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배치기+욕설' 판정 항의 끝에 퇴장...'염갈량 퇴장 사건' 핵심은 제스처 '시점', 결론은 오해? [IS 이슈]
LG 트윈스가 짜릿한 역전승을 이뤘지만, 좀처럼 보기 힘든 과격한 항의 장면이 중계 방송을 탔다.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LG는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 홈경기를 5-2로 이겼다. 승리의 주인공은 7회 결승 홈런을 친 박동원이었지만, 팬들의 시선을 모은 장면은 따로 있었다. 주인공은 선수가 아닌 사령탑 염경엽 감독이다.상황은 5회 말 1사 1루 때 펼쳐졌다. LG 8번 타자 이주헌은 두산 최원준의 5구째 슬라이더를 공략했는데, 타구가 3루수 강승호를 향했다. 강승호는 다이빙 캐치를 시도했으나 직선타 처리에 실패했다. 공은 선상 밖으로 조금 흘렀지만, 이미 내야에서 인플레이된 상황. 김갑수 3루심은 페어 선언을 내렸다.직선타 처리가 될 줄 알았던 문성주는 2루로 뛰다 1루로 귀루하려 했지만, 인플레이되면서 포스아웃이 진행되는 상황. 강승호가 2루로 공을 던져 문성주를 잡았고, 이주헌은 그 사이 1루를 밟아 병살타를 막았다.그런데 상황이 끝나지 않았다. 문성주는 아웃이 됐다고 인지하고 돌아가려 했는데, 두산은 1루에서 이주헌을 잡았다고 착각하고, 돌아오는 문성주도 잡아야 한다고 오해해 1루로 공을 던졌다. 결국 이주헌과 문성주가 모두 1루에 모이는 묘한 상황이 연출됐다.착각과 오해가 계속됐다. 이주헌은 파울로 상황을 착각했고, 그러자 두산 벤치에서 다시 인플레이 상황임을 확인해달라고 심판진에 요청했다. 심판진은 LG 선수단에게 상황을 알리고 위치 조정을 전달했다. 결국 이주헌이 1루에서 살고 문성주가 아웃되는 결론이 내려졌다.그런데 상황 판단에 대한 이견이 한 명 더 있었다. 염경엽 감독이 그라운드로 나와 항의하기 시작했다. 염 감독은 심판진이 파울을 선언하지 않았냐고 말했고, 항의가 길어지면서 설전이 펼쳐졌다. 결국 염 감독에게 퇴장 선언이 내려졌고, 심판진은 '염 감독이 욕설을 해 퇴장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염경엽 감독은 퇴장 후에도 이영재 심판과 몸을 부딪히고, 더그아웃에서도 항의를 계속하다 물러났다.
염경엽 감독은 퇴장 후 구단을 통해 "김갑수 3루심이 먼저 페어 선언을 했는데, 공이 라인 밖으로 나갔다"며 "나갔을 때 3루심이 파울 제스처를 했다. 두 팔을 들었다. 그 다음 포스아웃 처리를 했다"고 자신이 인지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판정이 번복됐으니 파울이냐고 물으니 심판은 타임이라고 말했다"며 "인플레이 상황인데 심판이 타임을 말해도 되냐고 물었고, 심판 측은 타임을 선언할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이 부분을 항의했다"고 주장했다.심판 측의 설명은 달랐다. 최수원 대기심은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처음에 페어 판정을 내렸고, 야수가 2루에 송구해 아웃 판정이 났다. 이후 플레이가 공격이든 수비든 종료됐다. 그래서 타임(볼 데드)을 걸었다"며 "염 감독이 오해한 채 나오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최 대기심은 이어 "1루에서 타자와 주자가 붙어 있어 병살타가 나올 수 없다. 심판들이 판단할 때 플레이가 종료됐고, 선수들도 추가 플레이를 할 의향을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권영철 2루심도 "2루에서 포스아웃이 된 후 1루를 바라봤다. 플레이가 끝나야 심판이 타임을 걸 수 있다"며 "선수들이 공을 던지는지 봤고, 고개를 돌리는 모습을 봤다. 그래서 타임을 걸었다"고 덧붙였다.상황을 종합하면, 염경엽 감독의 판정에 대한 오해가 제대로 풀리지 않으면서 생긴 충돌로 보인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영상을 확인한 결과 한 프레임 안에서 타자가 1루를 밟아 플레이를 모두 마친 후에야 심판진이 타임을 거는 것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KBO는 또 "심판진이 염경엽 감독에게 인플레이 중 타임 선언이 가능하다고 말한 적은 없었다"고 반박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4.11 2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