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2건
연예

[멋人] 눙크매거진, 화장 좀 하는 언니들의 '코덕 이야기'

'코스메틱 덕후'는 화장품을 뜻하는 영어 '코스메틱'과 마니아란 의미의 '오타쿠'를 섞은 신조어다. 이들은 화장품을 바르는 차원에서 벗어나 브랜드와 종류에 따라 끝없이 모으고, 테스트하고, 이를 자료로 남긴다. 한 마디로 화장품이 곧 취미인 사람들이라서 관련 지식도 풍부하다. 요즘 세대는 코스메틱 덕후를 '코덕'이라고 줄여 부른다. 소셜네트워크(SNS)가 범람하면서 자신이 코덕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하지만 이 많은 코덕 속에서 진짜를 찾기란 쉽지 않다. 본지가 '찐코덕'을 찾았다. '미샤'와 '어퓨' 등을 전개하는 에이블씨앤씨의 웹진 '눙크매거진'의 박진진(33), 임미애(27) 에디터가 주인공이다. 코덕의 성지 눙크매거진 -눙크매거진이 뭔가. 임미애(이하 임): "코덕의 세계가 열리는 웹진이라고 소개하면 될까. 지난 4월 론칭해 이제 넉 달 차인데 진짜 코덕인 우리가 봐도 아까운 정보를 싣고 있고, 내용도 알차다. 코덕끼리 소통의 창구도 된다. 모든 콘텐트 밑에는 댓글을 쓰는 곳이 있어서 질문이 들어오면 바로 피드백이 오간다. 화장품 마니아들의 놀이터이자 가장 코덕스러운 콘텐트가 있는 곳이 눙크매거진이다." 박진진(이하 박): "미샤가 창립 초기에 만들었던 '뷰티넷'은 우리나라 1세대 코덕의 성지이자 화장품 커뮤니티였다. 지금은 뷰티넷이 없어졌는데 그 사이 회사도 '에이블씨앤씨'라는 이름으로 바뀌었고, 단일 브랜드숍에서 타 브랜드도 취급하는 종합화장품 회사로 발돋움했다. 뷰티넷의 2020년 버전이 바로 눙크매거진이다." -'코덕스러운' 콘텐트란.임: "최근 '눙디터' 시리즈를 연재 중이다. 화장품 회사는 대부분 코덕이다. 이들이 모여서 각자 화장품을 담고 다니는 파우치를 공개하는 것이다. 사람별로 피부 타입이 다양한데 이에 따라 파우치 내용물도 완전히 달라진다. 건성·수부지·지성·민감성·극단적 여드름성·노란 피부·까만 피부…. 이런 다양한 타입의 사람들이 공개하는 파우치는 확실히 다르다. 가령, 건성 피부들이 메이크업 수정할 때 사용하는 제품을 엿보는 것만으로도 개인의 노하우를 배울 수 있다. 이런 것이야말로 지극히 코덕스러운 콘텐트라고 생각한다." 박: "나는 '히든아이템' 시리즈를 꼽고 싶은데. 미샤는 우리나라 최초의 브랜드숍 화장품이었다. 그동안 숱한 히트작들을 냈는데, 그 중에는 정말 좋은데 안타깝게 묻힌 아이템이 많다. 대중적 인기를 끌지 못한 제품만 모여서 '왜 묻혔나. 왜 망했나'를 연구하고 소개한다. 또 단종된 제품도 다시 짚어본다. 화장 노하우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코덕들이 재밌게 읽을거리까지 주는 것이다." -요즘 SNS에서 코덕을 자처하며 광고료나 모델료를 챙기는 사람이 많다. 박: "우리는 성공한 코덕이라고 할 수 있다. 원래 화장품을 좋아했는데, 뷰티 전문 기자를 직업으로 갖게 됐다. 이후 에이블씨앤씨의 일원이 되면서 화장품 회사에 취직도 했고, 여기서 눙크매거진 에디터로 일하니까 정말 성공한 덕후다." 임: "박진진 에디터가 첫 직장의 사수였다. 눙크매거진을 론칭하면서 박 선배 추천으로 에이블씨앤씨에 왔다. 진짜 코덕의 꿈은 화장품 회사, 그리고 뷰티 에디터 아닐까. 그런 면에서 우린 성공했다." -온종일 화장품만 보고 있으면 질리지 않나.임: "전혀. 나는 정말 화장품이 좋다.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민낯도 예뻐지고, 인상도 바꿔준다. 화장법을 배우고 잘 활용하면 내가 만족하는 모습으로 변할 수 있다." 박: "화장은 남이 아닌 내 만족을 위해 쓰는 것이다. 예뻐지고 싶고, 만족할 수 있으니 화장을 한다. 그런데 화장품이 질릴 수 있을까." 임: "우리 둘이 원고 작성 말고도 사진 디렉팅, 콘텐트 기획, 모델 섭외까지 다 한다. 재미있고 신난다." -가장 보람있었던 콘텐트를 꼽는다면. 박: "최근 블러셔 화보 촬영을 진행했다. 오렌지, 레드, 보라 색깔을 차례로 진행했는데 댓글에서 여름에 사용하기 좋은 블러셔로 꼽힌 색깔이 보라색이었다. 보통 오렌지나 레드를 택하는데, 보라색이라니! 우리도 놀랐다." 임: "보라색은 블러셔로 인기가 있는 컬러가 아니다. 사용하기 참 어려운 색깔이다. 눙크매거진은 이 어려운 보라색을 어떻게 블러셔로 사용하면 되는지 집중했다. 웜톤과 쿨톤 모두가 쓸 수 있는 보라색 블러셔 사용 노하우를 실은 것이다. 독자들도 보라색의 힘을 알게 되면서 오렌지나 레드를 제치고 1위로 꼽아주더라." 화장 좀 해본 언니들의 뷰티 노하우 -글로벌 화장품 유통망인 '세포라'도 포털사이트에서 일종의 웹진을 운영한다. 그런데 하나같이 자사에서 판매하는 화장품을 광고하는 느낌이다. 박: "아무래도 그렇겠지. 눙크매거진도 궁극적으로는 에이블씨앤씨의 종합화장품 매장인 '눙크'에서 판매하는 화장품을 소개하고 알리는 것이다. 눙크에 입점한 브랜드가 190~200개에 달하고, 제품 가짓수로 다지면 1600~1700개나 된다. 이것만 제대로 알려도 코덕의 니즈를 일정 부분 충족할 정도다." 임: "에이블씨앤씨를 떠올리면 아직도 미샤와 어퓨라는 브랜드만 인식하는 분이 많다. 종합몰인 눙크에는 많은 화장품 브랜드가 입점해 있고 소개하고 제대로 알리는 것도 우리 역할 중 하나다." -혹시 타 브랜드로부터 광고료를 받나. 박: "눙크매거진은 '이런 좋은 제품'을 알리는 것이지 홍보가 목적의 전부가 아니다. 우리에게 이런 브랜드가 있고, 고객들의 반응을 모아서 이를 바탕으로 테스트를 하고 새로운 콘텐트를 생산한다." 임: "실제로 눙크매거진이 '광고 아니냐'고 묻는 분들이 많다. 안 좋은 내용을 쏙 빼고 좋은 점만 가져다 쓰는 것이 아니냐고…. 그런데 우리는 직접 사용하고 '아니다' 싶으면 소개 자체를 하지 않는다. 별로인 제품은 버린다." 박: "눙크매거진은 물론 에이블씨앤씨 구성원 누구도 억지로 칭찬하라는 요구를 하지 않는다. 더불어 내가 직접 사용하지 않은 화장품도 취급하지 않는다. 정예로 선택된 '아이들'만 콘텐츠로 이용된다." -뷰티 매거진은 유명인 화보 촬영도 종종 한다.박: "걸그룹 '원더걸스'의 멤버였고, 지금은 솔로 가수와 엔터테인먼트사 대표가 된 유빈과 인터뷰를 했다. 유빈이나눙크나 둘 다 '새롭게 시작한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보통 매거진은 연예인의 예쁜 얼굴과 화려한 메이크업만 싣고 부각한다. 또 협찬사의 화장품 브랜드만 줄줄이 늘어놓는다. 눙크매거진은 조금 다르게 접근하고 싶었다." 임: "유빈은 눈 화장을 지울 때 화장용 솜을 사용하지 않고 오직 손만 이용한다. 줄줄 흐르는 오일인데 손으로 지우는 경우는 드물다. 유빈이 "솜을 사용하면 자극이 된다. 손을 사용하면 이런 부담이 덜하다"고 하더라. 화장을 많이 하는 연예인의 꿀팁이자 노하우다." 박: "인플루언서나 유명인 화보 촬영할 때는 잘 알려지지 않는 인디 브랜드(소규모 브랜드)를 꼭 소개한다. 보통의 매거진은 비싸고 유명한 브랜드만 부각하는데, 우리는 숨겨진 제품을 알리는 데 공을 들인다." -힘들지 않나. 임: "웹진이다 보니 하루에 콘텐트 1~2개를 올린다. 매월 30~40개의 주제를 미리 설정한 뒤 쏟아낸다. 결국 아이디어 싸움이다. 요즘 세대는 무엇에 관심이 많은지 항상 안테나를 세우고 있다. 각종 데이터 순위, 해시태크, 댓글까지 꼼꼼하게 찾아본다." 박: "올해 콘텐트 숫자를 500개까지 채우는 것이 목표이고, 현재 100개 정도 올렸다. 아이템 고민 말고 특별히 힘든 것은 없다." -즐거운가.박∙임: "좋아하는 일이다. 재미있다. 다만, 피드백이 조금 더 많았으면 좋겠다. 눙크매거진 창간 뒤 한동안 '이것은 코덕의 일기장인가 매거진인가' 고민한 적도 있다.(웃음) 향후 포털사이트 포스트나 SNS에 눙크매거진을 싣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화장품 매거진의 근본에 충실히 하려고 노력 중이다. 대한민국 코덕들이라면, 눙크 홈페이지로 모여달라."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0.07.13 07:00
경제

[멋스토리] 스무 살 ‘미샤’

‘소녀에서 성인으로’. K뷰티 기업 에이블씨엔씨의 ‘미샤’가 진짜 어른이 됐다. 2000년 온라인 사이트 ‘뷰티넷’을 통해 처음 세상에 나온 미샤는 올해 론칭 20주년을 맞았다. 스무 살이 되기까지 쉽지 않은 길을 걸었다. 한국 최초의 브랜드숍으로 화려한 유년기와 청년기를 통과했다. 그 사이 라이벌이 된 2·3세대 브랜드숍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였고, 회사 주인도 바뀌었다. 이제 성인이 된 미샤는 심플하고 대담한 도전을 앞두고 있다. 어느덧 아가씨 ‘미샤’ 미샤의 지난 20년은 희로애락으로 가득한 우리네 삶과 퍽 닮았다. 미샤는 2002년 서울 신촌에 이대 1호점을 내며 대중에 널리 알려졌다. 이미 온라인에서 입소문이 났던 미샤는 33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화장품을 공급했다. 미샤는 이대점이 큰 성공을 거두면서 가두 상권 곳곳을 파고들기 시작했다. 새 매장이 오픈할 때마다 미샤 화장품을 사려는 고객이 줄을 이었다. 성장 폭도 컸다. 2002년 매출 33억원이던 미샤는 3년 만인 2005년 1000억원을 돌파했다. 2012년에는 4523억원을 달성한 이후 3000억~4000억원 안팎의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 ‘메가 히트’ 상품이 꾸준하게 나온 덕이다. 미샤는 ‘3D마스카라’ ‘빨간BB’ ‘M 매직쿠션’ ‘보랏빛앰플’ ‘트리트먼트 에센스’ ‘개똥쑥에센스’ 등 베스트셀러 제품을 끝없이 선보였다. 하나같이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난 제품으로 평가됐다. 미샤는 성공한 1세대 브랜드숍의 전형이었다. 물론 좋았던 날만 있던 건 아니었다. 미샤는 2000년대 중반 이후 2·3세대 브랜드숍과 경쟁해야 했다. 대부분 미샤를 벤치마킹한 중저가 브랜드였다. 미샤는 2005년 후발주자인 ‘더페이스샵’에 매출 1위 자리를 내주는 아픔도 맛봤다. 대외 환경도 팍팍했다. 특히 2017년 불어 닥친 중국의 ‘한한령’은 미샤는 물론 한국 화장품 업계 전반에 찬물을 끼얹었다.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인해 국내 중소 화장품 브랜드가 위태롭게 흔들렸다. 미샤는 버텼다. 단단한 마니아층과 가맹점주와의 비교적 무난한 소통이 위기를 돌파하는 밑천이 됐다. 미샤의 자매 브랜드 ‘어퓨’도 알토란처럼 성장하면서 에이블씨엔씨의 짐을 덜어줬다. 큰 고비는 넘겼다. 2018년 매출이 3400억원 초반까지 떨어졌던 미샤는 지난해 4000억원 안팎으로 끌어올렸다. K뷰티 업계에서 “미샤가 바닥을 치고 반등을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미샤의 지난 20년은 인생과 비슷한 부분이 많다. 생각만 해도 좋았던 시절이 있었고, 사춘기에 닥치는 질풍노도의 시기도 거쳤다”고 돌아봤다. 이어 이 관계자는 “지난해 최악의 터널은 통과했다. 미샤의 건실한 제품력과 유통력 덕분”이라며 “이제 스무 살이 됐다. 바닥을 치고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심플하고 대담하게…에이블씨엔씨와 미샤의 꿈 성인이 된 미샤는 이제 미래를 고민하고 있다. 지금과 다른 20년을 향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미샤는 화장품 멀티숍인 눙크와 글로벌 진출, 그리고 온라인·모바일 쇼핑에서 답을 찾고 있다. 에이블씨엔씨는 2018년부터 2000억 원대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이를 통해 ‘돼지코팩’으로 유명한 미팩토리를 시작으로 ‘부르주아’ ‘스틸라’ 등을 국내 독점 유통하는 제아H&B,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셀라피’를 보유한 지엠홀딩스를 인수했다. 다양한 화장품 브랜드와 종류를 가진 종합화장품 기업으로 거듭난 에이블씨엔씨는 멀티숍 '눙크’를 통해 자사 보유 브랜드를 유통하고 있다. 눙크는 지난 6월 기존 미샤 이대 1호점 자리에 처음 선을 보인 뒤 현재 40여 개까지 늘어났다. 미샤나 어퓨만 취급하는 원 브랜드숍은 고객 체험과 소통에 방점을 찍은 주요 상권 위주로 남겨질 것으로 보인다. 해외 시장 진출도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셀라피는 최근 시그니처 라인인 에이리페어 라인의 크림미스트 등 3종에 대한 위생허가를 중국으로부터 취득해 본격적으로 중국 내 입지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에이블씨엔씨는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 외에도 중국 성형외과와 피부과 등에 판매 채널을 갖고 있다. 미샤도 글로벌 진출에 열중하고 있다. 현재 오프라인 매장 기준 약 50개 국가에 진출해 있다. 이는 단일 브랜드로는 국내 최고 수준이다. 미샤는 또 동남아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쇼피’와 ‘라자다’에서 판매 확대에 나서며 적극적인 프로모션을 전개하고 있다. 현지 주요 화장품 유통업체의 온·오프라인 매장 입점은 물론 하반기 내 베트남 유명 핼스앤뷰티(H&B) 스토어 ‘가디언’ 100개 점에서 제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풀어야 할 숙제는 있다. 에이블씨엔씨는 2017년 IMM프라이빗에쿼티(이하 IMM PE)에 매각된 뒤 총 6차례 회사 대표를 바꿨다. 공격적인 인수합병의 결과가 기대만큼 폭발적이지 않다는 평가도 있다. 업계에서는 "IMM PE가 에이블씨엔씨의 몸집을 지나치게 크게 불린 뒤 매각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일부에서는 연내 매각 계획설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온다. 미샤는 지난 2018년 새 브랜드 슬로건인 ‘DARE, SIMPLY(심플함을 위한 대담함)’을 2020년 경자년에서 계속 밀고 나간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새로운 BI에는 우리 고객들이 미샤를 통해 단순하고 과감하게, 자신감 있게 아름다움을 표현하라는 뜻을 녹였다”며 “미샤의 정체성을 슬로건과 맞춰나가겠다. 고객이 사용할수록 행복한 브랜드인 미샤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0.01.13 07:00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