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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일반

[더보기] 이정재 ‘헌트’부터 안태진 ‘올빼미’까지… 놓치면 아쉬울 올해의 데뷔작

올해 영화계에서는 유독 감독들의 데뷔작이 쏟아졌다. 지난해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으로 글로벌 스타로 거듭난 배우 이정재의 감독 데뷔작인 ‘헌트’는 물론 오는 23일 개봉을 앞둔 안태진 감독의 ‘올빼미’까지. 데뷔작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훌륭한 짜임새의 영화들이 시네필들의 발걸음을 극장으로 향하게 했다. 조은지, 이정재 등 배우들의 상업영화 데뷔작부터 오래 기다려서 더 데뷔가 반가운 감독들의 작품까지. 놓치면 아쉬울 2022 감독 데뷔작들을 일간스포츠가 모아봤다. 소설가에서 감독으로… 천명관의 ‘뜨거운 피’ 소설 ‘고래’로 ‘소설계의 프랑켄슈타인’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던 천명관 작가가 ‘마침내’ 감독이 됐다. 58세의 나이에 감독 데뷔를 이룬 천명관 감독의 ‘뜨거운 피’는 아주 진득한 누아르다. ‘뜨거운 피’는 남자는 커서 건달이 되고 여자는 커서 술집에 가는 구암이라는 가상의 지역을 배경으로 그곳에서 나고 자란 희수(정우 분)의 이야기를 그린다. 천명관 감독은 소설가의 장점을 십분 살려 영화를 아주 소설적으로 그렸다. 누아르지만 피가 튀기고 칼싸움, 총싸움이 난무하지는 않는다. 천명관 감독은 그보다 어떠한 선택으로, 혹은 삶으로 내몰리는 인간의 심리를 섬세하게 묘사했다. 소설가로서의 재능이 영화로 옮겨오면 어떠한지를 제대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배우들의 감독 데뷔 ‘장르만 로맨스’·‘헌트’ 배우들의 감독 데뷔도 인상적이었다. 이정재 감독이 ‘헌트’로 박스오피스에서 사랑받았고, 그에 앞서 조은지 감독 역시 자신의 색을 잘 살린 ‘장르만 로맨스’로 호평을 받았다. ‘장르만 로맨스’는 매일매일이 버라이어티한 작가와 쿨내 진동하는이혼 부부, 주객전도 스승과 제자, 알쏭달쏭한 이웃사촌 등 주변에서 살아 숨 쉴 법한 여러 사람들의 로맨스인 듯 로맨스 아닌 로맨스 같은 이야기를 그린 작품. 조은지 감독은 이 작품을 통해 뭐 하나 분명하게 결론 낼 수 없는 사랑의 여러 단면을 재치 있는 시선으로 포착하며 감독으로서 재능을 입증했다. 지난 8월 개봉한 헌트는 조직 내에 숨어든 스파이를 색출하기 위한 안기부 요원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이정재와 절친한 동료인 배우 정우성이 안기부 요원으로 김정도로 출연, ‘태양은 없다’ 이후 약 23년 만에 연기 호흡을 맞췄다. 이 작품은 ‘제75회 칸영화제’ 비경쟁 부문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돼 기립 박수를 받았다. 이정재는 이때의 평가를 바탕으로 작품을 재편집, ‘제31회 부일영화상’에서 신인 감독상을 거머쥐었다. ‘왕의 남자’ 조연출의 신작 사극 ‘올빼미’ 오는 23일 개봉을 앞둔 ‘올빼미’는 오랜만에 탄생한 사극 스릴러다. 조선 인조 시대를 배경으로 소현세자(김성철 분)의 죽음을 목격한 주맹증 침술사 경수((류준열 분)가 진실을 밝히기 위해 나서는 하룻밤의 이야기를 그렸다. 이 작품은 특히 배우 유해진의 첫 왕 역 도전이자 유해진과 ‘왕의 남자’ 때 만났던 안태진 감독의 상업영화 입봉작이라는 점에서 더욱 기대를 모은다. 안태진 감독은 ‘왕의 남자’ 조연출 출신으로, ‘왕의 남자’ 이준익 감독이 ‘올빼미’의 첫 슬레이트를 치는 등 응원도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낮에는 보이지 않고 어둠 속에서는 볼 수 있는 주맹증이라는 소재 역시 ‘올빼미’ 외 다른 작품에선 보기 어렵다. 안태진 감독은 보기 어려운 소재를 사극에 능숙하게 버무리며 성공적인 데뷔작을 완성해냈다. 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2.11.17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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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IS] "감독으로 만나요" 정우성·이정재 새 명함

'감독'으로 소개될 날이 머지 않았다. 세월이 흘러도 서로가 서로에게 긍정의 영향력을 끼치며 여전히 함께 성장하고 발전하는, 정우성과 이정재다. 올 여름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양우석 감독)'과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홍원찬 감독)'를 나란히 선보이며 영화계 대들보로 극장가에 숨통을 불어 넣는데 큰 힘을 쏟은 정우성과 이정재는 하반기 감독 준비에 그야말로 '올인' 중이다. 사무실 출근 도장을 찍으며 열일 행보를 잇고 있다는 후문이다. 소소한 작품이라 하더라도 정우성과 이정재의 이름만으로 대대적 프로젝트가 될 수 밖에 없는 만큼, 정우성과 이정재는 익히 알려졌다시피 '감독 데뷔작'을 위해 오랜시간 공들이고 또 공들였다. 결국 새 발판을 마련해냈고, 그들만의 손길이 묻은 작품을 드디어 내놓게 됐다. 스스로 끌어안은 부담감과 책임감이다. 연기라는 본업은 기본. 소속사 아티스트 컴퍼니의 실질적 수장으로 최근 몇 년간 내·외부 살림에도 힘을 쏟았던 정우성과 이정재는 가장 안정된 시기, 잠시 묵혀뒀던 꿈을 다시 꺼내들고 새로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고 있는 셈이다. 그야말로 굿 타이밍이다. 구혜선, 김윤석, 유지태, 정진영, 하정우 등을 비롯해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깜짝 연출작을 선보인 안재홍까지 배우들의 감독 도전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대부분 드라마 장르로 나름의 의미있는 메시지를 담아내고 전하는데 주력했다. 정우성과 이정재는 한 발 더 나아가 '장르물'로 도전장을 내민다. 정우성과 이정재가 배우로 출연했을 때도 관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남성미 짙은 작품이다. 감독 명함은 정우성이 먼저다. 정우성 입봉작 '보호자'는 이미 촬영에 후반작업까지 거진 마쳤고, 이정재의 '헌트'는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 한창이다. 영화계 베테랑들도 정우성과 이정재를 위해 속속 움직이고 있다. 좋은 인연이라 하더라도 작품이 별로였다면 러브콜에 결코 응답하지 않았을 터. 두 예비 감독의 첫 도전을 적극 응원하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정우성과 이정재는 메가폰을 잡을 뿐만 아니라 주연까지 맡아 신뢰를 더했다. 한 관계자는 "그간 배우 출신 감독들의 공통점은 꽤 괜찮은 작품을 만들었음에도 아쉽게도 흥행과는 거리가 멀었다는 것이다. 도전에 의의를 둬야만 했던 배우들이 대부분이다. 정우성과 이정재가 그 고리를 끊어내고 관객들의 사랑 속 감독으로서 가능성을 증명해낼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보호자' 정우성 '보호자'는 마지막 남은 한 사람을 지키기 위한 한 남자의 처절한 사투를 담은 감성 액션 영화다. 처절한 사투를 벌일 정우성을 위해 김남길과 박성웅이 의기투합했다. "감독 정우성의 모습이 나도 궁금하다"고 밝혔던 정우성은 큰 사건 사고없이, '소통되는 감독'으로 무탈하게 크랭크업까지 마무리지었다. 이쯤되면 운명이다. 당초 '보호자'는 정우성이 '무조건 이 작품으로 데뷔해야지'라고 마음 먹었던 영화는 아니다. 하지만 준비 과정에서 여러 현실적 여건상 정우성을 감독 자리에 앉힌 것은 다름아닌 '보호자'가 됐다. '감독 정우성'에 영향을 끼친 인물은 '비트' '아수라'의 김성수 감독. 앞서 정우성은 "작업에 자신있게 참여할 수 있는 기회나, 방식들을 습득하게 해주신 분이다. '비트' 때 '내레이션 써볼래?'라는 제의를 해주셨고, 실제로 활용도 됐다. 칭찬을 받으니 자신감이 붙더라. 감독 도전도 그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커리어 정점에서 신인 감독으로. 여기에 정우성은 미래 환경 문제를 다루는 넷플릭스 '고요의 바다' 제작자로 다시 한번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모든 행보를 "나를 완성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표현한 정우성은 "당연하게 얻은 것들이 아니기에 늘 감사하고 소중하게, 후회없을 만큼 열심히 살고 싶다"고 만인의 롤모델 정석 답변을 내놨다. '헌트' 이정재 '헌트'는 안기부 에이스 요원 박평호와 김정도가 남파 간첩 총책임자를 쫓으며 거대한 진실과 마주하게 되는 첩보 액션 드라마다. 2021년 크랭크인을 목표로 이정재 감독·주연, 그리고 정우성 출연까지 확정됐다. 정우성은 본인의 도전을 넘어 절친을 위한 의리까지 빛냈다. 이정재는 안기부 소속 해외팀 박평호 역, 정우성은 박평호의 동료이자 라이벌인 안기부 소속 국내팀 김정도 역을 맡아 열연한다. 이정재는 4년간 시나리오를 집필하며 영화의 완성도를 위해 애썼고, 정우성은 절친의 4년 기다림에 응답하며 '태양은 없다' 이후 약 20여 년만에 정우성X이정재 조합을 완성했다. 4년의 시간동안 '헌트'는 제목과 스토리를 비롯해 작품을 둘러싼 전반적 구성이 꾸준히 개발·수정되고 발전하며 변화를 꾀했다. 어떤 일이든 100% 만족은 없겠지만 공식화를 결정지은 만큼 완성도에 대한 절반의 믿음은 이미 샘솟고 있다. 이정재는 감독 데뷔에 대해 '도둑들'에서 만난 중화권 배우 임달화를 언급하며 "연기 외 프로듀싱, 시나리오 집필, 제작, 연출까지 모든 것을 한다는 말을 듣고 뭔가 세게 맞는 느낌이 들었다. '좋은 영화와 재밌는 영화를 위해 무슨 파트에서 일하는 것이 뭐가 중요한가' 싶어 큰 자극이 됐다"고 밝혔다. 믿보배의 자극이 어떤 결과물을 내놓을지 설레임이 감돈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0.11.0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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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⑤] 정우성 "감독 정우성 스타일 나도 궁금해, 소통 최우선"

정우성이 감독 데뷔를 앞둔 소감을 전했다.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김용훈 감독)' 개봉을 앞두고 있는 정우성은 6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크랭크인을 앞두고 있는 감독 입봉작 '보호자'에 대해 언급하며 "사실 좀 정신이 없다. 어제, 그저께도 지방에 헌팅 갔다가 새벽에 올라왔다. 10일 크랭크인이다"고 말했다. 정우성은 "몇 개월간 준비를 하다 보니 이젠 '빨리 촬영에 들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한편으로는 '이게 맞나. 번복해야 하나' 고민이 많은데, 정신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잘 즐기고 있는 상황인 것 같다"고 자평했다. 정우성은 '보호자'에서 감독 뿐만아니라 주연 배우로도 활약한다. "우연히 그렇게 된 것이고, '꼭 같이 해야지'라는 마음은 없없다"며 "무엇보다 '보호자'라는 작품이 지난 몇 년간 '무조건 이 작품으로 입봉 할거야'라는 생각으로 쥐고 있었던 작품도 아니다"며 "타이밍과 시기가 잘 맞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렇게 준비해서 찍어야지'라는 계획은 있는데 막연하다. 아직 한번도 카메라에 담지는 못했기 때문에 그것을 확인해가는 과정이 앞으로 남아 있는 숙제 아닐까 싶다"며 "소통을 한다는 것은 소통 속에서 답을 찾는 것이다. 스스로 이야기 하다 답을 찾을 수 있지 않나. 그래서 듣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것 같고, 신인 감독으로서 배우들과 스태프들의 말을 잘 들을 생각이다. 아직은 소통이 잘 되고 있는 것 같다"고 귀띔해 웃음을 자아냈다. '보호자'는 정우성 외 김남길과 박성웅 등 충무로 대표 배우들이 의기투합한다. 정우성은 '감독 정우성'에 영향을 끼친 인물로 '비트' '아수라'를 함께 한 김성수 감독을 꼽으며 "작업에 자신있게 참여할 수 있는 기회나, 방식들을 습득하게 해주신 분이다. '비트' 때 '내레이션 써볼래?'라는 제의를 해주셨고, 써서 드렸을 때 '와 잘했다. 재미있네' 칭찬해 주시면서 실제로 활용해 주기도 하셨다. 칭찬 받으니 더 해보고 싶고, 자신감이 붙더라. 이번 작품도 최선을 다 해보겠다"고 강조했다. 2019년 배우 인생 최고의 한 해를 보낸 정우성은 2020년 선보이는 첫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을 통해 또 한번의 변신에 도전, 관객들을 사로잡을 준비를 마쳤다. 극중 정우성이 연기한 태영은 사라진 옛 애인이 남긴 빚 때문에 마지막 한탕을 준비하는 인물이다. 긴장감 넘치는 전개 과정에서 벌어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위트있게 표현한 정우성은 반전 매력부터 일생일대 기회 앞에서 우유부단하고 절박한 모습을 드러내는 인간적 매력까지 다채로운 설정으로 극의 재미를 더하며 '배우 정우성'의 존재 가치를 증명한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인생 마지막 기회인 돈 가방을 차지하기 위해 최악의 한탕을 계획하는 평범한 인간들의 범죄극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로 기존 개봉일이 연기되면서 최종 개봉일은 추수 결정될 예정이다. >>[인터뷰⑥] 에서 계속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사진=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인터뷰①] '지푸라기' 정우성 "전도연 합류, 출연 결정에 큰 영향력"[인터뷰②] '지푸라기' 정우성 "전도연과 짧고 굵은 만남, 기대치 더 높일듯"[인터뷰③] '지푸라기' 정우성 "허술한 허당, 의도적 이미지 변신 NO" [인터뷰④] 정우성 "신종코로나 여파 개봉연기, 안정적 일상 희망"[인터뷰⑤] 정우성 "감독 정우성 스타일 나도 궁금해, 소통 최우선"[인터뷰⑥] 정우성 "백상·청룡 커리어 정점? 또 다른 시작" [인터뷰⑦] 정우성 "맨몸으로 덤빈 세상, 막연한 지푸라기 잡고 싶었다" 2020.02.06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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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회 영평상] "탐났던 상" 봉준호 '기생충' 3관왕→'벌새' 5관왕 싹쓸이(종합)

날카로운 비평으로 수 많은 영화인들을 울고 웃게 만드는, 하지만 그 저변에는 분명한 애정이 깔려있는 평론가들이 뽑은 올해의 작품과 감독, 스태프, 그리고 배우들이다. 13일 서울 중구 KG타워 지하1층 하모니홀에서는 제39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영평상) 시상식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사전에 발표된 수상자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올해 평론가들이 택한 최우수작품상은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걸작 반열에 오른 영화 '기생충(봉준호 감독)'이다. '기생충(봉준호 감독)'은 최우수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촬영상을 수상하고 영평 10선에 꼽히는 등 이변없이 메인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기생충'은 언제나 통념을 깨는 동시에 허를 찌르는 상상력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던 봉준호 감독의 새로운 가족희비극이다. 전원백수인 기택네 장남 기우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를 그렸다. 제72회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국내 1000만 돌파, 해외 영화제 투어에 이어 지난 달 11일 개봉을 시작으로 북미 오스카 레이스에 합류한 '기생충'은 현재 외신들의 뜨거운 반응 속 글로벌 수익 1억 달러 돌파와 함께 내년 2월 개최될 제92회 아카데이시상식 노미네이트 및 수상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너무나 받고 싶은 상이었다"고 운을 뗀 봉준호 감독은 "매년 작품을 발표하는 해 가을, 10월 쯤이 되면 '영평상 발표 안났나' 이런저런 기사를 계속 본다. 그만큼 탐나는 상이다"며 "김새벽 배우가 '칭찬받고 싶었다 말했는데, 이렇게 칭찬받기 어려운 분들께 상을 받게 됐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봉준호 감독은 "평론들을 보면서 칼로 베이는 느낌을 받는데, 또 상을 받으면 달콤하게 상처가 아물어진다. 감독이 된지 올해 20년차가 됐다. 느리고 게으른 나머지 20년간 7편의 영화를 냈는데, 그 중 3편으로 영평상 감독상을 받은 것을 보면 성공적이지 않나 자평해본다"며 미소 지었다. 또 "감독상은 이름이 감독상이지만 어떻게 보면 감독을 제외한 모든 분들께 주는 상이 아닐까 싶다. 같이 작업한 훌륭한 배우, 아티스트들, 제작사, 투자사 팀이 움직이지 않으면 완성되기 불가능하다. 감독이라는 존재는 자기 혼자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기도 하다. 감사하게 받겠다"고 진심을 표했다. 최다 수상작은 5관왕을 차지한 '벌새(김보라 감독)'다. '벌새'는 신인감독상과 여우조연상 김새벽, 신인여우상 박지후, 국제비평가연맹 한국본부상, 독립영화지원상에 이름을 올렸고, 역시 영평 10선에도 선정되면서 올해 최고 화제작임을 입증했다. '벌새'는 1994년, 알 수 없는 거대한 세계와 마주한 14살 ‘은희’의 아주- 보편적이고 가장- 찬란한 기억의 이야기이자 2019년, 모든 게 궁금한 영화다. 국내외 영화제에서 34관왕을 수상하며 전세계 트로피를 수집 중이다. "'벌새'를 함께 만들어주신 배우, 스태프 분들께 감사하다"고 전한 김보라 감독은 "'벌새'에게 계속해서 주어지는 상들이 어떤 의미일까 생각해 봤다. 영화를 사랑하는데도 오랜시간 하지 못했고, 이 영화를 만든 기간도 굉장히 오래 걸렸는데, 포기하지 말고 영화를 사랑하고 있다는 걸 당당하게 표현할 수 있는 기회, 그리고 공간을 열어주시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김보라 감독은 "'벌새'는 내 온 마음을 다해 만든 영화인데, 그것이 관객들에게까지 닿았다는 것이 정말 기적같이 느껴졌다"며 "올해 한국영화 100주년인데 그런 해 감사한 상들을 받게 돼 더 감사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여우주연상은 '증인(이한 감독)'의 김향기, 남우주연상은 '나의 특별한 형제(육상효 감독)' 신하균이 차지했다. '나의 특별한 형제'는 머리 좀 쓰는 형 세하(신하균)와 몸 좀 쓰는 동생 동구(이광수),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20년 동안 한 몸처럼 살아온 두 남자의 우정을 그린 휴먼 코미디다. 신하균은 "영광스러운 자리에 과분한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 이 상을 혼자 받아도 될까 싶다. 촬영하면서 한 몸처럼 지냈던 나의 특별한 동료 이광수와 함께 나누는 상이라고 생각하겠다"고 이광수를 특별히 언급했다. 이와 함께 신하균은"촬영하면서 오랜만에 많이 의지할 수 있었던 육상효 감독님께도 감사하다. 명필름 심재명 대표님과는 20대 때부터 함께 했는데 이제 내가 40대가 됐다. 앞으로도 함께 작업하고 싶다"며 "함께 했던 모든 분들께 '행복했다'고 전하고 싶다. 고민하고 노력하는 배우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증인'은 유력한 살인 용의자의 무죄를 입증해야 하는 변호사 순호(정우성)가 사건 현장의 유일한 목격자인 자폐 소녀 지우(김향기)를 만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김향기는 "'증인'과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좋은 작품을 만나서 좋아하는 연기를 하고 좋은 결과를 받을 수 있다는 게 행운이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하고 좋기도 하"며 "앞으로도 꾸준히 열심히 하겠다. 올 한 해 마무리 잘하시고, 모두 몸과 마음 다 건강한 새해 맞이하시면 좋겠다"고 덕담했다. 여우조연상은 '벌새' 김새벽, 남우조연상은 '극한직업(이병헌 감독)' 진선규가 받았다. '극한직업'은 해체 위기의 마약반 5인방이 범죄조직 소탕을 위해 위장창업한 '마약치킨'이 일약 맛집으로 입소문을 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코믹 수사극이다. 올 1월 개봉해 누적관객수 1600만 명을 기록하며 역대 국내 개봉작 흥행 2위에 올랐다. 이날 스케줄로 인해 현장엔 불참한 진선규는 영상을 통해 "이 기쁨을 현장에서 느껴야 하는데 피치 못하게 불참했다"며 미안한 마음을 먼저 꺼낸 후 "올해 초 '극한직업'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초심 잃지 않고 좋은 연기로, 좋은 배우의 길을 가겠다"고 약속했다. 김새벽은 "상을 받으러 오는 자리라 소감이라는 것을 생각했다. 그러다보니 결국 감사한 사람이 떠오르더라 '벌새'라는 아름다운 영화에서 영지라는 매력적인 캐릭터를 기꺼이 맡겨주신 김보라 감독님, 나를 바라봐주고 마음을 내어준 박지후 양에게 감사드린다"고 고백했다. 이어 "'연기 하겠다'고 마음 먹은지 10년이 됐는데 그동안 많은 생각을 했다. 솔직히 칭찬 받고 싶었다. 스스로 해야 하는데 안되다 보니 뭔가 증명해내야 할 것 같았고, 그래야 다음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 즐겁게 연기하지 못했던 순간도 있었다. 이 상은 저에게 주는 응원이라고 생각하겠다. 너무 감사하다"며 눈물을 보였다. 충무로의 미래를 이끌어 갈 신인여우상은 '벌새' 박지후, 신인남우상은 '배심원들(홍승완 감독)' 박형식이 생애 단 한 번만 받을 수 있는 트로피를 끌어 안았다. '배심원들'은 첫 국민참여재판에 어쩌다 배심원이 된 보통의 사람들이 그들만의 방식으로 조금씩 사건의 진실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배심원들'로 상업영화 데뷔 신고식을 치른 박형식은 현재 군 복무 중으로 이날 시상식에는 참석하지 못했지만, 제작사 대표를 통해 수상 소감을 담은 장문의 편지를 보내 이목을 집중시켰다. "안녕하십니까. 신인배우 박형식입니다. 영예로운 자리에 참석하지 못한 점 진심으로 죄송하고 아쉽습니다. 부대에서 소식을 듣고 얼마나 놀랐는지 모릅니다. 신인남우상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소중한 입봉작에 8번 배심원으로 캐스팅 해주신 홍승완 감독님께 감사드리고, '따뜻하고 좋은 영화가 더 많아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배심원들'을 제작해 주신 제작사 대표님께도 감사합니다. 촬영기간 내내 행복했고 많이 배웠습니다. 복에 겨운 첫 영화 촬영이었는데, 신인상까지 받게 돼 군 복무 미친듯이 행복하게 잘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생일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소중한 생일선물을 받은 기분입니다. 부모님, 친구들에게 자랑하며 기뻐하겠습니다. 추워진 날씨 건강하시고, 모두 행복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충성!" 박지후는 "'벌새'를 만난 후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기적같다"며 "보시다시피 아주 많이 떨리고 긴장도 되는데, 이끌어 주신 김보라 감독님과, 은희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 주신 영지 선생님 김새벽 선배님과 함께 있어 든든하다. 가족처럼 따뜻하게 대해주신 스태프들과 무한한 사랑 보내주신 벌새단 분들께도 감사하다. 더 열심히 성실하게 연기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는 소감을 남겼다. ▶제39회 영평상 시상자(작)최우수작품상: '기생충'((주)바른손이앤에이) 감독상: 봉준호('기생충') 여우주연상: 김향기('증인') 남우주연상: 신하균('나의 특별한 형제') 여우조연상: 김새벽('벌새') 남우조연상: 진선규('극한직업') 신인감독상: 김보라('벌새') 신인여우상: 박지후('벌새') 신인남우상: 박형식('배심원들') 각본상: 육상효('나의 특별한 형제') 국제비평가연맹 한국본부상: 김보라('벌새') 촬영상: 홍경표('기생충') 음악상: 김준석('스윙키즈') 기술상: 박일현('스윙키즈') 독립영화지원상: 강상우/김보라 감독 신인평론상: 수상자 無공로영화인상: 엄앵란영평 10선(가나다 순) '강변호텔'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 '극한직업' '기생충' '김군' '미성년' '벌새' '생일' '엑시트' '완벽한 타인'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19.11.13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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