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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화난시장에 화난 中당국···‘야생동물 먹지 말라’ 이번엔 될까

중국 당국이 드디어 칼을 빼들었다. 중국 임업초원국은 27일 야생동물의 거래를 전면 금지했다. 야생동물을 먹지 말라고 선언한 것이다. 우한 코로나의 발병 원인으로 우한 화난시장의 야생동물이 공식 지목됐기 때문이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질병통제센터가 지난 1일부터 진행한 역학 조사 결과 585개의 조사 표본 중 33개에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가 나왔다. 바이러스 검출 표본 33개 중 21개는 화난시장 내 가게에서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양성 표본 중 42.4%에 해당하는 14개가 야생동물을 거래하는 가게와 그 주변에서 확보됐다. 이번에는 야생동물 거래 금지 효과가 제대로 나타날까? 중국 안팎에서는 벌써 의문이 제기된다.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에도 비슷한 조치가 있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식습관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번 우한 코로나 원인을 얘기할 때 흔히 등장한 사진이다. 포유류나 조류 등 야생동물을 의미하는 야미(野味)란 단어가 나온 걸로 봐서 야생동물을 판매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표에 적힌 야생동물의 수는 112개다. AFP통신에 따르면 메뉴판에 있는 동물 중에는 산 여우, 악어, 새끼 늑대, 큰 도마뱀, 뱀, 쥐, 공작새, 호저(porcupines), 멧돼지, 오소리, 낙타 고기 등이 나열돼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메뉴판엔 “현장 도축, 급속냉동, 당신의 문 앞으로 배달”이란 내용도 적혀 있다. 사실상 살아 있는 동물은 거의 다 팔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의 근원지가 바로 그 식단이다. 사실 많은 전염병들의 전파 숙주는 야생동물이다. 특히 박쥐가 핵심이다. 바이러스를 달고 사는 박쥐가 다른 야생동물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하고 이 동물이 사람에게 전파하는 구조가 일반적이다. 지난 2015년과 2018년 국내에서 퍼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는 박쥐에서 낙타,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는 박쥐에서 사향고양이로 옮겨진 바이러스가 사람으로 전파되면서 발생했다. 치사율 90%에 이르는 에볼라 바이러스도 박쥐에서 원숭이, 사람으로 전해진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수많은 바이러스를 안고 사는 박쥐가 사실상 전염병의 ‘대부’인 것이다. 이번엔 박쥐에게 바이러스를 받은 전파 매개 동물이 뱀으로 달랐을 뿐이다. 「 문제는 중국에서 박쥐와 뱀을 사람이 먹는다는 점이다. 」 이번에 문제가 된 우한 수산시장에선 박쥐와 뱀을 식용으로 팔고 있다. 가오푸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우한시 화난수산물시장에서 판매하던 야생 큰 박쥐(과일박쥐)에서 유래한 것”이라며 “매개체를 통해 사람에게 전염된 바이러스는 인체 내에서 적응 과정을 거쳐 변이를 일으킬 수 있다”고 밝혔다. 관영 신화통신도 “우한폐렴 창궐로 인해 우한 해산물 도매시장이 폐쇄되기 전까지 뱀이 거기에서 식재료로 팔렸다”고 보도했다. 우한 수산도매시장에 걸린 메뉴판에 나타난 것처럼 뱀은 우한 폐렴이 최초 발병한 현지 해산물 시장에서 판매된 야생동물 중 하나다. 신징바오(新京报)는 21일 “’대중목축야미’ 메뉴판을 올린 가게가 화난수산시장 동쪽 상가에 있으며, 지난 1일 수산시장 폐쇄 조치가 내려지기 직전까지 정상 영업을 했다”고 보도했다. 훙싱신원(红星新闻)은 "우한 폐렴이 처음 발생한 지난해 12월 31일 수산시장을 찾았을 때, 버려진 토끼 머리와 동물 내장들이 시장 서쪽 사거리에 널려 있었다"고 전했다. 「 야생동물 시장은 사실상 전염병이 창궐하는 곳이란 게 중국 언론의 평가다. 」 스정리 중국과학원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 연구원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전염병 예방을 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야생동물을 먹지 않는 것”이라며 “야생동물을 먹는 습관으로 인해 이 동물들이 일반 가축이나 반려동물 등과 밀접하게 지내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신징바오는 “야생동물 시장이 무서운 건 무엇보다 좁은 공간에서 여러 야생동물들이 밀폐된 채 섞여 있다는 점”이라며 “이로 인해 다른 동물로 바이러스가 이동할 수 있는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많은 종류의 야생동물 밀매를 금지하거나 특별 허가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일부 종의 경우 상업적으로 사육되며 단속도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AFP통신의 분석이다. 신징바오에 따르면 중국의 지하 야생동물 시장의 규모는 수백억 위안에 달한다고 추정된다. 이 같은 야생동물을 먹는 문화는 중국인 만의 특성이라는 분석도 있다. SCMP는 한 중국 경제평론가를 인용해 “중국인에게 굶주림의 공포는 민족적 기억으로 남아 있으며 이로 인해 음식은 가장 중요한 것”이라며 “오늘날 음식을 걱정해야 하지 않는 상황이 됐음에도 희귀한 야생동물의 고기나 내장을 먹는 것을 자신의 정체성으로 여기는 사람도 여전히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 셔터스톡] “중국인이 못 먹는 건 날개 달린 것 중에는 비행기, 네발 달린 것 중에는 책상 빼곤 없다”는 말이 허언이 아닌 셈이다. 중국도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하는 듯하다. SNS에서는 '몬도가네식 식습관'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다. 야생동물 식용 시장이 존재하는 한 사스나 우한폐렴과 같은 악마 같은 바이러스는 언제든 출몰할 수 있다”(신징바오)이번에는 변할 수 있을까?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 2020.01.29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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