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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하라"는 사람들과 "몰랐다"는 전명규… 돌고 돌아 '빙상 적폐' 원점

젊은 빙상인 연대는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빙상계 성폭력의 배후에 침묵을 강요한 전명규 한국체대 교수가 있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또다른 성폭력 피해자 A씨가 전 교수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공개하며 그가 조재범 사건의 정황도 알고 있었을 것이라 주장했다."피해자들은 자신의 신원이 공개될 경우, 빙상계를 좌지우지하는 '전명규 사단'의 2차 가해를 당할까 두려움에 떨며 살아왔다."(젊은 빙상인 연대)"조재범 코치가 (심)석희를 상습적으로 폭행해 왔다는 사실은 몰랐다. 밀어주기도, 취업 청탁도 없었다."(전명규 한국체대 교수) 같은 날 다른 시간, 다른 장소에서 열린 두 번의 기자회견은 사뭇 다른 모습으로 진행됐다. 빙상 선수와 지도자 등으로 구성된 젊은 빙상인 연대는 21일 오전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손혜원 의원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빙상계 성폭력의 배후에 침묵을 강요한 전명규 한국체대 교수가 있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또 다른 성폭력 피해자 A씨가 전 교수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공개하며, 이 사실에 대해 "네가 빨리 벗어나길 바라, 그것이 우선이야"라고 보낸 답장을 통해 그가 조재범 사건의 정황도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초 기자회견에 예정되어 있던 가해자의 실명 공개는 없었다. 대신 전 교수 얘기가 기자회견의 중심을 이뤘다. 손 의원은 "전 교수는 성폭행 사건을 피해자에게 전달받아 충분히 인지했지만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가해자는 여전히 빙상계에서 활동하고 있다"며 "빙상계의 적폐를 뿌리 뽑으려면 전 교수에 대한 적극적인 수사가 시작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젊은 빙상인 연대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적폐 청산을 위해 ▲정부의 빠르고 과감한 체육계 성폭력 전수조사 ▲강도 높은 한체대 감사 ▲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을 비롯한 수뇌부의 총사퇴를 요구했다. 젊은 빙상인 연대가 기자회견을 하고 3시간 뒤,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빙상 적폐'로 지목당한 전 교수가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국 빙상의 대부로 불렸던 전 교수는 2014 소치겨울올림픽 때부터 끊임없이 '빙상계 파벌 논란' '적폐 논란'의 수장으로 언급된 존재다. 이날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낸 전 교수는 "먼저 빙상 문제로 국민에게 아픔을 준 데 대해 고개 숙여 용서를 구한다"며 머리를 숙인 뒤 "조재범 코치로부터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을 당한 심석희 선수에게도 사죄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제자를 잘못 키워 인간으로서 감내하기 힘든 시련을 안겨 준 건 그 무엇으로도 용서되지 않는 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을 이었다. '조재범 사건'은 이미 빙상계를 넘어 체육계 전체를 뒤흔들고 있고, 전 교수는 이 사건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물이다. 젊은 빙상인 연대가 추가 성폭력 피해자가 존재한다고 폭로한 데 이어 전 교수로부터 사건 축소·은폐 명령을 받았다는 조재범 전 코치의 '옥중 서신'이 공개되면서 전 교수를 수사·엄벌에 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침묵하던 전 교수는 "빙상 종목이 (대한체육회에서) 퇴출될 수 있다는 보도를 봤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날 기자회견을 자청했다.그러나 '긴급 기자회견'이란 말처럼 즉흥적으로 마련된 자리인 탓일까. 불거진 의혹에 대해 전 교수는 "모른다"와 "그런 일 없었다" "아니다"로 일관했다. 조재범 사건 이후 기자회견을 무마하려고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국정감사 때 답변한 내용이다. 기자회견을 막은 것이 아니라, 2018 평창겨울올림픽을 앞두고 경기력에 집중할 때라는 뜻으로 얘기한 것"이라며 "기자회견은 언제라도 할 수 있다는 의미였다"라고 설명했다. 젊은 빙상인 연대의 연이은 폭로에 대해서도 "그쪽에서 무슨 얘기를 하는지 모른다. 진심으로 빙상 발전을 위한 일인지 의구심이 든다"며 "그들의 얘기를 의식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조재범 사건을 비롯, 빙상계 성폭력 중 일부에 대한 은폐 의혹이 있다는 질문에도 "모른다"는 답변을 내놨다. 전 교수는 "제가 전부 알 수 없는 일이고, 그럴 만한 사항도 아니다. 조 코치가 심석희를 상습적으로 폭행해 왔다는 것도 몰랐다"며 "제가 이렇게 얘기하면 '네가 어떻게 몰랐냐'고 생각하실 테지만 (심)석희는 어려서부터 조 코치에게 배웠고, 우리 대학에 들어와서도 대표팀 소속으로 선수촌에서 지냈다. 그런 부분에 대해선 석희에게 미안하고 조심스럽게 생각한다"는 답변으로 대신했다. 또 손혜원 국회의원이 공개한 여러 건의 녹취록에 대해서는 "녹취에 나온 과격한 표현들에 대해서는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전체적인 내용을 보지 않으면 어려울 수도 있다"며 "물론 나의 표현이 과한 부분이 있었다. 그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또 조 전 코치의 옥중 편지에 대해서는 "감형받기 위해 거짓으로 쓴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해 자신에 대한 의혹을 부정했다. 전 교수는 자신에 대해 쏟아지는 폭로와 증언들 역시 아니라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조 전 코치의 옥중 편지에 나온 '심석희를 밀어주라'는 내용이나 '최민정을 밀어주라'는 심석희 측의 의혹 모두 "그렇게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성폭력 가해자인 백 모 코치를 목동빙상장에서 일하도록 압력을 가했다는 의혹에도 "그런 적 없다"고 주장했다. 대한항공에 지인 자녀의 수험번호와 주민등록번호 앞자리 등을 문자로 전달하며 취업 청탁을 했다는 의혹도 "전혀 그렇지 않다.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정했다. 결국 전 교수의 '긴급 기자회견'은 이런 식으로, 그 어떤 해답도 주지 못한 채 끝났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tbc.co.kr 2019.01.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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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기자회견] "몰랐다, 없었다"… 모습 드러낸 전명규 교수의 반박

"조재범 코치가 (심)석희를 상습적으로 폭행해왔다는 사실은 몰랐다. 밀어주기도, 취업 청탁도 없었다."심석희의 폭로로 불붙은 체육계 '미투'의 중심, 빙상계의 대부이자 '적폐'로 불리는 전명규 한국체대 교수가 언론에 모습을 드러냈다. 전 교수는 21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자신을 둘러싼 보도 내용에 대해 반박하는 자리를 가졌다."먼저 빙상 문제로 국민들에게 아픔을 준 데 대해 고개숙여 용서를 구한다"며 머리를 숙인 전 교수는 "조재범 코치로부터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을 당한 심석희 선수에게도 사죄하고 싶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제자를 잘못 키워 인간으로서 감내하기 힘든 시련을 안겨준 건 그 무엇으로도 용서되지 않는 일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고 말을 이었다.새해 벽두부터 빙상계를 발칵 뒤집어놓은 '조재범 사건'은 체육계 전체를 뒤흔들고 있다. 전 교수는 이 중심에 서있는 인물이다. 조재범 사건 이후 '젊은 빙상인 연대'가 빙상계에 성폭력 피해자가 더 있다고 폭로한데 이어 전 교수로부터 사건 축소, 은폐 명령을 받았다는 조재범 코치의 '옥중 서신'이 공개되면서 전 교수를 수사, 엄벌에 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전 교수는 "빙상 적폐로 지목된 제가 일찍이 국민들 앞에 서서 모든 것을 밝히고 싶었지만 제 발언이 또다른 불씨가 될까 두려웠고 지금도 그렇다"며 "그러나 나 개인뿐만 아니라 열악한 조건 속에서 열심히 일해온 선수 지도자들, 빙상인들에 대해서도 누가 될 것이라 생각해 용기를 냈다"고 설명했다.그러나 '긴급 기자회견'이란 말처럼 즉흥적으로 마련된 자리인 탓에 전 교수의 반박은 구체적인 증거 없이 "모른다"와 "그런 일 없었다", "아니다"로 일관됐다. 조재범 사건 이후 기자회견을 무마하려고 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국정감사 때 답변한 내용이다. 기자회견을 막은 것이 아니라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경기력에 집중할 때라는 뜻으로 얘기한 것"이라며 "기자회견은 언제라도 할 수 있다는 의미였고 제 뜻을 받아들인 것"이라고 설명했다.조재범 사건을 비롯해 빙상계 성폭력 중 일부에 대해 은폐 의혹이 있다는 질문에도 "모른다"는 답변을 내놨다. 전 교수는 "제가 전부 알 수 없는 일이고 그럴 만한 사항도 아니다. 조 코치가 심석희를 상습적으로 폭행해왔다는 것도 몰랐다"며 "제가 이렇게 얘기하면 '네가 어떻게 몰랐냐'고 생각하실 테지만 석희는 어려서부터 조 코치에게 배웠고 우리 대학에 들어와서도 대표팀 소속으로 선수촌에서 지냈다. 그런 부분에 대해선 석희에게 미안하고 조심스럽게 생각한다"는 답변으로 대신했다. 손혜원 국회의원이 공개한 여러 건의 녹취록에 대해서는 "녹취에 나온 과격한 표현들에 대해서는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전체적인 내용을 보지 않으면 어려울 수도 있다"며 "물론 나의 표현이 과한 부분이 있었다. 그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또 조 코치의 옥중 편지에 대해선 "감형을 받기 위해 거짓으로 쓴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해 자신에 대한 의혹을 부정했다.전 교수는 자신에 대해 쏟아지는 폭로와 증언들 역시 아니라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조 코치의 옥중 편지에서 나온 '심석희를 밀어주라'라는 내용이나 '최민정을 밀어주라'는 심석희 측의 의혹 모두 "그렇게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고 성폭력 가해자인 백 모 코치를 목동빙상장에서 일하도록 압력을 가했다는 의혹에도 "그런 적 없다"고 주장했다. 또 대한항공에 지인 자녀의 수험번호와 주민등록번호 앞자리 등을 문자로 전달하며 취업 청탁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전혀 그렇지 않다.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정했다.이날 기자회견에선 빙상계와 전 교수를 둘러싼 수많은 의혹이 도마 위에 올랐지만 전 교수의 답변은 어떤 해답도 주지 못했다. 전 교수는 기자회견 말미에 "오랫동안 빙상계에 몸담았는데 이런 사건이 반복된 점에 대해 부끄럽고 죄송스럽다. 앞서 말했듯 책임을 통감한다"며 "빙판에서 훈련하는 선수들과 고생하는 빙상인들이 많다. 빙상이 퇴출되지 않고 효자 종목으로 남아있길 간절히 바란다"며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였다.올림픽파크텔=김희선 기자 kim.heeseon@jtbc.co.kr 2019.01.21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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