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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바이오시밀러 강자 맞네' 지난해 FDA 최대 허가

한국이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품(FDA) 허가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최대 보유국으로 기록되는 등 ‘바이오시밀러 강자’로 기세를 올리고 있다. 14일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FDA는 2015년 이래 가장 많은 바이오시밀러 개수인 18개를 허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전까지 2019년 10개가 가장 많았다. 2023년에는 바이오시밀러 허가 개수가 5개에 불과했다.지난해 18개 허가 중 한국과 미국이 4개로 가장 많았다. 이어 독일 3개, 인도·스위스·아이슬란드 2개 순이었다. 동아에스티가 개발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이뮬도사’까지 합치면 한국이 5개로 최다 바이오시밀러 허가국이 된다. 동아에스티가 개발한 이뮬도사는 글로벌 판권을 받은 어코드 헬스케어가 FDA 허가를 획득했다. 한국은 바이오시밀러 강국답게 2015년부터 지금까지 총 14개의 FDA 바이오시밀러 허가를 받았다. 미국 26개에 이어 2위다. 유럽의 제약강국인 스위스와 독일이 각각 7개, 6개를 기록하고 있다. 지금까지 오리지널의약품 17개에 대해 FDA 허가를 통과한 바이오시밀러는 총 63개로 집계됐다.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8개, 셀트리온이 6개의 FDA 바이오시밀러 허가를 받았다. 셀트리온 램시마주의 경우 2023년 기준 2300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의약품 중 바이오시밀러 생산 1위에 올랐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램시마주100㎎ 생산액은 전년 대비 약 26% 증가했다.셀트리온은 올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악템라 바이오시밀러 ‘앱토즈마’의 FDA 허가를 기대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경우 올해 피즈치바의 미국 출시와 프롤리아 바이오시밀러 '오보덴스' 및 엑스지바 바이오시밀러 '엑스브릭'의 글로벌 승인을 앞두고 있다 김경아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은 “2025년에 '피즈치바'의 미국 출시가 예정돼 있다. 올해 글로벌 바이오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제2의 도약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2025.01.14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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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타전으로 흐르는 한미약품그룹의 오너가 분쟁

한미약품그룹이 경영권 분쟁 2라운드에 돌입했다. 오너가 모녀·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3인 연합’과 오너가 형제 측이 서로 임시 주주총회를 신청하며 난타전 형국으로 접어들었다.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에서 양측의 이사 선임을 두고 표 대결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형제 측, 한미약품 임시 주총 요구 4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그룹의 지주사 한미사이언스가 법원에 계열사인 한미약품 임시 주주총회 소집 허가를 신청했다. 이번 주총 소집 허가 신청은 지난달 30일 한미사이언스가 공문을 통해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한미약품 이사 지위 해임 안건 등을 내용으로 하는 임시 주총 개최를 제안한 지 이틀 만에 이뤄졌다.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을 포함, 모든 계열사 간의 원만한 협업과 균형 관계를 유지시키고, 이를 통해 최선의 경영이 이뤄지도록 하는 지주사 본연의 역할과 목적 수행에 충실하고자 한다"며 신청 배경을 전했다.이에 한미약품 측은 지난달 열린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서 한미약품 임시 주총에 대한 안건이 다뤄지지 않은 점으로 고려해 이번 임시 주총 신청이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의 독단적 결정이 아니냐며 맞서고 있다. 한미약품은 "임시 주총 허가 신청은 상법상 이사회 결의를 전제로 하는 중요한 업무 집행 사항"이라며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규정에서도 중요 자회사를 상대로 한 소송, 이사 해임 등 '중요한 소송 제기'를 이사회 결의 사항으로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이어 "지난 5월 열린 한미약품 임시 주총은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의결 과정을 거친 후 진행됐다"며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가 이사회 결의 없이 독단으로 임시 주총 허가를 신청한 것이라면 이는 절차적 정당성에서 문제가 될 소지가 있으므로 먼저 이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법원이 한미사이언스 측의 신청을 받아들일 경우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에 이어 핵심 계열사인 한미약품까지 주총 표 대결이 벌어짐에 따라 올해 초부터 이어져 온 한미약품그룹 내 경영권 분쟁이 다시 격화할 전망이다.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와 임종훈 대표는 박준석, 장영길을 한미약품의 사내이사 선임을 안건으로 올릴 것을 공시했다. 한미약품 이사회는 7대 3 구도로 모녀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3인 연합’ 측이 우세를 점하고 있다. 형제 측의 요구가 수용되기 힘든 구조다. 그래서 박재현 대표와 신동국 회장을 끌어내리고 자신의 사람인 2명의 사내이사를 선임해 이사회 구도를 5대 5로 맞추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연이은 표결 경쟁 ‘내상’ 우려 지난 8월 한미약품이 독자경영을 선언하자 임종윤 이사는 이사회를 소집해 한미약품 대표이사를 노렸지만 표결 대결에서 패한 바 있다. 하지만 임시 주총이 개최되면 또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 지주사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 지분 41.42%를 가진 최대 주주다. 임종훈 대표가 이사회를 통해 밀어붙인다면 전혀 승산이 없는 게임은 아니다. 물론 11월 28일로 예정된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총에서 ‘3인 연합’과의 표결 대결을 잘 방어해야 한다는 전제 하에 가능한 시나리오다. 한미약품의 경우 국민연금 10.06%, 신동국 회장 7.71%, 한양정밀 1.42%, 소액주주 39.14%의 지분율을 보이고 있다. 한미약품그룹은 연이은 표결 경쟁으로 인해 ‘내상’이 우려되고 있다. 경영권 분쟁은 실적에는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하는 ‘소모전’에 불과하다. 한미약품은 올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건 아닌지 우려를 낳고 있는 셈이다. 한미약품의 올해 상반기 누적 매출 7818억원, 영업이익 1348억원, 순이익 11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1%, 44.8%, 61%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또 한미약품은 지난달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밸류업 지수 편입 100종목 중에서 헬스케어 12종목에 포함하는 등 순풍을 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미약품의 오너가 분쟁이 순항하고 있는 한미약품의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는 형국이다. 경영권 분쟁이 길어진다면 신약 개발 등 중장기 전략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박재현 대표는 한미약품 창립 51주년을 맞아 임직원에게 ‘초심’과 ‘한마음’을 강조했다. 그는 “신약 개발과 제약강국을 향한 초심을 지키며 정도 경영에 최선을 다하자. 임성기 선대 회장의 신약 개발·제약 강국을 향한 신념과 철학을 결코 잊지 말자. 이 철학과 신념이 있었기에 한미약품이 지금의 모습으로 커 올 수 있었고, 앞으로도 초심을 지켜야 역동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어 “앞으로도 임직원은 한미약품을 100년 기업으로 키우자는 한마음으로 흔들림 없이 맡은 바 업무에 최선을 다해주길 부탁한다. 나 역시 겸손한 자세로 원칙과 절차를 지키는 정도 경영으로 회사와 여러분을 성장시키는데 혼신의 힘을 쏟겠다”고 덧붙였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10.04 08:44
산업

한미약품 50주년 맞아 R&D 체제 개편…'글로벌 한미' 기대

한미약품이 ‘신약 연구개발(R&D) 2기’를 통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적극적인 R&D 투자로 국내 신약 개발의 패러다임을 바꿨던 한미약품은 창립 50주년을 맞아 기민한 움직임을 예고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의 새로운 혁신적인 발걸음을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미약품은 R&D 분야 중추적인 역할을 맡았던 권세창 대표와 이관순 부회장이 퇴임했다. 기존 한미약품 신약 개발을 주도했던 2명이 모두 내려오면서 새로운 R&D 혁신을 도모하고 있다. 대표직에서 내려와 고문 역할을 맡은 권 고문은 1996년 한미약품 연구원으로 입사해 연구센터장을 거쳐 R&D 총괄 대표를 맡았던 인물이다. 바이오신약 롤론티스 개발을 진두지휘하며 항암 부문 바이오신약으로는 국내 처음으로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이번에 권 고문과 함께 신약개발을 이끌었던 이관순 부회장도 일선에서 물러나며 고문으로 위촉됐다. 둘은 2015년 한국제약업계를 강타했던 8조원 기술수출의 주역들이다. 당시 사노피-아벤티스, 얀센, 베링거 인겔하임 등 글로벌 제약사에 총 6건의 신약 기술을 수출하며 국내를 넘어 세계를 놀라게 했다. 비록 기술수출이 반환되는 등 부침을 겪었지만 한미약품의 성과를 계기로 국내에 신약 개발 붐을 일으켰다. 더 이상 ‘우물 안 개구리’가 아닌 세계로 뻗어 나가는 제약강국의 가능성을 내비친 역사적인 사건이기도 했다. 그러나 한미약품은 ‘기술수출 파기’ 사태로 당시 이관순 고문이 국회의 국정감사장까지 불려가는 등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신약 개발 행보가 다소 주춤해졌다. 그런 사이 유한양행, 셀트리온, SK바이오팜 등이 치고 나갔다. 업계 관계자는 “한미약품의 신약 개발 행보가 예전과 비교하면 기민함이 둔해졌다. 연구명가답게 꾸준히 투자하고 있지만 최근 행보는 번뜩이는 혁신과는 거리가 멀었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송영숙 회장 체제로 자리잡고 있는 한미약품은 내년 창립 50주년을 맞아 임성기 창립자 타계 이후 처음으로 ‘R&D 부문’ 경영진 개편에 나섰다. 우종수 단독 대표 체제 아래 권 고문이 맡았던 R&D는 서귀현 부사장 중심으로 돌아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2023년은 한미약품 그룹 창립 50주년을 맞는 의미 있는 해다. '새로운 50년'을 맞아 '글로벌 한미' 비전을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내년에 기대되는 신약 후보물질이 다수 있다. 먼저 비알콜성지방간염(NASH) 치료제 임상 데이터 발표가 내년 상반기 중 나올 가능성이 크다. 현재 한미약품은 NASH 치료제 글로벌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NASH 치료제의 경우 의료적인 수요가 큰 질환이나 아직 미국과 유럽에서 인정받은 치료제가 없다. 이에 글로벌 제약사간 치열한 개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분야다. 여기에 한미약품은 두 번째 항암 부문 FDA 승인을 겨냥하고 있는 폐암치료제 포지오티닙도 있다. 미국 파트너사인 스펙트럼에 기술 이전한 포지오티닙의 경우 보안요청서한을 보낸 FDA의 벽을 뚫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한미약품은 중국의 코로나19 봉쇄령이 해제되면서 직접적인 수혜를 받고 있다. 감기약 수요가 급증하면서 북경한미약품의 주력 제품인 이탄징(기침가래약), 이안핑(기화제형태기침가래약) 등의 매출이 오르고 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12.23 06:50
경제

한미약품 제2의 한미타워 건설, '제약강국 위한 끝없는 도전, 새로운 다짐' 슬로건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2021년 슬로건으로 '글로벌 바이오기업 도약'을 내세웠다. 한미약품은 4일 온라으로 신년 시무식을 열어 '제약강국을 위한 끝없는 도전, 새로운 다짐'을 올해 경영슬로건으로 선포했다.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은 "제약강국, 글로벌 한미라는 비전을 향해 흔들림 없이 나아갈 수 있도록 묵묵히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제2의 한미타워를 건립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허은철 GC녹십자 사장은 신년사에서 "포스트 코로나19 시대를 대비하고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는 회사가 되도록 항상 깨어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허 사장은 "팬데믹 상황 속에 많은 사람에게 힘이 되고 꼭 필요한 회사가 되길 바란다"며 나눔과 봉사 정신을 강조했다. GC녹십자는 연구개발 투자 확대 기조를 유지하면서 디지털 헬스사업 고도화, 혈액제제·백신 등 주력사업의 해외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전승호 대웅제약 사장은 4일 오전 온라인으로 신년 시무식을 열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지속적인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성장 동력인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한국형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사장은 코로나19 치료제, 위식도 역류질환 신약, 당뇨병 신약 등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블록버스터로 활약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해 나가자고 주문했다. 안재현 보령제약 대표는 "과감한 변화와 혁신으로 올해 목표 달성은 물론 미래 기반을 만들어가야 한다"며 "올해는 5대 질환 연구개발, 투자, 오픈이노베이션을 더욱 강화하고 국내 항암제 부문에서의 독보적인 리딩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도 신년사에서 "송도 신사옥 입주를 통해 조직 내 시너지를 강화하며 글로벌 바이오 제약 기업으로 한층 더 도약해나가자"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01.04 15:46
경제

[제약 CEO] 한미약품, 송영숙 회장의 '뉴 한미' 가능할까

한미약품의 창립자 임성기 회장의 별세로 ‘뉴 한미약품’이 예고되고 있다. 임 회장의 아내인 송영숙 여사가 새로운 신임 회장이 됐다. ‘가족 책임경영’ 기조를 유지한다지만 한미약품의 미래는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를 비롯한 오너 2세들의 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송영숙 회장과 오너 2세 승계 구도 지난 10일 한미약품은 송영숙 가현문화재단 이사장을 신임 한미약품그룹 회장으로 추대했다. 후계자로 꼽혔던 장남 임종윤 대표가 아니라서 다소 의외라는 반응도 있다. 지금까지 보여준 송 회장의 행보가 그룹 경영과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다. 숙명여대 교육학과를 졸업한 송 회장은 2002년부터 가현문화재단 이사장을 맡았고, 2017년 한미약품의 고문(기업의 사회적 책임 담당)을 맡았다. 송 회장은 “임성기 전 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현 경영진을 중심으로 중단 없이 신약 개발에 매진하고 해외 파트너들과의 지속적 관계 증진 등으로 제약강국을 이루는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한미약품 측은 송 회장의 선임 배경에 대해 “임 전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며 그룹 성장에 조용히 공헌해왔다. 또 국내 공장 및 연구소 설립과 확대, 주요 투자 사항 등에 대해서도 임 전 회장과 논의하며 판단을 도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2017년부터 맡았던 고문 역할과 지금의 회장직은 무게감이 다르다. 보고 체계의 정점이라 경영 전반에 대한 면밀히 파악하고, 그룹의 미래 비전을 그려나가야 하는 중책을 안고 있다. 임종윤 대표를 비롯해 계열사의 요직을 맡은 장녀 임주현 한미약품 부사장, 차남 임종훈 한미헬스케어 대표 등의 도움 없이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송 회장이 임종윤 대표의 승계를 자연스럽게 돕는 가교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오너가 삼남매의 관계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경영권 분쟁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지분도 고르게 보유하고 있다. 아직까지 임 회장 유언장에서의 법정상속 지분율이 공개되지 않았다. 임 회장이 한미사이언스 지분 34.27%를 갖고 있기 때문에 지분 상속에 따라 1대 대주주의 향방이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의 41.3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오너가 중 임종윤 대표가 3.65%로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가장 많이 갖고 있다. 하지만 임 회장을 제외한 2대 대주주는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으로 12.13%를 보유하고 있다. 신 회장은 오너가의 우호 세력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후계자 구도에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안정적인 경영권을 위해 오너가 중 한 명은 신 회장보다 많은 지분을 가질 수 있도록 배분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R&D 선두주자, 중장기 6대 비전 공식화 오너일가 중 임종윤 대표의 경영 경험이 가장 풍부하다. 2000년 한미약품 전략팀 과장으로 입사해 국내외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특히 1996년 창립한 북경한미약품의 정착과 성장을 견인했다는 평이다. 2004년 북경한미약품의 기획실장을 맡은 임 대표는 2006년 사장직까지 수행하며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북경한미약품은 중국에 진출해 성공한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2003년 100억원에 불과했던 북경한미약품의 매출은 2019년 2544억원까지 성장했다.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그룹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으며, 신사업 발굴 등 그룹의 미래성장 동력을 육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2010년 임 대표는 임 회장과 함께 공동대표가 됐고, 2016년 임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면서 단독대표로 한미사이언스를 이끌고 있다. 최근 임 대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겨냥한 6대 비전을 발표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인다. 신약 개발을 넘어 모든 기존 산업의 틀에서 벗어나 백지에서 청사진을 제시한 것이다. 국내외 새로운 스타트업 기업과 혁신 사업을 창출하고, 세계 각국의 정부·의료기관·연구기관 사업을 통해 200조원 규모의 경제를 목표로 설정했다. 그는 “혁신이 없다면 성장은 멈춘다. 도전하지 않고 숨는 자는 비겁한 겁쟁이로 낙인된다”며 “사이버 교육, 디지털 바이오, 오럴 바이오, 시티 바이오, 그린 바이오, 마린 바이오 등 ‘싸이디오 시그마(Cydio Cigma)’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위한 우리의 목표와 약속”이라고 말했다. 신약 개발 넘어 '토털 헬스케어' 겨냥 한미약품은 ‘신약개발의 선두주자’다. 이런 정체성은 앞으로도 계속 유지될 전망이다. 지난 4일 한미약품은 반환됐던 바이오 신약의 재 기술 수출을 공시했다. 한미약품은 다국적제약사 MSD로부터 확정된 계약금 1000만 달러(약 119억원)와 함께 개발 단계별로 최대 8억6000만 달러(약 1조272억원)를 받는다고 했다. 한미약품은 바이오신약 후보물질 ‘에피노페그듀타이드(HM12525A)'를 MSD에 기술 수출했다. 이 후보물질은 인슐린 분비 및 식욕 억제를 돕는 GLP-1과 에너지 대사량을 증가시키는 글루카곤을 동시에 활성화하는 바이오의약품이다. 약효 지속시간을 늘려주는 한미약품의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가 적용됐다는 설명이다. 2015년 다국적제약사 얀센에 기술을 수출했다가 지난해 7월 반환된 이력이 있는 물질이다. 얀센은 이 약물을 당뇨를 동반한 비만환자 치료제로 개발했다. 하지만 MSD는 에피노페그듀타이드를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로 개발하기로 했다. 이번 기술 수출은 신약 개발 영역에서 빈번히 발생할 수 있는 실패가 ‘약물 재창출’로 연결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미약품은 ‘토털 헬스케어 그룹'을 꿈꾸고 있다. 임 대표는 "의약품뿐 아니라 맞춤형 건강관리를 통한 예방과 치료를 연결하는 토털 헬스케어 영역에 그룹의 미래 가치가 달려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의약품을 통한 단순 치료를 넘어 병의 근원을 연구하고 완전한 건강을 되찾는 일 등 모든 영역에서 그룹의 미래 성장성과 잠재력을 찾아보고 있다"고 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0.08.21 07:00
경제

약국을 1조원 제약사로…한미약품 창업주 임성기 회장 별세

작은 약국을 1조원 제약사로 키운 임성기 한미약품 그룹 회장이 2일 새벽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0세. 임 회장은 1940년 3월 경기도 김포에서 태어났으며, 중앙대 약학과를 졸업하고 1967년 서울 동대문에서 '임성기 약국'을 열었다. 1973년에는 '임성기 제약'을 설립했고 그 해에 상호를 한미약품으로 바꾼 뒤 지금의 1조원 제약사로 키워냈다. 임 회장은 '한국형 연구개발(R&D) 전략을 통한 제약강국 건설'이라는 꿈을 품고 48년간 기업을 일구며 국내 제약산업 발전에도 힘썼다. 유족으로는 부인 송영숙 씨와 아들 임종윤·임종훈 씨, 딸 임주현 씨가 있다. 장례는 고인과 유족의 뜻에 따라 조용히 가족장으로 치른다. 빈소는 미정이다. 발인은 오는 6일 오전이다. 유족 측은 조문과 조화는 정중히 사양한다는 뜻을 밝혔다. 권오용 기자 kwon.ohyong@joongang.co.kr 2020.08.02 17:30
경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제약강국 도약 위해 규제 혁신 절실

제약바이오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처법에 대해 업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요지는 안정적인 보건의료체계를 구축하는 동시에 강한 과학기술 체력과 자본, 규제의 혁신이 절실하다는 진단이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와 제약바이오산업’ 특집으로 마련한‘KPBMA Brief’ 제20호를 발간했다. 이번 정책보고서는 ▲코로나19 이후, 한국제약바이오산업의 선택 ▲제약바이오 육성과 민·관의 역할 ▲제약바이오산업과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 ▲산업 동향 및 이슈 ▲KPBMA 플라자 등으로 구성했다. ‘제약바이오 강국으로 가는 길’을 주제로 특별기고한 송시영 국가 바이오헬스산업 혁신전략 추진위원장(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은 COVID-19에 전 세계가 대처하고 있는 현 상황을 짚어보고, 질병에서 비롯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제약바이오산업 본연의 가치를 조명했다. 송 위원장은 “글로벌 제약바이오산업계가 COVID-19는 물론 암, 만성질환, 급성 감염병 등에 대항해 치열한 경쟁중인 만큼 세계에서 인정받는 결과물만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산업계는 미충족수요(unmet need)에 대한 해법을 내놔야 하고, 정부는 의·산·학·연 네트워크 생태계를 조성하는 동시에 산업 지휘체계를 하나로 모으는 ‘콘트롤타워’를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휘체계의 분산은 연구의 시작점인 대학과 출연연구소 등에도 영향을 미쳐 연구비 확보를 위해 인위적이고 한시적인 융합만 유도할 수 있으며,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생산할 근본적인 융합생태계를 마련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국민 건강을 위한 안정적인 백신 주권 확보와 지속가능한 건강보험과 제약바이오산업의 조화가 필요하다는 진단도 나왔다. 이경호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바이오팀 PL은 “발생가능한 감염병에 대해 정부 주도의 펀드를 만들어 백신을 공동 개발하고, 개발 성공 후에는 가치를 보전해야 한다. 또 백신을 비축하는 방안을 고민해 감염병 대유행에 준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변영식 법무법인 광장 수석전문위원은 ‘건강보험과 산업육성 공존의 해법’을 통해 “기술 수출에서 한 단계 나아가 R&D, 임상, 혁신 신약 허가와 글로벌 마케팅을 아우르는 신약의 전주기 개발이 완성되도록 정부가 정책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제약바이오산업계의 글로벌 진출 문제도 짚었다. 우정훈 BW Biomed LLC 대표는 글로벌 성공전략에 대해 ‘근거리 생태계의 현실화’, ‘글로벌 가치 공유’, ‘거대 정부의 역할 확대’ 관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기업 규모와 상관없이 해외에 직접 지사를 설립해 글로벌 생태계에 자리를 잡고, 이를 활용한 지속적인 현지 기업들과 연계를 통해 긴밀하고 장기간의 기술이전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0.04.27 19:44
경제

[제약CEO] ‘게임체인저’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 신약으로 글로벌 판도 흔든다

2015년 한국제약바이오 산업계에 거대한 태풍이 휘몰아쳤다. 근원지는 ‘연구 명가’ 한미약품이었다. 한미약품은 그해 8조원 규모의 기술 수출에 성공하며 한국을 넘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사노피-아벤티스, 얀센, 베링거 잉겔하임 등 글로벌 제약사에 총 6건의 신약 기술을 수출한 것이다. 한미약품의 글로벌 성과에 고무된 한국제약 산업계는 앞다퉈 미래의 방향성을 신약 개발로 정조준했다. 한미약품의 기술 수출 이후 계속해서 낭보가 날아들었다. 한국은 2018년 13건 5조3706억원에서 2019년 14건 8조5165억원의 기술 수출 실적을 챙겼다. 제약강국을 향한 발판을 마련했던 선구자 한미약품의 미래 행보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바퀴와 미래 바퀴 투트랙 체제 한미약품은 바이오 붐을 일으켰지만 축배는 오래가지 않았다. 2016년부터 연이은 기술 반환이 이뤄지면서 ‘사기꾼’이라는 싸늘한 시선까지 받게 됐다. 베링거 잉겔하임과의 계약 파기에 대한 기술 반환을 늑장 공시하면서 주주들의 원성을 샀다. 이로 인해 이관순 당시 대표가 국회 국정감사장에까지 불려가야 했다. 업계의 신약 개발 성공 가능성이 10% 미만이라는 점을 모른 채 기술 수출 성과만 보고 투자했던 주주들이 피해를 봤다. 이 같은 악재 탓에 성장세가 한풀 꺾이고 총체적 관리 부실이라는 지적에 한미약품은 공동 대표 체제로 돌파구 마련을 꾀했다. 한미약품은 2017년 3월 우종수·권세창 대표이사를 선임하며 제약업계에서 보기 드물게 투톱 체제를 구축했다. 창업주인 임성기 회장은 경영관리와 신약개발 부문으로 나눠 두 사람을 각 부문의 전문경영인으로 선임하며 명예 회복에 나섰다. 임 회장은 “제약강국을 이루기 위해 각 부문에서 내실을 더욱 탄탄히 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동 대표 체제는 두 개의 바퀴로 비유된다. 한미약품 관계자들은 “우종수 대표는 현재의 바퀴, 권세창 대표는 미래의 바퀴를 책임지고 있다. 우 대표는 현재의 살림살이에 집중하고 있고, 권 대표는 신약 개발이라는 미래의 먹거리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각자의 영역에서 내실을 다진 덕분에 한미약품은 다시 성장세로 돌아서고 있다.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권 대표도 그 성과를 인정받아 재임이 유력한 상황이다. 우 대표는 2022년 3월까지 연임에 성공했다. 한미약품은 공동 대표 체제 아래 2018년과 2019년 연 매출 1조원 이상을 달성했다. 국내외 경기침체 기조임을 고려하면 대단한 성과다. 2019년 매출 1조1136억원, 영업이익 1039억원을 돌파했다. 2015년 대규모 기술 수출 이후 영업이익이 1000억원을 돌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18년에 비해 매출 9.6%, 영업이익 24.3%에 순이익은 무려 86.8%나 증가했다. 우 대표는 “한미약품만의 차별화된 자체 개발 제품을 토대로 안정적 성장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안정적 실적이 혁신 신약 파이프라인의 순조로운 개발을 탄탄히 뒷받침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약국서 제약사로…‘게임 체인저’ 임성기, 글로벌 도전 중 한미약품은 약국에서 출발해 글로벌 제약사로 성장하고 있다. 약사 출신인 임 회장은 종로에 ‘임성기 약국’ 간판을 내걸었고, 의사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흰 가운을 최초로 입은 약사로 유명하다. 약사로 남다른 프라이드를 가졌던 임 회장은 1973년 ‘임성기 제약’을 설립하기에 이르렀다. 임 회장은 한미약품으로 이름을 바꾼 뒤 오리지널 의약품을 복제한 제네릭을 판매하며 회사의 성장 기반을 다졌다. 그리고 국내 업계 최초로 개량신약인 아모디핀, 아모잘탄 등을 개발해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끌었다. 임 회장은 평소 “신약 개발은 내 목숨과 같다”고 피력하며 연구 개발에 큰 공을 들여왔다. 그 결과 한미약품은 연 매출 100억원 이상인 자체개발 전문의약품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한미사이언스에 따르면 지난해 자사 유통 데이터 기준으로 100억원을 돌파한 전문의약품이 총 19개에 달한다. 이 제품들은 모두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한 순수 국산 의약품이다. 아모잘탄 780억원, 로수젯 862억원, 에소메졸 471억원, 팔팔 328억원 등 이 제품들로 2019년 4902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글로벌 제약사를 표방하고 있는 만큼 해외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1996년 설립한 북경한미약품은 중국에 진출해 가장 성공한 기업모델로 꼽힌다. 한국무역협회도 ‘글로벌 로드로 뻗어가는 한국 기업 보고서’에서 한미약품을 글로벌 확장에 성공한 대표적 기업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북경한미약품은 지난해 2544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자체 개발 제품으로 얻은 수익을 글로벌 혁신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있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혁신 신약 후보물질은 총 30여 개로 국내 최다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당뇨와 비만 부문에서 신약 개발 성공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지난해 9월 글로벌 학술정보 전문 업체인 클래리베이트가 선정한 혁신 제약사 순위에서 한미약품이 한국 제약사 중 1위를 차지했다. 또 한미약품의 NASH(비알코올성지방간염) 치료 혁신 신약 후보물질인 랩스트리플아고니스트도 주목받고 있다. 올해 2분기에 임상 2상에 착수할 계획이다. 권 대표는 “현재 전 세계에서 개발되고 있는 NASH 치료제 중 혁신 신약으로서 가장 앞서 있다고 확신한다.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NASH 영역에서 한미약품이 글로벌 시장을 주도할 수 있도록 상용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개척한다’ ‘더 좋은 약을 우리 손으로 만들자’라는 비전을 앞세워 글로벌 기업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미약품이 신약 개발에 가장 많이 투자하고 공을 들여왔고, 한국 제약사의 이미지를 세계적으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며 “신약 개발 성공으로 명실상부한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사진=한미약품 2020.02.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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