교회 장로님이기도 했고. -음악 설계는 어떻게 했나. ‘사바하’도 같이 했던 김태성 음악감독과 작업했는데.전체적으로 저음이 많다. 불협화음이 도드라지고. 김태성 음악감독님이 훌륭히 해주셨다. -마지막 결혼식 사진 장면은 독립운동가 사진들을 은유한 것인가. 또한 ‘사바하’ 이다윗이 등장하는 건 장재현오컬트유니버스를 고려한 설정인가.독립운동가 사진처럼 찍은 것이냐는 질문은 노코멘트하고 싶다. 이다윗이 등장하는 건 사실 원래 조명팀 중 한 명에게 그 장면을 부탁했는데, 마침 다윗이 시간이 있다고 해서 찍었다. 특별히 장재현오컬트유니버스를 고려한 건 아니다.-‘사바하’의 이정재 이다윗, ‘파묘’의 김고은 이도현이 한 사건을 쫓는 설정으로 ‘사바하2’를 만들 계획은 없나.오컬트유니버스가 계획에 없는 건 아니어서 매 작품마다 다른 배우들을 캐스팅 하기는 했다. 시나리오를 빨리 쓰기야 ‘사바하2’보다 ‘파묘2’가 빠를 수는 있겠지만 더 재밌는 이야기를 만들 것이라 장담을 못하겠다. 등장인물보다 얼마나 재밌는 이야기여야 하는 가가 가장 중요하다. -‘검은 사제들’에선 사람을, ‘사바하’에선 하늘을, ‘파묘’에선 땅을 이야기했는데. 차기작은 어떤 걸 이야기할 계획인가.신에 대한 이야기다. 믿음에 대한 이야기고. 어두운 이야기가 될 것 같다. -‘건국전쟁’ 감독이 ‘파묘’에 좌파가 몰리고 있다고 했는데.일단 영화를 봐주셔서 감사하다. 아무래도 영화를 보시고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았겠나. 난 ‘파묘’가 색깔이 있는 영화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땅에 사는 한국사람이라면 무의식에 담겨 있는 과거에 대한 이야기다. 전형화 기자 brofire@edaily.co.kr 2024.03.05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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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온도와 습도… ‘파묘’ 괜히 수작 아니었네 ‘전문가 노력 치열’

개봉 나흘만에 관객수 200만명 찍고 흥행 탄력을 받은 영화 ‘파묘’에 전문가들이 쏟은 노력이 공개됐다.지난 22일 개봉한 ‘파묘’는 오컬트 장인 장재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 장 감독은 앞서 ‘검은사제들’, ‘사바하’로 각각 544만, 239만 관객을 동원해 장르의 한계를 뛰어넘은 흥행으로 호평을 받았다. 전작에서 호흡을 맞춘 덱스터도 힘을 보태며 영화 퀄리티에 공을 들였다.덱스터스튜디오는 ‘파묘’의 디지털 색보정(DI)을 담당했다. 계열사 라이브톤이 음향(SOUND) 디자인까지 책임져 미스터리 장르물 완성도를 한층 높였다.‘파묘’는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장의사·무속인들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은 오컬트 미스터리 영화. 덱스터스튜디오 컬러리스트 박진영 이사는 “‘파묘’ 같은 작품은 관객들에게 얼마나 섬뜩한 느낌을 줄 수 있는지가 관건이기에 어두운 화면에서도 낮은 색온도와 습한 기운이 전해질 수 있도록 작업했다”며 “스토리 전개에 따라 관객들은 관찰자로서 바라보는 시점 이동을 체험하는데 그 과정은 자연스러운 컬러그레이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이어 “묘를 이장하는 과정을 살펴보면 사람이 땅 위에서 아래로 시선을 두는 장면이 있는 반면 마치 땅속 아래에서 위를 보는 구간도 있어 시점에 맞춰 영상의 톤도 미묘한 변화를 준다”며 “험한 것으로 인한 공포감, 잎이 없는 마른 나무로 우거진 차가운 산, 인적이 드문 시골 마을의 풍경까지 섬세한 설정에 맞는 깊이 있는 컬러감을 담아냈다”고 설명했다. 라이브톤 김병인 부장도 “사건 흐름상 기승전결 구조가 매끄러우면서 장르 특성에 맞는 분위기를 전달하려 노력했다”며 “꿈틀거리는 듯한 베이스 사운드를 작품 곳곳에 깔아 긴장감이 유지되게 했다”고 음향 콘셉트를 설명했다.그는 “장재현 감독은 관객들이 영화의 생동감을 경험하길 원했고 그에 따라 돌비 애트모스 사운드를 도입했다”며 “기괴한 존재의 특성도 심상적으로 해석해 표현했는데, 그 소리가 온 사방에서 교차 혼합식으로 들리게 디자인해 영화적 체험을 극대화했다”고 언급했다.누적 관객 수 250만 돌파를 앞두고 있는 ‘파묘’는 전국 극장가에서 절찬리에 상영되고 있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4.02.26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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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귀’ 김태리 “내가 연기했는데도 무섭더라…모든 청춘들 행복했으면”

“제가 악귀를 연기했는데도 무섭더라고요.”배우 김태리가 SBS 금토드라마 ‘악귀’에서 청년 구산영과 악귀에 씐 구산영을 연기하면서 1인2역과 같은 두 가지 모습의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악귀’를 통해 장르물에 처음 도전한 김태리는 드라마의 한국적 오컬트 분위기를 책임지며, 때로는 서늘한 분위기로 섬뜩함을 자아내고 때로는 청춘의 애환을 그려내 뭉클함과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김태리는 ‘악귀’ 종영 후인 30일 소속사 매니지먼트mmm를 통해 “시청자들의 큰 사랑에 감사하다”며 “산영아, 네가 끝내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캐릭터에 애정을 드러냈다. ‘악귀’는 악귀에 씐 여자 산영(김태리)과 귀신을 볼 줄 아는 남자 해상(오정세)이 공조해 악귀의 정체를 파헤치는 이야기로, ‘시그널’과 ‘킹덤’ 시리즈를 탄생시킨 김은희 작가의 작품이다. 지난 29일 방송된 최종회는 자체 최고 시청률인 11.3%(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영화 ‘아가씨’로 혜성처럼 등장한 김태리는 ‘1987’, ‘미스터 선샤인’, ‘스물다섯 스물하나’ 등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종횡무진해왔다. 그런 그에게 ‘악귀’는 첫 장르물이자 사실상 첫 1인2역에 가까운 작품이다. 김태리는 두 인물을 다르게 표현하기 위해 무엇보다 대사와 극중 상황에 충실했다고 밝혔다. “대본에 이미 있는 설정들을 백분 활용해 아주 작은 단서라도 놓치지 않으려 했고 대본 외적인 것들은 감독님, 작가님과 함께 만들어 나갔어요. 인물들의 전사와 현재의 상황, 그들의 욕망에 집중했죠. 산영이가 할머니인 석란(예수정)의 죽음 후 무의식 속 어두운 부분(자살 충동)과 동시에 살고 싶어 하는 진짜 자신을 모두 마주하게 된 후부터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가 조금 더 깊이 생기고 연기의 실마리도 잡혔던 것 같아요. 악귀인 향이의 경우 장르적 특성을 더 살려야 했기에 연출적으로나 연기적으로 갇혀 있는 느낌을 받았는데 향이의 삶에 대한 의지를 계속 되뇌었고 나중엔 연기를 할수록 산영보다 자유로워지는 느낌을 받았어요.” 김태리는 가장 무서웠던 회차로 ‘4화’를 꼽았다. 그는 “대본도 다 알고 내가 연기도 했고, 분명 다음 장면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데도 그랬다. 갑자기 무언가 튀어나오는 건 정말 못 참는 거 같다”고 전했다. 또 “기억에 강하게 남는 신은 7화에서 해상의 할아버지인 염승옥(강길우)의 그림자가 서서히 악귀로 변화하는 장면이다. 소름 돋게 무서웠던 거 같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태리는 ‘악귀’ 첫방송 전 “산영이, 해상이와 같은 걸음으로 함께 추리하면서 보면 가장 재밌을 것”이라고 시청자에게 전한 바 있다. 김태리는 “그렇게 봐주신 것 같아 정말로 기쁘다”고 전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시청자 반응을 묻자 “꽤 초반에 향이와 산영이의 뒷짐 진 모습을 캐치한 추리가 있었다. 그래서 악귀가 목단이가 아닐 거라는 추측이 기억에 남는다”며 “그 글을 보고 감독님께 바로 스크린샷을 보내 드리니 ‘글 쓰신 분이 제작진 아니냐’며 의심했던 후문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수많은 추리들이 작품에 대한 관심도라 생각해 뿌듯하고 좋았다”고 말했다. 극중 산영은 민속학자 해상, 경찰 홍새와 악귀를 찾아나서며 남다른 팀플레이를 그려냈다. 김태리는 해상과 홍새를 각각 연기한 배우 오정세, 홍경과의 연기 호흡에 만족감과 감사함을 드러냈다. “모든 배우가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의 인물을 만나는데 그 방식이 같을 때는 공감을, 다를 때는 차이를 통해 배움을 얻는 것 같아요. 그랬기 때문에 연기의 시너지가 몇 배로 나지 않았나 싶어요. 적어도 저는 너무나 큰 도움을 받았기에 두 분이 해상이와 홍새가 돼줘서 정말 감사드린다고 고개 숙여 인사드리고 싶어요. 함께 한 모든 배우들이 제겐 큰힘이 되었던 것 같아요. 분에 넘치게 즐겁고 행복했던 현장이었습니다.” ‘악귀’ 최종회에서는 악귀에게 잠식된 산영이 살아내겠다는 자신의 의지로 악귀를 없앴다. 설사 시력을 잃더라도, “그래 살아보자”라고 다짐한 꿋꿋한 생(生)의 의지 엔딩은 깊은 여운을 남겼다. 이를 연기한 김태리는 남다른 소회를 전했다. “산영이도 향이도 살고 싶어 하는 인물이에요. 그러나 산영이는 자신의 삶을 직시하지 못하면서 너무 많은 것들을 생각하며 살아야 했는데 자신과 반대로 맹목적으로 열렬하게 살고 싶어 하는 향이와 긴 싸움을 통해 나 자신을 위한 삶, 내가 선택하는 나의 삶을 살아보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죠. 후시녹음을 하면서는 블랙아웃된 화면 속에서 산영이가 미소 짓고 있었으리라 생각했어요.”‘악귀’는 오컬트와 미스터리 장르라는 외피를 두르고 있지만, 청춘들의 삶을 살펴본 청춘 이야기다. 김태리는 “이 드라마를 시작할 때부터 청춘에 대한 이야기라고 했지만 모두가 같은 보편의 청춘은 없다”며 “나이를 떠나 모든 사람들에게 제 각각의 모양을 지닌 청춘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 빛나는 푸른 봄들 속 모두 행복하셨으면 좋겠다”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3.07.31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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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귀’‧‘경소문2’, 악귀 소재 ‘눈길’..비슷한 듯 다른 매력은? [줌인]

악귀 소재 드라마들이 시청자를 연이어 찾아온다. ‘악귀’는 이미 시청자를 만나고 있고, ‘경이로운 소문2:카운터 펀치’(이하 경소문2)는 올 여름 방송을 앞두고 있다. 사실 악귀라는 소재 자체가 소위 ‘센’ 장르와 결합하는 터라 그동안 방송에선 다루기 쉽지 않았다. 보통 방송가는 더 넓은 시청자층를 타킷으로 삼기 때문에 보편적인 소재를 찾기 마련이다. 이 같은 환경에서 ‘악귀’가 시청률 두 자릿수를 기록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경소문2’도 전 시즌에 이어 시청자를 사로잡을 준비를 마쳐 눈길을 끈다. SBS 금토드라마 ‘악귀’는 악귀에 씐 여자 구산영(김태리)과 그 악귀를 볼 수 있는 남자 염해상(오정세)이 의문의 죽음을 파헤치는 한국형 오컬트다. 지난 6월 23일 첫발을 내디딘 ‘악귀’는 시청률 9.9%(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시작해 2회만에 10%를 돌파했다. 이후 3회만에 자체 최고인 11%s를 기록하며, 최근 회차까지 평균 두 자릿수가 계속되고 있다. ‘악귀’는 ‘싸인’ ‘유령’ ‘시그널’, ‘킹덤’ 등 장르물을 흥행시킨 김은희 작가의 신작으로, 방영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악귀’와 비슷한 장르인 한국형 오컬트 ‘킹덤’과 언뜻 비슷한 분위기가 예고돼 시청자의 기대감을 한층 끌어올렸다. 김은희 작가는 “‘전설의 고향’ 영향이 있어서 그런지 엄청 무서워하면서도 공포물을 좋아해왔던 터라, 막연하게 한 번쯤 오컬트를 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왔다”며 “‘킹덤’ 대본을 쓰면서 ‘악귀’에도 자연스럽게 한국적인 느낌들이 녹아들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악귀’는 ‘악독한 귀신’이란 악귀의 ‘악함’을 보여주는 동시에, 정체가 뚜렷하지 않아서 발생하는 공포감을 극대화한다. 오는 29일 tvN에서 첫방송되는 토일드라마 ‘경소문2’도 마찬가지다. ‘경소문2’는 악귀 사냥꾼 카운터들이 악귀들을 물리치는 이야기로, 블랙 히어로가 초능력으로 악귀를 해결해 카타르시스를 높이는 작품이다. 지난 2020년 OCN에서 시즌1 방영 당시 시청률 11%대까지 기록하며 신드롬을 일으켰고, 시즌1의 세계관을 잇는 이번 시즌은 채널을 옮겨 더 넓은 시청자를 확보할 수 있는 tvN에서 방영된다. 이들 드라마 모두 악귀라는 소재를 통해 사회적 문제를 짚어내 공감대를 확보하고, 현실 공포를 끌어올린다. ‘악귀’는 아동학대, 보이스피싱, 불법대부업 등의 문제를 악귀와 연결 짓는다. ‘경소문’은 시즌1 당시 악귀와 관련된 각종 사회적 비리와 범죄를 다뤘고, 시즌2도 이 같은 문제를 다시 한번 그려내며 세계관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두 작품 모두 공적 시스템에 대한 사회적 불안을 녹여낸 점도 닮아 있다. 공희정 드라마 평론가는 “‘악귀’ 속 악귀들의 생전 모습을 깊게 들여다 보면 사회 시스템에서 제대로 보호받지 못한 사연을 가지고 있다. ‘경소문’도 히어로가 공적으로 해결되지 못한 문제를 악귀를 비현실적으로 없애면서 해결한다”라며 “두 드라마 모두 공적 시스템 붕괴를 보여주면서 동시대성을 확보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악귀’는 사회적 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가지 못해서 발생하는 피해자를, ‘경소문’은 선과 악의 이분법에서 악을 대표하는 대상을 악귀로 설정해 차별점을 꾀한다. ‘경소문’은 악귀를 더 악하게 표현해 물리치는 이른바 ‘퇴마’에 중점을 두면서 카타르시스를 높이는 반면, ‘악귀’는 악귀가 된 이들의 억울함을 풀어주려는 ‘해원’(解冤)에 가깝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두 드라마는 비슷하면서도 결이 무척 다르다”며 “모두 소재 자체로 장르적 쾌감을 가져가지만, 그 장르적 특성을 극대화하는 게 ‘경소문’이라면 ‘악귀’는 역설적으로 악귀 자체 이야기에 집중해 장르적 쾌감을 줄인다”고 비교했다. 그렇기에 ‘악귀’는 후반에 돌입하면서 시청률이 정체돼 있기도 하다. ‘악귀’는 최종회까지 단 4회만을 남겨두며, 향후 전개에 궁금증을 높이고 있다. 최근 회차인 8회에서 산영이 “네 아빠처럼 너도 날 원하게 될 것”이라는 악귀의 말에 담긴 의미를 알게 되고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흥미를 자아내고 있다. 이에 따라 종영 전 또 한번 자체 최고시청률을 경신하며 시청자의 뜨거운 관심을 입증할지 주목된다. 이와 함께 ‘경소문2’도 악귀 소재가 어떻게 쓰일지, 전 시즌의 인기를 뛰어넘을지 기대를 모은다.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3.07.21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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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귀’ 김은희 작가 “김태리 악귀 톤, 이래서 ‘김태리 김태리’ 하는구나…”

디즈니+ 드라마 ‘악귀’의 김은희 작가가 배우 김태리의 연기를 칭찬했다.김은희 작가는 18일 공개된 ‘악귀’ TMI 인터뷰 영상에서 김태리의 악귀 연기에 대해 “악귀 톤을 듣고 ‘이래서 김태리 김태리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이야기했다.영상에서 김태리는 “전체 리딩 때 모두가 생각했던 이미지는 성인 여성의 느낌이었는데, 조금 장난끼있는 쪽으로 접근해봤다. 다행히 작가님이 좋아해 주셨다”고 이야기했다.오정세는 무형의 악귀를 보는 ‘해상’을 연기하는 고충을 묻는 질문에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어서 심각하게 연기를 했다”고 밝혔다.김은희 작가는 또 붉은 배씨 댕기를 귀신의 매개체로 선택한 이유에 관해 “현재에는 보기 어렵지만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알아볼 수 있는, 그리고 성별을 예측할 수 있는 것이었으면 했다”고 설명했다.‘악귀’는 장르물의 대가 김은희 작가가 탄생시킨 한국형 오컬트 미스터리 드라마다. 매주 금, 토 디즈니+에서 공개된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07.18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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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드창 맞아?”..‘악귀’ 오정세, 코믹함 벗고 묵직한 존재감 발산 [RE스타]

“염해상 캐릭터 자체는 매력이 없는데 이 드라마 안에서는 매력적이었으면 좋겠어요.”배우 오정세가 SBS 금토드라마 ‘악귀’의 흥행을 이끌고 있다. 극중 민속학 교수이자 악귀를 보는 염해상으로 분해 드라마의 중심을 단단히 책임지고 있다. 오정세의 말처럼 염해상은 사회성도 떨어지고 악귀밖에 모르는 인물이지만, 오정세는 염해상을 입체적으로 그려내며 무척이나 매력적으로 빚어내고 있다.‘악귀’는 악귀에 씐 여자 구산영(김태리)과 그 악귀를 볼 수 있는 남자 염해상이 의문의 죽음을 파헤치는 한국형 오컬트 미스터리다. ‘싸인’, ‘유령’, ‘시그널’, ‘킹덤’ 등 장르물을 흥행시킨 김은희 작가의 신작이다. 지난달 23일 9.9%로 시작한 ‘악귀’ 2회 만에 두 자릿수인 10%를 돌파하고, 3회 만에 자체 최고인 11%를 기록했다. 극중 오정세가 연기하는 염해상은 어려서부터 귀(鬼)와 신(神)을 볼 수 있었고 어머니를 죽인 악귀를 집요하게 추적해온 인물이다. 그러던 어느 날 구산영을 만나고 그토록 찾아다니던 악귀와 조우한다. ‘악귀’의 어둡고 습한 분위기에 녹아든 모습으로 첫 등장한 오정세는 드라마의 주요 소재인 민속학을 탐구하고 악귀에 대해 집요하게 쫓는 모습을 차분하게 그려가고 있다. 대사가 많지 않고, 표정 변화가 거의 없는데도 묵직한 분위기로 존재감을 발산한다. 아버지의 유품인 붉은 댕기를 만지고 악귀에 씌인 산영을 만난 후부터는, 산영과 악귀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 공조하는 모습으로 극의 긴장감을 책임지고 있다. 오정세는 그간 유머가 녹아든 일상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지난 1997년 영화 ‘아버지’로 데뷔한 후 매년 평균 두 작품 이상을 하며 활발히 활동해왔고 대부분 캐릭터와 높은 싱크로율을 보인 코믹 연기로 사랑 받아왔다. 영화 ‘극한직업’ ‘레슬러’, 드라마 ‘진심이 닿다’ ‘동백꽃 필 무렵’ ‘스토브리그’ 등이 대표적이다. ‘극한직업’에서 마약상 테드창으로 변신해 강한 임팩트를 남기고 ‘동백꽃 필 무렵’에서 ‘노땅콩’, ‘하찮큐티’ 등 다양한 별명을 만들어낸 마성의 캐릭터 노규태 역을 맡아 대세 배우로 우뚝섰다. 반면 ‘악귀’에서는 무뚝뚝하고 냉철한 해상을 그려내며, 낯설면서도 색다른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앞서 김은희 작가는 오정세를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뭔가를 탐구하는 해상의 캐릭터와 무척 닮아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오정세는 자신이 맡은 인물 연구에 무척 공을 들인다고 알려졌다. 2020년 ‘사이코지만 괜찮아’에서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앓고 있는 캐릭터를 맡아 해당 장애에 대한 연구뿐 아니라 직접 자폐스펙트럼을 지닌 사람들을 만나 조용히 둘의 대화와 소통 방법을 관찰했다. 오정세는 어떤 연기든 “해당 장면 안에서 캐릭터의 심리와 상황을 이해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배우로서 철학을 밝힌 바 있다. 오정세는 ‘악귀’의 작업 과정에 대해 “대본을 읽고 촬영하면서 악귀를 찾아가는 과정이 안개를 걷는 기분이었다”며 “안개가 걷히면 지나간 사건이 섬뜩한 이야기 서사로 만들어지더라. 신선하고 재밌었다”고 전했다.해상과 산영은 악귀의 존재를 알아내기 위해 본격적으로 공조를 시작한 가운데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또 해상의 개인적 서사도 궁금증을 자아내면서 오정세가 만들어갈 캐릭터에 관심이 쏠린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3.07.04 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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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늘한 공포감..‘악귀’‧‘마당이 있는 집’, ‘여름=스릴러’ 공식 통할까 [줌인]

올 여름 더위를 식혀줄 스릴러 드라마 ‘마당이 있는 집’과 ‘악귀’가 드디어 출격했다. 최근 ‘닥터 차정숙’, ‘낭만닥터 김사부 시즌3’, ‘나쁜 엄마’ 등 따뜻한 힐링 소재가 큰 사랑을 받은 상황에서 서늘한 분위기가 잔뜩 담긴 ‘마당이 있는 집’과 ‘악귀’가 ‘여름=스릴러’라는 공식을 증명할지 관심이 쏠린다. 지니TV 오리지널 월화드라마 ‘마당이 있는 집’과 SBS 금토드라마 ‘악귀’는 각각 지난 19일, 23일 첫 방송됐다. ENA에서 방영되는 ‘마당이 있는 집’ 1회는 시청률 1.2%(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나타내며 지니 TV오리지널 작품들 중 역대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악귀’는 1회 9.9%, 2회 10.0%를 기록하며 뜨거운 기대감을 입증했다.‘악귀’보다 한 주 먼저 시청자를 만난 ‘마당이 있는 집’은 배우 김태희의 3년 만의 복귀작이자 넷플릭스 ‘더 글로리’로 단숨에 스타덤에 오른 배우 임지연의 출연으로 일찍이 관심을 모았다. 드라마는 뒷마당에서 나는 수상한 냄새로 인해 완전히 다른 삶을 살던 주란(김태희)과 상은(임지연)이 만나 벌어지는 서스펜스 스릴러로,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이 원작이다. ‘마당이 있는 집’은 외부 사람들과 완전히 차단한 채, 매일 신경 안경제를 달고 사는 주란의 불안한 심리가 연달아 펼쳐지면서 긴장감을 자아낸다. 남부러울 것 없는 집에서 가정주부로 살아가는 주란은 어느 날 집 마당에서 코를 찌르는 악취를 맡지만, 함께 사는 남편(김성오)과 어린 아들은 어떤 냄새도 나지 않는다며 주란의 예민함을 탓한다. 그러다가 우연히 옆집에 이사 온 의문의 여성으로부터 마당에서 악취가 난다는 얘기를 듣게 된다. 주란이 누구를 믿어야 할지 모르는 혼란한 상황 속, 그 앞에 다소 위협적으로 나타났던 상은(임지연)의 남편(최재림)이 갑작스럽게 목숨을 잃는다. ‘마당이 있는 집’은 서늘한 미스터리 스릴러에 가깝다. 의문의 악취, 시체, 죽음 등 진실을 알 수 없는 사건들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여기에 주란의 불안정한 심리 상태는 현악기를 중심으로 한 날카로운 배경음과 어우러진다. 드라마는 극의 긴장감과 공포감을 느리지만 켜켜이 쌓아간다. 김태희는 대사가 거의 없이 표정, 눈빛 등으로 드라마의 스릴러 분위기를 함께 만들어간다. 극중 임신 5개월 차인 상은을 연기하는 임지연은 남편에게 가정폭력을 당하는 무기력함부터 남편 죽음 후 극심한 허기를 느끼고 정신없이 음식을 먹어 치우며 표현하는 해방감까지 묵직하게 그려낸다. 3회부터는 주란과 상은 사이에 접점이 발생하는 터라, 극중 각기 다른 분위기의 김태희와 임지연이 어떤 연기 케미를 보여줄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마당이 있는 집’이 사건과 심리에 초점을 맞춘다면, ‘악귀’는 오컬트를 가미한 스릴러로 장르적 쾌감에 더 무게중심을 둔 작품이다. ‘악귀’는 ‘싸인’, ‘유령’, ‘시그널’, ‘킹덤’ 등 여러 장르물을 흥행시킨 김은희 작가의 신작이자,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 ‘스물다섯 스물하나’에 이어 흥행 3연타에 도전하는 배우 김태리의 주연작이다. 드라마는 악귀에 씐 여자 산영(김태리)와 그 악귀를 볼 수 있는 남자 해상(오정세)이 의문의 죽음을 파헤치는 한국형 오컬트 미스터리다.‘악귀’의 첫회에서는 악귀에 씌인 산영의 모습이 그려졌다. 어린 시절 사고로 죽은 줄로만 알았던 아버지 구강모(진선규)가 알고보니 살아있었을 뿐더러 최근에야 실제 죽음을 맞이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간 곳에서 유품인 ‘댕기’를 우연히 만진 후부터 악귀가 달라 붙은 것. 경제적으로 부족하지만 나름 평범한 삶을 꾸려온 산영은 아버지가 민속학 교수라는 사실도 알게 된다. 그러다가 자신의 탈을 쓰고 살인을 저지르는 악귀의 존재를 깨달은 산영은 귀신을 보는 민속학 교수 해상의 도움을 받기 시작하면서 악귀의 특성에 대해 알아간다. 산영이 악귀를 어떻게 떼어낼지, 산영과 해상의 앞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궁금증을 높이고 있다. 무엇보다 ‘악귀’는 한국 민속학에 기반을 둔 오컬트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민간신앙, 민속학의 문헌 등을 토대로 쌓아 올린 서사와 배경은 익숙함과 신선함을 동시에 불러일으킨다. 고즈넉하지만 미스터리해 보이는 한옥집, 한을 토대로 한 대사들이 오컬트 장르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면서 신비로움을 더한다. 드라마 ‘지리산’ 이후 또 다시 김은희 작가와 의기투합한 이정림 PD는 “여타의 오컬트처럼 엑소시즘 또는 엑소시스트가 나오지는 않는다. 우리 조상들이 오랫동안 믿고 기록한 토속신앙, 전설, 신화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만들어갔다”고 말했다. 또 표현 수위에 대해선 “15세 관람가 안에서 할 수 있는 최대치를 포현하려 노력했다”고 전해 ‘악귀’에서 불러일으킬 공포감도 기대케 했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3.06.27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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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희 신작 ‘악귀’ 한국형 오컬트물 새 지평 열었다

김은희 작가가 SBS 새 금토드라마 ‘악귀’를 통해 강렬한 귀환을 알렸다. 오컬트 장르의 외피를 입고 가장 한국적인 이야기로 김은희 작가만의 독특한 세계관을 구축했다.‘악귀’는 악귀에 씐 여자와 그 악귀를 볼 수 있는 남자가 의문의 죽음을 파헤치는 한국형 오컬트 미스터리 드라마다. 23일과 24일 방송된 1, 2회에서는 미스터리에 대한 단서를 곳곳에 심은 서사가 치밀하게 빌드업되면서, 벌써부터 구산영(김태리)과 염해상(오정세)의 추적에 동참, 모든 장면을 꼼꼼히 되돌려보는 시청자들이 늘어가고 있다. 1회는 시청률 9.9%(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2회는 10%를 기록했다.특히 한국의 문화를 가장 잘 드러내는 민속학이란 소재는 신선한 경험을 선사했다. 궁궐 안 사람들이 아닌, 궁궐 밖 진짜 우리들의 조상이 어떤 음식을 먹었고, 어떤 유희를 즐겼으며, 어떤 존재를 믿고 두려워했는지 연구하는 이 학문은 몰랐던 이야기를 알아가는 즐거움을 더했다.조선시대 문헌에도 있다는 보이지 않는 자살의 손, 신경질적이고 사나운 측신 등 민속학자 해상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다가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특히 민간 신앙을 연구하며 악귀를 쫓았던 구강모(진선규)가 남긴 여러 단서들이 앞으로 어떻게 풀릴지도 호기심을 자극한다. 조선판 좀비로 전 세계를 들끓게 한 김 작가가 이번엔 한국형 오컬트로 또다시 열풍을 일으킬 수 있을지 기대가 쏠린다.장르물의 재미 속에서도 사회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과 메시지까지 놓치지 않는 김은희 작가의 강점 역시 돋보였다. ‘청춘’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는 그의 기획 의도가 오컬트 장르에도 자연스레 녹아든 것. 온갖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며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고 있는 ‘흙수저’ 산영은 “남의 돈 받는 일은 해본 적 없다”는 동창생 윤정과 대비됐다. 학대가 벌어졌던 끔찍한 집에서 탈출하고 싶어도 싼 월세에 발목 잡힌 절친 백세미(양혜지)는 “아파트에서 불행하면 행복하게 불행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웃픈 희망을 읊조리기도 했다. 이 시대 청춘의 리얼한 현실이 그려진 것이다.“인간의 잠재된 욕망을 들어주며 크기를 키운다”는 악귀의 설정에도 사회를 악으로 물들이는 범죄가 등장했다. 악귀가 산영의 엄마 경문(박지영)에게 사기를 쳐 집 보증금을 갈취한 보이스피싱범을 죽음으로 몰고 간 것. 귀신의 존재를 믿지 않던 산영이 귀신을 보게 되는 과정에서도 아동 학대와 가정 폭력이라는 끔찍한 사건을 녹였다. ‘기억해야 할 사건과 사람들’에 대한 메시지를 꾸준히 전한 김은희 작가가 이번에는 시청자들의 가슴에 어떤 파고를 일으킬지 궁금해진다.SBS ‘악귀’는 매주 금, 토요일 오후 10시 방송된다.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3.06.25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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