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15건
배구

'샐러리캡 여유' IBK 우승 의지, 국대 이소영+이주아까지 다 잡았다

IBK기업은행이 아웃사이드 히터 이소영(29)과 미들 블로커 이주아(23)를 FA(자유계약선수) 영입해 전력을 강화했다.IBK기업은행은 "공격과 수비를 겸비한 아웃사이드 히터 이소영과 계약기간 3년에 연봉 총액 7억원(연봉 4억5000만원, 옵션 2억5000만원), 국가대표 미들 블로커 이주아와 계약기간 3년에 연봉 총액 4억원(연봉 3억3000만원, 옵션 7000만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개인 세 번째 FA 자격을 얻은 이소영은 살림꾼이다. 어깨 수술 후 뒤늦게 복귀한 이소영은 2023~24시즌 정관장 소속으로 정규시즌 26경기에서 215득점 공격 성공률 37.95%를 올렸다. 수비에서도 43.80%의 높은 리시브 효율과 세트당 3.724개의 디그를 기록, 7년 만의 정관장 봄 배구 진출에 기여했다.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발목을 다쳐 정작 포스트시즌에는 한 경기도 뛰지 못했으나, 주장으로 선수단을 똘똘 뭉치는 역할을 했다. 2018~19시즌 흥국생명 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로 입단한 이주아는 2023~24시즌 214득점과 블로킹 4위(세트당 0.617개), 속공 5위(47.03%)에 올랐다. 이소영과 이주아는 "실력과 가치를 인정해 준 알토스 배구단에 감사하다. 다가오는 시즌 매 순간 최선을 다해 팀이 우승을 달성하는 데 보탬이 되고자 노력하겠다"고 전했다.IBK기업은행은 2023~24시즌 기준 샐러리캡(연봉 총액 상한제) 소진율이 85% 이하로 여자부 7개 구단 중 가장 낮았다. 이에 국가대표 출신 이소영과 이주아를 동시 영입이 가능했다. 일찌감치 김호철 감독과 재계약도 확정했다. 2023~24시즌 막판 봄 배구 경쟁에서 탈락하며 5위로 마친 IBK기업은행은 이소영과 이주아의 FA 전력 보강으로 우승 후보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IBK기업은행의 봄 배구는 2020~21시즌이 마지막이었다. IBK기업은행은 "포지션별 결정력을 갖춘 선수들을 영입해 팀 공격력을 한층 높일 수 있게 됐다"며 "마지막까지 선수 구성에 박차를 가해 2024~25시즌 통합 우승을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이형석 기자 2024.04.15 14:10
배구

최대어 강소휘, 이소영은 어디로···김연경 거취도 영향

V리그 여자부 대어급 FA(자유계약선수)의 행선지에 관심이 쏠린다. 여자부에서 FA 자격을 얻은 선수는 총 18명이다. 지난 4일 FA 시장이 개장한 가운데 아직까지 계약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협상 기한은 오는 17일까지다. 단연 강소휘와 이소영의 FA 종착지가 관심이다. 강소휘와 이소영은 페르난도 모랄레스 신인 사령탑이 지휘봉을 잡는 2024 발리볼네이션스리그 대표팀에 나란히 선발됐다. 이번 시즌 보수 총액에서 이소영이 6억5000만원(3위), 강소휘가 5억5000만원(공동 5위)을 받을 만큼 V리그를 대표하는 공격수다.강소휘는 이번 시즌 공격 성공률 39.30%로 전체 10위, 국내 선수 2위를 차지했다. 또한 리시브 8위, 디그 9위, 수비 7위로 존재감을 선보였다. 이번 시즌 막판 부진이 걸림돌이지만, FA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개인 세 번째 FA 자격을 얻은 이소영은 살림꾼이다. 부상 복귀 후 궂은 일을 도맡아 정관장을 7년 만의 봄 배구 무대로 이끌었다.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발목을 다쳐 정작 포스트시즌에는 한 경기도 뛰지 못했으나, 주장으로 선수단을 똘똘 뭉치는 역할을 했다. 흥국생명과의 챔피언 결정전에서 공격성공률 44.93%로 현대건설의 우승을 견인한 정지윤도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리시브와 수비에서 보완점이 있지만, 2001년생으로 젊어 성장 가능성이 높다. 김연경의 거취도 FA 시장에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김연경은 강소휘-이소영-정지윤과 포지션이 같은 아웃사이드 히터다. 지난해 흥국생명과 FA 단년 계약한 김연경은 현재 선수 생활 지속과 은퇴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김연경이 은퇴를 택한다면 기존 공격수의 몸값이 더 오를 수 있다. 2년 연속 준우승에 머문 흥국생명은 김연경이 유니폼을 벗을 경우 외부 FA 영입을 통한 전력 보강 의지가 있다. 김연경은 8일 V리그 시상식에서 자신의 거취에 관한 입장을 밝힐 가능성이 있다. 김연경이 선수 생활을 이어나간다면 타 구단 역시 이에 맞서 전력 보강 혹은 유지가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샐러리캡(연봉 총액 상한제)에 여유 있는 구단이 FA 시장에서 움직이고 있다. 한 대어급 FA는 지방 구단으로 향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된다. 김미연과 이원정, 이주아(이상 흥국생명), 박혜민(정관장), 한수지(GS칼텍스), 김하경(IBK기업은행) 등이 FA 시장에 나온다.남자부에선 대한항공의 통합 4연패를 이끈 한선수를 비롯해 김명관(현대캐피탈), 노재욱(삼성화재), 김광국(한국전력) 등 세터 자원이 대거 FA 자격을 획득했다. 협상 기한은 18일까지다.이형석 기자 2024.04.07 14:14
배구

강소휘, 이소영, 정지윤 FA 행선지는···1명→1명→5명→올해는?

V리그 여자부 FA(자유계약선수) 시장이 문을 열었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의 아웃사이드 히터 강소휘(GS칼텍스)와 이소영(정관장)의 FA 거취에 관심을 모은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지난 4일 FA 자격을 얻은 여자부 FA 18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협상은 오는 17일 오후 6시까지 2주 동안 진행할 수 있다. 연봉 1억원 이상인 선수는 A등급, 연봉 5000만원∼1억원 미만인 선수는 B등급으로 분류된다. A등급 선수를 영입한 구단은 전 시즌 연봉 200%와 6명의 보호 선수 이외의 보상 선수 1명 또는 전 시즌 연봉 300%를 원소속팀에 줘야 한다. B등급과 C등급을 영입한 구단은 보상선수 없이 보상금만 지급하면 된다. V리그 여자부 FA 시장은 2020~21시즌, 2021~22시즌 타 구단 이적이 1명뿐이었다. 총 20명의 FA 자격을 얻은 지난해엔5명으로 대폭 늘어났다. 한국도로공사의 2022~23시즌 리버스 스윕을 이끈 박정아가 최고 연봉 7억7500만원에 3년 계약에 사인, 페퍼저축은행으로 옮겼다. 또한 페퍼저축은행은 KGC인삼공사 아웃사이드 히터였던 채선아도 영입했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미들 블로커 정대영은 한국도로공사를 떠나 GS칼텍스로 이적했다. 김수지는 IBK기업은행에서 흥국생명, 황민경은 현대건설에서 IBK기업은행으로 옮겼다. 이번 시즌에도 대어급 FA의 거취에 이목이 쏠린다. 단연 강소휘와 이소영의 FA 행선지가 관심이다.강소휘는 이번 시즌 공격 성공률 39.30%로 전체 10위, 국내 선수 2위를 차지했다. 또한 리시브 8위, 디그 9위, 수비 7위로 존재감을 선보였다. 이번 시즌 막판 부진이 걸림돌이지만, FA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개인 세 번째 FA 자격을 얻은 이소영은 살림꾼이다. 부상 복귀 후 궂은 일을 도맡아 정관장을 7년 만의 봄 배구 무대로 이끌었다.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발목을 다쳐 정작 포스트시즌에는 한 경기도 뛰지 못했으나 주장으로 선수단을 똘똘 뭉치는 역할을 했다. 이번 시즌 보수 총액에서 이소영이 6억 5000만원으로 전체 3위, 강소휘가 5억 5000만원으로 공동 5위였다. 국가대표 출신 정지윤(현대건설) 역시 공격력을 갖춘 데다 나이도 어려 매력을 끌 것으로 보인다. 이들 외에 김미연, 이원정, 이주아(이상 흥국생명), 박혜민(정관장), 한수지(GS칼텍스), 김하경(IBK기업은행) 등이 FA 시장에 나온다.벌써부터 FA 시장에선 주축 선수의 이적과 잔류에 관한 소문이 나돌고 있다. 이형석 기자 2024.04.05 13:34
배구

[IS 피플] "압박감 즐긴다"...배구 여제, 아드레날린 최고치

여자 프로배구 정규리그 1위 경쟁이 클라이맥스에 이르렀다. '배구 예제' 김연경(36·흥국생명)의 아드레날린은 최고치로 솟구치고 있다. 김연경은 지난 5일 화성종합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24 도드람 V리그 여자부 IBK기업은행과의 6라운드 원정 경기에 선발 출전, 36점·공격성공률 50%를 기록하며 소속팀 흥국생명의 세트 스코어 3-1 승리를 이끌었다.올 시즌 한 경기 최다 득점을 해냈고, 고비마다 상대 에이스 브리트니 아베크롬비의 공격을 블로킹하며 기세 싸움을 이끌었다. 승부처였던 3세트 후반에는 특유의 클러치 능력을 유감 없이 발휘했다. 흥국생명은 26승(7패)을 거두며 승점 73을 쌓았고, 이날 기준으로 한 경기 덜 치른 현대건설을 제치고 1위를 탈환했다. 김연경의 활약은 새삼스럽지 않다. 눈길을 끄는 건 그의 강철같은 체력이었다. 김연경은 30점까지 진입한 2세트 듀스 승부에서 결코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4세트 막판, 22번이나 공격을 주고받는 '메가 랠리'를 자신의 손으로 끝낸 뒤에도, 고개를 숙이고 숨을 고른 다른 선수들과 달리 표정 하나 변하지 않았다. 김연경은 이날 올 시즌 130번째 세트를 채우며, V리그 기준으로 이 부문 자신의 한 시즌 최다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어느덧 30대 중반을 넘어선 나이. 전성기만큼 체력이 넘칠 순 없다. 현재 시점이 정규시즌 마지막 라운드(6)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도 팀 에이스인 그에게 제대로 휴식을 주지 못하고 있는 점에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정작 김연경은 개의치 않고 있다. 5일 기업은행전이 끝나고 만난 그는 "감독님이 (서른여섯 살인) 내 나이를 모르시는 것 같아서 종종 상기시키고 있다"라고 농을 던진 뒤 "원래 시기는 누구나 힘들기 때문에 수면·식단·근력 관리 모두 더 철저하게 하고 있다. 꾸준히 하는 게 쉽진 않지만 트레이닝 코치님 등 도와주는 분들이 많다. 남은 (정규시즌) 세 경기도 일정이 빡빡하지만, 그래도 지난해와 비교해 체력이 괜찮은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했다. 실제로 김연경은 6라운드 진입 뒤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날 기업은행전까지 치른 세 경기 모두 공격성공률 45% 이상 기록했다. 1라운드 1~4차전 이후 처음으로 세 경기 연속 45%를 넘어섰다. 경기 기복이 있었던 5라운드 여섯 경기에선 평균 43.14%였다. 김연경은 이에 대해 "매 경기, 매 세트 결과에 따라 승점 추가와 순위가 달라진다. 아무래도 순위 경쟁이 긴박하게 진행되고 있고, 많은 경기가 남아 있지 않다 보니 집중력이 더 높아지는 것 같다"라고 했다. 김연경은 지난 시즌(2022~23)에도 순위 승부처에서 높은 집중력을 보여줬다. 흥국생명은 4라운드까지 흥국생명에 승점 3 밀린 2위였지만, 5라운드 5승(1패)을 거두며 1위를 탈환한 뒤 정규리그 끝까지 지켜냈다. 김연경은 4라운드 42.58%에 그쳤던 공격성공률을 5라운드 47.54%까지 끌려올렸다. 이 부문 리그 1위를 차지하며 라운드 최우수선수(MVP)까지 올랐다.김연경은 "아무래도 긴박한 상황에서 아드레날린이 더 분비되는 건 사실이다. 어려운 경기를 많이 해봤기 때문에 내가 그걸 즐긴다는 것을 잘 안다"라면서 "여유가 있는 것보다는 압박감이 있을 때 더 좋은 경기력이 나오는 것 같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는 12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전은 사실상 올 시즌 1위 결정전이다. 상대 전적은 흥국생명이 3승2패로 우세하다. 김연경은 배구팬을 축제로 초대할 준비가 됐다. 그는 "꼭 1등으로 정규리그를 마무리하고 싶다"라는 욕심을 감추지 않으면서 "원정(수원)에서 열리는 경기지만, 핑크색(흥국생명 팀 컬러) 유니폼을 입은 분들이 많이 오셨으면 좋겠다. 재밌을 것 같다. 배구팬 기대에 부응하는 경기를 보여줄 것"라고 힘주어 말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3.06 11:14
배구

막강 쌍포 무용지물...기본 무너진 페퍼, 역대 최다 연패 위기

조 트린지 페퍼저축은행 감독은 2023~24시즌 V리그 개막을 앞두고 스텝 바이 스텝(Step By Step) 즉 점진적 성장을 목표로 내세웠다. 고희진 정관장 감독이 1위를 노릴 수 있는 팀이라고 치켜세울만큼 오프시즌 괄목할 만한 전력 보강을 해낸 페퍼저축은행이다.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 아포짓 스파이커 박정아에게 '배구 여제' 연봉 최고 계약을 안겼고, 현대건설에서 기량을 검증한 외국인 선수 야스민 베다르트도 영입했다. 트렌드에 맞는 배구를 이끌 수 있는 적임자로 선택한 게 트린지 감독. 앞선 2시즌 연속으로 승률 20%도 넘지 못하고 최하위에 머물렀던 페퍼저축은행은 V리그 진입 세 번째 시즌에 일을 낼 태세를 갖췄다. 그렇게 올스타 브레이크까지 달렸다. 성적은 2승 22패. 앞선 2시즌과 다를 게 없었다. 그리고 지난달 31일 수원 현대건설전에서 세트 스코어 1-3으로 패하며 2라운드 1차전이었던 지난해 11월 15일 GS칼텍스전 승리 이후 18연패를 당했다. 구단 창단 최다 연패 기록이었다. V리그 여자부 단일시즌 최다 연패는 2012~23시즌 정관장이 기록한 20연패다. 페퍼저축은행은 10일까지 한국도로공사·GS칼텍스·IBK기업은행전을 연달아 만난다. 모두 패하면 불명예 신기록을 세우게 된다. 페퍼저축은행 구성 전력은 나쁘지 않다. 박정아-야스민, 토종과 국내 쌍포 화력은 7개 구단 중에서도 최상위권이다. 국가대표 리베로 오지영, 주전 연차가 많이 쌓인 세터 이고은도 있다. 그럼 트린지 감독의 경기 운영 문제일까. 시즌 초반에는 기존 국내 선수들이 익숙하지 않은 수비 전략을 활용하기도 했지만, 이내 정석대로 바꿨다. 기록으로 보이는 가장 큰 문제는 기본기다. 공격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서브 리시브가 27.59%로 7개 구단 중 최하위다. 6위 흥국생명이 31.59%. 리시브가 흔들리다 보니, 공격까지 이어지는 세터의 세트 기록도 낮다. 세트당 12.421개로 최하위다. 스파이크 등 공격을 막아내는 디그 기록은 세트당 18.726개로 리그 4위에 올라 있지만, 디그와 리시브를 두루 반영하는 수비 종합은 세트당 24.747로 7위다. 수비가 흔들리니, 공격도 부진하다. 득점과 공격 성공률 모두 최하위다. 득점 관련 부문 중 페퍼저축은행이 4위 안에 이름을 올린 건 이동 공격 성공률과 블로킹뿐이다. 정작 블로킹 임무를 지닌 페퍼저축은행의 미들블로커(센터) 전력은 측면 공격진보다 훨씬 약하다. 세 시즌째 나아지지 않는 기본기 문제. 어떤 감독이 부임해도 결과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여기에 현재 페퍼저축은행은 외국인 감독 체제라 소통까지 원활하지 않다. 트린지 감독이 자신의 지도 철학을 고집하는 건 아니지만, 통상적으로 예상할 수 있는 소통의 벽이 있는 게 당연하다. 트린지 감독도 노력을 해봤다. 지난 12월 현대건설전을 앞둔 그는 "사실 언어와 문화의 장벽은 큰 장애물이었다. 이를 넘어서기 위해 내가 다가서야 했지만, 시즌 초반에는 잘 이뤄지지 않았다"라고 돌아보며 "이를 인지한 현재 코치뿐 아니라 선수들과도 얘기하기 위해 더 노력하고 있다"라고 전했다.기본기 문제는 하루아침에 달라질 수 없는 부분이고, 선수와 코칭스태프 사이 교감은 상대적으로 어렵다. 이게 현재 페퍼저축은행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2.01 13:36
배구

24위→33위, 단 1세트···빈손으로 컴백홈 세사르호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빈손으로 돌아온다. 대표팀은 지난 19일(한국시간) 브라질에서 열린 국제배구연맹(FIVB) 2023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독일전 세트 스코어 1-3 패배를 끝으로 2주 차 일정을 모두 마감했다. 한국은 오는 27일부터 수원에서 열리는 3주 차 일정을 위해 곧바로 귀국한다. 대표팀의 부진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김연경(흥국생명)과 양효진(현대건설) 등 주축 선수들이 2020 도쿄올림픽을 끝으로 대표팀에서 은퇴했다. 김희진(IBK기업은행)은 무릎 수술 여파로 결장했다. 지난해 VNL 대회에서는 12전 전패를 당했다.이번 대회 개막 직전 참가국 12개 팀 중 우리보다 순위가 낮은 팀은 크로아티아가 유일했다. "1승을 거두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사령탑 부재도 걱정을 키웠다. 4월 말부터 한 달 동안 진천선수촌에 모여 소집 훈련을 했다. 정작 세사르 에르난데스 곤잘레스(스페인) 대표팀 감독은 소속팀 일정을 이유로 자리를 비웠다. 지난해 소집 훈련 때도 마찬가지였다. 도쿄 올림픽 4강 신화를 이끈 스테파노 라바리니(이탈리아) 감독으로부터 지휘봉을 넘겨받은 세사르 감독은 화상으로 회의하고,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봤다. 이번 여자 대표팀에는 김연경이 어드바이저로 합류하고, 지도자로 새출발한 한유미 코치가 가세했다. 그러나 사령탑이 현장에서 훈련을 지시하는 것과 원격 훈련은 엄연히 차이가 있다. 한 코치는 출국 전 "매주 경기에서 1승(총 3승)을 거두고 싶다"고 밝혔다. 주장 박정아(페퍼저축은행)는 "달라진 모습을 보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하지만 지금까지 빈손이다. 8전 전패를 당한 대표팀은 이번 대회 꼴찌다. 1승도 거두지 못한 팀은 한국이 유일하다. 지난 대회를 포함하면 VNL 20연패. 그나마 마지막 독일전에서 한 세트를 따내면서 무득 세트 치욕에서 벗어났다. 대회 전 24위였던 세계랭킹은 우리보다 유일하게 순위가 낮던 크로아티아에 패하면서 33위까지 추락했다. 세사르 감독 취임 당시 대표팀 순위는 14위였다. 기대처럼 세대교체는 이뤄지지 않고, 세사르 감독의 색깔도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 상대 팀은 한국전에서 주축 선수를 빼기도 한다. 한국 대표팀은 다음 주 수원에서 불가리아(1승 7패, FIVB 랭킹 17위)-도미니카 공화국(3승 5패, 10위)-중국(6승 2패, 5위)-폴란드(7승 1패, 8위)와 차례로 맞붙는다. 이형석 기자 2023.06.21 08:52
배구

'클러치박'의 강행군···비시즌도 주장 완장 차고 쉼 없이 달린다

박정아(30·페퍼저축은행)는 쉼 없이 달린다. 박정아의 강행군은 꽤 오랫동안 진행중이다. 정규시즌에는 소속팀, 비시즌에는 대표팀에서 구슬땀을 쏟고 있다. 2021년 여름 열린 도쿄올림픽에서 대표팀의 4강 진출을 견인한 뒤, 2021~22 정규시즌을 소화했다. 이어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김연경(흥국생명)으로부터 주장 완장을 넘겨받아 2022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와 세계여자선수권대회까지 빠듯한 일정을 소화했다. 결국 체력이 떨어진 탓에 대상포진에 걸린 박정아는 정작 2022~23 개막전에 뛰지 못했다. 시즌 초반 부진했던 박정아는 종료 시점에 '클러치박' 명성을 되찾았다. 결정적인 상황마다 맹활약을 선보이며 도로공사의 우승을 이끌었다. 박정아는 흥국생명과의 챔피언결정전에서 체력의 한계를 경험했다. 그는 우승 직후 "5차전 5세트 나한테 공이 오지 않길 바랐다"고 했을 정도였다. 챔프전 4차전 긴 랠리 끝에 득점을 올린 뒤 벤치에 있던 코치진과 하이파이브를 했는데 "다리가 풀려 넘어질 뻔해서 (시간을 벌려고) 하게 됐다. 힘들어 죽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도 "정아가 많이 지쳤다. 스텝을 보면 휘청휘청 거린다"고 안타까워하면서도 "그렇다고 뺄 수도 없고"라고 했다. 박정아는 지난달 초 한국도로공사의 창단 두 번째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끈 뒤 여자부 최고 대우를 받고 페퍼저축은행(연 최대 7억 7500만원, 3년 계약)으로 이적했다. 그는 잠깐의 휴식 후 4월 말 대표팀의 부름에 또 응했다.그는 "몸이 좀 아파서 쉬면서 피로를 관리했다. 지금은 점점 좋아지고 있다"며 "(대표팀 합류) 첫 주차에는 차근차근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감각이 떨어진 것 같았는데 한유미 코치님이 괜찮다고 말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대표팀에 늘 진심이다. 박정아는 정규시즌에도 김연경을 만나면 대표팀에 관해 이것저것 묻곤 했다. 박정아는 "늘 대표팀 주장 완장의 무게를 실감한다. 어깨가 무겁다"고 했다. 한국은 이번달 말 튀르키예를 시작으로 브라질-서울로 이어지는 VNL 예선 일정을 소화한다. 이후 9월과 10월에 걸쳐 파리올림픽 예선전, 항저우 아시안게임 등 굵직굵직한 대회들을 연이어 치러야 한다. 지난해 김연경, 양효진(현대건설), 김수지(흥국생명) 등이 태극마크를 반납하면서 대표팀은 국제대회에서 1승 16패(VNL 12패·세계선수권 1승 4패)로 부진했다. 세계랭킹은 14위에서 23위로 추락했다.박정아는 "지난해 공격과 수비 모두 부족했다. 국가대표를 처음 경험하는 선수들도 있어 비시즌에 배구하는 게 익숙하지 않았다"며 "(팀이) 만들어지는 과정이다. 올해는 점점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올해도 박정아의 비시즌 일정은 빽빽하다. 박정아는 VNL 종료 후에야 새 소속팀 페퍼저축은행에 합류해 팀 동료들과 인사를 나눌 예정이다. 이형석 기자 ops5@edaily.co.kr 2023.05.18 07:13
배구

우승 문턱에서 또 고배...역대급 챔프전...조연으로 남은 '배구 여제'

'배구 여제' 김연경(35)이 또다시 국내 무대 정상 등극에 실패했다. 혼신을 다해 고군분투했지만, 한 발이 부족했다. 김연경은 6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22~23 도드람 V리그 여자부 한국도로공사(도로공사)와의 챔피언 결정전(챔프전·5전 3승제) 5차전에 출전, 30득점·공격 성공률 45.45%를 기록하며 실력을 다 보여줬지만, 팀의 세트 스코어 2-3 패전을 막지 못했다. 흥국생명은 시리즈 전적 2승 3패로 도로공사에 우승을 내줬다. 2008~09시즌 이후 V리그 정상 등극을 노린 김연경은 2020~21시즌에 이어 다시 한번 고배를 마셨다. 1세트 내내 잠잠했던 김연경은 흥국생명이 15-12로 앞선 상황에서 첫 득점했다. 이전까지는 세터와의 호흡도 맞지 않았고, 공격도 힘이 없었다. 하지만 기세를 탄 뒤 상대 서브 리시브가 네트 위를 넘어왔을 때 다이렉트 오픈 공격으로 연속 득점했다. 흥국생명은 접전 끝에 1세트를 잡았다. 김연경 '쇼타임'은 2세트부터 시작됐다. 팀의 첫 5점 중 3득점을 책임졌고, 8-7로 앞선 상황에서도 대각선 오픈 공격을 해냈다. 기세를 빼앗기고 추격하는 상황 속에서도 그가 추격을 이끌었다. 17-20에서 상대 코트 빈 위치를 노려 침착하게 득점한 뒤 '진정하자'는 제스추어로 팀원들을 독려했다. 19-20에서는 동점 득점을 터뜨리며 삼산월드체육관을 열광시켰다. 팀이 20-22로 지고 있을 때도 만회하는 득점을 해냈다. 21-23에서도 퀵오픈을 성공시켰다. 흥국생명은 정작 김연경이 활약한 2세트는 먼저 25번째 점수를 내줬다. 23-24에서 김미연의 오픈 공격이 배유나에게 가로막혔다. 김연경은 2세트 1-0, 4-2, 5-3 상황에서 호쾌한 득점을 해내며 분위기 전환을 이끌었다. 1세트 가라앉았던 자신의 공격력도 정상 수준으로 회복했다. 김연경이 살아나자, 잠시 주춤했던 옐레나도 시너지를 냈다. 흥국생명은 12-7, 5점 차로 앞섰다. 김연경은 상대가 추격 기세를 탄 상황에서도 찬물을 끼얹는 공격을 보여줬다. 몇 차례 공격권이 오가던 랠리가 이어졌던 13-10에서 깔끔한 득점을 해냈다. 14-11에서도 다시 4점 차로 벌리는 직선 오픈 공격을 성공했다. 이런 양상은 계속 이어졌다. 도로공사가 강점인 블로킹을 앞세워 추격하면, 김연경이 3~4점 차로 벌리는 득점을 계속해냈다. 팀 20번째 득점, 21번째 득점도 그가 해냈다. 하지만 김연경의 맹폭에도 불구하고, 흥국생명은 20-23, 3점 앞선 상황에서 연속 공격 범실을 범하며 홀린 듯 무너졌고, 캣벨에게 연속 실점하며 3세트를 내주고 말았다. 김연경은 무너지지 않았다. 벼랑 끝에서 박빙 승부가 이어졌지만, 평점심을 유지했다. 20-21에서 시간차 공격을 성공하며 동점을 만들었고, 동점에서 올라온 토스까지 다시 상대 코트에 꽂으며 기어코 역전을 이끌었다. 23-23에서도 최소한 듀스를 확보하는 득점을 해내며 동료들의 부담을 덜어줬다. 대들보 김연경이 팀을 캐리한 흥국생명은 결국 옐레나가 25번째 득점을 해내며 기어코 승부를 5세트로 끌고 갔다. 김연경의 분투는 5세트도 고비마다 득점하며 분투했다. 하지만 벼랑 끝에서 발이 얼어버린 동료들은 그를 지원하지 못했다. 결국 흥국생명은 5세트 13-15로 내줬다. 김연경은 경기가 끝난 순간 후배들과 포옹을 나누며 독려했다. 배구 여제도 막지 못한 도로공사의 기적 실현이었다. 김연경은 해외 무대를 누비며 세계 최정상 선수로 올라섰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범세계적 악재가 생겼고, 도쿄 올림픽 준비를 위해 2020~21시즌을 국내 무대 친정팀(흥국생명)으로 돌아왔다. 흥국생명은 엄청난 페이스로 우승을 향해 달렸지만, 2021년 2월 불거진 학폭(학교폭력) 이슈로 이재영-다영 쌍둥이 자매가 팀을 떠난 뒤 급격히 전력이 약해졌고, 정규리그 1위도 GS칼텍스에 내줬다. 김연경은 흔들린 팀 분위기를 수습해 IBK기업은행과의 플레이오프를 치러 챔프전 진출을 이끌었지만, 최종 무대에서 GS칼텍스의 벽을 넘지 못했다. 올 시즌은 도전자 입장에서 시즌을 치렀다. 현대건설이 개막 15연승을 거두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현대건설 외국인 선수 야스민이 부상으로 이탈했고, 그사이 김연경은 흥국생명을 잘 이끌며, 1위를 탈환하고 지켜냈다. 하지만 최종 무대에서 다시 한번 고배를 마셨다. 역대급 명승부를 연출한 2022~23 챔프전. 배구 여제가 조연이 됐다. 인천=안희수 기자 2023.04.07 00:03
배구

'김연경 효과' 4년 만의 관중 5000명 돌파, 흥국생명 3-2 승리…"국가대항전 느낌"

"김연경! 김연경!" '배구 여제'가 코트에 모습을 드러내고, 시원하게 공격에 성공할 때마다 그의 이름을 연호하는 팬들의 함성은 더 커졌다. 13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22~23 도드람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한국도로공사전은 매진을 달성했다. V리그에서 가장 큰 편에 속하는 관중석 5800개를 꽉 채운 것이다. 지난 9일 입장권 5000장이 예매됐고, 이날 현장 판매분이 더해져 시즌 첫 만원 관중을 기록했다. 김연경의 티켓 파워 덕분이다. 그의 발길이 닿는 곳마다 구름 관중이 몰린다. V리그 여자부에서 관중 5000명을 돌파한 건 무려 4시즌 만이다. 2018년 12월 25일 화성종합실내체육관서 열린 IBK기업은행(홈)-도로공사전에서 관중 5108명을 기록한 후 처음이다. 남자부에서는 2019년 1월 10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진행된 남자부 현대캐피탈(홈)-대한항공전에서 마지막으로 관중 5000명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탓에 2020~21, 2021~22시즌에는 관중 입장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김연경이 V리그 복귀한 후 여자 배구의 관중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전남 순천에서 열린 KOVO컵에서 인기를 입증한 김연경은 V리그 개막 후에도 관중 몰이를 하고 있다. 흥국생명의 원정 경기가 열린 10월 29일 대전충무체육관(KGC인삼공사 홈·3304명)과 지난 10일 장충체육관(GS칼텍스 홈·3325명)은 매진을 기록했다. 11월 1일 현대건설-흥국생명 경기가 열린 수원실내체육관은 만원 관중에 127석 모자랐다. 좌석 점유율은 96.6%였다. 원정팀 응원석이 꽉 차자 홈 팀 관계자들은 "김연경 효과"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정작 흥국생명의 홈 경기장인 삼산체육관은 한 차례도 매진을 기록하지 못했다. 홈 개막전이 열린 10월 25일 페퍼저축은행전에 4345명, 지난 4일 IBK기업은행전에는 4765명이 입장했다. 좌석 점유율이 80% 내외였다. 흥국생명은 대한항공과 함께 홈으로 사용하던 인천 계양체육관을 지난해 떠나 삼산월드체육관으로 홈구장을 이전했다. 관중석 규모가 커진 데다, 앞서 두 차례 홈경기는 모두 평일에 치러졌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아직 주말 홈 경기는 한 번도 열리지 않았다"며 만원 관중을 기대했다. 결국 이번 시즌 첫 주말 홈 경기에서 흥국생명은 매진을 달성했다. 한국배구연맹(KOVO) 관계자는 "관중 추이를 보면 '김연경 효과'가 확실하게 느껴진다. '연경 언니'를 보고 싶어 하는 관중들의 발걸음이 많다"고 설명했다. 팬들의 뜨거운 열기에 성적으로 보답하고 있다. 김연경은 국내 선수 득점 1위에 올라 있다. 이날 경기에서도 19점, 성공률 48.65%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 6위였던 흥국생명은 김연경의 가세로 이번 시즌 1라운드를 2위로 마쳤다. 5승 1패, 승점 14를 기록했다. 권순찬 흥국생명 감독은 "매 경기 많은 관중이 찾아와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선수들이 흥을 내면서 뛴다"며 "홈이든 원정이든 응원을 보내주신다. 성적으로 보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연경은 경기 종료 후 인터뷰에서 "오늘 경기는 썩 만족스럽지 않다. 승점 3점을 얻을 수 있었는데 아쉽다"고 했다. 팬들의 환호에 대해선 "마치 (국내에서 열린) 국가대항전을 뛰는 것처럼 힘을 얻었다"고 했다. 한편 앞서 열린 남자부 경기에서는 최하위 삼성화재가 2시간 40분 혈투 끝에 KB 손해보험을 3-2(28-26, 27-29, 22-25, 25-23, 17-15)로 꺾었다. 역대 남자부 한 경기 최장 시간(종전 2017년 11월 2일 대한항공-한국전력전 158분) 경기 신기록. 삼성화재는 42득점을 올린 아흐메드 이크바이리의 활약을 앞세워 이번 시즌 6경기 만에 처음으로 승점을 얻었다. 이형석 기자 2022.11.13 18:37
스포츠일반

[이형석의 리플레이] 선수는 뒷전..의전에 열 올리는 KOVO

조원태 회장을 향한 한국배구연맹(KOVO)의 과도한 의전이 선수를 들러리 신세로 만들었다. 조원태 한국배구연맹은 지난 26일 도드람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GS칼텍스전이 열린 인천 계양체육관을 방문했다. 경기 전 신무철 KOVO 사무총장이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의 올스타 시상식을 마친 뒤, 조 회장이 올스타 최다득표 1위 김연경(흥국생명)에게 트로피와 꽃다발을 건넸다. 이때 한 선수가 등장했다. 남자부 최다득표 1위 신영석이었다. 조원태 회장은 김연경과 신영석을 양 옆에 두고 기념촬영을 했다. 프로 스포츠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장면이었다. 소속팀의 경기가 없음에도, 남자부 선수가 상을 받으러 여자부 경기가 열린 체육관을 찾은 것이다. KOVO가 조원태 회장의 경기장 방문 소식을 접하고선, 한국전력에 신영석의 시상식 참가를 사전 요청했다. KOVO는 "올스타 최다득표 선수에게 총재가 직접 시상하는 것이 낫겠다는 내부 의견이 모였다. 김연경 선수가 이날 상을 받으니, 남자부 1위 신영석까지 같이 상을 받는 그림(모습)이 좋을 것 같아 추진했다"라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항공 업계가 어렵고, 아시아나 항공 인수 합병 문제까지 안고 있는 조 회장이 직접 연맹에 "김연경·신영석의 공동 시상식을 추진하자"고 제안했을 리 만무하다. KOVO 사무국 직원들이 조 회장 방문에 맞춰 '특별 의전'을 준비한 것이다. 연맹 관계자의 "그림이 좋을 것 같아서"라는 말에 답이 있다. 현장에서 이 장면을 목격한 한 관계자는 "(경기가 없는) 신영석 선수가 여자부 경기가 열린 계양체육관에 나타나 깜짝 놀랐다"라고 했다. 이어 "우리 구단이었으면 절대로 선수를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일침을 날렸다. 신영석은 단 1분도 되지 않는 시상식을 위해 왕복 두 시간이 넘는 먼 길을 오갔다. KOVO의 해명은 황당하다. 관계자는 "한국전력이 내일(27일) 경기가 있었으면 사전 협조를 요청하기 불편했을 것이다"라고 했다. 한국전력은 시상식 이틀 뒤인 28일 우리카드와 경기를 앞둔 터였다. 이 관계자는 "내일모레(28일) 경기가 있어서…(괜찮다고 여겼다)"라고 이해하기 어려운 답을 내놓았다. 안일한 판단이다. 프로 선수는 몸이 재산이다. 훈련뿐만 아니라 휴식도 중요하다. 컨디션 관리를 위해 자신만의 루틴이 있다. 게다가 KOVO는 한국전력과 신영석의 훈련에 지장을 초래할 것을 미리 알고 있었다. KOVO는 한국전력 구단에 "신영석이 팀 훈련을 일찍 끝낸 뒤 시상식 장소(계양체육관)로 이동했으면 좋겠다"고 요청했기 때문이다. 결국 신영석은 따로 훈련해야만 했다. 한국전력은 26일 오전 훈련장이 있는 의왕에서 체력 훈련을 했고, 오후에는 코트 적응 차원에서 이틀 뒤 홈 경기가 열리는 수원실내체육관에서 6시까지 팀 훈련을 했다. 하지만 신영석은 시상식 참가를 위해 이보다 훨씬 일찍 훈련을 마쳤다. 퇴근 시간 교통 체증도 고려했다. 그래서 한국전력은 신영석을 홀로 의왕 숙소에서 개인 훈련하도록 조치했다. 결국 신영석은 팀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것이다. 훈련 시간은 짧았고, 효율은 떨어졌다. 신영석은 국가대표 센터로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엄청 크다. KOVO는 특정 팀의 훈련과 경기력에 지장을 초래하면서까지 무리하게 '공동 시상식'을 진행했다. KOVO는 "한국전력이 거절했으면 성사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변명했다. 하지만 선수단 연봉을 공개해 KOVO로부터 미운털이 박힌 한국전력으로선 거절하기 어려운 요청이었다. KOVO와 남자부 구단은 내년부터 연봉을 공개하기로 합의했는데, 한국전력은 올해 연봉을 미리 오픈했다. "연봉 계약의 투명화를 선도하려는 구단의 강한 의지와 팬들의 알 권리 충족을 위해서"라고 밝혔지만, 한국전력은 KOVO로부터 제재금 1000만원을 부과받은 바 있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조원태 회장님이 직접 시상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KOVO의 흥행을 위해 수락했다"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일간스포츠의 취재 결과 'KOVO의 요청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 '구단과 선수, 코칭스태프 모두 흔쾌히 수락하지 않았다'는 내부 의견을 확인했다 KOVO는 지금껏 특정 선수의 시상식을 해당 소속팀 경기 시작 전 거행했다. 올스타 시상식 역시 마찬가지다. 27일 남녀부 경기 전엔 문용관 경기운영실장과 류근강 심판위원장이 현장에 있던 선수에게 트로피를 건넸다. 선수(신영석)가 총재로부터 직접 상을 건네받는다고 특별히 더 영광스러운 건 아닐 것이다. 결국 조원태 총장을 향한 KOVO 사무국의 과잉 충성이자, 무리한 의전이다. 정작 가장 주인공인 선수는 뒷전이었다. 그러나 연맹은 아직도 무엇이 잘못인지 전혀 못 느끼고 있다. 과연 신영석은 이날 즐거운 마음으로 경기장을 찾았을까?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져선 안 된다. 이형석 기자 2021.01.29 06:00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