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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일반

'일렉트로 팝' 들고 돌아온 국악소녀…송소희에게 솔직함은 미덕이다[김지혜의 사심만땅]

“20년간 민요를 했어요. 민요는 장르 특성상 정해진 틀이 있거든요. 그 안에서만 노래해야 하는 스스로에게 싫증이 났던 것 같아요.”명쾌하고 솔직했다. 최근 송소희는 경기민요가 아닌 현대음악을 들고 대중 앞에 섰다. 국악인으로 잘 알려진 터라, 그의 다소 이례적인 행보에 고개를 갸우뚱하는 팬들도 있었다. 그러나 송소희의 꾸밈없이 솔직한 화법은 그의 도전정신을 돋보이게 했다. 송소희는 지난 4일 첫 번째 미니앨범 ‘공중무용’을 발매했다. 2022년부터 꾸준히 싱글앨범을 발매해 왔지만, 미니앨범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미니앨범 청음회에서 “지금의 회사와 전속계약을 맺으면서 미니앨범 단위 이상의 앨범을 내는 게 저의 첫 번째 목표였다. 이를 위해 꾸준히 싱글 앨범을 발매해 왔다”며 “이번 ‘공중무용’이 제 창작활동에 있어서는 첫 번째 목표 달성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송소희는 지난 2022년 8월 가수 십센치, 선우정아 등이 소속된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와 전속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구름곶 여행’, ‘인포데믹스’, ‘세상은 요지경’ 등 자작곡을 잇달아 선보이며 본인만의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특징이 있다면 록, 디스코 등 외국 주류의 장르를 기반으로 하면서 민요처럼 한국의 정서를 빼먹지 않고 녹였다는 거다. 이번에 발매한 타이틀 곡 ‘공중무용’ 역시 일렉트로 팝에 ‘강강술래’와 같은 가사를 넣어 민속적인 분위기를 더했다. 또 송소희는 회사 이적 후 첫 번째 미니 앨범인 만큼 작사, 작곡, 프로듀싱에 적극 참여했다. 아쉬운 점은 음악을 만드는 기술적인 부분에 있어 한국에서 조력자를 구하려 했으나 대부분이 “음악 콘셉트를 이해하기 어렵다”며 거절했다는 것이다. 결국 송소희는 외국 엔지니어에게 도움을 받아 앨범을 완성시켰다.8살 때부터 민요를 시작해 2004년 ‘전국노래자랑’으로 데뷔한 송소희는 이후 다양한 방송을 통해 얼굴을 알리고 ‘국악소녀’로 유명해졌다. 그렇게 유명세를 떨치고 스타덤에 올랐던 그가 앨범 프로듀싱을 하며 겪은 아티스트로서 자존심이 상했을 법한 일화를 솔직하게 털어놓는 건, 그만큼의 용기가 필요했을 터다. 사실 송소희는 이미 한차례 남다른 솔직함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지난해 4월 부산 온천천 열린음악회에서 현장에 있는 팬들은 송소희에게 민요 ‘배 띄어라’를 요청했다. 송소희가 과거 여러 방송에서 ‘배 띄어라’를 구성지게 불러 호평받았기 때문이다.그러나 최근 대중가요를 시작하며 창법을 조금씩 바꾼 그는 관객들에게 “‘배 띄어라’는 제가 창법이 바뀌어서 요즘에 잘 안 하고 있다. 죄송하다”고 웃으며 사과했다. 이후 다른 곡으로 송소희는 현장 분위기를 달궜다. 해당 영상은 공개 직후 유튜브에서 화제를 모으더니 20일 기준 좋아요 1.4만 개, 조회수 200만 회에 육박한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솔직해서 좋다”, “창법을 바꾸었다는 건 그만큼 많이 노력했다는 증거”, “못하면 못 한다고 하는 게 맞다”면서 송소희를 칭찬했다. 송소희는 “여러분들의 플레이리스트가 다양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실천에 옮기고 있다. 그의 행보에 기대가 쏠리는 이유다. 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4.04.21 10:59
연예일반

“그냥 부캐에요” 송소희, 경기민요 아닌 현대음악 부르는 이유 [종합]

한계는 없다. 국안인으로 잘 알려진 송소희가 싱어송라이터로 또 한 번 변신을 꾀했다. 지난해 락 스타일의 ‘세상은 요지경’을 부르며 반전을 안겨주더니, 이번 ‘공중무용’에서는 따스한 사랑을 노래한다. 11일 서울 마포구 무대륙에서 지난 4일 발매된 송소희 첫 번째 미니앨범 ‘공중무용’ 청음회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송소희와 사회자인 음악평론가 김윤하, 세션 강신웅이 참석했다. 이날 송소희는 싱어송라이터로서는 처음 기자들과 만났다. 늘 무대 위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이 아닌 상당히 긴장돼 보였다. 그는 “청음회는 처음이다. 현재 저는 새로운 길을 나아가는 길목에 있다고 생각한다. 아티스트로서 최대한 많이 소문내고 싶어서 이 자리를 준비했다”고 청음회를 열게 된 계기를 밝혔다.송소희는 2022년부터 꾸준히 싱글앨범을 발매해 왔다. 미니앨범으로는 이번이 처음인셈. 송소희는 “2022년에 현재 회사에 들어가고 앨범을 발매해야겠다고 결심한 순간부터, 미니앨범 단위 이상의 앨범을 내는 게 목표였다”면서 “그걸 목표로 두고 꾸준히 싱글앨범을 발매해 왔고 이번 ‘공중무용’이 저의 창작 활동에 있어서는 첫 번째 목표다”고 말했다. 이번 앨범에는 타이틀 곡 ‘공중무용’을 포함해 ‘주야곡(晝野曲)', ‘진한 바다를 거슬러’, ‘사슴신’ 총 4곡이 포함됐다. 송소희는 전곡 작사·작곡에 이름을 올리며 아티스트로서 진가를 발휘했다.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송소희는 한국엔지니어링 기술자들에게 여러 차례 접촉을 시도했지만, 다소 난해한 콘셉트에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그는 “사운드 디자인을 도와줄 사람을 물색했는데 대부분 ‘다음에 더 좋은 작업하자’며 거절하시더라. 다행히 외국 엔지니어링 기술자들은 저의 음악 콘셉트를 신선하다며 좋아해 주셨고, 재미있게 작업해서 이번 앨범을 완성시켰다”고 설명했다. ‘공중무용’은 민속적인 분위기의 일렉트로 팝이다. 한국정인 정서가 돋보이면서도 송소희 특유의 음색이 몽환적인 느낌을 배가시킨다. 송소희는 청음회에서 ‘공중무용’ 라이브를 선보였다. 그가 손짓 하나 움직일 때마다, 또 눈을 감고 가사를 읊조릴 때마다 장내는 순식간에 엄숙해졌다. 특히 노래 후반부에 ‘강강술래’라고 반복되는 가사가 중독성 있었다. 이에 송소희는 “공중무용을 영문으로 직역해 봤는데 멋대가리가 없더라”고 해 웃음을 안겼다. 그러면서 “새로운 가사가 필요하다 생각했다. 중간 브리지에 강강술래가 들어가니 강강술래를 반복시켰다. 오히려 재미있는 곡이 된 것 같아 좋다”고 이야기했다.송소희는 7살부터 ‘국악 신동’이라 불리며 이름을 알렸다. 이후 2022년 가수 십센치와 선우정아 등이 소속된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에 합류하며 다양한 음악을 선보이고 있다. 그는 “20년간 민요를 했다. 민요는 정해진 틀이 있지 않냐. 그 안에서만 노래해야하는 게 저 스스로 싫증이 났던 것 같다”면서 “저는 조금 이단아 같다. 옛날부터 남들이 ‘휠라’를 입으면 저는 ‘아디다스’를 입곤 그랬다”고 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그러면서 “서양음악을 공부하면서 스스로 음악을 만들다 보니 음악적 갈증이 해소되더라. 국악인 송소희가 본캐라면 현대 음악을 하는 송소희는 부캐라고 생각하시면 된다. 어떤 음악이 나올지는 저도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4.04.11 17:04
뮤직

[석광인 성인가요]배도환, 성인가요로 연 인생 2막

배우 배도환이 가수 겸업을 통해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배도환은 지난해 ‘사랑 안 해 사랑 못해’(배도환 유찬 작사·손정현 작곡)를 부르면서 가수 데뷔를 했다. 제목만 봐선 자신의 결혼 실패담 때문에 생긴 사랑에 대한 거부감을 그린 곡이라고 생각하기 십상이어서 호기심을 자극했다.막상 노래를 들어보니 고백을 못해 답답한 남자의 심정을 그린 곡이었다. 가슴이 떨려 사랑을 고백하지 못하고 자꾸 망설이고 있는데 상대는 속도 모르고 오빠로만 지내자고 하니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어서 사랑을 못하겠다고 앙탈을 부리는 남자의 심정을 그린 노래였다.여자의 말은 곧이곧대로 듣지 말고 반대로 들으라더니 ‘사랑 안 해 사랑 못해’가 바로 그렇게 반대로 새겨들어야 할 노래의 제목이었다. “사랑하고 싶어 미치겠어”라는 뜻이었기 때문이다.1년 뒤인 2023년 6월 부른 두 번째 곡에서는 첫 곡과는 반대로 ‘사랑이 필요해’(배도환 설운도 작사·설운도 작곡)라고 노래해 또 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반대로 생각하면 안 된다. 말 그대로 혼자는 싫고 따뜻한 사랑이 필요하다는 곡이기 때문이다.본인의 설명에 따르면 20대를 중심으로 한 젊은 팬들이 ‘사랑 안 해 사랑 못해’를 굉장히 좋아하는 반면에 나이 지긋한 성인 팬들은 ‘사랑이 필요해’를 좋아한다고 한다.어떻게 해서 뒤늦게 가수 데뷔를 하게 되었느냐는 물음에 “집 한 채 날릴 만큼 노래하고 다니긴 했지만 가수로 나설 생각은 없었다”고 대답했다. 자신의 노래를 들어본 주위 사람들이 가수로 나서도 되겠다는 권유를 많이 하긴 했단다.새로 버킷 리스트를 만들다가 문득 ‘가수 해볼까?’라고 적으면서 노래를 부르게 됐다. 처음엔 노래로 좋은 메시지를 보내는 것에 보람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부르다 보니 연기와는 달리 재미있고 짜릿하며 스트레스가 많이 풀린다고 설명을 했다. 배도환은 1983년 서울 대학로 연극무대에서 데뷔해 1996년 폭발적인 시청률을 기록한 최수종과 배용준 주연의 KBS2 주말드라마 ‘첫사랑’에서 최수종의 친구 오동팔 역을 연기하며 스타덤에 올랐다.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연기 덕택에 오랫동안 ‘오동팔’로 불리기도 했다. 2023년 두 번째 발표곡 ‘사랑이 필요해’를 배경음악으로 사용한 KBS2 일일드라마 ‘비밀의 여자’에 출연하기까지 배도환은 지난 40년 동안 300편 이상의 드라마와 연극에 출연했다.가수 겸업을 선언하고 제2의 인생을 열면서 동료 연예인들과 뭉쳐 비영리단체법인 ‘오케이 좋아 연예인봉사단’(이사장 이정용)을 조직했다. 국민에게 받은 사랑을 사회에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사랑으로 되갚는 봉사 활동을 펼치기 위함이다.지난 7월 활동을 시작한 이 봉사단에는 탤런트 김희정 이일화 이종원 방은희 최윤영 김예령 조은숙 지현우 등이 참여했고, 가수로는 박상민 박정식 우순실 유지나 오아렌 한가빈 등 30여명이 참여했다.한 달에 두 번 봉사활동을 펼친다는 목표 아래 1톤 트럭을 ‘사랑의 짜장차’로 개조해 전국의 독거노인들과 소년·소녀 가장들에게 짜장면 급식을 하고 공연까지 열기 시작했다. 단원들을 요리팀 배식팀 공연팀 자원봉사팀으로 나눴다. 짜장면을 보통 300인분 내지 500인분 만들지만 해군 2함대 사령부 위문공연 때는 800인분을 만들어 장병들에게 제공했다.‘오케이 좋아 연예인봉사단’은 9월 14일 보령 행사를 비롯해 10월 4일 김포 봉사 등 오는 12월 7일 저녁 서울 강남구 논현동 소재 엘리아나 호텔에서 열리는 연말 자선디너쇼까지 거의 모든 일정을 잡아두고 있다. 생각만 해도 신바람이 난단다.배도환은 이 단체의 활동 외에도 각종 행사에 나가 사회를 보고 노래를 부르느라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10월 17일에는 재향군인회의 홍보대사로 위촉장을 받을 예정이다.행사 무대에서는 자신의 노래 두 곡 외에도 30여 년 전부터 불러온 신신애의 히트곡 ‘세상은 요지경’과 김수철의 ‘못다핀 꽃 한송이’를 노래한다. 특히 ‘세상은 요지경’을 부르면 현장의 관객들이 포복절도하며 웃음을 터뜨린단다.결혼 3일 만에 각방을 쓰고 3개월 만에 파혼을 한 쓰라림을 겪은 배도환은 파주시 문산읍에서 홀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은 “결코 돌싱이 아니며 법적으로 총각”이라고 주장하면서 좋은 여성을 만나면 언제라도 결혼하겠다는 계획이다.석광인 대기자전 스포츠조선 연예부장전 예당미디어 대표현 차트코리아 편집인 2023.09.13 05:26
연예일반

[황영미 시네뷰] ‘슬픔의 삼각형’ 돈이 만든 세상의 만화경

영국의 총리였던 윈스턴 처칠은 ‘자본주의의 폐해는 풍요의 불평등한 분배에 있다’고 했다. 자본주의는 우리 사회의 모든 곳에 들어와 있어서 지배 이데올로기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계급을 만들기도 한다. 자본의 논리에 성역은 없다는 주제를 역설적으로 그리는 2022년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슬픔의 삼각형’은 루벤 외스틀룬드가 연출했다. 그는 예술계의 위선을 폭로했던 ‘더 스퀘어’(2017)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고, 이달 16일 개최된 제76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장을 맡았다. ‘슬픔의 삼각형’은 모델 오디션 대기실에서 있는 남자 모델들을 비추면서 시작한다. 현장 취재 요원이 그들에게 비싼 상표 광고와 싼 상표 광고의 표정을 바꿔가면서 지어보라고 주문하자 모두 자본이 표정을 결정한다는 듯 응한다. 모델 오디션 심사위원들은 칼(해리스 딕킨슨)이 사진과 다르게 보인다며 그의 미간 주름, 즉 ‘슬픔의 삼각형’을 펴보라고 말한다. 심사위원들은 칼이 나가자 그의 이마에 보톡스를 넣어야겠다고 말한다. 이 영화는 일상의 자본주의, 권력화된 자본주의, 대체된 자본주의를 주제로 세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첫 번째 부분은 연애 중인 인플루언서 모델 커플인 칼과 아야(찰비 딘 크릭)가 데이트 비용을 서로 미루면서 사랑에 위기 전선을 형성하는 이야기다. 칼은 계산서가 테이블에 오자, ‘고마워 자기야’라고 말해버리면 자신이 계산을 안 할 수 없지 않느냐면서 아야도 같이 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자 “내가 돈을 더 많이 벌잖아” 하면서 아야가 내민 카드는 정지된 것이었다. 결국 칼이 레스토랑 식대를 계산하게 된다. 칼은 남자한테 돈을 쓰게 만드는 게 당신의 능력이냐고 화를 낸다. 아야는 “호텔도 내가 협찬받은 것”이라며 다투고 각자의 방으로 간다. 두 번째 부분에서는 SNS 인플루언서인 아야가 협찬을 받은 크루즈에 탑승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크루즈에서 비키니 차림으로 포즈를 취하는 아야를 칼이 사진 찍고 있다. 크루즈 공간은 자본으로 계급화된 인간 관계도를 좀더 요지경 속 모습으로 보여준다. 크루즈 승무원들은 일 시작 전 단합대회에서 고된 서비스업이지만 참고 파이팅하면 돈이 들어온다고 외치며 친절을 자본과 연결시킨다. 이 크루즈는 ‘타이타닉’처럼 돈으로 못할 게 뭐냐는 식으로 살아가는 세계의 부자들이 탔지만, 점차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다. 부자 손님은 자쿠지를 지키는 승무원이 안쓰럽다며 힘들게 그러지 말고, 옷 벗고 물에 들어가서 즐기라고 한다. 괜찮다며 억지 미소를 지으며 거절하는 승무원에게 부자 손님은 이 배를 내가 다 살 수도 있다며, 자신의 말을 들으라고 호통을 친다. 승무원이 어쩔 수 없이 겉옷을 벗고 자쿠지에 들어가는가 하면 선장 토마스(우디 해럴슨)는 크루즈가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는 식으로 방에서 술을 마시며 즐겨 배가 기우뚱할 때마다 불안감을 준다. 세 번째 부분에서는 크루즈가 난파된 후 무인도에서 새롭게 형성된 계급구조를 보여준다. 8인의 생존자들만 겨우 도착한 무인도를 배경으로 배고픔을 해결할 수 있는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 능력자가 권력을 잡는다. 물고기를 잘 잡는 크루즈 청소부는 해치를 발견하고는 그곳을 자신의 아지트로 삼는다. 크루즈에서는 청소부였지만, 외딴 무인도에서는 그의 말을 거역할 자는 없다. 식사제공을 못 받기 때문이다. 자신의 말을 잘 듣는 자는 해치 안에 남아 있던 크래커를 얻어먹을 수 있다. 크래커라도 얻어먹고 해치 안에서의 편한 잠자리를 제공받기 위해서 칼은 청소부의 부름에 응한다. 외딴 공간에서의 권력구조는 반드시 자본이 아니더라도 인간은 권력에 순응하며 살아가기 마련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권력을 가진자는 권력의 단맛에 취하고 없는 자는 비굴하게 권력자의 눈치를 보며 살아간다. 이 영화는 냉소적인 코미디 형식으로 자본주의를 조롱한다. 만인이 법적으로는 평등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정부는 정책으로 빈부격차를 줄일 바람직한 방안을 실천해야 할 것은 물론이다. 또한 자본이 모든 가치에 우선되는 현실을 극복하는 데에는 다양한 가치를 인정하는 인식의 전환이 무엇보다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황영미(영화평론가, 시네라처연구소 소장) 2023.05.18 06:15
산업

환경 생각해 200만원 샤넬 에코백 맨다고요? 친환경 패션의 그늘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가 환경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에코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에코백은 일회용 봉투의 사용을 줄이자는 환경 보호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가방을 뜻한다. 동물의 가죽 대신 몇 번이고 빨아 쓸 수 있는 천을 사용하거나, 폐자재를 재활용해 만든 가방 등을 통틀어 에코백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환경을 중심에 둔 원래 취지와 달리 에코백이 '유행 아이템'으로 자리 잡으면서 수백만원대 명품 브랜드의 에코백이 없어서 못 파는 지경이다. 수백만원 샤넬·에르메스 에코백? 30대 직장인 A 씨는 최근 괜찮은 에코백을 알아보다가 깜짝 놀랐다. 평범한 캔버스 천으로 만들어진 명품 브랜드의 에코백 콘셉트의 가방이 160만원대에 판매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가 알아본 가방은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의 '알린백'이었다.A 씨는 "A4 용지 사이즈만 한 얇은 캔버스 천 소재 가방이 100만원을 훌쩍 넘긴 가격대에 판매되고 있어 당황했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에코백이 유행이라 남들과 다른 특별한 걸 사고 싶어서 에르메스까지 가봤다”며 “그런데 예상보다 너무 비싼 가격이라 사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했다. A 씨가 알아본 명품 에코백은 또 있다. 샤넬이 2021년 출시한 200만원대 '폴더블 체인 토트백'이다. 작은 가죽 지갑을 펼치면 가벼운 방수 천 소재의 커다란 에코백으로 바뀌는 스타일이다. 일명 '샤넬 장바구니'이란 애칭을 얻은 이 가방은 명품 애호가로 알려진 배우 이시영이 착용한 모습을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리면서 국내에서는 구하기 힘든 희귀 아이템이 됐다. MZ세대가 고가의 에르메스와 샤넬 에코백에 푹 빠졌다면, 젠지세대(Gen-Z세대·10~20대)는 비교적 저렴한 신명품 브랜드가 출시한 에코백을 사들이고 있다. '이자벨마랑'과 '메종키츠네', '발망'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브랜드는 30만~80만원대 캔버스 천 소재의 에코백을 출시하면서 젠지세대의 사랑을 받고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명품시장 규모는 19조4488억원으로 전년보다 8.1% 증가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지난해 세계에서 1인당 명품 소비를 가장 많이 한 국가로 꼽혔다. 모건스탠리는 작년 한국인 1인당 명품 소비액은 325달러(약 40만400원)로 미국(280달러·약 34만8000원), 중국(55달러·약 6만8000원) 등을 제쳤다.업계 관계자는 "젊은 소비자 사이에 환경 보호는 중요한 화두이자, 반드시 실천해야 할 것으로 인식된다"면서도 "동시에 스스로 만족해야 하는 '가심비' 소비 트랜드가 이어지면서 명품 에코백이 인기를 끄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요지경 ‘명품 에코백’ 세상 명품 에코백을 향한 갈망이 높아지면서 사은품으로 나온 가방을 수십만원에 중고로 구매하려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명품 애호가로 알려진 배우 고소영은 지난 11일 자신의 SNS에 크리스찬디올의 로고가 선명한 에코백을 들고 있는 사진을 한 장을 올렸다. 브랜드 특유의 블루 컬러와 문양이 어우러져 멋스럽다. 해당 가방은 크리스찬디올의 '2023 크루즈 에코백'으로 브랜드에서 주최하는 행사에 초대된 VIP들에게 주어지는 무료 선물이다. 이 가방은 일명 '고소영 에코백'으로 소문나면서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구하고 싶은 물품 1순위로 떠올랐다. 현재 2023 크루즈 에코백의 중고거래 가격은 30만~40만원선에 형성돼 있다.이뿐만이 아니다. 샤넬코스메틱은 지난해 8월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팝업스토어를 열면서 40만원 이상 화장품을 산 고객을 대상으로 샤넬 글씨가 새겨진 에코백을 증정했다. 이 가방 역시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6만~8만원에 거래 중이다. 명품 업계 관계자는 "각 명품 브랜드는 1년에 수천만원에서 1억원 이상 제품을 구매한 VIP 고객을 1년에 몇 차례 미리 신제품을 보여주는 컬렉션쇼에 초대한다"며 "고소영 씨가 든 크리스찬디올의 크루즈 에코백 역시 이런 행사에서 무료 사은품으로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명품 브랜드 로고만 찍혀있다면 출처가 어디든 상관하지 않는 분위기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명품 브랜드가 해외에서 운영하는 박물관이나 재단 등의 기념품 숍에서 판매하는 보조가방이 인기다. 투박하고 평범한 천 가방이지만 크리스찬디올이나 '루이뷔통'의 상징인 로고나 브랜드명이 박혀있어서 잘 팔린다. 이 역시 현지 기념품숍에서는 3만~4만원대에 살 수 있으나, 구매대행을 통해 국내에서 사면 이보다 2배가량 비싸다. 전문가들은 최근 불고 있는 에코백 열풍에 일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대세'가 친환경이다 보니 그에 맞춰 그린워싱(위장환경주의)이 넘쳐나고, 또 다른 소비만 유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진짜 친환경은 실제적 소비를 감축하는 것"이라면서 "꼭 필요하지 않은 물건들이 나오고 어디선가 버려지고 소각되는 것이 친환경인가"라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환경을 생각한다면서 유명 브랜드의 에코백을 사들이고, 플라스틱으로 만든 리유저블컵을 몇 개씩 구비하는 것이 진정으로 친환경적인 소비라고 생각하는지 의문스럽다"고 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3.20 07:03
부동산

'고깃집 가위부터 특올수리까지'...매매 절벽의 시대, 이렇게까지 합니다

한국은행이 10년 만에 기준금리 3% 시대를 연 가운데 다주택자들이 집을 팔기 위해 눈물겨운 분투를 펼치고 있다. 호가보다 수천만 원에서 2억원씩 낮게 부르는 것은 이미 기본이 된 분위기다. 수천만 원 이상을 투자해 '특올수리'를 한 뒤 최저가에 내놓는가 하면, '고깃집 가위를 집에 가져다 놓으면 팔린다'라는 등의 근거 없는 속설에도 기대고 있다. 속설부터 리모델링까지 '요지경' 경기도 신도시에 거주하고 있는 A 씨는 현재 다주택자다. 지난해 말 신축 아파트를 분양받아 입주했는데, 종전에 보유 중이던 아파트가 약 1년 가까이 팔리지 않아 본의 아니게 다주택자가 됐다. 올해 초만 해도 종전 집이 금세 매매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그는 최근 들어 생각이 바뀌었다. A 씨는 "호가를 대폭 낮췄는데도 팔리지 않는다. 아파트 단지에 매매가 된 곳은 올 수리를 했더라. 나도 이러다가 안 되겠다 싶어 집 전체를 수리하고, 호가를 더 낮춰 내놨더니 집을 보러 오겠다는 사람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손해가 크다. A 씨가 리모델링에 투입한 돈은 약 4000만원 선이다. 매매 가격도 2000만원 낮추면서 이 집 가격은 사실상 6000만원가량 떨어졌다. 그는 "이렇게 해서라도 팔아야 한다. 매월 은행에 내는 이자만 수백만 원인데, 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리모델링만이 아니다. 온라인상에는 '안 팔리는 집을 파는 방법'이라면서 각종 노하우들이 넘쳐난다. '공인중개사에게 부동산 수수료를 더 챙겨줘라' '애완견과 고양이는 다른 곳으로 옮겨라' '안 쓰는 가구는 다 버려라' 등의 조언은 비교적 점잖은 축에 속한다. 각종 포털사이트에서는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따라 하라"면서 '고깃집 가위를 가져다가 현관에 거꾸로 걸어라' '신발장에 동전을 넣어둬라' '빗자루를 거꾸로 세워둬라' 등의 근거 없는 속설도 떠돌고 있다. 전문가들은 리모델링이 집을 매매하는데 일정 부분 도움이 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안 팔리는 집이 리모델링을 하면 팔린다는 것이 틀린 말은 아니다. 개인의 특별한 취향이 아닌 대중적인 수준의 리모델링은 상품성을 높이려는 차원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윤 연구원은 "원래 리모델링은 집의 가치를 끌어올려서 더 비싼 가격에 팔려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는 시기다. 리모델링 자체가 매매의 키가 되진 않는다"고 했다. 한문도 연세대학교 정경대학원 교수는 "현재는 매수자 우위의 시장이다. 리모델링한 효과는 호가를 더 낮추거나 공인중개사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식으로 '급급매' 수준에 처분할 때 비로소 발휘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반기에도 시장 '꽁꽁' 현재 전국 주택 매매는 멈춰 선 상태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주택 거래량 통계에 따르면, 지난 8월 전국에서 총 3만5531건이 거래됐는데, 이는 전년 동월(8만9057건) 대비 60.1% 감소한 수치다. 올해 들어 8월까지 거래량은 38만539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3만7317건)과 비교하면 반 토막 났다. 반면 미분양 주택은 쌓여가고 있다. 수도권의 미분양 주택은 지난 8월 5012가구로 전월보다 10.7%(483가구) 늘었다. 지방은 같은 기간 2만6755가구에서 2만7710가구로 3.6%(955가구) 증가했다. 향후 매수세는 더욱 움츠러들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부동산원이 조사한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20주 연속 떨어져 이달 첫째 주 84.3을 기록했다. 수도권(80.0)과 지방(88.3) 모두 하락했으며, 서울은 77.7로 3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하반기에도 주택 매매 시장은 사실상 멈춰 설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12일 기준금리를 연 2.5%에서 3.0%로 0.5%포인트 올리기로 결정했다. 지난 4월부터 이달까지 5회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택하면서 주택 매매 역시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최근 주택시장을 이끌던 20~30대들은 자금 조달이 쉽지 않고, 1주택자는 취득세 중과 때문에 집을 사기 어려워져 수요의 공백이 나타나고 있다"며 "금리 인상 랠리가 마무리돼야 거래가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2.10.13 07:00
경제

"에루샤 VIP 인플루언서가 '짝퉁'을 팝니다"…요지경 명품 신먹이사슬

최근 수 만명의 팔로어를 보유한 유명 인플루언서가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으로 위조 명품을 판매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3대 럭셔리 브랜드 '에·루·샤(에르메스·루이뷔통·샤넬)' VIP로 화려한 일상을 공유해 팔로워를 끌어모은 뒤 "내가 가진 것과 똑같다"며 가품을 판매하고 있어 소비자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에루샤 VIP가 가품팔이? 가정주부인 A 씨는 최근 인스타그램을 보다 깜짝 놀랐다. 적지 않은 수의 팔로워를 거느린 유명 인플루언서가 '자체 제작' 상품이라면서 짝퉁 에르메스 '린디' 가방을 판매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인플루언서는 자신이 소장한 진짜 제품과 가죽 재질과 마감을 비교하면서 적극적으로 판매를 권하고 있었다. "자체 제작", "한 땀 한 땀" 등의 설명도 서슴지 않았다. A 씨를 분노하게 한 부분은 더 있었다. 이 인플루언서가 평소 3대 명품으로 통하는 '에루샤'의 VIP 고객이라는 사실을 은근히 자랑하고, 새로 나온 정품 명품 가방을 샀다면서 자랑하는 게시물을 자주 올렸다는 것이다. 결국 자신은 정품 명품을 사들이고 이를 과시하면서 뒤로는 가품을 팔아 막대한 부를 축적하고 있던 셈이다. A 씨는 본지에 "많은 소비자가 에르메스는 정품을 사기 위해 백화점 실적을 쌓고 발품(오픈런)을 팔며 노력을 하고 있다"며 "그런데 이 인플루언서는 명품 VIP라고 자랑하면서 팔로워를 모으더니 '자체 제작'이라는 말로 소비자를 현혹해 가품을 판매하는 '악질'"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A 씨는 다른 소비자들과 함께 인스타그램과 해당 게시글을 신고했다. 더 나아가 에르메스 브랜드 측에 '가품팔이'를 하는 VIP인 이 인플루언서를 고발할 생각도 갖고 있다. 해당 인플루언서만의 일이 아니다. 본지 확인 결과 인스타그램에는 자신이 백화점에서 구매한 명품 가방과 주얼리를 '언박싱'하는 게시글을 올리면서 동시에 자신의 팔로워를 상대로 위조명품을 파는 이들이 상당수 있었다. 약 7만 명에 달하는 팔로워를 거느린 인플루언서 B는 에르메스 린디 가방과 거의 유사한 디자인의 가방을 여러 개 올린 뒤 "끄레(에르메스 가방 중 크림색을 일컫는 말) 미입금 컬러까지 곧 품절"이라고 홍보했다. 그는 앞서 특별한 이들만 초대된다는 루이비통 쇼에 참석한 사진이나 현장에서 선물로 받은 고가의 샴페인을 자랑하는 게시물을 올리며 팔로워들로부터 수많은 '좋아요' 버튼을 얻었다. 소비자 C 씨는 "이런 인플루언서들이 파는 가방이 유명 명품 가방의 독보적인 디자인을 도용했거나, 가짜인 줄도 모른 채 사는 사람들이 있다. 가품 팔아 돈을 벌어 진품과 럭셔리카를 사들이는 이들이 파는 제품은 절대 사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블로그·카카오톡 연동…음성화하기도 유명 인플루언서 중에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드러내놓고 가품팔이를 하는 대신 블로그나 카카오톡으로 계정을 연동해 음성적으로 판매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약 9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인플루언서 D는 에르메스와 샤넬 등의 럭셔리 브랜드 가방 수십여점을 보유한 일상을 공유하고 있다. 대부분 1000만~3000만 원에 달하는 제품을 든 그는 호텔이나 레스토랑, 고급 자동차를 타는 모습이었다. 이 인플루언서는 인스타그램에 연동한 블로그를 통해 자신이 들고 있던 명품 가방 색깔과 디자인, 후기를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었다. 누가 봐도 부자 명품 애호가의 일상과 다름없었다. 본지는 블로그에 소개된 카카오톡 아이디를 통해 D 인플루언서에게 "제품의 가격대가 궁금하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정품과 동일한 가죽이다. 에르메스 장인들이 사용하는 실로 제작한다. 퀄리티를 장담한다"며 본지에 가격 및 구매 절차까지 상세하게 전달했다. 결국 10만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인플루언서가 음성적인 방식으로 특A급 가품 판매를 하고 있던 것이다.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온라인 위조 상품 신고·제보 건수는 2020년 1만6935건으로 2019년 6864건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2018년 5426건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3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평소 명품 VIP 인플루언서가 가품을 판매하는 걸 자주 봤다는 소비자 E 씨는 "요즘 이런 사람들이 너무 많다. 같은 급 가죽에 프랑스 실에 한 땀 한 땀이라고 설명한다. 도가 지나치다. (명품) 본사에서 다 알았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일부에서는 가품팔이 인플루언서가 신상 명품으로 휘감고 소위 '플렉스(과시)'를 하면서, 명품이 유행을 타게 됐다는 말도 분석도 나온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소위 명품 VIP라는 것을 자랑하면서 동시에 가품을 판매하는 것은 결국 대중의 욕망을 자극하고 대리충족시키는 과정이라고 봐야 한다. 이런 인플루언서를 추종하고, 가품을 사면서 자신의 부추겨진 욕망과 '로망'을 구현하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정 문화평론가는 "가품을 판매하는 것은 분명한 위법행위다. 또 해당 인플루언서를 보면서 정품을 사는 소비자들에 대한 배반 행위다"고 꼬집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2.03.25 07:00
경제

"수술 받아요" 대기업 CEO들의 '요지경' 국감 불출석 사유

대기업 수장들이 국정감사 증인대에 서지 않기 위해 다양한 구실을 가져다 붙이고 있다. 수술부터 오해 해소, 해외 체류까지 이유도 가지가지다. 급성장하고 있는 온라인 플랫폼 기업인 쿠팡의 강한승 대표는 5일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수술 등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앞서 송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강 대표를 불러 온라인 플랫폼 규제와 관련해 질의할 예정이었다. 공정위는 지난달 쿠팡이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공정거래법과 대규모유통업법을 위반했다면서 시정 명령 및 과징금 32억9700만원을 부과했다. 송 의원실 관계자는 이날 본지에 "강한승 대표가 최근 개인적 수술이 있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대신 쿠팡 관련 질의는 이달 말 20일 예정된 종합감사에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에 따르면 강 대표의 종합감사 참석 여부는 여야 간 의견이 엇갈려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강 대표는 법무법인 김앤장 출신으로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지냈다. 법 지식이 해박하고, 정관계 다양한 인맥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강 대표가 이번 국감을 어떻게든 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흘러나왔다. 쿠팡 창업자인 김범석 쿠팡Inc 대표이사가 과거에도 여러 번 국감에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단 한 번도 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 창업자는 지난 2015년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의 출석 요구를 받았지만 농구를 하다 다쳤다며 불출석했다. 2020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출석 요구 때도 김 창업자가 아닌 다른 고위 임원이 참석했다. 다만 박대준 쿠팡 공동 대표이사는 일정을 그대로 소화한다. 박 공동 대표는 이날 열리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의 국감에 증인으로 참석했다. 오는 8일 열리는 국토교통위원회 참석 여부는 미정이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증인 채택이 최종 제외되는 행운을 얻었다.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앞서 LG생활건강의 대리점과 공급업자 간 불공정 거래 등을 들여다보겠다면서 차 부회장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그러나 관련 내용을 파악하던 중 이번 사인이 정무위에서 다루기에는 부적절하다면서 취소했다. 김 의원 측은 차 부회장의 해외 출장 일정이 국감 일정과 겹친다는 점도 반영했다고 알려진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의원실과 구체적인 사실관계 확인과정에서 오해가 해소돼 의원실에서 증인신청을 철회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도 차 부회장처럼 과방위 국감 증인 명단에 올랐지만, 채택이 최종 불발됐다. 이 GIO는 네이버 직장 내 갑질을 비롯해 온라인플랫폼 독점 이슈 등 다양한 질의를 받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증인 채택을 둘러싸고 여야 의원 간 의견이 엇갈렸던 것으로 알려진다. 국감 증인은 해외출장 등의 이유가 있을 경우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참석하지 않거나 대리 출석할 수 있다. 그러나 핵심 증인들의 불참이 이어지면서 반쪽짜리 국감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1.10.06 07:00
연예

'1박 2일' 환장의 오답 향연...'고요 속의 외침' 종결자 누구?

'1박 2일' 멤버들이 '고요 속의 외침'에 도전한다. 내일(20일) 오후 6시 30분에 방송되는 KBS2 '1박 2일 시즌4'(이하 1박 2일)에서는 '섬스테이' 특집 마지막 이야기로, 전남 여수의 아름다운 섬 추도에서 벌어지는 여섯 남자의 여행기가 그려진다. 여섯 멤버들은 잠자리 복불복 미션으로 '가족오락관'의 레전드 코너 '고요 속의 외침'이 등장하자 추억에 젖는다. 문세윤과 김종민은 "배를 잡고 웃었어요, 정말", "재미있는 명언들도 많이 나왔어요"라며 반가워한다. 특히 추도의 마지막 밤을 낭만(?)으로 장식할 취침 장소가 공개돼 멤버들의 사기를 북돋는다고. 게임이 시작되자, 멤버들은 알쏭달쏭한 표정과 자신 있게 내뱉는 환장의 오답들로 현장을 폭소케 한다. 딘딘은 "내가 외친 단어 중에 말이 되는 단어가 없어"라며 고충을 토로하고, 문세윤은 박장대소를 터뜨리게 하는 상대 팀에게 "그냥 이겨라, 이겨!"라고 백기를 들었다는 후문이다. 그러다 뜻밖의 게임 종결자가 미션에 참여하면서 배꼽 잡는 아수라장을 평정한다. 그는 기상천외한 답변으로 승부를 요지경으로 만드는가 하면, 온 힘을 기울인 설명으로 '1박 2일' 유행어의 탄생을 예고했다는 후문. 과연 추도의 밤을 만끽할 야외 취침 멤버와 흥미진진한 대결을 펼치게 한 게임 종결자는 누구일까. KBS2 '1박 2일 시즌4'는 매주 일요일 오후 6시 30분에 방송된다. 홍신익 디지털뉴스팀 기자 hong.shinik@joongang.co.kr 2021.06.19 09:01
연예

낸시랭, 함연지와 '라디오스타' 인증샷 "밝고 예쁜 동생"

팝아티스트 낸시랭이 '라디오스타' 본방사수를 독려했다. 낸시랭은 16일 자신의 SNS에 "둘이 같은 대기실이었어서 촬영을 기다리며 얘기하다 보니 친해진 밝고 예쁜 함연지 동생과 함께. 저번주 MBC '라디오스타' 방송 녹화를 마치고서. 오늘 밤 10:40pm MBC '라디오스타' 본방사수"라는 글과 두 장의 사진을 게재했다. 공개된 사진 속 낸시랭은 '라디오스타' 스튜디오를 배경으로 뮤지컬 배우 함연지와 셀카를 남기고 있다. 두 사람의 밝은 미소와 기분 좋은 에너지가 훈훈함을 자아낸다. 낸시랭과 함연지는 오늘(16일) 오후 10시 40분에 방송되는 '라디오스타' 세상은 요지경 특집에 출연한다. 한편, 낸시랭은 전 남편 왕진진(본명 전준주)과 3년에 걸친 법정 공방 끝에 지난 9월 이혼했다. 최근 개인전 '스칼렛 페어리'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홍신익 기자 hong.shinik@joongang.co.kr 2020.12.16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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