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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논란의 국대떡볶이, 엇갈린 반응.. "매출 두 배 껑충" vs 업계 "오너리스크"
"우리 사장님 입이 귀에 걸렸어요."8일 오후에 찾은 서울의 한 국대떡볶이 매장은 저녁 장사가 한창이었다. 홀 테이블은 거의 차 있었고, 가판도 분식을 주문하려는 고객으로 북적였다. 직원들도 분주했다. 밀려드는 주문을 소화하면서도 틈틈이 고객을 맞았다. 다만, 최근 국대떡볶이를 둘러싼 정치적 이슈에 대한 질문에는 다소 소극적이었다. 기자가 "요즘 국대떡볶이가 이슈가 많이 되던데 아는가"라고 묻자 매장을 지키던 직원은 "우리는 그런 건 잘 모른다"고 했다. 하지만 재차 "장사가 정말 잘 된다. 손님이 많다"고 하자 이내 환한 미소가 돌아왔다. 자신을 매니저 직급이라고 소개한 이 직원은 "요즘 매출이 두 배 정도 늘었다. 손님이 많아서 우리 (매장) 사장님이 좋아한다. 입이 귀에 걸렸다"고 답했다. 본사 대표 정치적 발언에 마케팅 효과…"어린 손님이 정치를 아나요" 정치권이 때 아닌 떡볶이 논란으로 시끄럽다. 분식 프랜차이즈 국대떡볶이를 이끄는 김상현 대표가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원색적인 정치적 발언을 한 뒤부터다. 김 대표는 SNS 등에 "문재인은 공산주의자", "문재인 사회정권"이라고 했다. 지난달 28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명예훼손한 혐의로 고소당했다면서 "나는 가루가 될 준비를 했다"고 말했다. 심지어 국정감사에도 등장했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국감에서 국대떡볶이를 들고 나와 질의했다. 김 의원은 "자유시장 경제에 반하는 사회주의 경제정책을 하니 떡볶이 대표가 (문 대통령에게) 공산주의자라는 소리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김 대표의 정치적 발언은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나지 않는 분위기다. 보수 정권을 지지하는 일부 단체는 국대떡볶이 주문 운동을 벌이고 있다. 반대편에서는 불매운동 움직임이 있다. 가맹점도 타격을 입고 있다는 소식도 있다. 서울대치과병원 안에 입점한 국대떡볶이 매장은 고객 발걸음이 끊겼고, 매장 철수설도 흘러나온다.그러나 기자가 현장에서 확인한 국대떡볶이 매장 분위기는 달랐다. 김 대표의 계속되는 정치적 발언을 반기고 있었다.이날 만난 국대떡볶이 매장 직원은 "우리 사장님이 자유한국당을 지지한다. 그래서 본사 대표가 정치적인 발언을 하는 것을 정말 좋아하는 것 같다"며 "우리 매장을 찾는 (주고객인) 어린 손님들인데 그런 보수나 진보 같은 정치적인 이슈는 별로 관심이 없다. 잘 모른다"고 말했다.본사 대표의 발언 내용을 떠나 언론과 정치권에서 국대떡볶이를 거론하는 것 자체가 도움이 된다고 보고 있었다.국대떡볶이는 2015년 한 때 전국에 매장 100여 개를 거느릴 정도로 사세를 키웠다. '죠스떡볶이' '아딸떡볶이' '신전떡볶이' 보다 늦은 2010년에 창업했으나 빠르게 시장 비중을 늘렸고, 동종 업계 톱5 안에 안착했다. 매콤한 밀가루 떡볶이와 독특한 상호명, 태극기 인테리어가 고객을 끌었다.그러나 최근 수년 사이 분식 프랜차이즈 업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국대떡볶이 매장 숫자도 급격하게 쪼그라 들었다.국대떡볶이 홈페이지에 따르면 전국 매장 숫자는 65개 가량이다. 이 매니저는 "서울 삼청동 매장이 장사가 참 잘됐는데 문을 닫았다. 강북 쪽은 매장이 두 어개 정도라고 들었다"며 "요즘 떡볶이 프랜차이즈 중 장사가 잘 되는 곳은 손에 꼽을 정도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업계 "국대? 관심 없어…결국 오너리스크 될 것" 국대떡볶이 본사 대표의 정치적 발언을 바라보는 프랜차이즈 업계 시선은 싸늘했다. 김 대표의 정치 이슈화가 단기적 홍보에는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오너리스크가 될 것으로 전망하는 목소리가 대부분이었다.국대떡볶이의 경쟁 브랜드인 A 업체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본사 대표도 사람이니 개인의 정치적 생각은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이런 발언을 공식적으로 하는 건 다소 나간 행보같다. 거느리고 있는 가맹점주 중 누군가는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너리스크 같다. 하지만 솔직히 우리 회사는 국대떡볶이 쪽이 이런 행동을 하는데 관심도 없다. 영향이 없다"고 덧붙였다.외식 프랜차이즈 업체를 홍보하는 PR 대행사 관계자 역시 "업계에서는 국대떡볶이가 요즘 장사도 안되고 어려우니까 대표가 나서서 논란을 빚고 있는 것으로 읽고 있다"며 "국대떡볶이 매장 숫자가 상당히 줄어들었고, 그나마 대로변이나 쇼핑몰 등의 주요 상권에서만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평론가도 국대떡볶이 논란을 불편하게 보고 있었다.황교익 맛 칼럼니스트는 "지금은 일부 국대떡볶이 대표의 생각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떡볶이를 먹고, 인증샷을 찍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좋지 않은 이미지가 덧씌워질 수 있다. 만약 노이즈 마케팅을 노렸다면 그건 실패한 마케팅"이라고 잘라 말했다.그는 "프랜차이즈 본사는 가맹점주에 대한 무한 책임을 지어야 한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가맹점주는 전 재산을 매장에 넣고 장사하기 때문이다. 이번 국대떡볶이 논란은 일종의 오너리스크"라고 꼬집었다.프랜차이즈 가맹점주의 결사체인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관계자는 "국대떡볶이 본사 대표의 개인 정치 성향을 이슈화하는 건 좋아보이진 않는다. 매출의 증감 역시 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이어 "아직 국대떡볶이 가맹점주 중에서 관련한 문제로 도와달라는 연락은 없다. 만약 이번 일로 매출이 떨어져 점주의 고통이 있고, 우리에게 도움을 요청한다면 공정거래법 등에 근거해 조언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19.10.10 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