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벌써 4번째' 황대헌·박지원 또 충돌…박지원 결승 좌절, 국가대표 승선도 비상
이른바 ‘팀 킬’ 논란까지 일었던 쇼트트랙 황대헌(24·강원도청)과 박지원(27·서울시청)의 충돌이 또 일어났다. 지난달 2024 국제빙상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1000m 결승 이후 한 달도 채 안 된 시점이자, 이번 시즌에만 벌써 4번째 충돌이다.박지원은 6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4~25 쇼트트랙 국가대표 1차 선발전 남자 500m 준결승 2조 경기 도중 밀려나 펜스에 부딪혔다. 공교롭게도 박지원이 밀려 넘어진 선수는 이번에도 황대헌이었다.박지원과 황대헌의 충돌은 첫 바퀴 곡선 주로에서 나왔다. 황대헌이 인코스를 통해 박지원을 추월하려는 과정에서 박지원이 휘청이며 밀려나 결국 펜스와 충돌했다. 박지원은 다시 레이스에 나섰으나 이미 크게 뒤처진 뒤였다. 결국 박지원은 1분 16초대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황대헌을 포함한 상위 4명의 선수들은 모두 41초대 기록이었다.이탈리아 출신 국제심판으로 이날 경기 주심을 맡은 알렉산드로 마우리 위원은 다만 황대원에게 페널티를 부여하지 않았다. 황대헌은 2위로 결승에 올랐고, 박지원은 그대로 준결승에서 탈락했다.이번 탈락으로 박지원은 국가대표 승선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전날 남자 1500m 2위에 올라 랭킹포인트 21점을 획득했던 박지원은 남자 500m 랭킹포인트 획득에는 실패하면서 종합 순위 3위로 내려앉았다.차기 시즌 쇼트트랙 국가대표는 1, 2차 선발전 개인 6개 종목 합산 랭킹포인트로 결정된다. 만약 박지원이 다음 시즌 국가대표로 선발되지 못하면 병역 의무로 인해 2026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출전이 불투명해진다. 반면 황대헌은 이미 병역 혜택을 받아 국가대표 선발 여부와 관계없이 올림픽 출전이 가능하다.경기 도중 박지원이 황대헌과 충돌한 건 올 시즌에만 벌써 4번째다. 지난달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거듭된 반칙으로 거센 논란이 제기된 뒤 또 한 번 같은 논란이 발생한 셈이다.
황대헌은 지난해 10월 ISU 월드컵 1차 대회 1000m 2차 레이스 결승에서 박지원을 뒤에서 미는 반칙으로 옐로카드까지 받아 모든 포인트가 몰수된 바 있다. 이어 지난달 17일 ISU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500m 결승에서는 인코스를 비집고 들어가 추월하려다 박지원을 몸으로 밀어내 또 페널티를 받았다.그리고 바로 다음날 남자 1000m 결승에서 역시 박지원에게 선두 자리를 내준 황대헌이 손을 이용해 박지원을 밀치는 반칙을 범해 거센 논란으로 이어졌다. 박지원은 황대헌에게 반칙을 당했던 3경기 모두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국가대표로 자동 선발될 수 있었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기회도 모두 날아갔다.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친 뒤 귀국길에서 황대헌은 “서로 경쟁하던 상황이었다. 시합을 하다 보면 충분히 많은 상황과 변수가 생긴다. 절대 고의로 그런 건 아니니 너무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해명하면서도 “좋지 않은 결과가 나와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사과했다. 충돌 여파로 목 보호대와 왼팔에 붕대에 감은 채 귀국한 박지원은 “속이 울렁거리는 현상이 계속돼 (목을) 고정했다”면서 황대헌으로부터 사과를 받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지금은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대한빙상경기연맹은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500m 결승과 1000m 결승에서 발생한 박지원과 황대헌의 충돌과 관련해 조사를 펼쳤지만 고의성은 전혀 없었고 팀 킬을 하려는 의도도 전혀 없었다”며 “기록이 아닌 순위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는 쇼트트랙의 특성상 성수 간의 충돌은 우발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요소로, 이번 충돌 역시 그 연장선에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조사 결과 발표 이후 약 열흘 만에 4번째 충돌이 또 발생하면서 또 다른 논란 역시 불가피해졌다.김명석 기자
2024.04.06 1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