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부상 딛고 되찾은 ‘149㎞/h’ 돌직구…파이어볼러 최세창, 비상을 다짐하다 [IS 인터뷰]
지난해 '불펜 왕국'을 건설했던 두산 베어스의 '투수 공장'이 올해도 계속 가동될 수 있을까.두산은 최근 수 년 간 강속구 투수 육성으로 마운드 재편에 재미를 봤다. 지난해 신인왕을 수상한 마무리 김택연의 경우는 입단 때부터 주목 받은 투수였다. 육성보다는 선수의 타고난 재능이 컸다. 다만 그 이외에도 1차 지명 출신인 이병헌, 육성 선수 출신 최지강, 1라운더 최준호 등이 강력한 구위를 갖춰 지난 2~3년 동안 1군 주축 투수들로 가능성을 드러냈다. 투수는 아무리 많아도 부족한 게 프로야구다. 강속구 투수라면 다다익선이다. 이천에 위치한 두산 퓨처스(2군)팀의 투수 육성은 현재진행형인데, 우완 투수 최세창도 그 중 한 명이다.2020년 2차 3라운드로 두산에 입단한 최세창은 프로 첫 2년 동안 두산의 주요 강속구 유망주로 이목을 끌었다. 프로 첫 해부터 콜업을 경험했고, 2년 차인 2021년엔 퓨처스리그 20경기에 등판해 7세이브 평균자책점 0.92를 남겼다. 2년 동안 1군 성적도 4경기 평균자책점 2.08도 뛰어났다. 2021년 플레이어스 초이스 어워드에선 그해 구단마다 선정하는 퓨처스리그 투수상도 받았다.그로부터 4년. 그동안 잠시 멈췄던 최세창의 시계는 올해 다시 돌아가는 중이다. 최세창은 그사이 군 복무를 마쳤고, 부상을 겪었으나 회복했다. 군 복무를 마친 뒤 지난해 퓨처스리그로 돌아와 1패 1홀드 9경기 평균자책점 4.61을 기록했다.
최세창은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건강히, 한 계단 높이 올라서고자 한다. 특히 그는 지난 5월 한 달 동안 평균자책점 2.13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12와 3분의 2이닝 동안 탈삼진을 15개나 잡았고, 자책점은 3점에 불과했다. 피안타율도 0.182로 빼어났다. 6일 고양 히어로즈전에서 3실점해 평균자책점이 4.50까지 높아졌지만, 시즌 평균자책점도 4일 기준 3.12까지 낮춘 바 있다. 6월 월간 평균자책점은 높았지만(7.50), 7경기 중 5경기에서 무실점을 기록한 바 있다. 기복은 있지만, '타자를 잡는 법'을 알아가는 걸로 보인다.최세창은 "4월만 해도 투구할 때 페이스가 조금 좋지 못했다. 투구 밸런스를 교정하기 위해, 코치님들과 오래 이야기를 나눴다"며 "폼을 이후 조금 더 조정했다. 5월 등판했는데 첫 등판부터 힘이 잘 쓰였다. 밸런스도 좋았다. 그 덕분에 5월을 나쁘지 않게 보낼 수 있었다"고 떠올렸다. 두 번째 조정을 하기 전 최세창은 부상 때 기억을 지우기 위해 애썼다. 4월 2경기 평균자책점은 9.00. 그는 어깨 부상 때 기억을 떨쳐내고서야 다시 강속구를 되찾았다. 최세창은 "지난해 어깨가 아팠다. 올해 시즌을 시작할 때 부상당했던 부위에 대해 우려가 있었다"며 "아프지 않은데도 불안감이 들었다. 그 마음이 빨리 떨쳐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그래서 코치님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강하게 던지는 것부터 다시 연습했다. 4월 2경기 등판 후 다시 잔류조로 갔다. 그곳에서 밸런스를 잡고 제구를 조정했다"고 설명했다.최세창은 해결책을 하체에서 찾았다. 그는 "하체 밸런스가 좋지 않아 그 위주로 운동했다. 그 결과 5월 좋은 결과를 얻었다"며 "투구 시 하체가 앞으로 나아갈 때, 그때 몸을 (뒤로) 잡아놓고 천천히 이동시켰다. 코치님께서 '힘을 제대로 써보자. 가지고 있는 걸 쓰면 되지 않느냐'라고 조언하셨다. 그렇게 교정하니 하체 밸런스가 잡히고, 제구도 개선됐다"고 말했다. 제 궤도에 올라온 최세창의 강점은 역시 구속이다. 올 시즌 17경기 중 12경기에서 무실점을 기록한 것도 2군 타자들을 압도할 구위가 있어서다. 그는 이미 신인 시절에도 1군 데뷔전 때 150㎞/h를 기록한 바 있다. 어깨 부상을 떨쳐낸 올해 다시 구속을 끌어올리는 중이다. 최세창은 "올해는 최고 149㎞/h까지 나왔다. 평균적으로도 147~148㎞/h가 꾸준히 나온다"고 소개했다.강속구 투수라는 정체성은 버리지도, 의식하지도 않는다. 최세창은 "아무래도 난 팬들께 파이어볼러로 처음 알려진 선수다. 그만큼 구속에 대해 부담감을 느낄 때도 있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구속보다는 경기 운영과 제구에 중점을 둔다. 구속도 자연스럽게 올라오더라"고 했다.
파이어볼러에게 사사구 극복은 숙명과 같은 과제다. 최세창 역시 사사구가 적은 투수가 아니다. 21과 3분의 2이닝 동안 내준 사사구가 28개에 달한다. 대신 이닝 당 1개 이상의 탈삼진(25개)도 뽑고 있다. 최세창은 '살살 던져서 제구를 잡는' 대신 자신의 투구는 지켜간다.최세창은 "볼넷을 많이 주긴 한다. 그렇다고 살살 던지는 건 내 캐릭터가 아니다. 강하게 던지는 게 내 피칭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꾸준히 던지면서 내 밸런스를 찾아간다면 제구도 조금씩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세창은 "볼넷을 줄 것 같다고 살살 던지느니 과감히 세게 던지는 게 내 성장에도 도움이 될 거로 믿는다. 제구도 강하게 던지면서 잡혀야 의미가 있지 않을까"라고 다짐했다. 이천 베어스파크의 바이오메커닉스 설비도 최세창이 구위를 되찾는 과정에서 지원군이 됐다. 최세창은 "지난해부터 권명철 코치님과 함께 데이터를 보면서 운동했다. 지난해는 어깨 부상으로 많이 살펴보지 못했는데, 올해는 지난해부터 익힌 걸 이어가려 한다"며 "확실히 내 느낌으로만 훈련하는 것과 데이터를 통해 눈으로 보는 게 다르더라. 데이터를 반영해서 내가 좋지 않은 부분, 좋아져야 할 부분을 분명하게 알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2020년 데뷔한 최세창은 올해 어느덧 프로 6년 차를 맞았다. 2년 차까지 순조롭게 성장했던 그가 그 사이 부상도 겪고, 침체도 경험했다. 이제는 그도 증명해야 할 때를 맞았다. 최세창은 "2020년, 2021년 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야구했다. 지난해 아프기도 했고, 올해는 나이도 찼다고 느낀다"며 "구단, 팬들께 내 가치를 보여줘야 할 때다. 이른 시일 내에 1군에서 도움이 되는 선수이고 싶다"고 다짐했다.최세창은 "올해 첫 번째 목표는 부상 없는 시즌 완주다. 퓨처스리그에서 잘해서 1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라는 인식을 팬분들께 드리고 싶다"고 전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6.30 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