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4,594건
프로야구

눈앞 10연승 아닌 등뒤 74번을 되새긴 김경문 [김식의 엔드게임]

김경문(67) 한화 이글스 감독은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원정경기를 앞두고 더그아웃에서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홀로, 조용히 바라봤다. 특별할 게 없는 장면이었다. 김 감독은 팀 성적이나 분위기와 상관없이 그 자리를 지킨다.김경문 감독에게 “부임 1년 만에 한화를 많이 바꾼 것 같다.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그러자 그는 “아직 축하받기 이르다. 시즌이 50경기 이상 남았다”며 “야구란 게 흐름이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한 달 만에 5경기 차를 따라 잡히기도 하는 게 야구”라고 말했다. 아울러 김 감독은 “점수가 잘 나지 않을 때도 있었다. 그럴 때 해주는 선수가 나타났다”며 “최근에는 저 선수가 잘해주고 있다”라며 흐뭇해했다. 배팅 케이지에서 타격 훈련 중인 루이스 리베라토를 보며 한 말이었다. 에스테반 플로리얼(65경기 타율 0.271, 8홈런)이 손가락 부상을 입는 바람에 한화가 대체 외국인 타자로 영입한 리베라토는 3주 동안 강렬한 타격을 선보였다. 결국 한화 구단은 플로리얼과 작별하고 지난 19일 리베라토와 정식으로 계약했다. ‘알바’ 신분에서 ‘정규직’으로 승격한 리베라토의 방망이는 더 뜨거워졌다. 그는 23일까지 19경기에서 타율 0.386, 홈런 3개를 기록했다. 중견수 수비할 때도 몸을 아낌 없이 던진다.코디 폰세-라이언 와이스로 KBO리그 최강의 원투펀치를 구성한 한화는 외국인 타자까지 업그레이드되면서 더 큰 날개를 달게 됐다. 외국인 3명이 모두 수준급 기량을 자랑하는 건 스카우트 역량뿐 아니라 행운까지 따라야 가능하다. 한화가 외국인 영입에 이만큼 성공한 건 한국시리즈(KS) 챔피언에 올랐던 1999년(댄 로마리어, 제이 데이비스) 이후 처음이다. 2025시즌 한화에 ‘우주의 기운’이 모이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다.그럴수록 백전노장은 더더욱 자중자애하고 있다. 김경문 감독은 평소처럼 자리를 지키고, 훈련을 지켜보며 중심을 잡았다. 언행을 특히 조심하고 있다. 바람에 흔들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한결같은 뒷모습으로 보여주고 있다.지난 4월 26일 대전 KT 위즈전부터 5월 11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까지 12연승을 달렸던 한화는 지난 4일 고척 키움전부터 지난 22일까지 두산 베어스전까지 10경기를 모두 이겼다. 한 시즌에 두 번이나 10승 이상을 기록한 건 1985년 삼성 라이온즈(4월 12일 삼미 슈퍼스타즈전~4월 27일 OB 베어스전 11연승, 8월 25일 청보 핀토스전~9월 17일 롯데 자이언츠전 13연승) 이후 KBO리그 역사상 두 번째다.23일 두산전을 앞두고 10연승을 축하한다는 취재진의 말에 김경문 감독은 “매스컴에서 뉴스로 다뤄서 알고 있을 뿐이지, 당장의 1승은 중요하지 않다. 기록은 1위(정규시즌 우승)를 결정했을 때 의미 있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대외적으로 자신감을 보여주는 게 리더의 전략일 때가 있는데, 그는 자만심이 싹트는 걸 극도로 경계했다.2008년 베이징 올림픽 야구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전승 금메달을 이끈 바 있는 김경문 감독은 과거 자신을 ‘준우승 전문’이라고 불렀다. 두산 사령탑이었던 2005년 KS에서 선동열 감독이 이끈 삼성에 4전 전패로 패퇴했다. 2007년과 2008년에는 SK 와이번스와 뜨겁게 싸우다가 리버스 스윕을 당했다. 이후 김경문 감독은 NC 다이노스 지휘봉을 잡고 2016년 두산과의 KS에서 다시 한번 4전 전패로 물러났다. 그는 지난해 6월 한화 지휘봉을 잡으며 “2등이라는 게 제게는 아픔이었다. 꼭 한화 이글스와 함께 우승하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이후에는 한화가 아무리 잘 나가도 그는 전혀 들뜨지 않았다.KS에서 네 번이나 분루를 삼켰지만, 김경문 감독의 커리어를 폄하하는 이들은 없다. 그가 한 번도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하며 KS 선착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가 이끄는 팀은 항상 플레이오프를 거쳐 KS에 올라온 언더독이었다. 단지 KS에서 역전하지 못했을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정규시즌 1위를 달리고 있는 올 시즌은 전과 완전히 다른 상황이다.한화가 후반기 들어 독주 체제를 만드는 것 같지만, 김경문 감독은 평정심을 유지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는 취재진과의 인터뷰가 끝난 뒤에도 더그아웃에서 선수들의 훈련을 가만히 지켜봤다. 그의 뒷모습에서 낯익은 등번호 74가 보였다. 감독에게는 행운(7)과 불운(死, 죽을 사)이 늘 함께한다는 그의 신조를 새긴 번호다. 잘 나갈수록 조심해야 하고, 어려워도 희망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다. 한화는 23일 두산 19세 신인 투수 최민석에게 5이닝 무득점으로 압도당하며 2-13으로 완패, 긴 연승을 멈췄다. 김경문 감독은 두산과 NC에서도, 국가대표팀에서도, 그리고 한화에서도 74번을 떼 낸 적이 없다. 동전의 양면처럼 행불행(幸不幸)은 공존하고 있다는 걸 김경문 감독이, 그의 야구가 오랫동안 역설해 왔다. 어느 해보다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는 한화의 2025시즌은 어떻게 끝날까. 김경문 감독의 가을은 예년과 다를까. 10연승은 김 감독이 원하는 답이 아니라, 이 질문의 시작이었다. 2025.07.24 13:49
프로야구

‘진주’ 품은 독수리…PS 로테이션 이미 완성했다? [IS 잠실]

한화 이글스의 불꽃이 한여름에 더 뜨겁다. 강점이 더 강해지고 있다.한화 문동주는 지난 2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2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최고 시속 158㎞(평균 154㎞)의 강속구와 예리하게 움직이는 변화구를 앞세워 한화의 10연승을 이끌었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상대 투수(두산 선발 잭 로그, 7이닝 1실점)도 굉장히 잘 던졌는데, 문동주가 힘에서 밀리지 않았다. 덕분에 타선이 점수를 적게 내고도 (2-1로) 이길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후반기 첫 등판에서 3연승 중이었던 두산 타선을 압도한 문동주의 피칭에 김 감독은 상당히 만족했다.문동주는 “오랜만에 몸 상태가 너무 좋었다. 이런 모습을 시즌 초부터 보여줬어야 하는데…”라며 “구속이 잘 나오니까 타자들이 패스트볼에 타이밍을 맞출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직구 스피드가 변화구 구사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로써 문동주의 시즌 성적은 8승 3패 평균자책점(ERA) 3.46이 됐다. 준수한 기록이지만, 지속성에는 문제가 있었다. 투구 내용에 기복이 있었고, 5월 말에는 컨디션 관리를 위해 퓨처스(2군)팀에 다녀오기도 했다. 그런 그가 두산전 호투로 자신감을 찾은 거 같다.문동주에 앞서 20일 KT 위즈전에 등판했던 류현진은 5이닝 2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5월 13일 두산전(6이닝 6피안타) 이후 7경기 만의 무실점 경기였다. 6월 5일 KT전 피칭 중 왼쪽 내전근 부상을 입고 3주 이상을 쉬었던 그는 무더위 속에서도 전혀 흔들리지 않고 있다. 85이닝 동안 ERA 3.07을 기록 중인 류현진은 한두 차례 더 등판하면 규정이닝에 진입할 수 있다. 23일 기준으로는 ERA 9위에 해당한다. 한화는 코디 폰세(12승 무패 평균자책점 1.85)-라이언 와이스(10승 3패 평균자책점 3.40)로 KBO리그 최강의 원투펀치를 구성하고 있다. 어느 팀에 가도 에이스 역할을 해낼 수 있는 3선발 류현진, 4선발 문동주는 후반기 들어 더 안정감을 찾는 모습이다.한화가 6월 선두에 올랐을 때 많은 전문가는 “일시적 상승세는 아니다”라고 입을 모았다. 한화의 공격력이 약하지만, 선발진만큼은 워낙 막강하기 때문이다. 당시 이대형 SPOTV 해설위원은 “(선두 싸움 경험이 많지 않은) 한화가 정규시즌 우승을 하긴 쉽지 않을 거다. 그러나 강한 선발진을 앞세워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한화는 파죽지세다. 외국인 원투펀치와 류현진, 그리고 마무리 김서현이 주는 안정감 덕에 수비와 타선의 짜임새도 만들어지고 있다. 여기에 문동주까지 합세하면 한화는 연패를 당하기 어려운 팀이 된다.KBO리그 역대 한국시리즈 최강의 로테이션으로는 2016년 두산의 ‘판타스틱4’가 꼽힌다. 당시 더스틴 니퍼트, 장원준, 마이클 보우덴, 유희관이 1~4차전에서 모두 선발승을 거두고 NC 다이노스를 압도했다. 4경기를 치르는 동안 불펜도 이용찬·이현승 2명만 썼다. 2025년 한화의 선발진도 이에 못잖다. 진주(류현진-문동주)를 품은 한화가 비행고도를 더 높이고 있다.잠실=김식 기자 2025.07.24 11:31
프로야구

'다승 1위' 이예원, 시구자로 두산 마운드 오른다 "홀인원처럼 짜릿한 승리 기원"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다승왕 이예원(22·메디힐)이 두산 베어스의 승리 기원 시구에 나선다. 두산 베어스는 오는 25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 정규시즌 맞대결에서 이예원이 시구자로 나선다고 23일 전했다. 이예원은 2022시즌 KLPGA 투어 신인왕으로, 2023시즌 3관왕(대상, 상금왕, 최저타수상), 2024시즌 다승왕(3승)에 오르며 KLPGA 투어 스타로 자리잡았다. 올 시즌에도 이예원은 3승으로 다승 1위에 올라있으며, 대상포인트(344점) 상금(약 8억3003만원) 등 각종 순위에서도 선두를 질주하며 맹활약 중이다. 특히 이예원은 지난 5월 열린 제17회 두산 매치플레이에서 우승하며 KLPGA 투어 통산 9승을 달성했다. 이예원은 “두산 베어스의 승리기원 시구를 맡게 돼 긴장되지만 한편으로는 설렌다”며 “홀인원(Hole in One)처럼 짜릿한 승리를 기원한다”고 소감을 밝혔다.윤승재 기자 2025.07.23 14:50
프로야구

"미운 정 고운 정 다 들었지만, 평생 잊지 못할 것", 쿠동원이니까 [IS 피플]

KT 위즈의 '장수 외국인 선수'였던 윌리엄 쿠에바스(35)가 7년 만에 팀을 떠났다. KT는 20일 수원 한화 이글스전에 앞서 고별식을 가지고 KT와의 7년 동행을 마무리했다. 쿠에바스는 "KT에서 보낸 7년을 절대 잊지 못할 것"이라며 작별 인사를 건넸다.2019년 KT에 입단한 쿠에바스는 2020년까지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쌓고 2021년 팀이 창단 첫 우승을 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당시 쿠에바스는 시즌 막판 나흘(2경기) 동안 217개의 공을 던지며 ‘1위 결정전’까지 몰렸던 KT의 정규시즌 우승을 이끈 바 있다. 한국시리즈(KS) 1차전에서도 7과 3분의 2이닝 8탈삼진 1실점으로 맹활약하며 통합 우승까지 견인했다. 2022년엔 팔꿈치 부상으로 방출됐던 쿠에바스는 2023년 대체 외국인 선수로 KT에 돌아와 올해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하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 부진의 늪에 빠졌다. 올 시즌 18경기 3승 10패 평균자책점(ERA) 5.40으로 부진한 쿠에바스는 7시즌 149경기, 55승 45패 평균자책점(ERA) 3.93의 성적을 남기고 새 외국인 투수 패트릭 머피와 자리를 맞바꿨다. KT 팀원 모두가 그와의 이별을 아쉬워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평생 잊지 못할 것"라며 제자를 떠나보냈다. 이 감독은 "쿠에바스는 나를 우승시켜 준 선수다. (2021년) 1위 결정전에서 보여준 투혼이 결정적이었다. 그게 아니었으면 KS에 못 갔다. 그 경기를 절대 잊지 못할 것"이라고 소회했다. 이강철 감독에게 쿠에바스는 '애증의 관계'이기도 했다. 포수의 리드보단 자신의 기분에 따라, 변화구 타이밍에 직구 승부를 펼치다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다. 이 감독에겐 '아픈 손가락' 같은 존재였다. 이 감독은 "미운 정 고운 정 다 들었다. 많이 싸웠다"라면서 "그래도 실력이 좋은 선수였다. 중요할 때 갖고 있는 기량보다 10~20% 이상 더 좋은 공을 던져줬다"라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쿠에바스가 야구를 오래 하고 싶어 하는데, 어느 곳에서든 잘했으면 좋겠다"라고 응원했다. 2019년과 2020년, 그리고 2024년부터 올해까지 쿠에바스와 함께했던 외국인 동료 멜 로하스 주니어도 "그는 최고의 투수이자 최고의 동료였다"며 "투수로서 갖춰야 할 좋은 것들을 모두 갖고 있는 선수고, 최선을 다해 공을 던지는 프로페셔널한 투수였다"라고 돌아봤다. 2022년부터 함께했던 마무리 투수 박영현 역시 "가족으로 생각했던 선수가 떠나니 아쉽다. 어디 가서든 잘했으면 좋겠다"라며 응원하기도 했다. 쿠에바스는 2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기분이다. 7년이라는 생활은 길었고, 좋은 기억이 너무 많다. 선수들 모두가 내 형제라고 생각한다.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은퇴할 생각은 없다. KBO에서 내년에 불러준다면, 100% 나는 다시 돌아올 생각"이라고 밝혔다. 영영 이별하는 게 아닌 '잠시만 안녕'이라고 그는 믿고 있다. 수원=윤승재 기자 2025.07.21 10:15
프로야구

쿠에바스의 말·말·말, 그의 낭만엔 '영원한 작별'은 없다 [IS 스타]

"내년에도 불러준다면, 100% 나는 돌아올 것이다."마지막까지도 윌리엄 쿠에바스의 말엔 낭만이 넘쳤다. KT 위즈의 '장수 외국인 투수' 쿠에바스가 '영원한 작별'이 아닌 '잠시만 안녕'을 외쳤다. KT는 20일 수원 한화 이글스전에 앞서 고별식을 가지고 KT와의 7년 동행을 마무리했다. 쿠에바스는 "KT에서의 7년 동안 좋은 기억이 너무 많다. 선수들 모두가 내 형제라고 생각하고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라면서 "지금 은퇴할 생각은 없다. KBO에서 내년에 불러준다면, 100% 나는 다시 돌아올 생각이 있다"라고 쿠에바스다운 작별 인사를 건넸다. 2019년부터 2025년까지 7년 동안 쿠에바스는 KT에 많은 낭만을 안겼다. '쿠동원(쿠에바스+최동원)'이라는 투혼의 대명사를 시어준 2021년 1위 결정전부터 2023년 컴백, 그리고 마지막 인사까지 그의 한 마디 한 마디엔 낭만이 가득했다. 2021년 "보이지 않는 에너지가 있었다"쿠에바스는 2021년 팀이 창단 첫 통합우승을 일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정규시즌 막판인 10월 28일 수원 NC 다이노스전서 7이닝 108구 2실점을 기록한 그는 사흘 뒤인 10월 31일, 1위 결정전인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까지 등판해 7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나흘 동안 두 경기에서 던진 공만 무려 207개. 쿠에바스는 투혼으로 이겨내며 팀에 창단 첫 정규시즌 우승을 안겼다. 쿠에바스는 한국시리즈(KS) 1차전에서도 7과 3분의 2이닝 8탈삼진 1실점으로 맹활약하며 통합 우승까지 견인했다. 당시 쿠에바스는 부친상으로 인해 정신적으로 힘든 상황이었지만 놀라운 투혼을 발휘했다. KS 우승 후 그는 "(2021년은) 미친 시즌이었다"라며 "한동안 좋고 나쁜 모습을 보였는데,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 내가 가진 것 보다 더 많은 것들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했다”라면서 “이런 노력이 보이지 않는 에너지로 작용한 것 같다"라며 한 시즌을 돌아봤다. 2022년 "여러분 모두가 가족, 다시 돌아오고 싶다"쿠에바스는 2021년 우승투에 힘입어 이듬해(2022년) 재계약에 성공했다. 하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2022시즌 초반 팔꿈치 통증을 느껴 전열에서 이탈, 결국 KT와 '첫 번째 이별'을 맞았다. 다만 그는 방출 결정 후에도 한국에 남아 새 외국인 투수 웨스 벤자민의 적응을 도우며 KT와의 이별을 준비했다. 방출 결정 후 선수단과 인사를 통해 "여기 있는 모든 분이 항상 가족과 같고, 앞으로도 가족의 일원으로 느껴질 것이다. 이 팀의 문화나 분위기가 정말 좋기 때문에 기회가 되면 꼭 돌아오고 싶다. 내년에 못 보더라도 지구 반대편에서 응원하는 형제 한 명이 있다고 생각해주면 좋겠다"라고 인사했다. 팬들 앞에서도 그는 "수원이 진심으로 우리 집처럼 느껴졌다. 멀리서 왔음에도 같은 가족처럼 느끼게 해주셔서 감사하다"라며 허리를 굽혔다. 2023년 "수원은 내 홈(home)이니까요"하지만 쿠에바스는 2023년 다시 KT로 돌아왔다. 기존 외국인 투수 보 슐서가 부진하면서 구단이 대체 외국인 투수 영입을 추진했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했던 쿠에바스를 재영입하는 방향으로 노선을 정했다. 당시 그는 KBO리그 5개 팀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지만, 쿠에바스는 KT를 택했다. "수원은 내 홈이다. 고향이나 다름없는 곳"이라며 KT 복귀를 택했다. 당시 KT는 순위가 최하위까지 떨어져 4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이 불투명한 시기였다. 하지만 쿠에바스는 "다시 시작하면 된다"라며 희망을 노래했다. 올스타전에서도 그는 옆에 있는 로하스를 두고 "내가 KS 선배"라며 "다시 KS에 오를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그해 12승 무패로 '무패 승률왕'에 등극, 팀을 KS 무대에 올려 놓았다. 2023년과 2024년 가을의 끝자락2023년 KS 준우승과 2024년 준플레이오프(준PO) 탈락, 쿠에바스와 KT의 가을은 2년 연속 아쉬움 속에 끝났다. 하지만 그 순간마다 가장 마지막까지 그라운드에 남아 있던 선수가 있었으니, 바로 쿠에바스였다. 2023년 KS 2차전 선발이었던 쿠에바스는 예정대로라면 6차전 선발 마운드에 오를 계획이었으나, 팀이 1승 3패로 탈락 위기에 처하자 5차전 불펜 등판을 준비했다. 스파이크까지 신으며 등판을 기다렸지만 경기 중반 승기가 LG 쪽으로 크게 기울어지자 그의 등판은 무산됐다. 경기 후 그는 스파이크도 벗지 않은 채 더그아웃에 남아 상대의 우승 세리머니를 응시, 다음해 설욕을 다짐했다. 2024년에도 설욕은 실패했다. 준PO에서 LG의 벽에 가로막혔다. 탈락이 확정된 후 KT 선수단은 그라운드에 나와 3루 원정 응원석을 향해 인사를 한 뒤 그라운드를 떠났다. 하지만 쿠에바스만은 마지막까지 남아 응원석을 응시했다. 응원한 팬들의 모습을 하나하나 눈에 담은 뒤에야 경기장을 퇴장, 2년 연속 아쉬운 발걸음을 옮겼다. 2025년 "불러만 준다면, 100% 돌아옵니다"2025년 쿠에바스는 KT와 '두 번째 이별'을 맞았다. 하지만 쿠에바스는 이날도 '영원한 작별'을 고하지 않았다. "아직 은퇴할 생각은 없다. 대만과 미국, 멕시코 등 불러주는 팀에서 커리어를 이어갈 것"이라고 한 그는 "내년에도 KBO에서 불러 준다면, 100%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이별의 방식도 '첫 번째' 때와 비슷했다. 팬들 앞에서 "그동안의 응원에 감사하다"고 말한 그는 경기장 곳곳을 다니며 정들었던 스태프, 직원들과 인사를 나눴다. 2022년 이별 당시 식당 영양사들을 만나 "내년에 다시 와서 밥 먹겠다"라고 약속했던 그는 올해도 가족들과 함께 구단 식당을 찾아 직원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나중에 또 놀러와"라는 영양사들의 인사와 함께 쿠에바스 가족은 다시 한 번 다음을 기약했다. 수원=윤승재 기자 2025.07.21 07:04
메이저리그

40-40클럽 가입 노리는 데뷔 3년 차 PCA...오타니 NL MVP 2연패 도전 대항마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의 2년 연속 내셔널리그(NL) 최우수선수(MVP) 수상 도전에 강력한 경쟁자가 생겼다. 2025시즌 기량을 만개한 PCA, 피트 크로우암스트롱(23·시카고 컵스)이 그 주인공이다. 크로우암스트롱은 20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홈경기에 4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1득점 1도루를 기록하며 소속팀 컵스의 6-0 승리를 이끌었다. 크로우암스트롱은 컵스가 3-0으로 앞선 3회 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투수 브라이언 벨로로부터 깔끔한 우전 안타를 친 뒤 후속 타자 이안 햅의 타석에서 2루를 훔치며 시즌 28호 도루를 성공했다. 그는 컵스가 5-0으로 앞선 8회 말에는 선두 타자로 나서 투수 크리스 머피를 상대해 우월 쐐기 솔로홈런까지 때려냈다. 올 시즌 크로우암스트롱의 시즌 26호 홈런이었다. 2020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전체 19순위)로 컵스 지명을 받은 크로우암스트롱은 2023시즌 빅리그에 데뷔했고 2024시즌 처음으로 100경기 이상 출전했다. 올 시즌은 한층 향상된 기량을 보여주며 컵스 공·수 핵심 선수로 올라섰다. 20일 기준으로 타율 0.268·26홈런·72타점·68득점·28도루를 기록했다. NL 기준으로 홈런 4위, 타점 5위, 도루 2위에 올라 있다. 크로우암스트롱은 이미 홈런과 도루 부문 커리어 하이를 해냈다. 20(홈런)-20(도루)클럽도 가입했고, 30-30도 시간문제다. 컵스 선수 최초로 40-40 달성을 바라보고 있다. 현재 페이스가 이어지면 홈런 42~44개, 도루 46~48개를 기록할 수 있다. 스포츠 매체 CBS스포츠는 크로우암스트롱이 타석 위치를 포수 방향으로 조금 더 물러선 점, 빅리그 투수들과의 승부 경험이 많아진 점을 그가 올 시즌 급성장한 모습을 보인 이유라고 전했다. 더불어 그가 NL 오타니, 후안 소토(뉴욕 메츠) 페르난도 타니스 주니어(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제임스 우드(워싱턴 내셔널스)를 제치고 NL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WAR 1위에 올라 있는 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오타니는 20일 기준으로 타율 0.274·33홈런·63타점·92득점·13도루를 기록했다. 홈런과 득점 부문 1위에 올라 있다. 그는 지난 시즌(2024) 54홈런 59도루를 기록하며 MLB 역대 최초로 50-50클럽에 가입했다. 올 시즌은 다시 투·타 겸업을 하고 있어 도루 시도를 크게 줄였다. 크로우암스트롱이 40-40클럽에 가입하면 오타니 못지않은 MVP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그는 CBS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내 스탯을 알고 있지만 그게 전부다. 40(홈런)-40(도루)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좋지만 내 목표는 분명히 월드시리즈 우승이다"라고 밝혔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7.20 17:25
프로야구

'1000승' 눈 앞 달감독…명장의 벽도, 무관의 한도 넘기 직전 [IS 피플]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이 통산 세 번째 1000승 고지를 눈앞에 뒀다.김경문 감독은 지난 10일까지 전반기로 통산 990승을 기록하고 후반기를 맞는다. 10승만 더하면 김응용(1554승), 김성근(1388승) 전 감독에 이어 역대 세 번째 1000승 기록을 달성할 수 있다. 1000승은 감독직을 오래 맡는다고 달성할 수 있는 기록은 아니다. 김응용 감독은 해태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를 거치며 10차례(역대 1위) 한국시리즈(KS) 우승을 차지했다. 김성근 감독도 SK 와이번스를 맡고 세 차례 정상에 섰다.두 선배와 달리 김경문 감독은 유독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2004년 두산에서 첫 지휘봉을 잡은 그는 지난해까지 15시즌 동안 단 한 차례도 우승하지 못했다. 가장 우승에 가까웠던 때가 두산을 이끌던 2007년과 2008년인데, 모두 KS에서 김성근 감독의 SK에 막혀 좌절했다. 김경문 감독은 2018년 통산 896승에서 NC 지휘봉을 내려놨다. 이후 여러 차례 감독 후보로 하마평에 올랐으나 복귀하지 못하다 지난해에야 한화와 계약했다. 다만 이른 시일 내 남은 104승을 채우기 어려워 보였다. 한화는 앞서 김경문 감독 복귀 전인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평균 52.4승을 기록한 바 있다. 2024년 6월 계약한 그는 첫 해 42승만 더했다. 올해 62승을 채울지 미지수였는데, 한화의 비상 덕분에 8월 안 달성이 유력하다.인연 없던 우승도 올해 가능성이 커졌다. 한화가 전반기를 1위로 마친 건 33년 만인데, 김경문 감독 개인으로서도 전반기 1위를 달성한 게 처음이다. '가을에 약하다'는 인상이 있지만, 정규시즌 1위로 KS에서 기다린다면 결과도 달라질 수 있다. 김성근 감독 역시 오랜 시간 무관이다가 첫 1위를 이룬 2007년 첫 KS 우승까지 해냈다.1000승 달성 후 향후 통산 승수를 얼마나 더 쌓을 지도 관심사다. 계약 기간은 내년까지다. 다만 2018년 이후에 7년 만의 가을야구, 또 우승을 이룬다면 구단이 그와 재계약할 명분이 충분하다. 김 감독은 현역 최고령(67세)이지만, 김응용 감독과 김성근 감독은 모두 76세까지 감독직을 수행한 바 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7.17 15:30
프로야구

'한화·LG 1, 2위, 변수는 삼성' 프로야구 후반기 시작, AI가 예측한 KBO 최종 순위는? [AI 스포츠]

2025 KBO리그 후반기가 시작되면서 각 팀의 순위 예측이 관심을 받고 있다. 전반기 순위와 팀 평균자책점, 팀 타율 성적을 두고 인공지능(AI) 순위를 예측한 결과, 후반기 순위는 어떻게 요동칠까.퍼플렉시티는 한화가 굳건한 1위를 차지하는 가운데,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 롯데 자이언츠, KT 위즈 순으로 가을야구에 진출할 것으로 내다봤다. 변수가 없다는 가정 하에, 팀 평균자책점 1위와 승률 1위인 한화가 안정적인 마운드를 바탕으로 후반기 강세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롯데는 타율 1위지만, 팀 평균자책점이 9위에라 상위권 유지에 변수가 있다고 내다봤다. LG와 KIA, KT는 투타 밸런스가 나쁘지 않아 현 순위 유지 혹은 상승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6위로 예측된 SSG 랜더스는 마운드는 좋으나 타선이 약하고, 7위로 내다 본 삼성 라이온즈 역시 타선이 강하나 마운드가 약점이라는 것을 꼬집었다. 구글의 제미나이도 한화와 LG가 1, 2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화는 "이변이 없는 한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예측했고, LG는 "강력한 타격력이 강점이다. 후반기에도 타선의 힘을 바탕으로 상위권을 유지해 한화와 선두 경쟁을 벌일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KIA와 롯데, KT가 3~5위 싸움을 치열하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SSG와 NC 다이노스, 삼성도 충분히 5위권 진입을 노릴 수 있는 전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한 가운데, 삼성을 콕 찝으며 "압도적인 타격력이 언급된 만큼, 투수진의 안정화가 뒷받침된다면 순위 상승이 가능하다"라고 내다봤다. 챗GPT는 조금 다른 예측 결과를 내놨다. 한화와 LG까지는 같지만, 삼성이 3위를 차지한다고 예측했다. 그 뒤로 롯데와 KIA가 가을야구에 진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챗GPT는 "삼성은 타율과 OPS가 상위권이다. 투수력 보강시 상위권 성적이 기대된다"라고 평가했다. 반면 롯데에 대해선 "타선이 상위권이나 투수력 문제 보완 여부가 관건이다"라고 평가했다. 윤승재 기자 2025.07.17 09:50
프로야구

'왕조 감독'만 가졌던 1000승 앞둔 MOON...모든 숙원 '한 방'에 풀 수 있을까

예상보다 더 빨리 1000승 고지가 보인다.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이 태산과 같던 선배들의 기록에 다가섰다.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화는 2025 KBO리그 전반기를 52승 2무 33패(승률 0.612)로 마쳤다. 지난해까지 938승을 기록했던 김 감독은 이로서 통산 1000승까지 단 10승만을 남겼다. 전반기 한화의 페이스라면 7월이 가기 전에도 1000승 고지에 오르는 걸 기대해볼 수 있다. 오랜 시간 프로야구 사령탑으로 있었기에 가능한 기록이다. 김경문 감독은 지난 2004년 두산 베어스에서 감독으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2011년 두산을 떠난 그는 이후 NC 다이노스를 맡았고, 2018년 NC에서 프로 감독 커리어를 마치는 듯 하다가 지난해 6월 한화 지휘봉을 잡았다. 올해 전반기까지 통산 경기 수가 1874경기에 달한다.KBO리그에서 감독으로 1000승은 쉽지 않은 기록이다. 김경문 감독 전까지 통산 1000승을 달성한 건 1554승을 달성한 김응용 감독과 1388승의 김성근 감독뿐이다. 두 명 모두 한화를 맡았던 공통점이 있지만, 1000승을 달성하게 한 원동력은 한화가 아닌 '왕조' 팀들이었다. 김응용 감독은 1983년 해태 타이거즈를 맡아 2000년까지 18시즌이나 해태를 맡았다. 이 기간 한국시리즈 우승만 9차례. 승률이 아닌 우승 확률이 50%에 달하는 명장이었다. KBO리그에서 최초로 '왕조'를 탄생시킨 것도 그였다. 해태는 김 감독이 맡은 첫 해 바로 우승을 일궜고, 1986년부터 1989년까지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뤘다. 이후에도 1991년, 1993년, 1996년, 1997년까지 네 차례 더 해태는 정상에 섰다. 해태를 계승한 KIA 타이거즈, 그리고 김응용 감독이 아직도 KBO리그 최고로 꼽히는 이유다.김 감독은 해태를 떠난 후에도 우승 청부사가 돼 삼성 라이온즈와 계약했다. 그는 2002년 우승을 달성, 한국시리즈 우승 없이 통합 우승 한 차례뿐이던 삼성의 숙원을 풀었다. 김성근 감독 역시 KBO리그 왕조의 상징이다. 김응용 감독처럼 장기 집권하진 않았으나 오랜 시간 포스트시즌에 팀을 올리는 지도자로 활약했다. OB 베어스, 태평양 돌핀스, 삼성, 쌍방울 레이더스, LG 트윈스를 거치며 여러 차례 가을야구에 올랐는데, 20년 가까이 우승엔 실패했다.김성근 감독의 숙원은 2007년 SK에서 풀렸다. 2007년 SK를 맡아 팀의 창단 첫 우승을 이룬 김 감독은 2008년, 2010년까지 세 차례 팀을 한국시리즈로 올리며 SK를 '왕조'의 위치로 올려놨다. 김성근 감독의 전성기 때 그에게 정상을 허락했던 이가 당시 두산을 이끌던 김경문 감독이었다. 매번 숙적인 김 감독에게 정규시즌 1위를 내줬고, 2007년과 2008년 두 차례 한국시리즈에서 격돌했으나 패배했다. 김경문 감독은 NC에서도 2015년과 2016년 정규시즌 2위로 정상을 노렸지만, 끝내 우승만큼은 이루지 못했다. 넘을 수 없었던 선배들의 기록도, 우승 숙원도 올해가 풀 수 있는 적기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화와 2위 LG 트윈스의 전반기 승차는 4.5경기로 작지 않다. 김 감독은 5월 12연승으로 단독 1위를 차지했다가 이내 LG에 내줬다. 하지만 이후 긴 연패를 타는 일 없이 '버티기'에 들어갔고, 그 끝에 전반기 막판 6연승으로 단독 1위 독주를 이뤘다. '만년 약체' 한화라서 오래 걸릴 줄 알았던 김 감독의 1000승도 그 과정에서 크게 가까워졌다.우승에 목마른 건 김경문 감독만이 아니다. 한화는 1986년 1군에 진입한 이후 단 한 번도 통합 우승을 거두지 못했다. 1989년과 1992년 정규시즌 1위를 달성했으나 한국시리즈에서 해태와 롯데 자이언츠에게 패했다. 1999년 드디어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뤘지만 정규시즌엔 매직리그 2위에 불과했다. 올해 통합 우승을 이룬다면 1999년 이후 26년 만의 우승인 동시에 33년 만의 정규시즌 우승, 그리고 창단 40번째 시즌 때 이루는 첫 통합 우승이 될 수 있다. '1000승'이라는 숫자는 결국 올해 한화 우승과도 직결되는 셈이다. 김경문 감독에게도, 한화에게도 이 숫자가 남다른 의미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7.16 17:25
메이저리그

'홈런왕' 롤리에게 'MVP' 저지가 날린 리스펙트..."전반기 그의 활약, 경이로웠다"

최고의 한 시즌을 보내고 있는 애런 저지(33·뉴욕 양키스)가 만만치 않은 라이벌을 만났다. 칼 롤리(29·시애틀 매리너스)의 존재 때문에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 수상을 장담할 수 없다.저지는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전반기를 타율 0.355 35홈런 81타점 85득점으로 마무리했다. OPS(출루율+장타율)가 1.194로 리그 전체 1위.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MVP를 수상했던 그는 올해도 유력한 1순위 후보다. 수상할 경우 2022년, 2024년에 이어 최근 4년 동안 세 번째 수상이 된다. 문제는 예상하지 못했던 신흥 라이벌의 존재다. 지난해까지도 시애틀의 주축이자 공격형 포수로 활약했던 롤리는 올해 홈런 페이스가 급격히 빨라지면서 전반기를 타율 0.259 38홈런 82타점 65득점으로 마쳤다. OPS는 저지의 뒤를 이어 전체 2위인 1.011. 우익수인 저지와 달리 롤리는 타격에 집중하기 어려운 포수다.롤리의 기세는 올해 올스타전에서도 이어졌다. 롤리는 지난 15일 열린 2025 MLB 올스타전 홈런 더비 결승에서 18개를 쳐 주니어 카미네로를 꺾고 홈런 더비 우승을 이뤘다. 더비 우승이 홈런왕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지만, 전반기 최다 홈런을 친 그의 기록이라 의미가 더해졌다. 만약 롤리가 저지가 2022년 세운 아메리칸리그 최다 홈런 기록(62개)을 깬다면 주목도도 강해질 수 있다. 하지만 저지는 초조해하기 보단 롤리의 활약에 찬사를 보냈다. 일본 스포니치 아넥스에 따르면 저지는 올스타전에 앞서 열린 인터뷰에서 롤리에 대해 "그는 정말 대단하다. 압도적이다. 스위치 히터로서 그만큼의 퍼포먼스를 할 수 있다는 건 정말 경이로운 재능"이라고 극찬했다.저지는 라이벌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는 성격이다. 그는 지난해에도 투타겸업으로 활약하는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의 특별함을 높이 산 바 있다. 타격 성적은 본인이 훨씬 뛰어났지만, 그는 다른 선수들의 장점을 언제나 앞에 뒀다. 저지는 이번에도 롤리를 두고 "그는 투수진을 이끄는 포수로서 역할도 한다. 시애틀의 투수진이 정말 뛰어나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저지의 말처럼 시애틀은 최근 몇 년 동안 투수 명가로 알려져 왔다. 그는 이어 "롤리는 홈런 더비도 우승했고, 올 시즌 리그 홈런 수에서도 1위다. 올해는 분명 그에게 특별한 시즌이고, 어젯밤(홈런 더비)도 정말 특별한 밤이었을 것"이라고 축하를 남겼다.경쟁에 대해서도 저지는 크게 의식하지 않겠다고 했다. 저지는 MVP 경쟁에 대해 "그 이야길 하는 건 당신들(언론)의 일"이라고 웃으면서 후반기에 대해선 "난 내 할 일을 할 뿐"이라고 말을 아꼈다. 다만 호적수가 있다는 게 리그 전체 흥행을 위해 좋은 일이라는 점은 분명히 했다. 그는 "팬들에게는 더 즐거운 일일 것"이라며 "말했듯 그는 포수로 팀을 지탱하면서 리그 최다 홈런을 치고 있다. 보기만 해도 즐겁다. (그런 선수가 있다는 게) 야구엔 좋은 일이다. 후반기도 기대된다"고 말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7.16 09:19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