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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일반

하이브가 역바이럴 회사라고?..하이브와 방시혁을 위한 19가지 변명 [전형화의 직필]

있어선 안될 일이 일어났다. 지난 24일 진행된 국정감사 도중 하이브가 국회의원의 질의에 대한 반박자료를 배포하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이날 진행된 종합 국정감사에는 김태호 빌리프랩 대표이사 겸 하이브 최고운영책임자가 증인으로 나서 하이브와 걸그룹 뉴진스 소속사 어도어 간의 저작권, 표절 이슈 및 음반 밀어내기 의혹 등 엔터 현황 등에 대한 질의를 진행했다.특히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하이브가 업계를 모니터링 한 자료라며 공개한 내부 보고서에는 타 회사 K팝 아티스트들에 대한 노골적인 외모 평가와 성적인 비하 등의 표현이 다수 포함돼 K팝 업계에 공분을 불러일으켰다.이에 대해 하이브는 국정감사 진행 도중에 “당사 모니터링 보고서는 업계 동향과 이슈를 내부 소수 인원들에게 참고용으로 공유하기 위해 커뮤니티나 SNS 반응을 있는 그대로 발췌해 작성됐으며 하이브의 입장이 아니다”라며 “보고서 중 일부 자극적인 내용들만 짜깁기해 마치 하이브가 아티스트를 비판한 자료를 만든 것처럼 보이도록 외부에 유출한 세력에 대해서는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국정감사 도중 피감 대상자 측이 반박 입장문을 밝힌 건 초유의 일인데다 하이브의 공식 입장대로라면 민형배 의원이 특정 세력에 의해 짜깁기한 내용을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셈이라 국회 문체위원회 의원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김태호 대표에게 질타를 퍼부었다. 전재수 문체위원장은 “국감위원 증인으로 질의응답이 진행되고 있는 마당에서 어떻게든 회사에서 입장을 내서 무의미하게 만드는 건 무책임하다. 더구나 하이브가 K콘텐츠를 이끌어가는 회사 아니냐. 국회가 만만하냐”고 질책했다.파장은 상당했다. 타 회사 K팝 아티스트에 대해 원색적으로 묘사한 하이브의 이 내부 보고서는 각종 SNS와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궜다. 수많은 K팝 팬들은, 이 하이브 보고서 내용에 담긴 대로 자신이 사랑하는 아이돌들이 사이버 테러를 당했다며, 하이브가 역바이럴을 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가능성은 크게 세 가지다. 하이브의 주장대로, 첫째 이 보고서는 업계 동향과 이슈만 정리했을 뿐 하이브가 이 보고서를 토대로 역바이럴은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다. 둘째 이 보고서에 담긴 내용은 이미 온라인에 퍼져 있는 동향이며 이걸 바탕으로 하이브가 역바이럴을 더 강화했을 가능성이다. 셋째 이 보고서가 역바이럴을 위한 데이터용으로 작성됐을 가능성이다.하이브는 국정감사 반박 공식 입장을 삭제하긴 했지만 해당 보고서가 업계 동향 파악용이라고 밝힌데다, 아직까지 하이브가 역바이럴을 지시하거나 주도했다는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다.확실한 증거 없이 하이브를 역바이럴 회사라고 단정해선 아직 안될 일이다. K팝 산업을 선도하는 하이브가 설마 역바이럴 회사는 아닐 테다. 아무리 김태호 하이브 최고운영책임자가 국정감사에서 하이브 음반 밀어내기 전황과 관련해 “회사의 방침이 아닌 실무자들 판단으로 일부 이뤄진 것”이라고 했던 터라, 역바이럴도 회사 방침이 아니라 실무자들 판단으로 일부 이뤄졌을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닐 테지만, 설마 하이브가 역바이럴 회사는 아닐 테다. 아무리 가요계에서 하이브가 주장한 대로 업계 동향 자료를 다 만든다고는 했어도 각 회사들이 절대 하이브처럼 타 회사 아티스트 외모에 대한 비하성 글을 특히 요즘 같은 민감한 시대에 내부자료로 남기지는 않는다고 입을 모으고는 있지만, 설마 하이브가 역바이럴 회사는 아닐 테다. 아무리 상당수 가요 PR인사들이 올해 4월부터 시작된 하이브와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와 갈등 이후 하이브 외 K팝 아티스트에 대한 악플이나 악성 프레임이 눈에 띄게 줄어들어 다른 활동 때보다 상대적으로 온라인 이슈 대응이 쉬워졌다고 말해왔지만, 설마 하이브가 역바이럴 회사는 아닐 테다. 아무리 하이브가 연매출액을 1000분의 1로 축소 신고해 플라스틱 폐기물 부담금을 적게 냈다가 발각됐고 이에 대해 하이브에서 최초 신고시 일부 자료에서 단위 착오로 인한 기재 오류가 있었다고 해명했지만, 설마 하이브가 역바이럴 회사는 아닐 테다.아무리 하이브 산하 계열사 전현직 직원들이 방탄소년단 입대라는 내부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팔아 손실을 피했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데다 그 중 한 명은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현직으로 하이브 계열사에서 주요한 업무를 진행하고 있는 게 의아하지만, 설마 하이브가 역바이럴 회사는 아닐 테다. 아무리 하이브가 2년 전 하이브에서 발생한 직원 사망 사건과 관련해 국회로부터 관련 제출 요구를 받았지만 응하지 않고 있다고 하더라도, 설마 하이브가 역바이럴 회사는 아닐 테다.아무리 하이브가 지난 7월 파리올림픽 국가대표 선수 웅원을 위해 팀코리아 응원봉 5000여개를 제공했다고 밝혔지만 무상 제공이 아니라 3000개만 협찬했고 나머지는 2만 2000원에 대한체육회가 사들였고 하이브가 이에 대해선 전혀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설마 하이브가 역바이럴 회사는 아닐 테다.아무리 하이브에서 뉴진스 멤버 하니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일었고 하이브 조사 과정에서 의혹이 있어서 국정감사에 하니가 참고인으로 참석해 입장을 밝혔지만, 설마 하이브가 역바이럴 회사는 아닐 테다.아무리 하이브가 팬 상품(굿즈) 환불 및 교환 등을 제한한 행위로 법을 위반한 데 대해 국정감사에 위버스컴퍼니 대표가 증인으로 참석한 가운데 국회의원이 위버스에서 구매한 굿즈에 이염 자국 하자가 있다고 밝히는 마른 하늘에 날벼락을 맞을 확률로 일어날 법한 일이 벌어졌지만, 설마 하이브가 역바이럴 회사는 아닐 테다.아무리 하이브 소속 레이블 아티스트 아일릿의 뉴진스 표절 의혹에 대한 새로운 증거가 지난 11일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의 대표 재선임 가처분 소송 심문기일에서 제기됐고, 이에 대해 빌리프랩이 사실이 아니라고 강하게 반박했지만, 빌리프랩의 반박 내용이 앞서 지난 6월 빌리프랩 최윤혁 부대표가 해명 영상에서 밝힌 내용과 상충돼 듣는 사람들을 의아하게 만들었지만, 설마 하이브가 역바이럴 회사는 아닐 테다. 아무리 하이브 PR 관계자가 자사 레이블 소속인 뉴진스의 일본 성과에 대해 기자에게 “팩트는 바로 잡아야 하지 않겠냐. 일본에서 많이 팔린 게 아니다. 생각보다 못해서 바로 잡아야 한다”고 한 내용이 세상에 공개됐다지만, 설마 하이브가 역바이럴 회사는 아닐 테다.아무리 뉴진스의 긴급 기자회견에 대해 방탄소년단 멤버 정국이 누구봐도 응원인 메시지를 SNS에 남긴 데 대해 하이브가 급히 군대에 있는 정국에게 확인했다며 “어떤 경우에도 어린 아티스트를 분쟁에 끌어들이고 방패막이로 내세우는 일은 있어선 안된다는 생각에서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고 알렸지만 정국의 입에서 ‘방패막이’란 단어가 직접 나왔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을 안했어도, 설마 하이브가 역바이럴 회사는 아닐 테다.아무리 방탄소년단 멤버 슈가가 음주운전으로 약식명령으로 기소됐지만 공익근무요원이라 퇴근 후 벌어진 일이란 이유로 징계를 받지 않는 데 대해 김종철 병무청장이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타당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법에서 규정하고 있어서 그렇다”며 개탄했는데도 하이브는 방탄소년단 멤버 전역 후 완전체 활동에 대한 기대를 알리고 있어도, 설마 하이브가 역바이럴 회사는 아닐 테다.아무리 어도어 대표이사가 바뀌고 새 경영진이 들어선 뒤 일주일이 채 안돼 그간 뉴진스의 ‘디토’ ‘ETA’ 등의 뮤직비디오를 제작한 돌고래유괴단과 갈등을 빚고 결별을 했다고 하더라도, 설마 하이브가 역바이럴 회사는 아닐 테다.아무리 공정거래위원회에서 하이브에서 방시혁 의장이 지분 100% 부동산 기업을 통해 미국 LA에서 360억원이 넘는 초호화 저택을 사들인 것을 공시 누락한 데 대해 하이브가 ‘단순 누락’으로 정정 신고를 했다지만, 설마 하이브가 역바이럴 회사는 아닐 테다. 아무리 박지원 하이브 전 대표가 하이브 대표이사 재직 당시 카카오게임즈 자회사인 오션드라이브스튜디오 감사와, 본인이 100% 지분을 갖고 있는 오션드라이브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를 겸직했는데 하이브가 대기업으로 지정될 때까지는 오션드라이브인베스트먼트를 계열회사로 보고하진 않았지만, 설마 하이브가 역바이럴 회사는 아닐 테다. 아무리 하이브에서 세븐틴 베스트 앨범 디럭스 버전을 정가 20만 4900원, 17% 할인해 17만원대로 판매하겠다고 했다가 고가 논란이 일자 운영상의 오류로 가격 오류가 있었다며 8만 3400원, 17%로 할인해 6만 9500원에 조정됐다고 알렸으나 실제 그날의 긴박했던 상황에 대해선 추후 보도할 예정이지만, 설마 하이브가 역바이럴 회사는 아닐 테다. 아무리 하이브에서 각고의 노력과 기획으로 최선의 이름으로 선정했다고 해도 앞서서 원어스라는 이름으로 활동한 아이돌이 있다면 투어스란 이름은 피하는 게 상도의고, 캣츠아이의 팬덤명 아이콘즈도 앞서 데뷔한 아이돌 아이콘과 흡사하기에 피하는 게 상도의라는 비판이 일었지만, 설마 하이브가 역바이럴 회사는 아닐 테다.아무리 일련의 모든 하이브의 실수 또는 의혹에 대해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최종 책임자라 국정감사에서 “미국에서 시시덕거릴 게 아니라 심각성을 빨리 깨달아야 할 것 같다”며 질타를 당했지만, 방시혁 의장이 과즙세연과 미국에서 ‘우연히’ 만날 만큼 바쁜데 시시콜콜 지시를 하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다 설마 역바이럴 지시를 하지는 않았을 테다. 미래에셋증권이 하이브의 3차 전환사채가 사실상 투자 실패란 지적을 받으면서도 하이브의 4차 전환사채에 베팅한 건, 거칠게 이야기하면 국민연금 때문이다. 대체로 국민연금이 투자한 국내 회사에는 기관들이 투자하는 터라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즉 하이브는 국민들이 낸 연금으로 정부가 K팝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기에 하이브는 K팝 산업을 건전하고 안정적으로 선도하며 산업을 육성할 의무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이브가 일자리 으뜸기업으로 선정돼 각종 혜택을 받게 된 것도 그런 국가의 기대가 반영이 된 결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록 선정 결과에 이견이 제기돼 고용노동부가 경찰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지만, 그 결과가 빨리 나올 리는 만무하기에, 그 결과가 나오기까지 하이브는 으뜸기업으로 혜택은 계속 받게 된다. 애초 하이브가 일자리 으뜸기업으로 선정된 것도 국민추천으로 시작된 것이라 한 만큼, 하이브에게는 K팝 산업을 잘 육성하라는 국민의 기대가 있는 셈이다.그런 하이브가 설마 절대 역바이럴 회사는 아닐 것이다. 그래서도 안되며, 그런 일은 있을 수도 없어야 한다. 만에 하나라도 그랬다면 K팝 산업 육성은 커녕 K팝 산업을 망가뜨리려는 암적인 존재를 국가가 지원했다는 오명을 두고두고 받게 될 터다. 과거 2005년 제일기획에서 연예계 루머를 정리한 ‘연예계 X파일’이 공개되자 각 연예인 단체들이 보이콧을 선언했고, 제일기획은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19년이 지났는데 사회와 기업의 인식이 후퇴되는 일이 있어선 안될 터다. 사기업이 국회를 무시했다며 질타를 받는,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 일어나긴 했지만 설마 또 그런 일이 일어나지는 않을 테다. 이래도 또 하지는 않을 테다. 설마 또 하지는 않길 진심으로 바란다. 전형화 기자 brofire@edaily.co.kr 2024.10.27 11:55
스포츠일반

FIFA가 축협에 보낸 경고는 따로 있다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국내 축구계가 어수선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7월 말부터 위르겐 클린스만과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 비리 축구인 기습 사면 및 철회, 천안축구센터 건립 관련 국가보조금 집행 등에 대한 감사를 진행해왔다. 9월 24일에는 국회에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홍명보 감독 등이 참석한 현안질의를 통해 감독 선임 과정의 논란을 다뤘다.10월 말에 공개할 최종 감사 결과에 앞서 문체부는 2일 감사에 대한 중간발표를 했다. 이를 통해 클린스만과 홍명보 감독 임명 때 규정과 절차상 위반이 있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공교롭게도 이날 대한축구협회(KFA)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9월 29일에 보낸 이메일을 언론에 공개했다. 일부 언론은 FIFA가 보낸 공문을 한국 축구에 대한 경고로 해석했다.필자는 FIFA의 의중을 정확히 알고자 공문을 자세히 읽어봤다. 대한축구협회 상황(Situation at the Korea Football Association)이라는 제목의 공문은 3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었다.첫 번째 파트는 FIFA는 최근 한국 남자축구대표팀 신임 감독 선임 과정과 관련한 문체부의 KFA 조사에 관한 언론 보도를 접했다. 또한 9월 24일 국회가 KFA 관계자에게 이에 대해 질의한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두 번째 파트는 “KFA는 자신의 업무를 독립적으로 관리해야 하고 제3자의 과도한(unduly) 영향을 받지 않을 의무가 있다”와 “제3자의 영향력이 KFA의 잘못이 아니더라도, 이를 위반할 경우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세 번째 파트는 “위의 내용을 염두에 두고, KFA는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현 상황에 대한 추가 정보를 제공해 주기를 부탁드린다”고 적혀 있었다.필자가 비록 법률 전문가는 아니지만, FIFA의 공문을 경고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FIFA는 단지 ‘언론 보도를 통해 접한 일을 언급했고, 정관 내용을 상기시켰고, 자신들도 현 상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니 추가 정보를 요청’한 것일 뿐이다. 최근 문체부가 FIFA의 공문을 '의례적인 절차'로 평가한 것이 더 정확한 판단으로 보인다. 일부 언론은 한국 대표팀이 차기 월드컵에 참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한다. 하지만 이는 너무 앞서간 발상이다. 실제로 FIFA가 국가대표팀의 월드컵 참가를 금지한 경우는 매우 드물다. 월드컵 참가를 금지당 한 대표적인 국가로는 러시아, 유고슬라비아, 케냐, 짐바브웨, 남아프리카공화국, 칠레, 멕시코, 인도네시아, 쿠웨이트, 미얀마, 이라크이다. 이 중 제3자(정부)의 간섭이 아닌 다른 이유로 제재를 당한 국가는 남아공, 유고슬라비아, 칠레, 멕시코, 미얀마이다.남아공은 1960년대 초반부터 30여 년 동안 아파르트헤이트라고 불리는 악명 높은 인종 차별 정책을 실행한 국가다. 당시 남아공의 법은 혼혈 스포츠 팀을 금지했고, 자국에서 개최되는 국제 대회에 참가하는 외국 국가에 백인으로만 구성된 팀을 파견하도록 요구했다. 이런 정책으로 인해 남아공은 국제사회로부터 철저히 배척 받았다.유고슬라비아는 세르비아계 정부가 발칸반도를 침략한 데 따른 제재로 1992 유로와 1994 월드컵 출전이 금지되었다. 칠레는 1990 월드컵에 출전할 목적으로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골키퍼가 브라질 팬이 던진 조명탄에 맞은 것처럼 자작극을 벌인 결과, 1994 월드컵 진출권을 박탈당했다. 멕시코는 1989년 유스 대회에 연령 초과 선수 4명을 출전시킨 대가로 1990 월드컵 출전이 금지됐다. 미얀마는 2011년 오만과의 월드컵 아시아 예선전에서 홈 관중이 난동을 부린 결과로 몰수패를 당해 2014 월드컵 예선에서 탈락했다. 미얀마는 2018 월드컵에도 출전이 금지되었지만 항소 끝에 출전 금지가 해제되었다.따라서 정부의 간섭에 의해 FIFA의 제재를 받은 국가는 인도네시아, 쿠웨이트, 이라크, 케냐, 짐바브웨 정도에 불과하다.인도네시아 축구는 분열되어 있었다. 2개의 별도 리그가 존재했는데, 그들은 바로 프리미어리그와 인도네시아 축구협회와 FIFA가 인정하지 않는 슈퍼리그였다. 그 와중에 슈퍼리그에 참가할 수 있는 팀을 놓고 갈등을 빚은 끝에 인도네시아 정부가 국내 축구 시즌을 취소하자, 2015년 FIFA는 1년 징계를 내렸다. 이로 인해 인도네시아는 2018 월드컵 아시아 예선전에 참가할 수 없었다.쿠웨이트는 정부가 지나친 영향력을 행사할 우려가 있는 새로운 스포츠 법을 공표하자, 2015년 FIFA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이라크는 2010년 호주와의 월드컵 예선을 앞두고 출전이 금지되었다. 이라크 정부가 국가올림픽위원회(NOC)를 해산했기 때문이다. 2021년 케냐 정부는 자금 횡령 혐의로 자국의 축구협회를 해산하자, FIFA의 제재를 받았다. 같은 연도에 짐바브웨 정부는 축구협회에서 뇌물 사기와 성희롱 문제가 부각되자, 협회의 기능을 정지시켰고, 역시 FIFA의 제재를 받았다. 이러한 사례에서 보이듯이 정부의 간섭으로 FIFA의 제재를 받은 경우는 극단적인 경우에 등장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필자도 정부가 지나치게 스포츠나 축구에 관여하는 것에는 반대한다. 하지만 일부 사례에서 보이듯이 부정한 일을 저지른 일부 축구협회가 ‘독립성’이라는 명목 하에 FIFA 뒤에 숨어있는 행태는 옳은 행동일까? 또한 돈만 좇고 부패한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한 FIFA가 축구의 인기에 힘입어 초국가적인 권력을 갖게 된 현실이 개탄스럽다.KFA는 협회의 자율성이 침해당할 경우 FIFA로부터 제재를 받을 수 있다고 거듭 밝히고 있다. 그러나 FIFA는 각국의 축구협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에도 제재를 내린다는 점을 필자는 강조하고 싶다. 2023년 2월 1일 FIFA는 축구의 청렴성을 보호하기 위해 강화된 징계 규정 및 윤리 강령을 실행했다. 이에 따르면 FIFA는 독립적이고 청렴한 전문가를 통해 승부조작 조사를 강화한다고 한다. 하지만 KFA는 FIFA의 이러한 규정 및 강령이 나온 지 2달여 만인 3월 28일 대표팀의 A매치를 불과 한 시간여 앞두고 기습적으로 비리 축구인 100명의 사면 발표를 한 전력이 있다. 100명 중 승부 조작으로 인해 제명 조치를 받은 사람이 무려 48명에 달했다. 비록 여론의 거센 반발로 사면 조치는 철회됐지만, FIFA의 강화된 윤리 강령을 정면으로 무시한 이 졸속 사면이야말로 제재 대상이 아닐까?경희대 테크노경영대학원 객원교수 2024.10.12 10:01
스포츠일반

조정원 WT 총재 “파리 올림픽 역대 가장 성공적…LA서 새로운 태권도 볼 수 있을 것”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WT) 총재는 지난 7월부터 이달까지 열린 2024 파리 올림픽과 패럴림픽이 성공리에 끝났다고 자평했다. 아울러 2028 LA 올림픽 때는 태권도 종목 운영을 더 보완하겠다고 공언했다.2000년 시드니 대회 때부터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태권도는 일곱 번째 대회를 마쳤다. 이번 파리 올림픽에는 역대 최다인 23개국이 태권도 종목에 참여해 실력을 겨뤘다. 참가국이 확대된 것도 호재지만, 조정원 총재는 1900년 만국박람회가 열렸던 그랑팔레에서 태권도 경기가 개최된 것에도 크게 만족했다.조정원 총재는 24일 오전 서울 중구의 WT 본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파리 올림픽과 패럴림픽이 역대 가장 성공적이었지 않나 싶다. 앞으로도 이런 장소(그랑팔레)에서 올림픽이나 패럴림픽이 이뤄질 수는 없을 것 같다”면서 “대회 기간 LA 올림픽 조직위원회 팀과 미팅할 때도 여러분이 잘 준비해 주리라 믿지만, 이런 경기장은 못 만들 거라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무엇보다 역대 최다국이 올림픽 태권도 종목에 참가하면서 여느 때보다 열기가 뜨거웠다. 조정원 총재는 “시상식 때 자국 선수가 메달을 못 따면 자리가 비는데, 이번만큼은 다 끝날 때까지 기자·관중이 자리했다”면서 “최고의 올림픽을 치른 것 같다. 그런 면에서 파리 조직위에 감사하다”고 했다.올림픽 금메달이 참가국에 골고루 돌아간 것에도 미소 지었다. 애초 태권도는 2000년 시드니 대회부터 2008년 베이징 대회까지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의 ‘메달밭’이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얻을 수 있는 금메달 8개 중 2개 이상 차지한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한국은 출전 선수 넷 중 박태준(경희대)과 김유진(울산시체육회)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만큼 각국의 태권도 기량이 평준화됐다는 뜻이며 앞으로도 더 치열한 경쟁을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조정원 총재는 “런던 올림픽에서 8개의 금메달이 8개 나라로 돌아갔다. 그렇게 골고루 분포될 수 없었는데, 이번에는 양진방 대한태권도협회장이 욕심을 부려서 8개 나라에서 7개가 됐다”고 웃으며 “패럴림픽에는 10개의 금메달이 있는데, 영국이 2개를 땄다. 그 바람에 9개 나라가 (금메달을 분배해) 가져갔다”고 짚었다.일곱 번째 올림픽을 마친 조정원 총재의 시선은 LA로 향해 있다. 이번 대회를 통해 발견한 보완점을 LA 올림픽에 적용할 전망이다. 조 총재는 “경기 방식을 재밌고 다이내믹하게 바꿀 것이다. 득점 제도도 복잡한데, 단순화할 것”이라며 “LA 올림픽에서는 새로운 모습의 태권도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약속했다.김희웅 기자 2024.09.24 17:45
OTT

[왓IS] 中, ‘파친코2’ 도둑 시청 논란…서경덕 교수 “부끄러움도 몰라” 일갈

애플TV+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 시즌2(이하 ‘파친코2’)가 중국에서 불법 유통돼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서경덕 교수가 일침을 가했다. 서경덕 성신여자대학교 교수는 6일 자신의 SNS에 “‘파친코2’가 중국에서 또 ‘훔쳐보기’로 논란이 되고 있다”며 “영화 ‘파묘’ 때도 그러더니 중국 내에서는 한국 콘텐츠에 대한 불법 시청이 이제는 일상이 됐다”는 글을 남겼다.실제 중국 콘텐츠 리뷰 사이트 ‘더우반’(豆瓣)에는 최근 ‘파친코2’ 리뷰 화면이 만들어졌다. 현재까지 기재된 리뷰만 500여건이 넘는다. 애플TV+는 중국에서 정식으로 서비스가 되지 않고 있는 상황으로, 중국에서 ‘파친코2’ 불법 유통 및 도둑 시청이 이뤄지고 있다는 방증이다.서 교수는 “어떠한 부끄러움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 더 기가 막힐 따름이다. 중국 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며 중국이 앞서 베이징 동계 올림픽 당시 올림픽 마스코트 ‘빙둔둔’에 관한 지식재산권 보호와 불법 유통을 방지를 위해 자국민 대상 단속을 진행했던 일화를 짚었다.이어 “중국 당국이 모르는 게 아니다. 알면서도 지금까지 콘텐츠에 대한 도둑 시청을 눈감아 왔던 게 사실”이라며 “모쪼록 이제부터라도 중국 당국은 다른 나라 문화를 먼저 존중할 줄 알아야 하고 자국민들의 불법행위에 대해 집중 단속을 펼쳐야 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아울러 서 교수는 “우리도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것만 신경 쓸 것이 아니라 전 세계에서 보호받을 수 있는 좋은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에도 더 신경을 써야만 할 것”이라는 조언을 덧붙였다.한편 지난달 23일 첫 공개된 ‘파친코2’는 동명 소설이 원작으로, 한인 이민 가족 4대의 삶과 꿈을 그려낸 작품이다.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윤여정을 비롯해 이민호, 이민하, 정은채 등이 열연을 펼쳤다.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09.06 10:14
스포츠일반

온몸이 부항 자국, 조원상의 라스트 스트로크 [패럴림픽]

다섯 살 때 지적장애 판정을 받았다. 초등학교 때 체육 선생님이 대근육에 좋다고 어머니께 권유해 시작한 수영. 비장애인 선수들과 그는 경쟁을 이어갔다. 하지만 6학년 때 관뒀다. 잠깐 크로스컨트리를 했지만 스키가 그의 성격에 맞지 않았다. 중학교 3학년 때 다시 물로 돌아왔다. 그리고, 4번째 참가한 패럴림픽. ‘끝’이라는 생각을 하고 임했지만 결과가 못내 아쉽다. 허리 디스크가 계속 그를 괴롭혔다. 조원상(31·수원시장애인체육회)은 29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패럴림픽 수영 남자 접영 100m 예선(S14 등급) 2조에서 뛰었지만 59초92의 기록으로 7위에 그쳤다. 예선 11위로 상위 8명이 겨루는 결선 진출에는 실패했다. 그리고, 이는 그의 마지막 패럴림픽 성적이 됐다. 조원상은 2012 런던패럴림픽 때 동메달(자유형)을 따낸 바 있다. 경기 뒤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조원상은 온 몸에 부항 자국이 가득 했다. 한 번의 스트로크를 위해 그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보여줬다. 조원상은 “다음 기회가 있으면 좋은데, 아쉽기는 하다”면서 “경기에 나온 선수들과 띠동갑 차이가 난다. 같이 경쟁하던 선수가 키운 제자도 있는데, 한국에서도 나와 같은 등급에서 좋은 선수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수영장 환경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라데팡스 아레나 수영장은 올림픽과 패럴림픽을 위해 임시로 만든 경기장이다. 그래서 수심(2.1m)이 보통의 대회(3m)보다 낮다. 조원상은 “수영장 자체가 나와는 안 맞았던 부분도 있었다. 느낌이 좀 이상한데 다 똑같은 상황이라는 점도 인정해야 한다”면서 “전체적으로 몸이 무거웠다. 마지막이니까 결승까지 가야 했는데 기록이 안 나왔다”고 했다. 더불어 “선수촌 내 지급품(이불 등)이 올림픽 선수들에게 맞춰져 있다 보니 밤이 되면 춥다. 이 점도 많이 안타깝다”고 했다. 조원상은 지금껏 상금이나 포상 등을 받으면 스페셜올림픽(발달장애인을 위한 올림픽)에 기부를 해왔다. 이후에도 어린 선수들을 위한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한편, 조원상과 함께 남자 접영 100m에 출전한 이인국(28·안산시장애인체육회)은 59초15 기록으로 9위에 오르며 결선 진출을 아쉽게 놓쳤다. 이날 라데팡스 아레나에는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2층까지 관중이 꽉 찼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경기장을 찾아 조원상, 이인국, 강정은(23·대구달서구청)을 응원했다. 파리=공동취재단 2024.08.29 23:34
스포츠일반

한국스포츠과학원, 제32차 한국스포츠정책포럼 '해외사례로 본 한국스포츠정책 방향 모색' 성료

파리 올림픽 성공에도 고민에 빠진 한국 체육의 답이 과연 해외엔 있을까.국민체육진흥공단 한국스포츠과학원은 지난 23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제32차 스포츠정책포럼을 '해외사례로 본 한국스포츠정책 방향 모색'이라는 주제로 개최했다.포럼 주제는 2024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 체육계가 느낀 고민과도 맞닿아 있다. 한국 대표팀은 이번 올림픽에서 13개 금메달을 포함해 총 32개 메달을 수확했다. 금메달은 베이징 올림픽, 런던 올림픽과 같은 최다 타이기록이고 메달 수도 서울 올림픽(33개)에 이은 역대 2위 기록이다.하지만 호성적과 달리 고민거리를 가득 안고 돌아왔다.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을 수상한 안세영이 대한배드민턴협회를 저격하면서 협회와 선수의 역할, 엘리트 체육과 생활 체육에 대한 현 스포츠 정책 및 조직 운영이 적절한가에 대한 사회적 고민이 심화됐다.이번 제32차 스포츠정책포럼은 총 3가지 발표로 진행됐다. 김미숙 한국스포츠과학원 책임연구위원은 '공정과 투명성의 도전:포타스(PotAS)가 바꾸는 독일 스포츠'라는 주제로 독일이 시도 중인 스포츠정책 평가 개혁을 소개했다. 1996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이후 국제대회 부진을 고민한 독일은 각 스포츠 단체의 재정 지원 독립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고, 민주적 구조를 세우기 위해 잠재력 분석 시스템을 의미하는 포타스를 개발해 2016년 도입했다. 총 116개 문항의 데이터로 구성된 포타스는 각 종목에 대한 지원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또 전략적이고 효율적으로 분배해 국제대회 성과를 향상하기 위해 쓰이는 중이다.두 번째 발제자로는 박재우 한양대학교 스포츠과학부 IC스포츠지식서비스연구센터장이 나섰다. 박재우 교수는 '영국의 학교/생활체육 정책의 현황 및 시사점'이라는 주제로 영국의 학교 체육 정책 역사와 주제와 핵심 방향성을 소개했다. 박 교수는 영국의 생활체육 정책이 단순히 스포츠 참여율만 높이는 게 아닌 질적 개선까지 도모하고자 했고, 성별이나 계급과 상관없이 생활체육에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학생 체육도 단순히 학교에 의존하지 않고 6500개 이상의 위성 클럽을 통해 지원했다는 점도 전했다. 세 번째 발제는 일본 학교체육을 다뤘다. 발제자로 나선 유대근 한국일보 기자는 취재를 바탕으로 '일본 생활·엘리트 체육의 뿌리, 부카츠의 힘'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맡았다. 유 기자는 기시하라 겐지 JOC(일본 올림픽 위원회) 강화부장의 인터뷰를 통해 일본의 올림픽 선전의 바탕에 폭넓은 저변이 있다는 점을 먼저 인용했다. 이어 일본은 1964년 도쿄 올림픽 이후 생활 체육 중심으로 스포츠 정책을 설계했고, 이에 따라 일본 중학생 3명 중 2명은 부카츠(동아리)로 체육을 경험한다고 소개했다. 한국과 달리 엘리트 선수와 일반 학생이 함께 팀을 이루고, 공교육 과정도 충실히 따르는 구조라는 점도 짚었다.세 차례 발제 이후엔 전문가 토론이 이어졌다. KBSN 스포츠에서 프로배구 해설을 맡고 있는 김민철 조선대학교 교수를 비롯해 주종미 호서대학교 교수, 주성택 가천대학교 초빙 교수가 김상훈 한국스포츠과학원 스포츠산업연구실장의 진행 아래 발제자들과 토론을 나눴다. 김민철 교수는 "엘리트 스포츠는 어린 시절 선수를 조기 발굴해야 기본기를 익히고 성장시킬 수 있다. 한국은 현재 이 부분이 잘 이뤄지지 않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한국은 초등학교 때 전문 교육 체계가 없고, 중학교 때부터 운동부에 등록하는 시스템이라 경기력에 한계가 온다. 스포츠클럽 기반 체육 정책을 지난 10년 동안 진행했지만, 실패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김 교수는 또 "훈련 시간도 부족하다. 일본은 방과 후평균 3시간 이상 운동 시간을 확보하는데 우리나라는 한 시간 반 수준이다. 일본을 이겨내기 어렵다. 일본은 15년 이상 체육 경력을 지닌 교육자들이 있고 지역마다 운동부가 갖춰졌다. 한국은 이와 달리 연계 육성이 불가능해 지방 체육이 무너졌다"고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엘리트 체육은 육성을 선택과 집중할 수 밖에 없다"며 "제도적으로 정확한 지원 평가 기준이 필요하다. 한국은 지원 기관이 많아도 뚜렷한 근거나 목적 의식이 없이 지원이 이뤄졌다. 한국도 제대로 포커스를 두고 선택과 집중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종미 교수는 "독일이 포타스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자국 체육 단체들의 민주적 구조를 평가해 평균 37점이 나왔다고 하는데, 구체적 기준을 알고 한국에도 도입해야 한다"며 "안세영이 제기한 사회적 이슈를 통해 보상의 공정성이 제기되는 중이다. 포타스가 공정성과 투명한 운영이 목표인데, 성과 중심이 핵심인 포타스가 앞으로 한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맞을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주 교수는 독일이 포타스 도입 후에도 아직 가시적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시스템 운영에도 상당한 인원과 비용이 들어 현실적으로 도입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점도 짚었다.세 번째 토론자인 주성택 교수는 "일본의 엘리트 스포츠가 발전한 이유는 법과 제도가 제대로 구비되어 있기 때문"이라며 "일본은 1990년대 초반부터 학교 체육과 스포츠 클럽에 대해 논의를 시작했다. 단지 학교 운동부나 엘리트 스포츠 문제만 가지고 추진한 게 아니다. 사회 경제 변화, 인구 변화 등 사회적 과제를 상정하고 스포츠와 연게해 정책을 제안했다"고 소개했다.주 교수는 이어 "한국은 산발적으로 정책을 도입하다 보니 허울뿐인 규칙이 많다. 정권이 바뀌어도 정책이 지속될 수 있어야 한다"며 "일본은 100년을 보고 정책을 세운다. 한국도 산발적인 정책을 만들지 말고 종합적 진단을 통해 50년, 10년을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세워야 한다. 소위 기득권이 기존 시스템을 유지하고 고집한다면 변화와 혁신을 갖기 어렵다"고 주장하며 토론을 마무리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8.24 17:04
스포츠일반

10년 전 이용대도 같은 논란...배드민턴 개인 후원, 공생 위한 지혜가 필요해 [IS 포커스]

안세영(22·삼성생명)과 대한배드민턴협회(협회)의 갈등이 '개인 후원 계약 허가' 문제로 쟁점이 좁혀졌다. 안세영은 협회를 향해 선수 관리·운영 시스템과 처우 관련 규정을 개선해달라고 촉구했다. 개인 스폰서 계약을 풀어달라는 게 골자다. 협회는 개인 후원 계약을 허가하면, 협회 메인 스폰서의 후원 규모가 줄고 대표팀 운영과 유소년·생활체육 관련 투자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안세영도 이런 시스템 아래 '월드클래스'로 성장했으니, 대의를 위해 감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안세영은 "모든 선수를 똑같이 대한다면 오히려 역차별"이라고 강조했다. 10년 전에도 스타플레이어의 후원 문제를 두고 잡음이 있었다.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이효정과 조를 이뤄 혼합복식 금메달을 획득한 '윙크 보이' 이용대(36·요넥스)가 그랬다. 배드민턴 인기가 높은 동남아시아에서도 큰 인기를 얻은 이용대는 2014년, 한 배드민턴 용품 업체로부터 후원을 받았다. 협회는 2009년부터 빅터 코리아와 후원사 계약을 한 상태였다. 협회는 이용대의 스폰서 계약에 관해 시정을 요구했고, 결국 그는 해당 업체 모델 활동을 중단했다. 이용대는 유연성과 세계배드민턴연맹(BWF) 남자복식 랭킹 1위를 지키고 있었던 2016년 8월,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후배들에게 기회를 열어줘야 한다는 것이었지만, 개인 후원 계약 제약이 있는 대표팀을 떠나는 게 목적이라는 시선이 지배적이었다. 2012년 10월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대한체육회 국정감사에서도 협회의 개인 후원 계약 제한 규정이 도마에 오른 바 있다.당시 위원회는 2012 런던 올림픽에서 동메달 1개 획득에 그친 배드민턴 대표팀의 저조한 성적이 올림픽 공인구(셔틀콕)를 만든 요넥스가 아닌 빅터와 계약한 협회의 선택 탓이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경기력 향상을 위해서는 선수가 자신에게 적합한 용품을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조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협회는 이듬해(2013) 4월 빅터와 후원 계약을 4년 더 연장했고, 개인 후원 계약 규정도 바꾸지 않았다. 같은 라켓 종목인 탁구는 유니폼만 대표팀 선수 모두 같은 브랜드(버터플라이)를 입고, 라켓이나 운동화는 선수 개개인이 선호하는 용품을 쓴다. 현재 배드민턴 BWF 남자단식 세계랭킹 1위 빅토르 악셀센(덴마크)은 2021년 8월 자국 대표팀과 결별하고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로 이주해 개인 팀을 구성했다. 다양한 후원 계약으로 수익을 올린 그는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덴마크 대표팀으로 뛰었다. 안세영과 협회의 주장 모두 명분이 있다. 하지만 배드민턴계 스타플레이어가 10년에 걸쳐 같은 문제로 내적 갈등을 겪은 건 짚어볼 문제다. 이번에도 큰 사회적 이슈로 번졌다. 개인 후원 계약 제한을 푸는 대신 협회 후원사의 대외 공식 홍보 활동을 늘리는 장치를 마련하는 방안을 모색해 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협회 재정 문제도 특정 후원사에만 기대지 않고 자립도 향상을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안세영은 이미 나이키와 광고 계약을 한 상태에서 개인 후원을 받으면서 대표로 뛰고 싶다고 강하게 주장하는 탓에 오해를 자초했다. 육성·관리 시스템을 비판할 땐 대부분이 이를 '용기 있는 발언'으로 여겼지만, 결국 '돈 문제'였다는 시선도 생겼다. 안세영 측 역시 협회와 공생을 위해 마음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8.16 07:30
스포츠일반

파리로 모인 전설들...마르샹, 조코비치, 리네르, 빛난 '신·구 스타' [2024 파리 결산]

올림픽은 세계 스포츠 최대의 축제다. 대한민국 선수단이 주는 감독과 함께 전세계 스포츠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곳이기도 하다.개최국 프랑스는 이번 대회 자국의 슈퍼스타를 전면에 내세웠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직접 경기장을 나서 선수들을 만날 정도였다. 대표적인 게 수영 레옹 마르샹이다. 마르샹은 수영 경영 종목에서 금메달을 총 4개를 쓉쓸며 이번 대회 최다관왕을 예약했다. 게다가 4개 종목 모두 올림픽 기록을 새로 썼다. 지난달 29일에는 개인혼영 400m에서는 4분02초95를 기록, 은퇴한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미국)의 올림픽 기록(4분04초84)을 경신했다. 이어 1일 남자 접영 200m에서는 1분 51초21, 평영 200m에서는 2분05초85를 기록해 올림픽 신기록들을 연이어 경신했다. 3일 마크롱 대통령이 방문한 날에는 개인혼영 200m에서 1분54초06을 기록, 올림픽 기존 기록(1분54초23)을 0.17초 단축했다.개회식에서 지네딘 지단을 제치고 성화 최종 점화자로 나선 유도 영웅 테디 리네르 역시 자국에서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리네르는 유도 남자 최중량급에서 한국의 김민종을 제치고 정상에 섰다. 이어 혼성 단체전에서는 종주국 일본을 꺾고 금메달을 수확하는 데 앞장섰다. 일본이 앞서던 때 자신의 경기를 잡아 흐름을 바꿨고, 3-3 동률에서 치러진 재경기 때는 그의 체급이 추첨 끝에 결정돼 다시 한 번 승리하는 해결사까지 됐다. 이번 대회를 포함해 올림픽에서 개인전 금메달 3개, 단체전 포함하면 5개째를 수확했다. 프랑스 외에도 각 종목을 대표하는 스타들은 이번 대회에서 굵직한 족적을 남겼다. 최고는 역시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다. 24번의 메이저대회 우승으로 남녀 테니스를 통틀어 역대 공동 1위에 올라 있는 그는 테니스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유독 올림픽에서만 고전했다. 4번이나 출전했으나 금메달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2008 베이징 대회에서 받은 동메달이 최고 성적이었다.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남자 단식 종목 결승에서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을 꺾으며 마침내 염원하던 우승을 이뤘다. 기존 메이저대회에서 이룬 그랜드슬램에 올림픽 금메달을 더한 커리어 골든 그랜드슬램이 완성된 순간이다. 조코비치는 우승이 확정된 후 코트에 누워 감격을 표현했다. 남자 농구에서는 르브론 제임스를 중심으로 스테픈 커리, 케빈 듀란트, 조엘 엠비드 등 미국프로농구(NBA) 중심 선수들이 모인 미국의 드림팀이 5연속 우승을 이뤘다. 개최국이자 NBA 신인왕인 빅토르 웸반야마를 보유한 프랑스, 또 다른 NBA 간판 스타 니콜라 요키치를 보유한 세르비아가 맞섰으나 드림팀을 이기진 못했다.제임스는 우승 후 말로 또 한 번 화제를 모았다. 그는 자국 개최 대회이자 그의 현 소속팀인 LA 레이커스의 연고지 LA에서 열리는 다음 대회에 참가할 의사를 묻자 단칼에 "안 간다"고 답했다. 불혹을 넘긴 나이까지 억지로 코트 위에 남지 않겠다는 의사를 드러낸 셈이다.체조 스타 시몬 바일스(미국)의 부활도 화제였다. 2016년 리우 대회 4관왕인 바일스는 파리에서도 기계체조 여자 단체전, 개인종합, 도마 종목을 제패해 금메달 3개를 수집했다. 바일스는 리우 대회 활약을 앞세워 3년 전 도쿄 대회 때도 다관왕 유력 후보로 꼽혔다.하지만 압박감을 견디지 못해 단체전에서 중도 기권했고, 개인 종합 결선 출전도 포기하면서 전성기를 마감하는 듯했다. 그러나 마지막 올림픽이 될 이번 파리 대회에서 화려하게 부활, 명성에 맞는 성적을 남기고 올림픽 커리어를 마감하게 됐다. 레슬링 레전드 미하인 로페스도 매트 위에서 안녕을 고했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개인 단일종목 5연패의 금자탑을 쌓았다.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130㎏급에 출전한 로페스는 결승에서 칠레의 야스마니 아코스타를 6-0으로 누르고 우승했다. 토너먼트에서 굴지의 젊은 랭커들을 만났으나 모두 제압한 후 결승까지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이로써 로페스는 마흔두 살의 나이에 5연속 우승을 이뤘다. 2008 베이징 대회 때 첫 우승을 기록한 그는 2012 런던(이상 남자 그레코로만형 120㎏급)에서도 정상에 섰다. 이어 2016 리우데자네이루, 2020 도쿄(이상 남자 그레코로만형 130㎏급) 대회에 이어 이번 대회 우승으로 역대 최초 올림픽 5연패에 성공했다.이전까지 올림픽 역대 단일 종목 최다 연패 기록은 4연패였다. 로페스를 비롯해 육상 남자 멀리뛰기 칼 루이스, 수영 경영 남자 개인혼영 200m 펠프스, 여자 자유형 800m 케이티 러데키(미국), 육상 남자 원반던지기 앨 오터(이상 미국), 요트 파울 엘스트룀(덴마크), 레슬링 여자 자유형 63㎏급 이초 가오리(일본)가 달성했다.본래 로페스는 도쿄 대회 이후 은퇴를 선언했다. 하지만 파리 올림픽에서 역사를 쓰겠다며 현역 복귀했고, 완벽한 몸 상태로 젊은 선수들을 제압하며 절정의 경기력을 증명했다.로페스는 미련 없이 매트를 떠났다. 결승전 경기를 마친 로페스는 매트에 입 맞춘 뒤 레슬링화를 매트에 벗어두고 내려왔다. 더 이상 매트 위에 서지 않겠다는 마무리였다.파리(프랑스)=차승윤 기자 2024.08.12 11:11
스포츠일반

홀로 체코 유학까지 다녀와 日 최초 투창 우승 영웅 "70m 던지는 꿈을 매일 꿨다" [2024 파리]

기타구치 하루카(26)가 올림픽 육상 여자 창던지기 사상 최초의 일본인 금메달리스트가 됐다.기타구치는 1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육상 여자 창던지기 결선에서 65m80을 던져 우승했다. 2위 조 앤 반 디크(남아프리카공화국·63m93)보다 2m 가까디 더 멀리 보냈을 만큼 압도적인 기량을 뽐냈다. 기타구치는 2019년에 자비로 '창던지기의 고장' 유럽으로 유학을 떠나 체코 등 여러 나라에서 훈련했다. 일본 닛칸스포츠는 "기타구치가 홀로 체코로 건너가 현지 언어를 익혀 의사소통했다"면서 "이론과 기술을 함께 습득했다"며 그간의 노력을 설명했다. 일본 언론들도 유럽 선수의 전유물이었던 창던지기 종목에서 자국 선수가 금메달을 따자 큰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기타구치는 고교 시절 창던지기를 시작, 비교적 늦게 입문했다. 그러나 중학교 때까지 배드민턴과 수영을 배워 상반신의 유연성, 어깨 관절의 가동성 등을 향상시킨 덕분에 짧은 시간에 멀리까지 창을 내던질 수 있었다. 기타구치는 2022년 유진 세계선수권에서 3위에 오르며, 세계선수권 여자 창던지기 첫 일본인 메달리스트가 됐다. 2023년 부다페스트에서는 세계선수권 챔피언에 올랐다. 이번 파리 올림픽에선 금메달까지 차지했다. 기타구치는 "선수촌에서 70m를 던지는 꿈을 매일 꿨다"면서 더 큰 목표를 제시했다. 세계 기록은 2008년 9월 13일 체코의 바르보라 스포타코바가 작성한 72m28이다. 이형석 기자 2024.08.11 17:46
스포츠일반

창던지기까지 우승한 일본, 국외 올림픽 역대 최다 금메달 18개 [2024 파리]

일본이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역대급 금메달 잔치를 벌이고 있다.일본은 10일(한국시간) 금메달 2개를 추가했다. 여자 레슬링 62㎏급에서 모토키 사쿠라, 여자 창던지기에서 기타구치 하루카가 각각 우승을 차지, 이번 대회 금메달을 18개까지 늘렸다. 일본 매체 매일신문은 '(금메달 18개는) 해외에서 개최한 올림픽 최다 금메달'이라고 밝혔다. 일본은 자국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 금메달 27개를 획득했는데 해외에서 열린 올림픽 최다 금메달은 2004년 아테네 대회 16개였다.일본이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종목은 레슬링(6개)과 유도(3개) 체조(3개) 스케이트보드(2개) 펜싱(2개) 육상(1개) 브레이킹(1개)이다. 일본올림픽위원회(JOC)가 개막 전 내세운 금메달 목표는 20개.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다. 일본은 11일 열리는 남자 레슬링 65㎏급에서 기요타 고타로, 여자 레슬링 76㎏급에서 가가미 유카가 각각 결승전을 치른다. 두 선수 모두 종목 강자로 꼽혀 금메달 추가 가능성이 크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8.11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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