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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 재정 지원에 한목소리…“영화로운 날들 위해” [이재명 정부에 바란다]②

12.3 비상계엄 사태로 반년 가까이 이어진 행정 공백 끝에 4일 이재명 정부가 출범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50%에 가까운 득표율로 정권 교체를 이뤄내며, 변화를 바라는 국민의 목소리에 응답했다. 새 정부 탄생에 대중문화계에도 모처럼 긍정의 기운이 감돈다. 후보 시절 관련 정책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섰던 만큼 대중문화 발전을 위한 소통도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일간스포츠는 ‘이재명 정부에 바란다’는 타이틀 아래 방송·영화·가요 최전선에 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엔터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함께 짚어봤다. <편집자 주> 한국 영화계는 지난 몇 년간 극심한 침체기를 겪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관객수는 급격히 줄었고, 정부의 제작 지원도 반토막 나면서 산업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흥행작 부재와 제작 중단의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 이에 영화 산업 종사자들은 새 정부에 실질적 재정 지원과 함께 각종 제도 보완에 앞장서 달라고 입을 모았다.먼저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한국영화촬영감독조합(CGK), 한국영화배우조합,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SGK) 등 국내 약 20개 영화 단체가 모인 영화산업위기극복영화인연대(이하 영화인연대)는 이재명 정부에 △5년간 1조 투자 △AI 활용한 영화산업 기초체력 강화 및 혁신 △영화 독립 교과 추진 △독립영화 시장점유율 10% 달성을 통한 영화 생태계 구축 △영화계 공정 환경 조성을 요청했다. 백재호 영화인연대 공동대표 겸 한국독립영화협회 이사장은 “새 정부가 우리의 영화로운 날들을 다시 누릴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과 실질적인 제도 개선에 힘써주시길 바란다”며 “스크린 독과점과 홀드백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고, 독립 및 중소 영화가 지속 제작, 개봉되는 환경 조성에 나서달라”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 정부에서 훼손된 영화 정책 거버넌스를 바로잡고, 영화진흥위원회 독립성과 공공성을 회복해 현장 신뢰를 다시 세우는 일에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주길 요청드린다”고 당부했다.이동하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PGK) 대표 겸 영화사 레드피터 대표는 “(영화) 산업을 살리는 것이 먼저”라고 강조하며 “PGK 입장에서는 영화 기획 개발비 증액이 시급하다. 이것이 가능해야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 또 미래 지향적인 관점에서 영비법(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냈다.유현택 영화수입배급사 협회장 겸 그린나래미디어 대표는 재정 지원이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유 협회장은 그간 정부 차원의 외화 수입 지원이 전무했던 점을 짚으며 “수입 영화도 한국 영화산업에 이바지해왔지만, 오랜 시간 소외됐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산업구조가 재편되며 수입배급사들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도움을 받을 활로가 전혀 없다”고 토로했다. 유 협회장은 지금의 위기를 타개할 대안으로 중소 수입 영화에 한한 세제 감면 혜택, 영상등급위원회 심의료 인하 등을 언급하며 “정부 차원의 재정 지원으로 위축된 산업에 활로가 생기고, 영화의 다양성을 지킬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영화제들 역시 예산 증대를 첫 번째 요청 사항으로 꼽았다. 지난 정부에서 국내영화제 육성 지원 사업, 국제영화제 육성 지원 사업으로 나뉘어 운영됐던 영화진흥위원회 사업이 하나로 통합되면서, 지난해 정부 지원을 받는 영화제는 기존 40여개에서 10개로 줄었다. 예산 규모 역시 24억원으로, 전년(52억원) 대비 54%가량 줄었다. 박광수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은 “부산국제영화제의 경우 올해 예산이 3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됐다. 보통 예산은 점점 늘어나는 것이 정상인데 영화제 예산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여기에 따른 어려움이 상당하다”며 “부산국제영화제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영화제가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다. 축소된 정부 예산이 원상 복귀되길 희망한다”는 바람을 전했다.극장을 대표하는 한국영화관산업협회도 의견을 피력했다. 신한식 한국영화관산업협회 본부장은 “우리 협회는 한국영화산업의 위기 상황을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새 정부에 △규제개혁 및 투자 확대를 통한 생태계 선순환 근간 마련 △관람 문화 조성을 위한 관람객 지원 △중장기 비전 및 계획 수립을 통한 영화산업 보호 및 진흥 정책 수행을 요청했다.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6.04 18:00
뮤직

“규제보다 지원을”…대중음악계, 공연장 확충→뮤지션 처우 개선 당부 [이재명 정부에 바란다] ③

12.3 비상계엄 사태로 반년 가까이 이어진 행정 공백 끝에 4일 이재명 정부가 출범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50%에 가까운 득표율로 정권 교체를 이뤄내며, 변화를 바라는 국민의 목소리에 응답했다. 새 정부 탄생에 대중문화계에도 모처럼 긍정의 기운이 감돈다. 후보 시절 관련 정책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섰던 만큼 대중문화 발전을 위한 소통도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일간스포츠는 ‘이재명 정부에 바란다’는 타이틀 아래 방송·영화·가요 최전선에 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엔터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함께 짚어봤다. <편집자 주> 대중음악 및 공연업계는 글로벌 문화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큰 몫을 해 온 K팝의 계속된 활약을 다짐하면서도 대중음악 공연장 신설, 창작 지원 및 세제 혜택 등 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연예제작자협회 임백운 회장은 “K팝은 단순한 음악 장르를 넘어, 전 세계인이 인지하는 국가 브랜드이자 문화 콘텐츠의 대표 주자로 국가 소프트 파워의 핵심 동력이다. 이에 협회는 K팝 산업의 미래 성장 동력 확립과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과감하면서도 체계적인 인프라 확충과 관련 정책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대규모 전문 공연장 ‘K팝 아레나’ 건립, 국내 체육시설의 공연 활용 활성화를 위한 ‘공연 쿼터제’ 도입과 지속 가능한 축제 연례화 전략 수립 및 콘텐츠 제작 지원 확대, 금융 정책 마련, 중소 기획사에 대한 세제 혜택 및 체계적인 육성 프로그램 도입 등 정부와 민간이 협력하는 정책적 지원” 등을 새 정부에 당부했다. 임 회장은 “이와 같은 전략적 인프라 확충 및 정책 지원은 단순히 단기적인 대처를 넘어, 대중문화산업의 근간을 더욱 공고히 하도록 하는 정부의 마땅한 역할이라 할 수 있다”며 “본 협회는 이러한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신정부와 국회, 그리고 산업 내 이해관계자들과 긴밀히 협력할 것을 약속드리며, 이를 통해 한국의 문화강국 건설 및 경제 성장을 뒷받침하는 핵심 동력을 마련해 나가고자 한다”고 강조했다.이어 “국제 무대에서 한국의 위상이 점증하는 현 상황에서, 이번 제안은 우리 모두가 한걸음 더 도약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면서 “향후 정부와의 협의 및 구체적인 실행 방안 마련을 통해,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한국이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 협회의 각오도 덧붙였다. 제작자들은 경쟁력 제고를 위해 규제보단 지원에 힘써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한국음악콘텐츠협회 김창환 회장은 “국제정세의 불안과 글로벌 금융위기 등 대한민국이 처한 어려운 상황을 타계할 첨병 역할로 K팝 산업을 사용해주시길 부탁드린다”면서 “지난 수십년간 대중음악산업은 대한민국을 세계에 알리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왔고, 수출을 포함한 다양한 경제 성장에 기여해왔다. 새 정부는 경제 불황 극복이라는 중요한 현안을 극복하기 위해 기존 창작자 보호 중심의 지원정책에서 대중음악산업적 측면에서의 제도적 지원을 아끼지 않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는 입장을 전했다. 김 회장은 “특히 지금까지 K팝을 글로벌 문화 현상으로 이끈 음반제작자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게, 규제 일변도였던 음반제작자업에 대한 정책 기조가 글로벌 비즈니스 지원이라는 사업적 관점으로 전환되길 간절히 기원한다”며 “K팝 콘텐츠 수출 지원이나 제작 지원 확대, 세제 혜택 등 K팝 기업들이 마음놓고 사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시면 이를 통해 아티스트 및 창작자 권익 향상과 더 나아가 국가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대중음악을 이끌어 온 원로들을 비롯한 대중음악인들의 사회적 처우 개선을 위한 제도적 노력에 대한 당부도 건넸다. 대한가수협회 이자연 회장은 “대한민국 대중음악은 100년의 역사 속에서 지금의 한류로 찬란하게 성장해왔다. 어떠한 재난 속에서도 대중음악은 국민들을 위로해왔고, 희망을 선사했다”며 “국가적 차원에서 한류를 활용하기 위해 적극적인 협력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아직 대한민국에는 대중음악공연만을 위한 공연장이 매우 부족하다”며 “정부 차원에서 순수예술분야의 예술의 전당처럼 정부 차원에서 K-가요 전용 대중음악공연장을 설립·지원”해줄 것을 당부했으며, “분야별 법정단체를 설립하여, 대표성을 강화하고 대중음악인의 사회적 처우 개선을 위한 노력에 힘을 실어달라”고 요청했다. 이 회장은 “체육계와 달리 대중문화분야는 저작권 관리를 위한 신탁단체들과 한국콘텐츠진흥원 등을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 비영리법인 형태의 민간단체로 구성되어 있다. 정립된 기준이 없어 모든 단체들이 자기가 대표라고 주장하고, 분야별 예술인의 통합관리가 쉽지 않아 그 흔한 통계자료 하나 산출하기에도 쉽지 않으며 현실을 반영한 체계적인 제도 또한 미비할 수밖에 없다. 시장 내 기대수명이 매우 빠르게 휘발되는 업계 특성상, 한 시대를 풍미했던 유명가수가 말년에는 고독사 하는 일 또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닌 우리 대한가수협회처럼 각 분야별 대표 협회를 법정단체로 전환하여 힘을 실어주고 이를 통해 분야별 예술인을 통합관리하고 동시에 해당 분야 법정단체 소속으로 특수노동자로의 지위를 부여하고 사회보장보험 등 합당한 복지제도를 구축한다면 현재와 같은 극심한 빈부격차의 문제 또한 자연스레 해결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제안했다.대중음악공연 인프라 및 현장 인식의 전환이 절실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국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 이종현 회장은 “대중음악공연은 관광과 경제를 비롯한 다양한 영역에 영향을 끼칠만큼 파급력 높은 산업이 됐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연장 부족, 암표 문제, 전문 인력 부족, 각종 규제를 비롯해 수십 년째 표류 중인 낙후된 인프라 및 인식은 현실의 어려움을 넘어 미래의 불안감으로까지 전이되고 있다”며 “새 정부에서는 민간의 영역에만 머물러 있는 우리 산업을 미래의 중요한 먹거리이자 국가 경쟁력의 바로미터로 반드시 인식해주시고, K라는 위상에 걸맞는 퀄리티와 지속적인 성장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도록 협조해주시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5.06.04 18:00
산업

LS마린솔루션, 세계 3대뿐인 고사양 선박 건조로 유럽·북미 진출 겨냥

LS마린솔루션이 세계에서 3대만 운항 중인 최대급 해저케이블 포설선을 신규 건조한다.LS마린솔루션은 27일 3458억원을 투자해 케이블 적재 용량 1만3000톤(t)급 대형 포설선을 건조한다고 밝혔다. 장거리 자립형 송전망 구축에 필수인 핵심 장비로, 케이블 탑재 용량 기준 세계 5위권이자 아시아 최대 규모로 설계된다. 이번 초대형 포설선 건조는 대부분이 유럽에 집중된 가운데 한국이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 주요 거점으로 부상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신규 선박은 초고압직류송전(HVDC) 해저케이블과 광케이블을 동시에 포설할 수 있는 최첨단 설비다. 특히 현재 전 세계에 3척만 운항 중인 고사양 선박이다. 장거리, 고전압, 대수심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시공이 가능해 HVDC 전력망 구축에 최적화한 기술 경쟁력을 갖췄다.선박은 약 2년의 건조 기간을 거쳐 2028년 상반기 운항을 시작할 예정이다. 같은 시기 양산을 시작할 미국 LS그린링크 해저케이블 사업장과 연계해 설계, 생산, 시공을 아우르는 글로벌 턴키 수주 체계를 본격 가동한다.LS마린솔루션은 '서해안 HVDC 에너지고속도로'에 대응해 기술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김병옥 LS마린솔루션 대표는 "신규 포설선은 장비 확장을 넘어 국가 전력망 자립과 전략 대응 역량을 높이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LS전선과 함께 국내외 대규모 해상풍력은 물론, 초장거리 해저망 구축 사업에도 본격 진출하겠다"고 말했다.한편 LS마린솔루션은 전날 포설선 신규 건조를 위한 시설자금 등 2783억원을 조달하기 위해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신주 예정 발행가는 주당 1만4220원이며 신주 1957만주(보통주)가 발행된다.발행가 확정 예정일은 오는 7월 30일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S마린솔루션은 이날 CLV(해저케이블 포설선) 건조를 위한 신규 시설투자 계획도 공시했다.투자 금액은 3458억원이며 투자 기간은 이날부터 2028년 3월 31일까지다.김두용 기자 2025.05.27 08:55
IT

'네넷' 효과 대단하네…넷플릭스, 네이버 손잡았더니 300만명 늘었다

국내 최대 플랫폼 네이버 덕에 글로벌 OTT 넷플릭스가 함박웃음을 지었다. 양사의 콘텐츠 제휴 협업인 ‘네넷’(네이버+넷플릭스) 캠페인이 6개월 만에 효과를 냈다. 핵심 소비 주체인 3040 남성 이용자까지 품는 뜻밖의 성과도 거뒀다.29일 앱 분석 서비스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네이버와 제휴를 맺기 전인 지난해 6월 말 1096만명에서 올해 3월 말 1409만명으로 313만명 늘었다.네이버는 지난해 11월부터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월 4900원)의 디지털 콘텐츠 혜택 중 하나로 ‘넷플릭스 광고형 스탠다드 요금제’를 제공하고 있다.구본정 넷플릭스 마케팅파트너십 매니저는 지난 28일 서울 종로에서 열린 밋업에서 “콘텐츠의 파급력이 스크린에만 머물지 않고 일상 생활로 표출되는 것을 ‘넷플릭스 이펙트’라 부른다”며 “일상 속 넷플릭스를 가장 잘 담아낼 수 있는 플랫폼이 네이버였다”고 말했다.당연히 네이버도 파트너십의 효과를 봤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의 일평균 신규 가입자 수는 기존 대비 약 1.5배 증가했다. 이들의 쇼핑 지출은 30% 이상 늘었는데, 특히 구매력이 높은 30대와 40대가 신규 가입자 중 6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정한나 네이버 멤버십 리더는 “95% 이상의 높은 리텐션(유지)을 나타내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사용자들은 커머스와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시도해 보는 ‘유저 인게이지먼트’가 굉장히 높다”며 “넷플릭스의 글로벌 콘텐츠 라인업이 더해진다면 사용자에게 새로운 가치와 신선한 재미를 제공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고, 그 기대는 실제 성과로도 이어졌다”고 말했다.또 넷플릭스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과 연합전선을 구축하면서 예상치 못한 니즈를 끌어안았다. 최윤정 넷플릭스 사업개발부문 디렉터는 “콘텐츠를 즐기는 새로운 진입로가 생기자 3040 남성과 좀 더 넓은 지역에서의 유입 흐름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전 세계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넷플릭스가 네이버와 같은 특정 플랫폼과 협업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과정이 쉽지 않았다. 200일에 걸쳐 수십 번의 협상이 있었다.정한나 리더는 “넷플릭스는 글로벌 서비스라 로그인 단계부터 엄격한 가이드라인을 준수해야 했고 본사까지 설득해 적극적인 기술 지원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현재는 소통만으로 충분히 조율하고 이해하는 단계로 넘어왔다고 덧붙였다. 넷플릭스와의 파트너십 성과는 네이버가 새로운 역할을 어필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나은빈 네이버 마케팅 책임리더는 “이번 넷플릭스와의 협업은 브랜드 단위 마케팅 패키지의 성공 사례”라고 평가했다.양사 캠페인 키워드인 ‘네넷’은 한국 직장인의 정서(네넵) 등과 맞물리며 금세 소비자들의 뇌리에 각인됐다. 다른 파트너사들도 이름을 붙여서 마케팅 활동을 펼치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할 정도다.네이버와 넷플릭스의 파트너십은 단순 검색·커머스와 콘텐츠 혜택의 결합을 넘어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고객 경험을 확장하는 발판이 됐다.‘오징어게임’ 두 번째 시즌 마케팅이 대표적인 예다. 통합 검색과 지도 등 네이버 서비스에 넷플릭스의 콘텐츠를 합쳐 서울과 부산 지하철역에서 드라마 속 캐릭터를 찾는 이색 이벤트로 ‘네넷’ 브랜드를 알렸다.넷플릭스는 네이버와의 파트너십이 반짝 효과를 넘어 중장기적인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최윤정 디렉터는 “각자의 방식에 맞춰 콘텐츠를 접하는 방식을 지향한다. 네이버 멤버십 가입자의 DTC(소비자 직접 판매) 전환을 고민하지는 않는다”며 “국가를 대표하는 플랫폼과 파트너십을 맺었다는 게 굉장히 큰 의미”라고 강조했다.이런 의지를 담아 네이버와 넷플릭스는 인기 유튜브 채널 빠더너스(BDNS)와 손잡고 만든 두 번째 캠페인 영상을 공개했다. 나은빈 책임리더는 “넷플릭스와의 시너지를 더 확장할 예정”이라며 “다른 카테고리 브랜드와도 성공 시너지를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5.04.30 08:00
IT

네이버 '최수연 2기' 체제, 이해진 복귀로 힘 실린다

격변의 시기를 맞은 네이버가 이해진 창업자 복귀와 최수연 대표의 연임으로 탄탄한 투톱 체제를 구축한다. 불붙은 글로벌 AI(인공지능) 패권 경쟁 속에서 일단 내부 기강부터 잡는 모습이다.연차 낮아도 성과 높으면 직급↑네이버는 5일 오후 사내 설명회를 열고 레벨 기반 성장 체계(레벨제) 도입의 구체적인 내용과 향후 계획을 직원들에게 공유했다.네이버의 경우 직원들이 S·A·B·C처럼 등급별로 평가를 받는 것은 다른 회사와 비슷하지만, 직급이 따로 없어 수평적인 업무 환경을 유지해왔다.레벨제가 시행되면 명칭은 다르지만 부장, 차장, 과장의 개념으로 직급이 생긴다. 근속 연수와 관계없이 성과와 역량으로 직급을 부여하는 것이 특징이다. 회사 기여도를 인정받으면 먼저 입사한 직원보다 높은 직급을 달 수 있는 셈이다.이번 인사 시스템 개편은 지난 2017년 이사회 의장 자리에서 내려오며 글로벌 사업에만 집중했던 이해진 GIO(글로벌투자책임자)의 복귀 시점과 맞물리며 특히 관심을 끌었다.네이버는 오는 26일 경기도 성남 사옥에서 제26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이 GIO의 사내이사 선임의 건을 상정한다. 최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건도 올린다.직원들의 반발에 2020년 한차례 도입을 추진했다가 무산된 레벨제의 부활에 이 GIO의 의중이 담겨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카카오는 지난해 취임한 정신아 대표 체제 아래 경영 쇄신의 일환으로 ‘자율’보다 ‘책임’이라는 메시지를 직원들에게 강조하고 있다. 이 GIO 역시 ‘꿈의 직장’이었던 과거의 모습에서 벗어나 글로벌 빅테크의 침공에 대응하기 위한 정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다만 네이버는 이 GIO의 입김이 레벨제 도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회사 관계자는 “이사회는 CEO(최고경영자)에게 경영 권한을 위임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며 “인사와 관련한 것들은 당연히 최수연 CEO의 소관”이라고 말했다. AI 경쟁력·모바일 입지 회복 과제그렇다 해도 업계는 이해진 GIO가 치열한 경쟁 상황에 직면한 네이버의 구원투수로 등판할 것으로 보고 있다.당장 국내외 경쟁자들에 밀린 AI 경쟁력 확보가 과제로 꼽힌다. 모바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의 지난 1월 생성형 AI 앱 국내 이용자 조사에서 오픈AI의 ‘챗GPT’는 493만 명의 압도적인 입지를 자랑하며 1위에 올랐다.정부의 차단 조치에 지금은 상승세가 꺾인 중국 ‘딥시크’가 121만 명으로 2위를 기록했고, 국산 서비스인 ‘뤼튼’과 SK텔레콤의 ‘에이닷’이 뒤를 이었다. 카카오가 조만간 내놓을 대화형 AI ‘카나나’도 라이벌이다.이에 네이버는 올 상반기를 기점으로 자체 개발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검색과 커머스, 콘텐츠 등 주력 서비스 전반에 녹일 계획이다.그런데 시간이 많지 않다. 최대 플랫폼 입지를 지키기 위한 ‘키’(Key)인 AI에 힘을 쏟는 사이 외산 서비스들이 국내 모바일 생태계를 장악하고 있다.지난해 11월 한국 모바일 이용자들이 가장 오래 사용하는 앱을 살펴봤더니, 네이버는 192억분으로 카카오톡(322억분)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인스타그램(225억분)에도 밀리는 처지가 됐다. 1위 유튜브(1063억분)와는 10배 가까운 격차를 보였다.이처럼 네이버는 지난해 국내 플랫폼 최초 연간 매출 10조원 돌파 기록에도 마음 편히 웃지 못하고 있어 이 GIO의 어깨가 더욱 무겁다. 회사는 젊은 경영진의 과감한 시도 속에서 이 GIO가 무게 중심을 잡아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의 오랜 파트너십도 빛을 발할지 이목이 쏠린다. 손 회장은 지난달 샘 올트먼 오픈AI CEO,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만나 ‘AI 3국 동맹’을 논의한 바 있다. 이와 연계하면 네이버도 연합 전선의 한 축이 될 수 있다.이 GIO를 사내이사로 추천한 것에 대해 네이버 측은 “AI 시대로의 진입이 가속하는 가운데 성공적으로 변화를 이끌었던 경험과 연륜을 바탕으로 중장기 성장 방향성을 제시하며 의사결정에 힘을 싣고 경영 전반에 안정성을 부여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5.03.06 07:00
IT

[IS시선] 미·중 독무대서 한국 AI가 빛나려면

"어느 세월에 육성하나요? 다 영입하는 거죠"최근 IT 업계의 한 관계자를 만나 회사의 AI(인공지능) 인력 수급 방향을 물었더니 돌아온 대답이다. 시간을 들여 사내 인재를 키우기보다 검증된 전문가를 불러와 글로벌 리더들과의 격차를 줄이겠다는 전략이다.그런데 이마저도 녹록지 않아 보인다. 자체 생성형 AI를 쏟아내고 있는 주요국과 비교해 임금 수준이 현저히 낮아 핵심 인재 확보가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 글로벌 상위 20% AI 연구원 중 한국이 배출하는 비율은 2%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이런 모습을 반영하듯 한국은 미국과 중국의 AI 패권 다툼을 마냥 바라보는 처지에 놓였다.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가 지난해 초거대 AI 모델 출시 현황을 살펴봤더니 중국 알리바바가 15개로 가장 많았고 미국 메타와 오픈AI가 각각 13개, 9개로 뒤를 이었다. 상위 15개 기업 가운데 한국에서는 LG만이 3개로 가까스로 이름을 올렸다.SK하이닉스가 AI 가속기의 핵심 부품인 HBM(고대역폭 메모리) 시장에서 우위를 점한 덕에 하드웨어 경쟁력은 잡았지만 유독 소프트웨어 영역에서는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그런 탓인지 이달 방한한 '챗GPT의 아버지' 샘 올트먼 CEO는 K팝 아이돌 못지않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최태원 SK그룹 회장과 행사장에서 나란히 걸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해 화제가 됐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 회동해 3국 AI 동맹의 기대감을 증폭시켰다.정신아 카카오 대표와 깜짝 파트너십을 발표하는 자리에서는 포옹도 마다하지 않아 현장을 놀라게 했다. 그의 동선 곳곳에는 혹시 모를 한마디를 듣기 위해 기다리는 기자들로 북적였다.이렇듯 1박 2일 동안 올트먼 CEO가 한국을 휩쓸고 간 뒤 왠지 모를 쓴맛이 남았다. 전 세계 AI 트렌드를 주도하는 그의 러브콜 없이는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는 현실을 오롯이 보여줬기 때문이다.이미 예견된 상황이다. 김영섭 KT 대표는 지난해 10월 개최한 AI 전략 발표회에서 "AI 기술과 규모의 고도화는 게임이 이미 끝난 것으로 보고 있다"며 "그러면 협업을 해야 하고 수준과 속도를 높이는 게 차별화"라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의 연합 전선을 구축하기 위해 전임 대표가 추진한 자체 AI 밸류체인 구축 계획을 통째로 뒤엎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이제는 AI를 '어떻게 잘 만드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를 고민해야 할 때다. AI의 엔진(엔비디아)과 설계(오픈AI) 분야는 일찍이 치고 나간 미국과 중국에 일부 맡기고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해야 한다.구글과 애플이 조성한 앱 생태계에서 국산 게임이 한류를 퍼뜨리는 것처럼, 우리만의 킬러 AI 콘텐츠를 만들어낸다면 반대로 오픈AI의 러브콜을 받을 수도 있다.선구자 입지는 놓쳤지만 주연이 될 기회는 아직 남아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는 미국에서 탄생했지만, '페이커' 이상혁의 역사는 한국에서 시작된 것처럼.정길준 경제산업부 기자 kjkj@edaily.co.kr 2025.02.25 07:00
IT

IT 업계 '딥시크 금지령' 확산…"정보 유출 우려"라지만 속내는

우리 정부와 IT, 금융 업계에 중국 생성형 AI(인공지능) '딥시크' 금지령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저비용 AI'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 챗GPT의 오픈AI까지 바짝 긴장하게 만들었지만, 아직 정보 유출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그런데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최근 급물살을 타고 있는 한국, 미국, 일본의 AI 연합전선 구축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딥시크 차단에 엇갈린 의견6일 한 IT 업계 관계자는 최근 주요 IT 기업들이 사내 딥시크 접속을 차단한 것을 두고 "조치를 취한 곳들이 대부분 오픈AI의 파트너사"라며 "그들이 앞서 발표한 협업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챗GPT가 돌풍을 일으킬 당시 포괄적인 가이드라인을 마련했지만 특정 서비스를 콕 집어 다루는 경우는 거의 없지 않았나"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비즈니스 측면에서 그렇다고 확답하기는 어렵다"며 "보안 이슈라 별개로 봐야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일각에서는 "기업 보안 담당자들은 국가정보원이나 KISA(한국인터넷진흥원)와 긴밀히 소통하는데, 확실히 드러난 보안 취약점이 발견돼 간접적인 지침을 받지 않았겠나"라는 추측도 있었다.딥시크는 지난달 20일 출시 후 미국 빅테크 모델의 10분의 1 가성비로 수준급 답변을 내놓는다는 입소문을 타며 이용자들을 빨아들였다.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이 지난 1월 4주 차 국내 생성형 AI 앱 이용자 수를 조사한 결과 딥시크가 121만명을 기록하며 SK텔레콤,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의 서비스를 단숨에 제치고 1위 챗GPT(493만명)를 추격했다.다만 보안 안전성에 '물음표'가 붙자 모바일 데이터 분석 기업 센서타워의 구글 플레이 무료 앱 순위는 지난 3일 1위에서 이날 6위로 크게 떨어졌다. 혜성처럼 등장해 잘나가던 딥시크는 미국을 중심으로 데이터 유출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발목이 잡혔다.미국 텍사스의 경우 주정부가 지급한 기기에 딥시크 설치를 금지하는 명령을 내렸으며, 호주도 정부 시스템 내 딥시크 이용을 전면 차단하기로 했다. 일본은 공무원들에게 딥시크 다운로드를 삼가할 것을 공지했고, 대만은 공공부문 근로자들의 딥시크 사용 금지 조치를 내렸다.한국도 지난 4일을 기해 국방부와 통일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여성가족부, 경찰청 등 주요 부처는 물론 행정안전부(행안부)의 AI 관련 보안 가이드 공문을 받은 17개 지방자치단체의 딥시크 차단 조치가 본격적으로 이뤄졌다.행안부가 발송한 공문에는 생성형 AI에 개인정보 입력을 자제하고, 공직 내부 정보를 AI에 올리는 행동에 유의할 것을 당부하는 내용이 담겼다.현재 딥시크는 개인정보 보호정책에 '이용자로부터 수집한 개인정보는 거주하는 국가 외부에 있는 서버에 저장될 수 있다. 수집한 정보는 중화인민공화국의 안전한 서버에 저장한다'고 명시하고 있다.수집하는 정보는 이름, 이메일, 전화번호, 텍스트·오디오 입력, 채팅 기록 등이다. 딥시크는 사용자의 키보드 입력 패턴까지 수집하는 등 학습 과정에서 과도하게 개인정보를 수집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기업들 "우리 AI 씁시다"딥시크의 보안 안전성에 수상한 기운이 감지되자 기업들도 속속 문을 걸어 잠그고 나섰다.카카오는 임직원들에게 딥시크 이용을 지양할 것을 권고했고, LG유플러스는 딥시크 주소 접근을 차단했다.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인 '가우스'와 '엑사원'을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네이버와 SK텔레콤은 외부 서버로 회사 데이터가 넘어갈 수 있는 AI의 이용을 막고 있다.KT는 빅데이터·AI 파트너십을 체결한 MS의 '코파일럿'만 접속을 허용하고 있다.카카오 관계자는 "AI 사내 활용 정책에 따라 정보 보안과 윤리 등 AI 안전성에 대한 완전한 검증이 되지 않아 우려되는 지점이 있다는 판단 아래 업무 목적 사용을 지양한다고 공지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단은 우리 정부와 기업들이 오픈AI와 MS 등 빅테크와 손잡고 미국과 혈맹을 본격적으로 맺고 있어, 중국산 AI를 사전에 견제하려는 움직임으로도 해석된다.이번 주 카카오가 AI 에이전트 '카나나'의 연내 론칭을 앞두고, 오픈AI와 공동 서비스 개발을 위한 전략적 협업을 발표했다.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1박2일 내한을 통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을 만나 '한·미·일 AI 삼각 동맹'의 기반을 다졌다.이런 상황에서 카카오 관계자는 "외부의 좋은 모델을 조화롭게 녹이는 AI 오케스트레이션이 핵심 전략이라 중국산 AI 견제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금융권도 딥시크 접속 제한에 동참하는 기류다. 4대 금융사 모두 딥시크 접속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KB금융지주와 KB국민은행은 지난 3일부터 안전성 검증을 이유로 내부 망에서 딥시크 접속을 차단했다. 챗GPT 등 다른 생성형 AI는 사용할 수 있지만, 딥시크의 앱 다운로드나 사이트 접속은 막은 상태다.하나은행과 우리은행 역시 지난 4일부터 각 사내 외부망이나 고객용 PC 등에서 딥시크 접속을 차단했다. 신한은행도 딥시크 접속을 금하고 있다. 신한은행 측은 "내부 망에서 딥시크뿐만 아니라 업무와 관련이 없는 사이트들은 원칙적으로 허용이 되지 않고 있다"며 "신한은행은 딥시크를 차단했다기보다 원래부터 접속이 되지 않았다가 맞다"고 말했다.인터넷은행 중에는 토스뱅크와 케이뱅크가 보안성 검토가 완료될 때까지 딥시크 서비스를 차단하고 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5.02.07 07:00
IT

LG전자, MS 전략적 파트너십 전격 발표…AI홈부터 모빌리티까지

LG전자가 글로벌 빅테크 마이크로소프트(MS)와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연합전선을 구축했다.조주완 LG전자 대표는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LG 월드 프리미어'에서 MS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전격 발표했다.집, 차량, 상업용 공간 등 다양한 공간에서 LG전자 제품과 MS의 AI(인공지능) 기술을 결합해 공감지능 통합 서비스를 구현할 방침이다.저드슨 알소프 MS 수석 부사장 겸 CCO(최고커머셜책임자)는 "스마트한 제품과 서비스로 고객의 경험을 혁신하며 일상의 변화를 만드는 선두주자인 LG전자와 파트너십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며 "LG전자와 단순한 기술 협업을 넘어 더 나은 삶을 위한 혁신적인 경험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두 회사는 집 안에서부터 차량, 호텔, 사무실 등에 이르는 공간에 활용되는 AI 에이전트 개발 및 고도화에 협력한다.LG전자는 이동형 AI홈 허브(프로젝트명 Q9)가 고객과 보다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MS의 음성 인식 및 음성 합성 기술을 적용해왔다.이를 바탕으로 Q9이 고객의 억양, 발음, 구어체적 표현까지 파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향후 MS와 함께 고객의 필요와 선호도까지 예측하는 AI 에이전트를 개발할 계획이다.저드슨 알소프 부사장은 AI 데이터센터 분야에서의 양사 협업 계획도 밝혔다. LG전자의 초대형 냉방 기술인 '칠러'와 AI 데이터센터용 솔루션이 데이터센터 핵심 인프라가 될 것으로 봤다. 양사는 MS가 구축하는 차세대 AI 데이터센터에 필수 기술인 열 관리, 칠러 등 역량을 결집해 최적의 솔루션을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5.01.07 10:05
자동차

'어게인 트럼프', 셈법 복잡해진 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이 3분기 호실적에도 환하게 웃지 못하고 있다. 4년 만에 다시 도널드 트럼프 시대가 열리면서 미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트럼프 당선인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보조금 폐지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 시장의 급속한 성장을 겨냥해 미국 현지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한 현대차그룹은 '태풍'의 영향권에 들어가게 됐다. 미국 내 생산을 늘리거나 현지 공장을 더 짓는 방식으로 투자 부담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트럼프 2기 ‘후폭풍’ 속속 현실화17일 국내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글로벌 최대 자동차 시장이다. 한국산 자동차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에 육박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올해 1∼9월 미국 자동차 수출 무역수지 흑자는 248억달러(약 35조원)로 한국의 전체 수출 품목 중 가장 많다. 그러나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으로 현재와 같은 호실적을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당장 2기 트럼프 행정부가 과거 집권 시절 내세웠던 무역확장법 232조와 함께 수입차에 10~20%에 달하는 보편 관세를 적용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트럼프는 집권 1기 시절인 2018년 무역확장법 제232조를 근거로 연방의회 승인을 거치지 않고 수입 철강·알루미늄에 관세를 부과했고, 자동차에도 부과하려 했으나 실패한 바 있다. 1962년에 제정된 무역확장법 제232조는 미국의 통상 안보를 해친다고 판단될 경우 수입량 제한, 고율 관세 부과 등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현재 미국 시장에 수출하는 국내 완성차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기반으로 관세 면제 혹은 2.5%의 관세율을 적용 중이다.그러나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는 트럼프는 미국 외 지역에서 생산된 물품에 대한 높은 관세 부과를 공약으로 지속해 내세운 만큼 지난 정권 시절과는 달리 관세 변경 영향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측된다. 여기에 IRA 문제도 미국 시장에 친환경차 판매를 촉진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당선인 정권인수팀이 IRA에 근거한 전기차 보조금의 폐지를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IRA는 배터리와 핵심광물 등에 대한 원산지 요건을 충족하고 미국에서 생산된 전기차에 대해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에 달하는 세액공제를 제공한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IRA에 대해 '전기차 의무화'를 끝내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현대차는 7조원을 투입해 미국 조지아 주에 전기차 전용 생산 공장인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완공하고 지난달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가는 등 미국 내 친환경차 생산성을 높이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그러나 IRA가 폐지될 경우 친환경차 혜택이 사라지는 것은 물론 미국 내 친환경차의 경쟁력 또한 감소할 것은 분명해 보인다.설상가상 현대차는 수조원을 투자한 HMGMA가 미정부로부터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세액 공제 지원 대상에서 탈락했다.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HMGMA 투자로 기대한 세액공제 규모는 4600억원에 달했다"며 "공장 준공과 가동을 예정보다 앞당기며 악재에 대응을 나섰으나 시작부터 가시밭길에 놓이게 됐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응 전열구축'…현지 생산 강화할 듯미국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지난 15일 '미국통'을 전진배치하는 등의 파격적인 수준의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현대차 최고경영자(CEO)로 글로벌 최고운영자(COO)인 호세 무뇨스 사장을 내정하며 1967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외국인 CEO를 세웠다.또 대외협력·국내외 정책 동향 분석, 홍보·PR 등을 총괄하는 그룹 싱크탱크 수장에 성 김 현대차 고문역을 사장으로 영입했다. 성 김 사장은 국제 정세에 정통한 미국 외교관료 출신으로 역대 미국 정부에서 여러 핵심 요직을 맡았다.무뇨스 CEO와 성 김 사장은 현대차·기아 총괄 신임 장재훈 부회장과 삼각편대를 구축, 트럼프 2기 행정부와 긴밀히 소통하며 대외 리스크를 최소화할 것으로 기대된다.재계 관계자는 "정의선 회장이 세계 3위 현대차·기아의 최대 시장인 북미 시장 대응을 위해, 4대 그룹 중 가장 먼저 사장단 인사를 실시, 서둘러 전열 정비를 마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는 전열을 가다듬은 현대차그룹이 미국 수출 난관을 뚫기 위해 HMGMA 등을 활용, 현지 생산 확대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HMGMA의 연산 규모는 30만대다. 현대차는 물론 기아, 제네시스 등 모든 브랜드 차량을 함께 만들 수 있다. 이에 현대차그룹도 당초 전기차만 생산할 예정이었지만, 하이브리드차 등 다른 차종의 양산 검토에 들어갔다.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HMGMA가 가동되면 현대차의 기존 앨라배마 공장, 기아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 공장 등과 함께 현대차그룹은 미국에서만 110만대 생산 능력을 갖춘다"며 "트럼프 정부가 수입차 관세를 대폭 올려도, 충분히 현지 대응이 가능한 셈"이라고 말했다.현대차그룹은 앞서 미국 지엠(GM)과도 포괄적 협력 협약을 체결한 상태다. 양사 협력에는 차량 공동 개발을 통한 생산 비용 절감과 공급망 공동 관리 등이 포함된다. 트럼프 정부가 자국 자동차 우대 정책을 펴더라도, 현대차그룹도 어느 정도 수혜를 입을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현지화 전략 외에도 수출 시장 다변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성장성 높은 아시아와 중동 지역이 현대차의 새로운 먹거리 시장으로 꼽힌다. 현대차는 인도 점유율 2위, 베트남 점유율 1위에 오를 만큼 아시아 자동차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구사하고 있다. 또한 중동 최대 자동차 시장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점유율 2위를 달리고 있다. 다만, 미국 내 생산물량 증가는 울산, 아산 등 한국 공장들의 물량 축소, 한국의 자동차 수출 전선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는 부분이다. 국내산업 보호와 발전이란 차원에서 고민이 아닐 수 없다.이와 관련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앞으로 미국 공장 내 생산차종을 전환하거나 공급망 등을 재편하기 위한 고민을 하고 있다"며 "트럼프 정부의 자동차 정책이 우리 자동차 산업의 이익과 부합되도록 미국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협력관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4.11.18 07:00
연예일반

[IS포커스] 여전히 다음이 기대되는 선미팝

선미팝.K팝 좀 들어본 리스너라면 결코 낯설지 않을 표현이다. 가수 선미가 선보이고 있는 모든 곡들이 이 선미팝을 구성한다. ‘선미가 장르’라는 관용어구보다도 더 영예로운 표현이 아닐 수 없다. 자신의 곡을 직접 작사, 작곡하는 명실상부 싱어송라이터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종의 고유명사이기 때문이다. 선미는 2007년 원더걸스로 데뷔, ‘텔 미’, ‘소 핫’, ‘노바디’로 이어진 원더걸스의 황금기를 함께 하다 2010년 돌연 활동을 중단했다. 2013년 ‘24시간이 모자라’로 화려하게 솔로 아티스트로 돌아온 그는 2014년 ‘보름달’까지 성공시키며 ‘퍼포먼스형’ 여성 솔로 아티스트로의 도약을 일찌감치 이뤄냈다. 이후 2015년 원더걸스 활동에 복귀해 불꽃을 태웠고, 팀이 공식 해체한 뒤 지금까지 꾸준히 솔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따지고 보면 걸그룹 출신의 솔로 아티스트가 적지 않음에도 선미가 군계일학이 될 수 있던 건 그의 놀라운 음악성 덕분이었다. 원더걸스 활동 후반부터 이미 곡 작업에 나섰던 선미는 ‘가시나’를 시작으로 ‘주인공’, ‘누아르’, ‘날라리’, ‘보랏빛 밤’, ‘열이 올라요’, ‘꼬리’, ‘스트레인저’에 이르기까지 발매하는 곡마다 파격적인 콘셉트와 중독적 멜로디를 선보였는데, 직접 가사와 멜로디를 쓰며 자신의 곡 작업의 최전선에서 진두지휘를 하며 자신만의 디스코그라피를 만들어왔다. 다수의 싱어송라이터 뮤지션이 활약하는 가요계지만 그 자신의 이름이 ‘팝’이라는 표현 앞에 붙는 아티스트는 이례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선미팝의 존재 자체가 그 내공의 방증이다. 음악과 퍼포먼스가 하나의 서사로 이어지는 데다 2024년 현재 가요계에선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주체적이고 당당한 자아, 여성상에 대한 메시지를 솔로 활동을 하며 꾸준히 전해왔다는 점도 의미가 남다르다. 여기에 자신이 음악의 프로듀서가 되는 만큼 선미가 ‘기획형’ 가수 아닌 아티스트이자 ‘선미팝’의 주인이란 점을 결코 부인할 수 없다. 매 순간 변화무쌍한 시도를 이어온 선미가 최근 발표한 신곡 ‘벌룬 인 러브’는 전작들을 떠올리면 다소 힘을 덜어낸 모습이다. 곡은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마음을 역동적인 밴드 사운드로 표현한 브릿록 장르의 곡으로 ‘선미팝’ 하면 첫 번째로 떠오르는 강렬함을 덜어낸 이지리스닝 곡으로 완성됐다. 무대 위 퍼포먼스는 더할 나위 없이 살랑살랑하고 사랑스럽다.강렬한 퍼포머 선미를 기다리는 리스너에겐 다소 아쉬울 수 있으나 이 역시 ‘선미팝’의 일환이고 선미의 도전이다. 선미는 “나에게는 A사이드와 B사이드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A사이드는 카리스마 있고 화려한 퍼포먼스에 집중한 가수 선미라 생각하고, B사이드는 저의 실제 모습이 좀 더 진하게 밴 이지리스닝 스타일을 부르는 가수 선미”라면서 “이번 곡은 오랜만에 B사이드 가수 선미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예쁘고 사랑스러운 ‘선미팝’ 이라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임희윤 대중음악 평론가는 “선미는 그간 다채로운 장르적 시도 안에서도 특유의 음색이나 숨소리, 추임새 등을 더해 자신만의 색깔을 잘 살려왔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이번 신곡은 그러한 선미팝의 특징은 덜 드러나는 것 같지만 아날로그 밴드 사운드로 곡을 완성한 점이 신선하다”고 평했다. 선미팝을 구축해가는 그의 여정에 대해서도 호평했다. 임 평론가는 “선미팝의 핵심은 어느 정도 공식처럼 정립된 측면이 있다고 본다. 그 성공공식을 이어가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다. 메시지적으로는 관능적인 부분, 배경적으로는 밤 혹은 유혹 같은 키워드가 미니멀한 편곡 속 구간구간의 바이브나 플로가 선미 특유의 보컬을 만나 입체적으로 표현되고 있는데, 음악 계보적 측면에서 국내로 보면 김완선-엄정화-손담비, 해외로 보면 크게 마돈나부터 두아 리파까지 이르는 계보에 충분히 자리해도 될 정도의 매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임 평론가는 “이번 신곡은 그런 점들이 두드러지기 힘든 구성인 것은 사실이지만 밴드 스타일의 곡에 도전했다는 것 자체로도 스펙트럼을 넓히는 차원에서 좋은 시도로 보이고 다음 곡도 역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4.06.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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