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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산 타율 3위 박건우의 손사래, 김태균-손아섭에는 엄지척 보낸 이유

KBO리그 개인 통산 타율 3위 박건우(34·NC 다이노스)는 타격왕 도전에 대해 손사래를 쳤다. 그는 몇몇 선배들의 이름을 꺼내며 자신과 비교할 수 없다고 했다. 박건우는 24일 기준으로 시즌 타율 0.353을 기록, 타격 부문 4위에 올라 있다. 타율 1~3위 SSG 랜더스 기예르모 에레디아(0.363)-두산 베어스 허경민(0.357)-키움 히어로즈 로니 도슨(0.355)과 격차가 크진 않다. 박건우는 통산 타율 2위-3위-5위를 한 차례씩 경험하는 등 총 6시즌이나 타격 10걸에 포함된 바 있지만, 타이틀은 차지한 바는 없다. 박건우는 "올 시즌도 3할 타율만 기록했으면 좋겠다. 타율 3할 달성도 정말 쉽지 않다"라고 엄살을 피웠다. 그는 주전으로 뛴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8시즌 연속 3할 타율 행진 중이다. 지난해까지 통산 타율 0.326을 기록한 박건우는 이정후(0.340)-장효조(0.330)에 이어 KBO리그 통산 타율 3위(3000타석 이상 기준)에 올랐다. 올 시즌에는 이보다 높은 0.335의 고타율을 기록 중이다. 순위는 변함 없지만, 통산 타율을 0.328까지 끌어올렸다. 향후 활약에 따라 통산 타율 2위 장효조를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건우의 통산 타율은 '오른손 타자' 중에선 1위다. 개인 통산 타율 10걸 중 우타자는 박건우와 김태균(0.320) 등 두 선수뿐이다. 나머지 8명은 왼손 타자다. 오른손 타자는 왼손 타자보다 타율을 올리기에 유리하다는 게 야구계의 정설이다. 리그에 오른손 투수가 더 많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왼손 타자가 타율을 올리기에 수월하다는 이유다. 게다가 좌타석에서 1루까지 거리가 우타석에 비해 가까워 내야안타를 칠 확률도 높다. 박건우는 "같은 오른손 타자인 김태균 선배나 이대호(통산 타율 0.309 전체 15위, 오른손 타자 3위) 선배는 다리가 빠른 편도 아닌데 3할 타율을 많이 쳤다. 진짜 대단하다"며 "저도 우타자로 3할대 타율을 기록한다는 것에 감사하다"고 했다. 이어 "김태균 선배님은 통산 8000타석 이상 소화했다. (통산 4795타석을 소화한) 제가 8000타석을 채우려면 나이가 얼마나 많겠나. 그때는 타율이 떨어져 있을 것"이라고 했다. NC에는 '안타 머신' 손아섭(36)이 있다. 그의 통산 타율은 0.321로, 박건우의 바로 뒤인 4위. 손아섭은 지난 20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KBO리그 개인 최다안타(2505개) 신기록을 작성했다. 손아섭은 통산 2000안타 고지를 역대 최연소, 최소 경기 기록으로 정복했다. 박건우는 "정말 대단한 선수다. (손아섭 선배는) 항상 겸손하다. 개인 통산 안타 수도 저와 1000개(박건우 1390개) 이상 차이가 난다"라며 "후배들도 그런 선수를 보며 성장했으면 한다. 한국의 레전드로 남아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박건우는 "타격왕 달성을 떠나 큰 부상 없이 야구를 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그저 감사하다"라며 웃었다. 이형석 기자 2024.06.24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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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안타 신기록' 손아섭 "난 천재 아냐, 간절함·치열함 덕...후배들도 끝까지 포기 말길" [IS 스타]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준비하고 노력하면 언젠가 빛을 발할 수 있다.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손아섭(36·NC 다이노스)이 KBO리그에 새 역사를 남겼다. 18시즌에 걸쳐 2505개의 안타를 때려내며 가장 많은 안타를 기록한 타자로 남았다.손아섭은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 맞대결에서 6회 초 좌전 안타를 때려냈다. 2007년 데뷔 이후 쌓아온 안타 수가 이날로 딱 2505개가 됐다. 박용택 KBSN 스포츠 해설위원이 LG 트윈스에서 뛰며 때려낸 2504개보다 딱 하나 더 많았다. 1982년 KBO리그가 시작된 이래 한 선수가 쌓은 가장 많은 안타의 숫자가 2504개에서 2505개로 바뀐 순간이었다.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손아섭은 "영광스럽다"며 "단지 팀도 같이 이겼다면 기쁨이 훨씬 더 컸을 것 같다. 오늘 경기를 진 게 조금 아쉽다"고 팀을 먼저 생각하는 모습을 보였다. 2505개 안타 중 가장 기억나는 건 역시 데뷔 첫 안타였다. 2007년 롯데 자이언츠에서 데뷔했던 손아섭은 그해 4월 7일 수원에서 현대 유니콘스를 상대로 1호 안타를 때려냈다. 손아섭은 "역전 2루타로 데뷔했다. 스타트를 잘 끊었던 게 지금까지 꾸준하게 나아갈 수 있었던 이유 같다"고 떠올렸다.많은 이들에게 손아섭은 독한 선수, 높은 목표를 가졌던 어린 선수로 기억된다. 하지만 실제로 손아섭은 천재들만 살아남던 프로야구에서 생존하기 위해 평생을 싸워왔다. 손아섭은 "어릴 때는 이렇게 많이 안타를 칠 거로 솔직히 생각하지 못했다"며 "정말 그저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아왔던 부분들이, 그 시간들이 모이면서 이런 대기록에 내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그 마음과 시간들이 원동력이 된 것 같다"고 했다. 자기 관리를 위해 철저히 루틴을 지키고, 명상을 하면서 술, 담배, 탄산음료를 멀리 해왔다고 했다.KBO리그 신기록을 세웠지만 손아섭은 아직 커리어 마지막을 떠올리지 않는다. 그는 "초심을 잃지 않고 계속해서, 유니폼을 벗는 날까지 지금과 같은 마음으로 뛴다면 내가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기대했다.손아섭은 자신처럼 '천재가 아닌' 후배들에게 "포기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그는 "할 수 있는 데까지 포기하지 않고 해 봐야 한다"며 "나 역시 신체 조건이 많이 부족했다. 그걸 극복하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 작은 체격을 커버할 수 있는 스윙을 연구해 나만의 것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것처럼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준비하고 노력하면 언젠가는 또 빛을 발할 수 있다.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후배들을 독려했다. 다음은 손아섭과 취재진의 일문일답.-기록을 세운 소감은."영광스럽다. 단지 팀이 이겼다면 기쁨이 훨씬 더 컸을 것 같다. 오늘 경기를 져 그 부분이 조금 아쉽다."-2505개 안타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데뷔 첫 안타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역전 2루타로 데뷔했다. 그렇게 스타트를 잘 끊어서 지금까지 꾸준하게 할 수 있던 것 같다."-어릴 때 이런 선수가 될 거 혹시 생각했는지."솔직히 생각하지 못 했다. 이렇게 많은 안타를 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 했다. 그저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아왔던 부분들, 그런 시간들이 모이면서 이렇게 대기록에 내 이름을 올릴 수 있는 것 같다. 그때 마음과 시간들이 원동력이 된 것 같다." -박용택 위원은 손아섭이 완벽한 타자는 아니다, 단점이 있는 타자지만 누구보다 건실하고 매 타석을 소중하게 여기는 타자라고 평가했다."맞는 말씀이다. 난 솔직히 천재형 타자가 아니다. 천재형은 아니지만 누구보다 간절했다. 타석마다 어떻게든 투수에게 이기고 싶다는 치열함을 가지고 경기에 임했다. 그런 것들이 하나씩 쌓이면서 지금까지 왔다. 천재가 아닌 건 확실하다."-자신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유형일 것 같다. 커리어가 쌓이고 나이가 들면서 자신에게 관대해지자는 생각은 안 했는지."성격 자체가 예민하다. 잘 안 바뀌는 것 같다. 오히려 그런 부분들이 지금까지 꾸준하게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굳이 바꾸지 않고 지금처럼 초심만 잃지 않고 하고 싶다."-박용택 위원은 손아섭이 3000안타에 도전하는 모습을 응원했다. 목표도 있는지."아직 수치상 너무 많이 남았다. 내가 2505개라는 안타를 칠 거라고 생각을 안 했으니 이렇게 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기록을 의식하면 타석에서 밸런스가 무너진다. 그런 욕심들이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 특정 숫자를 정해놓기보다는 지금 같은 마음으로 부상 없이 열심히 뛴다면 많은 분들께서 바라는 숫자도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한 경기 한 경기에 모든 걸 쏟아붓고 싶다."-매 시즌 이렇게 꾸준하게 안타를 치기 쉽지 않다. 꾸준함의 비결이 있다면."아침에 눈을 떠서 자기 전까지 항상 일정한 루틴을 지키려고 했다. 정신적으로 힘든 시간도 분명 있었다. 그래도 그럴 때마다 항상 똑같은 마음가짐으로, 똑같이 경기를 준비했던 부분들이 있기에 꾸준하게 지금까지 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신기록을 세운 순간 감정은 어땠는지."그냥 실감이 나질 않았다. 사실 기록이라는 게 크게 와닿지는 않았다. 그저 좀 멍했다. 많이들 멍했던 것 같다. 순간 '이게 뭐지?'라는 느낌이었다."-19일 경기에서 박용택 위원과 타이 기록을 세웠다. 아무래도 (신기록 가능성이 높으니) 오늘 경기 시작 때 마음가짐은 조금 달랐을 것 같은데."그냥 빨리 달성하고 싶다는 생각은 했다. 어차피 시간과의 싸움이고 달성 자체는 무조건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기록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다."-앞으로 몇 살까지 뛰고 싶나."몇 살이 되면 은퇴하겠다는 생각은 해 본 적 없다. 내게 그래도 힘이 남았고, 팀에 도움이 된다면 끝을 정해놓기보다는 할 수 있는 데까지는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생각한다."-최정(SSG 랜더스)은 한 시즌 10홈런을 매 시즌 목표로 삼고, 그 이상은 보너스로 여긴다고 한다. 손아섭의 매 시즌 최소 목표도 있을지."있긴 한데 은퇴 기준은 아니다. 매년 안타 150개는 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정도는 쳐야 팀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야구를 잘하기 위해 피하는 것도 있는지."특별히 안 하는 게 있진 않다. 술, 담배, 탄산음료를 피하는 정도다. 그게 야구에 도움이 안 되는지는 확실히 알 수 없다. 그래도 지금까진 한 번도 해본 적 없다."-박용택 위원은 본인이 신기록을 세웠을 때 양준혁 위원이 와줘서 이번에도 축하해주고 싶었다고 했다. 전통처럼 되길 바라던데. 손아섭도 그럴 생각이 있을지."아직까진 너무 먼 일이다. 나도 아직 유니폼을 입을 날이 많이 남아있다고 생각하면서 야구를 하는 중이다. 당연히 새 기록이 쓰여지는 순간 내가 1등이었다면 참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배님들께 받은 사랑은 당연히 후배들에게 돌려줘야 한다."-NC로 이적할 때 팀을 떠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부산을 떠나는 게 많이 힘들다고 했다. 부산에서 기록을 세우고 싶다는 생각은 없었을까."특정 구장을 생각해 본 적은 없다. 그래도 이왕이면 홈 구장, 또는 사직야구장이나 잠실야구장처럼 큰 구장에서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박용택 선배님이 기록을 세울 때 잠실구장이었는데, 당시 내가 상대 팀으로 있었다. 신기하게 또 잠실구장에서 그 기록을 깼다."-통산 1위 기록을 보유했다는 자부심, 의미는 어떨지."말했듯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 내가 정말 많이 고생했고, 그렇게 노력했던 시간들이 조금이나마 보상 받는 느낌이 들어 기분은 좋다.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지 않나. 난 앞으로도 야구할 날이 많다. 내가 언제까지, 몇 개까지 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오늘의 안타는 그곳을 향해 가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보고 싶다." -올 시즌 작년보다 잘 풀리지 않았다. 이제 조금 올라오는 것 같다. 야구가 어렵다는 생각도 들 것 같다."정말 시즌 준비를 잘 했다고 생각했는데 초반 생각처럼 풀리지 않았다. '정말 야구라는 게 알다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최근 몰랐던 부분도 많이 배우고 있다. 타격은 확실히 '신의 영역'이지 않나 싶다. 어렵고 알다가도 모르겠다."-기억에 남는 지도자들이 있다면."너무 많다. 일단 정말 많이 부족한 선수였던 내게 기회를 주셨던 제리 로이스터 감독님이 생각난다. 김무관 타격 코치님도 그렇다. 신인 때 내 스윙을 만드는 데 많은 도움을 주셨다.지금 강인권 감독님도 계시다. 내가 부진할 때도 끝까지 믿어주시고, 경기에 내보내셨다. 너무 감사드린다. 마지막으로 허문회 감독님이 많이 생각난다. 당시 허문회 감독님을 만나고 지금까지도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내가 야구적인 생각을 새롭게 할 수 있게 하셨다. 내게서 야구라는 부분을 바꿀 수 있게 도와주셨던 분이다. 이렇게 네 분이 확실히 기억에 많이 남는다."-앞으로 손아섭의 기록에 도전할 수 있는 후배가 있다면."원랜 당연히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였는데, 미국으로 갔다. 김혜성(키움 히어로즈)도 생각했는데 미국에 갈 수 있겠다. 그렇다면 강백호(KT 위즈)다. 타격적으로 정말 완성되어 있다. 어릴 때부터 시합도 뛰어서 가장 가능성이 있을 것 같다." -최형우(KIA 타이거즈)도 손아섭을 쫓고 있다."형우 형은 나이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정말 잘 치고 계신다. 대단하다. 그런 선배님들이 있기에 오히려 힘이 된다. 동기부여와 목표가 생긴다. 형우 형이 오랫동안 잘 해주셨으면 좋겠다."-손아섭처럼 천재가 아닌 후배들은 손아섭을 천재라고 생각할 것 같다. 그런 후배들에게 조언해준다면."할 수 있는 데까지 포기하지 않고 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나도 신체조건이 정말 많이 부족했다. 그 부분들을 극복하기 위해 정말 많이 노력했다. 내 작은 체격을 커버할 수 있는 스윙을 많이 연구하면서 나만의 스윙을 만들었다. 부족한 부분들을 포기하기보다 끝까지 준비하고 노력한다면 언젠간 (노력이) 빛을 발할 수 있다.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6.20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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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5일 만에 바뀐 KBO리그 대표 홈런왕...국민타자 넘은 소년장사 [IS 포커스]

2017년 10월 3일. '국민타자' 이승엽(현 두산 베어스)이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비는 마지막 날이었다. 이미 홈런을 칠 때마다 KBO리그 통산 홈런 부문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었던 이승엽은 자신의 마지막 경기에서 드라마처럼 홈런 2개를 추가했다. 1회와 3회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선발 투수 한현희를 상대로 연타석 홈런을 쳤다. 이날 그라운드엔 훗날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하는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상대 팀 선수로 있었다. 이승엽은 당시 기준으로 한국 야구 최고의 아이콘, 국민타자라는 수식어를 받은 선수에 걸맞은 모습으로 퇴장했다. 통산 홈런 최다 기록은 467개가 됐다. 2017시즌 KBO리그 홈런왕은 46개를 쏘아올린 최정이었다. 그는 2016시즌도 40개를 치며 공동 1위에 올랐다. 2017년 10월 3일 기준으로 최정(37)의 통산 홈런은 271개. 최정은 이전부터 '소년 장사'로 불렸다. 이승엽이 KBO리그에서 친 홈런 기록을 넘을 수 있는 유일한 선수로 여겨졌다. 물론 회의적으로 보는 시선도 있었다. 당시 최정의 나이는 서른 살이었다. 30대 중반이 꺾이면 급격히 기량이 떨어지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렇게 2395일 지난 2024년 4월 24일. KBO리그 통산 홈런 새 역사 쓰였다. 주인공은 역시 최정이었다.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 소속팀 SSG 랜더스가 4-7로 지고 있었던 5회 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상대 선발 투수 이인복의 초구 슬라이더를 공략해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할 수 있는 타구를 날렸다. 최정은 지난 16일 KIA 타이거즈전 9회 말 타석에서 4-4 동점을 만드는 투런홈런을 치며 넘어서기 어려워 보였던 이승엽의 기록(467개)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튿날 상대 투수 사구에 옆구리를 맞고 6일 동안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신기록 달성까지 긴 시간이 필요하진 않았다. 우천순연된 23일 롯데전에서 선발 3번 타자·3루수로 복귀, 1회 첫 타석부터 2루타를 치며 건재한 기량을 보여준 그는 결국 24일 기어코 468호 홈런을 때려냈다. 최정은 400홈런을 앞둔 시점, 이승엽의 종전 최다 홈런 기록에 다가섰을 때부터 한결처럼 "이승엽 선배님(감독님)을 넘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이승엽은 2004시즌부터 2011시즌까지 일본 리그에서 뛰며 홈런 159개를 쳤기 때문이다. 468호 홈런을 친다고, 자신이 진정한 의미에서 통산 최다 홈런을 친 선수가 되긴 어렵다는 의미였다. 분명한 건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친 선수는 최정이라는 것이다. KBO리그 역사는 이승엽보다 최정을 홈런왕으로 기억할 것이다. 국내 야구팬은 최정의 홈런으로 468번 환호했고, 행복했다. 대기록 달성 뒤 최정은 이승엽이 기록을 깬 쾌거에 대해 "영광스럽다. 가문의 영광이다. 대단한 기록을 세웠다라는 생각이 든다"라며 "야구를 처음할 때는 이런 기록을 세울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나 자신에게 자랑스럽다"라고 전했다. 부산=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4.25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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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인천] '최원태의 유산' 전준표 "가장 기대하는 승부? 강백호 선배님"

키움 히어로즈는 지난해 7월, '3선발' 최원태를 LG 트윈스에 내주고 외야수 이주형과 투수 김동규 그리고 2024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전체 8순위)를 받았다. 한 순위라도 먼저 1라운드 지명권을 행사하는 게 팀 운영을 바꿀 수 있는 신인 드래프트. 키움은 프랜차이즈 선수였던 최원태를 내주며 받은 유산을 서울고 투수 전준표(19)에게 썼다. 빼어난 신체 조건(키 1m86㎝)을 바탕으로 내리 꽂는 강속구가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는 고교 3학년이었던 지난해 공식전에서 46과 3분의 2이닝을 소화하며 탈삼진 46개를 기록했다. 1이닝당 1개 꼴. 전준표는 대만 가오슝에서 진행된 키움 1군의 2차 스프링캠프에 합류했다. 지난달 27일 등판한 대만 리그 팀 중신 브라더스전에서 1이닝을 퍼펙트로 막아내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6일 소속팀 스프링캠프 일정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전준표는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프로 무대에서 처음으로 소화한 팀 훈련을 돌아봤다. 투구뿐 아니라 멘털적으로도 성숙해지기 위해 매일 배움을 구했다. 마침 팀 불펜 주축 투수 김재웅과 룸메이트를 하며 멘털 관리 조언도 많이 받았다. 전준표는 "'실수해도 자신감을 잃지 않는 게 중요하다'라는 선배님의 말이 와닿았다"라고 전했다. 캠프 실전 경기에서 기록한 포심 패스트볼(직구) 최고 구속은 149㎞/h였다. 전준표는 "개막 엔트리에 들고 싶고, 필승조에 진입하는 게 올해 목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키움은 젊은 선수에게 기회를 많이 주는 팀이다. 마침 홍원기 감독은 불펜진 뎁스 강화를 위해 많은 선수에게 기회를 줄 생각이다. 전준표는 필승조 투수로 진입하기 위한 자신의 강점으로 '공격적인 승부'를 꼽았다. 그는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들어 승부하는 편"이라고 했다. 중신과의 평가전에서도 무실점을 기록한 '결과'보다는 긴장감 탓에 적극적으로 공을 뿌리지 못한 '내용'을 자책했다. 프로 무대 데뷔를 앞둔 유망주급 투수들에게 단골 질문이 있다. 바로 가장 상대해보고 싶은 타자를 꼽아달라는 것. 1군 전력으로 기대를 받는 전준표도 이날 취재진으로부터 이 물음을 들었다. 그는 "강백호 선배님과 승부해보고 싶다"라고 웃었다. KT 위즈 소속 강백호는 2018시즌 신인왕이자 도쿄 올림픽,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오른 젊은 세대 대표 타자다. 전준표의 고교 선배이기도 하다. 지난 몇 년 동안 프로 무대에 진입한 신인 투수들이 가장 많이 꼽는 타자가 메이저리거가 된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강백호다. 전준표는 파워만큼은 단연 리그 정상급인 강백호와 정면 승부를 바랐다. 키움과 KT은 4월 16일부터 2024시즌 첫 3연전을 치른다. 인천=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3.06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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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인터뷰] '고졸 데뷔 114안타' 문현빈 "할 수 있는 것 최선…그러니 기회 오더라"

한화 이글스 문현빈(20)은 지난해 137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6 114안타로 활약했다. 고졸 신인이 단일 시즌 100안타를 기록한 건 문현빈 전까지 7명에 불과했다. 김재현, 이승엽, 박진만, 정성훈, 이정후, 강백호 등까지 내로라하는 스타들이었다.문현빈은 본지와 통화에서 "최원호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셨기 때문에 137경기나 출전할 수 있었다. 기록은 그래서 나온 것"이라고 공을 돌렸다. 실제로 문현빈은 빠르게 기회를 잡았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1군에 합류한 그는 시범경기에서도 꾸준히 기회를 받았다. 개막전 선발 타순에도 이름을 올린 그는 그날 안우진에게 데뷔 첫 안타(3루타)를 뽑아냈다. 화려하진 않았으나, 1년 내내 꾸준했다. 그 결과 단 한 번도 2군에 내려가지 않고 시즌을 마무리했다.문현빈은 "정말 값진 한 해였다. 풀타임을 치르면서 어떻게 체력 관리를 하고, 리그에 적응해야 하는지에 대해 좋은 경험을 쌓았다"고 떠올렸다. 어느 구단이든 보여준 게 없는 신인이 풀 타임을 뛰는 건 하늘의 별 따기다. 코칭스태프에게 어필하려다 되려 페이스를 잃고 흔들리는 신인들도 많다.문현빈은 "따로 뭔가를 보여드리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저 내가 계속 훈련하는 모습을 감독님이 좋게 봐주셨다.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려 했다"며 "처음 1군 타석에 섰을 때는 그저 공을 배트로 맞히려고만 해 부진했다. 때마침 부임하셨던 최원호 감독님께서 '결과에 신경 쓰지 말고 네 스윙을 보여줘라'고 하셨다. 그러니 나만의 타격 타이밍이 잡혔고, 그때부터 결과도 나왔다. 훈련 과정에서도 나만의 것이 만들어질 수 있다. 그 과정을 믿고 경기에 임하면 된다는 걸 느꼈다"고 설명했다. 어쩌면 그에게는 데뷔 시즌보다 올해가 더 치열할 수도 있다. 지난해 말 한화가 올스타 2루수 안치홍을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해서다. 한화는 문현빈을 외야로 돌릴 수도 있지만, 그는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일단 시즌 준비는 2루수에 비중을 두고 있다. 안치홍 선배님께 캠프에서 많이 질문하겠다. 2루에서의 노하우, 대처 방법도 여쭤보겠다. 많이 배우면서 내게 맞는 걸 찾고 싶다"고 전했다.주전을 넘어 큰 꿈도 꾼다. 문현빈은 지난해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에도 승선해 첫 국제 무대를 맛봤다. 그는 "일본 선수들은 나와 비슷한 또래인데도 여유가 있더라. 스윙이나 투구도 안정감이 달랐다. 아직 내가 많이 부족하다는 게 느껴졌다"며 "더 많이 노력하고, 더 실력을 쌓아서 나이 제한이 없는 국제 대회 대표팀에도 선발되고 싶다"고 다짐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1.23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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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이슈] "고민할게 뭐 있나" 쿨하게 김혜성 포스팅 수락한 키움

KBO리그 간판 내야수 김혜성(25·키움 히어로즈)이 미국 메이저리그(MLB)에 도전한다.키움은 '김혜성의 MLB 도전 의사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16일 공식 발표했다. 이날 오전 고형욱 키움 단장과 면담한 김혜성은 "올 시즌을 마치고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으로 MLB에 진출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신년 승리기원제 뒤 내부 논의를 거친 구단은 선수의 뜻을 존중하고 적극 지원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김혜성은 2024시즌을 마치면 '1군 등록일수 7년'을 채워 포스팅 자격을 갖춘다. 자유계약선수(FA)가 아니어서 구단 동의를 받고 해외 진출을 시도해야 하는데 그 첫 단추를 채우게 됐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AG) 금메달로 병역 혜택을 받은 것도 이번 결정에 작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고형욱 키움 단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고민할 게 뭐 있나. 선수가 열심히 해서 좋은 성과 얻어 큰 무대에 도전하고 싶다는데 하지 말라고 할 수 없지 않나"라며 "정말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래야 좋은 성과 얻을 수 있다는 한마디만 해줬다"고 말했다. 키움은 전신 넥센 히어로즈 시절부터 여러 선수의 포스팅을 진행했다. 과거 강정호(은퇴)와 박병호(현 KT 위즈)가 포스팅으로 MLB 무대를 밟았고 2020시즌 뒤에는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같은 방법으로 미국 진출 꿈을 이뤘다. 지난달에는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1505억원) 대형 계약을 하기도 했다. 포스팅은 선수 계약 규모에 따라 이적료 개념의 포스팅 비용이 원소속구단에 지불된다. 고형욱 단장은 "하성이도, 정후도 (포스팅을) 신청했는데 혜성는 하지 말라고 할 수 없지 않느냐"며 껄껄 웃었다.동산고를 졸업한 김혜성은 2017년 키움(당시 넥센)에 입단했다. 2018년 1군 주전 멤버로 도약한 그는 2021년 유격수, 2022년과 지난해에는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2021년 도루왕(46개) 출신으로 주루도 수준급. 공격도 빠지지 않는다. 지난해 137경기에서 타율 0.335(556타수 186안타)를 기록했다. 김하성, 이정후에게 가려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지만 통산 타율이 3할에 이를 정도로 정교한 타격 능력을 자랑한다. 공·수·주를 겸비한 국가대표 내야수다. 20대 중반으로 비교적 나이가 적은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김하성과 이정후를 보며 MLB 꿈을 키운 김혜성은 "큰 무대에 대한 도전 자체가 나에게 의미 있는 일이다. 팀에서 지지해 주시는 만큼 남은 기간 열심히 준비해 좋은 성과를 내고 싶다. 늘 하던 대로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아울러 김혜성은 2024시즌 키움의 주장을 맡는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김혜성이 젊은 선수들을 이끄는 리더십과 통솔력을 갖췄다. 뿐만 아니라 국제대회에서 주장직을 경험한 점을 고려해 중책을 맡겼다"고 설명했다. 김혜성은 "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은 만큼 책임감을 느낀다. 좋은 선배님들이 팀에 계신다. (선배들로부터) 도움을 많이 구하려 한다"며 "내가 처음 주장을 맡았던 2021시즌보다 나이도 들었고 팀 구성도 많이 달라졌다.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유종의 미를 예고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1.16 15:24
프로야구

[오피셜] 키움 김혜성 포스팅 허락, 2024시즌 뒤 MLB 도전

내야수 김혜성(25·키움 히어로즈)이 미국 메이저리그(MLB)에 도전한다.키움 구단은 '김혜성의 MLB 도전 의사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16일 공식 발표했다. 이날 오전 고형욱 키움 단장과 면담을 가진 김혜성은 '이번 시즌을 마치고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MLB에 진출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구단은 이후 내부 논의를 선수의 의지와 뜻을 존중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적극 지원하기로 결론 내렸다. 아울러 홍원기 키움 감독의 요청에 따라 김혜성이 2024시즌 주장을 맡는다고 덧붙였다.예정된 결론에 가깝다. 동산고를 졸업한 김혜성은 2017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7순위로 히어로즈에 입단했다. 2018년 1군 주전으로 도약한 뒤 리그를 대표하는 내야수로 자리매김했다. 2021년에는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 2022년과 지난해에는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2021년 KBO리그 도루왕에 오를 정도로 주루 능력도 탁월하다. 통산 타격 성적은 826경기 타율 0.300(2924타수 877안타) 26홈런 311타점 181도루다. 키움은 전신 넥센 히어로즈 시절 강정호와 박병호 등을 포스팅으로 MLB에 보낸 경험이 있다. 2020시즌을 마친 뒤에는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지난달에는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포스팅으로 MLB 팀과 계약했다.김혜성은 "큰 무대에 대한 도전 자체가 나에게 의미 있는 일이다. 팀에서 지지해 주시는 만큼 남은 기간 열심히 준비해 좋은 성과를 내고 싶다. 늘 하던 대로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주장 선임에 대해선 "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된 만큼 책임감을 느낀다. 좋은 선배님들이 팀에 계신 만큼 많이 도움을 구하려 한다. 처음 주장을 맡았던 2021시즌보다 나이도 들었고 팀 구성도 많이 달라졌다. 임하는 자세는 같지만 조금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1.16 14:21
메이저리그

[IS 인천] '금의환향' 이정후 "1억 달러 제안에 다리 풀려...신인왕? 팀 승리 먼저"

당사자도 놀란 계약이었다. '1억 1300만 달러' 대형 계약과 함께 메이저리그(MLB)에 입성한 이정후(25)가 전한 속내다. 이정후가 금의환향했다. 지난 15일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기간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1462억원)에 계약한 그는 이튿날 열린 공식 입단식에서 당당하고 재치 있는 모습으로 한국 야구 대표 아이콘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계약을 위한 일정을 마친 그는 1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정후는 편안한 후드티 패션으로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냈고, 자신을 환대하기 위해 공항을 찾은 팬들을 향해 인사했다. 이어진 인터뷰에서 그는 "샌프란시스코 입단식보다 더 떨리는 것 같다. 초등학교 때 MLB 도전을 꿈꿨고, 잠시 접어뒀다가, 도쿄 올림픽에 출전하며 다시 도전 의지가 생겼다. 이제 (입단이라는) 1차 목표를 이뤘으니, 가서 잘 하는 게 다음 목표"라고 했다. 이정후는 올해 초, MLB 거물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와 계약했다. 미국 스포츠계에서 악마 에이전트로 불리는 보라스는 고객인 이정후에게 '1억 달러 사나이'라는 수식어를 안겼다. 미국 다수 스포츠 매체에서도 5000~6000만 달러 수준 계약을 전망했다. 가장 많은 몸값을 예상했던 CBS 스포츠도 9000만 달러였다. 하지만 이정후는 역대 포스팅으로 MLB에 입성한 아시아 출신 야수 중 가장 많은 몸값을 받았다. 이정후도 놀랐다. 19일 입국 인터뷰에서 샌프란시스코가 처음 제안한 계약 규모가 1억 달러 수준이었던 사실을 전하며 "다리가 풀렸다. (앞서 MLB에 진출한) 다른 선배님들에 비해 빨리 계약이 이뤄진 것 같아서 여러 감정이 생겼다. 구단이 투자를 많이 해주신 만큼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는 선수가 돼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돌아봤다.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를 선택한 다른 이유에 대해 피트 푸틸라 단장이 직접 방한, 꾸준히 자신에게 관심을 보여준 점도 언급했다. 1억 달러는 샌프란시스코 구단 역사에서도 드문 계약 규모였다. 2010·2012·2014시즌 샌프란시스코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던 전 주전 포수 버스터 포지(은퇴)가 2013시즌 했던 연장 계약 규모가 1억6700만 달러였다. MLB 신인 선수가 아닌 한 팀의 주축 선수 대우를 받은 이정후. 미국 스포츠 매체, 샌프란시스코팬들의 평가 기준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정후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계약. 하지만 이내 자신을 믿기로 했다. 이정후는 "솔직히 부담도 있었다. 하지만 에이전트가 '네가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열심히 했던 보상이니, 부담을 갖지 말자'라고 하더라. 그 말이 와닿았다"라고 전했다. 부담감을 이겨내겠다는 의지였다. 이정후는 예년보다 빨리 운동을 시작했다. 계약을 위해 미국에 머무르면서도 꾸준히 운동했다. 계약 뒤에는 '소속팀'이 된 샌프란시코 구단의 배려로 구단 시설에서 몸을 만들었다. 아직 대형 계약을 하고 돌아온 실감을 나지 않는 것 같다. 이정후는 "미국에 운동하러 다녀온 기분"이라며 웃었다. 하지만 항상 그랬던 것처럼 운동하고, 중요한 한 발(계약)을 내디딘 만큼 이제 목표도 정할 생각이다. 취재진의 신인상 수상 욕심을 묻는 말에는 "일단 우승을 한 번도 못 해봐서 우승이 가장 하고 싶다. KBO리그에서 신인상을 받은 2017시즌도 하루하루 경기를 소화하며 나온 결과로 기대를 하게 됐다. 처음부터 목표로 잡진 않을 것이다. 팀이 승리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이라고 했다. 인천=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2.20 00:10
프로야구

[IS 피플] 이정후도 인정한 '포스트 이정후' 이주형

키움 히어로즈는 ‘포스트 이정후’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복덩이 이적생’ 이주형(22)은 이미 새 주역으로 인정받고 있다. 올 시즌을 끝으로 메이저리그(MLB)에 도전하는 이정후는 지난 10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홈 최종전에서 대타로 출전하며 홈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전했다. 이 경기를 앞두고 올 시즌 소회를 묻는 말에 이정후는 “부상도 내 몫이기 때문에 개인 성적은 연연하지 않지만, 팀 성적이 하위권으로 떨어진 게 가장 아쉽다”라고 했다. 키움은 지날 7월 말 이정후가 이탈한 뒤 급격히 전력이 약해졌다. 9일 기준으로 최하위였다. 이정후는 키움의 재도약을 자신했다. 그는 “우리 팀(키움)은 항상 누군가 빠져도 그 자리를 잘 메웠다. 올해 경험을 많이 쌓은 (3년 차 내야수) 김휘집이나 (신인 포수) 김동헌이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신이 지키던 3번 타자·중견수 자리에 나서 잠재력을 드러낸 이주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정후는 “정말 멋있게 플레이를 하는 선수다. 내가 빠진 상황에서 잘해줘서 너무 고마웠다, 나보다 낫더라”라고 이주형을 치켜세운 뒤 “마무리 훈련과 스프링캠프를 제대로 소화하면 더 잘할 것 같다”라며 자신의 확신을 전했다. 이주형은 지난 7월 키움이 대표 선발 투수 최원태를 LG 트윈스에 보내고 영입한 외야수다. 2020년 2차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에 지명될 만큼 높은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LG도 그동안 이주형을 원하는 다른 팀들의 제안을 번번이 거절하다가, 통합 우승을 위해 선발 투수를 보강을 결정하고 나서야 이주형을 내줬다. 이주형은 이적 뒤 출전한 첫 10경기에서 타율 0.308·2홈런·8타점을 기록하며 주전 중견수와 3번 타자를 맡았다. 8월 이후 출전한 47경기에서 팀 내 타율(0.333) 2위, 타점(33개) 1위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이주형은 투수가 어떤 공을 던지든, 자신의 스윙을 한다. 타석에서 자신감이 전해진다. 풀타임을 소화한 경험이 없어서 체력 관리나 슬럼프 대처는 미흡할 수 있지만, 타격 자질만큼은 의문이 들지 않는 선수”라고 극찬했다. 이어 “이정후가 팀을 떠난 뒤 더 좋은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기대감도 전했다. 이정후와 사령탑 모두 이주형을 차세대 주역으로 꼽았다. 키움 유니폼을 입은 첫날, 이주형은 “유명하지 않은 선수가 최원태 선배님을 대신해 이 팀에 와서 팬들에게 죄송하다”라고 했다. 이제 키움에 녹아든 그는 “이정후 선배님과 함께 거론되는 건 부담스럽다. 그래도 꾸준히 기회가 주어지고 있기 때문에 쫓기지 않고 타석에 임하고 있다. 팀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는 각오를 전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0.12 07:20
프로야구

'병규형 아들' 지켜본 박용택 위원 "박병호 파워, 추신수 어깨…ML갈 선수 되길"

"파워는 박병호고, 어깨는 전성기 추신수 같은 선수다. (메이저리그에 가서) 나중에 미국에 놀러갔을 때 삼촌인 나를 케어해줄 수 있을 정도의 선수가 되어주길 바란다."태어났을 때부터 지켜봤던 선배의 아들이 프로에 입문하는 걸 보게 됐다. 고교 대선배이자 이제 프로 대선배가 된 박용택 KBSN 스포츠 해설위원은 이승민(18·휘문고)을 흐뭇하게 바라봤다.이승민은 14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4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전체 20순위로 SSG 랜더스에 지명됐다.이승민의 아버지는 이병규 삼성 라이온즈 수석 코치다. 이 코치는 1997년 LG 트윈스에서 데뷔해 해외 진출(일본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건스)을 제외하면 2016년까지 오롯이 LG에서만 뛴 원클럽맨이다. KBO리그 통산 타율 0.311과 2043안타 161홈런 972타점 등을 남겼다. 당대 최고의 교타자이자 호타준족이었고, 역대 최고 중 하나로 꼽힐 정도로 뛰어난 외야 수비를 자랑했다. 그의 빠르고 역동적인 플레이 덕에 별명도 '적토마'였다. 이승민에게는 아버지지만, 박용택 위원에게 이병규 코치는 선수 인생을 평생 같이 한 절친한 선배였다. 2002년 LG에 입단한 박 위원도 2020년까지(2022년 1경기 등록 후 공식 은퇴) 오로지 한 팀에서만 뛰었다. 이 코치와는 선수 시절을 시작으로 해설위원과 코치가 된 지금까지 20년 넘게 함께했다. 두 사람은 김용수 전 중앙대 야구부 감독과 함께 셋뿐인 LG의 영구결번이기도 하다.박 위원에게 이승민은 조카나 다름없다. 지난 2005년 태어났을 때부터 알고 지낸 사이다. 이승민이 지명된 후 그에게 "아버지와 성격이나 야구 스타일이 전혀 다르다. 못생긴 얼굴만 닮았고 다른 건 모두 아버지와 다르다"고 농담도 던졌다.박 위원에게 어린 시절부터 지켜본 이승민을 묻자 그는 "태어날 때부터 봤던 선수다. 어릴 때 부모가 야구를 시켜야 하나 할 때 이미 야구를 워낙 좋아했다. 놀 때 야구만 했다. 병규 형과 형수님이 야구를 시킬까 고민할 때면 내가 적극적으로 '무슨 소리냐. 저런 자질을 썩히실 거냐'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야구를 시작했는데, 지금 아주 잘 커온 것 같다"고 웃었다.이승민은 '선배 아들'을 넘어 박용택 위원의 휘문중, 휘문고등학교 후배기도 하다. 박 위원은 "계속 삼촌이라 부르다가 어느날 갑자기 나한테 선배님이라고 부르더라"며 "휘문중, 휘문고에 들어가니 선배님이 된 거다"라고 말했다. 친한 형의 아들이라서가 아니라 재능있는 선수라는 점을 강조했다. 박용택 위원은 "이승민은 아직은 집어넣을 게 너무 많은 선수다. 무궁무진하다. 그보다 앞 순번에서 뽑힌 선수들과 비교한다면 가장 완성되지 않은 선수"라고 했다. 냉정한 것 같았지만, 재능에 대한 인정이 확실했다. 그는 "이병규 코치와는 다르다. 그런 유형이라기보다는 오랜만에 KBO리그에 나올 왼손 홈런 타자가 될 수 있다. 박병호(KT 위즈) 정의윤(전 SSG 랜더스) 이성열(현 KT 코치)의 어린 시절도 많이 봤고, 이재원 같은 선수들도 있는데, 이승민도 남다른 파워를 갖고 있는 선수"라고 했다. 그는 "지금은 이성열 코치에 가까운 유형이라면 여기에 더 세심함 등 여러가지를 잘 배워 더하면 추신수(SSG)처럼도 성장할 수 있다"고 전했다.이승민 같은 야구인 2세가 성공을 보장하진 않는다. 이종범 LG 코치의 아들 이정후(키움 히어로즈)처럼 성공한 유형도 있지만, 실패한 사례도 못지 않게 많다. 박용택 위원은 "예전에는 야구인 2세 선수들 중 눈에 띄게 활약하는 이들이 많지 않았다. 최근에는 많다. 잘하는 2세 선수들에게 공통점이 있다. 아버지들이 하나같이 야구 얘기를 아들에게 하지 않았더라. 정신이나 멘털에서 도왔는데, 승민이도 아버지에게 그런 이야기를 잘 들었다. 삼촌(박용택 위원)한테도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멘털에 대한 부분을 잘 생각해온 선수"라고 기대했다.박 위원은 "파워는 박병호고, 어깨는 전성기 추신수 같은 느낌으로 재능을 가지고 있다"며 "정말로 그 정도(추신수)의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 나중에 삼촌(박용택 위원)이 미국에 놀러가면 (메이저리그에 진출해서) 날 케어해줄 정도의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고 웃었다.이승민의 행선지가 결정되면서 이병규 코치도 자식 입시를 마친 부모와 같아졌다. 후배 박용택 위원에게 '한 턱'을 쏘진 않냐고 물었다. 박 위원은 "조만간 날을 잡아야겠다"며 기분 좋은 예고를 남겼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9.1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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