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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일반

"색시야 띠용아, 나 금메달 땄다" 예비아빠 조정두는 약속을 지켰다 [패럴림픽]

"아내와 곧 태어날 아들에게 금메달을 걸어주겠습니다."조정두(37·BDH파라스)는 2024 파리 패럴림픽 대회를 위해 출국하기 전, 출사표를 이렇게 냈다. 지난 2월 백년가약을 맺은 아내 노현주 씨와 오는 9월 12일 태어날 아들 '띠용이(태명)'에게 메달을 꼭 선물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패럴림픽 훈련을 시작하면서 집에 잘 가지 못했다. 아내에게 많이 미안했는데, 금메달로 갚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조정두는 약속을 지켰다. 조정두는 30일(한국시간)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대회 사격 남자 10m 공기권총(스포츠등급 SH1) 결선에서 237.4점을 쏴 마니쉬 나르왈(인도·234.9점)을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첫 패럴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겼다. 첫 10발에서는 98.9점을 쏴 양차오(중국·100.6점)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가 20발째 198.9점으로 1위에 오른 뒤 계속해서 리드를 지켰다.경기 후 조정두는 “사실 연습 때만큼 경기력이 나오지 않아서 약간 불안했다. 잡생각마저 들었다. 예컨대 ‘저 파리는 왜 저기 앉아 있지?’와 같은 생각처럼 큰 대회에서 생각조차 하기 어려운 잡생각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갑자기 ‘어차피 상대가 알아서 다 밀려날 테니 나는 편히 쏘자’는 생각이 들더라”며 “그게 금메달을 딴 원동력이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메달을 딴 순간 아내와 곧 태어날 아이가 떠올랐다. 조정두는 “어서 아내와 아이에게 금메달을 전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아이 이름은 짓지 못했는데, 태명은 ‘띠용’이다. 올해가 용띠 해이지 않은가. 아이에게 ‘건강하게만 자라 달라’고 하기보다 ‘엇나가지 말라’는 말을 더 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아내 노 씨에게는 “색시야, 오빠 금메달 땄다”며 크게 웃었다.조정두는 2007년 군 복무 중 뇌척수막염 치료를 잘 받지 못해 후유증으로 척수장애를 갖게 됐다. 후천적 장애를 가지면서 방황에 빠져 지낸 세월 또한 길었다. 그는 “밖에 나가는 게 두려웠다.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며 7~8년을 집에 갇혀 지냈지만, 사격을 접하고 이 곳까지 오게 됐다”고 돌아봤다. ‘금메달 획득으로 많은 사람에게 희망을 주게 됐다’는 말에 그는 “주변에서 이야기한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다”라며 “자기 자신이 스스로 용기를 갖고 밖으로 나가 많은 사람을 만나다 보면 길이 보일 것”이라고 용기를 줬다.금메달을 목에 걸었으니 일단 한숨 돌릴 참이다. 이날 조정두는 경기를 앞두고 식사조차 거르고 총을 들었다. 그는 “밥을 먹고 경기를 하면 소화하는 과정에서 총이 잘 고정되지 않고 흔들린다”고 밝혔다. 이어 “얼른 식당에 가 라면을 끓여 먹고 싶다. 밥을 먹지 않아 배가 고프다”며 웃었다. 윤승재 기자·파리=공동취재단 2024.08.31 07:04
프로야구

‘후반기 ERA 1.46, K/9 9.49’ 박상원, 철벽 그 이상의 안정감 [IS 피플]

박상원(30·한화 이글스)이 클로저 시절의 안정감을 되찾았다. 오히려 그 이상의 완벽함까지 보인다.박상원은 2024시즌 후반기 19경기(26일 기준)에서 2승 무패 1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1.46을 기록 중이다. 단순히 실점만 적은 게 아니라 경기 내용이 완벽에 가깝다. 이 기간 피안타율이 0.111에 피장타율도 0.198에 불과하다. 9이닝당 볼넷은 1.46개, 탈삼진은 9.49개를 남겼다.전반기 때만 해도 이렇지 않았다. 지난해 팀의 마무리 투수로 뒷문을 지켰던 박상원은 올 시즌 전반기 극도로 부진하면서 마무리 자리를 주현상에게 넘겼다. 이후에도 안정감을 찾지 못하면서 필승조 역할마저 제대로 맡지 못했다. 전반기 31경기에서 3패 1세이브 4홀드, 피안타율이 0.327에 평균자책점은 8.65까지 치솟았다. 1군에서 기용하는 것조차 버거웠다.후반기는 확연히 다르다. 공교롭게도 양상문 투수 코치가 부임한 이후다. 코치뿐 아니라 감독과 단장까지 두루 경험한 양 코치는 '거물급' 지도자다. 다만 2019년 롯데 자이언츠 감독을 마지막으로 5년 만에 복귀한 현장이었다. 데이터나 메이저리그(MLB) 트렌드에 친숙한 외국인 코치나 젊은 코치들보다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양상문 코치가 박상원을 살렸다. 비결은 믿음이다. 25일 경기 전 만난 양상문 코치에게 박상원의 부활 비결을 묻자 양 코치는 "박상원은 원래도 좋은 투수"라며 "그동안 머리가 복잡했던 부분을 좀 간단하게 해줬다. 코칭이 꼭 깊이 있게 들어간다고 좋은 게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미 한 팀의 마무리 투수까지 해본 박상원을 '뜯어 고치는' 것보단 본래 장점을 떠올릴 수 있게 도왔다는 이야기다.박상원도 '믿음'을 키워드로 꺼냈다. 박상원은 지난 25일 두산전에선 8회 등판해 9회까지 뒷문을 책임지고 2이닝 세이브를 수확했다. 마무리 투수에서 내려온 후 처음 거둔 세이브였다. 박상원은 이에 대해 "9회 말 등판하기 전이다. 양상문 코치님께서 8회 말도 잘 던지고 내려왔으니, 끝까지 해보자고 하셨다"며 "이재원 선배도 와서 한 번 해보자고 얘기해줬다"고 전했다. 그는 "코치님과 선배님들의 조언에 잡생각이 많아지는 일 없이 잘 던질 수 있었다. 마운드에서도 (포수인) 최재훈 선배의 볼 배합에 따라 좋은 투구를 할 수 있었다"고 코치와 선배들에게 공을 돌렸다.박상원은 "마무리에서 보직이 바뀐 후 다시는 세이브 기회에 등판하지 못할 거로 생각했다"고 했다. 세이브의 기쁨과 함께 마무리 투수에서 내려왔을 때 선수 본인이 느꼈을 아쉬움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그는 "마무리 투수 때도 못해 본 아웃카운트 여섯 개의 세이브 상황이었지만, 당시의 경험을 살려서 투구하려고 했다. 잘 막아서 기분 좋다"고 했다. 그는 "감독님과 양상문 코치님이 항상 자신감을 주시는 말들을 해주신다. 그런 말씀과 믿음이 지금 좋은 투구를 하는 원동력"이라고 감사를 전했다. 필승조 한 명의 각성은 불펜진 전부를 살리는 퍼즐이 되기도 한다. 게다가 한화엔 박상원만 있는 게 아니다. 전반기만 해도 주현상 홀로 외로이 버텼던 한화 불펜진은 이제 박상원과 김서현, 한승혁이 두루 활약 중이다. 전반기 대부분을 퓨처스리그에서 보냈던 김서현은 후반기 평균자책점 3.24를 남기는 중이다. 그나마도 24일 두산전(4자책점)이 후반기 자책점(6점)의 대부분이다. 한승혁도 후반기 평균자책점이 2.65로 빼어나다.필승공식이 갖춰진 덕분에 한화는 후반기 순위 싸움에서 태풍의 눈이 됐다. 26일 기준 한화의 불펜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스탯티즈 기준)는 7.26으로 리그 전체 1위에 올랐다. 후반기 구원 평균자책점은 3.91로 전체 2위, 구원 WHIP(이닝당 출루허용)은 1.37로 1위다. 후반기 기준 피안타율(0.233)도 1위에 피출루율(0.336) 2위, 피OPS(출루율과 장타율의 합)는 압도적 1위(0.699)다.불펜이 순위 싸움의 중심이 되면 '혹사 논란'이 따르기 마련이지만, 한화는 두터운 선수층 덕분에 이 역시 피하고 있다. 이닝 소화력이 뛰어난 라이언 와이스, 류현진을 중심으로 하이메 바리아와 문동주까지 한 사람 몫을 해주는 덕분이다. 한화는 지난 25일 경기에서 불펜 7명을 동원했지만, 26일 경기에선 류현진이 7이닝, 박상원이 2이닝을 책임지며 남은 불펜 투수들에게 휴식을 부여했다. 필승조들에게 이틀 이상의 휴식이 안겨졌고, 한화는 27일부터 다시 순위 싸움 최전선에 출격시킬 수 있게 됐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8.27 10:18
골프일반

[뱁새 김용준 프로의 골프모험] 3퍼팅을 줄이려면 ③ 뱁새의 롱 퍼팅 비결 : 심리편

390m 남짓한 18홀에서 뱁새 김용준 프로는 거침 없이 드라이버를 휘둘렀다. 뱁새는 36홀짜리 시합의 마지막 홀에서 파를 기록해야만 본선에 나갈 수 있다고 판단했다. 가슴을 졸인 채로 머뭇거리는 샷을 했다가는? 공이 러프에 빠지거나 세컨샷 거리가 많이 남기 십상이다. 그렇게 되면 파로 막기가 만만치 않다. 어차피 보기를 하면 예선 탈락이라고 생각하니 거칠 것이 없었다. 뱁새가 친 공은 총알처럼 바람을 갈랐다. 세컨샷을 할 위치에 가 보니 뱁새는 용수철 같은 스무 살짜리 청년 프로 골퍼 다음으로 멀리 보냈다. 혹시 같은 조에서 그 청년 프로와 뱁새 둘만 플레이 한 것 아니냐고? 헉! 절대 아니다. 네 명이 한 조였다. 뱁새는 120m 가량 남은 세컨샷을 9아이언으로 가볍게 그린에 올렸다. 살짝 부는 맞바람을 감안했는데 딱 맞았다. 공은 홀에서 열 발짝 남짓한 거리에 멈췄다. 여기서 잠깐! 390m가 넘는 홀에서 맞바람까지 부는데 세컨샷이 120m 밖에 남지 않았다면? 뱁새 드라이버 비거리가 300야드나 된다는 이야기냐고? 으쓱! 그렇다. 뱁새도 시니어 골퍼 치고는 한 거리 한다. 얼씨구! 그 틈에 자기 자랑하는 뱁새라니.세컨샷이 그린에 올라가자 뱁새는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고 마음을 놓았다. 그 거리에 오르막 퍼팅이라면 두 번 만에 홀 아웃 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뱁새는 그 직전 홀에서 마음을 잔뜩 움츠린 채 퍼팅을 하다가 한 발짝짜리 파 퍼팅을 놓쳤다. 그 바람에 마지막 홀에서 반드시 파를 해야 되는 상황에 몰린 것이다. 직전 홀만 그런 것이 아니다. 16홀에서는 오르막 세 발짝짜리 버디 퍼팅을 성공하지 못했다. 스트로크를 약하게 한 것이 문제였다. 마지막 홀 첫 퍼팅은 20% 정도 오르막을 보아야 맞았다. 열 발짝이니 열두 발짝을 보고 치면 된다는 이야기이다. 20%인지는 어떻게 아느냐고? 지지난 회 칼럼을 읽은 독자라면 이런 질문을 할 리가 없다. 비결은 이미 그 회에 밝혔다.뱁새는 주저하지 않고 열두 발짝 굴러갈 퍼팅 스트로크를 했다. 공을 때리는 순간에도 느낌이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공은 생각보다 빨리 속도가 줄어들었다. 그리고는 홀 두 발짝 앞에서 멈췄다. 아뿔싸! 너무 약하게 친 것이다. 아니, 거리를 20%만 더 보아서는 모자라는 상황이었다. 퍼팅 그린은 이미 새벽 일찍 스피드를 측정할 때 그 그린이 아니었다. 반나절 남짓 잔디가 자랐으니 속도가 느려진 것이다. 거리를 한 발짝이라도 더 감안해야 했다. 두 발짝 남은 파 퍼팅을 두고도 뱁새는 흔들렸다. 이 거리에서 넣을 확률은 반반이다. 브레이크를 충분히 보고 부드럽게 태울 것이냐? 아니면 브레이크를 덜 보고 과감하게 때릴 것이냐? 뱁새는 잠깐 고민했다. 그리고 마음을 먹었다. 브레이크를 덜 보고 과감하게 치기로. 연습 스트로크를 세 번 하고 셋업을 했다. 그리고 운명을 건 파 퍼팅을 하기 위해 백스윙을 하는 순간 뱁새는 머뭇거렸다. 찰나 같은 순간에 끼어든 잡생각이 매끄러운 스트로크를 막았다. 결과는 참담했다. 살짝 힘이 부족하다고 느낀 것과 동시에 공은 홀 앞에서 휘었다. 탭인 보기를 기록하고 뱁새는 멍했다. 세 홀 연속 짧은 퍼팅을 놓치면서 예선 탈락한 것이다. 이런 뱁새가 3퍼팅 줄이는 비결을 칼럼으로 쓰고 있으니 신뢰할 독자가 몇이나 있겠는가? 그래도 첫 회를 그럴싸하게 쓰고 나서 벌어진 일이고 보니 타산지석으로 삼으라고 창피함을 무릅쓰고 쓰는 것이다. 실수에 실수를 거듭한 이야기라도 말이다.뱁새는 왜 마지막 세 홀에서 숏 퍼팅을 모두 놓쳤을까? 아니 왜 세 번이나 되는 숏 퍼팅 기회 가운데 단 한 개도 성공하지 못했을까? 그것은 바로 숏 퍼팅을 한 뱁새는 뱁새가 아닌 뱁새였기 때문이다. 무슨 이야기냐고?긴장하거나 신이 나거나 슬프거나 화가 나면 ‘자신이 아닌 다른 자신이’ 공 앞에 서 있게 된다. 어디서 들은 것은 있으니 뱁새도 말로는 다 안다. 그런데 실전에서는 자신이 아닌 다른 자신과 소통하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자신이 아닌 다른 자신이 엉뚱한 짓을 하는 동안 속수무책인 경우가 태반이다. 뱁새는 마지막 세 홀에서 짧은 퍼팅을 앞두고 있는 자신이 아닌 다른 자신을 다독였어야 했다. 어차피 못 넣으면 예선 탈락이니 자신 있게 스트로크를 하라고 말이다. 첫 번째 퍼팅을 앞둔 ‘뱁새가 아닌 다른 뱁새’에게도 여유를 갖고 상황을 짚어보라고 주의를 주었어야 했다. 그랬다면 충분히 더 과감하게 첫 퍼팅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알면서도 왜 못했느냐고? 뱁새는 긴장에서 빨리 벗어날 생각만 한 것이다. 본능적으로 말이다. 서둘러서 홀 아웃 하고 압박을 터는 데만 집중한 것이다. 뱁새가 그 긴장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다면? 심호흡을 몇 번이고 한 다음에 한 발짝 물러서서 판단한 다음에 승부를 냈다면? 몇 번이나 온 기회 가운데 적어도 한 번은 잡을 수 있었을 것이다. 3퍼팅을 줄이려면 내가 아닌 다른 나와 소통해야 한다는 사실을 뱁새는 뼈저리게 다시 깨달았다. ‘뱁새’ 김용준 프로와 골프에 관해서 뭐든 나누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메일을 보내기 바란다. 지메일 ironsmithkim이다. KPGA 프로 2024.08.14 08:18
연예일반

덱스, 번아웃 고백 후폭풍… “유재석도 아닌데, 주접은” (핑계고)

유튜버 덱스가 번아웃 고백 후 머리에 강하게 남았던 피드백들을 고백했다.3일 공개된 유튜브 콘텐츠 ‘핑계고’에서는 유재석이 디즈니 플러스 예능 ‘더존: 버텨야 산다 시즌3’ 멤버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이날 덱스는 “레고를 아무 생각 없이 만드는 데 힐링이 되더라. 현실 고민이나 잡생각 덜으려고 (레고에) 무아지경 빠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후 덱스는 번아웃에 대해 고백했다.그는 “작년에 번아웃을 경험했다. 어이가 없긴 한데 너무 빠르게 번아웃이 왔다”며 “제가 살면서 경험해 보지 못한 관심이 단기간에 너무 빨리 오니까 그런 것 같다. 올해는 재미있었다”고 말했다.번아웃 고백 후 대중의 반응도 지켜본 덱스. 그는 “(작년에) 댓글을 봤다. 번아웃 고백에 위로와 공감이 있을 줄 알았는데 ‘유재석도 안 오는 번아웃을 네가 왜 오냐’고 ‘주접떨지 말라’고 해서 수긍했다”며 쿨하게 웃었다. 이에 유재석은 “저는 번아웃이 오고 싶어도 워낙 9년을 일이 없이 있다 보니 서서히 내 나름대로 이런 경험도 하고 마음고생도 많았다”고 덱스를 위로했다.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4.08.03 12:31
스포츠일반

[스포츠 7330] 수업 전에 뛰면 뇌 활성화...“공부 잘 하려면 움직여라”

학업 효율도 높이는 열쇠 아침 운동, 태권도 등 집중력 높여체육활동 교육정책에도 반영 시작 하버드대 임상정신과의 존 레이티와 에릭 헤이거만 교수는 2009년 ‘운동화 신은 뇌’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 연구에 나오는 미국 일리노이주 네이퍼빌 센트럴고등학교 학생들은 정규수업 시작 전 이른 아침에 약 1.6㎞를 뛰는 유산소 운동을 했다. 이를 꾸준히 한 결과 과체중 학생 비율이 줄고, 학업 능력은 향상됐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실제 교육 정책에도 반영되고 있다. 지난해 부산시교육청은 아침 운동 활성화 정책을 시작했다. 서울시교육청도 지난해 가을부터 학생들의 아침 운동을 독려하는 ‘다시 뛰는 아침, 시즌2’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대학입시 경쟁이 치열한 한국 사회에서는 아직까지도 많은 학부모들이 공부하는 중고등학생 자녀가 운동을 많이 하는 걸 탐탁치 않아 한다. ‘운동하면서 땀 흘리고 힘을 빼고 나면 금세 지쳐서 책상 앞에서 졸게 된다’는 게 그 이유다. 연구 결과로 증명된 사실은 이와 반대다. 일리노이대학 힐먼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20분간 앉아있는 그룹과 같은 시간 동안 걷기를 한 그룹의 뇌 혈류량을 비교할 때 걷기 그룹의 뇌 혈류량이 증가한다. 피가 돌고 활성화가 되면 뇌가 더 많은 기능을 할 수 있다. 당연히 공부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2020년 이후 약 3년간 이어진 코로나19 대유행 시기 동안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떨어졌다는 점도 체육활동과 무관하지 않다. 운동이 집중력을 키우는 데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러닝이 잡생각을 사라지게 한다는 건 경험해본 사람은 누구나 알 수 있다. 운동은 ADHD(과잉행동장애) 치료법으로도 사용된다. 특히 태권도, 주짓수 같은 무술은 동작을 머리로 생각하면서 동시에 몸을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뇌와 몸을 동시에 사용하는 운동으로써 집중력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소크생물학연구소의 프레드 게이지 박사는 2013년 '신경과학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운동이 뇌세포를 새로 만들어낸다는 결과를 보여줬다. 이 연구에 따르면 운동을 시킨 쥐들이 뇌세포를 새로 만들어냈다. 특히 실험 대상이 된 늙은 쥐들 중에서 운동을 한 그룹이 운동을 하지 않은 어린 쥐들과 비교해 새 뇌세포 양이 최고 50%까지 많았다. 뇌과학자 장동선 박사는 “뇌과학자와 의사들 중에 러닝을 하는 사람이 정말 많다. 그 이유는 달리기만 꾸준히 해도 BDNF(신경성장인자)가 나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공부를 잘하려면 종일 책상에 앉아있을 게 아니라 움직여야 한다. 이은경 기자 2024.06.24 09:08
프로야구

[IS 스타] 짜릿한 '대타 스퀴즈'...문현빈 "사인에 긴장, 성공하니 안도의 웃음"

"성공하니 그냥 안도의 웃음만 났습니다. 세리머니도 안타가 된 걸 확인하고서야 했어요."문현빈(20)이 한화 이글스의 해결사가 됐다. 그런데 강력한 한 방이 아닌 스퀴즈 번트, 그것도 대타로 나서서 성공시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문현빈은 1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 맞대결 9회 1사 1·3루 상황에 대타로 나와 1타점 번트안타를 기록했다. 그의 1타점으로 동점 균형을 깬 한화는 4-3으로 승리, 주중 두산과 위닝 시리즈를 확보했다.쉽지 않은 임무였다. 차라리 강공을 시도하는 게 편할 수 있었다. 한 점도 주면 안 되는 두산 내야진이 그를 경계하고 있었는데, 문현빈이 그 임무를 해냈다. 절묘하게 대낸 번트 타구가 내야에 갇혔고, 두산 왼손 필승조 이병헌이 이를 잡아 처리하고자 했으나 이미 늦은 후였다. 3루 주자 하주석이 재빨리 홈을 밟았고, 문현빈 본인도 1루에서 살아남았다. 경기 후 만난 문현빈은 당시 상황에 대해 "대타로 나가 파울(2구)을 치기 전까지는 그냥 히팅 사인이 나왔다. 가볍게 치려고 생각했다. 그런데 갑자기 스퀴즈 번트 사인이 나와 많이 긴장은 됐다"며 "아무래도 강공보단 조금 더 어렵고, 한 번에 성공시켜야 하는 작전이라 그렇게 느낀 것 같다"고 떠올렸다.명장면의 주인공이 된 소감이 의외였다. 문현빈은 "그냥 작전이 성공해 안도의 웃음이 나왔다"고 했다. 1루에 나가 한화 특유의 독수리 세리머니도 했지만, 그 역시 "팀 세리머니라 했는데, 안타가 되면 한다. 안타가 되는지를 보고 있다가 그때에야 했다"고 전했다. 스퀴즈 번트의 비결도 간단하다. 그는 "코치님 말씀을 잘 듣고, 연습도 열심히 해서 되는 것 같다"고 했다.이날을 포함해 문현빈은 올 시즌 대타 성적이 유독 좋다. 시즌 타율 0.255에 비해 대타 타율이 0.385(13타수 5안타)에 이른다. 문현빈은 "대타로 나왔을 때는 결과보다는 투수의 타이밍에 집중한다. 그러니 상대 투수에 더 몰입할 수 있고, 잡생각도 없어지는 것 같다. 그래서 좀 더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했다.2004년생인 문현빈에게 2004년부터 프로 감독을 맡아온 김경문 감독은 어떤 느낌일까. 카를로스 수베로 전 감독, 최원호 전 감독과 함께 프로 생활을 시작했던 문현빈에게 김 감독은 처음 만나 본 백전노장이다.문현빈은 "카리스마 있고 멋진 분"이라며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시고, 덕담도 계속 전해주신다. 경기 전이나 훈련 때도 '오늘 나갈 거니 계속 준비하고 있어라' '언제든 나갈 상황이 오면 나갈 수 있다'며 용기를 주신다"고 전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6.12 22:43
프로야구

작전명 지명타자(DH) : 추신수의 마지막 미션 [IS 포커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예고한 추신수(42·SSG 랜더스)의 마지막 미션은 '지명타자'다.지난 7일 1군 엔트리에 복귀한 추신수는 첫 4경기를 모두 지명타자로 뛰었다.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전략이 아니다. 이숭용 SSG 감독은 추신수의 1군 등록에 앞서 "(추신수는) 웬만하면 수비를 안 시킬 생각이다. 지명타자에 집중할 생각"이라고 공언했다.추신수의 주포지션은 외야수.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16시즌을 뛴 그는 우익수로 8100이닝 이상 뛴 베테랑이다. 부산고 강속구 투수 출신답게 수비 때 강한 어깨를 잘 활용했다. 2010년엔 어시스트(보살)가 14개로 MLB 전체 우익수 중 1위였다. 2021시즌을 앞두고 국내 복귀한 뒤에도 한동안 우익수로 활약했다. 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지명타자 출전 빈도가 많아졌다. 지난 시즌 추신수는 전체 462타석 중 74%(342타석)를 지명타자로 뛰었다. 지난해 12월 "2024시즌을 끝으로 선수에서 은퇴하겠다"고 발표한 뒤 '우익수 추신수'로 마지막 시즌을 준비했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랐다. 2월 대만 스프링캠프에선 장염 문제로 중도 귀국하더니 정규시즌 개막전에선 주루 중 견제에 손가락을 맞아 골절되는 불운이 따랐다. 5월 초에는 어깨 회전근개(근육 힘줄) 손상으로 오래 이탈했다. 불혹을 넘긴 적지 않은 나이. 반복된 부상 탓에 수비 부담도 크게 느껴졌다.여러 상황을 고려한 이숭용 감독은 추신수의 쓰임새를 '지명타자'로 결정했다. 여기에는 추신수가 지명타자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이겨낼 거라는 믿음도 바탕에 깔렸다. 이숭용 감독은 "나도 선수 때 해봤지만 지명타자를 하는 게 쉽지 않다"며 "계속 움직이면서 리듬을 찾아야 한다. 예민한 선수들은 왜 (타격 타이밍이) 안 맞을까 하며 고민하기도 한다"며 지명타자가 까다롭다는 걸 강조했다. 대부분의 선수는 수비하길 원한다. "지명타자로 뛰면 경기 감각을 유지하는 게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나성범(KIA 타이거즈)은 "솔직히 다리 상태(햄스트링)만 된다면 수비를 계속 나가고 싶다"며 "수비에 나가면 잡생각이 없어지고 집중하게 돼 타격감도 좋아지는 거 같다"고 말했다. 햄스트링 부상 탓에 지명타자로 출전 중인 이주형(키움 히어로즈)도 "(더그아웃에만 있으니) 잡생각이 많아지더라. 아웃을 당하면 못 친 장면만 계속 떠올리게 된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추신수도 지명타자보다 우익수로 출전했을 때 타격 성적이 훨씬 낫다. 이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지만 팀과 자신의 상황을 이해하고 지명타자 출전을 받아들였다. 이숭용 감독은 지난 5월 추신수가 부상으로 이탈하자 "'라스트 댄스 시즌'을 맞아 보여주고 싶은 것이 많았을 텐데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부상에서 회복한 그가 지명타자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지명타자 추신수'는 SSG 타선의 짜임새를 좌우할 핵심 포인트 중 하나다.인천=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6.12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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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니었던 거 같다" 우익수 나성범이 돌아왔다 [IS 피플]

나성범(35·KIA 타이거즈)은 '위기'라는 단어가 익숙하지 않다. 프로 입단부터 대형 유망주로 주목받은 그는 NC 다이노스와 KIA에서 모두 승승장구했다. 올 시즌엔 조금 달랐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개막전 엔트리 등록이 불발되더니 지난달 28일 1군에 지각 합류한 뒤 첫 9경기 타율이 0.080(25타수 2안타)에 머물렀다.나성범은 타격 슬럼프를 회상하며 "내가 아니었던 거 같다"고 말했다. 3000타석 기준 프로야구 역대 통산 타율 톱10(29일 기준 0.314)에 이름을 올리는 나성범은 정확도와 힘을 겸비한 강타자. 그런 그가 1할에도 미치지 못하는 타율을 유지하니 주변에선 "부상 회복이 덜 됐는데 너무 일찍 올린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부상 재발 우려 때문에 주로 지명타자로 경기를 뛰었지만, 존재감이 미미했다. "왜 이렇게 쳤지?"라는 생각이 많아지면서 악순환이 반복됐다. 타격 타이밍이 엇나가 타구의 질도 좋지 않았다.바닥을 찍은 나성범은 지난 14일 반등을 시작했다. 광주 두산 베어스전에서 시즌 첫 홈런을 때려낸 것이다. 이튿날에는 시즌 첫 멀티 히트(3안타)와 2경기 연속 홈런으로 포효했다. 이후 연속 안타로 타격감을 꾸준히 끌어올린 그는 지난 28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시즌 5호이자 2경기 연속 홈런을 폭발시켰다. 아울러 KBO리그 역대 25번째 개인 통산 1000타점 고지를 정복했다. 다사다난했던 5월의 끝자락. 나성범은 "감독님, 코칭스태프, 선수들, 팬분들에게 너무 죄송스러운 모습만 보여드려서 스스로 위축되기도 했다"며 "주변에서 박수와 격려를 보내주셔서 조금 힘이 났다. 덕분에 포기하지 않았던 거 같다. 조금씩 감이 올라오고 있는데 팀에 많은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지명타자가 아닌 우익수 출전 횟수를 늘리면서 타격감도 덩달아 올라왔다. 나성범은 "솔직히 다리 상태(햄스트링)만 된다면 수비를 계속 나가고 싶다"며 "수비에 나가면 잡생각이 없어지고 집중하게 돼 타격감도 좋아지는 거 같다"고 반겼다. 선두 KIA는 5월 내내 '버티기 모드'였다. 외국인 투수 윌 크로우가 이탈하는 등 크고 작은 이슈가 있었다. 잠시 선두 자리를 위협받기도 했지만, 빠르게 분위기를 추슬렀다. 나성범의 반등이 큰 힘이 됐다. 덕분에 중심 타선의 무게감이 어느새 묵직해졌다. 베테랑 최형우의 부담도 줄었다.나성범은 "(6월에는) 지금보다 더 위에 있어야 한다. 자신감도 있다"며 "팀도 지금보다 더 위로 올라갈 수 있도록 2~4위 팀이 못 따라오게 (KIA가) 치고 나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라며 껄껄 웃었다.창원=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5.30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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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중현의 야구 톺아보기] 이주형의 고충과 에드거 마르티네스

"몸에 열이 나지 않는 것 같다."최근 지명타자 출전 비중이 부쩍 커진 이주형(23·키움 히어로즈)의 고충이다.주포지션이 중견수인 이주형은 현재 수비를 하지 않는다.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 부상 재발 우려 때문에 22일 기준으로 11경기 연속 지명타자로 뛰었다. 공격에만 집중할 수 있으니 타격 성적이 향상할 것 같지만 결과는 반대. 중견수로 출전했을 때 타율이 0.400인데 지명타자로 나섰을 땐 0.273로 차이가 있다.이주형은 "(더그아웃에만 있으니) 잡생각이 많아지더라. 아웃을 당하면 못 친 장면만 계속 떠올리게 된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들쭉날쭉한 컨디션을 '열'에 비유했다. 지난해 KBO리그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를 받은 베테랑 손아섭(NC 다이노스)도 "(지명타자는) 경기 감각 유지가 가장 어렵다. 몸이 식기 때문에 경기 중 끊임없이 준비해야 한다"고 이주형과 비슷한 얘길 했다.지명타자의 가치는 해묵은 논쟁거리다. 고 하일성 야구 해설위원은 생전에 "프로라면 타격도 하고, 수비도 다 해야 한다"며 "지명타자의 기록을 함께 인정하면 안 된다. 골든글러브에 포함된 것은 물론이고 향후 리그에서 없어져야 하는 제도 중 하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분위기도 다르지 않다. 역대 최고의 지명타자로 불리는 에드거 마르티네스가 2019년, 10수 만에 명예의 전당(Hall of Fame·HOF)에 입성한 게 좋은 예다. 선수 시절 마르티네스는 파워(통산 홈런 309개)와 정확도(통산 타율 0.312)를 모두 갖춘 '무결점 타자'였다. 사이영상을 다섯 번이나 받은 랜디 존슨이 "내가 본 최고의 타자"라고 평가할 정도. 하지만 지명타자 출전 비율이 높아 그의 기록을 평가절하하는 시선도 적지 않았다. 마르티네스가 명예의 전당에 도전할 마지막 10번째 투표를 앞두자, 한 기자가 "그가 지금까지 제외된 유일한 이유는 (당시 지명타자 제도가 없던) 내셔널리그 성향의 유권자들이 가진 반 지명타자 감정 때문"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 첫 투표에서 36.2%의 지지를 받은 마르티네스는 최종 85.4%의 득표율로 입회 기준(75%)을 가까스로 넘겼다.최근 미세한 변화가 감지된다. MLB는 2022시즌부터 양대 리그에서 모두 지명타자 제도가 운용되고 있다.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와 마르셀 오수나(애틀랜타 브레이브스)는 지명타자로 엄청난 화력을 뽐내고 팬들은 이들 활약에 환호한다. 자연스럽게 지명타자의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받는다. 1987년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자 유승안 한국리틀야구연맹 회장은 "(이주형처럼) 경험이 부족한 젊은 선수들은 지명타자로 밸런스를 맞추는 게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베테랑은 (체력 관리가 가능한) 지명타자의 장점을 활용하면 더 좋을 거 같다"고 말했다. 은퇴 전 지명타자와 대타로 적지 않게 뛴 이숭용 SSG 랜더스 감독은 "(지명타자는) 팀에 필요한 선수"라며 "지명타자로 뛴다는 건 타격을 가장 잘한다는 거 아닌가. 선수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면 공격을 더 많이 하는 게 맞다"고 소신을 밝혔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5.23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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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이 안 나네요"...'제2의 이정후' 이주형, 중견수 복귀 의지

현재 키움 히어로즈 지명타자(DH) 타자는 외야수 이주형(23)이 맡고 있다. 원래 체력 관리를 차원에서 여러 선수가 번갈아 나섰던 자리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4월 중순 당한 오른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한 달 동안 이탈했던 이주형을 관리하고 있다. 수비는 내보내지 않고, 너무 과감한 주루도 하지 않도록 권유했다. 이주형은 메이저리그(MLB)로 진출한 '전' 간판타자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후계자로 기대받는 선수다. 지난해 7월 LG 트윈스에서 트레이드로 이적한 뒤 타격 잠재력을 드러내며 주전 중견수로 올라섰다. 지난 시즌(2023) 55경기에서 타율 0.330을 기록했다.올 시즌도 부상 전 나선 7경기에서 타율 0.483를 기록하며 뜨거운 타격감을 보여줬다. 3안타 이상 몰아친 경기만 4번이다. 홍원기 감독은 콘택트 능력이 좋은 이주형의 타격 능력을 활용하면서도 부상 재발을 막으려 했다. 이주형은 지난 열흘 동안 치른 9경기 모두 DH로 나섰다.하지만 'DH 이주형'의 공격력은 이전보다 주춤하다. 이 기간 타율 0.243에 그쳤다. 이주형은 "기록이 말해주고 있다. 삼진도 많이 당했고 타율도 떨어졌다. 득점권에서 부진해 팀에 안 좋은 영향을 주기도 했다"라고 자책했다. 주 포지션인 중견수로 빨리 복귀하고 싶다. 이주형은 "일단 수비를 하지 않고, 더그아웃에만 있다가 타석에 서다 보니 몸에 열이 나지 않는 것 같다. 무엇보다 잡생각이 많아지더라. 아웃을 당하면 못 친 장면만 계속 떠올리면서 연연하게 되더라"라고 전했다. 수비를 하면 타석에서 남긴 아쉬움을 털어낼 수도 있고, 잡념이 생길 시간이 없는데,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더 많은 탓에 부정적인 생각이 많아졌다는 의미다. 이주형은 지난 19일 고척 SSG 랜더스전에서 소속팀 키움이 0-1로 지고 있던 2회 말 첫 타석에서 상대 투수 오원석을 상대로 솔로홈런을 쳤다. 선취점을 내준 상황에서 바로 만회하는 득점을 만들었다. 키움은 이날 10-3으로 승리하며 홈 13연패를 끊었다. 이주형은 "직구 타이밍에 스윙했는데, 슬라이더가 들어왔다. 운이 좋게 걸렸다. 결과적으로 난 오늘(19일 SSG전) 한 게 없다"라고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타격감이 좋지 않지만 욕심부리지 않고 '하루에 하나씩만 치자'라는 생각으로 타석에 선다. 빨리 수비를 나가고 싶다. 다시 중견수로 나서면 타격감이 더 올라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5.20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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