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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라인 없는 네이버, 지갑 털리고 글로벌 판로 막힌다

한일 플랫폼 패권 경쟁에 대통령까지 가세하면서 낭떠러지에 몰린 네이버가 가까스로 시간을 벌었다. 하지만 여전히 라인야후 지분 매각 초시계는 돌아가고 있어 일본 최대 메신저(라인)·포털(야후재팬)은 물론 막 성과를 내고 있는 글로벌 사업과 점차 멀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15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총무성이 지난해 11월 발생한 라인 개인정보 유출(약 51만건)과 관련해 거버넌스(자본 관계) 재검토 등 개선안 제출 데드라인으로 설정한 7월 1일을 앞두고 네이버가 당장 지분 매각을 공식화하지는 않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분 매각 시 잃는 것들은 전날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브리핑에서 "일본 정부가 자본 구조와 관련해 네이버의 의사에 배치되는 불리한 조치를 취하는 일이 절대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정부 고위 관계자는 네이버가 이번에 일본 당국에 제출할 보고서에 지분 매각 내용은 들어가지 않을 수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네이버에 반가운 소식으로 보이지만, 이미 라인야후가 모회사에 자본 변경을 강력하게 요청했고 '라인의 아버지'로 불리는 신중호 CPO(최고제품책임자)를 제외하며 이사회를 일본인으로 채운 만큼 언젠가는 이별의 순간을 맞이해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라인야후의 모회사 A홀딩스의 지분을 절반씩 쥐고 있다.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하면 네이버가 10조원이 넘는 재원을 지분 매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증권가의 낙관적인 시각도 있지만, 당장 유망한 기업의 M&A(인수·합병)를 추진한다고 해도 성공이 불확실하다.네이버가 작년 1월 1조6700억원이라는 거금을 들여 가족으로 품은 북미 최대 C2C(개인 간 거래) 패션 플랫폼 '포시마크'는 1년 만에 흑자 전환했지만 아직 커머스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눈에 띄지 않는다.네이버가 라인야후 지분을 매각하면 동남아를 시작으로 어렵게 일군 글로벌 영토를 빼앗기는 것이 훨씬 뼈아프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2023년 6월 기준 일본 1위 포털 야후재팬의 월간 로그인 사용자 수는 5430만명이다. 또 라인에서 전 세계 1억9900만명이 소통하고 있다.간편결제 '페이페이'와 쇼핑몰 '조조타운'까지 합하면 3억2000만명 이상이 라인야후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태국(5500만명), 대만(2200만명), 인도네시아(600만명)에서 라인이 '국민 메신저'라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 있다. 라인야후 한국 법인인 라인플러스가 일본 외 사업을 책임지고 있다.라인야후는 '라인'이라는 브랜드 경쟁력을 앞세워 금융과 모빌리티 사업도 펼치고 있다. 2018년 설립한 라인파이낸셜이 글로벌 금융 플랫폼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태국 모바일 금융 앱 '라인 BK'는 작년 상반기 570만명 이상의 활성 이용자를 끌어들였다. 저축 통장 740만좌, 직불카드 320만개를 확보하며 고객 저변을 넓히고 있다. 대출 지급액은 600억 바트(약 2조2500억원)를 넘어섰다.대만에서는 작년 7월에 출시 2주년을 맞은 '라인뱅크'가 157만명의 고객을 확보했다. 현지 인터넷전문은행 중 최대 규모다.간편결제 '라인페이'는 대만 인구 2명 중 1명인 1200만명 이상이 쓴다. 작년 기준 0.03초마다 거래가 이뤄졌으며, 거래 금액은 6810억 대만달러(약 29조원)를 기록했다.라인 대만과 태국 법인은 택시 플랫폼과 배달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태국 '라인맨'은 현지 77개 주 전역 70만개 이상의 음식점과 제휴를 맺고 음식 배달 리더십을 공고히 했다.이처럼 동남아에서 대세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며 라인플러스는 매출 1조원 달성을 목전에 뒀다.2022년 4월부터 2023년 3월까지 약 8779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일본이 4113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차지했고 대만(약 2366억원)과 태국(약 1211억원), 한국(약 953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글로벌 확장 힘 잃을 수밖에"네이버는 당장 수익성 악화를 우려해야 하는 처지에도 놓였다. 미래에셋증권은 네이버가 A홀딩스로부터 얻은 지분법 이익이 2023년 2541억원이었으며, 2024년과 2025년 3000억원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봤다.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2025년 순이익 하향이 불가피하다. 라인을 기반으로 한 일본, 동남아로의 글로벌 확장 스토리는 힘을 잃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그나마 다행히도 네이버의 핵심 글로벌 사업 중 하나인 콘텐츠는 이번 사태에서 비교적 자유롭다.지난 2020년 IPO(기업공개)를 목표로 미국에 거점을 둔 웹툰 엔터테인먼트가 네이버웹툰과 라인디지털프론티어(라인망가) 등을 아래에 두는 구조를 확립했다. 라인이라는 브랜드 사용료만 지금처럼 지불하면 된다.한국을 넘어 '아시아 메가 플랫폼'을 꿈꿨던 네이버 창업자 이해진 GIO(글로벌투자책임자)는 글로벌 전략을 전면 수정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라인이라는 친근한 브랜드를 앞세워 해외에 연착륙할 수 있는 통로를 잃게 됐다. 한성숙 전 네이버 대표는 라인 메신저와 연계해 2년 반 전 야심차게 일본 스마트스토어(커머스) 사업에 뛰어든 바 있다. 아쉽게도 아마존과 라쿠텐에 밀려 오는 7월 철수를 공식화했지만 유의미한 도전이었다.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이달 초 실적 발표에서 "라인야후는 주주와 기술적인 파트너의 입장이었고 긴밀한 사업적 협력이 이뤄지지는 않은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불안함을 느낀 시장과 주주들을 달래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와 라인야후 양사가 어떤 글로벌 시너지를 낼 수 있었을 것이라는 가정은 이제 모두 가능성의 영역일 뿐"이라고 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5.16 07:00
산업

GS건설 최대 위기인데, 스키 타고 배구 관람한 허윤홍

GS건설이 '검단신도시 주차장 붕괴 사고' 등으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10년 만에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영업정지 이슈까지 맞물리면서다. 하지만 새로운 최고경영자(CEO)는 스키와 배구 관람 등의 여유로운 소통 행보를 보이고 있다. 25일 GS건설에 따르면 1979년생으로 젊은 CEO인 허윤홍 대표가 다양한 행사를 통해 직원들과 소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17일 강원도 춘천 엘리시안 강촌 스키장에서 허윤홍 대표와 임직원 및 가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일일 스키 행사를 가졌다. 지난 21일에는 ‘CEO와 함께하는 배구경기 관람’ 행사가 마련돼 허 대표가 배구장에서 직원들과 함께 응원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GS건설은 이 같은 행보와 관련해 “구성원들이 최고경영자와 회사를 벗어난 편안한 공간에서 소통하며, 자긍심을 갖고 회사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빠르게 변화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조직이 유연하게 적응하고 발전해 나가기 위해 앞으로도 조직역량 강화를 위한 다양한 행사를 마련해 자율적이고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의 아들인 허윤홍 대표는 지난해 10월 검단신도시 주차장 붕괴로 인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소방수로 선택됐다. 허 대표는 당장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로부터 각 8개월과 1개월의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이슈를 해결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영업정지 처분과 관련해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및 행정처분 취소 소송에 들어간 상황이라 시간을 조금 벌었을 뿐이다. GS건설은 고금리와 분양 시장 경색 여파로 국내 경기가 침체되고, 해외 플랜트 영업까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어떤 타개책으로 돌파구를 찾을 것인지가 허 대표의 최대 과제로 꼽힌다. 이런 가운데 허 대표가 스키와 배구를 통한 소통 행보를 보이자 일부에서는 ‘너무 여유로운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한 네티즌은 커뮤니티 게시판에 “스키 타고, 배구 직관하는 거 재미있었겠다. 지금 사태가 마치 남일 같네”라고 비꼬았다. 다른 네티즌도 “주주에게 붕괴 사고와 관련해 사과도 없고 배당도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GS건설은 지난해 10년 만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검단신도시 붕괴 사고 여파로 인해 영업손실 3885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5548억원의 영업이익과 비교해 적자 전환했다. 이 여파로 GS건설은 2017년부터 빠짐없이 진행한 배당도 2023년은 건너뛰게 됐다. 화난 주주들을 달래기 위해 허 대표는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기는 했다. 2026년까지 연결 재무제표 기준 조정 지배주주순이익의 20%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한다는 배당정책이다. 최대 위기에도 GS건설은 올해 수주액을 높게 설정했다. 가처분 신청으로 1년 이상의 시간을 벌 것으로 예상해 올해 신규 수주 목표액을 지난해 10조844억원보다 30% 이상 많은 13조2000억원을 제시했다. 허 대표는 “100년 기업을 위한 지속성장을 위해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 시기"라며 "중장기적 사업 방향에 대한 비전을 수립하고 선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2.26 07:00
산업

국내 주식부호 2위인데 서정진의 2700억 '빚 보이콧' 이유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 국내 2위 주식부호인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이 ‘빚 보이콧’을 해 화제다. 대기업 총수가 자신의 부채를 공개한 건 이례적이다. 서정진 회장은 29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경영 복귀 기자간담회에서 전날 주주총회에서 깜짝 공개한 자신의 부채에 대해 언급했다. 전날 5시간 동안 이어진 셀트리온 주주들과의 주총에서 그는 주가 하락으로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해 ‘2700억원의 부채’ 사실을 꺼냈다. 서정진 회장은 2700억원의 빚에 대해 이날 “2700억의 부채는 거의 세금을 내기 위한 재원이다.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세금 부분이 가장 많다”며 “주위에서는 주식을 팔아서 부채를 줄여야 하지 않느냐고 하는데 지금까지 1주의 주식도 팔아본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간의 ‘일감 몰아주기’와 관련한 증여세 232억원을 돌려달라는 행정소송까지 했다. 지난해 대법원 판결에서 232억원 중 100억원만 환급받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일감 몰아주기와 관련해서는 100억원대 수준인데 부채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크다. 이자를 내고 있다는 서 회장은 그 규모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서 회장은 8조원 수준으로 총수 중 유일하게 10조원이 넘는 주식가치를 지닌 이재용 회장 다음 가는 주식부호다. 그는 셀트리온홀딩스 지분 98.13%를 갖고 있다. 셀트리온홀딩스는 셀트리온 지분 19.97%,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 24.23%를 보유하고 있다. 서 회장의 배당금은 23억원 수준이다. 2022년 배당금 규모는 대기업 총수 중 31위다. 2021년 45억원에서 2022년 23억원까지 떨어졌다. 그는 “빚이 많은 사람이고 이자 감당이 쉽지 않다”며 “세금 외에는 부채가 많지 않고, 대출을 받아서 해결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빚 보이콧’에 대한 질문에 “오히려 걱정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여유를 보이이기도 했다. 전날 5시간 동안의 주주들과의 대화 탓에 목이 쉰 서 회장은 당분간 주식 매각은 없다고 선언했다. 그는 “기업가로서 주주들이 피해를 받는 입장에서 주가가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부채는 마땅히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다만 인수합병 등의 경우에 따라서 자신의 주식 지분을 넘길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셀트리온은 올해 하반기에 해외 바이오기업을 인수할 계획을 갖고 이를 검토하고 있다. 서 회장은 “기업의 잉여자산 내에서 인수합병을 추진할 생각이다. 현금성 자산과 채권 그리고 개인적인 주식을 스와핑하는 방식으로 4조~5조원을 조달할 수 있고, 규모는 더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승계 준비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저를 제외한 가족들은 주식이 1주도 없다”며 “우스갯소리로 주위에 ‘지금 제가 죽으면 셀트리온은 국영기업이 된다’고 말하곤 한다. 상속세율 60%에 주식을 팔아도 양도세가 25%인데 현금이 많지 않아 사전 증여를 할 수 없다”고 했다. 2년 만에 돌아온 그는 가시적인 성과를 약속했다. 그는 “다시 돌아온 이상 그냥 나가지 않겠다. 그룹의 시너지를 극대화해서 지금과는 다른 사세가 되도록 만든 뒤 다시 제 자리로 돌아가겠다”며 당찬 각오를 드러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3.29 17:59
산업

현장 복귀 서정진, 3사 합병과 M&A 비전 언급...셀트리온 3형제 주가는 급락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이 2년 만에 복귀하면서 ‘현장 경영’을 강조했다. 해외 기업 인수합병과 셀트리온 3형제 합병 등 굵직한 사안들에 대한 미래 비전도 제시했다. 하지만 주주들이 기대했던 묵직한 ‘한 방’은 나오지 않았다. 서 회장은 28일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제32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셀트리온그룹 내 상장 3사인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의 사내이사 겸 이사회 공동의장에 선임됐다. 2021년 이사회를 내려놓은 지 2년 만에 복귀고, 임기는 2년이다.서 회장이 2002년 셀트리온을 창립한 뒤 바이오시밀러 성공 등을 발판으로 셀트리온그룹은 크게 성장했다. 주가도 덩달아 상승하며 ‘동학개미’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기도 했다. 한때 셀트리온 주가가 50만원을 넘어서기도 했지만 현재 15만원대에 머물고 있다. 이로 인해 서 회장은 이날 주주총회에 앞서 주주 달래기부터 해야 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그는 주주총회 직전 "주주들의 심정을 충분히 알고 그룹과 경영진을 대표해서 죄송하단 말씀을 드린다"며 "어떻게 해서든 회사를 잘 경영해서 직원들은 보람을 느껴야 하고 주주들은 손해 보지 말아야 하는데 요새 금융시장이 이렇다 보니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날 일부 주주들이 ‘경영진 사퇴’를 외치면서 어수선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서 회장의 이사회 복귀와 기우성 셀트리온 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등 이날 주총에 상정된 안건은 모두 가결됐다. 하지만 이후 서 회장과 주주들의 Q&A 시간은 ‘성토의 장’이 됐다. 질문과 답변이 오갔고, 오후 3시가 넘어서 주총이 모두 마무리됐다.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이날 주총은 서 회장의 복귀 이슈들이 겹치면서 역대로 가장 오랫동안 진행됐다. 서 회장은 취재진을 만나 뒤 복귀 배경에 대해 “위기와 기회는 같이 있다. 전 세계가 어렵기 때문에 모든 그룹 총수는 영업 현장에 들어가야 한다“며 “신용 있고 힘 있는 사람들이 더 열심히 해야 한다”며 당찬 현장 경영을 약속했다. 셀트리온에 따르면 복귀 전에도 미국과 유럽 등을 돌며 사업장을 직접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서 회장은 최근 셀트리온이 공시한 미국 의료기기 업체 '박스터인터내셔널'의 바이오의약품 사업부 인수 여부에 대해서도 답변을 했다. 인수가가 40억 달러(약 5조2000억원)에 달할 정도로 대형 M&A 후보로 꼽히고 있다. 그는 "상반기는 관찰하고 움직이는 건 연말에 할 것"이라고 답했다. 기대를 모았던 셀트리온 3형제 합병과 관련해서는 “금융감독원의 행정절차가 7월에 끝난다. 금융 시장이 언제 안정될지 모르니 기다려야 한다”며 “주주들이 원한는 만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왕회장’ 서 회장의 2년 만의 복귀 무대에서 ‘한 방’을 기대했던 주주들은 다소 실망감을 나타냈다. 명확히 확정된 게 없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이날 국내 유가증권시장이 상승장이였음에도 셀트리온 3형제 주가는 일제히 급락했다. 셀트리온은 4.67% 떨어진 15만1200원에 장을 마쳤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7.63%까지 떨어져 6만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3형제 합병으로 가장 큰 수혜가 기대되는 셀트리온제약은 12.20% 급락했다. 서 회장은 29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다시 한 번 셀트리온의 미래 비전을 설명한다는 계획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주주총회에서 언급했던 미래 비전들을 더욱 구체적으로 설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3.28 16:52
IT

출항도 전에 흔들기 직면한 KT 윤경림호, '한 표'에 사운 걸렸다

KT가 우여곡절 끝에 차기 대표 후보 최후의 1인으로 내세운 윤경림 사장이 시작부터 외압에 흔들리는 모습이다. 우군으로 분류됐던 2대 주주 현대자동차는 등을 돌리고 검찰은 비리 의혹 수사에 착수하면서 새로운 국면에 봉착했다.이제 믿을 건 약 보름 앞으로 다가온 정기 주주총회뿐이다. 최종 관문인 CEO(최고경영자) 투표에서 개인·외국인 투자자의 한 표가 아쉬운 상황이 됐다.KT는 13일부터 30일까지 대표 선임을 비롯해 제41기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이사 선임의 건 등에 대한 주주 전자투표를 진행한다. 주총은 오는 31일 서울 서초구 연구개발센터에서 개최한다.사실상 윤경림 사장이 KT 대표에 오르기 위한 표 대결이 시작된 것이다. 당초 해볼 만한 싸움으로 여겨졌지만 분위기가 역전됐다.이번 주총 의결권 행사의 기준이 되는 주주명부 폐쇄일(2022년 12월 27일) 기준 최대주주 국민연금의 KT 지분율은 10.13%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일찌감치 반대표를 시사했다. 이른바 주인 없는 소유분산기업의 경영 투명성이 악화할 것을 우려했다.그런데 미래 모빌리티 협력을 위해 지난해 9월 7500억원 규모의 지분 혈맹을 맺은 현대자동차가 국민연금의 편에 섰다. 최근 KT 측에 '대주주의 의견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사를 KT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5.48%의 지분을 보유한 3대 주주 신한은행도 정부의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다. 국민연금을 앞세운 정부의 입김에 회사 주가가 계속해서 떨어지자 개미(개인투자자)들이 단체행동에 나섰다. 예상보다 빠르게 찬성표 지분을 모으고 있다.온라인 카페 'KT주주모임' 가입자는 1100명을 돌파했다. 지난 11일 기준 285만주가 KT를 지키기 위한 투표에 동참하기로 했다. 전체의 1.1%에 해당한다는 게 카페 운영자의 설명이다.한 주주는 "외부의 부당한 공격과 개입으로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우리 스스로 권익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현재 42.70%에 달하는 외국인 투자자의 선택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이 중 미국 자산운용사 티로우 프라이스가 새로운 세력으로 떠올랐다. 지난달 27일 기준 5%까지 지분을 늘렸다. 작년에도 4%대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5%가 넘어 공시 대상이 되면서 이름이 공개됐다.정부의 방향성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위치에 있어 투자자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표를 던질 가능성이 크다.윤경림 사장은 후보에 오르자마자 정부와 여당을 달래기 위한 작업에 팔을 걷어붙였는데 효과를 보지 못했다.'지배구조개선TF'(가칭)를 꾸려 대표 선임 절차·이사회 구성·ESG(환경·사회·지배구조) 모범 규준 강화를 약속했다. 현 정부 친화적인 인물을 이사회와 계열사 대표직에 앉히는 '코드인사'도 단행했다.하지만 윤정식 KT스카이라이프 대표 내정자는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 윤 내정자는 윤석열 대통령의 충암고 선배로, OBS 경인TV 사장을 지낸 바 있다.앞서 임승태 법무법인 화우 고문도 KT 사외이사 후보에 올랐다가 이틀 만에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임 고문은 지난 대선 기간 윤석열 후보 캠프에서 경제특보를 맡았다.이미 윤경림 사장을 최종 후보로 확정하는 과정에서 이강철·벤자민 홍 사외이사가 자진 사임해 이사회 구성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 검찰의 수사 압박도 윤경림 사장에게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한 보수 성향 시민단체가 구현모 KT 대표와 윤경림 사장이 KT 계열사인 KT텔레캅의 일감을 시설 관리업체인 KDFS에 몰아주고, 이사회를 장악하기 위해 사외이사들에게 부정한 향응을 제공했다며 검찰에 고발했다.서울중앙지검은 해당 사건을 공정거래조사부에 배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공정거래조사부가 맡은 사건이 많아 당장 수사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또 윤경림 사장은 현대차 임원 재임 시절 구현모 대표의 친형 회사인 에어플러그에 현대차그룹이 투자하는 과정에서 연결 고리 역할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도 적극 대응하고 있다. KT 측은 "사옥 시설 관리·미화·경비 보안 등 업무를 KT텔레캅에 위탁하고 있으며, 업체 선정 및 일감 배분에 관여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이어 "현대차-에어플러그 인수 당시 윤경림 사장은 투자 의사 결정과 관련된 부서에 근무하거나 관여하지 않았다"고 했다. KT는 윤경림 사장이 통신 3사와 CJ, 현대차 등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통신·모빌리티·미디어 전문성을 인정받아 후보에 올랐다고 강조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3.13 07:00
IT

카카오 홍은택, 겨우 사고 수습했는데 또 잡음…"이럴 때일수록 더 신중해야"

카카오를 이끄는 홍은택 대표가 CEO(최고경영자) 자질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해 발생한 대규모 서비스 장애를 가까스로 수습해 회사를 겨우 정상화 궤도에 올려놨는데 보상 문제로 뭇매를 맞았다. 위기 상황일수록 뒤를 돌아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의 진단이다.1일 업계에 따르면 홍은택 대표는 지난달 28일 최근 불거진 과다 보상 이슈와 관련해 사내게시판에 올린 사과문에서 "어려운 시기에 저에 대한 보상 문제로 마음 불편하게 해서 죄송하다"고 했다.카카오는 대표이사 퇴직금 지급률을 3배수로 설정하고 홍 대표에게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5만주를 부여하는 안건을 이달 28일 주주총회에 상정한다고 공시한 바 있다.해당 안건들은 회사가 어려움에 부닥친 현 시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잇따랐다.작년 10월 발생한 대규모 서비스 장애의 경우 지난달 피해 접수를 마무리하고 이달 중 지원금을 지급해 다음 단계인 기업 신뢰도 제고 작업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회사 내부에서는 인건비 절감 노력이 한창이다. 이달 중순 경력 개발자 채용 과정을 중단해 서류와 코딩테스트를 통과한 지원자들이 일괄 탈락 통보를 받기도 했다.경기 악화로 실적이 둔화한 영향이다. 카카오의 2022년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약 2% 감소하며 2018년 이후 4년 만에 역성장했다.대외적으로는 콘텐츠 사업의 해외 판로 확보를 위해 SM엔터테인먼트를 품는 과정에서 하이브, 이수만 SM 설립자와 물밑에서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처럼 급박한 환경에서 주총 안건으로 비판을 받기 시작하자 홍 대표는 곧장 구성원 달래기에 나섰다. 퇴직금 지급률 3배수 상향은 다음 대표부터 적용하고, 스톡옵션은 주총일 종가의 2배 이상으로 뛰면 행사하겠다고 약속했다.카카오 관계자는 "재임 기간 성과에 몰입할 수 있도록 퇴직 후 안정감을 부여하는 차원"이라며 "회사에 치명적인 손해를 입혔을 때는 퇴직금을 감액하거나 지급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제한 규정을 신설해 이사의 책임을 강화하고자 한다"고 말했다.새로운 대표이사 보상 계획은 전국적인 서비스 장애 발생 전인 지난해 8월에 이사회가 승인한 내용이며, 스톡옵션의 경우 홍 대표는 과거 취임 때 부여한 수량의 10분의 1 수준이라는 설명이다.하지만 과거 카카오페이 경영진이 차익을 노리고 주식을 대량 매도해 시장을 충격에 빠뜨린 전례가 있어 이번 논란이 아쉽다는 분석이 나온다.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카카오가 이렇게 성장한 것은 국민이 앱을 다운로드하고 이용했기 때문"이라며 "그 어느 때보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중요해진 상황에서 사회와 함께 상생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김 교수는 또 "플랫폼업계에서도 사회적 책임 이행 의지가 CEO의 필수 덕목으로 떠올랐다"며 "본인의 급여 등과 관련한 사안들은 정말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3.02 07:00
연예일반

“이수만 경영 없다” 못 박은 하이브, SM 독립성 약속했다 [종합]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 최대 주주로 등극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메머드급 회사의 탄생으로 SM 고유의 색깔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박지원 하이브 CEO는 SM의 독립성을 보장하겠다고 강조하며 논란 잠재우기에 나섰다.박 CEO는 지난 13일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사내 설명회를 진행했다. 설명회는 SM의 인수합병에 대해 하이브 직원들에게 정확한 정보와 경과를 설명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박 CEO는 SM 인수 계약과 관련해 “SM의 레거시(유산)를 존경한다. SM의 독립성을 보장하겠다”며 “하이브는 이미 멀티 레이블 체제를 증명해냈다”고 밝혔다. 이어 “SM은 SM만의 가치가 있다”면서 “SM이 고유한 색을 지키고 확장해나갈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또한 박 CEO는 이 전 총괄의 복귀에 대해서는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박 CEO는 “이 전 총괄의 경영, 프로듀싱 참여는 없다. 로열티도 더이상 가져가지 않는다”며 선을 그었다.박 CEO의 이같은 발언은 SM의 ‘정체성’을 잃을까 걱정하는 SM 내부 관계자들의 민심을 달래기 위함으로 보인다. 실제 직장인들이 익명으로 이용하는 애플리케이션 블라인드엔 ‘SM 현 경영진 이성수·탁영준 공동대표과 카카오’ VS ‘하이브와 이수만’을 선택하는 투표가 실시됐다.13일 오후 기준 해당 투표 결과는 ‘SM 현 경영진과 카카오’가 190표(85.6%), ‘하이브와 이수만’은 33표(14.9%)로 큰 표 차이를 보였다. 하이브의 SM 인수에 대한 내부 직원들의 반대 움직임을 나타내는 지표라 할 수 있다.SM의 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성수, 탁영준 공동 대표는 지난 10일 공식 입장을 통해 “하이브를 포함한 외부의 모든 적대적 M&A를 반대한다”며 “SM의 치열한 고민과 노력뿐만 아니라 그간 SM이 아티스트들과 함께 추구하여 온 가치들까지 모두 무시하는 지분 매각 및 인수 시도”라고 주장했다.그러나 이 전 총괄 측인 병규 SM부사장(변호사) 또한 13일 전 사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적대적 M&A를 시도하는 쪽은 카카오지 하이브가 아니다”라며 “하이브는 우호적 M&A를 진행하는 것이며 대주주(이 전 총괄)의 뜻에 반해 지분을 늘리고자 하는 쪽은 카카오, 그리고 카카오와 손잡은 현 경영진과 얼라인”이라고 비판했다.한편 오는 3월 말 진행되는 SM 주주총회에서 하이브는 주주제안을 통한 경영진 후보 인선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SM 이사로 있는 이성수·탁영준 공동대표 등 4명의 임기는 다음 달 끝나며, 하이브는 이달 16일까지 주주제안을 마감하기 위해 새로운 경영진 라인업을 구성해야 한다.권혜미 기자 emily00a@edaily.co.kr 2023.02.14 19:02
IT

삼성전자, 반도체 혹한 '어닝 쇼크'에도 주가 상승…왜?

우리나라 수출을 책임지는 삼성전자도 글로벌 경기 침체의 파고를 넘지 못했다. 8년 만에 영업이익이 4조원대로 추락하며 본격적인 반도체 한파를 예고했다.이런 모습과 반대로 주가는 올해 초부터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번 실적 악화가 미래 경영 불확실성에 선제 대응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와서다. 정부의 반도체 지원 정책도 반등의 시기를 앞당기는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잠정 실적을 발표한 지난 6일 전일 대비 1.37% 오른 5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3거래일 연속 주가가 올랐다. 지난달 14일(6만500원) 이후 약 한 달 만에 6만원대 진입을 코앞에 뒀다.앞서 4일에는 정부가 반도체 시설 투자 세액 공제를 확대한다는 소식에 전일보다 4.33% 올랐다. 작년 9월 13일(4.50%) 이후 가장 크게 상승했다.삼성전자는 증권가 기대치를 하회하는 성적표를 받아들었지만 시장의 우려에도 과감히 악재에 맞섰다는 평가를 받는다.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과도한 메모리 재고의 소진을 위해 적극적 가격 인하로 수요 촉진을 시도했다. ASP(평균판매단가) 하락 폭이 큰 관계로 마진율의 급격한 훼손을 유발했다"고 했다.김 연구원은 또 "그동안 누적 재고에 대한 정책이 부재했던 것에 반해 전략적 조치가 이뤄졌다는 것이 고무적"이라며 "2023년 1분기 출시할 플래그십 스마트폰 효과와 네트워크사업부의 견조한 이익률, 모바일 패널 고객사의 회복과 신규 대형 패널의 적자 폭 감소 등의 효과로 전사 이익 감소분을 일부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증권가가 제시한 2022년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약 6조9000억원보다 2조6000억원 모자란 4조3000억원을 기록하며 시장에 충격을 줬다. 전년 동기 대비 69%나 감소했다. 2분기 연속 '어닝 쇼크'(실적 충격)다.2022년 연간 매출은 상반기 반도체 호황에 처음으로 300조원을 돌파했지만 수익성에 먹구름이 끼면서 제대로 조명을 받지 못했다.삼성전자는 주주들을 달래기 위해 이례적으로 설명자료를 냈다. 일반적으로 잠정 실적은 세부적인 사업부별 수치가 아닌 전사 차원의 매출과 영업이익만 간략히 보여준다. 확정 실적 발표일까지 시장과 투자자들의 혼선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다.삼성전자 측은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 등 대외환경 불확실성이 지속하는 가운데 메모리 사업 수요 부진과 스마트폰 판매 둔화로 실적이 크게 하락했다"고 분석했다.반도체 주력인 메모리 사업은 고금리 상황과 경기 침체 전망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고객사들이 긴축 재정 기조를 유지해 4분기 구매 수요가 예상보다 많이 감소했다. 이에 공급사들의 재고도 쌓여 가격 하락 폭이 크게 확대됐다.MX(모바일 경험)는 수요 약세로 스마트폰 판매가 줄었으며 가전 사업도 시장 수요 부진과 원가 부담으로 수익성이 악화했다.삼성전자는 오는 31일 확정 실적을 공개한다.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 등 증권가는 회사의 작년 4분기 반도체 영업이익을 9000억원 후반대에서 1조원 중반대 사이로 추정했다. 전 분기(5조1200억원)의 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이다.다만 메모리 설비 투자 축소 기대감에 더해 재고 정점 직전 분기부터 주가 반등이 나타났다는 점에서 올해 하반기에는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3'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기가 상당히 위축되고 불황이 지속되는 관계로 (실적 악화는) 예상하고 있었다"며 "일반인이 느끼는 것과 전문가가 느끼는 것에 차이는 있지만 하반기가 되면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조금 더 노력해서 의미 있는 숫자를 만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그러면서 반도체와 스마트폰을 잇는 새로운 먹거리로 로봇과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를 제시했다. 조만간 유의미한 결과물을 내놓고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로봇 개발업체 레인보우로보틱스에 59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한 부회장은 "신성장동력은 로봇이나 메타버스 등 이런 부분을 많이 보고 있다. 올해 안에 'EX1'이라는 버전으로 로봇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했다.또 대형 M&A(인수·합병) 추진 현황에 대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 록다운, 미·중 이슈 등으로 절차가 지연됐다"며 "보안 문제로 자세히 말하지 못하지만 잘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를 비롯해 배터리와 바이오 등 성장 사업이 투자 대상으로 거론된다.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한 해법도 도출했다. 한 부회장은 "확실히 문제점을 찾았다는 것이 성과"라며 "TV의 경우 중국은 나름대로 체계가 있어 현지 고객을 위한 UI(사용자 환경)를 만들어 작년 8월부터 신모델에 들어갔다"고 말했다.이어 한 부회장은 "위기에 대응하는 건 이미 체질화됐다"며 "기술 혁신으로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 본질에 충실해 불확실성이 높은 대외환경을 도전의 기회로 삼고 끊임없이 혁신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1.09 07:00
IT

'창사 이래 최대 위기' 카카오, 독점 규제·이용자 이탈 후폭풍도 역대급

카카오가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플랫폼의 기본 중 기본인 시스템 관리의 허점을 보이면서 브랜드 이미지가 수직으로 추락했다. 이용자들도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의 대체재를 찾고 나섰다. 단순 서비스 장애를 넘어 대통령까지 나서 시장 독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하필 국회 국정감사 기간에 사고가 터져 김범수 창업자가 2년 연속으로 증인대에 서게 됐다. 클라우드 신사업 차질 등 후폭풍도 거세다. 대통령도 '먹통 사태' 가세 윤석열 대통령은 17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서 지난 15일부터 3일째 이어지고 있는 '카카오 먹통' 사태와 관련해 "만약 독점이나 심한 과점 상태에서 시장이 왜곡되거나 더구나 이것이 국가 기반 인프라와 같은 정도를 이루고 있을 때는 국민의 이익을 위해 당연히 제도적으로 국가가 필요한 대응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카카오톡이 민간 기업이 운영하는 앱이지만 대부분의 국민이 사용하고 있어 국가 기반 통신 서비스나 마찬가지라고 강조한 것으로, 당국의 대응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 서비스 이용자의 이탈도 가속하고 있다. 이날 구글 앱마켓에서 네이버의 메신저 앱 '라인'이 인기 앱 1위에 올랐다. 카카오모빌리티 서비스를 대신하는 SK스퀘어 계열 티맵모빌리티의 내비게이션 '티맵'과 차량 호출 앱 '우티'가 나란히 2~3위를 기록했다. 4위는 네이버의 지도 서비스다. 최근 직장인 커뮤니티·명함 관리 앱 '리멤버'에는 카톡을 대체할 앱을 묻는 설문이 올라왔는데, 하루 만에 2000명 이상이 참여했다. 라인이 58%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텔레그램'(26%)과 '왓츠앱'(5%)이 뒤를 이었다. 카톡은 4700만명 이상의 월간 활성 이용자를 확보한 대표 메신저다. 올해 2분기 콘텐츠(게임·음악·스토리·미디어)를 제외한 카카오의 플랫폼 매출은 9307억원으로, 카톡 광고·비즈니스 채널·톡스토어·선물하기 등 톡비즈 비중이 49%에 달한다. 이용자가 대규모로 빠져나가면 실적 악화가 불가피한 구조다. 시장 우려가 주가에도 반영되자 카카오는 급히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카카오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카카오와 카카오 주요 종속회사의 매출 등 재무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되며, 우선적으로 서비스의 정상화 이후 카카오와 카카오 주요 종속회사 손실에 대한 배상 논의를 SK C&C 측과 진행할 계획이다"고 했다. 카카오는 판교와 안양 등 4곳에 데이터센터를 두고 있다. 메인 전산 시설을 위탁한 SK 판교캠퍼스에 약 3만2000대의 서버를 뒀는데, 화재 확산을 막기 위해 이례적으로 카카오 시스템 전체 전원을 내리면서 서비스 전환 작업에도 시일이 걸리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단순 스위치의 개념처럼 전원을 올린다고 해서 시스템이 짧은 시간 안에 복구되는 건 아니다. 전원을 살리는 데만 몇 시간이 소요된다"며 "이후 서비스를 일일이 살리는 작업도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일반적인 장애는 20분 안에 전환 작동 가능한 체계를 갖췄다. 장애 다음 날 새벽 카톡 메시지 수발신을 복구할 수 있었던 것도 다른 지역의 데이터센터로 트래픽을 넘겼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용자 이탈·집단소송·신사업 제동 과제 산적 이번에 피해를 본 카카오 서비스 이용자들의 집단소송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법무법인 엘케이비앤파트너스는 '카카오톡 화재 장애로 인한 손해배상' 네이버 카페를 열어 소송인단 모집을 알렸다. 카페를 개설한 신재연 변호사는 "화재의 원인이 어디에 있든 그러한 상황에 미리 대비하지 못한 카카오 측의 과실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양대 플랫폼 창업자들은 이번 사태로 2년 연속 국감 증인대에 설 전망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까지 증인 명단에 포함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이들을 오는 24일 종합 국감장에 불러 먹통 사태의 원인과 재발 방지 대책을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SK그룹 관계자는 "아직 출석 통지서가 오지 않아 확인해줄 내용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카카오가 야심 차게 추진 중인 클라우드 신사업에도 제동이 걸렸다. 회사는 4000억원을 투입해 경기도 안산에 하이퍼스케일(서버 10만대 이상)의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다. 2023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4년 착공 및 2026년 완공할 계획인 서울대 친환경 데이터센터는 연면적 13만2231㎡(약 4만평), 전력량 100MW에 달한다. IT 기업들을 상대로 데이터센터 자원 임대 등 클라우드 사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할 예정이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자사 시스템 관리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는 모습에 선뜻 믿고 맡길 수 있겠냐는 지적이 나온다. 카카오 관계자는 "(안산·서울대 데이터센터를) 당연히 메인 센터로 활용하고 나머지 공간에는 고객사를 받을 계획이었다"고 했다. 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2.10.18 07:00
금융·보험·재테크

'은행주'의 추락… 주가 '반전' 있을까

대표적인 금리상승 수혜주로 꼽히는 은행주가 무너지고 있다. 미국발 긴축 쇼크와 금융당국의 압박이 은행주의 하락을 부추기는 모양새다. 하락을 멈추지 못하는 은행주에 금융지주는 주주가치 제고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 가파른 금리상승은 신규 대출 확대를 방해하고, 이에 따른 실적 부진은 배당금 확대 축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고물가 속 경기불황이 본격화되면서 이를 대비해 은행은 쌓아야 할 대손충당금도 많아졌다. 금융권은 지난 3분기 실적에 주목한다. 주가 방향을 결정짓는 척도가 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락 또 하락' 금리 인상 수혜주 옛말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은행주는 전반적으로 하락하며 장을 마쳤다. 이날 가장 크게 떨어진 곳은 KB금융지주였다. 전일 대비 -2.70%(-1250원) 내리며 4만4650원으로 마감했다. 신한금융지주는 전일 대비 -2.20%(-800원) 하락해 3만4650원으로, 하나금융지주는 전일 대비 -2.60%(-1000원) 내려 3만6850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어 우리금융지주가 전일 대비 -2.60%(-300원) 떨어져 1만11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그야말로 추락하고 있는 카카오뱅크는 지난주 9% 넘게 빠지고 이날 역시 2.90%가 또 내려 1만7800원으로 마쳤다. 이날 갱신한 신저가는 1만7650원이었다. 기준금리 인상 덕을 보던 은행주는 연고점 대비 많게는 30%대 급락세를 보여왔다. KB금융은 -32.7%가 빠졌고, 우리금융 -32.1%, 하나금융 -30.3%, 신한금융 -20.2% 순으로 큰 하락세를 보였다. 보통 은행주들은 기준금리가 상승하면 대출금리도 동시에 올라 이자이익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금리 인상 수혜주로 꼽혀왔다. 하지만 최근 은행주는 기준금리 인상에도 금융당국의 이자이익 제한, 경기침체에 따른 금융리스크 등이 주가에 우호적으로 작용하기 힘든 것으로 분석됐다. 금융당국이 대손충당금 적립 및 예대마진차 관리 요구도 은행주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이런 주가 하락세에 은행은 주주 달래기에 분주해졌다. 가장 큰불이 난 곳은 역시 카카오뱅크다. 당장 지난 7일에도 유가증권시장서 폭락세를 보이자 카카오뱅크 경영진이 재빨리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 주주환원정책 검토 카드를 꺼내 들었다. 카카오뱅크는 자사 홈페이지에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가 ‘주주분께 드리는 글’이라는 투자자 레터를 게재했다. 윤 대표는 주가 하락에 대해 사과하고, “공시 규정상 구체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2022년 회계결산에 대한 주주총회 승인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법규상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 주주환원정책 실행을 적극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카카오뱅크는 김석 최고전략책임자, 안현철 최고연구개발책임자 등 12명의 임원이 지난 6일과 7일 이틀에 걸쳐 자사주 총 5만685주를 매입하며 주가 부양에 대한 의지를 행동으로 옮겼다. 카카오뱅크 임원들이 지난 7월부터 매입한 주식 수는 8만4370주에 달한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회사 성장에 대한 자신감과 책임경영에 대한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며 "견고한 실적을 기반으로 개인사업자뱅킹, 인증사업 등 다양한 신사업을 준비 중이며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KB금융과 신한금융도 주가 부양을 위해 쓸 수 있는 카드를 모두 꺼내 들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6일 이사회에서 3·4분기 보통주 1주당 400원을 배당하기로 의결했다. 또 1500억원(429만7994주)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기로 했다. 신한금융은 올해 들어 보통주 1주당 400원씩의 분기 배당을 하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이번 자사주 취득과 소각은 주주환원정책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KB금융도 연초부터 분기당 500원의 현금배당을 해오고 있다. 이달 말 열리는 이사회에서 분기 배당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주환원에 대한 노력은 인정하나, 투심을 돌릴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며 "주식시장의 큰 흐름에서 벗어나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3분기 '역대급 실적' …주가는 '글쎄' 은행의 역대급 실적은 3분기에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금융권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3분기 호실적이 은행 주가 부진의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 기대감이 나오지만, 시장은 영 부정적인 반응이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는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4조5598억원으로 11%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3분기에는 신한금융이 1조43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8% 증가하며 리딩금융그룹 자리를 탈환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KB금융은 실적 1조2723억원으로 2.0% 감소하며 1650억원 차이로 2위로 내려앉을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의 3분기 순이익은 98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 우리금융의 순이익은 8654억원으로 11.1%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또 한화투자증권은 4대 금융지주의 올 3분기 순이익 합계를 4조8353억원으로 전망했다. 이는 시장 기대치인 4조5589억원과 비교해 6% 이상 증가한 수치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지주를 둘러싼 업황은 제반 환경 악화에도 양호한 실적을 냈다"며 "실적 우려는 제한적이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올 3분기부터 금융그룹의 순익 성장폭이 둔화할 것이라는 데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다. 최근 몇 년간 이자 장사로 크게 몸집을 키워온 은행권이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인한 대출 성장 둔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리스크 등이 겹쳐지면서 성장에 빨간불이 켜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증권가는 2021년 3분기 4대 금융 순익은 전년 대비 14.7% 증가했지만, 올해는 전년 대비 증가율이 11%에 그치며 상승세가 완만해질 것으로 관측한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금융시장이 일시적으로라도 안정되고, 외국인들이 은행주를 순매수 전환하면서 지난주 은행주가 시장대비 초과상승세를 시현했지만 주 후반부터 다시 글로벌 금리가 재상승세를 보이는 등 불안정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시기적으로 연말 배당투자 시즌이 도래하고 신한지주의 자사주 매입·소각 이벤트 발생 등은 분명 우호적인 요인이지만 의미 있는 은행주 반등은 금융시장 안정이 선행되어야 한다"며 "과연 이번 주에도 외국인의 은행주 매수세가 지속될 지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인데,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 역시 "은행의 경상이익 성장은 다소 둔화할 전망이고, 금융시장 변동성 지속 등의 영향으로 비은행 및 비이자이익에 대한 기대감도 높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추세적으로 반등할 여지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2.10.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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