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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美오스카, 새 지침 “AI 활용작 인정…모든 후보작 관람 시 투표 가능”

미국 아카데미(오스카상) 시상식 주최 측이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작품도 후보 선정에서 배제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21일(현지시각) 아카데미 시상식을 주최하는 미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이사회는 이와 같은 내용을 포함한 내년 시상식 운영 규정을 발표했다.새 규정에는 “영화 제작에 사용된 생성형 인공지능, 다른 디지털 도구들과 관련해 그 도구들은 (수상) 후보로 지명되는 기회를 돕지도, 방해하지도 않는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다만 각 분과는 수상작 선정 과정에서 인간이 창의적 저작의 중심에 있는 범위를 고려해 그 성취도를 판단하겠다고 강조했다.이는 할리우드 현장에서 AI 활용이 점차 확대되는 추세인 점을 감안한 결정으로 평가된다. 이와 관련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AI가 이미 영화 제작에 본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만으로도 큰 변화라고 짚었다.앞서 지난 2월 열린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AI 기술을 활용한 작품들이 갑론을박 속 수상을 거머쥐기도 했다. 10개 부문 후보에 오른 영화 ‘브루탈리스트’는 배우들의 헝가리 억양 강조를 위해 AI 기술을 사용했으나 주연 배우 에이드리언 브로디가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등 3관왕에 올랐다.이밖에도 후보작 ‘에밀리아 페레즈’와 ‘듄:파트2’도 AI기술을 일부 장면에 사용했으나 각각 여우조연상·주제가상과 음향상·시각효과상을 받았다.그런가 하면 아카데미 이사회는 새 규정에 “아카데미 회원은 각 부문에서 후보에 오른 모든 영화를 관람해야 오스카상 최종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는 조항도 추가했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는 “투표자들이 모든 후보작을 관람했는지 확인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한편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내년 3월 16일 개최된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4.22 14:08
영화

유아인, 디렉스컷어워즈 男 배우상 후보…김고은 최다 노미

배우 유아인이 디렉터스컷 어워즈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디렉터스컷 어워즈 측은 22일 제23회 시상식 영화 및 시리즈 부문 후보를 공개했다. 올해 후보자는 2024년 1월 1일부터 2025년 3월 31일 사이에 발표된 DGK(한국영화감독조합) 정·준회원 감독의 영화, 시리즈 중 선정했다.먼저 영화 부문 감독상 후보로는 ‘승부’ 김형주, ‘핸섬가이즈’ 남동협, ‘미키 17’ 봉준호, ‘하얼빈’ 우민호, ‘파묘’ 장재현, ‘보통의 가족’ 허진호 감독이 올랐다.영화 부문 여자배우상에는 ‘대도시의 사랑법’ 김고은, ‘파묘’ 김고은, ‘그녀에게’ 김재화, ‘그녀가 죽었다’ 신혜선, ‘아침바다 갈매기는’ 양희경이 노미네이트됐다.영화 부문 남자배우상 후보로는 ‘미키 17’ 로버트 패틴슨, ‘아침바다 갈매기는’ 윤주상, ‘승부’ 이병헌, ‘파묘’ 최민식과 마약 투약 혐의로 활동을 잠정 중단한 유아인이 선정됐다. 유아인은 마약 스캔들 이전에 촬영한 ‘승부’로 이름을 올렸다. 시리즈 부문 감독상을 놓고는 ‘가족계획’ 감곡·김선, ‘동조자’ 박찬욱, ‘기생수: 더 그레이’ 연상호, ‘살인자ㅇ난감’ 이창희, ‘LTNS’ 임대형, ‘오징어 게임’ 시즌2 황동혁 등이 경쟁한다.시리즈 부문 여자배우상 후보에는 ‘킬러들의 쇼핑몰’ 김혜준, ‘가족계획’ 배두나, ‘LTNS’ 이솜, ‘기생수: 더 그레이’ 전소니, ‘더 에이트쇼’ 천우희가 올랐다. 시리즈 부문 남자배우상에는 ‘가족계획’ 류승범, ‘LTNS’ 안재홍, ‘오징어 게임’ 시즌2 이병헌, ‘살인자ㅇ난감’ 이희준, ‘살인자ㅇ난감’ 최우식이 노미네이트됐다.한편 올해 디렉터스컷 어워즈는 5월 20일 오후 7시 개최된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4.22 08:53
영화

‘속초에서의 겨울’ 국내 관객 만난다...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서 상영

‘속초에서의 겨울’이 오는 30일부터 5월 9일까지 개최되는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국내 관객들과 최초로 만난다. 색다른 시선과 새로운 형식에 도전하며 의미 있는 메시지와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 작품들을 상영하는 월드시네마 섹션 상영작인 ‘속초에서의 겨울’은 5월 2일, 3일, 7일 3회 간 상영한다. 또한 카무라 코야 감독과 배우 벨라 킴이 국내 내한을 확정, 영화 상영 후 진행되는 GV를 통해 관객들과 영화에 관한 다채로운 이야기를 나눌 것으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속초에서의 겨울’은 속초의 작은 펜션에서 일을 하던 수하가 한국을 방문한 작가 얀을 만나고, 그를 통해 요동치는 감정을 느끼며 자신의 정체성을 깨달아 가는 드라마.‘속초에서의 겨울’은 한국계 스위스 작가 엘리자 수아 뒤사팽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했다. 얼굴도 모르는 프랑스인 아버지를 둔 혼혈 수하가 작품의 영감을 찾기 위해 속초를 방문한 작가 얀 케렁을 만나고, 그를 향한 미묘하고 심리적인 갈등과 정체성에 대한 탐구를 그려낸 이야기로 주목을 받았다. 23세의 나이에 발표한 데뷔작으로 발표 직후 비평가들의 극찬과 함께 문학적 재능을 가진 스위스 신인 작가에게 수여하는 로버트 발저 상을 수상, 스위스 작가 최초로 2021년 미국 내셔널 북 어워드 번역 문학 부문에서 최고상을 수상했으며 현재까지 35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는 등 큰 사랑을 받고 있다.지난 2024년 캐나다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된 ‘속초에서의 겨울’은 한국과 프랑스 합작으로 화제를 모았다. 프랑스계 일본인 감독 카무라 코야가 메가폰을 잡고 제59회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연기파 배우이자 ‘쇼콜라’를 연출한 프랑스 국민 배우 로쉬디 젬이 프랑스 작가 얀 케렁을, 프랑스에서 모델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배우 벨라 킴이 수하 역을 맡아 다국적이고 독창적인 작품으로 탄생한 것. 이처럼 속초의 겨울 풍경을 배경으로 감성을 자극하는 미장센과 인물들의 내면을 세심하게 담아낸 ‘속초에서의 겨울’을 향해 해외 매체들은 “2025년 주목해야 할 프랑스 영화” “추운 속초 겨울을 배경으로 고립된 두 사람의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포옹하게 되고 어루만지게 되는 영화” 등 극찬했다. 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5.04.18 10:52
영화

이런 ‘60대 킬러’는 없었다…이혜영, 세월이 곧 무기 ‘파과’ [줌인]

‘1962년생’도, ‘여배우’도 한계가 되기엔 무색한 수식어다. 배우 이혜영이 ‘파과’를 통해 유례없던 킬러 상을 선보인다.이혜영의 새 영화 ‘파과’는 바퀴벌레 같은 인간들을 처리하는 조직에서 40여 년간 활동한 레전드 킬러 조각과 평생 그를 쫓은 미스터리한 킬러 투우(김성철)의 강렬한 대결을 그린다. 구병모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다.‘파과’는 지난 2월 제75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스페셜섹션 초청을 시작으로 제43회 브뤼셀 판타스틱 영화제 경쟁 부문과 제15회 베이징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 등 해외 유수영화제에 연달아 초청받으며 국내외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그 중심엔 단연 킬러 역으로 첫 액션 연기에 도전한 이혜영이 있다.그가 연기한 주인공 조각은 고립된 채 살아온 50년 세월 중에서도 40년을 살인 청부업으로 보낸 여성이다. 조각은 “악성 벌레 퇴치”, “썩은 인간을 방역한다”는 모토 아래 혈혈단신으로 28명을 처리할 만큼 명성이 자자했지만, 노화로 인한 한계와 지켜야 할 존재, 그리고 젊은 경쟁자가 덤벼들며 변화의 분기점에 놓인다. 극중 젊은 킬러 투우가 “레전드라더니 머리도 세고 주름도 지고 벌써 이렇게 늙으면 어떡해?”라고 던지는 대사는 마치 스크린 밖 배우마저 겨냥하는 것처럼 들린다. 이에 보란 듯이 이혜영은 노련함으로 젊은 혈기를 압도한다.그는 비녀와 총기, 맨몸을 넘나드는 액션을 직접 소화했을 뿐 아니라 고독 및 상실감을 쌓아오며 단단해진 조각의 내면을 절제된 듯 유려하게 완성했다. 투우 역으로 호흡을 맞춘 후배 김성철은 “선생님과 함께하는 매 촬영이 너무 행복했다. 제가 감히 넘볼 수 없는 영역을 계속 보여주셨다”고 존경을 표하기도 했다.정작 이혜영 스스로는 최근 중년 여성 배우들의 활약이 상당하다 보니 자신을 캐스팅한 이유가 궁금하다고 했다. 앞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그는 “찍으면서 보니까 ‘내가 보톡스를 맞지 않아서’ 캐스팅 됐다 싶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만큼 ‘파과’는 주름이 안타까운 노화의 상징이 아닌, 그저 삶의 궤적이자 버텨낸 훈장처럼 고스란히 담기는 작품이다.민규동 감독은 이혜영 캐스팅에 대해 “제게 신비롭고 미스터리한 배우였다. 한국적이지 않으면서 궁금한 지점이 오랫동안 쌓여있었다. 고전적인 아우라를 가진 분이 조각 역에 어울릴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민 감독은 이혜영의 존재감이 ‘마치 시간이 축적된 치명적인 무기’ 같았다고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1981년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을 통해 데뷔한 이혜영은 배우로서 44년을 살고 있다. 무대에서 스크린으로 영역을 넓힌 지 4년 만에 영화 ‘땡볕’(1985)으로 베를린영화제 첫 레드카펫을 밟았던 될성부른 재목은 세월만큼이나 영근 연기로 40년 만에 다시 베를린을 찾았다.이혜영은 특유의 고혹적인 마스크로 강인한 여성들을 맡아왔지만 중년이 되면서는 누군가의 어머니 역이라는 필연적 한계를 맞이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만의 색으로 변주 해가며 꾸준히 필모그래피를 쌓고 있다.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카지노’에서 큰손 플레이어 고회장 역으로는 권력자의 타락한 뒷 세계 얼굴을 소화했고, 지난해 방영된 드라마 ‘우리, 집’에선 유명 추리소설 작가와 시어머니라는 정체성을 조화롭게 섞어 기행마저 블랙코미디 장르의 맛으로 느껴지도록 활약했다.스크린에선 최근 수년간 홍상수 감독과 함께했다. 특히 영화 ‘당신얼굴 앞에서’(2021)로는 ‘이혜영의 원맨쇼’라는 영화광들의 평가와 함께 제58회 백상예술대상, 제23회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 등에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이혜영이 ‘파과’로 다시금 인생 캐릭터를 경신할지 기대되는 이유다. 오는 30일 국내 개봉하는 가운데, 해외에서 먼저 ‘파과’의 진가 보증에 나섰다. 지난 2월 베를린 영화제 프리미어 상영 이후 영화 전문 매체 스크린데일리는 “60대 주인공 캐릭터는 영화계의 눈길을 사로잡을 만큼 인상적이다. 마지막 장면은 수많은 액션신 중에서도 매혹적이다​”라고 호평했다.브뤼셀 판타스틱 영화제 측은 초청 발표 당시 “존 윅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노인을 연기한 배우 이혜영의 열연과 함께 민규동 감독은 시각적으로 눈부신 스릴러를 선사한다”고 밝혀 기대를 높였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4.18 06:05
해외연예

진 해크먼 부부, 사망 당시 자택 내부 공개 ‘충격’

유명 할리우드 배우 진 해크먼과 그의 부인의 사망 당시 집 내부 상태가 공개됐다. 지난 16일(현지시각) 외신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미국 뉴멕시코 산타페 카운티 보안관 사무소는 진 해크먼 부부의 자택 내부를 조사한 경찰의 바디캠 영상을 공개했다.영상에 담긴 자택 내부의 모습은 각종 집기와 옷가지가 정리되지 않은 채 어지러이 놓여있다. 욕실은 청소되지 않은 채 오물이 그대로 방치되어 있고, 침실에서는 혈흔이 묻은 베개도 발견됐다. 앞서 진 해크먼은 지난 2월 26일 미국 뉴멕시코 산타페에 위치한 자택에서 그의 아내와 숨진 채 발견됐다. 향년 95세.당시 현지 경찰은 범죄 혐의점이 없다고 발표했다. 이후 조사를 진행해 감식 결과, 아내 베스티 아라카와는 한타바이러스로 일주일 가량 먼저 사망했으며, 이후 해크먼은 집에서 혼자 머물다 심장질환으로 숨졌다. 한타바이러스는 감염된 설치류의 배설물을 통해 사람의 호흡기로 전파돼 치명적인 질환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다. 수사당국은 해크먼은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어 아내의 사망을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한편 진 해크먼은 ‘슈퍼맨’ 시리즈, ‘노웨이 아웃’, ‘미시시피 버닝’, ‘크림슨 타이드’,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 ‘로열 타넨바움’ 등에 출연,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활약했다. 특히 ‘프렌치 커넥션’(1971), ‘용서할 수 없는 자들’(1992)로 미국 아카데미시상식 남우주연상, 조연상을 받으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2004년에는 영화계에서 은퇴, 저술가로 활동하며 전쟁과 해양 탐험 등에 대한 책을 썼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4.17 10:06
연예일반

“홀리 쉿!” 콜드플레이, 5만관객 떼창 유발… 8년만 내한 ‘성공’ [종합]

“함께해서 행복합니다!”콜드플레이가 8년만 내한, 약 5만관객에게 이같이 외쳤다. 연출부터, 관객들을 자리에서 일어나게 하는 무대매너, 수많은 히트곡을 연달라 불러도 폭발적인 라이브 실력까지. 뭐 하나 빠질 것 없는 ‘최고’의 공연이었다. 16일 콜드플레이는 고양 고양종합운동장에서 ‘라이브 네이션 프레젠츠 콜드플레이 : 뮤직 오브 더 스피어스 딜리버드 바이 디에이치엘’을 개최했다. 관객들은 본 무대 시작전부터 콜드플레이를 상징하는 옷을 입고 사진을 찍는 등 각자만의 방식으로 기다림을 즐겼다. 당초 4회만 예정되어 있었지만, 한국 팬들의 성원에 힘입어 2회가 추가됐다. 그야말로 콜드플레이의 특별한 사랑과 보답이 느껴지는 순간이다. 이는 무대에서도 느껴졌다. 서툰 한국어지만 “반갑습니다. 함께해서 행복합니다”라며 한국 팬들에게 진심을 전했다.이번 내한 공연에는 K팝을 대표하는 걸그룹 트와이스가 스페셜 게스트로 참여했다. 이들은 “좋아하는 콜드플레이 공연에 오프닝을 하게 돼서 감사하다”며 ‘치얼업’ ‘TT’ ‘왓 이즈 러브’ 등 10곡을 선보였다.트와이스로 예열은 끝났다. 영화 E.T. 메인 테마곡 ‘플라잉 테마’가 배경음악으로 깔리고, 콜드플레이가 등장했다. ‘하이어 파워’로 포문을 연 이들은 ‘파라다이스’ ‘어드벤처 오브 어 라이프 타임’ ‘더 사이언티스트’까지 대표곡을 연달아 공연하며 화려하게 챕터1을 마무리했다. 챕터2의 시작은 지금까지도 콜드플레이를 상징하고 있는 명곡, 독재자의 몰락을 다룬 노래 ‘비바 라 비다’였다. 대통령이 공석일 때만 와 ‘평행이론’까지 제기된 콜드플레이. 이날 불렀던 ‘비바 라 비다’는 마치 탄핵 이후 승리의 상징가처럼 울려펴져 더욱 뜨거운 반응을 자아냈다. 무대 중간 떼창하는 관객석을 바라보며 크리스 마틴은 “홀리 쉿!”이라며 감탄사를 내뱉기도 했다. 콜드플레이는 이번 내한공연에서 ‘옐로우’ ‘픽스 유’ 등 대표적인 히트곡들은 물론 ‘필스라이크아임폴링인러브’ ‘위 플레이’ 등 최신 싱글까지 아우르는 세트리스트를 선보였다. 여기에 화려한 레이저, 폭죽, 불꽃, LED 팔찌를 사용한 스펙터클한 무대 연출로 대규모 경기장을 ‘꽉’ 채웠다. 콜드플레이 특유의 친환경 철학도 눈에 띄었다. 무대 운영 전반에 재생에너지와 탄소 절감 기술을 도입했다. 공연에 쓰는 색종이 역시 자연분해가 가능하고, 공연 수익의 일부는 나무 심기에 쓰인다. ‘우주 최강 슈퍼밴드’ 답게 멋과 격을 살렸다. 콜드플레이 공연에서 ‘코리아’ 두번째로 자주 들렸던 단어가 ‘BTS(방탄소년단)’였다. 실제 콜드플레이는 BTS와 우정으로 K팝 팬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이날 내한에서 콜드플레이는 BTS와 협업한 ‘마이 유니버스’를 열창하며 멤버 이름 하나하나를 언급하는 등 남다른 우정을 과시했다. 또 즉석으로 팬을 무대위에 불러내 BTS 싸인이 적힌 티셔츠를 깜짝 선물하는 등 특별한 추억도 선사했다. 콜드플레이 내한을 기념해 더현대 서울에서는 ‘콜드플레이 문 뮤직 서울 팝업’ 스토어가 열린다. 오는 27일까지 음반, 한정반 티셔츠, 투어 포스터 등 콘서트의 여운을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다면 방문을 추천. 특히 수익금 일부는 청각장애인을 위한 인공와우 수술 지원 단체 ‘사랑의 달팽이’에 기부된다고 하니, 가치있는 소비다. 한편 콜드플레이는 이날부터 18·19·22·24·25일 총 6회 공연한다. 이는 아시아 투어 중 최다 공연 횟수이자,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의 10회 공연에 이은 두 번째로 많은 횟수다. 사진=라이브네이션코리아.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5.04.16 22:35
스타

‘뽀블리’ 박보영 팬미팅 ‘리튼 BY’ 개최…2019년 이후 약 7년만

배우 박보영이 오는 6월 팬미팅을 개최한다.이번 팬미팅은 6월 7일 오후 2시, 7시 두 차례에 걸쳐 예스24 라이브홀에서 진행된다. 박보영이 지난 2019년 팬미팅 이후 약 7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팬들과 만나는 자리다.2025 박보영 팬미팅 ‘리튼 BY’(written BY)의 타이틀에는 특별함이 담겨 있다. 박보영의 이니셜 BY와 ‘~에게’라는 뜻의 전치사 ‘by’가 더해져 지금의 박보영이 있기까지 항상 진심으로 응원을 보내준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는 박보영의 마음이 담겼다.지난 2006년 EBS 드라마 ‘비밀의 교정’으로 데뷔한 박보영은 영화 ‘과속스캔들’(2008)으로 전국 822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이후 영화 ‘늑대소년’(2012)으로 다시 한번 흥행에 성공했고, 2015년 tvN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과 2017년 JTBC 드라마 ‘힘쎈 여자 도봉순’으로 박보영의 전무후무한 매력을 보여줬다. 이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를 비롯해 디즈니 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조명가게’에 이어 최근 ‘멜로무비’까지 장르를 넘나들며 활약했다. 특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를 통해서는 지난해 청룡시리즈어워즈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박보영은 올해 상반기 방송 예정인 tvN 드라마 ‘미지의 서울’에 출연하며 활동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2025 박보영 팬미팅 ‘리튼 BY’는 예스24 티켓을 통해 오는 21일 오후 8시 선예매, 23일 오후 8시 일반 예매가 진행된다.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2025.04.07 14:00
연예일반

뮤지컬 ‘너의 결혼식’, 원작 여운에 재미까지…봄바람 타고 온 첫사랑 [IS리뷰]

뮤지컬 ‘너의 결혼식’이 성공적인 첫걸음을 뗐다. 첫사랑의 아련한 추억에 성장 스토리까지 야무지게 그려내며 신구 세대의 감성을 자극한다.무대는 ‘3초의 법칙’을 믿는 승희와 ‘사랑은 타이밍’이라고 말하는 우연의 재회로 시작한다. 승희는 우연이 고등학생 시절, 첫눈에 반한 첫사랑. 당시 우연은 승희의 마음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진심이 통했다고 생각한 순간, 승희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여전히 승희를 마음에 품고 살던 우연은 1년 후 한 대학 홍보 책자에서 승희를 발견한다. 우연은 승희를 보겠다는 집념 하나로 끈질기게 공부에 매진하고 마침내 같은 대학에 합격한다. 그러나 그를 기다리는 건 예상치 못한 상황과 끊임없이 빗나가는 타이밍. 우연은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삶에 당황하지만, 승희의 마음을 얻기 위한 노력을 포기하지 않는다.지난 20일 개막한 창작 뮤지컬 ‘너의 결혼식’은 열아홉 학창 시절부터 사회인이 된 이후까지 서로의 곁을 맴도는 두 남녀의 첫사랑 연대기를 다룬다. 첫사랑을 잊지 못한 한 남자가 오랫동안 자신의 사랑을 지켜내기 위해 씨름하는 게 골자다. 지난 2018년 개봉한 박보영, 김영광 주연의 동명 영화가 원작으로, 영화는 개봉 당시 282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뮤지컬은 검증된 영화의 골격을 그대로 가져와 극을 전개 시킨다. 원작을 크게 수정하지 않음으로써 서사를 탄탄하게 세우는 수고를 줄인 대신, 그만큼 등장인물의 감정 묘사에 공을 들였다. 특히 적당한 판타지가 가미된 첫사랑 스토리를 선율 삼아 흐르는 넘버들이 인상적이다. 직관적이면서도 서정적인 가사로 완성된 총 21개의 넘버는 관객의 추억을 소환하고 정서적 자극을 증폭하는 기제가 된다.성장물로서 기능도 충실히 해낸다. ‘너의 결혼식’은 끈기와 노력으로 사랑을 쟁취하는 과정에 머무르지 않고, 그 이면의 상처와 성장까지 아우른다. “결국에 안되면 어떡하지. 아무리 해도 아무것도 아닌 게 되면 어떡하지”(넘버 ‘한숨’)라며 지레 겁부터 먹던 우연은 승희란 변수를 거치며 “우연으로 가득한 인생 이 모든 순간이 우주의 실수라 해도 오직 이 시간 속 찬란한 의미로 남아”(넘버 ‘난 우연일 뿐’)라고 말할 수 있게 된다. 작품은 실패한 첫사랑을 판타지나 자기 연민이 아닌 성장으로 끌고 오며 유의미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원작보다 한결 더 경쾌해진 호흡은 뮤지컬만의 백미다. 뮤지컬은 러닝타임(110분) 동안 명랑만화 톤을 유지한다. 서사 전개상 주인공 우연과 승희에게서 에너지를 끌어낼 수 없을 때는 주변인을 적극 활용한다. 주로 메인 화자인 우연의 지인들이 그 역할을 맡았다. 이 중에서도 사총사 멤버인 옥근남, 구공자, 최수표 캐릭터가 얽히면서 만들어내는 웃음이 꽤 크다.소극장에서 이뤄지는 공연인 만큼 화려한 볼거리를 무기 삼는 작품은 아니다. 무대 자체도 간이 계단을 제외하고는 특별한 변화가 없는 원세트 구조다. 그러나 여느 작품 못지않게 풍성하게 느껴지는데, 이는 다양한 방향에서 이뤄지는 인물들의 등·퇴장과 무대 위를 숨 가쁘게 뛰어다니는 배우들의 열연 덕이 크다.첫 공연 마지막 캐스트로 나선 우연 역의 SF9 인성과 승희 역의 유소리는 배우의 매력이 시작 절반을 먹고 들어가는 멜로 장르의 한계를 가뿐히 넘어선다. 동시에 조화로운 호흡으로 현실적인 사랑의 모양을 연기하며 관객의 흡인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린다. 우연은 인성 외에도 노윤, 골든차일드 출신 홍주찬이 번갈아 연기하며, 강혜인과 이봄소리가 유소리와는 또 다른 승희를 연기한다. 공연은 오는 6월 8일까지 서울 대학로 인터파크 유니플렉스 1관에서 이어진다. 만 13세(중학생) 이상 관람가.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3.31 05:45
영화

‘로비’ 감독 하정우도 배우 하정우도 ‘감다살’ [무비로그②]

감독으로서도 배우로서도 ‘감다살’(감이 다 살아났다)이다. 하정우가 신작 ‘로비’를 통해 재기 발랄한 연출력과 연기력을 보여주며 첫 연출 흥행작 탄생을 예고했다. 오는 4월 2일 개봉하는 ‘로비’는 연구밖에 모르던 스타트업 대표 창욱이 4조원의 국책사업을 따내기 위해 로비 골프 세계에 입문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그렸다.◇“훌륭한 크리에이터”…감독 하정우‘로비’는 하정우가 ‘롤러코스터’(2013), ‘허삼관’(2015)에 이어 10년 만에 선보이는 연출작으로, 골프장 내에서 다양한 비즈니스가 오고 가는 것에 착안해 출발한 작품이다. 하정우는 골프 접대라는 신선한 소재에 ‘팀 대 팀’ 대결 구도를 접목해 ‘로비’만의 차별성을 챙겼다.시종 유쾌함을 잃지 않는 감독 하정우의 정체성도 돋보인다. 하정우는 이번에도 ‘하정우 표 말맛’이라 일컬어지는 말장난식 개그를 여기저기 넣었다. 예컨대 모친의 관을 국산 오동나무로 하느냐는 물음에 “무조건 국산. 엄마는 한우 좋아하셨다”고 답하는, 글로 쓰면 황당하고 눈으로 보면 어처구니없지만, 뒤돌아서면서 한 번은 ‘피식’하게 되는 것들이다. 여기에 급히 대여한 골프 클럽이 핑크색이라거나 비건을 고집하는 이가 치킨집 딸인 상황적 아이러니를 더해 웃음을 추가했다.결코 쉽지 않은 블랙 코미디 장르도 능숙하게 소화했다. 하정우는 유쾌함이란 한 단어로 정의하기는 아쉬운, 본인 특유의 톤을 끝까지 유지하는 것은 물론, 유의미한 결말까지 도출해 낸다. 과감한 연출력과 발칙한 상상력으로 현대 사회의 단면을 반영하고, 비즈니스 세계의 이면을 풍자한다. 이야기 끝에는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인생이다”, “삶에서 진짜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가” 등 꽤나 철학적인 고찰 거리도 남긴다. ‘로비’의 가장 맏형인 최실장 역의 김의성은 “시나리오를 기획하고 만들고 촬영하는 걸 보면 하정우는 훌륭한 크리에이터이자 선이 굵은 감독”이라며 “디테일도 중요하지만, 이 작품이 어떻게 흘러가야 한다는 확고한 톤으로 매 장면을 설계한다. 아주 좋은 감독”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눈빛부터 달라져”…배우 하정우하정우는 직전 연출작 ‘허삼관’에 이어 ‘로비’에서도 주연 배우로 활약했다. 극중 그가 맡은 역할은 스타트업 대표 창욱. 타고난 머리 덕에 기술력은 뛰어나지만, 사업 수단이 꽝인 탓에 수익률은 좋지 않다. 게다가 뭔가 잘 될 만하면 구 절친, 현 경쟁자 광우(박병은)가 나타나 눈앞의 기회를 빼앗아간다. 결국 사업은 파산 위기에 처하고, 창욱은 “비수학적인 로비력으로 일을 하고 싶지 않다”던 신조를 버린 채 골프 접대에 뛰어든다.하정우가 연기한 창욱은 10명을 웃도는 주·조연급 캐릭터 중 거의 유일하게 과장과 웃음기를 뺀 역할이기도 하다. 하정우는 창욱으로 극 한 가운데 서서 중심을 잡고 이야기의 기승전결을 쌓아간다.그렇다고 마냥 진지한 캐릭터로 그려지는 건 아니다. 매사 한 발씩 늦는 창욱의 어리숙함은 의도치 않은 웃음을 만든다. 접대는커녕 골프도 처음인 그는 미터와 야드를 구분하지도 못하고, 무조건 ‘나이스 온’만 외쳐대 분위기를 가라앉힌다. 배움 밖에서 일어나는 일에는 좀처럼 면역도 없다. 학습된 ‘알까기’는 기계처럼 하면서 타고난 혹은 눈치 없는 실력과 우주의 기운으로 ‘굿 샷’을 연발, 로비를 망친다. 하정우는 영화인지 다큐인지 구분하기 힘든 능청스러운 생활 연기로 이 장면 장면을 빚어냈다. 그는 단 한 순간도 웃기려고 애쓰지 않지만, 창욱이란 캐릭터가 하정우를 통과하면서 매 장면이 유쾌하게 그려진다. 하정우는 그렇게 드라마와 유머, 그리고 풍자의 교차점을 매끄럽게 잇는다.이번 영화에서 배우 하정우와 가장 많은 호흡을 나눈 강해림(진프로 역)은 “분명 감독인데 (하정우가) 카메라에 들어오는 순간 신기하게도 창욱이 됐다. 그때는 감독이 아닌 창욱으로만 보였다. 모든 눈빛, 행동, 말투가 창욱이었다. 창욱에게 연민하는 감정이 들 정도였다”며 존경심을 표했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3.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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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스턴스’의 복제와 ‘미키17’의 멀티플 [정시우 SEEN]

사례1) 늙는 게 싫다. 한때 할리우드를 주름잡는 스타였으나, 지금은 퇴물 취급 받는 에어로빅 쇼 진행자 신세. 50살 생일을 앞두고 방송국 사장으로부터 여자 나이 오십이면 끝난다는 말을 듣는다. 서럽다. 자기 얼굴을 담은 광고판이 철거되는 광경에 충격받은 날, ‘서브스턴스’라는 약물을 알게 된다. 약물을 주입하자, 등뼈를 가르며 ‘젊은 버전의 ‘나’가 나온다. 할렐루야! 서브스턴스의 절대 규칙 하나. 일주일 간격으로 본체와 ‘다른 나’를 교체할 것. 그렇게 ‘나’와 ‘또 다른 나’의 아슬아슬한 동행이 시작된다. 사례2) 가난이 싫다. 어렵사리 차린 마카롱 가게마저 쫄딱 망했다. 빚을 못 갚으면 사채업자에게 전기톱으로 갈릴 처지에 놓인다. 무섭다. 살아남기 위해, 우주 행성 원정 프로젝트의 개척단으로 지원한다. 처음엔 몰랐다. 자신이 지원한 게, 위험 임무 수행 중 사망하면 다시 프린팅되는 ‘익스펜더블(소모픔)’인 줄. 그렇게 열여섯 번 죽었다가 리프린팅됐다. 외계 생명체 크리퍼를 만나 또 죽겠거니 했는데, 웬걸. 살려주네? 기지로 돌아왔더니 나와 똑같이 생긴 놈이 있다. “누구냐, 넌?” 누구긴, 18번째의 너! 비상 상태다. 멀티플(복제인간의 공존)은 불법이기 때문이다. 전자는 ‘서브스턴스’의 엘리자베스 스파클(데미 무어). 후자는 ‘미키17’ 속 미키17(로버트 팬틴슨)이다. 접점 하나 없는 인물들이지만, ‘나’를 대체하는 ‘또 다른 나’와 조우한다는 점에서 처지가 비슷해 보인다. 결정적으로 두 사람에겐 공통점이 있다. 자존감이 아스팔트 위의 껌딱지 수준으로 낮다는 점이다. 본래 생겨 먹은 성격 때문만은 아니다. 그들이 품은 자기혐오의 뿌리엔 비인간적인 자본주의 시스템이 있다. 엘리자베스를 자기혐오로 물들인 건, 젊은 여성을 착취하고 소비하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생리다. 언제든지 신인으로 대체될 수 있다는 불안이 그의 내면을 좀 먹는다. 그 불안을 먹고 탄생한 존재가 바로, ‘젊은 나’인 수(마거릿 퀄리)다. 미키의 자존감을 갉아 먹은 건, 고위험·고강도 업무 속으로 저임금 노동자를 떠미는 ‘위험의 외주화’다. 계급에 따라 목숨값이 달라지는 세계에 길들여진 미키17은 급기야 자기 가치를 평가절하한다. 오죽하면, 크리퍼가 자신을 먹어 치우지 않자 이렇게 자조할까. “자꾸 프린트돼서 육질이 안좋아 보이나?” 자기 비하로 점철된 두 존재의 운명을 가르는 결정적인 한 방. 그건 바로 ‘또 다른 나’와의 관계 형성 방향이다. (스포일러 구간)엘리자베스와 수는 얼마간 공존을 이어간다. 비극은, 스타로 떠오른 수가 자신의 할당 시간을 늘리고 싶어 하면서 시작된다. 수에게 빼앗긴 시간만큼 엘리자베스는 ‘가속노화’를 겪는다. 끔찍한 형벌이다. 다급해진 엘리자베스는 약물 제조사에 부작용을 호소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기억해. 너는 하나야”다. 그렇다. 수의 욕망은 뒤집어 말하면 엘리자베스의 욕망인 셈이다. 이것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숱한 여성들이 무의식적으로 학습한 이중적 태도이기도 하다. 나를 파괴하는 길임을 알고 있음에도, 종국엔 사회가 요구하는 미의 기준에 자신을 갈아 끼우는 선택을 하는 태도 말이다. ‘서브스턴스’는 그 선택의 결과를 신체 변형이라는 호러 형식으로 관객에게 냅다 집어 던지는 영화다. 수와 엘리자베스가 타협하지 않을까란 기대를 영화는 ‘몬스트로 엘리자수’를 통해 배반한다. 두 사람의 욕망이 결합해 낳은, 괴물을 보라. 미키17-미키18의 관계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간다. 죽이네 마네 싸우던 둘은, 먀살(마크 러팔로)이라는 공통의 적 아래 뭉친다. 특히 미키17이 비인간적 대우를 속수무책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에 미키18은 “그런 꼴을 당하고도 가만있냐?”고 호통치는가 하면, 미키17이 어릴 적 사고사로 세상을 떠난 엄마의 죽음을 자기 탓이라고 자책하자 “네 탓이 아니야!”라고 선을 그어주기도 한다. 그건, 나를 가장 잘 아는 내가 나에게 건네는 위로와도 같다. 그렇게 미키18의 존재가 미키17을 각성케 한다. 자기 삶을 긍정하는 순간, 미키17은 조금 자란다.‘서브스턴스’와 ‘미키17’은 결국, ‘내가 나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한 절절한 텍스트다. 전자는 욕망을 버리지 못해서 괴물이 되고, 후자는 시스템을 박차고 나감으로써 자유를 얻는다. 오늘도 자기 안의 수많은 나와 싸우고 있는 우리에게 두 영화가 던지는 질문이 흥미롭다. 정시우 칼럼니스트 2025.03.20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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