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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석 마다않고, 목발 투혼도...최태원 18개월 엑스포 유치전 선봉

‘180여개국, 900여명.’2030 부산엑스포 유치위원회의 민간위원장인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SK그룹이 지난해 5월부터 접촉하고 만난 국가와 고위인사급의 수치다. 엑스포 개최지 선정에 참여하는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이 182개이니 주요 인사들을 모두 만났다고 볼 수 있다. 최 회장은 민간위원장이자 한덕수 국무총리와 함께 유치위 공동위원장으로서 소임을 다하며 엑스포 유치를 위해 최전방에서 뛴 셈이다. ‘재계 맏형’인 최태원 회장은 28일 2030 엑스포 개최지 발표를 앞두고 프랑스 파리에서 정부와 함께 마지막 힘을 쏟아붓고 있다. ‘목발 투혼’에 이어 BIE 회원국의 주요 인사를 만나기 위해 이코노미석까지 타고 날아갈 정도로 열정을 보이며 엑스포 유치에 강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23일 최 회장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비행기 이코노미석에 앉아있는 사진을 올렸다. 옆으로 승객들이 줄지어 지나가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었다. “얼마나 일정이 촉박했으면 대기업 회장이 이코노미를 타느냐”라는 댓글에 최 회장은 “시간은 금”이라는 답변을 달았다. 보통 전용기로 이동하는 최 회장은 한 사람이라도 더 만나는 등 ‘기동력’을 높이기 위해 이코노미석에 몸을 실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전용기의 비행 허가를 받는 데 1~2일이 소요되기도 하는데 빨리 가서 상대국 인사를 만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해 일반 여객기를 선택했다. 또 갑자기 예약을 하다 보니 비즈니스석이 아닌 이코노미석만 가능했던 것이다. 최 회장은 “매일 새로운 나라에서 여러 국가 총리와 내각들을 만나 한 표라도 더 가져오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며 “마지막 순간까지 이 곳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지난 13~23일 열흘 동안은 중남미와 유럽 등 7개국을 돌며 엑스포 유치 활동을 하는 등 막판까지 강행군을 이어가기도 했다. 열흘 간 비행 거리는 2만2000km에 달했고, 하루 평균 1개국 정상을 만났다. 최 회장은 지난 10월부터는 아예 파리에 거점을 잡고 엑스포 막판 유치 활동을 벌이고 있다. BIE 본부가 있는 파리에 '메종 드 부산'(부산의 집)이라는 공간을 마련해 장기간 상주하며 각국 BIE 대사를 만나 설득하고 있다. 시간이 촉박했던 최 회장은 지난 9월에는 SK그룹이 매년 경영 전략 구상을 위해 여는 ‘CEO 세미나’를 파리에서 갖기도 했다. 이로 인해 SK그룹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파리로 날아와야 했다. 엑스포 유치 활동을 기업의 경영보다 우선 순위로 생각할 만큼 올인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6월 SK는 부회장급 CEO로 구성된 태스크포스팀을 꾸려 조직적인 유치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 6월 세계적으로 알려진 ‘목발 투혼’도 빼놓을 수 없다. 6월 초 테니스를 치다 아킬레스건 파열 부상을 입은 그는 왼쪽 다리에 통깁스를 해야 했다. 깁스 상태로 그달 파리에서 열린 BIE 4차 경쟁 PT에 목발을 짚고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당시 리셉션에서 건배사로 '행운을 빈다'는 뜻이 담긴 "브레이크 어 레그"(Break a leg)를 외치면서 "제가 파리로 오기 전 실제로 다리가 부러진 것이 세계엑스포 유치 준비를 하는 부산에는 행운을 의미한다고 믿는다"라고 말해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또 대한상공회의소가 엑스포 유치 활동의 일환으로 개설한 솔루션 플랫폼 ‘웨이브’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웨이브는 환경과 인권 등 지구촌이 직면한 다양한 인류의 문제를 고민하고 소통하며 해법을 찾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플랫폼으로 매일 100여개국에서 1만명 이상이 방문할 정도로 관심을 끌고 있다. SK 관계자는 “10월부터는 거의 해외에 머물면서 엑스포 유치를 위한 막판 스퍼트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일정을 하나하나 정리할 수 없을 정도로 강행군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11.2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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