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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실적 부진에도 오너가의 보수 상승법칙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업종에서 임직원과 임원의 보수 격차가 벌어지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오너가인 지배주주의 보수는 ‘코로나 한파’ 없는 그들만의 상승의 법칙이 존재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대기업의 정규직 수가 줄어들고 있지만, 오너가는 배를 불리며 그들만의 세상을 살고 있다. 정의선 보수 증가율 1위, 조원태 64% 2일 업계에 따르면 임직원의 임금 상승률보다 보수 임원의 급여 상승률이 높다. 소위 말하는 ‘별’을 달면 보수가 껑충 뛴다. 하지만 신입 사원 입사부터 차근차근 밟아 임원이 되는 일반인보다 오너가 지배주주의 임금 상승률이 훨씬 높다. 지난달 24일 경제개혁연구소는 '위기극복과 고용을 위한 기간사업안정기금'의 지원 대상인 항공·해운·자동차·조선·기계·석유화학·정유·철강·항공제조 등 9개 업종에 속한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상장사를 분석해 보고서를 내놓았다. 2020년 초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동일한 사내이사 구성을 가진 상장사 220곳을 분석했는데 사내이사와 지배주주인 미등기임원의 올해 상반기 평균 보수(퇴직금, 주식매수선택권 행사에 따른 이익 제외)가 2억3434만원으로 2020년 상반기(2억1999만원) 대비 6.52%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220개 기업의 근로자 평균 임금의 상승률은 1.44%에 불과했다. 특히 5억원 이상 보수를 받는 지배주주의 임금 상승 폭이 컸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경우 현대모비스에서 2020년 상반기 대비 2021년 상반기 보수가 2배 이상 껑충 뛰었다. 2020년 6억800만원이었던 보수가 올해는 12억5000만원으로 105.59%나 증가했다. 현대차에서도 2020년 상반기 15억7500만원에서 올해 상반기 20억원으로 26.98% 증가율을 보였다. 이처럼 보수가 급증한 것은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직급이 상승한 영향 때문이다. 대표이사라는 직위는 변동이 없었지만 수석부회장이었던 정의선은 2020년 10월 아버지 정몽구의 뒤를 이어 현대차그룹 회장직에 올랐다. 수석부회장이었던 2020년 상반기에 기본연봉이 6억800만원이었지만 회장이 되면서 기본연봉이 12억5000만원으로 2배 이상 껑충 뛰었다. 현대모비스 측은 정의선 회장의 임금에 대해 “직무·직급(회장)과 근속 기간, 회사기여도, 인재육성 등을 고려한 임원급여 테이블 및 임원 임금 책정기준 등 내부기준에 따라 기본연봉 12억5000만원을 분할지급했다”며 “사내이사의 연봉은 기본연봉(BASE-PAY)과 역할연봉(ROLE-PAY)으로 구성되며 직급, 직책, 전문성, 수행업무, 회사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한다”고 밝혔다. 5억원 이상 고액 수령자 중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상승률이 두 번째로 높았다. 조원태 회장은 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에서 2020년 상반기 5억1700만원을 받다가 올해 8억4900만원을 수령하며 보수 상승률 64.22%를 기록했다. 2019년 대비 2020년 한진칼의 매출이 35.97% 급감했음에도 조원태 회장의 보수는 상승했다. 한진칼 관계자는 이에 대해 "2020년 3월까지 사장직급 급여를 수령했다. 이사회의 승인을 거쳐 2020년 4월부터 회장직급 급여로 인상되다 보니 직급에 따라서 보수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화장품 업계의 아모레퍼시픽에서도 대표이사의 보수가 크게 올랐다. 보고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2019년 대비 2020년 매출이 22.92% 감소했다. 코로나 한파로 고용증가율 -10.34%를 보이는 등 직원까지 줄여야 했다. 하지만 2020년 매출 감소 여파에도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보수는 2020년 상반기 8억1600만원에서 올해 상반기 11억2100만원으로 37.38% 급증했다. 지배주주와 전문경영인 간 보수 괴리 같은 회사의 임원이라고 해서 보수 상승률이 똑같지 않다. 엄연히 오너가 지배주주와 전문경영인 간 괴리가 존재한다. 기업에서 정하는 임원 직급에 따라 보수가 크게 차이 나기 때문이다. 보통 오너가가 주로 차지하는 직급인 회장과 부회장 등에 높은 직급 보수가 책정된다. 이승희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은 “지배주주가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들은 고정보수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보수 탄력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며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서 근로자의 고용이나 임금 조건의 악화에도 임원들의 보수가 증가하는 현실은 임원 보수체계의 개선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경제개혁연구소의 220곳의 조사 대상 기업에서 2021년 상반기에 5억원 이상의 고액보수 수령자는 모두 75명으로 나타났다. 퇴직금과 주식매수선택권 행사이익을 제외한 금액 기준이다. 75명 중 지배주주가 59명에 달했고, 전문경영인은 16명에 그쳤다. 회장과 부회장 등 지배주주의 직급은 고정보수 비중이 높아 코로나19로 인한 경영위기가 보수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경제개혁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지배주주들은 고정보수인 급여의 비중이 평균 83.83%에 달했다. 반면 전문경영인의 경우 고정보수가 43.32%로 절반도 미치지 못했다. 대신 성과보수인 상여의 비중 48.05%로 높았다. 이 같은 법칙으로 인해 오너가 지배주주의 보수는 코로나19 위기에도 대부분 증가했다. 59명 중 46명의 보수가 증가했다. 반면 전문경영인의 경우 상여의 비중이 높았던 터라 이 기간 16명 중 9명의 보수가 동결 또는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보수가 감소한 임원들의 보수내역을 살펴보면 급여 항목은 동결되거나 증가했다. 하지만 성과보수인 상여가 줄어 보수총액이 감소한 것이 확인됐다. 이처럼 보수체계에서도 오너가와 전문경영인의 간극이 존재함이 나타났다. 이승희 연구위원은 “객관적인 실적이 아니라 지배주주로서의 지위로 인해 고액의 보수가 보장되는 보수체계는 모럴해저드와 기업가치 훼손의 위험이 있다. 따라서 성과보수의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또 임원 보수에 관한 보다 구체적인 정보가 제공될 수 있도록 공시 대상과 서식이 개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12.03 07:01
경제

정몽구 4배, 허창수 5배…명예회장들 퇴직금의 비밀

재벌 총수들은 재직 중에 수십억 원의 연봉을 받는다. 현직일 때도 넉넉한 보수를 받지만, 은퇴 후 노후 자금은 더 풍성하다. 일반인의 경우 30년 근속했을 경우 많아야 2억~5억원 수준이지만 총수들은 기본 세 자릿수 퇴직금을 수령한다. 일반인과는 다른 마법의 퇴직금 계산법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은퇴 총수들 넉넉한 퇴직금…정몽구 역대 1위 19일 기업들의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에서 모두 825억원의 퇴직금을 받았다. 현대모비스에서 올해 상반기에 급여 4억7200만원과 퇴직소득 297억6300만원 등 총 302억3400만원을 수령했다. 앞서 현대차에서 지급 받은 퇴직금은 527억3200만원으로 현대모비스보다 많았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지난해 10월 아들 정의선 회장에게 바통을 넘기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올해 3월 마지막 남은 현대모비스 등기이사직도 내려놓으며 그룹 경영에서 손을 뗐다. 평생 써도 부족하지 않을 만큼 풍족한 노후 자금을 받았기 때문에 보통의 일반인들처럼 자리에 연연하지 않아도 됐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경영 승계를 통한 몸을 담게 된 현대차그룹에 일반인들보다 더 오랫동안 일했다. 근속연수가 현대차 47년, 현대모비스 43.8년이나 됐다. 40년 이상 근속을 했기 때문에 퇴직금을 더 불릴 수 있었다. 재계 2위 그룹을 거느렸던 정몽구 명예회장은 역대 최대 퇴직금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종전까지 최대 퇴직금은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647억5000만원이었다. 조양호 회장은 대한항공과 한진·한진칼·진에어 네 곳에서 퇴직금을 받았다. 근속 연수가 40년에 육박했다. 2018년 돌연 은퇴를 선언한 이웅열 전 코오롱 회장은 역대 3위 퇴직금 액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웅열 전 회장은 모두 5곳(코오롱·코오롱인더스트리·코오롱생명과학·코오롱글로텍·코오롱글로벌)에서 총 410억원의 퇴직금을 수령했다. 특히 ‘인보사’ 사태로 발목을 잡았던 코오롱생명과학에서도 32억2000만원의 퇴직금을 받아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는 그룹 계열사 중 가장 근속 기간(27년)이 길었던 코오롱글로벌보다 대표이사로 재직 기간(8년)이 짧았던 코오롱인더스트리에서 가장 많은 180억9000만원을 퇴직 소득을 얻었다. 임기보다 2년 일찍 자리에서 물러난 허창수 전 GS그룹 회장도 GS에서 96억8000만원을 퇴직금으로 받았다. 허창수 전 회장의 근속 연수는 15.8년으로 일반 총수들에 비해 짧았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GS건설 회장으로 재직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최소 수십억 원의 퇴직금이 추가될 전망이다. GS그룹 회장직을 이어받은 허태수 회장도 GS홈쇼핑의 직함을 떼면서 퇴직금을 받았다. 그는 23.9년 동안 몸담은 GS홈쇼핑에서 51억600만원을 수령했다. 일반인과 다른 ‘마법의 퇴직금 계산법’ 총수들은 한도 제한이 없는 퇴직금 계산법 적용으로 천문학적인 퇴직금을 챙기고 있다. 일반인의 경우 법정퇴직금이 적용되고 있다. 퇴사 직전 3개월 평균임금X근속연수로 계산된다. 예를 들어 은퇴 전 3개월 평균임금이 400만원에 30년 근속했다면 1억2000만원의 퇴직금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상무 이상급 임원 직급에 따라 지급률이 달라진다. 일반인은 1년에 1개월 치 월급으로 퇴직금이 정산되지만, 오너가의 경우 임원 직급이기 때문에 지급률이 많게는 6배 이상까지 계산된다. 이런 마법의 지급률 덕분에 퇴직금 액수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다. 정몽구 명예회장의 경우 현대모비스에서 평균급여가 1억7000만원이었다. 여기에 임원근무 기간 43.76년이 곱해졌고 지급률도 계산됐다. 현대모비스는 “경영진 인사 및 처우규정에 의거해 직급별 지급률(200~400%)에 따라 297억6300만원이 산출됐다”고 설명했다. 직급별 지급률은 400%로 4배였다. 이처럼 일반인보다 연봉이 높은 총수들은 직급별 지급률까지 곱해져 퇴직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되는 셈이다. 게다가 직급 지급률과 퇴직금 수령 한도는 총수들이 장악하고 있는 이사회의 승인에 따라 결정된다.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지 않고 퇴직금 지급 방식이 정해지기 때문에 마법의 지급률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직급 지급률은 대기업 오너의 경우 최소 300% 이상으로 책정되고 있다. 허창수 회장의 경우 월 기준급여 1억2300만원에 재임 기간 15.8년이 곱해졌다. GS는 “이사회 승인에 따라 직위별 지급률(250~500%)이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허창수 회장의 지급률은 5배에 달했다. 이웅열 전 회장의 퇴직금도 과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코오롱인더스트리 경우 “임원퇴직금 규정에 따라 월 보수 1억3333만원과 재직기간 및 직급별 지급 배수를 곱해 퇴직금 180억9000만원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2010년 분할 설립됐고 이웅열 전 회장의 재직기간은 8년에 불과했다. 하지만 코오롱인더스트리는 15배 이상의 직급별 지급률로 퇴직금을 정산해 논란이 됐다. 1년에 1개월 월급이 아니라 1년에 15개월 이상의 월급 치가 퇴직금으로 쌓이게 된 셈이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08.20 07:02
경제

재벌 오너들, 직원들과 달라도 너무 다른 보수 산정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이 대기업 오너일가 중 최대 규모의 퇴직금을 수령할 전망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정 명예회장의 퇴직금이 역대 총수들 중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정 명예회장은 퇴직금 527억3800만원을 수령했다. 그는 정의선 회장으로 바뀌기 전까지의 회장 재임기간(1월1~10월13일) 보수액 22억7700만원을 더해 현대차에서만 총 550억1500만원을 받았다. 현대차는 정 명예회장의 퇴직금과 관련해 “경영진 인사 및 처우규정에 따라 개별 책정된 연봉을 기준으로 퇴직기준급여액을 산정해 퇴직기준급여액에 임원근속연수 및 지급율을 곱해 최종 퇴직급여를 산정했다”며 “근속연수 47년을 규정에 맞춰 반영해 최종 퇴직금액인 527억3200만원을 산출했다. 여기에 임직원에게 근속에 따라 지급되는 장기근속퇴직격려금 600만원을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오너일가들의 퇴직금은 일반 직장인의 산정 방식과는 뚜렷한 차이가 있다. 법정 퇴직금 계산식은 ‘퇴직 직전 3개월’의 평균임금 1개월치가 1년 일할 때마다 적립된다. 다시 말해 월 평균 보수에 재직한 기간을 곱하면 쉽게 계산이 가능하다. 하지만 오너일가와 기업 임원들의 경우 퇴직금 적립 공식이 제각각이다. 현대차 측은 2020년 정 명예회장의 보수에 대해 “직무·직급(회장), 근속기간, 리더십, 전문성, 회사기여도, 인재육성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총 급여를 33억6000만원으로 결정하고 1월~10월 13일까지 역할변동 등을 감안해 급여 22억7700만원을 지급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단순하게 ‘법정 퇴직금 계산식’에 대입하면 연봉 33억6000만원의 1개월치 평균 월급은 2억8000만원이다. 여기에 근속기간 47년을 곱하면 퇴직금은 ‘131억6000만원’으로 계산된다. 그러나 정 명예회장은 527억3800만원을 수령했으니 일반인 퇴직금보다 4배 가량 더 높게 산정됐다. 이런 격차는 ‘직급에 따른 배수’ 때문으로 풀이된다. 재벌 회장 직급 프리미엄으로 인해 4배가 곱해진 셈이다. 주로 오너가가 장악하고 있는 이사회가 직급에 따른 배수를 결정하는데 이 부분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고 있다. 2019년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은 모두 647억4000만원의 퇴직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 494억5400만원, 한진 97억4000만원, 한진칼 45억1500만원, 진에어 10억3100만원의 퇴직금 규모를 보였다. 대한항공은 조 전 회장의 경우 퇴임 당시 월평균 보수, 직위별 지급률(6개월) 및 근무기간 39.5년을 고려해 지급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정 명예회장은 조 전 회장을 뛰어넘어 역대 최대 규모의 퇴직금을 수령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정 명예회장은 지난 2015년 현대제철에서 108억2000만원의 퇴직금을 지급 받았다. 현대차 퇴직금과 합치면 지금까지 총 635억5800만원에 달한다. 여기에 올해 3월 사내이사직을 내려놓는 현대모비스의 퇴직금도 산정될 전망이다. 정 명예회장은 1977년부터 현대모비스의 전신인 현대정공의 사장으로 줄곧 경영 행보를 이어왔다. 2020년 현대모비스로부터 받은 연봉이 17억3400만원이다. 이로 인해 현대모비스 퇴직금도 수백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와 같은 천문학적인 총수들의 퇴직금은 상대적 박탈감을 키우고 있다. 퇴직금 산정은 총수들의 연봉 산정의 불투명성과 맞물려있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해 현대차에서 40억800만원, 현대모비스에서 19억7200만원을 받아 총 59억8000만원을 수령했다. 코로나19 정국에서도 정 회장의 연봉은 2019년 51억8900만원과 비교했을 때 15% 가량 증가한 수치다. 정 회장의 보수가 큰 폭으로 올랐지만 현대차 직원들의 평균 급여는 2019년 9600만원에서 2020년 8800만원으로 8% 정도 감소했다. 현대모비스 역시 평균임금 9100만원에서 8800만원으로 감소했다. 이로 인해 사내에서 연봉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 16일 현대차 임직원을 대상으로 열린 온라인 타운홀 미팅에서 정의선 회장은 직원들의 성과급 논란을 진정시켜야 했다. 정 회장은 “성과급 논란에 대한 박탈감과 실망감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 직원분들이 회사에 기여를 한데 비해서 존중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부분에 대해서 굉장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미안함을 전했다. 이어 정 회장은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직원들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다. 올해 안에 변화가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03.22 11:03
경제

[돈만지는사람]상가전문가 최원철 "역세권·대형 아파트 신도시 상가는 무조건 성공? 망하기 딱 좋다"

'조물주 위에 건물주'.한때 이런 우스갯소리가 유행한 적이 있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소득은 늘지 않고, 사업은 갈수록 침체기를 걷는 가운데 '건물주'가 가장 안정적이라는 부러움을 빗댄 말이다.건물주가 되기 위해서는 20억~30억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 평범한 서민층은 평생 모아도 이루기 힘든 액수다.부동산 업계는 수십억원이 드는 건물주 대신 비교적 적은 액수로 주인이 될 수 있는 상가 점포 경매와 분양 시장에 주목해 왔다. 일반인들도 퇴직금과 은행권 대출을 묶어 투자해 월 200만~300만원 수준의 소득을 올릴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관심이 뜨겁다. 그러나 상가 경매와 분양은 꼼꼼한 상권 분석과 현장 답사가 동반돼야 성공할 수 있다. 일간스포츠는 지난 5일 상가전문가인 최원철 SJ부동산전략연구소 대표이사를 만났다. 최 대표는 "상가 분양과 아파트·주택 거래는 완전히 다르다. 공급자 말에 의존해 상가를 분양받으면 큰 손해를 볼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상가 시장에는 어떻게 뛰어들게 됐나. "22년 전 아무런 공부도, 경험도 해 보지 않고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열망 하나로 분양 대행사를 차렸다. 대행을 통한 수수료가 짭짤했던 시절이다. 모아 둔 재산은 물론이고 친척들의 돈까지 긁어모았는데 결국 신용 불량 직전까지 몰렸다. 그러다가 우연히 상가 경매에 관심을 갖게 됐다. 분양가나 일반 매매보다 훨씬 저렴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잘됐나. "이론적으로는 잘 아는데 실전에 들어가니 어려웠다. 명도나 임차인의 점유 문제가 발생될 시 해결하는 방법을 몰랐다. '안되겠다' 싶어서 광운대학교 평생교육원 최고위 과정을 수강했다. 공부하면서 처음으로 상가를 분양받았는데 그게 성공적이었다. 당시 우리를 지도한 교수님이 '실전 성공 경험치를 학생들 앞에서 발표해 보라'고 했고 반응이 좋아서 정규 교육과정까지 얻게 됐다. 그 강의를 시발점으로 상가 경매를 가르치기 시작했고 나의 실전 경험담을 담은 책을 출판하기 시작했다." - 처음 분양받은 상가는 성공했나."2002년 무렵 집을 빼 3000만원을 투입해 성내역 인근에 있는 쇼핑몰 4층에 1.2평짜리 한 구좌를 낙찰받았다. 월세를 받기에는 너무 작은 크기였다. 그래서 아내에게 직접 액세서리 장사를 시켰는데 참 잘됐다. 당시엔 온라인 쇼핑이 활성화되지 않았고 동대문 쇼핑몰도 호황이었다."- 경매는 '임차인의 눈물'이라는 말이 있다. 최근 '궁중족발' 사태도 그렇고 고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경매를 통해 상가를 받으면 분양가보다 월등하게 싼 가격에 살 수 있다. 그만큼 위험 부담이 있다. 하지만 이를 피하는 방법도 있다. '궁중족발' 사태가 우려되면 공실 상가를 낙찰받으면 된다. 임차인을 구하면 되기 때문에 문제없다. 반대로 장사가 잘되는 상가가 임대인의 유동성 악화로 경매에 나오는 경우가 있다. 이런 때는 대부분 임차인에게 권리금 협조를 약속해 재계약하면 명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 상가 경매에서 분양으로 전환한 이유는."2011년 무렵인데 경매가 인기를 끌면서 너무 많은 인구가 몰렸다. 아파트로 투자를 하다 '재미없다' 싶으면 경매로 왔다. 자연스럽게 낙찰가가 높아지고 메리트가 없어지더라. '경매만 통해서 상가 투자를 하는 게 맞을까'라는 회의가 들었다. 분양을 통한 선점 효과, 통건물 매입 등 시장을 넓게 보고 싶었다."- 경매와 분양은 다르다. 경험치가 적은데 어떻게 전문가가 됐나."상가 분양은 주로 신도시에 많았다. 2011년 이후 날마다 차를 끌고 전국을 돌며 1기 신도시와 역세권 위주로 답사했다. 그런데 다 분양된 물건들을 보다가 경매에 나오는 매물은 공통점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백석·마두·야탑·파주 운정·남양주 별내까지 다 갔다. 그러다가 상가 투자에 결국 실패해서 경매로 나오는 물건들의 공통점을 나름대로 데이터화하고 표본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 작업을 6년간 했더니 기준점이 잡혔다."- 망하는 상가 투자란."상가 투자와 창업이 혼재하는 경우다. 건물이 준공되면 임대인이 분양받고, 임차인을 들이는 것이 순서인데 이걸 헷갈려 한다. 사람이 많은 동네다 싶으면 장사도 잘될 테니까 임대료를 많이 받겠지 하면서 뛰어드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마곡·위례·청라 등 신도시에 지어진 상가를 분양한다고 하면 도면 하나만 들고 가는 경우가 많다. 기초공사를 하는 것만 보고 '되겠다' 싶으니까 뛰어드는 것이다. 정보는 오로지 공급자의 설명 하나다."- 공급자의 설명이란."흔히 말하는 그럴듯한 청사진이다. 공급자들은 이 지역에 KTX·SRT 역사가 들어오고 전철이 생긴다고 설명하곤 한다. 이 말만 믿고 들어왔다가 7년, 10년 동안 공실인 상가를 수없이 봤다. 공급자의 목적은 오로지 파는 데 맞춰져 있다. 그 사람들은 투자자의 임대 수익을 보전하지 않는다. 그저 개발 호재 위주로만 설명하는 이유기도 하다." - 공급자의 말이 근거가 없진 않은데, 그렇게 실패한 예가 많나."광명·천안 아산·구미 김천을 보자. 이들 지역은 KTX에 승하차하는 인원이 전국 주요 역사 중에서도 손꼽힌다. 공급자들은 '역 인근에 상가를 분양받으면 대박'이라고 설명한다. 나는 그 말에 반대했다. KTX는 주로 장거리 이용객이 많아서 주차장에 차를 대고 온다. 역사 안에 이미 웬만한 시설이 다 있어서 거기서 해결하고 차를 타고 떠난다. KTX를 이용해서 서울역에서 내린 사람들이 길 건너 건물까지 가서 밥을 잘 안 먹는 이치다. 그걸 모르고 분양받은 사람은 공실 때문에 시달린다." - 좋은 상가 입지는."어리석은 질문이다. 상가는 철저하게 개별적이다. 마곡 지구 안에서도 좋은 상가와 안 좋은 상가가 있다. 세대 수·공급량·분위기 등에 따라 달라지는데 아파트처럼 접근하는 질문이다. 나는 이런 사람들을 보면 역으로 묻는다. '상가가 있는 아파트가 비싸다면 상가도 무조건 좋다고 보냐'고."- 어떤 상가를 분양받아야 하나. "높은 임대료를 받으려면 아파트 가격이 높은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세대 수가 많아야 한다. 고가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은 상가를 이용하지 않고 고급 백화점에 차를 끌고 나간다. 세대 수와 배후 상권이 관건이라는 것이다. 가령 잠실의 리센츠 아파트를 예로 들자. 거긴 4000세대다. 분양가가 높았다. 리센츠 상가도 잘된다. 그러나 비싸서 장사가 잘되는 것이 아니라 4000세대, 1만2000명의 인구가 상가 장사를 견인하는 것이다." - 세대 수가 많은데 실패하는 신도시 상가도 많다. "공급량이 과다한 경우가 많다. 전주의 한 혁신 도시를 살펴보자. 10여 개의 공기업이 내려오고, 세대 수도 엄청나다. 장사가 잘될 것 같지만 아닌 경우가 많다. 공급자들이 분양에 골몰한 나머지 7층 높이 건물을 50여 개씩 지은 것이다. 매진되면서 공급자는 돈을 벌었다. 그런데 투자한 임대인은 공실 때문에 운다. 상가가 세대 수와 비교해 지나치게 많았던 것이다. 상업지역이 유령도시처럼 한산하다." - 공급자가 시장분석을 안 하거나 알면서도 수익을 위해 과잉으로 지었다는 건가."나는 그런 경우를 보면 화난다. 항상 피해는 마지막 투자자인 임대인과 창업자다. 인테리어한 창업자는 그 돈도 못 건진다. 공급자는 돈 벌고 떠난지 오래고. 서민 중에 이런 식으로 실패해 이혼하거나 자살하는 경우를 종종 봤다. 이건 생존의 문제다. 4억원의 퇴직금을 받아 대출을 껴서 상가를 분양받았는데 공실이라면. 주거용 부동산과 상가는 연관성이 전혀 없다. 그걸 먼저 깨우치는 것이 핵심이다."- 최근 꼬마빌딩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꼬마빌딩은 상권 변화를 잘 봐야 한다. 꼬마빌딩은 종로나 남대문 등 자연 상권에 많은데 최근 '~길' 같은 곳이 인기다. 하지만 이런 장소는 젠트리피케이션으로 흥망이 빈번하다. 잘 모르고 쇄락하는 상권에 들어가면 공실이다. 젊은이들은 '~길'이 대중화되고 대형 프랜차이즈가 입점하면 발길을 끊고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 소규모 상인들도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고 다른 곳으로 옮긴다. 꼬마빌딩 투자는 이 흐름을 잘 봐야 한다." - 상가전문가로서 꿈은."나는 강의할 때 행복하다. 내가 수없이 갔던 답사를 통해 세운 기준점들을 전할 때 희열을 느낀다. 또 그들이 '교수님이 말려서 안 샀는데 그 말이 맞았다'면서 이따금 문자를 보낼 때도 기쁘다. 대한민국 국민들이 안정적이고 수익률이 높은 상가를 분양받아서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돕고 싶다."서지영 기자 seo.jiyeong@jtbc.co.kr최원철 대표는 현 SJ부동산전략연구소 대표이사다. 2000년대 초 우연히 상가 경매 분야에 입문해 성공 신화를 쓰고 업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경매 분야에서 분양 시장에 눈을 돌렸고, 무수히 많은 현장 답사 경험과 분양 성공을 이뤄 내며 전문 강사로서 인기를 얻었다. 건국대와 중앙대·항공대·동의대 등 대학교 부동산최고위과정에 출강했다. 네이버 카페 '최원철의 상가 SOS'를 통해 실투자들의 상담도 받는다. 저서는 신상가 투자 보물찾기, 명품상가 중개 실무, 상가 세무가 이드북, 대박상가 번성입지 등이 있다.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내용이 대부분이다. 2018.11.09 07:00
경제

호기심에…스트레스에…집 나서면 도박 유혹

▲겉과 속이 이렇게 다를 수 있을까? 성인 불법 도박 파문 속에서 한 성인오락실이 간판을 가리고 있다. 그러나 안에서는 도박의 열풍에 빠져 있다. “아빠가 카드 도박하십니다. 10년이 넘었고 엄마와 자식들도 많이 지쳐습니다. 그렇다고 술을 마시고 행패를 부리거나 때리는 그런 일은 없습니다. 제가 큰딸로서 어떻게 해야 할지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세요.”(고등학교 3학년)최근 ‘바다이야기’ 파문이 일며 사행성 도박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하면서 서울시 서초구 방배2동 단도박(斷賭博) 모임에는 이와 유사한 상담이 하루 20여 건 이상 들어오고 있다. 22일 오후 6시를 넘어서도 이곳에는 전화가 끊이지 않았다. 카지노·경마·경륜·복권에다가 성인 오락실·성인 PC방이 주택가까지 파고들면서 이제 집만 나서면 도박의 유혹과 마주해야 하는 세상이 돼 도박 상담은 더욱 늘어만 가고 있다.도박으로 인해 가정이 파탄에 이르렀다는 가족들의 외침은 거의 절규에 가깝다. 부산에 사는 강모씨는 “스트레스를 풀 수 있다”라는 말 한마디에 우연히 성인 오락실을 갔다가 인생이 확 꼬였다. 일주일에 2~3시간 정도 심심풀이 수준으로 시작한 것이 한 달이 지나자 급속도로 중독 상태로 빠져들었다. 강씨는 사업으로 모은 돈을 날렸음은 물론 가족들로부터 버림을 받아 경제적·인생적으로 파탄이 났다.사글세 방 보증금까지 빼내 오락실을 찾았다가 패가망신한 사람들도 수두룩하다. 출근한다며 집을 나가 곧바로 오락실로 가 이제 중독이 됐다고 하소연하는 사람(서울 40대 초반 가장). 퇴직금은 물론 전세 자금까지 다 날려 자살을 기도한 사람(인천의 한 50대) 등 숱하게 많은 사람들이 도박의 덫에 걸려들었다가 상담한다는 것이 이곳 관계자의 설명이다. 자신을 지방 대학을 다니다 휴학했다고 소개한 한 학생은 “술해 취해 호기심에 성인 게임장에 갔다가 1000만원을 날렸다. 친구들한테 300만원까지 빌려 이젠 빚쟁이 신세가 됐다. 지금은 돈이 없어 가지 않지만 또 돈이 생기면 갈 것 같다”면서 “제발 유혹에 빠지지 않는 방법을 가르쳐 달라”고 호소했다. 이곳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국내 성인 가운데 약 10%가 병적 도박 증세가 있다. 도박 중독의 폐해는 일반인의 상상을 초월한다. 파산·실직·이혼은 물론이고 자살률도 20%가 넘는다. 나아가 사회적으로도 심각한 후유증을 남긴다. 절도죄의 35%. 비폭력 범죄의 40%가 도박 탓이라는 보고가 있다는 것.실명을 밝히길 꺼려 하며 ‘용산리’(용산에 사는 이씨라는 뜻)로 불러 달라고 부탁한 단도박 모임 사무장은 “도박에 빠진 사람들은 도박이란 말만 들어도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며 “그러나 도박에서 헤어나오더라도 재발률이 높기 때문에 꾸준히 치료를 받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도박 중독은 정신 질환이다”신영철 성균관대 의대 강북삼성병원 정신과 교수도박 중독은 의학 용어로는 병적 도박(pathological gambling disorder)이라 한다. 이는 충동 조절 장애의 일종이다. 그냥 병이 아니고 심각한 정신 질환의 일종이다. 술이나 마약과 마찬가지로 한 번 중독에 빠지면 스스로 헤어나기가 대단히 어렵다. 도박에 빠지는 이유에 대해 신영철 성균관대 의대 강북삼성병원 정신과 교수는 쾌감을 느끼는 뇌의 회로가 잘못된 탓이라고 분석한다. 이런 사람들은 “가정이나 일도 안중에 없는 경우가 많고 오직 도박 생각과 자금을 마련하겠다는 일념으로 하루를 보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는 것이 신 교수의 설명이다.신 교수는 도박 중독에 빠진 사람들은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1984년 시작된 한국 단도박 친목 모임(www.dandobak.co.kr·02-521-2141)에서 상담을 통해 치료받으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추천했다. 이 모임은 도박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들이나 그 고통으로부터 회복된 사람들이 함께 모여 어려움을 나누고 힘을 얻는 협심자들의 자발적 단체다. 정병철 기자 2006.08.23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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