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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

[RE스타] 에피톤 프로젝트, ‘감성 인디’ 그 이상의 스펙트럼

“원래 곡은 이렇게 쓰였을 것 같아서, 해체하듯 한 번 (편곡)해봤습니다.”화려한 신디사이저 연주로 출발하는 도입부가 트레이드 마크인 무한궤도의 ‘그대에게’가 만약 어쿠스틱 버전이었다면 어땠을까. 도저히 상상조차 안 되는, 이 맹랑한 가정을 실현한 뮤지션이 있으니 지난달 27일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린 신해철 10주기 트리뷰트 콘서트 무대에 오른 싱어송라이터 겸 작곡가 에피톤 프로젝트다. 에피톤 프로젝트는 이날 무대에서 고 신해철의 EDM 도전으로 강한 인상을 남긴 앨범 ‘크롬스 테크노 웍스’의 수록곡 중 하나인 ‘잇츠 올라잇’과 ‘그대에게’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선보였다. “전주가 너무 화려해 누구나 아는 곡”이라며 ‘그대에게’를 소개한 그는 “편곡하는 사람으로서 물음표가 들었다. 그 (화려한)편곡을 다 들어내 보자, 원래 곡은 이렇게 쓰여졌을 것이라 생각하며 해체하듯 해봤다”고 편곡 의도를 설명했다. 그렇게 연주가 시작된 ‘그대에게’는 원곡의 분위기와 전혀 다른 잔잔한 어쿠스틱 발라드로 귀를 사로잡았다. “해체”라 표현한 그의 말마따나 곡에 가미한 다이내믹하고 화려한 사운드를 모두 걷어내고 멜로디 라인 본류를 전면에 살린 편곡으로 완전히 색다른 분위기의 곡이 탄생했다. 원곡을 잊게 하는, 하지만 원곡 가사와 예상치 못한 편곡의 ‘그대에게’였지만 그의 무대에는 뜨거운 반응과 함께 진정한 ‘리메이크’의 묘를 살렸다는 평가가 나왔다. 말이 필요없이, 에피톤 프로젝트였기에 가능한 편곡이었다. 에피톤 프로젝트는 2006년 정규앨범 ‘1229’로 데뷔한 차세정의 1인 밴드로 ‘나는 그 사람이 아프다’, ‘첫사랑’, ‘불면증’, ‘선인장’, ‘이화동’, ‘새벽녘’, ‘봄날, 벚꽃 그리고 너’, ‘그대는 어디에’, ‘유채꽃’ 등 다수의 히트곡으로 사랑받았다. 데뷔 초부터 홍대 인디신을 선두에서 이끈 주인공으로 어쿠스틱한 분위기의 곡들은 물론, 전자음악을 잘 버무려낸 그만의 독보적 색채를 바탕으로 윤상, 015B, 김동률 등의 감성을 이어받은 감성 뮤지션의 후계 주자로 주목받기도 했다. 2014년 발표한 ‘각자의 밤’ 이후 음악적 변화와 고민 속 깊은 슬럼프에도 빠졌던 그는 2018년 ‘마음 속의 단어들’ 타이틀곡이자 수지가 뮤직비디오 주인공으로 활약한 곡 ‘첫사랑’으로 다시 한 번 명불허전 감성을 인정 받았다. 이후 ‘어쩌다 발견한 하루’ 등 다수 드라마 OST 및 싱글 앨범으로 작업을 이어왔고 이승기, 이선희, 수지, 케이윌 등 다양한 아티스트의 앨범에 작사, 작곡, 편곡으로도 참여하며 ‘뮤지션의 뮤지션’으로 추앙 받아왔다.정민재 대중음악 평론가는 “에피톤 프로젝트는 2000년대 후반 ‘인디 2세대’ 당시 맹렬하게 앨범을 발매했는데 당시 발표곡들이 미디어에서 많이 사용되면서 ‘감성 인디 음악’ 뮤지션의 대표주자가 됐다. 인디 뮤지션으로선 흔치 않게 대중적 터치에 능했던 뮤지션”이라고 봤다.대중적 주목도는 상대적으로 낮았지만 넓은 스펙트럼을 확인시킨 3집 ‘각자의 밤’을 비롯해 자신의 강점인 ‘인디 감성’에 머무르지 않았던 음악적 도전에 대해서도 높이 평가했다. 정 평론가는 “에피톤 프로젝트는 자신이 잘 하는 걸 명확하게 알지만 스스로 음악 지평을 넓히려 노력했다는 점에서도 의미 있게 기억되는 뮤지션으로 ‘안주하지 않았다’는 표현을 쓸 수 있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4.11.11 05:42
뮤직

싱어송라이터 단편선, ‘멜론 트랙제로’ 11월 아티스트 선정

음악 프로듀서 겸 싱어송라이터 단편선이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뮤직플랫폼 멜론의 인디음악 활성화 프로젝트 ‘트랙제로’ 11월 이달의 아티스트로 선정됐다.단편선은 7일 오전 10시 30분 공개된 멜론 스테이션 ‘트랙제로’ 초대석에 출연해 자신이 이끌고 있는 밴드 ‘단편선 순간들’의 결성 배경, 최근 발매한 신보 ‘음악만세’ 등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이 자리에서 단편선은 일본의 유명 싱어송라이터 야노 아키코 등의 숨은 명곡 플레이리스트도 소개했다.지난 9월 발매된 ‘단편선 순간들’의 신보 ‘음악만세’는 동명의 타이틀곡을 포함해 재즈, 민속음악, 현대음악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10곡이 담겨 있다. 앨범명 ‘음악만세’는 단편선이 개인적으로 힘들었던 시기에 메모장에 적어뒀던 글에서 비롯됐으며, ‘단편선 순간들’ 멤버들을 섭외하기 전부터 구상해둔 제목이라는 뒷이야기를 전했다. 또 ‘오늘보다 더 기쁜 날은 남은 생에 많지 않을 것이다’, ‘독립’, ‘음악만세’, ‘아내’ 등 이번 앨범에 수록된 각 곡에 얽힌 이야기와 의미를 직접 풀어내며 음악팬들의 궁금증을 해소했다.‘회기동 단편선’으로 시작해, 2017년 해체한 밴드 ‘단편선과 선원들’을 거쳐 솔로 음반을 구상하던 단편선은 2022년 말 드러머 박재준, 베이시스트 송현우와 합주를 하게 된 것을 계기로 피아니스트 이보람, 기타리스트 박장미까지 계절마다 멤버들을 한 명씩 영입해 ‘단편선 순간들’을 결성했다. 단편선은 다른 밴드와 다르게 조금 더 느슨하고 유연하게 운영하는 밴드의 운영 방식에 대해서도 설명할 예정이다.독립음악 프로덕션 오소리웍스를 통해 천용성 등 다양한 뮤지션들과 작업해온 단편선은 8년 간의 공백기에 대한 이야기를 비롯해 자신의 음악 철학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밝힌다.이번 ‘트랙제로’에서는 단편선의 솔로 및 밴드 활동 전반을 아우르는 16곡의 플레이리스트를 함께 공개한다. 여기에는 ‘단편선 순간들’의 신곡뿐만 아니라, ‘단편선과 선원들’의 대표곡 ‘거인 (Feat. 곽푸른하늘)’, ‘연애 (Feat. 김사월)’, ‘러브송’과 ‘회기동 단편선’ 시절의 ‘전통’, ‘이상한 목’ 등이 포함된다.멜론은 ‘트랙제로’를 통해 매달 ‘이달의 아티스트’와 ‘이달의 추천 신곡’을 발표하며 다양한 아티스트와 명곡을 지속적으로 조명 중이다. ‘이달의 아티스트’는 국내에 음원을 발표한 적 있는 아티스트가 대상이며 ‘트랙제로 추천 신곡’은 3~4개월내 발매된 곡 중에 선정한다. ‘트랙제로’는 국내 음원플랫폼 업계 유일의 인디음악 지원사업이자, 인디음악을 대표하는 플랫폼 역할을 해오고 있으며 이를 통해 음악산업 전체의 동반성장에 주력하고 있다.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4.11.07 16:17
문화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 ‘라라라온’ 성료... 새로운 활력소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가 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소규모 대중음악 공연 ‘라라라온’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올해 ‘라라라온’은 전국 50개 소규모 공연장에서 8월 12일부터 10월 15일까지 약 두 달간 개최되었으며, 홍대 씬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뮤지션들과 유망한 신인 뮤지션들을 포함해 총 160팀이 최종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며 풍성한 무대를 선보였다.‘라라라온’은 전국의 소규모 공연장과 인디 뮤지션을 지원하고 다양한 음악 장르를 대중에게 소개하고자 기획된 지원사업으로, 관객들에게 신선하고 다채로운 음악 경험을 제공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올해는 공연 관람 후 리뷰 콘텐츠를 제작하는 서포터즈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됐다. ‘라라라온 서포터즈’는 블로그와 SNS를 통한 리뷰 작성, 공연 직캠 촬영, 카드 뉴스 및 아티스트 인터뷰 콘텐츠 제작 등 인디 음악을 사랑하는 관객의 시선에서 약 100여 건의 콘텐츠를 제작했다.‘라라라온 서포터즈’가 꼽은 ‘2024 라라라온 최고의 공연’으로는 9월 23일 프리즘홀에서 열린 공연이 선정됐다. 브로큰 발렌타인, 선셋 온 더 브릿지, 언오피셜, 랫가일이 출연한 이 공연은 비슷한 장르의 팀들이 모여 ‘펜타포트급’ 강렬한 재미를 선사했다는 호평을 받았다.특히 이 공연에서 브로큰 발렌타인은 강렬한 사운드와 서정적 감성을 아우르는 폭발적인 무대를, 선셋 온 더 브릿지는 전통 드라이브 사운드를 바탕으로 파워풀한 하드 록과 화려한 보컬로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또한 언오피셜은 작사, 작곡, 연주, 녹음, 프로듀싱까지 직접 주도하는 프로듀싱 듀오로서 개성 넘치는 음악을 선보였고, 랫가일은 펑크의 중독성과 실험적 색채를 담은 음악으로 독창적인 무대를 꾸몄다.총 50회의 ‘라라라온’ 공연은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과 호응 속에서 마무리되었으나,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각 출연팀의 대표곡 라이브 클립과 쇼츠 영상을 계속해서 즐길 수 있다.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4.11.01 14:56
생활문화

2024 경기인디뮤직페스티벌, 다채로운 볼거리와 먹거리로 풍성한 축제 제공

가을 정취를 느끼며 다채로운 인디 뮤지션들의 무대를 감상할 수 있는 ‘2024 경기인디뮤직페스티벌’(이하 인뮤페)이 다양한 F&B 입점 업체와 다채로운 부대행사로 페스티벌의 열기를 더할 예정이다.공연뿐만 아니라 환경을 생각하는 인식을 높이는데 앞장서며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F&B와 기업이 입점하며 다채로운 먹거리와 즐길 거리를 선보인다.스녹워터는 친환경 종이재질과 해양심층수를 활용한 프리미엄 종이팩 업체로 유해물질이 발생하지 않는 멸균팩으로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고 생수의 새로운 기준점을 만들어가고 있는 브랜드로써 친환경을 추구하는 글로벌 리빙 브랜드인 크로우캐년과 콜라보한 ‘스녹워터X크로우캐년’ 종이팩 생수를 관람객 모두에게 증정한다. 또한 19년도부터 현재까지 다양한 축제현장에 다회용기 서비스를 제공하며 자원 순환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있는 스타트업 ‘트래쉬버스터즈’는 일회용품 사용 감소뿐만 아니라 자원 순환의 중요성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며 친환경 페스티벌에 걸맞는 다회용기 제공에 나선다.그 밖에 AR APP 플랫폼&웹 개발, 영상 프로덕션, 광고 대행 등 온라인 쇼핑몰 뿐 아니라 오프라인 매장까지 운영하며 자사 브랜드를 구축하고 있는 (주)엠케이트라움샵이 이벤트를 통해 제품을 증정하고 단일지점으로 100억 매출을 돌파하며 셀트리온 스킨큐어 3년 연속 1위를 달성한 에스테틱 브랜드 케어바이미 또한 다양한 이벤트로 관객들에게 선물을 증정할 예정이다.페스티벌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먹거리 또한 빼놓을 수 없다. 트레일러 음료차 ‘카페소풍’, 수제 타코야끼 ‘명품한입’, ‘베테랑’ 등과 ‘꼬꼬킹강정’, ‘젤라달콤’, ‘드림푸드’, ‘아재김밥’, ‘좋은날 푸드’, ‘그남자’, ‘미스터팔봉이쿡’, ‘힙끼’, ‘필리필리’, ‘리버풀 푸드트럭’, ‘푸드드림’, ‘하하푸드트럭’, ‘저크트럭’ 등 다양한 먹거리 운영으로 관람객들의 즐거움을 더 할 예정이다.경기인디뮤직페스티벌 주최측은 티켓 입장권 구매자에 한해 평화누리공원 스테이지와 도보5분 거리의평화누리 캠핑장 예약 이벤트와 텀블러 지참 이벤트, 푸드트럭 쿠폰 이벤트 등 다양한 이벤트를 공식 홈페이지에서 진행 중이다. 2024.10.08 15:51
뮤직

‘30주년’ 윤도현이 살아가는 힘..음악으로 걸어가는 길 [줌人]

과거 히트곡들이 릴스 및 유튜브 숏츠 등 숏폼을 타고 재조명 받는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가운데, 윤도현과 그의 소속 밴드 YB의 구(舊) 곡들도 최근 잇달아 주목 받고 있다. 윤도현이 2005년 발표한 솔로곡 ‘사랑했나봐’나 YB가 2011년 발표한 ‘흰수염고래’가 대표적이다. 이들 곡이 숏폼을 통해 새 숨결을 얻으며 초등생들 사이에도 회자되는 등 세대를 초월한 인기를 얻으며 스테디셀러로 거듭나고 있다. 명곡의 힘이 주목받고 있는 요즘, 명곡을 탄생시킨 이 뮤지션의 ‘현재진행형’ 활동상 또한 눈길을 끈다. 윤도현은 1994년 솔로 1집을 발표, 올해 데뷔 30주년을 맞았는데 연차를 무색하게 하는 ‘열일’ 행보가 인상적이다. 특히 내년 YB 결성 30주년을 앞둔 그는 현재 밴드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YB 활동과의 병행 어려움에 최근엔 2년간 맡아 왔던 MBC FM4U ‘4시엔 윤도현입니다’ DJ직도 내려놨다. 윤도현은 DJ 하차 소식을 직접 밝히면서 “YB 활동을 계속하고 있고, 밴드의 유지와 공연은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라며 “창작 작업, 앨범 제작, 이미 오래전에 계약된 뮤지컬 ‘광화문 연가’ 등 병행해야 할 일이 많아졌다”고 청취자에 양해를 당부했다. 라디오를 통해 매일 청취자를 만나는 일은 어렵게 됐지만 공연장에선 여전히 혈기 왕성한 윤도현과 YB를 만날 수 있다. 올해 3월부터 4개월간 2024 YB 투어 ‘라이츠 : 인피니티’를 통해 전국 각지의 팬들을 만나온 이들은 7월 이후 본격 페스티벌 시즌이 도래하며 ‘청춘썸머나잇 – 고양’, ‘장흥 Rock 페스티벌’. ‘JUMF 2024 전주얼티밋뮤직페스티벌’, ‘제 2회 강진 하맥축제’, ‘2024 KT 보야지 투 자라섬’, ‘2024 파주포크 페스티벌’, ‘러브 칩스 페스티벌 2024’, ‘2024 경춘선숲길 가을음악회’, ‘경기인디뮤직페스티벌 2024’, ‘2024 페스티벌 광명’ 등 그 수를 헤아리는 게 무의미할 정도로 많은 페스티벌에 단골 뮤지션으로 출연하고 있다. 올해 들어 밴드신이 크게 주목 받으며 록 음악이 가요계 대세 장르로 약진한 분위기 속, 음악과 무대 열정 만큼은 여전히 푸릇한 청춘이자, 대세 중 대세 행보다. 최근 윤도현은 후배 밴드 엑스디너리 히어로즈의 신곡 ‘인스테드’에 피처링으로 참여하는가 하면, 이들의 단독 콘서트 무대에도 게스트로서 참여해 공연을 빛내는 등 밴드 선배로서 후배를 든든하게 지원사격 하기도 했다. 또 앞서 언급한 윤도현의 ‘사랑했나봐’는 글로벌 숏폼 플랫폼 틱톡이 지난 8월 공개한 올여름 한국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음원 순위에서 무수한 인기곡을 제치고 8위에 오르며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19년 전, 2005년 발매된 곡으로서 눈에 띄게 높은 순위로 이목을 끌었다. 윤도현은 자타공인 한국 대표 록발라드 보컬리스트이자 명MC, 명DJ, 뮤지컬 배우로서 쉼 없이 이어온 다양한 궤적의 활동으로 현재에 이르렀지만, 그 자신보다는 소속 밴드로서의 특별한 시점을 준비하는 데 몰두하고 있다. 2002년 월드컵을 기점으로 ‘국민밴드’로 거듭난 뒤에도 다수의 히트곡을 내놓으며 활동을 이어온 YB는 어느덧 밴드신에서도 대선배의 지위에 올랐지만, 여전히 뜨겁게 타오르는 열정 만큼이나 새 작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속사 관계자는 “윤도현은 올해가 개인의 데뷔 30주년이지만 그에 대해 큰 의미를 두기보단 내년 YB 30주년을 맞아 앨범 작업과 다양한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라며 기대를 당부했다. 암 투병이라는 인생의 큰 파고를 넘기면서도 완치 후에야 비로소 세상에 꺼내놨을 정도로 마이크를 놓지 않는 모습은, 그에게 있어서 음악이 갖는 의미를 새삼 떠올리게 한다. 그렇게 음악은 ‘30주년’ 윤도현이 살아가는 힘, 걸어가는 길이다.한편 YB는 최근 한국갤럽이 전국 만 19세 이상 69세 이하 남녀 105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21세기 가장 사랑받은 밴드’ 1위에 오르며 명실상부 국민밴드의 위용을 과시했지만 내년 30주년을 앞두고 대대적인 변화를 앞두고 있다. 영국 출신 기타리스트로 15년간 YB에서 함께 한 스캇 할로웰이 오는 13일을 끝으로 팀을 떠나는 것. 오는 10일 홍대 롤링홀에서 열리는 YB 콘서트 ‘커튼콜’이 스캇 할로웰의 마지막 공식 공연이 된다. 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4.10.07 05:55
뮤직

‘BTS 정국 추천’ 인디 뮤지션 뎁트, 첫 亞 투어 화제

싱어송라이터 뎁트가 성공적인 첫 아시아투어로 팬들의 호응을 이끌었다.뎁트는 지난 5월 대만과 태국 방콕, 지난달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투어를 통해 아시아 팬덤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오는 9월 13일 말레이시아, 9월 15일 싱가폴 공연을 앞두고 있다.뎁트는 “2년 전 BTS 정국님이 인스타그램에 제 노래를 포스팅한 일이 좋은 계기가 되었다. 베트남에서는 스포티파이와 유튜브에서 큰 인기를 얻었고, 일간 및 주간 차트에도 올라갔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최근에 ‘반 고흐’라는 노래가 바이럴 차트에 올랐다. 아시아에서의 인기는 4년전부터 꾸준히 상승해왔다. 특히 영어 노래를 발매한 시점부터 조금씩 인기가 올라갔다”고 밝혔다. 뎁트의 곡 ‘윈터 블러썸’은 2022년 4월 당시 정국이 자신의 SNS에 이 노래를 배경으로 춤을 추는 모습을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뎁트는 “이번 아시아 투어는 처음이며, 직접적인 팬들의 요청에 힘입어 기획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투어를 상상하기 어려웠지만 팬들을 위해 도전하게 되었다. 용기를 준 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뎁트의 아시아 투어 타이틀은 ‘위 메이크 어 뉴 컬처(We Make a New Culture)’로, ‘팬들과 함께 소통하고 즐기는 공연을 함께 만들어간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뎁트는 “콘서트 무대 구성은 제가 메인 보컬과 기타를 맡고, 피쳐링 보컬, 드럼 세션, 키보드 세션 등 4명이 함께한다. ‘반 고흐’ 및 ‘윈터 블러썸’, ‘러브 송’, ‘어쩌면 또 마지막이 될까봐’, ‘어텀 브리즈’, ‘하우스 파티’ 등 히트곡들이 주요 레퍼토리”라고 소개했다.뎁트는 2016년 7월 첫 싱글 ‘편하게 들어’를 통해 데뷔했다. R&B 소울, 팝발라드, 얼터너티브 등 다양한 스펙트럼의 노래들을 작사, 작곡, 노래하고 프로듀싱하고 있다.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2024.09.02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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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리 등이 노래한 8월의 소녀를, ‘꽃순이’를 잊지 말아요 [현장에서]

8.15 광복절 하루 전날인 8월 14일은 ‘세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이다. ‘기림의 날’은 1991년 8월 14일 위안부 피해자인 고 김학순 할머니가 피해 사실을 최초 공개 증언한 날로, 2012년 12월 타이완에서 열린 제11차 아시아연대회의에서 매년 이날을 ‘세계 위안부 기림일’로 정했다. 일제의 갖은 수탈과 강제동원 등 만행 속 희생된 각국 위안부들을 추모하고 기리며 역사를 바로 세우자는 의지를 다짐하는 날이다. 가요계에서도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마음을 모아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추모와 위로를 해왔다. 대표작은 여성 뮤지션들이 중심이 돼 선보인 컴필레이션 앨범 ‘이야기해주세요’다. 소규모아카시아밴드 보컬 송은지의 제안으로 2012년 시작된 ‘이야기해주세요’ 프로젝트는 오지은, 한희정, 정민아, 소히, 이상은 등 홍대를 거점으로 활동해오던 여성 뮤지션들이 마음을 모아 선보인 첫 앨범으로 반향을 일으켰으며, 이듬해 발매된 두번째 앨범엔 호란, 소이를 비롯해 이효리도 자작곡으로 참여해 화제가 됐다. 저마다의 개성에 마음을 실어 만든 다양한 곡들이 먹먹함을 더한 가운데 이 중 이효리가 부른 ‘날 잊지 말아요’는 2022년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코코순이’의 엔딩 크레딧에 삽입되기도 했다. 2019년까지 세번째 앨범까지 발매된 ‘이야기해주세요’를 통해 지금까지 총 47곡이 세상에 나왔다.그런가하면 이효리는 2017년 발매한 ‘블랙’ 앨범 수록곡 ‘다이아몬드’를 통해 다시 한 번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위로했다. 이효리가 작사, 작곡하고 이적과 함께 편곡한 이 곡은 ‘그대여 잘 가시오/ 그동안 고생 많았다오/ 그대여 편히 가시오/ 뒤돌아보지 말고 가시오’라고 시작하는 가사를 통해 진심 어린 위로를 건넨다.이 곡에 대해 이효리는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위안부 할머니가 돌아가신 기사를 보다가 가사가 떠올랐다. 거창하게 할 수는 없고 돌아가신 분들에게, 꼭 위안부 할머니가 아니더라도 권력이나 기업에 맞서 싸우다 힘없이 포기하고 돌아가시는 분들이 많지 않나. 꼭 죽음이 아니더라도. 그분들께 따뜻한 위로를 건네고 싶은 마음이 큰데 어떻게 할까 하다가 음악을 하는 사람이니까 곡으로 표현해보자 싶었다”고 밝혔다. 인디 뮤지션 하이미스터메모리의 ‘꽃순이 이야기’도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위로하는 노래다. 2010년 9월 발매된 두번째 앨범 ‘내가 여기 있어요’에 수록된 이 곡은 멜로디는 밝고 경쾌하지만, 할머니들을 ‘꽃순이’에 비유한 가사를 통해 슬픈 역사를 서술한다.‘이건 누구나 다 알고 있지만 차마 다 말 못했던 얘기하하하 웃고 있어도 눈물나는 꽃순이 얘기꽃순이 열다섯 꽃순이 눈이 예뻤던아마도 마법에 걸린 걸거야 꿈을 꾸고 있는 걸거야꽃 이름 새겨놓은 꽃 같은 방에서 꽃 같은 눈물만 흘렸네문이 열리고 햇빛이 비치는 밖으로 나왔을 때 할머니가 되었네꽃순인 꽃신을 신고 하늘까지 날았었네 눈이 맑고 너무 예쁜 꽃순이 눈물 흘렸네꽃순이’현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는 전국에 총 9명이 생존한 상태인데 최근 위안부에 대해 ‘자발적 매춘’을 주장하거나 이를 두고 ‘논쟁적 사안’이라 주장하는, 귀를 의심케 하는 일각의 목소리가 커져 논란이 되고 있다. 하지만 세계가 동의하는 역사를 부정하는, 의도성을 띤 주장은 결코 진실을 가리진 못하는 법. 노래의 울림이 더 크게 느껴지는 요즘, 이 노래들이 누군가의 혹은 누군가를 위한 용기가 아닌, 그 자체의 위로로 받아들여지는 날들이기를 기원한다. 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4.08.15 09:45
스타

[왓IS] 19년 전 생방송 노출 사고…럭스 멤버 “평생 뉘우치겠다”

19년 전 MBC 생방송 음악프로그램에서 발생한 신체 중요 부위 노출 사건과 관련된 인디밴드 럭스의 멤버 원종희가 사과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원종희는 지난 4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 영상을 통해 “오늘은 다시 한번 진심으로 여러분에게 사과 드리기 위해 카메라를 켰다”며 “지난 2005년 7월 30일 지금으로부터 19년 전에 MBC ‘음악캠프’ 생방송에서 성기 노출 사고가 있었다. 당시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평생 제 잘못에 대해 계속 뉘우치며 살아가도록 하겠다”며 “당시 사고 이후에도 수년동안 제 나름대로 여러 크고 작은 자리에서 지속적으로 사과를 드렸지만 이렇게 유튜브 영상을 통해 진심을 다해 사과드린다. 정말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해당 사고는 2005년 ‘음악캠프’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뮤지션을 소개하는 코너인 ‘이 노래 좋은가요’ 첫 무대에서 발생했다. 당시 무대 도중 인디밴드 카우치 멤버 1명과 스파이키 브랫츠 멤버 1명이 갑자기 바지를 벗고 하빈신을 드러낸 채로 뛰기 시작해 약 7초간 방송 사고가 일어났다. 원종희가 소속된 럭스는 직접적인 노출 당사자는 아니지만, 다른 밴드 멤버들과 함께 무대를 꾸린 바 있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4.08.14 08:57
연예일반

‘원더리벳 2024’ QWER→실리카겔... 1차 라인업 공개

‘원더리벳 2024’(WONDERLIVET 2024)의 1차 라인업이 베일을 벗었다.1일 ‘원더리벳 2024’은 공식 SNS 채널을 통해 역대급 스케일의 1차 라인업을 공개하며, 공연을 기다리는 관객들의 기대감을 높였다.오는 11월 8일부터 10일까지 3일간 경기 고양 킨텍스 7, 8, 9B홀에서 열리는 ‘원더리벳 2024’는 제이팝 & 아이코닉 아티스트를 베이스로 한 글로벌 음악 페스티벌로 라이브 엔터테인먼트 브랜드 리벳과 공연 제작사 원더로크가 공동으로 주최한다.공개된 1차 라인업에 따르면 일본 대세 싱어송라이터 미레이)를 필두로 트렌디한 보컬리스트 야마, ‘초대형 인원’을 자랑하는 국민 걸그룹 AKB48(에이케이비포티에잇)과 유니즌 스퀘어 가든, 아타라시이 각코!, 크리피 넛츠, 맨 위드 어 미션 등 국내외 J팝 열풍을 이끌고 있는 뮤지션 총 17팀이 ‘원더리벳 2024’ 무대에 선다.이뿐만 아니라 인디신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실리카겔과 ‘글로벌 최애 밴드’ QWER을 포함해 얼터너티브 그룹 바밍타이거, 4인조 밴드 데이브레이크 등 실력파 국내 아티스트들도 대거 합류해 무대를 꾸민다.1차 라인업 공개와 함께 ‘원더리벳 2024’에 대한 글로벌 음악팬들의 예매 열기도 점차 뜨거워지는 가운데, 지난 30일 라인업이 공개되지 않은 상태에서 오픈된 블라인드 티켓이 약 5분 만에 초고속 매진을 기록하며 본 공연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을 실감케 했다.‘원더리벳 2024’의 일반 티켓 예매는 8일 오후 12시 티켓링크와 멜론티켓을 통해 오픈되며, 관객들의 편의를 위해 페스티벌이 개최되는 기간 동안 공연장과 수도권을 왕복하는 카카오T 셔틀버스가 운영될 예정이다.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4.08.01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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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인터뷰]어떤 무엇도 아닌…여전히 정준일이다

“이걸(음악) 해서 뭐가 되고 싶다는 게 없어요. ‘하다 보면 언젠가 더 잘 되지 않을까’란 생각을 안 했던 건 아닌데, 한해 한해 갈수록, 주제파악이 되는 것 같아요. 음악을 할 수 있는 기회와 환경만 주어지면 계속 하면 좋겠다 싶어요. 음악은 내가 하고자 하는 목적이자, 가고자 하는 방향입니다.”새 앨범 ‘어떤 무엇도 아닌’으로 돌아온 정준일을 만났다. 앨범 단위 발매로는 5년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텀을 두고 공개된 이번 앨범에는 타이틀곡 ‘러브 어게인’을 비롯해 ‘아는 사이’, ‘꾹꾹’, ‘커즈’, ‘유니버시티’, ‘루네’까지 정준일만의 짙은 감성이 유기적 구성으로 채워졌다. 타이틀곡만 듣고 보내버리기엔 아쉬운, 정준일표 감성의 ‘진수’를 담은 수작이다. 이번 앨범에서 정준일은 보컬 작업에 보다 신경썼다고 했다. “이전엔 사운드나 연주에 대한 깊은 고민을 했다면 지금은 보컬의 질감이나 가사의 디테일한 표현 등에 더 포커싱 돼 있죠. 레코딩 과정에서도 나름대로는 실험하듯 믹스와 후반작업을 반복했던 것 같아요. 이번 앨범은 그런 기본적인 방향성을 갖고 작업했죠. 감정적이라기보다는 이성적이고 기술적인 작업이었던 만큼, 듣는 분들이 그 부분도 들어주시면 좋겠어요.”그는 앨범 발매에 앞서 KBS2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 윤종신 편에 출연해 당당히 우승을 차지했다. TV 프로그램 출연이 뜸했던 그로선 코로나19 팬데믹 전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반 고정으로 출연했던 2019년 이후 무려 4년 여 만에 TV 무대에서 노래를 부른 것 자체로도 화제가 됐는데,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우승까지 거머쥐며 ‘명불허전’ 실력을 입증했다. 정준일의 선곡은 성시경 원곡 ‘넌 감동이었어’였다. ‘월간 윤종신’을 통해 탄생한 히트곡 ‘말꼬리’의 주인공이기도 한 만큼, 윤종신 음악의 감성을 누구보다 잘 표현할 수 있는 윤종신 편의 ‘비밀병기’였던 그지만 모처럼의 무대에서, 그것도 ‘전설’ 윤종신과 너무도 가까운 그였기에 쉬운 도전은 아니었다. 무대를 마치고선 실수 없이 노래를 끝냈다는 안도감에 눈물을 쏟기도 했다. “어떤 포커스에 꽂혀서 슬펐던 건 아니고, 다양하고 복합적인 감정이 순간 스쳐 지나갔던 것 같아요. 노래 시작 전과 후 느낀 온도차가 있었는데, 여기 계신 분들이 나를 모르지만 내 노래를 좋게 들었나보다 하는 안도감에 고마워서 울컥했던 것도 있어요. 또 종신이형이 그 자리에 앉아 있는게 너무 좋았어요. 형이 뭐라 (평가)하든 나에겐 의미 없었죠.”꿈이 없던 학창 시절, 대학에 들어가서야 비로소 피아니스트를 꿈꿨던 정준일은 무심코 쓴 곡을 불러줄 사람이 없어 직접 부른 게 계기가 돼 지금의 싱어송라이터 뮤지션의 길을 걷게 됐다. 3인조 밴드 메이트로 데뷔한 게 2009년이니, 어느덧 전업 뮤지션으로 데뷔한 지도 15년이다.“임경선 작가님이 어떤 직업을 선택할 때 ‘나도 할 수 있어’ 정도면 하면 안되고 그 직업을 경외시 해야한다고 하셨는데 저에게 음악은 그런 것 같아요. 좋아하는 정도가 아니라 경외시였죠.” 그런 마음으로 시작한 음악이라서였을까. 음악인 정준일의 내면은 너무도 치열했다. 그 스스로 쉽게 만족하는 법이 없었고,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하는 순간은 고통의 시간이기도 했다. 그는 “스스로 부족함을 많이 느끼는데, 그래야만 하는 것 같다. 되고 싶은 이상향과 현실의 나는 다르지만 지금의 내 어법에 맞는 좋아하는 게 또 탄생하고, 그런 게 나를 노력하게 하는 힘이 되는 것”이라 말했다. 진심을 다한 음악에 대중은 반응했다. 메이트의 음악은 물론, 정준일이 솔로로 발표한 음악들도 ‘인디신’의 한계를 넘어 대박을 치며 그는 소위 스타 플레이어로 거듭났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대중적으로 사랑을 많이 받기 시작한 순간은 음악인으로서 그가 불행하다 느끼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감사하게도 ‘안아줘’가 사랑받으며 물질적인 것들이 채워졌는데, 오히려 더 허무하게 느껴지는 감정들이 있었어요. 또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양일간 7000~8000명 앞에서 공연 한 적이 있었는데, 200명 앞에서 할 때보다 안 행복하더라고요. 뭐가 문제일까 고민했죠. 내가 만족하는 방향의 공연을 할 수 없었고, 어느 순간 ‘나를 좀 봐 달라’는 느낌으로 음악 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죠. 그 때 불행하다 느꼈어요.”그러나 정준일은 고민의 무게를 혼자 짊어지기보단 ‘사람’과 함께 나누며 스스로 정체되지 않고, 나아갔다. 이번 앨범 ‘땡스 투’에 적힌 무수한 이름들이 바로 정준일을 여전히 음악인으로 살게 하는 힘이다. 초년 시절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지금은 ‘흑역사’라며 쑥스러워하지만 다시 재현하기 힘든 추억이 된 순간들이나, 페퍼톤스·노리플라이 등 막역한 동료들과 함께 한 재기발랄한 공연 등은 현재의 정준일에게 남아 있는 무형의 커다란 힘이다. 인터뷰 말미, 앨범 타이틀 ‘어떤 무엇도 아닌’의 뒤에 생략된 무언가가 있는 것인지 묻자 “나도 될 수 있고, 음악도 될 수 있고, 다 될 수 있을 것 같다”며 담담하게 향후 음악으로 하게 될 이야기들에 대해 언급했다. “사는 것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해요. 뭐가 되려고 사는 것 같지만 사실 아무 것도 되지 않고 끝나는 게 대부분이죠. 어떻게 보면 삶과 크게 닮아 있다고 생각해요. 인생도 사랑도 뭐가 있을 것 같은데 아무 것도 없는, 신기루 같은 거잖아요. 허무주의와는 다른 얘기지만, 앞으로도 그런 이야기를 좀 더 지루하지 않게 계속 하게 되지 않을까, 아주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다가 끝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4.07.29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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