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IS 피플] 세 번의 수술 극복했던 정용운, 벼랑 끝에서 기다리는 기회
세 번의 큰 수술을 극복했던 왼손 투수 정용운(30)이 벼랑 끝에 다시 섰다. 정용운은 지난 7일 무적 신세가 됐다. 선수단을 대폭 정리(11명)한 LG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았다. 일간스포츠와 연락이 닿은 정용운은 "LG로 트레이드된 이후 보여준 게 없어서 어느 정도 예상했다. 하지만 프로 12년 만에 처음 방출된 것이라 이상하고 힘들었다.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입단 테스트 기회라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착잡한 심경을 전했다. 정용운은 올 시즌 대부분의 시간을 2군에서 보냈다. 1군 등록일수가 11일에 불과하다. 2군 성적은 준수하다. 19경기 등판해 4승 2홀드 평균자책점 2.79(42이닝)를 기록했다. 피안타율은 0.227이었다. 시즌 막판엔 선발로 3경기 뛰어 16이닝 3자책점을 기록했다. 선수 생활에 미련이 남는 것도 이 이유다. 그는 "어디가 아프면 미련 없이 다른 일을 할 수 있을 텐데 그렇지 않다. 1, 2군의 실력 차가 있다는 걸 인정한다. 뚜렷하게 보여준 건 없지만 (선수 커리어를) 끝내기가 너무 아쉽다"고 했다. 우여곡절이 많았다. 200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KIA 유니폼을 입은 뒤 그해 곧바로 1군에 데뷔했다. 한국시리즈 엔트리까지 승선해 1경기를 뛰었다. 이듬해에도 1, 2군을 오갔다. 그러나 2011년부터 2015년까지 1군 기록이 아예 없다. 이 기간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했고,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비롯한 큰 수술만 세 번 받았다. 불굴의 의지로 공을 다시 잡았다. 2016년 1군에 복귀한 뒤 2017년에는 25경기를 소화했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스윙맨으로 59⅓이닝(평균자책점 5.92)을 던졌다. 가능성을 보였지만 잔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지난해 1월에는 타자 문선재와 맞트레이드 돼 LG로 팀을 옮겼다. 왼손 투수가 필요한 LG로 이적하면서 입지가 넓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번에도 문제는 부상이었다. 이적 후 어깨 상태가 좋지 않아서 스프링캠프 합류가 불발됐다. 7월경 1군 합류 기회가 있었지만, 이때도 어깨가 아팠다. 1년 내내 1군에서 보여준 게 없었다. 올해도 1군 전력에서 제외됐다. 스프링캠프를 정상적으로 소화한 뒤 2군에서 출격을 대기했지만 기회가 좀처럼 오지 않았다. 일단 정용운은 개인적으로 몸을 만들며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 오전 9시 반부터 웨이트 트레이닝과 러닝 등을 하며 구슬땀을 흘린다. 올 시즌 직구 최고구속은 143㎞까지 찍혔다. 변화구는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를 다양하게 던진다. 그는 "나이가 30대 초반이다. 더 젊은 선수를 기용하는 구단들의 생각은 당연하다. 하지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을 자신도 있다"며 "최대한 열심히 준비해서 연락이 오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아직 다 쏟아붓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가 있다. 테스트라도 받을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지금은 아픈 곳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0.12.11 0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