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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12] '벼랑 끝' 한국, 하필 NPB ERA 1위 상대...4번·DH 변화 불가피

'조기 탈락' 위기에 몰린 한국 프리미어12 대표팀. 득점력 증가를 위해 타순 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한국은 13일 대만 타이베이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2024 WBSC 프리미어12 대만과의 B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3-6로 패했다. 선발 투수 고영표가 2회 말 만루홈런과 투런홈런을 연달아 맞고 6점을 내줬다. 타선은 3득점에 그쳤다. 고영표가 무너진 건 예상 밖이다. 그는 KBO리그 대표 투수이자, 도쿄올림픽에서 일본 대표팀을 상대로도 5이닝 2실점 투구로 임무를 잘 해냈던 투수다. 하지만 이번 프리미어12 대만전에선 심판 판정에 흔들렸고, 공이 가운데로 몰리며 집중타를 허용했다. 타선 공격력도 우려를 지우지 못했다. 초반에 점수 차가 벌어지며 분위기가 가라앉은 상황적 변수가 작용했겠지만, 상대에 큰 위협을 주지 못했다. 20대 초·중반 젊은 선수 위주로 구성된 점을 감안해도 객관적으로 그랬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이 라인업 구성에 가장 고심한 타순은 역시 4번이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AG)을 치를 땐 이 자리를 맡았던 '거포' 노시환(한화 이글스)이 프리미어12엔 합류하지 못했다. 류중일 감독은 쿠바·상무·웨이취안(대만 프로팀)과의 평가전에서 박동원, 문보경을 4번 타자로 내세웠다. 하지만 정작 본 무대였던 대만전에선 윤동희 카드를 썼다. 그의 타격감이 가장 좋다고 판단했다. 윤동희는 2024 KBO리그 정규시즌 주로 테이블세터에 배치됐다. 4번 경험은 많지 않았다. 대만전에서 윤동희는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4회와 6회는 주자를 득점권에 두고 침묵했다. 4번 타자만큼 고민한 자리가 지명타자다. 류중일 감독의 선택은 김휘집이었다. 올 시즌 타율 0.312·장타율 0.469를 기록한 나승엽이 맡을 것을 보였지만,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김휘집의 타격감이 더 좋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김휘집은 3회와 5회 대만 선만 린위민을 상대로 각각 삼진과 내야 땅볼로 물러났다. 반면 나승엽은 한국이 2-6으로 지고 있던 7회 초 대타로 나서 상대 투수 천콴웨이를 상대로 우월 솔로홈런을 쳤다. 담장 상담에 맞은 공이 비디오판독 끝에 홈런이 되는 행운이 따랐지만, 과감한 타격이 돋보였다. 한국은 14일 쿠바전을 치른다. 첫 경기에서 도미니카공화국에 패한 쿠바도 벼랑 끝이다. 올 시즌 일본프로야구(NPB) 퍼시픽리그 평균자책점 1위(1.88)에 오른 리반 모이넬로(소프트뱅크 호크스)가 한국전에 등판한다. 쿠바전 4번 타자와 지명타자는 대만전과 달라질 전망이다. 원래 4번 타자 후보였던 박동원은 4회 초 중전 적시타를 쳤다. 나승엽도 장타를 보여줬다. 평가전에서 너무 빨리 달아오른 한국의 화력. 꺼져가는 불을 지펴야 한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11.14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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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12] 한국은 졌지만...'슈퍼스타' 김도영은 빛났다

한국은 졌다. 김도영(21·KIA 타이거즈)은 빛났다. 김도영은 13일 대만 타이베이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2024 WBSC 프리미어12 대만과의 B조 조별리그 1차전에 3번 타자·3루수로 선발 출전, 3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 1볼넷 1도루를 기록했다. 비록 한국은 선발 투수 고영표가 초반에 무너지며 벌어진 점수 차를 만회하지 못하고 3-6으로 패했지만, 김도영은 슈퍼스타다운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김도영은 1회 초 첫 타석부터 타격감이 좋았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상대 투수 린위민을 상대했고, 바깥쪽(우타자 기준) 공을 멀어 쳐 라인 드라이브 타구를 만들었다. 우익수 정면으로 향하며 잡혔지만, 김도영은 좋은 컨디션을 보여줬다. 한국은 선발 투수 고영표가 2회 말 만루홈런과 투런홈런을 연달아 맞고 6점을 내줬다. 심판 판정에 흔들렸고, 제구가 잡히지 않아 위기를 자초했다. 김도영은 4회 말 한국에 첫 득점을 안겼다. 선두 타자 홍창기가 볼넷으로 출루했고, 후속 송성문이 내야 땅볼로 진루타를 만든 상황. 김도영은 린위민과의 두 번째 승부 볼카운트 1볼-2스트라이크에서 들어온 몸쪽 포심 패스트볼(직구)를 당겨 쳐 좌중간 담장을 직격하는 2루타를 쳤다. 주자 홍창기가 득점하며 김도영은 성인 국제대회 첫 안타와 장타 그리고 타점을 동시에 올렸다. 6회도 김도영의 진가가 드러냈다. 한국이 2-6로 지고 있었던 6회 말 창이와의 승부 볼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오른쪽 파울선 부근 떨어지는 타구를 만들었다. 공이 라인에 닿은 것으로 보였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는 파울이었다. 하짐나 김도영은 집중력을 잃지 않았고, 이후 커트(의도적으로 파울을 만드는 타격) 3개를 해내며 풀카운트 승부를 했고, 결국 볼넷으로 걸어나갔다. 김도영은 후속 타자 윤동희의 타석이자, 바뀐 투수 청신옌의 첫 타자 승부에서 도루를 시도해 2루까지 훔쳤다. 4점 차로 지고 있는 상황. 아웃되면 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었지만, 배포 있는 주루를 보여줬다. 한국은 7회 나승엽의 솔로홈런으로 3-6, 3점 차로 추격했지만 1번 타자부터 시작된 8회 공격에서 삼자범퇴로 물러났다. 2사에서 나선 김도영도 오른쪽 빗맞은 뜬공으로 물러났다. 이날 유일한 흠이었다. 2024 정규시즌에서 데뷔 3년 차를 맞은 김도영은 출전한 141경기에서 타율 0.347·38홈런·40홈런을 기록, 한국 선수 최초 40-40클럽 가입에 도전했다. KIA의 정규시즌 1위·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며 일약 KBO리그 최고의 스타로 올라섰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AG) 대표팀은 전반기 당한 부상 탓에 승선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프리미어12에선 그야말로 핵심 선수로 기대받고 있다. 한국시리즈 일정까지 소화하며 피로가 쌓였고, 대표팀 평가전에서도 다소 부진했지만, 역시 실전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한국은 남은 네 경기에서 전승을 노려야 할 상황이다. 일본, 쿠바, 도미니카공화국 등 만만치 않은 상대를 차례로 만난다. 김도영이 유일한 희망을 안겼다. 안희수 기자 2024.11.14 00:12
프로야구

"나에게 왜 이런 상황이 발생하지" 추신수가 은퇴 순간 기억한 '아픈 손가락' 2016년

프로 생활만 24년. 추신수(42)의 가장 아픈 손가락은 2016년이었다.추신수는 7일 인천 연수구 경원재 앰배서더 인천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서 '커리어에서 가장 아쉬운 시즌이 언제인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아무래도 부상으로 1년 가까이 쉰 2016년이 아닐까 한다"라고 운을 뗐다. 2016년은 텍사스 레인저스 이적 3년 차 시즌. 2013년 12월 텍사스와 7년 총액 1억3000만 달러(1813억원) 빅딜에 합의한 그는 첫 두 시즌 연평균 136경기(시즌 162경기)를 소화했다. 특히 2015년에는 149경기를 뛰며 22홈런 82타점으로 활약했다.2016년 추신수의 경기 출전(46경기)은 확 줄었다. 미국에서의 마지막 시즌인 2020년(33경기)를 제외하면 주전으로 도약은 2009년 이후 가장 적었다. 추신수는 당시를 회상하며 "시즌 초반 종아리 부상으로 8주 결장하고 햄스트링으로 6주 결장했다. 몸에 맞는 공에 손목이 부러져서 6주 정도 결장했고 허리 피로골절로 8주 정도 결장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에게 왜 이런 상황이 발생하지 생각했다"며 "시간이 지나고 나니 매년 (어려움이) 오는 것보다 한 번에 오는 게 낫겠다 싶더라. 커리어를 보면 부상이 없었던 해가 없었다. 수술도 8번 했다. (주변에선) 재활 시간만 (다 합치면) 3년이 넘는다고 하더라"며 멋쩍게 웃었다. 추신수는 은퇴를 결정한 결정적인 이유도 부상이다. 시즌 뒤 오른 어깨 수술을 한 탓에 보조기를 착용한 채 은퇴 기자회견에 나선 추신수는 "내 몸에 남아 있는 수술 자국이나 이런 것도 훈장 같더라"며 "(아쉬움이 남는 시즌을) 굳이 뽑는다면 2016년, 부상이 많아서 1년을 거의 다 쉰 그 해인 거 같다"라고 말했다.추신수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시즌은 2022년이었다. 당시 그는 SSG 소속으로 와이어 투 와이어(정규시즌 개막일부터 1위를 한 번도 뺏기지 않은) 통합 우승을 경험했다. 프로 커리어 첫 우승. 추신수는 "우승이라는 단어가 배제된다면 굳이 아파하면서 땀 흘려가면서 훈련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34년 동안 야구하면서 우승을 정말 목마르게 바랐던 사람이다. 미국에서도 정말 해보고 싶었는데 한국에서 하게 됐는데 모든 걸 보상받는 순간이었다"며 웃음 지었다. 부산고를 졸업한 추신수는 2000년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 미국에 진출했다. 2005년 빅리그 데뷔 꿈을 이룬 그는 2020년까지 메이저리그(MLB) 무대에서 무려 16년을 뛰었다. 2019년에는 아시아 선수 사상 첫 MLB 통산 200홈런(최종 218개)의 금자탑을 쌓았다. 그뿐만 아니라 2009년 아시아 선수 사상 첫 20(홈런)-20(도루) 달성, 2015년 아시아 선수 사상 첫 사이클링 히트 등 굵직굵직한 발자취를 남겼다. 2021년 2월 KBO리그행을 선택한 추신수는 SSG에서 올해로 4년째, KBO리그 최고령 선수(2월 1일 기준, 41세 6개월 19일)로 그라운드를 누볐다.추신수는 "부상 때문에 많은 경기를 못 나가다 보니 선수로서 미련이 없어졌다. (선수로는) 더 이상 할 수 없다는 걸 인정하게 되더라. (어깨 부상은) 선수의 미련을 끊게 해준 부상인 거 같다. 부상으로 1년 동안 계속 힘드니까 경기에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사라지더라. 할 만큼 했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냉정하게 추신수라는 선수를 평가하면 특출난 게 없었던 선수였던 거 같다. 다만 파이브-툴(타격 정확도·파워·수비·주루·송구 능력)이라고 하는 5가지 능력을 평균 이상으로 할 수 있는 선수이지 않았나 한다. 야구에 진심이었다. 야구에 목숨을 걸었다는 평가가 있다면 내 야구 인생을 다 보상받을 수 있을 거 같다"며 "어느 순간 큰 아이는 대학생, 둘째는 고등학생이 돼 있더라. 지금은 아빠의 역할을 하고 싶다"라며 제2의 인생을 기대했다.인천=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11.07 19:43
메이저리그

'규정이닝 선발 0명'+불펜 데이 4회...다저스 8번째 우승 만든 '명장' 로버츠

정규시즌 승률 1위. 하지만 약점 투성이였다. 데이브 로버츠(52) 감독이 그런 LA 다저스를 초인적인 인내심과 철저한 계산 끝에 정상에 세웠다.다저스는 31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브롱스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MLB) 포스트시즌 뉴욕 양키스와 월드시리즈(WS) 5차전 7-6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시리즈 4승(1패)에 도착한 다저스는 팀 통산 8번째 우승을 완성했다.얼핏 보면 우승이 당연한 것처럼 보였다. 다저스는 정규시즌 98승을 기록, MLB 30개 구단 통틀어 승률 1위에 올랐다. 시즌 전 오타니 쇼헤이를 10년 7억 달러(9668억원)에 영입했고 야마모토 요시노부도 12년 3억 2500만 달러(4488억원)에 데려왔다. 스토브리그 최대어 2명을 독점한 데 그치지 않고 타일러 글래스나우,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등 올스타급 선수들을 끝없이 수집했다. 선수 이름값만 놓고 보면 그 누가 감독이어도 우승할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 오히려 로버츠 감독은 그동안 우승의 발목을 잡는 '범장'으로 여겨졌다. 2019년 클레이턴 커쇼를 불펜으로 쓰다 백투백 동점 홈런을 내주기도 했고, 2018년 투수 운용을 두고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비판을 사기도 했다. 뛰어난 인품과 소통 능력으로 선수단의 전폭적 지지는 받았으나 좀처럼 단기전 호성적을 내지 못했다. 정규시즌은 팀 전력이 좋았기 때문이고, 그가 다저스의 우승을 막는다는 지적도 받았다.하지만 올 시즌 현실은 예상과 전혀 달랐다. 시즌 운용의 근간인 선발진이 완전히 무너졌다. 시즌 중 트레이드로 온 잭 플래허티(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시절 포함 162이닝)를 제외하면 규정 이닝 선발 투수가 단 한 명도 없었다. 시즌 전 기대했던 글래스나우, 야마모토, 워커 뷸러, 바비 밀러 등이 모두 부진했다. 5선발이 정상적으로 돌아간 구간을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로버츠 감독과 다저스는 차근차근 조각을 맞추며 버텼다. 개빈 스톤 등 신인이 정착했다. 랜던 낵, 저스틴 로블레스키 등 조금 부족한 신인들도 어떻게든 이닝을 책임졌다. 요단 라미레즈, 나빌 크리스맷 등 선수들을 영입했다가 잠시 후 방출하더라도 이닝을 맡겼다. 덕분에 선발뿐 아니라 불펜 과부하도 막았다. 에반 필립스, 알렉스 베시아, 다니엘 허드슨, 블레이크 트레이넨 등 필승조 자원은 70이닝을 넘기지 않고 정규시즌을 마쳤다. 그동안 뎁스(선수층)에 의존하는 야구는 한정된 로스터로 운영하는 포스트시즌에 통하지 않았다. 다저스도 고정된 선발 투수들이 필요했으나, 채우는 데 실패했다. 야마모토와 플래허티, 뷸러를 제외하면 포스트시즌 선발 투수가 없었다. 그리고 선발진 불안은 결국 포스트시즌 초반, 내셔널리그 디비전 시리즈(NLDS) 1승 2패로 출발하는 원인이 됐다.로버츠 감독은 기용의 묘와 원칙 있는 교체를 선보이며 이를 이겨냈다. NLDS 4차전에서 불펜 투수만 쓰는 불펜 데이로 무실점 완승을 거둔 로버츠 감독은 이어 5차전에선 야마모토를 5이닝만 맡기고 필승조를 동원하는 전술로 시리즈 역전승을 거뒀다. 좌우 타자 상대 성적에 맞는 교체는 물론 주자가 쌓이기 시작할 때 끊어주는 빠른 교체도 돋보였다. 아무리 불펜이 좋아도 연투 끝엔 지칠 수밖에 없다. 로버츠 감독은 7전제에 접어든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NLCS)부터는 과감하게 연투를 관리했다. 1차전 플래허티의 7이닝 무실점 호투로 승리한 다저스는 2차전엔 초반 실점하자 필승조를 모두 거둬들였다. 그 결과 3~4차전을 승리했고, 3연전째인 5차전 때는 초반 실점하자 필승조를 모두 아꼈다. 그리고 그 결과 6차전에선 필승조를 모두 사용해 시리즈 마지막 승리를 수확했다.WS에서도 로버츠 감독의 뚝심은 이어졌다. 1차전부터 3차전까지 3연승을 달린 로버츠 감독은 4차전 다시 불펜 데이를 펼쳤다. 하지만 초반부터 실점이 이어졌다. 필승조 대신 롱릴리프나 추격조, 신인 선수들을 내자 점수가 벌어졌고, 로버츠 감독은 필승조를 모두 아끼고 승리를 내줬다.결국 그 뚝심이 31일 5차전에서 통했다. 다저스는 이날 선발 플래허티가 무너지면서 0-5로 출발했지만, 아껴둔 필승조가 모두 출격했다. 그 결과 플래허티가 내준 4점을 제외하면 남은 7과 3분의 2이닝 동안 단 2실점으로 양키스 타선을 막았다.단 한 번만 교체가 엇나가도 무너질 수 있는 경기였지만, 로버츠 감독은 뚝심과 과감함으로 이를 이겨냈다. 필승조들에게 가급적 한 이닝을 맡겼고, 주자가 2명 이상 쌓이면 다음 투수로 마운드를 바꿨다. 가장 위기에서 최근 흔들렸으나 3일 휴식한 마무리 트레이넨에게 2와 3분의 1이닝을 건넸다. 지안카를로 스탠튼과 앤서니 리조 강타자가 버티던 8회 실점 위기 때도 그를 바꾸지 않았다. 이어 9회엔 하루 휴식했을 뿐인 선발 투수 워커 뷸러에게 마운드를 맡겼다. 대성공이었다. 뷸러는 직구 제구 난조에도 예리한 너클 커브로 탈삼진 2개를 솎아내고 팀의 기념비적인 우승을 완성했다.승리를 만든 건 상대 실책을 틈타 7점을 뽑은 타선이었다. 하지만 로버츠 감독이 한 달 동안 보여준 투수 운용이 없었다면, 다저스는 일찌감치 침몰할 수 있었다. 항상 투수 기용으로 비판받은 로버츠 감독이었지만, 이번 가을엔 그가 진정한 주인공이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10.31 16:08
메이저리그

MVP 연호→비난 세례...'4차전 3번 출격' 저지, 벼랑 끝 양키스 반격 이끌까

MVP(최우수선수)를 연호하던 뉴욕팬의 응원이 비난으로 변했다. 자존심을 구긴 홈런왕이 무너지기 직전인 악의 제국을 구할 수 있을까. 아메리칸리그(AL) 챔피언 뉴욕 양키스는 30일 미국 뉴욕주 브롱스 양키 스타디움에서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와 2024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WS·7전 4승제) 4차전을 치른다. AL 최고 승률로 포스트시즌에 올라 디비전시리즈에선 캔자스시티 로열스, 챔피언십시리즈에선 클리블랜드 가디언즈를 꺾고 '1번 시드'에 오른 양키스지만, WS에선 망신을 당했다. 1~3차전 모두 무기력하게 패한 것. 4점 이상 낸 경기가 없었다. 마운드는 다저스 간판선수 프레디 프리먼에서 1차전 연장 끝내기 만루홈런 포함 3홈런을 내줬다. 양키스 타선이 침묵한 배경은 주축 타자들이 부진하기 때문이다. 특히 58홈런을 치며 양대 리그 홈런왕에 오른 애런 저지의 퍼포먼스는 심각한 수준이다. 1~3차전에서 기록한 안타는 딱 1개. 타율은 0.083(12타수 1안타)다. 13타석 중 절반 이상인 7타석에서 삼진을 당하기도 했다. MLB팬들은 시즌 MVP가 유력한 선수를 향해 MVP를 연호한다. 뉴욕 시리즈가 시작된 3차전에서도 초반에는 저지를 향해 MVP를 외치는 팬들이 많았다. 하지만 그가 3차전에서도 무안타로 침묵하자 장내와 온라인에서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이번 WS는 내셔널리그(NL)와 서부, AL와 동부를 대표하는 명문 구단 다저스와 양키스가 무려 43년 만에 최종 무대에서 만나 '꿈의 대결'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1·2차전 시청률도 역대급이었고, 티켓 재판매 가격은 4000만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김이 새고 있다. 4차전에서 시리즈가 끝날 수도 있다. 애런 분 양키스 감독은 저지의 타순을 내리지 않고, 4차전에서도 3번으로 기용했다. 대신 재즈 치좀 주니어를 4번으로 내세우는 변칙 라인업을 짰다. 선발 투수는 신성 루이스 길이 나선다. 정규시즌 29경기에 등판, 15승 7패 평균자책점 3.50을 거둔 투수다. 다저스는 어깨 부상을 당한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를 그대로 1번·지명타자로 내세웠다. 다저스는 이날 불펜 데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10.30 08:02
메이저리그

'홈런왕' 애런 저지, 3차전 첫 타석도 삼진...WS 7개째

메이저리그(MLB) 아메리칸리그(AL) 홈런왕(58개) 애런 저지(32·뉴욕 양키스)가 무대를 홈으로 옮긴 뒤 나선 월드시리즈(WS·7전 4승제) 첫 타석에서도 삼진으로 물러났다. 저지는 29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브롱스 양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와의 2024 MLB WS 3차전에 3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저지는 WS 1·2차전 9타석에서 단타 1개에 그쳤다. 그사이 삼진은 9개나 당했다. 정규시즌 타율 0.322를 기록, '거포' 기준으로는 콘택트 능력도 뛰어났던 그가 올가을 내내 부진한 것. 무대를 뉴욕으로 옮긴 상황에선 다른 모습이 기대됐다. 하지만 1회 말 첫 타석에서도 삼진으로 물러났다. 다저스 선발 투수 워커 뷸러와의 풀카운트 승부에서 바깔쪽(우타자 기준)으로 빠지는 컷 패스트볼(커터)에 배트를 헛도렸다. 양키스는 '첫 번째 투수' 클락 슈미트가 1회 초 다저스 프레디 프리먼에게 투런홈런을 맞고 리드를 내준 상황. 양키스는 이어진 공격에서 선두 타자 글레이버 토레스가 볼넷으로 출루하며 추격 기회를 열었지만, 2번 타자 후안 소토가 직선타로 아웃된 뒤 나선 저지까지 삼진을 당하며 초반 기세 싸움에서 밀렸다. 저지는 이번 WS 7번째 삼진. 포스트시즌(PS) 전체로 범위를 넓히면 13경기에서 21번째 삼진이다. 다저스가 기선을 제압했다. 시리즈 전적 2승 무패로 우승 확률 84%를 잡은 다저스가 3차전도 앞서 가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10.29 09:46
프로야구

"우승했지만, 다시 시작입니다" 다짐한 KIA 이범호 감독, "자만 없이, 계속 성장하는 팀 만들겠다" [KS 승장]

"우승했지만, 다시 시작입니다."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이 우승 소감을 밝혔다. KIA 타이거즈는 2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PS) KS 5차전에서 삼성 라이온즈에 7-5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KIA는 통산 12번째(1983·1986·1987·1988·1989·1991·1993·1996·1997·2009·2017·2024)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아울러 KIA는 1987년 이후 37년 만에 홈에서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앞서 KIA는 9번은 잠실(1983, 1986, 1988, 1989, 1993, 1996, 1997, 2009, 2017년), 1번은 대전(1991년)에서 우승 축배를 든 바 있다. 이범호 KIA 감독은 부임 첫 해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경기 후 만난 이 감독은 "팀을 맡아서 힘든 시기도, 좋은 시기도 있었는데 우승할 수 있어서 좋다. 선수들과 팬분들 등 응원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 우승했지만 다시 시작이니까, 내년에도 이 자리에 서있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다음은 이범호 KIA 감독의 일문일답처음 팀을 맡았을 때 상황이 좋지 않았다(감독 교체). 우승에 대한 기대가 그때도 있었나.팀이 맡을 때 2년 안에 우승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가지고 있는 능력은 어느 팀보다 좋았다고 생각했다. 당연히 우승이라는 타이틀을 얻고 싶어서 최선을 다했다. 선수들도 그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한 결과 우승 트로피 들어 올렸다고 생각한다. 팀에 젊은 선수들도 많고 고참 선수들도 아직 출중한 능력을 갖고 있어 내년에도 기대된다. 내년에도 발전할 수 있도록 팀을 잘 만들겠다. 선수 우승(2017년) 때와 감독으로서 우승했을 때(2024년) 차이점은?우승하니까 다 좋다. 확실히 홈에서 하니까 너무 좋다. 항상 우승을 서울에서 하다 보니, 서울팬분들에겐 우승의 모습을 많이 보여드렸는데, 광주팬들은 아니었다. 광주에서 우승을 꼭 이뤄드리고 싶었는데, 목표를 이뤄서 너무나도 감사하다. 초반에 5점 주고 위기가 있었다.실점 후에도 충분히 막으면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다. 삼성도 투수가 많이 없다고 생각했다. 선수들이 많이 던졌고. 부상 선수들도 나왔다. (실점 후에도) 잘 막아가면 충분히 이길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필승조를 바로바로 올리면 분명히 따라갈 거라고 생각했다. 많은 기회가 있었는데 자꾸 2아웃에 걸린 게 아쉽긴 했다. 긴장되고 어려운 상황에서 경기를 치렀다. 최선을 다한 결과 극적으로 팀이 이길 수 있어서 너무나도 감사하다. 정규시즌 돌아봤을 때 가장 위기 포인트는?선발 투수들이 빠졌을 때가 가장 힘들지 않았을까. 야수 경우엔 9명에서 1명이 빠져도 전체 선수들을 잘 추슬러서 가면 언제든지 좋은 선수가 한 명 나온다고 생각했고, 팀 타선이 강해서 1명의 공백은 막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선발은 아니다. 확실히 불펜 선수들이 부하가 걸렸다. 이의리가 안 좋아지고 제임스 네일이 빠지면서 고민을 많이 했는데, 여러 선수들이 잘 메워준 덕분에 1등을 지키면서 정규시즌 우승하고, 한국시리즈 우승할 수 있었다. 마음속의 MVP는?모든 선수가 잘해줬지만, 김도영이 빠른 시간 내에 성장해준 덕분에 팀 자체가 변했다. 김도영이라는 선수가 나오지 않았으면, 젊은 선수들의 뎁스가 쉽게 변화가 될 수 없었다. 김도영이 내야 자리 한 자리를 잘 채워주면서 시너지 효과가 나왔다. 젊은 선수들이 분발해주면서 좋은 팀으로 변한 것 같다. 앞으로도 이렇게 매번 좋은 선수들이 나오면 강해질 거라고 생각한다.곽도규가 잘했는데젊은 선수 한 명 한 명이 이렇게 커져주면 좋다. 윤영철, 김도현, 정해영 등 젊은 투수들이 아직 성장을 하고 있는 단계다. 더 두터워질 거라 생각한다. 곽도규도 개막전에 올릴 때 '이 선수 하나만 필승조에서 잘 버텨주면 충분히 우승할 수 있겠다'라고 생각했다. 어려운 상황에 올려봤는데 큰 간을 가졌다. 그 선수가 잘 성장하면서 선발이 흔들려도 중간에서 잘 버텼던 거 같다. 내년 국내 선수 선발 성장 시나리오는?김도현, 황동하가 있고, 윤영철도 올해 허리가 안 좋았지만 밸런스적인 면에서 큰 부상은 아니었다.내년에 로테이션 잘 지켜줄 거라고 생각한다. 내년 초에 이의리가 돌아오면 불펜도 강해질 것이다. 여기에 신인, 퓨처스에서 성장하는 선수들 나오면서 맞춰가면 팀 자체도 충분히 강해질 거라고 생각한다. KIA에 처음 왔을 때를 회고한다면사실 KIA에 올 줄 알았다. 한화 이글스에서 뛸 때 광주 와서 잘 치고 KIA 상대로 잘 쳤다. 광주 팬들이 '이름이 호랑인데 왜 광주를 안 오냐' 이런 말씀을 많이 하셨다. 잘하면 팀이 이름 때문이라도 날 부르겠다고 생각했다. 당시에 KIA가 일본에서 외롭게 있는 나를 찾아와주셨는데 그때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감독으로 우승할 수 있는 팀에 올 수 있게 해주셔서 너무나도 큰 감흥이 있는 것 같다. KIA라는 팀을 위해, 앞으로도 좋은 선수를 성장시키고 좋은 팀을 만들어서 멋진 팀으로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우승을 데뷔 첫 해에 이뤘는데, 다음 목표는?KIA에서 14년간 몸담으면서 '좋은 팀을 만드는 게' 내가 가야 하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연수를 받고 공부를 했다. 내가 배웠던 걸 이 팀에 전수하자는 생각으로 지도자를 시작했다. 감독 하고 1년 만에 우승 타이틀을 받게 해줘서 너무 고맙다. 매년 우승 경쟁을 하겠지만, 성장하는 선수들을 보면서. 우승을 못 해봤던 선수들을 데리고 한 번씩 우승시킬 수 있는 팀을 만들려고 한다. 박찬호가 많이 울었다. (박)찬호의 플레이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조금 건들거리는 모습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하지만 박찬호처럼 매일매일 열심히 뛰는 선수는 드물다. 박찬호가 원하는 야구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더 멋진 선수가 되도록 이끌겠다.부임 초기를 떠올린다면처음 감독 부임했을 때, 선수들에게 '네가 하고 싶은 야구를 해'라고 했었는데. 시즌 내내 잘 지켰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선수들이 플레이 하는데 감독 눈치를 보는 선수가 없는 팀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자기 기량을 못 펼치는 선수들이 자신의 기량을 펼칠 수 있게 하는 게 목표다. 젊은 선수들이 성장하는 데 보탬이 되는 지도자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초보 지도자로서 그동안 거친 스승들이 생각날텐데이 자리 빌어 감사드린다. 저와 함께 선수 생활하고 감독관을 많이 만들어주신 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왕조 구축이 쉽지 않은 일인데선수들이 자만에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년에도 이 우승의 기쁨을 다시 느끼고 싶은 간절함을 만들어내는 게 감독이 해야할 일이다. 우승했지만 올시즌은 끝났다. 내년에 다시 도전해서 우승하는 팀을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 왕조는 굉장히 힘든 일이다. 이런 말을 쓰기가 굉장히 어렵다. 구단 전력은 다 비슷비슷하다. 세밀한 부분을 잘 보완해서 차근차근 올라가는 팀을 만들겠다.광주=윤승재 기자 2024.10.29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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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12④] 호랑이 군단 가을 이끈 '키플레이어 3인' KS 우승 삼박자

올 시즌 KBO리그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주인공은 KIA 타이거즈였다. 베테랑과 신예, 외국인 선수의 삼박자가 맞아떨어졌다.지난달 30일 정규시즌 최종전을 마친 KIA는 사흘 뒤 KS 대비 훈련을 시작했다. 정규시즌 1위로 7년 만에 직행한 KS 무대. 통산 12번째 우승(해태 타이거즈 시절 포함)에 대한 기대가 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우려도 적지 않았다. 실전 공백으로 인해 떨어진 경기 감각, 포스트시즌(PS) 경험이 부족한 주요 선수들, 부상에서 회복한 외국인 투수 제임스 네일(31) 등 극복해야 할 변수가 한둘이 아니었다.기우였을까. KIA는 순조롭게 시리즈를 풀었다. 공격의 선봉을 맡은 건 베테랑 2루수 김선빈(35)이었다. 김선빈은 지난 21일 열린 KS 1차전에서 팀의 첫 안타를 3루타로 폭발시켰다. 타격 직후 홈런 세리머니를 하기도 한 그는 타구가 펜스를 맞고 들어오자 멋쩍게 웃었다. 경기 초반 얼어붙어 있던 선수단 분위기가 녹았다. 김선빈은 "분위기를 띄운 거 같다. 선수들도 많이 웃었다고 해서 (홈런 세리머니를 한 걸)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시리즈 분수령으로 꼽힌 4차전 활약도 돋보였다. 이범호 KIA 감독은 이날 김선빈의 타순을 6번에서 2번으로 상향했다. 삼성 에이스 원태인을 무너트릴 승부수였다. 결과는 대성공. 김선빈은 1회 파울 7개 포함, 10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2루타를 때려냈다. 3안타를 몰아친 김선빈을 앞세워 9-2 대승을 거둔 KIA는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우승의 9부 능선을 넘었다. 김선빈은 5차전까지 양 팀 최고인 타율 0.588(17타수 10안타)를 기록했다. 나성범은 "(시리즈를 시작하기 전부터) 선빈이가 가장 잘할 거라고 예상했다. 워낙 타격이 뛰어난 선수"라고 말했다.데뷔 첫 KS 무대를 밟은 3루수 김도영(21)은 물샐틈없는 수비로 핫코너를 지켰다. 김도영의 실책은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많은 30개. 최근 20년 동안 실책 30개를 넘긴 건 2021년 김혜성(키움 히어로즈·35개)과 지난해 김주원(NC 다이노스·30개) 둘뿐이었다. 김도영은 올 시즌 40홈런-40도루에 도전(38홈런-40도루로 종료) 클럽에 가입할 정도로 타격과 주루에서 눈부시게 활약했다. 문제는 그의 수비였다. 단기전 승부가 실책 하나로 판가름 날 수 있다는 점에서 김도영의 수비가 더욱 중요했다. 그런데 그는 안정된 포구와 볼 핸들링으로 우려를 불식시켰다.\ '기본'에 충실한 모습이었다. 시리즈 2차전에서 김도영은 1회 말 내야 땅볼로 결승타를 책임지기도 했다. 장타를 고집하지 않고 상황에 맞는 팀 배팅으로 삼성 마운드를 위협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자기를 희생하면서 한 점 내는 걸 보면 우리나라 최고의 선수로 발돋움하는 거 아닐까 생각한다"라고 극찬했다.마운드의 중심은 네일을 잡았다. 8월 말 타구에 얼굴 부위를 맞고 쓰러진 네일은 KS 1차전에 선발 복귀, 5이닝을 거뜬하게 소화했다. 4차전에선 원태인과의 선발 매치업에서 압승을 거뒀다. 외국인 투수 코너 시볼드가 견갑골 부상 탓에 KS를 뛰지 못한 삼성으로선 더욱 힘이 빠질 수밖에 없었다. 한 구단 관계자는 "시리즈 내내 KIA의 전력이 준수하더라. 상대적으로 삼성에 구자욱(외야수)과 백정현(투수) 등 부상 선수가 많이 나오면서 (전력) 차이가 더 벌어진 모습이었다"라고 말했다. 광주=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10.28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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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12①] '전통의 명가' KIA, 역대 12번째 KS 우승…37년 만에 '광주 축포' 터졌다

'전통의 명가' KIA 타이거즈가 구단 역대 12번째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KIA는 2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KS 5차전을 7-5로 승리,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우승을 확정했다. KIA의 KS 우승은 2017년 이후 7년 만이자 해태 타이거즈 시절 포함 역대 12번째(리그 최다). KS 우승 확률 100%(12/12) 신화도 이어갔다. 광주에서 KS 우승 축포를 터트린 건 1987년에 이어 37년 만이자 역대 두번째이다.이변은 없었다. 정규시즌 1위 KIA(87승 2무 55패)는 2위 삼성(78승 2무 64패)과의 맞대결 전적에서 12승 4패로 절대적인 우위였다. 삼성은 외국인 투수 코너 시볼드(견갑골) 베테랑 선발 백정현(손가락) 중심 타자 구자욱(무릎) 등이 부상 탓에 KS 엔트리에서 빠져 비상이었다. KIA는 시리즈 내내 탄탄한 투타 뎁스(선수층)를 앞세워 한 수 위의 전력을 과시했다. 지난 21일 시리즈 1차전이 우천 서스펜디드(일시정지) 경기로 중단된 게 변곡점이었다. 0-1로 뒤진 6회 초 무사 1·2루 위기에서 경기가 멈췄고, 이틀 뒤 재개해 전열을 가다듬을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 정규시즌 종료부터 KS 1차전까지 공백이 길었던 KIA로선 주축 선수들이 실전 감각을 회복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지난 23일 1차전 서스펜디드 경기는 물론이고 같은 날 치러진 시리즈 2차전까지 승리, 단숨에 2승을 챙겼다. KS 역대 1·2차전을 모두 승리한 팀의 우승 확률은 90%(18/20)였다.3차전을 패한 KIA는 4차전 승리로 우승 '9부 능선'을 넘었다. 4차전 삼성 선발이 토종 에이스 원태인만큼 구단 안팎의 위기감이 적지 않았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타선은 김태군의 KS 역대 5번째 만루 홈런 포함 장단 13안타를 쏟아냈다. 외국인 투수 제임스 네일은 5와 3분의 2이닝 6피안타(1피홈런) 7탈삼진 2실점 쾌투로 화답했다. 투타 조합에서 삼성을 압도하며 우승 청신호를 켰다. 이범호 KIA 감독은 "(5차전에서 끝내려고) 원래 계획했던 것과 다르게 넘어갔다가 6~7차전을 가면 혹시 잘못된 부분이 생길 수 있으니까 확실히 냉정해져야 한다. 하던 방식대로 5차전까진 준비하겠다"라고 방심하지 않았다. 5차전 승리는 녹록하지 않았다. 토종 에이스 양현종이 2와 3분의 2이닝 4피안타(3피홈런) 5실점 하며 경기 초반 1-5까지 밀렸다. 하지만 5회 선두타자 최형우의 역대 KS 최고령 홈런으로 추격의 불씨를 잡아당긴 뒤 볼넷 3개로 만든 2사 만루에서 밀어내기 볼넷과 상대 폭투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어 6회 1사 1·3루에서 김태군의 내야 안타로 결승점을 뽑았다.광주=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10.28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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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패승패승승승' 2013년 대역전 직접 본 삼린이, "눈으로 본 드라마, 이젠 손으로 쓰고 싶어요" [KS5 인터뷰]

삼성 라이온즈 투수 이승민에게 2013년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는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당시 삼성은 홈에서 열린 1~2차전에서 두산 베어스에 내리 패한 뒤, 3차전이서 승리했으나 4차전에서 패하며 벼랑 끝에 몰렸다. 하지만 5~7차전에서 3연승을 거두며 우승을 차지했다. 대구에서 나고 자란 '삼린이' 이승민은 당시의 모습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KS 직관을 갔다는 그는 "2011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의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첫 직관에 첫 우승이라 그런 것 같다"면서도 "2013년에 역전한 모습을 직관과 TV로 보면서 짜릿했던 것 같다. 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TV로 보던 최고의 축제, 이젠 마운드 위에서 직접 공을 던진다. 이승민은 지난 23일 1회 팀의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2이닝을 1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1실점으로 탄탄하게 지키며 KS 데뷔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승현은 26일 4차전에도 출전해 1과 3분의 1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초반 흐름이 이미 다 넘어간 상황에서 추격조로 등판했지만 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 28일 5차전 전 만난 이승민은 "'잘해야겠다'는 부담감이나 각오는 정규시즌 때부터 해왔다. 하지만 욕심을 낸다고 잘 되는 게 아니더라. 마음을 많이 내려놓았다"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다 보여주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 가을야구에서도 마찬가지다. 정규시즌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으로 (강)민호 형 미트만 보고 잘 던진다는 생각 뿐이다"며 웃었다. 이승민은 2013년의 기적을 재현하고 싶다. 현재 삼성은 현재 벼랑 끝에 몰려 있다. 1~2차전을 내리 내준 삼성은 홈에서 열린 3~4차전에서 균형을 맞추고자 했으나 1승 1패에 그쳤다. 3차전 승리 후 4차전에서 패하면서 시리즈 전적 3패(1승)를 기록, 남은 5~7차전에서 1패만 더 거두면 우승에 실패한다. 이승민은 2013년 때처럼, 패패승패 후 승승승으로 우승하는 기적을 재현하고자 한다. 이승민은 "눈으로만 봤는데도 (당시 역전 우승이) 짜릿했는데, 직접 만들면 얼마나 흥분될지 기대된다"라며 "오늘도, 앞으로 있을 수 있는 6~7차전에도 언제든 나갈 준비돼 있다. 등판할 때마다 내 역할을 잘 해내고 싶다"라며 입술을 앙다물었다. 광주=윤승재 기자 2024.10.28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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