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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원조 연애 예능 ‘하트페어링’, 프롤로그 영상 공개… 이탈리아로 떠난 청춘

채널A 신규 연애 예능 ‘하트페어링’이 이탈리아로 떠난 청춘남녀의 설렘 가득한 시작을 담은 ‘프롤로그’ 영상을 기습 공개했다. ‘하트페어링’은 믿고 보는 ‘하트시그널’ 제작진이 선보이는 새로운 연애 예능으로, 오는 3월 7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결혼하고 싶은 청춘들의 낭만과 현타 충만한 혼전 연애 일기를 담아내며, 특히 이탈리아 토스카나 로케이션을 진행해 차원이 다른 영상미와 드라마틱한 서사를 예고한다.이와 관련, 제작진은 ‘하트페어링’의 정체성과 감수성, 그리고 출연자들의 면면을 엿보게 하는 ‘프롤로그’ 영상을 21일 밤 공개해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하트페어링’ 네이버TV 공식 채널 및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에 올라온 이번 ‘프롤로그’ 영상은 24일 오전 조회수 22만 회를 넘어섰으며, 수백개의 댓글이 쏟아지면서 ‘연프 마니아’들이 관심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영상을 접한 시청자들은 “‘하트페어링’만의 독보적 분위기에 압도됐다”, “몽글몽글하고 아련한 감정, 농도 자체가 다르다”, “‘핱시’ 감성에 이탈리아 뷰, 거기에 키워드가 ‘책’(페어링북)이라니 안 설렐 수가 없네”, “이 갬성은 타 ‘연프’가 따라갈 수가 없지, 진짜 재밌겠다”, “책으로 상대를 고르는 것부터가 신선하다. 첫 회까지 어떻게 기다리나?”, “세련된 영상과 브금, 미쳤다!”, “올 봄, 제대로 큰 게 오네” 등 열띤 반응을 보였다.첫 방송 전부터 ‘흥행 예열’에 성공한 ‘프롤로그’ 영상은 ‘하트페어링’에 참여하게 된 출연진들이 한국에서의 일상을 벗어나 이탈리아 토스카나에 있는 ‘페어링 하우스’로 떠나는 과정을 담았다.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감각적인 영상미와, 사랑과 결혼에 대한 33가지 질문에 답을 한 ‘하트페어링’의 시그니처인 ‘페어링북’이 소개돼 몰입도를 높였다. “삶을 바꿔버릴지도 모를 여정, 완전히 낯선 곳에서 운명이 시작됩니다”라는 ‘프롤로그’ 영상의 자막처럼, ‘페어링 하우스’의 문을 연 출연자들이 이탈리아에서 운명의 상대를 찾아낼 수 있을지 이들의 첫 만남에 궁금증이 쏠린다.제작진은 “‘하트페어링’ 출연자들의 긴 로맨스 여정을 시작부터 담아내 시청자들도 여행에 함께하는 듯한 몰입감을 느끼게끔 ‘프롤로그’ 영상을 만들었다. 이탈리아에서 ‘낭만’ 가득한 5일을 보낸 뒤, 서울에서 러브라인 요동치는 20일을 보내게 될 청춘남녀들의 특별하고도 운명적인 로맨스에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밝혔다.한편 ‘하트페어링’은 ‘하트시그널’ 시리즈를 이끈 박철환 PD가 연출을 맡았으며, 윤종신-이청아-슈퍼주니어 최시원-오마이걸 미미-박지선 사회심리학과 교수가 스튜디오 MC로 출연한다. 3월 7일 오후 10시 50분 채널A에서 첫 방송된다.이수진 기자 sujin06@edaily.co.kr 2025.02.24 15:45
해외축구

황인범 소속팀 페예노르트, AC밀란 누르고 챔스 16강 진출 이변

황인범의 소속팀 페예노르트(네덜란드)가 AC밀란(이탈리아)을 꺾고 2024~2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에 오르는 이변을 만들어냈다. 페예노르트는 19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의 스타디오 산 시로에서 열린 AC밀란과 UCL 녹아웃 페이즈 플레이오프(PO) 2차전 원정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이날 경기에는 황인범이 결장한 가운데 경기 시작 1분 만에 AC밀란 산티아고 히메네스가 코너킥에 이은 헤더로 선제골을 넣었다. 그러나 페예노르트는 후반 28분 훌리안 카란사의 헤딩골로 동점을 만들었다. AC밀란은 후반 6분 주축 수비수인 테오 에르난데스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면서 어려운 경기를 했다. 앞서 1차전 홈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던 페예노르트는 1, 2차전 합계 2-1로 AC밀란을 꺾고 16강에 합류했다. 페예노르트가 UCL 16강에 진출한 건 50년 만이다. 페예노르트의 16강 상대는 아스널(잉글랜드) 또는 인터밀란(이탈리아)이다. 황인범이 16강전 경기에서 뛰게 된다면, 커리어 첫 UCL 16강 무대를 밟는다. 한편 김민재가 풀타임을 소화한 바이에른 뮌헨(독일)은 같은 날 독일 뮌헨의 풋볼 아레나 뮌헨에서 열린 셀틱과의 UCL 녹아웃 페이즈 PO 2차전 홈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뮌헨은 1, 2차전 합계 3-2로 셀틱을 누르고 16강에 올랐다. 김민재는 실점의 빌미가 된 수비 실수를 저질렀다. 역습 상황에서 마에다 다이젠이 오른쪽 측면의 퀸을 향해 낮게 깔아 패스하자 김민재가 태클로 끊어내려 했지만 제대로 공을 걷어내지 못했고, 니콜라스 퀸이 왼발로 반대쪽 골대 구석에 찔러 넣었다.뮌헨은 후반 추가시간인 49분에 알폰소 데이비스의 극적인 동점골이 터지면서 기사회생했다. 지난 1차전에는 김민재가 출전하지 않았지만, 이날은 김민재가 선발 출전하고 셀틱의 양현준이 후반 24분 교체로 출전해 맞대결이 성사됐다. 뮌헨은 레버쿠젠(독일) 또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와 16강에서 맞붙는다. 현지시간으로 21일 추첨을 통해 최종 결정된다.한편 벤피카(포르투갈)는 1, 2차전 합계에서 AS모나코(프랑스)를 4-3으로 꺾었고, 클뤼프 브루게(벨기에)는 아탈란타(이탈리아)를 5-2로 물리치고 16강에 합류했다.이은경 기자 2025.02.19 10:55
생활문화

[황교익의 Epi-Life] 떡락하는 대한민국 매력도

“우리끼리 잘 먹고 잘살면 한식 세계화는 저절로 이루어집니다. 그러니까 너무 조급하게 정부 가 나서서 한식 세계화를 한답시고 외국인에게 한국 음식을 공짜로 먹이는 행사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프랑스가, 이탈리아가, 음식 맛있다고 소문난 그 어떤 나라가, 우리처럼 그러든가요. 여러분은 그들 나라에서 주는 마카롱 하나, 파스타 한 접시 공짜로 얻어먹어 본 적이 있나요. 제발 우리 그런 거 하지 맙시다. 국가적 자존심 좀 지킵시다. 부강하고 매력적인 나라이면 그 나라 음식도 맛있어 보입니다. 한식 세계화가 성공하려면 우리가 잘 먹고 잘사는 게 먼저입니다.”이명박 정부가 한식 세계화를 한다고 국가 예산을 낭비할 때에 언론에다 대고 반복적으로 이런 말을 했었습니다. 그래서 한식 세계화 관련 정부 예산을 받아다 쓰는 곳곳의 사람들은 저를 아주 싫어했습니다. 이해합니다. 그들의 목에도 포도청이라 불리는 목구멍이 있을 것이니까요. 이래저래 정부의 눈먼 돈은 누군가 챙기게 되어 있고 그걸 어쩌다가 자신이 챙기는 것뿐이니 아주 나쁜 짓은 아니라고 스스로 위로할 수도 있겠지요.거창하게 국가 단위로 생각하지 않아도 됩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먹는 음식도 음식 그 자체보다는 그 음식을 내거나 먹는 사람이 어떤 사회적 위치에 있는가에 따라 맛이 다를 것으로 생각합니다. 종갓집 며느리가 하는 음식은 뭔가 다르리라 생각하고, 재벌이나 연예인이 자주 찾는 식당의 음식은 뭔가 다를 것이라고, 보통은 다들 그렇게 생각합니다. 손님들이 줄을 서서 먹는 이유가 대체로 그러합니다.한국 음식이 산업화 과정에서 전반적으로 달고 매워지기는 했지만 적어도 100년 이래에 큰 변화는 없었습니다. 음식이 저 혼자 맛있어서 뜨는 것이라면, 한국 음식은 벌써 떴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왜 이제 와서야 K-푸드 열풍이냐 하면, 이제 와서야 대한민국이 매력적으로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매력적인 대한민국에 사는 사람들은 매력적이고, 이 매력적인 대한민국 사람들이 먹는 음식은 매력적일 것이라고 세계 시민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이지요.K-푸드라는 단어가 장기적으로 외국 시장에서 브랜드 가치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차후에 따 져봐야겠지만 한식이라고 말하기 애매한 음식들까지 이 단어 아래에 둘 수가 있다는 장점이 있기는 합니다. 가령 서울 명동에서 외국인 관광객에게 가장 인기가 있는 견과류(수입 원료를 국내에서 가공한 제품)는 한식이라고 보기가 어렵지만 K-푸드에는 포함됩니다. 문화상품은 잘 팔리는 것이면 되었지 굳이 문화적 정체성까지 강요할 것은 아니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하여간, K푸드라는 한국 음식이 떴습니다.한 국가의 매력도는 매우 다양한 요소에 의해 결정이 됩니다. 멋진 자연도 매력도를 높여주지만 말끔한 도시 풍경과 그 도시 안에서 살아가는 여유롭고 세련된 사람들이 매력도 상승에 큰 역할을 합니다. 그러니까 매력적인 국가가 되려면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야 하며 정치적으로 안정되어 있어야 합니다.대한민국은, 세계 시민들 눈에는, 식민지였었고 참혹한 한국전쟁을 겪었으며 미국 원조를 받은 가난한 나라였습니다. 박정희와 전두환의 군부 독재자가 지배하는 나라였습니다. 비약적인 경제 성장을 하고 민주화를 이루었지만 이 같은 국가 이미지는 단번에 개선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그러다 마침내 한국 것이기만 하면 그 어떤 것이든 매력적으로 보이는 시대가 문재인 정부 때에 문득 열렸습니다. 경제적 풍요와 정치적 안정에 더하여, 코로나19 위기 상황을 질서 있게 극복해 내는 대한민국 국민이 세계 시민들 눈에는 매우 세련된 사람들로 보였을 것입니다. 여기에 한국 영화와 드라마, 팝 등이 매력도를 더하였습니다.“여러분, 세계 시장으로 나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왔습니다. 한국 음식이기만 하면 됩니다. 대한민국은 매력적인 국가이고, 이 매력을 우리는 우리 음식에 붙여서 파는 겁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식적인 비상계엄을 선포하기 전까지만 해도, 정치판이 다소 시끄러워도 대한민국은 무척 매력적인 국가라고 자부할 수 있었고, 외식업 하시는 분들께 이런 말을 자주 하였습니다. 지금은, 자신 없습니다. 외신에서는 대한민국을 친위 쿠데타가 일어난 정치 후진 국으로 다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수십 년간 국민이 애써 쌓아온 대한민국 매력도가 ‘떡락’을 하고 있습니다. 원래의 매력적인 대한민국으로 회복시키는 일이 시급합니다. 2025.01.09 07:20
산업

“빨리 소진하는 옷보다 품질로 꼽는 메이드 인 코리아 패션 만들겠다”

샤넬, 크리스찬 디올, 구찌, 루이 비통, 살바토레 페라가모, 이브 생 로랑….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명품 브랜드들. 이 브랜드들의 공통점은 바로 사람의 이름을 사용한 것이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활동한 디자이너의 실명을 그대로 딴 브랜드들이 세계 패션산업의 한 축을 이끌고 있다. 한국에도 디자이너의 이름을 패션 브랜드들이 글로벌 디자이너의 규모에 비할 바는 아니나 여전히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거대 패스트패션의 상륙과 수입 명품 브랜드들의 공세에도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으며 K패션의 파이를 점차 키워가고 있다. K패션의 수출을 지원하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은 대내외적으로 불확실성이 커가는 경제 상황에서도 을사년 새해 패션산업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 지난해 K뷰티의 활황에 이어 올해는 K패션이 그 자리를 차지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K패션의 1세대로 꼽는 지춘희 디자이너의 딸이자 미스지콜렉션 브랜드를 글로벌로 리딩하는 지진희 공동대표와 만났다. 지춘희 디자이너가 자신의 성(姓)을 차용한 미스지콜렉션은 현재까지 청담 며느리룩, 상견례룩으로 사랑을 받고 있으며, 지난 2015년 배우 원빈과 결혼한 이나영이 강원도의 밀밭 결혼식 때 착용한 웨딩드레스로 유명하다.지 대표에게 새해 K패션의 국내외 전망에 대해 묻자 “불확실성의 새해는 변수가 너무 많아 예측이 어려워 고민이 크다”면서 “그럼에도 K컬처가 여러 방면에서 사랑을 받으니 패션 역시 잘 될 것이라 본다”고 입을 뗐다.패션산업 양극화의 절정된 지난해-지난해 미스지콜렉션을 비롯한 한국 패션업계를 돌아보자면 어떤 해였나.“불경기가 너무 심했다. 물론 그 안에서 잘 된 브랜드도 있었을 테지만 롤러코스터를 탄 일년이었다. 패션업은 겨울 아우터 매출로 좌우된다는 말이 있는데 추위가 너무 늦게 오면서 패션계 전체가 부진했다고 볼 수 있다. 미스지콜렉션의 경우 백화점에서 진행하는 디자이너 브랜드의 매출은 축소됐지만 홈쇼핑에서 전개하는 라이선싱 브랜드는 잘 되고 있다. 대중적 인지도면에서는 잘 된 점이 분명 있으나 백화점은 고가 브랜드이다보니 (매출에서) 어려움이 있었다.”-한국 패션산업을 분석하자면 어떤 모습인가.“이제 한국 패션산업도 선진국형 장사에 들어갔다고 본다. 어릴 때 미국에서 유학할 당시의 현지 경제 사정을 보는 듯하다. 잘 사는데 오히려 생활은 팍팍한 모습이다. 임금은 올랐지만 물가도 같이 상승해 막상 실질적인 돈이 없는 느낌이랄까. 디자이너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나 니즈가 예전보다 분명 있는데 경기가 어렵다보니 지갑을 열기까지 이전보다 훨씬 까다로운 때였다.”-브랜드 인지도가 매출로 이어지기 어려웠다는 얘기인가.“작년은 패션의 양극화가 절정이었다고도 볼 수 있다. 디자이너 브랜드의 옷을 구입하는 세대는 5060의 비중이 높다. 젊은 세대는 온라인을 통해 브랜드 패션을 구입하는데 더욱 익숙하다. 글로벌 패션 브랜드의 한국 진출과 공습으로 가격 등 경쟁에서 밀리는 한국 디자이너 브랜드가 젊은 고객들로부터 외면을 받았다는 생각이다.” IMF 버틴 힘은 ‘한 땀 한 땀’ 장인정신-패션 양극화도 결국 불황의 영향 아닌가, 패션업계의 불경기도 예외가 아닐 텐데 어떻게 헤쳐 나가고 있나.“내가 입사하기 한참 전 얘기인데 선생님(지춘희 디자이너)은 IMF, 코로나19 때도 공장 유지와 직원들의 고용에 있어 어려움이 없도록 노력해 오셨다. 미스지콜렉션은 창사 이래로 어떤 형태로든 제조업을 유지하고자 하는 고집을 꺾지 않고 있다. 우리 회사는 정년이 없다. 오래전부터 함께 해온 장인들의 인건비 지출을 감수하면서 점점 사라져가는 한국 제조업을 유지하려고 애쓰고 있다. 많은 회사가 물가나 인건비 등의 문제로 해외에 공장을 짓고 현지 인력을 써서 제품을 만드는데 결국 우리가 잘하는, 메이드 인 코리아의 고퀄리티 기술이 사라진 느낌이다.” -가장 트렌디한 현장에서 1차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니 생소하다.“선진국형 경제에 접어들었고 고부가가치 사업을 표방하는 시대다. 그렇다면 이제쯤 제조업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따져볼 시기가 온 것 같다. 기술에 대한 인정을 해 볼 시기라고 본다. 미싱은 단순히 옷의 박음질을 의미하지 않는다. 수십 년간 옷을 만들어 온 장인을 존중하고 인정해야 하는 때라고 본다. 그런데 너도나도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강조하다 보니 배우려는 사람이 없어서 큰일이다.”-핸드메이드 의류 중심의 사업이 가격 경쟁력 등에서 어려움이 있지 않나.“미스지콜렉션 의류는 대부분 손작업이 많다. 40년 가까이 일하는 이들이 한 땀 한 땀 만든 옷은 우리 브랜드의 집약이라고 볼 수 있다. 장인의 손맛은 절대 기계가 대체할 수 없다. 아무리 AI가 예측가능한 하이테크 사회가 온다 해도 패션을 비롯한 문화의 흐름은 못 읽는다. 그런 정신과 장인을 지켜나가는 게 나의 또 다른 임무라고도 할 수 있겠다.”-해외 바이어들 사이에서 한국의 에르메스로 불릴만큼 고품질로 알려져 있다. 해외 진출에 관한 어떤 계획이 있나.“우리 옷을 입은 뒤 단골이 된 손님들이 많다. 손님들이 미스지콜렉션을 최고로 꼽는 이유는 품질이다. 구매한 옷은 관리만 잘하면 10년, 20년 넘게 입다 수선을 요청하는 고객도 있다. 실크 100%, 울 100% 등 소재에 가장 집중하는데 이 소재들이 오히려 분해가 잘 된다. 환경 오염을 우려해 지속가능하고, 재활용하는 소재의 옷을 만들기도 하던데 그보다 품질에 집중하고 제대로 만든 메이드 인 코리아 패션을 잘 알리고 싶다. 가격도 소비자의 눈높이에 어떻게 맞출지 고민이다. 브랜드나 선생님의 지명도가 있어 함부로 결정할 일이 아니다.”-앞으로 패션 한류는 어떻게 흐를까.“요즘 들어 정말 한치 앞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겠다. 그야말로 불확실성의 시대다. 세대도 마찬가지다. MZ가 다르고 어른들도 다르다. 한국의 패션 유행은 너무 자주 바뀌어서 예측이 어렵다. 을사년 새해는 그 변수가 이전보다 더 많아서 고민이 크다. 다만 K컬처가 글로벌에서 계속 잘 될 것이라 우리가 자부심을 느끼면서 살 수 있는 흔치 않은 때다. 그 방향이 잘 유지된다면 K패션 역시 좋은 쪽으로 흘러가지 않을까.”지 공동대표는 올해 가장 듣고 싶은 소식으로 ‘경기가 회복됐다’를 꼽았다.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 의류, 외식 등에서 이전처럼 돌아왔다는 소식을 들으면 좋겠단다. 그러면서 올해 경제 키워드로 ‘따뜻함’을 꼽았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니 너무 따뜻하다’는 말을 하듯 사회, 경제적으로 모두가 따뜻한 1년을 보냈으면 좋겠다”는 말을 덧붙였다.이현아 기자 lalalast@edaily.co.kr 2025.01.08 07:30
스타

송중기 “두 자녀, 행복 2000배…삶이 꽉 찬 느낌”

배우 송중기가 득녀 후 소감을 밝혔다. 송중기는 24일 방송된 MBC라디오 FM4U ‘완벽한 하루 이상순입니다’(이하 ‘완벽한 하루’)에 게스트로 출연해 득녀 소식으로 축하를 받자 “제게 최근 일어난 가장 큰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인이 이탈리아 로마에서 출산을 해서 지금은 좀 떨어져 있다. 저 혼자 드라마 촬영과 홍보 때문에 한국에 있다”며 “하루에도 몇 번씩 통화하는데도 너무 보고 싶다. 둘째를 보고 한국에 돌아올 때는 발이 안 떨어지더라”라고 했다. 또 “사실 아직도 얼떨떨하다”며 “자녀가 두 명이라 행복이 2배가 아닌, 200배, 2000배 정도는 되는 것 같다”며 “뭔가 꽉 찬 것 같은 느낌”이라고 했다. 송중기는 지난 2021년 영국 배우 출신 케이티 루이스 사운더스와 인연을 맺고 이듬해 열애를 공식 인정했다. 이후 2023년 혼인신고를 했으며 지난해 6월 첫 아들을, 지난달 21일 첫 딸을 품에 안았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4.12.24 18:53
영화

[무비로그②] 욕망하는 송중기, 경지 오른 ‘보고타’

가장 잘하는 무기는 전면으로 내세우되 새로움도 놓치지 않았다. 그렇게 송중기는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으로 자신만의 경지에 한발을 내디뎠다.오는 31일 개봉하는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이하 ‘보고타’)은 IMF 직후, 새로운 희망을 품고 지구 반대편 콜롬비아 보고타로 향한 국희가 보고타 한인 사회의 실세 수영(이희준), 박병장(권해효)과 얽히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송중기가 연기하는 주인공 국희는 보고타 한인상인회에서 일을 배우며 야망을 키워가는 인물이다.영화는 국희의 10대 끝자락 부터 30대까지 12년 세월을 속도감 있게 풀어낸다. 송중기는 국희를 크게 세 단계로 나눠 접근했다고 했는데 특유의 소년미와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2022), 영화 ‘화란’(2023), ‘로기완’(2024) 등에서 연달아 선보인 날카로운 카리스마의 총체에 가깝다. 19세에 보고타에 도착한 국희는 낯선 환경에서 동그란 눈을 이리저리 굴리기 바쁜데, 첫날부터 폭력과 총성이 일상적인 무법지대를 온몸으로 실감한다. 그럼에도 가족을 습격한 오토바이 탄 강도를 쫓아 망설임 없이 뛰쳐나갈 정도로 악과 깡이 충만하다. 그를 표현하는 송중기는 이를 악물고 말간 얼굴을 벗어던진다.국희의 첫 번째 목표는 생존이다. “아버지는 무능력했고, 어머니는 무기력했다”는 내레이션 대로 가장이 된 그는 현지 한인상인회장 박병장의 눈에 들어 속옷 밀수일을 배우기 시작한다. 언젠가는 한국으로 돌아가겠다는 막연한 희망을 품은 국희는 현지인이 권하는 약에는 절대 손을 대지 않지만 외양만큼은 콜롬비아에 최적화했다. 여기서 송중기의 첫 번째 변신이 눈에 띈다. 짧게 깎은 머리와 한쪽 귀의 피어싱, 까무잡잡하게 주근깨가 올라온 그는 처음 보는 얼굴이다. 송중기는 “이 영화로 처음 시도해 본 게 많다”며 “국희가 콜롬비아에 적응을 잘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머리를 짧게 자르고 귀걸이도 했다”고 설명했다. 로케이션 촬영에서 만난 현지인을 관찰해 그가 낸 아이디어다.새로움을 입은 송중기는 질주한다. 앞뒤 재지 않는 국희는 박병장뿐 아니라 실세 2인자인 통관 브로커 수영의 마음도 사로잡는다. 한인상인회의 복잡한 관계도에 자리 잡고 신뢰와 배신 사이 줄을 타는 국희의 다면성을 송중기는 포착한다. 가진 자의 세계 ‘6구역’을 향해 살아남으려는 20대의 치열함과 충격적 변곡점을 거쳐, 마치 다른 인물처럼 변태한 30대를 아우르며 절정으로 치닫는다. “한 인물의 이렇게 긴 서사를 연기한 적은 처음이었다”는 그의 말대로 아무것도 모른 채 타국에 도달한 시점부터 구를 대로 구른 후 얻은 노련함 뒤 고독과 허무까지. 그간 ‘배우 송중기’로서 보여준 인상적인 조각들을 퍼즐처럼 맞춰 국희를 완성했다. 송중기는 “굉장히 순수하고 어리기만한 꼬마가 살아남는다는 일념 하나로 변해가는 모습을 잘 표현해 보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면서도 그보다도 새로운 환경에서의 도전을 높이 샀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그를 매료한 큰 요소는 스페인어 연기다. 드라마 ‘빈센조’에서 이탈리아어를 소화했듯 ‘보고타’에서도 언어 감각을 뽐낸다. 그런가 하면 송중기표 범죄 누아르 색채는 앞서 ‘화란’과 ‘로기완’으로 선보인 바 있으나 사실 시기상 ‘보고타’가 가장 먼저 촬영된 작품이다. 주로 드라마로 보여준 이상적인 로맨스 주인공 이미지가 아닌, 거칠고 현실적인 인물의 첫걸음인 셈이다. 영화에서는 어둡고 스산한 정서를 택한다는 그의 취향이 반영된 것이기도 하다. 송중기는 “국희는 제 캐릭터 중에선 굉장히 주체적이고 의지가 확고하며 욕망이 득실득실하다. 귀엽게 봐주시면 좋겠다”고 전작과의 차별점을 짚었다.김성제 감독은 “송중기가 유약하고 부드러워 보일 수도 있는 얼굴이지만 매우 강단 있고 무대포 같은 면도 있다”며 “일종의 똘기, ‘돌아이’ 같은 태도, 젊은 패기를 보여주면서 제가 처음 상상한 국희와 다른 느낌으로 풀어가는 걸 보는 게 즐거웠다”고 만족을 표했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12.23 06:00
해외축구

FIFA는 왜 월드컵을 사우디에 갖다 바쳤나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지난 11일 국제축구연맹(FIFA)은 2034년 월드컵 개최지로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를 선정했다. 국내 언론은 이를 앞다퉈 보도하며 우려의 목소리도 같이 전했다. ‘스포츠워싱(Sportswashing, 스포츠를 통해 부정적 이미지 세탁)’이 가장 먼저 도마에 올랐다. 사우디는 열악한 여성 인권, 노동자 착취, 언론 탄압 문제 등으로 인해 국제사회로부터 비판을 받아왔기 때문이다.중동의 더위로 인해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이어 다시 한번 겨울 월드컵이 현실화되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게다가 사우디는 이미 2034년 아시안게임(11월 29일~12월 14일)을 유치했기 때문에, 월드컵은 2035년 1월로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추춘제 시스템을 갖춘 유럽 축구 리그들의 강한 반발을 부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국내의 언론은 주로 스포츠워싱과 월드컵 개최 시기에만 주목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에 반해 FIFA가 사우디를 월드컵 개최국으로 만들기 위해 도입한 꼼수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뉴욕타임스의 탐사 보도에 따르면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사우디에 월드컵 개최권을 주기 위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세계 축구계의 수장이 수년간 특정 국가를 대신한 비공식 홍보 대사였다는 사실이 놀랍다. 사우디의 원래 목표는 2030 월드컵 개최였다. 이에 같은 아랍권인 이집트와 손을 잡았지만 이것 만으로는 부족했다. 이들에게는 유럽 파트너가 필요했던 것이다. 이때 인판티노가 총대를 맸다. 그는 2020년 가을 로마로 달려가, 이탈리아 총리를 만나 3개국이 공동으로 월드컵을 개최하자는 깜짝 제안을 했다. 하지만 당시 이탈리아는 이집트와 불편한 관계였다. 2016년 카이로에서 이탈리아의 대학원생이 잔인하게 살해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2018년에 일어난 자말 카슈끄지(사우디의 반정부 언론인이자 워싱턴 포스트의 칼럼니스트)의 살해 사건에서 사우디 정부의 역할에 대해 유럽은 불편한 감정을 갖고 있었다. 이탈리아는 결국 이 제안을 거절했다.이후 인판티노는 사우디에게 그리스를 이어주기 위해, 2021년 9월 그리스 총리를 만나 공동 개최 건을 논의했다. 이때 스페인-포르투갈-모로코가 2030 월드컵 유력 후보지로 부상했다. 그리스와의 파트너십으로는 사우디는 이들과의 경쟁에서 승산이 없었다. 이에 사우디는 전략적으로 2034 대회 유치로 방향을 틀었다. 대륙별 순환 개최 규정에 따라 2030 대회를 스페인-포르투갈-모로코가 개최하면 유럽과 아프리카는 2034 월드컵에서 자동 제외된다는 점도 고려했다. 이어서 FIFA의 깜짝 발표가 나왔다. 1930년 우루과이에서 열린 초대 월드컵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2030년 월드컵의 첫 3경기는 우루과이, 아르헨티나, 파라과이에서 열린다고 발표된 것이다. 이렇게 되자 2034 대회 개최지 후보에서 남미대륙은 자연스럽게 탈락했다. 게다가 2026 월드컵은 미국-캐나다-멕시코에서 열리는 관계로 북중미 역시 2034 대회를 개최할 자격이 없다.FIFA는 이렇게 2034 월드컵은 아시아 또는 오세아니아에서 개최하게 만들었다. 호주가 아시아축구연맹에 가입한 이후, 오세아니아에서 월드컵을 개최할 나라는 뉴질랜드가 유일하다. 하지만 무려 48개국이 참가할 메가 축구 이벤트를 이 작은 섬나라에서 열 수는 없다. 따라서 2034 월드컵은 아시아에서 열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한편 호주와 인도네시아는 공동으로 2034 월드컵 유치 의사를 밝혔다. 이에 다시 한번 인판티노가 나섰다. 그는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린 아시아 축구 관계자 정상 회의에서 호주를 포함한 아시아 국가를 향해 “2034 월드컵을 위해 단결할 것”을 촉구했다. 비록 인판티노는 명확하게 그의 의도를 밝히지 않았지만, 인도네시아는 회장의 의도를 파악했다. 불과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월드컵 유치 의사가 있던 인도네시아가 갑작스럽게 유치 계획을 철회한 것이다.FIFA의 꼼수는 이어졌다. 이들은 2034 대회 입찰 일정을 최소 3년 이상 앞당겨 잠재적 후보국들의 입찰을 방해한 데 이어, 관심 있는 국가는 2023년 10월 6~31일 사이에 유치 의사를 밝혀야 한다는 무리수까지 뒀다. 정부의 지원과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한 월드컵 같은 메가 이벤트를 유치하는 데 불과 25일의 시간만 허락한 것이다. 이 기간 안에 입찰한 국가는 FIFA의 공고가 나온 지 3일 만에 입찰서를 제출한 사우디가 유일했다.또한 FIFA 규정에 의하면 2034 월드컵을 개최하려면 최소 14개의 축구장이 필요하다. 특히 4만 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축구장 7개가 이미 있는 국가에만 자격이 주어진다. ‘화이트 엘리펀트(white elephant, 월드컵을 위해 막대한 비용이 투자된 축구장이 대회 후 쓸모가 없어진 경우)’가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하지만 FIFA는 슬쩍 이 기준을 7개에서 4개로 완화시켰다. 입찰 당시 사우디는 관중석 4만 개 이상의 축구장이 4개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FIFA의 2030, 2034 월드컵 개최지 선정 절차에 반대 의사를 표명한 유일한 국가는 노르웨이였다. 독일과 스위스가 사우디의 변화 약속에 따라 신중한 찬성을 보였고, 대부분의 회원국들은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2030, 2034 월드컵 개최국을 확정한 지난 11일 화상회의도 기이한 모습으로 진행되긴 마찬가지였다. 211개 회원국 대표들은 어떠한 토론도 없이, 박수로 투표를 대신한 것이다. 인판티노는 이를 두고 축구계가 “분열된 세계에서 단합된 모습을 보여줬다”고 자화 자찬했으나, 토론이나 투표 없이 박수로 결정하는 형태는 전체주의 국가에서나 볼 수 있는 비민주적 행위다.이렇게 2034 월드컵 선정 과정은 처음부터 끝까지 짜 맞추기로 진행됐다. 경쟁 없이 개최국이 된 사우디가 인권 문제를 개선해야 할 필요성을 얼마나 느낄지 의문이다.경희대 테크노경영대학원 객원교수 2024.12.21 10:00
영화

“12년 세월, 세 번의 변화 표현” 농익은 송중기표 범죄 누아르 ‘보고타’ [종합]

“그냥 커피의 나라”, 그 이상의 콜롬비아에서 노련한 송중기의 연기가 빛난다. 지구 반대편, 한인 청년의 성장을 대차게 그린 영화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이다.19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는 영화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이하 ‘보고타’)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연출을 맡은 김성제 감독을 비롯해 배우 송중기, 이희준, 권해효, 김종수, 박지환이 참석했다.‘보고타’는 IMF 직후 새로운 희망을 품고 지구 반대편 콜롬비아 보고타로 향한 국희(송중기)가 보고타 한인 사회의 실세 수영(이희준), 박병장(권해효)과 얽히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소수의견’으로 국가권력과 변호팀의 진실공방을 섬세히 그린 김성제 감독이 이번엔 지구 반대편에 꾸려진 한인 세계를 범죄 누아르 색채로 담았다. 이날 김 감독은 “서울이 범죄도시가 아닌 것처럼 보고타도 그런 도시는 아니다. 다만 머나먼 곳으로 떠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넓은 세계로 나간 줄 알았더니 훨씬 더 작은 공동체에 속해 욕망과 갈등, 우정, 배신을 다루다 보니 영화적으로 극화하면서 좀더 익스트림해졌다”며 “콜롬비아나 한국인의 문제가 아닌, 떠난 사람들의 감정, 그리고 일찍 어른이 되어버린 청년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이 장르를 택했다”고 설명했다.최근에는 보기 드문 연대기를 시도한 것에는 “연대기는 근사해 보이지만 재미를 갖기 쉽지 않다. 두 시간 안에 캐릭터들의 긴 변화를 담아낸다는 게 제게는 제법 흥미롭고 아주 괴로웠던 도전이었던 것 같다”면서도 “영화 속 인물들이 입장할 때와 죄다 다른 얼굴과 감정을 갖고 퇴장하는 것을 보며 제게도 공부가 많이 됐고 배우들을 더 존경하게 됐다. 그런 점이 관객들에게 잘 다가갔으면 한다”고 설명했다.주인공 국희의 10대 마지막부터 30대까지의 12년 세월을 송중기는 전부 소화한다. 이날 송중기는 “세 단계로 서사를 나눠 접근했다. 처음 보고타에 도착했을 때, 이곳에서 완전 적응해서 살고 있을 때, 그리고 후반부 3년 후 한인상인회 회장을 맡은 다음이다”라며 “그 세 개의 변화를 표현해보고 싶은 욕심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안 해본 걸 하는 걸 좋아해서 새로운 환경에서 작업 해보지 않은 문화권 사람들과 함께하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 그런 호기심이 컸다. ‘빈센조’에서 이탈리아에 도전했듯 스페인어 대사에 대한 호기심이 자극이 강해 이 작품을 선택했다”고 덧붙였다.배경인 콜롬비아는 송중기의 아내 케이티와의 특별한 인연이 있는 도시기도 하다. 그는 “제 장모님이 콜롬비아 분이시다. 와이프 가족들과 살고 교류하다 보니 알게 됐는데 예전엔 범죄와 관련된 이미지들을 현지 분들이 부끄러워하거나 걷어내고 싶어 노력을 많이 했다고 한다”며 “제가 지낸 콜롬비아는 굉장히 흥 많고 정 많고, 음식이 미쳤다, 너무 맛있다. 저는 굉장히 즐겁게 지낸 기억이 많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요새는 여행 유튜버도 많고 그런 (범죄) 이미지들이 많이 지워진 것 같다. 영화 때문에 콜롬비아 현지가 안 좋게 보이겠다는 생각은 사실 덜하고 있다”고 소신을 전했다. 국희와 관계를 맺는 현지 인연들과의 동맹과 적대, 애정과 배신은 작품의 핵심이다. 현지에서 만나 친분을 쌓는 수영 역으로 애증의 버디 호흡을 맞춘 건 이희준이다. 이희준은 “왜 수영이 국희를 마음에 들어할까를 중점에 뒀다. 시나리오에 나온 부분이 아니라서 고민했다”며 “저도 누군가 좋아하고, 어떤 동생을 아끼게 될 때 특별한 부분이 좋다기보단 직감적인 거 같다. 국희를 만나면서 왠지 끌리고 가르쳐주고 싶은게 아닐까 고민하며 촬영에 임했다”고 밝혔다.신뢰를 할 듯 말 듯 줄다기리를 한 박병장 역 권해효와 그의 조카 역 박지환, 국희의 아버지 역을 소화한 김종수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끝으로 김 감독은 “12년 동안의 연대기지만 관객들이 지치지 않고 흥미롭게 바라볼 수 있게 그런 이야기를 만들어보고 싶었다. 잘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송중기는 “올해 마지막 개봉작이다. 2025년 첫 영화이기도 하다. 오래 걸려있으면 좋겠다”며 “극장에서 보는 맛이 따로 있으니까 맛있게 봐주시면 좋겠다”고 강조했다.한편 ‘보고타’는 오는 31일 개봉한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12.19 17:35
산업

'글로벌 여성 파워 100인' 이부진 85위, 최수연 99위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11일(현지시간) 재산과 언론활동, 영향력, 활동 범위 등 지표를 평가한 올해의 영향력 있는 여성 순위를 발표하면서 이부진 사장을 85위, 최수연 대표를 99위에 포함시켰다. 지난해 같은 집계에서 이 사장은 82위, 최 대표는 96위로 각각 평가된 바 있다.포브스는 이 사장의 재산을 24억 달러(약 3조4360억원)로 집계하면서 "서울의 최고 숙박·콘퍼런스 시설 중 하나인 호텔신라의 사장이자 최고 경영자이고, 호텔신라는 롯데에 이어 한국의 최대 면세점 사업자"라고 소개했다.이어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장녀로 어머니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과 함께 '아버지의 제국'을 나눠 물려받았다"고 설명했다.최 대표에 대해서는 "2022년 한국 최대의 인터넷 기업인 네이버의 최고경영자가 됐다"며 "네이버의 첫 여성 CEO이자, 창업자를 제외한 최연소 CEO"라고 소개했다.그러면서 "종종 구글과 비교되곤 하는 네이버에 2005년 입사했다"며 네이버 이사회가 최 사장을 처음 CEO로 임명하며 문제 해결 능력과 글로벌 시장에 대한 깊은 이해력을 높이 평가했다고 전했다. 올해 21번째인 포브스의 이번 순위에서도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3년째 1위를 지켰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와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각각 2, 3위로 뒤를 이었다.반면 지난해 3위에 올랐던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아예 순위에서 제외됐다.포브스는 "자리에서 물러날 예정이기 때문에 순위에서 빠졌다"며 "올해는 미국과 전 세계에서 여성의 정치적 영향력이 눈에 띄게 재편됐다"고 설명했다.포브스의 모이라 포브스 부사장도 "전통적인 권력 구조가 도전받고 변화하는 가운데, 순위에 오른 이들의 영향력은 종전의 권위를 넘어서고 있다"며 "이들은 금융과 기술, 정책, 문화에 이르기까지 산업의 변화를 주도하며 어느 때보다 큰 집단적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12.12 17:19
영화

‘움베르토 에코, 세계의 도서관’ 극도로 혼란스런 세상에 작은 은신처 [오동진 영화만사]

별의별 일과 별의별 사건이 벌어지는 세상에서 그나마 온전한 정신으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말 그대로 별의별 영화를 보는 것이며 별의별 책을 찾아 읽는 것이다. 그 모든 것을 동시에 해줄 수 있는 영화가 바로 이탈리아 다큐멘터리 영화 ‘움베르토 에코, 세계의 도서관’이다.대중에게 움베르토 에코(1932~2016)는 소설 ‘장미의 이름’ ‘푸코의 진자’ ‘프라하의 묘지’ 등으로 유명한 작가지만 사실 그는 엄청난 학문적 깊이를 지닌 철학자, 미학자, 역사학자, 기호학자, 언어학자이다. 일러스트레이터이기도 하다. 심지어 피리를 부는 사람이기도 하다. 에코는 한 마디로 잡학의 대식가이며 세기의 현자다. ‘움베르토 에코, 세계의 도서관’은 표면상 그가 생전에 지니고 있었던 1500권의 희귀서 그리고 5만권의 장서를 보여 주면서 에코의 개인 도서관을 보여주는 내용이다. 어마어마한 규모다. 이 책들은 현재 유족들의 뜻에 따라 이탈리아 정부에 기증됐으며 볼로냐 대학 도서관과 밀라노 브라이덴제 국립도서관에 분산 수용됐다. 그러나 좀 더 나아가 보면 이 영화는 에코의 장서와 개인 도서관의 모습을 넘어 그가 지녔던 다양한 사상, 그가 지닌 무궁무진한 인문학적 상상의 기초와 뿌리가 어디서 나왔는 가를 추적하는 작품이다,. 움베르토 에코가 천착했던 저술가는 아타나시우스 키르허이다. 17세기에 살았던 예수회 신부이며 엄청난 학식을 지녔던 인물로 보인다. 아마도 이 키르허야말로 에코의 책 ‘장미의 이름’의 주인공 윌리엄이 된 것으로 보인다. 키르허처럼 에코도 온갖 지식에 접근한 인물인데 해부학과 인체에 대한 관심은 거의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수준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고서와 희귀서가 모아져 있는 에코의 개인 서가에는 개의 고환이 알코올에 담겨 보관돼 있을 정도다. 찰리 브라운 인형이 다수 전시돼 있기도 하다. ‘움베르토 에코, 세계의 도서관’은 지금과 같은 혼란의 시기에 우리가 지녀야 할 지식과 지성의 가치, 그 방향에 대해 얘기해 주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시의적절하다. 예컨대 영화는 살아 생전의 에코가 했던 강연, 인터뷰의 푸티지들을 통해 이런 말들을 전해주고 있다. 에코는 “역사학자들은 유령에 지나지 않는 인물을 환기시키지만 소설가는 살과 피를 가진 사람을 창조한다”며 픽션과 거짓말의 차이에 대해 얘기한다. “픽션은 믿음에서 출발하는 게임이지만 거짓말은 반대로 진실과 반대되는 것을 사람들로 하여금 믿게 만들기를 원하는 의도 같은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이른바 음모 이론의 기초다. 에코는 이런 생각을 통해 가짜와 거짓이 어떻게 지금까지 역사에 영향을 미쳐 왔으며 중세에 수많은 허위문서가 때론 어떤 역사의 흐름을 만들었는지를 갈파한다.정보와 하이퍼 미디어의 허상에 대해서도 그는 예리한 비평을 한다. 에코는 “인터넷은 모든 것을 기록하는 백과사전이지만 정보를 필터링할 수 있는 도구는 제공하지 않는다”며 “예전의 도전이 가능한 한 많은 백과사전을 소유하는 것이었다면 오늘날의 도전은 가능한 한 많은 백과사전을 없애는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어떤 정보나 지식을 얻기 위해 사람들은 도서관에서 세 권 정도의 책을 읽을 수는 있지만 인터넷을 통해 제공된 백권 목록의 책을 다 읽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정보를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걸 걸러내는 일이 더 중요해졌다는 의미이다. ‘움베르토 에코, 세계의 도서관’은 극도의 혼란을 겪고 있는 작금의 우리사회에서 작은 은신처를 제공해 주는 것 같은 영화다. 어쩌면 지금의 세상을 구할 수 있는 길의 시작은 움베르토 에코식의 사색과 논리의 구축일 수 있다. 영화는 움베르토 에코의 어마어마한 장서와 함께 토리노 왕립도서관, 밀라노 브라이덴제 도서관, 토리노 대학교 아르투로 그라프 도서관, 이몰라 시립 도서관, 토리노 아카데미아 델레 쉬엔쩨 도서관, 토리노 대학교 노르베르토 보비오 도서관 같은 고풍스럽고 우아하며 장엄한 도서관들을 목도하게 한다. 독일의 울름 시립 도서관, 비블링겐 수도원 도서관, 슈투트가르트 시립 도서관도 만날 수 있고 스위스의 장크트갈렌 수도원 부속 도서관,. 멕시코 멕시코시티 바스콘셀로스 도서관, 중국의 텐진 빈하이 도서관 엄청난 규모의 도서관을 간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지친 영혼들을 이 도서관 다큐멘터리가 조금이라도 달래 줄 수 있을 것이다. 움베르토 에코의 개인 도서관, 그리고 세계의 도서관을 향하여. 오동진 영화평론가 2024.12.12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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