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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일, 빗물로 배 채우던 유년시절 지나 ‘더 글로리’ 하도영이 되기까지 [종합]

배우 정성일이 자신의 유년 시절 생활고를 고백하며 눈물을 참지 못했다.지난 1일 방송된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유퀴즈’) 179회에서는 ‘세상에 그런 일이’ 특집을 맞아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에 하도영 역으로 출연해 화제를 모은 배우 정성일이 게스트로 출연했다.정성일은 최근 유재석 닮은꼴로 온라인상에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날 방송에서 유재석은 하도영으로 변신해 조세호와 ‘더 글로리’의 기원신 패러디를 선보였다. 이후 유재석은 정성일에게 “하루에도 2개씩 ‘성일 씨와 내가 닮았다’고 메시지가 온다. ‘다른 사람이 이미 보냈다’고 할 정도로 (온다)”고 말문을 열었다. 정성일은 ‘더 글로리’에 진심이었다. 그는 이 작품을 위해 무려 1년을 기다렸다. 그는 김은숙 작가 작품에 들어갈 것 같으니 스케줄을 비워두라는 말을 듣고 기다리기 시작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김은숙 작가가 ‘비밀의 숲 2’를 보고 아예 처음부터 써줬다고(염두에 뒀다고) 말하더라”며 출연 계기를 드러냈다. 정성일은 데뷔 20년 차 연기 베테랑이다. 영화 ‘쌍화점’ ‘기술자들’ 드라마 ‘비밀의 숲2’ ‘배드 앤 크레이지’ ‘우리들의 블루스’ 등에 출연했다. 하지만 그에게 배우를 시작한 계기는 따로 없었다. “제가 사실 꿈이 없었어요. 먹고 사는 것에 급급해 있었죠.” 정성일은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유년시절 생활고와 가정사를 털어놨다. 그는 “어머니를 좀 늦게 만났다. 어머니가 몸이 너무 안 좋아서 긴 시간 먼 곳에 요양을 가 있었다”면서 “아버지는 자유 영혼이셔서 집에 안 계셨다”고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고등학교 3학년이 됐을 때 정성일은 몸이 조금 회복된 어머니를 다시 만날 수 있었다. 어머니는 그에게 ‘대학교에 가야 하지 않겠냐’고 물었고, 대학 진학을 생각해본 적 없는 정성일에게그의 누나가 ‘예체능 중 실기를 위주로 하는 것들을 찾아보자’며 방송연예과를 추천했다. 이후 연기 학원을 다니던 정성일은 대학교에 진학, 이후 연극 동아리에 들며 연기를 즐기게 됐다. 어린 소년 정성일에게는 감당하기 벅찬 상황이 왕왕 있었다. 정성일은 “방황기가 있었다”고 어린 시절을 재차 회상했다. 그는 “부모님이 안 계시다 보니 너무 어린 나이에 누나가 엄마, 아빠였다. 친할머니가 계셨는데 거동이 불편하셨다. 그 당시에 누나도 나도 초등학생이었는데 할머니를 요양하다 보니 대소변을 우리가 받아야 했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끝내 정성일은 말을 잇지 못했다.이어 정성일은 “좁은 집이었다. 할머니랑 셋이 살다가 할머니가 초등학교 6학년 때 돌아가셨다. 엄마를 만나기 전까진 불과 2살밖에 차이가 안 나지만 거의 누나가 나를 키웠다”고 했다.먹을 것이 없어 놀이터 바닥에 고인 빗물을 먹기도 했던 일화도 꺼냈다. 정성일은 “놀이터가 있잖나. 놀이터에 보면 보도블록이 삐뚤빼뚤하니까 비가 오고 나면 물이 고여 있다”면서 “너무 배가 고파 누나가 학교 끝나고 오기 전까진 먹을 게 없어서 모래가 가라앉기까지 기다리다 그 물을 마셨다”고 어려웠던 과거를 돌이켰다. 그러면서 “어디 가서 얻어먹어도 되는데 그것도 한두 번이어야지 눈치가 보이잖나. 그래서 그 물을 먹고 그 물로 배를 채운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정성일은 듬직한 누나 덕에 자신이 성장할 수 있었다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그는 “누나가 집에 있는 재료만으로, 밀가루 반죽해서 달걀 하나 풀어 빵을 만들어주곤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누나가 고생을 너무 많이 했다. 나도 어렸지만 누나도 아기였다. 근데 내 앞에서 한 번도 운 적이 없었다. 늘 가족들만 챙기다가 자기 인생이 소비됐다”며 “우리 누나지만 어떻게 저렇게 살았을까 싶기도 하다. 누나가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당연히 없었을 테고 덕분에 여기까지 온 게 아닌가 싶다. 너무 감사하다”고 했다 .힘든 유년기를 보낸 만큼 정성일의 20년간 연기 활동도 녹록하지 않았을 터. 정성일은 우유 배달, 신문 배달, 빌딩 청소, 발레파킹, 대리운전, 카페 아르바이트 등 닥치는 대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을 이어왔다. 배우를 그만두려 한 적은 없었을까. 정성일은 “그런 적도 있다”며 관련 일화를 풀었다. 그는 “겨울이었는데 너무 추우니까 누나한테 또 손을 벌렸다. ‘동대문 가서 잠바 하나만 사달라’고 했고 나는 너무 신나 있었다”며 “결국 내가 원하는 걸 샀다. 집에 가는데 누나가 ‘너 연기 언제까지 할 거냐. 나는 사실 네가 연기 잘하는지 모르겠다. 네가 붙들고만 있는 것 같고 네가 너무 한심해 보였다. 동대문 시장 가면 네 또래 사람들이 너무 치열하게 사는데 그 사람들 속에서 옷만 고르고 있는 네 모습이 너무 한심해 보이더라’고 하더라. 누나한테도 인정을 못 받는데 이 일을 하는 게 맞나 싶었다. 거기서 또 누나한테 인정받고 싶어 다시 시작하게 된 거고 진짜 절실하게 했다”고 이야기했다. 이후 정성일은 열심히 준비한 연극을 누나에게 선보였고, 누나는 처음으로 정성일의 연기를 인정했다고. 정성일은 “그때부터 ‘내가 연기를 계속해도 되겠구나’라는 자신감이 생겼다”며 “매 순간 캐스팅이 될 때마다 안 믿기더라. 비중도 좀 생기고 설렜다. 뭐든 오면 또 목숨 걸어야겠다 늘 그랬다”고 강조했다. 8주 동안 독학으로 복근을 만든 일화도 한차례 온라인상에서 화제 몰이를 한 바 있다. 이 역시 돈이 없기 때문이었단다. 정성일은 당시 몸이 좋은 킬러 역할로 독립 영화 캐스팅이 들어왔지만 PT(개인 트레이닝) 받을 돈이 없어 ‘8주간의 기적’이라는 책을 사, 시키는 대로 식단을 하고 3개월에 10만 원인 집 앞 헬스장에서 운동을 했다. 정성일은 “너무 절실했다. 근데 문제는 촬영 2번하고 그 독립 영화가 엎어졌다”고 했다. 정성일의 인생사를 여과 없이 듣던 유재석. 그는 ‘더 글로리’ 속 하도영과 정성일은 무척 다르다고 표현했다. 이에 정성일은 “그래서 어려웠다. 하도영은 어렸을 때부터 부유하게 모든 걸 가진 사람이다”며 “감독에게 ‘나는 가져본 적이 없는데 이런 사람을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그랬다. 나는 현실적으로 밑바닥에 있던 사람인데 이 사람(하도영)을 이해할 수 있을까. 거의 준재벌인 하도영은 상상할 수밖에 없는 인물이었다. 감독이 주위에 자료들을 조사해 접근해보라고 말했다”고 하도영 캐릭터 연구 비하인드를 전했다. 김다은 기자 dagold@edaily.co.kr 2023.02.02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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