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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일반

[별★별 파리] 인고의 시간 견딘 노망주...배드민턴 서승재가 꿈꾸는 파리 올림픽

지난해 12월 월드 투어 파이널을 앞두고 개최된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시상식. '올해의 남자 선수' 발표에서 이변이 일어났다. 복식 전문 서승재(27·삼성생명)가 2023시즌 7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남자단식 랭킹 1위 빅토르 악셀센(덴마크)을 제치고 수상자로 선정된 것. 시상식 전까지 서승재는 전민혁과 남자복식 조를 이뤄 3개 대회 정상에 올랐다. 채유정과 호흡한 혼합복식에서도 금메달 3개를 획득했다. 올림픽·전영오픈과 함께 가장 권위가 높은 대회인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두 종목 모두 석권, 2014년 자오윤레이(중국) 이후 9년 만에 이 대회에서 2관왕을 달성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남자 단식 최강자 악셀센을 꺾고 최고의 선수로 인정받을 만했다. 배드민턴 국가대표팀은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역대 최고 성적을 노린다. 남자복식(랭킹 2위)과 혼합복식(4위) 모두 출전하는 서승재는 대표팀의 키플레이어다. 변수도 있다. 두 종목을 치르다 보니 체력 안배가 쉽지 않다. 파트너 전민혁과 채유정은 서승재와 함께 훈련할 시간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서승재에겐 이미 익숙한 환경이다. 3년 전 도쿄 올림픽도 두 종목 모두 출전한 경험이 있다. 서승재는 "남자복식과 혼합복식 각각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디테일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파트너들과 더 많은 시간 훈련해야 하는 게 사실이다. (강)민혁이와 (채)유정이 누나 모두에게 미안한데, 나를 배려해 주고 부족한 점을 채워준다. 고마운 마음이 크다. 두 종목 모두 잘 치를 수 있도록 나만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라고 했다. 체력 부담에 대해서는 "도쿄 대회와 달리 랭킹 4위 안에 들어 시드 배정을 받았고, 일반 국제대회보다는 올림픽 경기 일정이 더 길어서 (경기 후 체력) 회복에 도움이 될 것 같다"라고 전했다. 파트너와의 호흡만큼 선수 개별 해결 능력도 중요한 게 복식이다. 서승재도 그동안 훈련과 실전을 통해 득점 루트를 넓히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사실 코트 후위에서 스매싱을 하는 건 원래 자신 있지만, 중간이나 앞에서 (드롭샷이나 헤어핀 등) 네트 플레이로 포인트를 내는 게 부족했는데, 그 부분을 보완했다. 스매싱 구사 빈도를 줄이면서 체력적으로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서승재는 군산동고 2학년이었던 2014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특급 기대주로 기대받았지만, 이름을 알리고 남자 간판선수가 된 건 지난해부터다. 서승재는 "국가대표 10년 차지만, 그동안 나는 큰 대회에서 약한 선수였다. 2018 자카르타 아시안게임(AG)도, 2020 도쿄 올림픽도 8강전에서 떨어졌다. 중요한 경기에서 작아지는 선수인 것 같았다. '나는 여기까지인가'라는 자괴감에 힘든 시간을 보냈다"라고 돌아봤다. 이어 그는 "그래서 그저 '항상 최선을 다하고, 겸손한 마음을 잃지 말자'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후배들에게도 성실하고 모범적인 선배로 남고 싶었다. 대회도 중요하지만 하루하루 내가 할 수 있는 걸 잘해보자라고 되뇌며 살았다. 그렇게 1년, 1년 하다 보니 지난해처럼 빛을 보는 시간이 온 것 같다"라고 전했다. 서승재는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하며 '큰 대회 징크스'를 털어냈다. 앞서 나선 두 번은 8강에서 탈락했지만, 세 번째 도전 만에 정상에 올랐다. 서승재는 "한 번은 (스스로 만든 마음의 장벽을) 뚫어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긴 시간이 걸렸지만, 그래도 해낸 것 같아서 기뻤다"라고 전했다. 정상급 선수로 올라서 출전하는 파리 올림픽. 서승재는 다시 한번 메이저 대회 정상 등극을 노린다. 그는 "같은 경기장이라도 오륜기가 새겨져 있는 구조물들이 생기면 긴장감이 커지는 것 같다"라며 "'매 순간 최선을 다해야 한다'라는 마음가짐 그대로다. 욕심을 안 부리면 오히려 파리에서 원하는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도 "목표는 당연히 출전하는 두 종목 모두 금메달을 획득하는 것이다. 더 몰입해서 (불안 요소를) 이겨내고, 이겨내다 보면 메달을 거머쥘 기회가 올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다시 강조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7.08 06:30
프로야구

"미녀골퍼, 넌 최고야" 파병 갔다 돌아온 친오빠의 '찐응원', 2년 무관 이가영을 깨웠다 [IS 스타]

"미녀골퍼 이가영, 네가 최고다!"2022년 우승 이후 1년 8개월간 무승에 그쳤다.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았고, 지난해엔 31개 대회에서 준우승만 두 번 하면서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그랬던 이가영(25·NH투자증권)이 2024년 7월, 다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우승의 순간 그간의 고생이 모두 생각났다며 눈물을 쏟은 그는 그동안의 부진에도 끝까지 응원해준 팬들과 자신의 '친오빠'를 떠올렸다. 이가영은 7일 인천 서구의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파72, 6725야드)에서 끝난 2024 롯데 오픈(총상금 12억원, 우승상금 2억1600만원)에서 최종합계 18언더파 270타를 기록, 최예림(25·대보건설) 윤이나(21·하이트진로)와 연장 승부 끝에 우승했다. 2018년 투어에 입회한 이가영은 2022년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 우승 이후 약 2년 만에 두 번째 우승을 거머쥐었다. 역대급 최종 라운드였다. 3타 차로 여유 있게 마지막 날을 시작한 이가영이 중반까지 이븐파로 주춤한 사이, 최예림과 윤이나가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두 선수 모두 보기 없이 버디 행진을 이어가며 이가영을 위협했다. 특히 윤이나는 무려 9개의 버디를 기록하며 코스 레코드를 작성, 승부를 연장까지 끌고 갔다. 하지만 연장전에서 정교한 버디 퍼트를 앞세운 이가영이 끝내 웃었다. 우승 확정 후 이가영은 뜨거운 눈물을 쏟았다. 그는 "2022년 우승 이후로 경기가 잘 안 풀렸다. 잘되지 않은 순간이 많았는데 갑자기 생각나면서 눈물이 났다"라면서 "그동안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 응원 많이 해주신 팬분들 덕분에 끝까지 힘을 냈다"라고 전했다. 우여곡절이 많았다. 1년 8개월간의 무승에 이어 지난 5월엔 손가락 부상까지 당했다. 떨어지는 물건을 집다가 손가락끼리 부딪쳐 골절상을 입었다. 깁스를 4주 정도 해야 한다는 소견을 받았다. 하지만 이가영은 스윙을 멈추지 않았다. 그는 "두산플레이 즈음에 부상을 당했는데, 다쳤어도 스윙은 되더라. 아파도 그냥 쳐야겠다고 생각하고 쳤다. 아직 통증은 남아 있지만 좋아졌다"라고 돌아봤다. 깁스 투혼으로 이겨내며 우승까지 거머쥔 것이다. 감격의 우승. 이가영은 우승의 원동력으로 가족을 언급했다. 이가영은 경기장을 찾은 가족들 앞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가영은 우승 후 "친오빠와 같이 우승해서 기쁘다"라고 소감을 전하며 남다른 남매애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가영은 두 살 터울 오빠의 응원에 큰 힘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가영은 "2년 전 우승 순간엔 오빠가 파병 중이라 현장에 없었지만, 오늘은 함께 해서 좋았다"라면서 "오빠와는 어렸을 때 많이 싸우기도 했지만 커서는 좋은 말을 많이 해준다. '미녀골퍼 이가영, 네가 최고다'라면서 응원을 많이 해줬다"라며 고마워했다. 힘들 때도 오빠의 응원은 빛을 발했다. "야, 안될 수도 있지 사람이 어떻게 다 잘 되냐"는 편안한 조언에 이가영은 부담을 덜고 힘을 얻었다고. 그는 "힘들 때마다 오빠의 조언들이 많이 와닿더라. 오빠의 말에 힘이 나고 자신감을 찾았다. 정말 고맙다"라고 전했다. 우여곡절 끝에 우승한 이가영은 이제 다승을 노린다. 그는 "전반기에 1승을 거뒀으니, 후반기에도 1승을 추가하고 싶다"라면서 "개인적으로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우승하고 싶다. 맥주를 마시는 세리머니가 특별해서 욕심이 난다"라며 앞으로의 각오를 다졌다. 청라=윤승재 기자 2024.07.08 06:04
LPGA

'깁스 투혼' 이겨낸 이가영, '버디 9개' 윤이나·최예림 뿌리치고 '눈물의 2승' [IS 청라]

이가영(25·NH투자증권)이 역대급 명승부 끝에 통산 2승을 차지했다. 이가영은 7일 인천 서구의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파72, 6725야드)에서 끝난 2024 롯데 오픈(총상금 12억원, 우승상금 2억1600만원)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2개와 보기 1개를 작성, 1언더파 71타를 기록했다. 최종합계 18언더파 270타를 기록한 이가영은 최예림(25·대보건설) 윤이나(21·하이트진로)와 펼친 연장 1차전에서 홀로 버디를 기록하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018년 투어에 입회한 이가영은 2022년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 우승 이후 약 2년 만에 두 번째 우승을 거머쥐었다. 역대급 최종 라운드였다. 3타 차로 여유 있게 마지막 날을 시작한 이가영이 중반까지 이븐파로 주춤한 사이, 최예림과 윤이나가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두 선수 모두 보기 없이 버디 행진을 이어가며 이가영을 위협했다. 특히 윤이나는 무려 9개의 버디를 기록하며 코스 레코드를 작성, 승부를 연장까지 끌고 갔다. 이가영에겐 위기였다. 12번 홀(파3)에서야 이날 첫 버디를 작성했지만, 16번 홀(파4)에서 약 1.8m(2.0야드) 파 퍼트에 실패하면서 선두권에서 낙마했다. 이가영은 17번 홀(파3)에서 약 6m(6.6야드)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기사회생, 최예림, 윤이나와 함께 18언더파 공동 선두로 연장에 돌입했다. 연장전 퍼트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18번 홀(파3)에서 세 선수 모두 페어웨이와 그린에 공을 잘 안착시켰지만 퍼트 정교함에서 이가영이 앞섰다. 윤이나와 최예림이 파를 기록한 사이 이가영이 약1.2m(1.3야드)의 버디 퍼트를 완벽하게 성공시키며 우승했다. 이가영은 대회 후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그는 "2022년 우승 이후로 경기가 잘 안 풀렸다. 잘 안된 순간이 많았는데 갑자기 모두 생각나면서 눈물이 났다"라고 말했다.특히 지난 5월 중순엔 오른손 네 번째 손가락뼈에 실금이 가는 부상을 입으며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하지만 이가영은 뼈가 붙는 동안 '깁스 투혼'으로 계속 대회에 출전하며 감각을 유지했고, 이날 우승으로 결실을 맺었다. 그는 "그동안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 응원 많이 해주신 팬분들 덕분에 힘냈다. 함께 응원하러 온 친오빠에게도 고맙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16번 홀 보기가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고도 설명했다. 이가영은 "16번 홀 보기로 2위로 떨어졌다. 17번 홀 버디로 다시 1위로 올라섰는데, 내게도 한 번의 기회가 있다는 생각에 연장 전에선 오히려 떨지 않고 임했던 것 같다"라고 돌아봤다. 한편, 윤이나와 최예림은 또다시 연장 고비를 넘지 못했다. 윤이나는 2주 전에 열린 BC카드·한경레이디스컵에서 4차 연장 혈투 끝에 준우승했고, 최예림은 지난주에 끝난 맥콜·모나 용평 오픈 with SBS 골프에서 준우승했다. 두 선수 모두 박현경(24·한국토지신탁)의 벽을 넘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이날 연장전에서 함께 만난 두 선수는 준우승의 설움을 씻는 듯했지만, 이번엔 이가영의 뒷심에 밀렸다. 윤이나와 최예림 모두 시즌 세 번째 2위를 기록했다. 청라=윤승재 기자 2024.07.07 16:31
해외축구

‘승부차기 커닝페이퍼 통했다’ 잉글랜드 유로 4강 이끈 GK 픽퍼드 비결

잉글랜드 축구 대표팀이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유럽축구선수권대회) 4강에 진출했다. 운명의 승부차기에서 잉글랜드를 구해낸 건 수문장 조던 픽퍼드(에버턴)였는데, 선방의 비결은 물병에 미리 적어둔 ‘커닝페이퍼’였다.픽퍼드는 7일(한국시간) 독일 뒤셀도르프 아레나에서 열린 유로 2024 8강전 스위스전 승부차기에서 스위스의 1번 키커 마누엘 아칸지(맨체스터 시티)의 킥을 쳐냈다. 1번 키커부터 균형이 깨진 두 팀의 승부차기는 결국 잉글랜드의 5-3 승리로 막을 내렸다. 픽퍼드의 첫 번째 키커 선방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경기 후 픽퍼드의 승부차기 선방 비결이 공개됐다. 그가 가지고 있는 물병에 스위스 대표팀 선수들의 키커 별로 취해야 할 액션들을 미리 적어둔 것이다. 아칸지의 경우 ‘왼쪽으로 다이빙’으로 적혀 있었다. 실제 픽퍼드는 물병에 적힌 대로 왼쪽으로 다이빙해 아칸지의 킥을 선방했다.픽퍼드는 두 번째 키커였던 파비안 셰어(뉴캐슬 유나이티드)의 킥 순간에만 물병에 적힌 지시와는 반대로 오른쪽으로 다이빙했을 뿐, 나머지 키커들은 모두 물병에 적힌 대로 따랐다. 결과적으로 추가 선방이 나오진 않았으나, 이미 아칸지의 첫 번째 킥을 선방한 덕분에 결국 잉글랜드는 유로 2024 4강 무대에 올랐다.픽퍼드는 지난 2021년 유로 2020 결승전 이탈리아전 승부차기에서도 2개의 선방을 기록했지만 팀에서 3명이나 실축하는 바람에 우승과 인연이 닿지 못했다. 앞서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16강전 콜롬비아전 승부차기 역시도 결정적인 선방으로 팀의 8강 진출을 이끌었고, 이듬해 스위스와의 UEFA 네이션스리그 3위 결정전에서도 승부차기 선방을 기록하는 등 유독 승부차기 상황에서 강한 면모를 과시한 바 있다.픽퍼드의 선방 속 잉글랜드는 스위스를 승부차기 끝에 꺾고 지난 유로 2020에 이어 두 대회 연속 4강에 진출했다. 우승 후보로 꼽히고도 경기력이 좋지 못해 비판을 받으면서도 기어코 4강 무대까지는 밟았다. 결승 진출을 놓고 다툴 상대는 네덜란드로, 오는 11일 오전 4시 독일 도르트문트의 BVB 슈타디온 도르트문트에서 열린다. 만약 잉글랜드가 두 대회 연속 유로 결승에 오르면 스페인-독일전 승리팀과 우승을 놓고 다툰다. 김명석 기자 2024.07.07 09:31
스포츠일반

"마지막 올림픽으로 생각하고 후회 없이" 여자 핸드볼 간판 류은희

여자 핸드볼 간판 류은희(34·헝가리 교리)가 마지막 올림픽 무대를 준비한다.2024 파리 올림픽 출전을 앞둔 류은희는 5일 "어려서부터 꿈꿔왔던 유럽에서의 선수 생활과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뤄냈다"며 "이제는 올림픽 메달을 획득해 핸드볼 역사에 이름을 남기고 싶다"라고 말했다. 류은희는 이번이 개인 네 번째 올림픽 출전이다. 그는 2012 런던, 2014 리우, 2020 도쿄 대회까지 3회 연속 빠짐없이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모두 메달과 거리가 멀었다.여자 핸드볼은 역대 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획득했는데 2008년 베이징 대회 동메달 이후 메달이 없다. 파리 대회 전망도 밝지 않다. 한국 유일의 구기 종목으로 올림픽 티켓을 손에 넣었지만 산 넘어서 산이다. A조(6개국)에서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 등 유럽 강호를 차례로 상대해야 한다. 조 4위까지 주어지는 8강 토너먼트 티켓을 따내려면 최소 2승을 거둬야 한다. 류은희는 "쉽지 않은 도전이겠지만,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최선을 다하겠다"며 "팀의 일원으로서 모든 선수와 함께 호흡을 맞춰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겠다"고 다짐했다. 류은희는 유럽에서 선수 생활을 하며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등 한국 여자 핸드볼의 위상을 높였다. 이번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휴식 시간이 부족하기도 했지만, 최선을 다했다. 그만큼 간절하다.그는 "올림픽은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이는 무대다. 매 순간이 긴장의 연속이겠지만, 그동안 준비해 온 것들을 후회 없이 보여주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본선에서 맞붙게 될 팀에 대해 "먼저 독일에서는 에밀리 뵐크 선수를 비롯해 좋은 슈터들이 많아 큰 숙제가 될 것 같다. 덴마크는 샌드라 토프트 골키퍼와 힘이 좋고 파워가 좋은 선수들이 위협적으로 분석되고, 노르웨이는 전 선수가 골고루 잘하지만, 골키퍼와 스타인 오프테달 선수를 주의해야 한다. 그리고 슬로베니아는 애나 그로스 선수의 폼이 많이 올라와 경계 대상"이라고 자세하게 설명했다. 30대 중반의 적지 않은 나이를 고려하면 이번 파리 대회가 마지막 올림픽이 될 가능성이 크다. 류은희는 "핸드볼이 비인기 종목이지만 많은 분들이 관심과 응원을 보내주시면 큰 힘이 될 것이다. 국민 여러분의 성원에 힘입어 최선을 다하겠다"며 "마지막 올림픽으로 생각하고 후회 없는 경기를 펼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7.05 15:42
해외축구

호날두 향한 ‘네덜란드 아이콘’의 일침 “악어의 눈물, 스포트라이트 독차지하려 해”

네덜란드 축구의 전설 루드 굴리트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 나스르)를 향해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하려고 한다”라며 비판했다.영국 매체 기브미스포츠는 4일(한국시간) “호날두가 슬로베니아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16강전에서 울음을 터뜨린 뒤, 그를 향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최근에는 네덜란드 전설 굴리트도 목소리를 냈다”라고 조명했다.상황은 이랬다. 호날두는 지난 2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프랑크푸르트 아레나에서 열린 유로 2024 16강 슬로베니아와의 경기에서 선발 출전했다. 포르투갈은 연장전 포함 120분 동안 슬로베니아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기회가 없던 건 아니었다. 연장 전반 호날두가 페널티킥(PK) 기회를 잡은 것. 하지만 호날두가 오른쪽으로 찬 공은 얀 오블락(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 정확하게 막았다. 그동안 수많은 PK골에 성공한 호날두는 실축 뒤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포르투갈 동료들이 그를 격려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담겼다. 결국 포르투갈은 슬로베니아와 승부차기를 벌였는데, 골키퍼 디오구 코스타(FC 포르투)가 3연속 슈팅을 막아내 영웅으로 등극했다. 호날두는 1번 키커로 나서 정확하게 골망을 흔들며 실축을 만회했다.다만 호날두의 눈물을 두고 엇갈린 평가가 향했다. 매체는 “일부 언론은 중요한 순간에 일어선 그의 회복력에 주목했지만, 반대로는 팀 동료의 스포트라이트를 훔치려 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라고 조명했다.후자의 케이스가 바로 굴리트다. 굴리트는 지난 유로 1988에서 팀의 우승을 이끈 전설로 평가받는다. 굴리트는 현지 매체를 통해 “호날두는 포르투갈에 주어진 60개의 프리킥을 1개만 성공시키면서도 전담 키커를 자청한다. 팀에는 더 좋은 슈터가 있지만, 평소처럼 스포트라이트를 훔치려 한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솔직히 말해 경기에서 일어난 일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프리킥을 모두 낭비하고, PK를 놓치자 눈물을 흘렸다. 나는 그게 악어의 눈물이라고 생각했다”며 “나는 호날두를 좋아하지만, 그의 행동에 감명을 받지 못했다”라고 꼬집었다.우여곡절 끝에 슬로베니아를 제압한 포르투갈은 대회 8강에서 ‘우승 후보’ 프랑스와 만난다. 두 팀은 오는 6일 독일 함부르크의 볼프스파크스타디온에서 격돌한다. 김우중 기자 2024.07.05 00:02
스포츠일반

[경륜] 3년 연속 왕중왕전 우승...경륜 최강은 역시 임채빈

임채빈(25기·수성)이 '2024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배 경륜 왕중왕전'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전반기 경륜 최강자를 가리는 이번 왕중왕전은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광명스피돔에서 열렸다. 특선급 결승에는 예선전과 준결승을 통과한 임채빈·전원규·신은섭·류재열·박용범·정재원이 출전했다.수성팀 임채빈·류재열, 김포팀 정종진·정재원, 동서울팀 전원규·신은섭은 각각 팀별로 2명씩 결승에 진출했다. 김해B팀인 박용범은 홀로 나섰다. 팀 대항전이 펼쳐질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다. 경정팬의 관심은 임채빈·정종진·전원규 '빅3' 자존심 대결에 쏠렸다. 임채빈은 현재 경륜 최강으로 불리는 선수. 정종진은 임채빈의 라이벌이자 대항마. 전원규는 올해 임채빈의 연승 행진에 제동을 걸었다. 초반에는 류재열과 정재원이 속도를 올려나가며 눈치싸움을 시작했다. 그러자 정종진이 마지막 한 바퀴를 남기고 과감하게 대열을 치고 나오기 시작했다. 임채빈은 지난 4월 언론사배 대상 경주에서 젖히기(마지막 바퀴 1~3코너 구간에서 앞 선수 또는 선두 선수들을 넘어서는 경주 전개)를 시도하다가 정종진에게 덜미를 잡힌 경험이 있다. 정종진이 치고 나섰지만, 임채빈은 차분하게 자신의 레이스를 펼쳤다. 이후 추입(앞 선수 뒤에서 풍압을 피해 체력을 비축해 주행하다가 마지막 3·4코너~결승선 구간에서 역전을 노리는 경주 전개)으로 응수하며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임채빈이 3년 연속 왕중왕전 우승을 해낸 순간이었다. 임채빈은 우승 상금으로 1400만원, 2위와 3위를 차지한 정종진과 전원규는 각각 1100만원과 1000만원을 받았다. 경기 뒤 임채빈은 "'최선을 다하자'라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다. 초반에 선수들의 속도가 빨랐지만, 차분하게 기다리다기 뒷심을 발휘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라고 말했다. 이어 임채빈은 "지난해는 모든 경기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올해는 두 차례 2위에 그쳐 경륜팬들께 실망을 드렸다. 후반기에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는 각오를 밝혔다.한편 앞서 열린 선발급은 28기 신인들이 선전했다. 선발급 결승전(광명 5경주)에서 김로운이 타종이 시작되자마자 선행 승부수를 띄웠다. 하지만 결승전 통과 직전에 뒤를 바짝 쫓아오던 훈련원 동기이자 같은 금정팀 소속인 손성진에게 밀렸다. 결국 1위는 손성진이 차지했고, 김로운과 허남열이 각각 2위, 3위에 올랐다. 우수급은 전형적인 '선행형' 선수 조봉철이 1위에 올랐다. 조봉철은 올해 16차례 입상 중 13회를 선행으로 입상했다. 이날 왕중왕전에서도 두 바퀴 선행을 감행하고도 양희천의 추격을 따돌렸다. 박진수 경륜박사 팀장은 "임채빈은 이번 우승으로 3월 전원규, 4월 정종진에게 일격을 당하며 '몸 상태가 지난해보다 떨어진다'라는 우려를 깔끔하게 지웠다. 임채빈·정종진·전원규가 하반기 펼칠 활약이 기대된다"라고 전했다.안희수 기자 2024.07.03 11:00
해외축구

‘튀르키예 메시’ 귈러, 호날두·루니와 어깨 나란히

튀르키예 축구대표팀의 기대주 아르다 귈러(19·레알 마드리드)가 유럽축구연맹(UEFA)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아직 10대인 그는 과거 웨인 루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세운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해 이목을 끌었다.귈러는 3일(한국시간) 독일 라이프치히의 라이프치히 스타디움에서 열린 오스트리아와의 유로 2024 16강전에 선발 출격, 약 78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빈 뒤 교체돼 임무를 마쳤다. 팀은 수비수 메리흐 데미랄(알 아흘리)의 멀티 골에 힘입어 오스트리아를 2-1로 제압하며 8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이날 튀르키예는 이번 대회 다크호스로 꼽히는 오스트리아와 만나 전반 1분 만에 기선을 제압했다. 귈러의 왼발 코너킥을 오스트리아 수비진과 골키퍼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고, 이 공을 데미랄이 밀어 넣으며 포문을 열었다.일격을 맞은 오스트리아는 곧바로 연이은 슈팅으로 튀르키예를 압박했지만, 결실을 보지 못했다. 튀르키예는 역습으로 응수하긴 했으나, 대부분의 시간은 오스트리아 공격으로 이어졌다. 첫 득점에 관여한 귈러는 전반 중반 기습적인 하프라인 슈팅을 시도했으나, 골문을 크게 벗어났다.다소 밀린 튀르키예의 분위기를 끌어올린 건 역시 귈러의 발끝이었다. 그는 후반 14분 정확한 코너킥을 올려 다시 한번 데미랄의 헤더를 이끌었다. 튀르키예가 2번의 유효슈팅만으로 2골을 완성한 순간이었다.오스트리아는 같은 코너킥 공격으로 추격 골을 넣었지만, 끝내 균형을 맞추지는 못했다. 이날 전방 공격수로 출전한 귈러는 패스 성공률 81%(25회 성공)·슈팅 1개·어시스트 1개·키 패스 2회·드리블 성공 2회·볼 경합 승리 7회 등을 기록했다. 귈러의 키 패스가 모두 득점으로 전환된 셈이다. 귈러는 유로 역사에도 이름을 남겼다. 같은 날 스포츠 매체 팀토크는 “이날 1도움을 추가한 귈러는 유로 대회에서 1골과 1어시스트를 기록한 역사상 세 번째 10대 선수가 됐다”라고 조명했다. 그보다 앞서 10대의 나이에 이 기록에 성공한 건 2004년 호날두와 루니뿐이다. 호날두는 2골 1도움, 루니는 4골 1도움을 올리며 유럽 최고 스타의 탄생을 예고한 기억이 있다.귈러는 조별리그에서도 환상적인 중거리 슈팅을 시도해 득점을 기록, 호날두의 기록을 넘어 유로 본선 데뷔전에서 득점한 최연소 선수로 이름을 남긴 바 있다.튀르키예는 2008년(4강) 이후 처음으로 유로 8강 진출에 성공했다. 다음 상대는 우승 후보로 꼽히는 네덜란드다.김우중 기자 2024.07.03 10:29
배구

'수술만 12번, 소문도' 은퇴 박철우 "제 배구 인생 정말 다사다난했죠"

"제 배구 인생이요? 한마디로 다사다난했죠."배구 선수 박철우(39)는 지난 5월 은퇴를 발표했다. V리그 남자부 마지막 원년(2005년) 멤버였던 그는 최근 본지와 만나 "저만큼 배구 인생에 파도가 많았던 선수가 있었을까요"라며 물었다. 옆에 있던 농구 선수 출신 아내 신혜인(39) 씨는 "행복하지 않았을까요? 이렇게 많은 상을 받았는데"라며 남편에게 힘을 실어줬다. 박철우는 남자부 통산 최다 득점(6623개)의 주인공이다. 이 밖에도 후위 득점 1위, 서브 득점 3위, 최다 출장 3위를 기록했다. 현대캐피탈 소속이었던 2008~09시즌에는 국내 선수 최초로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외국인 선수의 전유물이나 마찬가지인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포지션에서 국내 선수로서 자존심을 지켜온 그다. 3년 전부터 출장 시간이 줄어든 박철우는 지난 5월 기자와 연락이 닿았을 때 "80~90%는 은퇴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올해 배구를 시작한 큰딸 소율이를 위해 조금 더 뛰어야 하나 싶었다. 결국 여러 상황을 고려해 은퇴를 결정했다. 박철우는 "미래를 위해 지금 (은퇴) 결단하는 게 낫겠더라"고 말했다.학창 시절부터 27년 동안 이어온 배구 인생이 마냥 행복했을 것 같았지만 박철우는 아쉬운 순간을 먼저 떠올렸다. 그는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다. 행복했던 때도 많았고, 최악이었던 때도 많았다"라고 꼽았다. 그러면서 "배구 선수로 가장 좋았을 때 '국가대표 사건'이 발생했다"라고 했다. 박철우는 2009년 대표팀 소집 당시 코치진으로부터 온몸이 피멍이 들 정도로 맞아, 다음날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큰 파문이 일자 대한배구협회는 해당 코치에게 무기한 자격정지 중징계를 내렸다. "아시안게임과 올림픽도 나가 금메달도 따고 싶다"던 박철우는 이후 대표팀에서 제대로 꽃을 피우지 못했다. 부상도 그를 괴롭혔다. 크고 작은 수술을 총 12차례 했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네 번의 기흉 수술도 했다. 점프를 반복하는 배구 선수에게 기흉은 치명적인 약점이었다. 그는 "내부 장기가 키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등 몸이 전반적으로 약했다. 어려움을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2020년 자유계약선수(FA)가 되어 한국전력으로 이적한 박철우는 발목 수술 전 검사 단계에서 심장 부위에 이상을 발견했다. 결국 가슴을 열고 대동맥류 수술을 받았다. 신혜인 씨는 "저도 선수 출신이라 정형외과 수술을 (무던하게) 받아들이는데, 심장 수술 때는 (남편이) 정신력 강한 사람임을 느꼈다. 빨리 코트로 복귀하겠다며 수술 후 사흘째부터 스쿼트를 하더라"며 "이 나이까지 선수로 뛰는 이유가 여기 있구나 싶었다"라고 전했다. 박철우는 "구단이 많은 돈을 들여 날 영입했는데 수술대에 오르니 너무 죄송했다. 처음 훈련장에 나타나니 후배들이 '좀비가 오는 줄 알았다'라고 하더라. 아내도 '미친놈'이라고 했다"라고 웃었다. 박철우는 아내와 장인을 위해 더 열심히 뛰었다. 박철우는 현대캐피탈에서 뛸 때 당시 라이벌 삼성화재의 신치용 감독 딸 신혜인 씨와 교제하며 화제를 낳았다. 이후 삼성화재로 이적, 장인과 한솥밥을 먹었다. 한국 프로스포츠 사상 전인미답의 7연속 우승을 이끌고 2015년 지휘봉을 내려놓은 신 감독은 태릉선수촌장을 거쳐 현재 한국체육산업개발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박철우는 "아내와 만날 때도 사실과 전혀 다른 소문이 퍼지기도 했다. 그저 난 선수로서 가치를 증명하고 싶었다"며 "장인어른의 명성에 해를 끼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장인어른이 자랑하고 싶은 사위가 되고자 더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박철우는 또 "(당시 현대캐피탈, 현재 IBK기업은행) 김호철 감독님이 저를 키워주셨다면, 신치용 감독님은 제 배구를 성장시켜 주셨다"라며 "최근 은퇴 논의 과정에선 충분히 할 만큼 했다. 하고 싶은 대로 해"라고 응원을 받았다고 한다. 박철우는 "은퇴하면 다시는 배구를 못하니까 아쉬울 것 같았는데 엄청난 스트레스와 압박에서 벗어나니 홀가분하다"라며 웃었다. 공을 내려놓은 손에 마이크를 쥐었다. 박철우는 배구 해설위원으로 현장을 찾는다. 인생 제2막을 여는 박철우는 "은퇴 후 미래 걱정이 많았다. 아내가 '걱정하지 마. 내가 일할 테니, 당신은 쉬어'라고 하더라. 그때 참 멋있었다"면서 "더 많이 공부하고 배워서 (지도자 등으로) 다시 배구 코트에서 만나 뵐 것"이라고 약속했다.용인=이형석 기자 2024.07.03 06:23
국가대표

[IS 시선] 또 ‘톱다운’ 방식 우려, 제2의 클린스만 사태는 피해야

한국축구 새 사령탑 선출을 위해 넉 달간 달린 대한축구협회(KFA) 전력강화위원회(이하 전력강화위)가 마지막 관문을 앞두고 와해했다. 감독 선임을 주도한 전력강화위가 그간 힘을 얻지 못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제2의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전 감독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젼력강화위 수장 정해성 위원장은 최근 사표를 냈다. 넉 달간 고난을 겪었지만, 총 10차례 회의 끝에 협상할 최종 후보를 꾸린 시점에서 그만둔 터라 축구계는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우선순위에 뒀던 국내 사령탑을 데려올 수 없는 현실, 대중이 원하는 이름값 있는 외국인 지도자를 데려오기 어려워 중압감에 시달렸으리란 해석이 나온다.KFA가 새 감독에게 쓸 수 있는 자금은 30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현실적으로 A급 외국인 사령탑을 데려오기는 불가능한 금액이다.일각에서는 정해성 위원장과 전력강화위원들이 꾸린 최종 후보가 KFA 고위층 입맛에 맞지 않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추측한다. 정 위원장이 16명의 1차 감독 후보군을 4명으로 압축한 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에게 보고한 후, 사의를 표했기 때문이다. 마침 홍명보 울산 HD 감독은 지난달 30일 "과거 경험(KFA 전무이사 근무)을 되돌려봤을 때, 지금 이 시점에 중책을 맡은 정해성 위원장이 사퇴했다는 것은 뭔가 일이 있었다는 의미"라며 "협회에서 누구도 정해성 위원장을 지원해 주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고, 그렇게 혼자 고립된 것 같다"고 짚었다.KFA는 정 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를 뒤로하고 이임생 기술이사에게 새 사령탑 선임을 맡겼다. 이 기술이사는 이번 주 해외로 나가 전력강화위가 꾸린 최종 후보와 면접한다. 우려는 여전하다. 지난달 출범한 한국축구지도자협회는 지난 1일 입장문을 통해 "정몽규 회장이 원하는 감독을 사실상 내정해 뒀다"며 "전력강화위가 정몽규 회장 의중에 다른 감독을 추천했고, 이에 정 회장은 정해성 위원장뿐만 아니라 전력강화위를 불신하고 부담스러워했다"고 주장했다.일각에서는 이임생 기술이사가 면접하는 최종 후보가 전력강화위가 제출한 내용과 다르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또 한 번 악몽을 재현하리란 걱정의 분위기가 가득하다. KFA는 클린스만 전 감독을 '톱다운(top-down) 방식'으로 선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력강화위는 이런 주먹구구식 선임 절차를 막고, 합리적인 선택을 이끌고자 만든 기구다. 그런데 세간의 우려대로 다시금 위에서 찍어 누르는 형태의 감독 선임이 진행되면, 지난 4개월간 고생은 무용지물이 된다. 또 한 번 클린스만 전 감독처럼 실패할 가능성도 커진다. 정몽규 회장이 원했던 클린스만 전 감독은 지난 1년간 한국축구를 망가뜨렸다. 참혹한 결과를 모두가 똑똑히 봤다. 클린스만 전 감독은 대표팀이 우승을 노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 탈락 순간에도 희희낙락했을 뿐, 1년간 한국축구에 악영향만 끼쳤다.전력강화위가 마지막 순간을 앞두고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으면서 정식 절차는 생략되는 형세다. 축구계에서 '제2의 클린스만 사태'를 우려하는 이유다.최악의 상황을 맞이하면서 감독 후보군과 협상에서도 불리한 상황에 놓일 가능성도 커졌다. 협상테이블에 앉을 외국인 지도자들이 전력강화위 사태 등 KFA가 빠르게 감독 선임을 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다는 걸 유리하게 활용할 수 있다. 만약 KFA가 후보자들에게 휘둘리면, 협상이 결렬되고 또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분명 감독 선임에 있어 여러 악재가 겹친 실정이다. 그래도 '제2의 클린스만 사태'는 피해야 한다.스포츠2팀 기자 2024.07.03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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