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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is]놀이터에서 코딩하고, 카약 타고, 사파리 구경? 럭셔리 놀이터에 힘주는 대형 건설사들
대형 건설사의 신축아파트 놀이터가 갈수록 화려해지고 있다. 요즘 놀이터에서는 스마트폰 앱에 연동해 컴퓨터 코딩 놀이를 하고, 워터파크를 방불케 하는 물놀이 시설에서 소형 배인 ‘카약’을 즐길 수 있다. 현대 미술관을 연상시키는 세련된 디자인과 친환경에 방점을 찍은 놀이터도 늘어나는 추세다. 출산율이 줄어드는 대신 자녀 교육과 여가에 더 많은 신경을 쓰는 가정이 늘어나면서 대형 건설사도 럭셔리 놀이터에 집중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화려한 놀이터를 갖춘 신축 아파트는 이웃의 부러움을 받으며 주변보다 높은 시세를 자랑한다. 코딩 배우고, 배 타고…상상초월 놀이터 보통 놀이터 하면 미끄럼틀과 그네·시소를 떠올린다. ‘좀 괜찮다’ 싶은 곳에는 제법 번듯해 보이는 정글짐과 태양열을 힘 삼아 움직이는 놀이기구가 갖춰있는 있는 정도다. 하지만 요즘 신축 아파트를 짓는 대형 건설사는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놀이터를 만들지 않는다. 상상을 뛰어넘는 럭셔리 놀이터가 아파트의 프리미엄을 결정하는 요소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이 지난해 완공한 장위 래미안포레카운티 놀이터는 최근 추세를 잘 반영하고 있다. 래미안포레카운티 놀이터에는 뛰어놀면서 코딩을 배울 수 있는 ‘코드캐치’가 설치돼 있다. 어린이가 스마트폰에 설치된 앱을 코드캐치에 태그하면 명령어가 입력되는 방식이다. 코딩은 최근 초등학교 정규 교과 과정에 포함될 정도로 강조되고 있다. 놀면서 공부를 할 수 있는 코딩 놀이터가 인기 만점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미 엄마들 사이에는 “서울 특정 지역 래미안에 코딩 놀이터가 있다”는 소문이 번지고 있다. 최근 내부 시설 확충을 계획 중인 구축 아파트 건의사항에 “우리도 코딩 놀이터를 설치하자”는 요구가 심심치 않게 올라오는 배경이다. 지난해 4월 입주를 시작한 구미 호반베르디움 엘리트시티 놀이터는 에버랜드를 벤치마킹했다. ‘로스트벨리’ 놀이터와 ‘판다월드’의 대나무 숲 놀이터는 에버랜드 사파리를 연상시킨다. 실제 호반건설 측은 국내 조경 실적 1위의 삼성에버랜드 조경팀과 협업해 다양한 수공간, 힐링 산책로, 꽃 정원까지 꾸몄다. 덕분에 엘리트시티는 인근 지역 30~40대 엄마들의 ‘워너비’ 놀이터를 갖춘 단지로 떠올랐다. 울산 송정 등 타 지역의 호반베르디움 브랜드의 아파트 단지 주민들은 “엘리트시티 놀이터가 신세계더라. 우리 아파트도 이렇게 됐으면 좋겠다”면서 커뮤니티 사이트에 글을 올리고 있다. 국내 럭셔리 놀이터의 출발점은 완공 10년을 넘긴 GS건설의 반포자이라고 할 수 있다. 반포자이 놀이터에는 ‘미니카약장’이 있다. 물놀이는 물론 물길을 통해 카약까지 탈 수 있다. 친환경 소재로 만들어져 있고 주변에 휴게시설과 샤워장도 별도로 마련돼 있다. 여름에만 운영되고 입장료가 관리비로 후불 정산되지만, 입주민 만족도는 여전히 높다. 반포자이 인근 A공인중계사무소는 “수질 관리를 위한 휴장일과 운영 스케줄과 규칙이 잘 지켜지는 곳”이라며 “출입카드로 통제도 잘 된다. 친구를 따라 놀러 왔던 자녀들이 집에 가면 놀이터 이야기를 하지 않겠나. 초등학교 미만 자녀가 있는 가정에 이 단지가 특히 인기가 많은 이유”라고 말했다. GS건설 측은 “우리가 자랑하는 카약 놀이터는 섬 사이에 물길을 두고 배를 탈 수 있게 꾸몄다. 흔들 징검다리 등을 비치해 아이들의 모험심을 자극하고 있다"며 "최근 많은 어린이가 사용할 수 있도록 물놀이장으로 쓰고 있는데 여름에는 주말 하루 평균 200명이 넘는 입주민이 사용한다"고 말했다. 럭셔리 놀이터…입소문과 시세 견인 효과도 럭셔리 놀이터를 갖춘 아파트는 인근 단지와 비교해도 높은 시세를 자랑한다. 반포자이 아파트의 전용 59.98㎡의 실거래가는 18억~20억원이다. 서초구에서는 아크로리버파크∙래미안퍼스티지와 함께 주변 시세를 이끌어가는 대장 아파트다. 장위뉴타운에 세워진 래미안포레카운티와 래미안퍼스트하이는 완공과 동시 이 지역 대장주가 됐다. 전용 59.92㎡가 7억~8억원 사이에 거래된다. 인근 아파트는 래미안 효과로 함께 몸값을 끌어올리고 있다. 사정이 이렇자 다른 신축 아파트도 놀이터에 힘을 주고 있다. 현대건설은 앞으로 아파트 커뮤니티 시설에 숲 분위기를 연출한 ‘H 아이 숲’을 만들기로 했다. 실내를 숲처럼 꾸며 미세먼지 걱정 없이 아이들이 놀 수 있도록 했다. 편백과 피톤치드, 산소 발생기를 도입한다. 나무타기·언덕 구르기·돌 틈 사이 숨바꼭질 등 자연 속에서 가능한 다양한 놀이기구를 설치한다. 현대건설은 좋은 놀이터에 대한 고민을 꾸준히 하는 건설사로 꼽힌다. 현대건설이 지은 ‘힐스테이트 운정 놀이터’는 2019 아시아 디자인 프라이즈에서 '위너'를 수상했다. 위너는 전체 응모작 상위 10% 내 속할 시 받는 상이다. '에이치 블루 그라운드'로 불리는 이곳 놀이터는 파도의 물결을 모티브 삼아 다양한 경사와 시설물이 어우러진 어린이 놀이터다. 아이들의 신체 발달에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자유롭고 창의적인 활동으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윤지해 부동산 114 수석연구원은 “저출산 시대로 자녀 수가 1명 내외로 줄어들면서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이라면 아이들을 위한 시설이 구비된 아파트를 선호하는 추세다. 자녀를 위한 시설이 많은 단지일수록 만족감도 높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0.02.03 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