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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 파리' '헬로 LA'...100년 만의 파리 올림픽, 17일 간 열전 마무리 [2024 파리]
100년 만에 열린 세 번째 파리 올림픽이 폐회식을 끝으로 LA로 바통을 넘겼다.2024 파리 올림픽은 12일(한국시간) 오전 프랑스 파리 인근 생드니의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폐회식을 끝으로 17일간의 열전을 마무리했다.개회식에 비하면 다소 평범하게 치러졌다. 파리 올림픽은 지난달 26일 '파리의 젖줄'인 센강을 배를 타고 수상 행진하는 형태로 개회식을 열었다. 이후 17일 동안 세계 205개 국가올림픽위원회(NOC) 소속 선수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조직한 난민팀 선수를 합친 1만500여명이 32개 종목 329개 메달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했다.대회가 순항하진 않았다. 파리 올림픽은 마라톤 수영과 트라이애슬론 경기가 열린 센강 수질 문제가 꾸준히 도마 위에 올랐다. 개회식에서는 한국 선수단 입장 시 '북한'이라 소개하는 사고가 벌어져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직접 사과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우여곡절 끝에 대회를 마무리하는 폐회식은 파리에 대한 찬사를 담은 영상으로 문을 열었다. 기수 입장과 선수단 퍼레이드는 지구촌 축제를 마무리하는 화합의 장이었다. 우리나라는 태권도 금메달리스트 박태준(경희대)과 복싱 동메달리스트 임애지(화순군청)가 공동 기수로 나와 태극기를 펼쳤다.공연의 주 테마는 미래로 이어진 피에르 드 쿠베르탱 남작이었다. 황금빛의 미래인이 우주선을 타고 와 근대 올림픽의 창시자인 쿠베르탱의 발자취를 더듬어 가며 올림픽의 흔적을 찾는다는 내용이었다.공연이 끝난 후 토니 에스탕게 조직위원장의 연설이 이어졌고, 다시 바흐 위원장에게 바통이 넘어갔다. 바흐 위원장은 "205개 국가와 난민팀은 어느 때보다 '빛의 도시' 파리를 빛냈다"면서 "센강처럼 '센'세이셔널(환상적인)한 대회였고, 새로운 시대를 알렸다"고 찬사를 보냈다.
이후 열린 올림픽기 이양식에서는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이 에스탕게 조직위원장으로부터 올림픽기를 받아 바흐 위원장에게 반납했다. 바흐 위원장은 다음 개최지인 LA의 캐런 배스 시장에게 오륜기를 전달했다. 배스 시장은 올림픽기를 이양받은 시장 중 첫 흑인 여성 시장이기도 하다.곧바로 미국 국가가 울려 퍼졌고, 스타드 드 프랑스 천장에는 이번 폐회식에서 미국을 대표해 퍼포먼스하기 위해 도착한 영화배우 톰 크루즈가 갑자기 등장했다. 와이어를 맨 크루즈는 거침없이 경기장으로 뛰어내려 영화 '미션 임파서블'의 주역다운 모습을 선보였다. 단상으로 올라가 올림픽기를 받은 크루즈는 이를 오토바이에 꽂은 채 경기장을 떠났다.이후 크루즈의 모습이 영상에서 다시 등장했다. 파리 시내를 오토바이로 질주해 비행기에 탑승한 뒤 상공에서 몸을 던진 그는 LA의 상징인 할리우드(HOLLYWOOD) 사인에 도착했다. 크루즈는 알파벳 'O' 간판 두 개에 원 세 개를 더해 오륜으로 바꿨고, 미국 산악 바이크 선수 케이트 코트니에게 올림픽기를 전달했다.영상 속 올림픽기는 육상 영웅 마이클 존슨, 스케이트보드 선수 재거 이턴을 거쳐 LA 해변에서 펼쳐진 레드 핫 칠리 페퍼스와 빌리 아일리시, 스눕독의 공연으로 차례차례 인계돼 LA로 이어질 축제 분위기를 예고했다.
마지막으로 이번 대회 수영 4관왕에 오른 프랑스의 영웅 레옹 마르샹이 경기장으로 작은 성화를 가져왔다. 프랑스의 테디 리네르(유도) 중국의 쑨잉샤(탁구) 등 각 대륙을 상징하는 선수가 마르샹과 함께 동시에 입김을 불어 성화를 껐다. 그렇게 100년 만에 파리에서 열린 올림픽도 막을 내렸다.샹송 '콤 다비튀드'(COMME D'HABITUDE·늘 그렇듯이)를 번안한 미국 '국민 가수' 프랭크 시내트라의 '마이 웨이'(MY WAY)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파리에 모였던 이들은 4년 뒤 재회를 약속하며 발걸음을 돌렸다.한편 폐회식 전까지 파리 올림픽은 마지막 여정을 이어갔다. 종합 1위는 역시 미국이었다. 미국은 이번 올림픽 마지막 경기인 여자 농구 결승전에서 프랑스에 승리하면서 금메달 총 40개를 맞췄다. 또 은메달 44개, 동메달 42개까지 수확하면서 종합 성적에서 중국(금 40, 은 27, 동 24)을 따돌리고 하계 올림픽 4회 연속 메달 순위 1위를 지켰다.
이번 대회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한국은 마지막날까지 메달 사냥을 이어갔다. 근대5종 여자부 경기에서 성승민(한국체대)은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이 종목 동메달을 획득했다. 여자 역도 81㎏ 이상급 경기에서는 박혜정(고양시청)이 한국 신기록을 작성하면서 은메달을 추가했다.이로써 한국은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 13개, 은메달 9개, 동메달 10개를 획득해 메달 순위 8위로 이번 대회를 마쳤다. 금메달은 베이징 올림픽, 런던 올림픽과 타이 기록이다. 또 전체 메달 수 32개는 1988년 서울 대회 33개(금12, 은10, 동11)에 이은 2위 기록이다.파리(프랑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8.12 07: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