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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가망 없던 회사 20개월 만에 살려낸 휴온스 윤성태의 수완

휴온스그룹이 인수합병과 체질 개선 등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지난 2004년부터 매출 두 자릿수 성장을 보이고 있는 휴온스는 윤성태 회장 체제에서도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휴온스그룹이 ‘톱7 제약기업’ 도약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전통의 제약기업으로 유한양행, GC녹십자, 한미약품, 종근당, 대웅제약, 동아제약, JW중외제약이 꼽힌다. 최근 고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휴온스그룹은 이런 ‘톱7’의 기준이라 할 수 있는 ‘매출 7000억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휴온스그룹의 매출을 6700억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올해 2분기에도 휴온스는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지주사인 휴온스글로벌은 2분기 매출 1697억원, 영업이익 20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18% 증가한 수치다. 올해 4월 회장으로 취임한 윤 회장은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했다. 그동안 ‘오너 경영’을 유지하다 창립 47년 만에 변화를 선택했다. 그러나 여전히 그룹 경영을 총괄하는 지휘봉을 쥐며 영역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윤 회장은 휴온스그룹은 인수합병의 귀재로 불린다. 인수합병으로 역량을 강화한 덕분에 2016년 국내 제약업계 중 7번째로 지주사 체제 전환에 성공했다. 또 이 같은 빼어난 수완을 바탕으로 벌써 4개의 상장사(휴온스글로벌·휴온스·휴메딕스·휴엠앤씨)를 보유하는 제약기업으로 올라섰다. 특히 미래를 보는 남다른 안목이 빛나고 있다. 적자기업을 인수해 강도 높은 체질 개선을 통해 재무 안정성을 높여 정상화시키는 작업에 탁월한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대표적인 회사가 휴메딕스였다. 휴메딕스는 적자에 허덕이는 등 전망이 불투명했지만 윤 회장은 보툴리눔 톡신 기술을 눈여겨보고 인수한 뒤 코스닥 상장까지 성공했다. 지난해도 과감한 베팅으로 외연 확장을 도모했다. 법원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화장품 부자재 기업으로 알려진 블로썸엠앤씨(현 휴엠앤씨)를 580억원에 인수하는 모험을 강행했다. 업계에서는 휴온스의 인수에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그렇지만 휴온스는 의약품 부자재 사업을 맡고 있는 휴베나를 휴엠앤씨에 흡수합병시키며 재무 건전성을 높이는 등 실적 개선에 주력했다. 화장품과 제약·의료를 아우르는 ‘헬스케어 종합 부자재 기업’을 겨냥한 휴엠앤씨는 결국 지난 7일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상장 유지 결정을 받았다. 그리고 지난 11일부터 휴엠앤씨의 주식 거래가 재개됐다. 2020년 5월 29일 거래 정지 이후 2년 4개월 만이었다. 휴온스는 지난해 2월 블로썸엠앤씨 인수 이후 20개월 만에 기업 정상화를 이뤄낸 셈이다. 매출 증대 등 실적 개선이 결정적이었다. 휴엠앤씨는 올해 2분기 매출 136억원, 영업이익 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각 217%, 699% 증가했고,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 7월 흡수합병된 휴베나의 실적이 고스란히 반영되는 휴엠앤씨의 올해 3분기 실적은 2분기를 훨씬 뛰어넘을 전망이다. 윤 회장의 한양대 동문인 송수영 대표가 휴온스글로벌의 전문경영가로 영입됐다. 송 대표는 딜로이트컨설팅 일본지사를 이끈 경험이 있어 최근 설립된 일본법인 ‘휴온스재팬’을 통한 해외 수출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휴온스글로벌 관계자는 “휴엠앤씨 등이 일본과의 사업 연계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휴온스그룹은 오는 2025년까지 1조원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건기식, 의료기기, 헬스케어 부자재 등을 아우르는 토털 헬스케어그룹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10.21 06:58
경제

[제약 CEO] 은퇴 선언한 '승부사'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마지막 숙제는

지난 2014년 바이오의약품의 전 세계 시장 규모는 211조원으로, 메모리반도체의 97조원 규모를 이미 2배 이상으로 뛰어넘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바이오의약품의 2020년 세계 시장 규모는 2780억 달러(약 330조원)로 커질 전망이다. 고령화 시대 도래와 의료 기술 발전과 맞물려 연평균 8.7% 성장하고 있는 미래 먹거리 시장이다. 이런 시대적 흐름을 잘 읽고 기민하게 대처한 바이오 기업이 셀트리온이다. 특히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판단은 남달랐다. 모두가 무모한 도전이라고 했지만, 바이오 업계의 예상을 뒤엎는 역발상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 그리고 이제 종합 헬스케어그룹을 향해 달려간다. 사채 써가며 맨손으로 일군 ‘1조 제약 클럽’ “부도를 막기 위해 신체포기각서를 쓰고 사채까지 쓸 정도로 절박했다.” 서 회장이 강연 중 소개하는 유명 일화 중 하나다. 의약품과 관련한 지식이 없었음에도 절박함과 간절함을 앞세워 바이오 업계에 뛰어들었던 그다. 그리고 연구를 통한 제품 개발 절차가 아닌 바이오CMO(수탁생산)이라는 역발상으로 세계적인 바이오 기업가로 성장했다. 삼성전기와 대우자동차에서 직장 생활을 했던 그는 외환위기 당시 직장을 잃었다. 2000년 친구들과 종잣돈 5000만원을 모아 창업을 했다. 그는 고령화 시대에 값비싼 오리지널약을 계속 쓸 수 없다는 판단에 바이오시밀러(바이오 복제약)의 가능성에 주목했다. 그리고 무작정 바이오산업의 허브인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날아갔다. 접시닦이 등을 하고, 싸구려 모텔을 전전했던 그는 끊임없이 문을 두드렸다. 문전박대를 당하기 일쑤였지만 스탠퍼드 대학의 토머스 메리건 에이즈 연구소장을 매일 찾아간 끝에 결국 한장의 추천서를 받았다. 이를 토대로 서 회장은 백신 개발회사인 미국 백스젠과 기술제휴 계약을 맺으며 바이오 사업가가 됐다. 기술력이 없었지만 무턱대고 제조 시설부터 준비했다. 인천 송도에 5만L 규모의 생산 공장을 지었다. 제품도 없는데 대형 공장부터 마련한 그에게 부정적인 시선이 쏠렸다. 업계에서는 “작은 규모가 아닌 엄청난 규모의 생산 공장이었기에 무모한 도전이다. 실패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공장의 완공 1년을 앞두고 결국 일이 터졌다. 에이즈 백신의 임상 3상이 실패하면서 부도 위기에 처했다. 은행에서조차 돈을 빌릴 수 없었던 그는 결국 신체포기각서를 쓰고 사채를 써야 했다. 위기를 가까스로 넘긴 그는 2005년 3월 공장을 완공했고, 다국적제약사 BMS와 CMO 계약을 하면서 2007년 635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성장 가도를 달렸다. 그는 “창업을 위해서 목숨까지 걸 각오가 돼 있어야 한다. 시대적 흐름의 읽는 안목도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세계적인 바이오시밀러 기업으로 성장한 셀트리온은 2019년 매출 1조1285억원을 달성하면서 창사 이래 첫 ‘1조 클럽’ 가입에 성공했다. 19일 발표한 실적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전년 대비 매출액은 1464억원(14.9%), 영업이익은 393억원(11.6%) 증가했다. 전년에 이어 최대 매출 실적을 경신했다. 임기 전 마지막 과제 ‘셀트리온 3형제’ 합병 서 회장은 올해 1월 JP모간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셀트리온 3형제(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의 합병 가능성을 언급했다. ‘주주가 원한다면’이라는 전제를 달았지만 올해 말 경영 은퇴를 선언한 시점에서 마지막으로 해결해야 하는 숙제다. 셀트리온은 지난 17일 조회공시에서 “합병에 대한 법률 및 세무 등 관련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까지 합병 추진 시기, 방법, 형식 등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법률 및 세무 등 관련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는 점에서 합병 추진이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사실 서 회장이 두 아들에게 경영 승계를 하기 위해서는 합병을 하는 게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서 회장이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최대주주로 지분율이 35.49%나 되기 때문에 합병은 그룹 내 지배력 강화를 위한 최적의 카드다. 또 서 회장은 그룹의 지주사인 셀트리온홀딩스의 95.51%의 지분을 갖고 있다. 합병 과정에서 셀트리온헬스케어 가치를 높게 책정한다면 합병 후 서 회장이 신주를 더 받게 되는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 서 회장은 2세 경영에 대해 “아들을 이사회 의장을 시키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사회 의장을 하려면 오너가의 지분을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 장남 서진석 셀트리온 수석부사장은 지난 2014년 입사 이후 셀트리온스킨큐어 대표로 선임되는 등 경영 수업을 받고 있다. 현재 셀트리온 핵심부서인 제품개발부문 부문장으로 있다. 차남 서준석도 셀트리온 이사다. 합병된다면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와 회계 감사 등의 문제를 단번에 해결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AI 원격 진료 등 종합 헬스케어그룹 청사진 세계 최초로 2세대 항체 바이오시밀러(램시마)를 개발한 셀트리온은 CMO 회사에서 바이오시밀러의 선구자로 탈바꿈했다. 현재 84개국에 바이오시밀러를 판매하고 있고, 30개의 파트너사와 교류·협력하고 있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는 2016년 이미 단일제품으로는 1조원 수출액을 달성하기도 했다. 바이오시밀러 시대를 연 셀트리온은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와 유방암 치료제 허쥬마를 잇따라 히트시키고 있다. 셀트리온은 “2030년까지 매년 1개 제품 이상 후속 바이오시밀러 허가를 완료할 예정이다. 올해 3개 제품의 추가 임상 개시 계획을 갖고 있고, 2023년부터 순차적 상업화를 목표로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이프라인 확대로 2030년까지 18개의 제품을 론칭한다는 계획이다. 램시마의 경우 2019년 3분기 기준으로 유럽 시장 점유율이 59%까지 상승했고, 트룩시마 39%, 허쥬마 18%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다. 글로벌 시 장 규모가 453억 달러인 램시마SC의 경우 유럽에서 판매가 시작됐다. 미국에서도 임상 3상이 진행되고 있고, 2022년 출시가 목표다. 서 회장은 종합 헬스케어그룹을 꿈꾸고 있다. 인공지능(AI) 원격 진료와 유헬스케어를 신사업으로 구상하고 있다. 유헬스케어는 유비쿼스와 헬스케어의 합성어로 정보통신 기기를 활용해 실시간으로 건강관리를 해주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한국에서는 의약적 제약이 많아서 쉽지 않지만, 세계적으로 장래가 밝은 먹거리다. 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바이오시밀러 생산량이 세계 시장의 10%에 달한다. 선구자인 셀트리온이 어떻게 진화해 나갈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0.02.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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