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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

[황교익의 Epi-Life] 고등어와 임연수, 그리고 김구 선생님

“남영동에 고갈비집이 유명했잖아요.”무슨 음식인가를 먹다가 역사학자 전우용 선생이 문득 이 말을 꺼냈습니다. 전우용 선생은 저와 같은 연배입니다. 남영동 고갈비집이 어떤 식당을 지칭하는 것인지 저는 바로 알아차렸습니다. 그때 우리 친구들은 남영동 고갈비집을 ‘숙대앞 밀주집’이라고 불렀습니다. 전우용 선생과 제가 청춘이었던 1980년대의 일입니다.남영역에서 내려 숙명대학교로 올라가다가 왼쪽에 좁게 난 골목으로 십여 미터 들어가면 나타나는 막걸리집이었습니다. 폐가를 가게로 쓰고 있었습니다. 벽면에는 온갖 낙서가 있었고 조명은 어두워서 음침했습니다. 막걸리를 주전자에 담아주었는데 시중의 막걸리보다 독해서 밀주일 것이라고 짐작하고 우리는 밀주집이라고 불렀습니다.안주는 고갈비였습니다. 고등어구이를 고갈비라고 하는 것은 다들 아실 것입니다. 당시에 제일 맛있고 비싼 음식이 강남의 ‘가든’에서 파는 소갈비였습니다. (꽃등심의 신화는 1980년대 후반에 등장합니다.) 소갈비 아래가 돼지갈비였고, 돼지갈비 아래가 닭갈비였습니다. 닭갈비도 못 먹는 처지에 있는 자들은 고등어구이를 고갈비라고 이름을 붙여서 막걸리와 함께 먹었습니다.기억이 흐릿한데, 장소는 남영동 밀주집이 맞을 것입니다, 막걸리를 마시다가 고갈비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이건 고등어가 아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제가 주장했는지 친구가 주장했는지 잘 모르겠는데, 하여간 고갈비가 고등어가 아니다는 주장은 놀라운 것이었습니다. 술값 내기를 했고, 주인을 불러서 물었습니다. “응. 그거 임연수.” 역시 기억이 흐릿한데, 시장 상황에 따라 고등어도 내고 임연수도 내고 한다는 말을 들은 듯도 합니다.고갈비라는 단어는 부산에서 탄생했습니다. 부산은 고등어 집산지입니다. 고등어는 값싼 생선이었고 고갈비는 서민의 안주로 번창했습니다. 1980년대 서울에서는 고등어보다 값싼 생선이 있었으니, 임연수입니다. 임연수구이를 고갈비라고 부르는 막걸리집이 생겼습니다. 부산 고갈비의 유명세에 서울 임연수가 올라탄 것인데, 고등어든 임연수든 기름에 튀기듯 구우면 막걸리와 잘 어울려주어 이를 문제 삼는 주당은 없었습니다. 남영동 밀주집 같은 가게가 인사동에도 있었습니다. 종로 큰길에서 인사동으로 올라가다가 왼 쪽으로 난 골목 안에 있던 막걸리집이었습니다. 허름하기로는 남영동 밀주집과 쌍벽을 이루었습니다. 이 막걸리집에서도 임연수를 구워서 내었는데 손님들이 임연수구이를 자꾸 고갈비라고 하니까 이갈비라고 불러달라고, 주인이 그랬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임연수를 이면수라고도 불렀고, 그래서 이갈비입니다. 임갈비라고 해도 될 것이었는데, 주인이 혹시 이씨인가 하고 상상을 해봅니다.)남영동 밀주집과 인사동 막걸리집은 이제 검색을 해도 나오지 않습니다. 사라졌겠지요. 남영동 밀주집은 대학을 졸업하고 가본 적이 없습니다. 인사동 막걸리집은 2014년에 마지막으로 갔었습니다. 그때에 찍은 사진이 있으므로 이 기억은 분명합니다. 인사동 막걸리집 벽면의 차림표를 보시면 제일 위에 ‘갈비(생선)’라고 적혀 있습니다. 되돌아보니, 예전에 저만 가난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나라 전체가 가난했습니다. 생선구이를 갈비라고 부르며 가난을 위로했습니다.한때에 “눈 떠보니 선진국”이라는 말이 돌았습니다. 외국에 나가서도 꿀릴 것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가난을 추억으로 삼아도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돈이 많다고 선진국이라고 할 수 없음을 깨닫기까지 얼마 걸리지 않았습니다. 여러분, 대한민국이 선진국 맞습니까?“우리의 부력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남영동 밀주집이었는지 인사동 막걸리집이었는지 아니면 다른 동네 어느 선술집이었는지 기억이 흐릿하나 벽면의 낙서 중에 간혹 발견되는 김구 선생님의 글을 읽으며 “그래, 우리나라가 이래야지” 했던 것만은 분명합니다. 2023.12.21 07:00
연예

신세계백화점, 22일부터 추석 선물 세트 행사

신세계백화점이 오는 22일부터 전점에서 추석 선물세트 행사를 일제히 펼친다.올 추석(9월 8일)은 지난해 보다(9월 19일) 열흘 이상 빠르고, 38년만에 가장 이른 추석으로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 추석’이 될 전망이다.신세계는 이에 물량 부족이 예상되는 품목을 대신할 다양한 차별화 상품들을 준비하고 본격적인 추석 고객맞이에 나선다.올 추석 신세계는 우리 전통주 선물세트의 비중을 대폭 늘렸다.몇 년전부터 FTA 발효 등으로 와인 가격이 내려가자 누구나 부담없이 즐기는 술이되며 명절 선물품목에서도 자연스레 많은 부분을 차지했고 점점 우리 전통주는 명절선물로 찾아보기 힘들었다.하지만 우리나라 전통주도 세계적 명주로서 손색없는 술이 많이 있다는 것에 주목하여 신세계백화점은 작년부터 뿌리깊은 한국 전통주를 발굴해 품격 있는 한국 전통 풍류문화를 재조명한다는 방침으로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실제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13년 8월, ‘한국 전통주 진흥협회’와 MOU를 맺고, 중소 주조장과의 동반성장에 나섰으며 지난 7월에는 본점 식품매장에 ‘우리술방’이라는 전통주 전용매장도 구성하며 전통주 알리기에 앞장서고 있다.따라서 이번 추석에도 전통주 판매 활성화의 일환으로 이번 추석선물 책자의 메인이라고 할 수 있는 첫머리를 ‘전통미학-우리술’로 선정했다.이번 추석선물 품목으로 약 30가지 품목을 준비했으며 대표품목으로는 평안도 지방의 전통주인 감홍로주와 전통누룩과 유가찹쌀로 빚은 대구 전통주인 하향주를 세트구성한 ‘명인 감홍.하향 세트’를 140,000원, 쌀과 보리를 각각 원료로 하여 물을 희석시키지 않고 증류하여 빚은 소주인 ‘소주 보리안동 세트’를 88,000원에 각각 선보이고, 진도산 쌀로 증류한 소주애 지초를 첨가한 진홍색의 매혹적인 진도 홍주와, 산양산삼을 한뿌리 통째로 놓은 산삼가득 명술로 구성한 ‘리큐르 홍주산삼 세트’를 110,000원에 판매한다.이들 전통주는 지난 6월 신세계백화점에서 직접 디자인한 현대적인 라벨과 용기, 포장박스에 담겨있어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선물할 수 있는 세련된 선물품목이 될 예정이다.전통주뿐만 아니라 가문의 비법을 고집스럽게 지킨 종부들이 만드는 전통장도 이번 추석 전통선물에 빠질 수 없는 좋은 선물품목 중 하나다.조선 4대 명신으로 손꼽히는 백사 이항복 종가의 전통장으로 삶은콩과 메줏가루로 만든 된장, 강황, 매싱 원액으로 만든 고추장, 감칠맛을 더한 간장으로 구성돤 ‘백사 이항복 종가 전통장 세트’를 80,000원에 판매하고 제주 고씨 영곡공파 21대손이 직접만드는 대추 발효액이 들어간 된장, 마늘과 매실의 식감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고추장으로 구성된 ‘고시랑 전통장 3종 세트’를 93,000원에 선보인다.이번 추석은 이른 추석으로 과일이 익는 기간이 충분치 않아 수확이 염려되는 만큼 예년보다 청과 물량 확보가 어려워 신세계백화점의 식품바이어들은 발 빠르게 추석 물량 확보와 새로운 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 추석 수확량이 떨어질 것으로 보이는 사과, 배 세트의 수요를 보완하기 위해 신세계 바이어들이 전국 산지를 다니며 차별화된 대체상품을 고민한 결과 선정한 품목이 ‘제주도 망고’다.보통 망고는 전량 수입되어 우리 식탁에 올라올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제주 상하의 농장은 6월부터 10월 사이, 망고가 본격 출하되는 국산 망고의 산지이다.신세계와 오랜 인연을 맺고 있는 상하의 농장에서는 맛과 상품성이 우수한 애플망고, 왕망고, 하트망고 등을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으며, 애플망고는 15브릭스 이상, 왕망고는 18브릭스 이상의 당도를 자랑하는 최상품을 생산한다. 특히 농장이 위치한 서귀포시 대정리는 화산섬 제주에서도 토심이 좋아 농작물이 맛있기로 소문난 곳으로 이곳에서 50여년간 농사를 지어온 김만국 대표는 1990년대 초반부터 본격적으로 망고 농사를 짓기 시작하였다.김만국 대표는 유통경로가 긴 수입산 망고는 덜 익은 채로 수확하여 이동하는 동안 후숙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가장 맛있을 때 수확하는 제주 망고의 맛을 따라 올 수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번 추석에는 특별한 분에게 선물하기 좋은 제주산 망고 세트(6입)을 15~18만원선(시세에 따라 약간 변동될 수 있음)에 선보이고, 특히 소량만 수확되어 다른 망고보다 검붉은 색을 띠며 특유의 은은한 향을 느낄 수 있는 흑망고 세트(6입)는 20~23만원선에 판매할 예정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설부터 판매하는 모든 갈비를 순갈비로 전면 교체하고 이번 추석에도 모든 갈비세트를 순갈비로만 구성하여 품격을 높였다.순갈비란 3,4,5번 갈비대를 중심으로 한 살이 두툼한 부위로, 보통 소 한마리 도축 시 1%, 갈비만 놓고봐도 15%에 해당하는 극소량 프리미엄 부위다.(중량기준)일반적으로 소갈비는 13개의 갈비대로 이루어져 있는데 일반적으로 머리 쪽에 가까운 1,2번 갈비대는 뼈대가 작고 살이 적으며, 배 아래로 갈수록 뼈대가 굵고 지방이 많아진다. 따라서 갈비 세트 제작시 갈비대를 모두 고루 섞어 만들면 크기나 부위 등 갈비 품질이 균등하지 않은 단점이 있어 신세계는 갈비살이 많고 품질이 우수한 4~6번 갈비대를 중심으로 고순도 순갈비로 이번 추석선물 세트를 제작했다또한 갈비뼈와 살이 분리되는 부분과 갈비살 중 다소 질기고 품질이 떨어지는 갈비덧살을 과감히 제거 하여 갈비뼈와 두툼한 살이 붙은 선별된 신세계 순갈비로 버리는 뼈의 양이 적다.대표상품으로는 상위 15%의 뼈와 살이 반드시 붙어있는 프리미엄 순갈비로만 구성된 ‘순갈비 특호’를 500,000원에, 살집이 많고 품질이 우수한 고순도 ‘순갈비 1호’를 400,000원에 판매할 예정이다.올해도 경기침체가 이어짐에 따라 실속적인 굿 초이스(알뜰) 기프트 세트도 전년보다 물량을 20%가량 늘려 고객들의 눈길을 끌 전망이다. 매년, 명절선물로 인기가 높은 한우는 올해 산지에서 10~15% 정도 가격 상승이 예상되고 있는데 이번 신세계 냉동 한우의 세트의 경우는 한우 시세가 최저점이였던 5~6월에 물량을 집중적으로 매입해 기존 품질을 유지하면서 가격경쟁력을 확보했다.후레쉬(냉장) 한우 기프트세트와 견주어도 뒤지지않을 부위로 구성한 냉동 한우 기프트세트의 경우에는 냉장상품보다 최대 40% 정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실속적인 상품을 찾는 고객들에게 매년 큰 인기를 끌고있다.따라서 한우등심로스, 불고기, 국거리로 구성된 ‘알뜰 한우’는 22,000원에, 순갈비만을 이용해 프리미엄 구이갈비를 구성한 ‘프리미엄 한우 갈비’는 450,000원에 선보이고, 지난 해 조기 품절을 기록해 올해 그 물량을 2배 늘린 정육불고기, 국거리 구성의 ‘행복한우’는 120,000원의 실속적인 가격으로 판매한다.또한 이른 추석으로 과일 물량 부족을 대비한 청과의 경우에는 산지 직거래를 통해 전년 추석 대비 물량을 30% 이상 확대했고, 대과가 부족하여 명품 청과세트 물량이 줄어들 것을 예상하여, 10만원 내외의 실속형 과일 세트를 대폭 확대했다.임훈 신세계백화점 식품생활담당 상무는 “이번 명절에는 우리 재료로 만든 ‘전통’을 테마로 우리술, 장 등의 비중을 대폭 늘렸다.” 며 "전통적으로 인기가 있는 품목은 물론 남다른 선물을 하고자 하는 고객들을 위한 차별화된 품목구성 등 고객들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안심하고 선물 할 수 있는 선물세트를 다양하게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유아정 기자 poroly@joongang.co.kr 2014.08.17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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