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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체험해 본 '택시 대란'…카카오T 부르는 게 값

지난 1일 새벽 1시께 서울 종각역 근처는 모임을 마치고 귀가하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기자는 대중교통 운행이 끝나 택시를 기다렸지만, 호출 앱 '카카오T'에서는 1시간이 지나도 배차 소식이 없다. 프리미엄 서비스인 '카카오블랙'은 경기도 일산까지 가는 가격이 10만 원 중반대까지 치솟았다. 가까스로 승객이 하차하는 택시를 잡았는데, 기사는 1만 원가량 높은 금액을 부르며 계좌 이체를 요구했다. 다른 방법이 없어 결국 울며 겨자 먹기로 택시에 올라탔다. 5일 카카오모빌리티에 따르면 지난달 사회적 거리두기 대폭 완화로 영업시간·인원 제한이 해제된 이후 '택시 대란'이 현실화했다. 4월 4일부터 3주 동안 서울 택시 호출량은 전년 동기 대비 210% 증가했다. 재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407%가 뛰었다. 특히 심야시간(밤 10시~오전 2시)에 호출이 급증했다. 위드코로나로 전환한 지난해 11월보다 28% 늘었다. 택시 수요가 급격히 늘었지만 공급은 이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코로나19 확산 당시 승객이 줄어 젊은 택시기사 대부분은 배달로 업종을 바꿨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통계를 보면 올해 2월 전국 법인택시 기사는 7만4754명으로 2년 전보다 22% 넘게 급감했다. 개인택시를 운영하는 경기도 부천에 사는 A 씨는 "주말 새벽에는 카카오T로 택시 못 부른다. 빈 차를 세워 웃돈을 준다고 하면 그나마 수월하다"고 말했다. 그는 월에 약 3만 원을 내고 여러 배차 혜택을 받는 카카오T '프로멤버십'에 가입했지만 콜이 몰리는 휴일 새벽에는 직접 가격을 흥정해 승객을 태웠다. 가맹 계약을 체결하는 카카오T '블루'와 달리 필요할 때만 앱을 사용하는 방식이라 이런 영업 방식을 막을 장치가 없다. 좀 더 비싼 값을 치르고 카카오블랙을 부를 수도 있지만 엄두가 나지 않는다. 수요에 따라 가격이 변하는 탄력요금제(0.7~4배)로 운영되는데, 택시가 워낙 부족해 최고치를 찍는 모습이 심심치 않게 보인다. 1일 새벽 1시 종각에서 일산까지 카카오T 일반택시는 예상 요금이 3만 원 초·중반대로 조회됐는데 카카오블랙은 14만 원이 나왔다. 카카오블랙은 모범택시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운행하는 차량의 배기량이 조금 더 높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요금의 10%를 수수료로 가져간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요즘 택시 대란이 너무 심해서 탄력 요율이 높게 적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연계하기라도 한 듯 주변 모텔은 평일 3만~4만 원의 숙박비를 14만~15만 원으로 일제히 올렸다. 그런데도 남은 방이 없다. 이처럼 늦은 시간 시민들이 집에 돌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자 서울시는 지하철·버스 막차시간을 늦추기로 했다. 시내버스는 오는 9일부터 막차시간을 연장한다. 강남·홍대입구·여의도·신촌·건대입구·서울역 등 서울 시내 주요 11개 거점을 지나는 88개 노선이 대상이다. 도착시간 기준 익일 오전 1시까지다. 일요일과 공휴일은 제외다. 지하철 심야 연장 운행도 2년 만에 재개한다. 서울 지하철 1~9호선, 우이신설선 등 운행시간을 새벽 1시까지로 1시간 늘린다. 마찬가지로 주말과 공휴일은 포함되지 않는다. 이를 위한 행정절차만 2개월 이상이 걸리지만, 최대한 시행 시기를 앞당길 계획이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2022.05.0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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