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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RE스타] 옷도 사비로 구입…김성령, ‘정숙한 세일즈’로 날개 달았다

“중년임에도 한계를 뛰어넘고 날개를 달았다.”김성령이 JTBC 토일드라마 ‘정숙한 세일즈’로 배우로서 한단계 도약했다는 평가를 이끌어 냈다. ‘정숙한 세일즈’에서 그간 세련된 분위기의 장점을 살리는 동시에, 입체성을 더해 드라마의 인기를 견인하면서다. 1967년생으로 50대 중반을 넘어 60대로 향하고 있지만 배우로서 스펙트럼을 넓혀가는 김성령에게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정숙한 세일즈’는 자체 최고 시청률을 갈아치우고 있다. 지난 12일 3.9%(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로 출발해 최근 회차인 6회는 자체 최고인 6.0%를 기록했다. 드라마는 성(性)이 금기시되던 시절인 1992년 한 시골마을에서 성인용품 방문 판매에 뛰어든 ‘방판(방문판매) 시스터즈’ 4인방의 자립, 성장, 우정에 관한 이야기를 담는다. 김성령을 포함해 김소연, 김선영, 이세희가 주연을 맡았다. 총 12부작 중 절반에 이른 ‘정숙한 세일즈’는 ‘성관계’를 입 밖으로 꺼내기 어려웠던 시절, 시대를 앞서간 여성들이 금기시된 ‘성’에 도전하며 겪는 솔직하고 거침없는 성장사를 그려 호평 받고 있다. 김성령은 극중 ‘방판 시스터즈’의 맏언니 오금희 역을 맡았다. 금희는 과거 부유한 환경에서 살아왔으나 일련의 사건으로 방판에 뛰어든 인물이다. 김성령은 앞서 출연 계기에 대해 “성인용품이라는 파격적인 소재가 궁금했다”고 밝혔는데, 이 같은 호기심은 금희라는 캐릭터에도 고스란히 묻어 있다. 금희는 대학 시절 영문학과 출신으로 지적이면서도 성에 대해 상대적으로 개방적인 캐릭터지만, 성 자체가 터부시되는 사회에서 성인용품을 판매하는 정숙(김소연)을 도우며 자신이 알지 못한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기 시작한다. 김성령은 일간스포츠에 “‘난 그렇게 꽉 막힌 사람이 아냐. 하지만 그 정도로 열린 사람도 아니야’라는 대사가 금희를 대변한다고 생각한다. 그 지점이 시청자들과 공감하는 포인트라고 여겼다”며 “금희를 통해 ‘성이 나쁜 게 아니야’라고 외치고 싶었다. ‘방판 시스터즈’, 그리고 이 작품이 우리의 전반적인 성 문화에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으면 하는 바람으로 연기했다”고 말했다. 금희는 방판 시스터즈 4인방 중 양반가 마님처럼 고고하고 우아한 분위기를 드러내면서도 시장에서 파는 어묵을 처음 맛본 뒤 신세계를 경험하는 장면 등을 통해 허당미는 물론, 사랑스러움을 자아내며 극의 유쾌한 분위기를 책임진다. 김성령은 “방판 멤버에 합류할 때 조심스러우면서도 민폐가 되지 않으려는 금희처럼, 연기를 할 때도 4인방의 호흡을 잘 살리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50대 중반에도 여전히 패션 아이콘으로 꼽히는 김성령은 ‘정숙한 세일즈’에서도 90년대를 풍미한 스타일을 세련되게 재소환해 여성 시청자들 사이에서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김성령은 작품을 위해 직접 옷과 액세서리 등을 연구하고, 구매했다는 전언이다. 6회에서는 뛰어난 스타일링과 함께 1992년 대한민국을 강타했던 영화 ‘원초적 본능’의 배우 샤론 스톤으로 변신해 그 시절을 살아간 시청자들에게는 향수를, 젊은 시청자들에게는 레트로의 일환으로 색다름을 자아내 캐릭터의 또 다른 매력을 배가시켰다. 김성령은 지난 1988년 미스코리아 진으로 연예계에 데뷔해 곧바로 ‘시대의 아이콘’으로 떠오르며 대중의 주목을 받고 이후 수십년간 배우로서 활발히 활동해왔다. 그동안 다수의 인기작에서 주조연을 넘나들었는데, 사실 연기력보다는 특유의 세련된 분위기와 이미지가 강조된 면이 없지 않다. 그러나 ‘정숙한 세일즈’에서는 매력 있는 연기로 신선한 소재와 캐릭터를 뛰어나게 소화하며 배우로서 활동 폭을 넓힐 발판을 만들었다는 평가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김성령은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 연기 생명을 더 늘릴 수 있음을 증명했다. 캐릭터 분석 등 자신이 무엇을 잘하는지 알고 있는 작품 선택인 동시에 새로운 도전을 보여준다”며 “OTT 등 플랫폼이 증가하면서 중년, 특히 중년 여성 배우들의 활동 영역도 넓어진 환경에서 김성령 배우의 앞으로 활약도 기대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4.10.29 05:46
예능

김구라, 아내 산후우울증 고백 “출산 후 말도 안 되는 걸로 공격”(‘아빠는 꽃중년’)

방송인 김구라가 산후 우울증을 겪은 아내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김구라는 지난 29일 방송된 채널A 예능 프로그램 ‘아빠는 꽃중년’에서 아내의 산후 우울증 증상을 언급했다. 김구라는 “아내가 출산 후 말도 안 되는 걸로 공격을 한 적이 있다”며 “호르몬의 변화가 있는데 병원을 가보는 게 어떻겠냐고 했다”고 말했다. 김구라는 이날 힘겹게 육아를 하는 이지훈-아야네 부부의 VCR을 본 뒤 “출산 후 여성들이 호르몬 변화로 어두울 때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아내가 출산 후 성격이 예민해져 병원에 가보라고 권유했다”며 “실제로 내 말이 맞았다. 산후우울증 증상이 약간 있었는데 병원 가서 상담을 받으며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고 덧붙였다.김구라는 지난 2020년 12살 연하 여성과 재혼했고, 이듬해 9월 득녀 소식을 전했다.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4.08.30 07:51
연예일반

개그맨 출신 권영찬 박사 유튜브 '권영찬TV', 4년 만에 누적 조회수 1억 8천뷰

개그맨 출신 상담심리학 교수인 권영찬 박사가 트롯을 소재로 유튜브에 개설한 개인 채널 '권영찬TV'가 누적조회수 1억 8000만 뷰를 돌파했다.권영찬 박사는 14일 이 같이 밝히며 “트롯 가수들의 성향은 다 다르고 인생 이야기도 다르지만, 다양한 면모를 보이면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4070 중년여성들의 팍팍한 마음에 소녀의 감성을 불러일으킨 것이 주요했다”고 설명했다.권영찬 박사는 최근 가누다베개와 공동구매를 진행해 완판을 이어 나가며 소상공인 지원 무료 방송과 함께 트롯을 중심으로 문화평론가로도 활동하며 채널 파워를 늘려가고 있다.권영찬 교수는 지난 2020년 ‘권영찬TV’를 론칭하고 ‘학부모를 위한 강연’, ‘영업사원을 위한 판매의 달인’, ‘중소기업&소상공인 돕기’ 등 다양한 방송을 진행했다.권영찬 박사는 2019년 12월 가수 영탁이 출연한 행사의 MC를 맡은 인연으로 2020년 영탁의 무대매너와 인성을 칭찬하는 방송을 했다. 이를 통해 영탁 팬들의 응원을 받은 권영찬 박사는 이후 ‘칭찬하는 방송’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임영웅과 영탁, 이찬원, 김호중, 장민호, 정동원과 김희재, 송가인의 음악을 분석하는 감성분석 방송을 진행하며 호응을 끌어냈다. 현재 ‘권영찬TV’ 구독자 수는 16만 2300명에 달한다.지난 2015년부터 연예인들의 인권 보호와 무료 상담을 진행하고 있는 권영찬 박사는 지난 2020년 한 안티카페로부터 공격받는 트바로티 김호중을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내고 안티카페 회원 6명의 처벌을 이끌어 냈다.권영찬 박사는 지난 10년간 상담코칭심리학과 교수로 활동했으며, 현재는 행복상담연구소 소장과 한국연예인자살예방협회 소장을 맡고 있다. 이와 함께 MBN ‘김명준의 뉴스파이터’와 함께 매일경제TV의 ‘권영찬 고종완 고! 살집’의 진행도 하고 있다.권영찬 박사는 또 권영찬닷컴의 대표를 맡아 아주대학교 김경일 심리학교수, 이호선 상담학교수, 유인경 작가, 이재용 전 아나운서, 개그맨 최형만, 황기순 등 40여명과 함께 강연도 진행하고 있다.김은구 기자 cowboy@edaily.co.kr 2024.03.14 18:17
영화

‘K’ 한국이 왜 싫어요? 외신이 묻고 ‘한국이 싫어서’가 답했다[28th BIFF]

K콘텐츠가 그렇게 각광을 받고, 이를 본 전 세계 사람들이 한국의 빛나는 발전과 문화를 체감하고 있는데 도대체 왜 ‘헬조선’이라는 밈이 생기고, 젊은이들은 한국을 탈출하고 싶어할까.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는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한국이 싫어서’ 기자회견이 진행됐다.‘한국이 싫어서’는 20대 후반에 이른 계나(고아성)가 의미 없이 반복되는 일상에서 쌓이는 피로와 무력감을 느끼다 모든 걸 뒤로 하고 새로운 삶의 전환을 찾아서 뉴질랜드로 떠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2015년 출간된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2015년 한국에선 어떤 일이 있었을까. 2014년 일어난 세월호 참사의 아픔이 여전히 사회 전반을 휘감고 있었고, 강남역 살인사건으로 인해 여성 혐오 범죄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커졌다. 사회 곳곳에서 미투(‘나도 당했다’는 뜻의 영어 표현으로 여성들이 그간 침묵해온 성범죄 피해가 있었음을 고백하는 것) 운동이 일어났다. 시대는 급변했다.‘한국이 싫어서’를 연출한 장건재 감독 역시 그 시절 청춘을 보냈다. 그는 “당시 나는 20대 후반도 아니었고 여성도 아니었지만, 내가 선 자리에서 보는 한국 사회의 풍경이 있었다. 한국 사회에 대한 불만이 있었고, ‘우리가 계속 이렇게 살아가도 되나’, ‘한국의 미래가 정말 괜찮을까’ 하는 걱정도 들었다. 그래서 책의 제목이 다소 선언적이지만 영화로 도전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한국이 싫어서’는 2016년도에 부산영화제 아시아프로젝트마켓에서 처음 시작을 알렸다. 당시만 해도 ‘왜 이 소설을 영화화하고 싶으냐’는 질문이 많았다. 그 후로 한국사회가 급변하면서 대부분의 한국 청년들이 ‘한국이 싫어서’ 속 계나와 비슷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는 걸 이제는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출연한 배우이자 역시 청춘을 보내고 있는 김우겸은 “‘한국이 싫어서’에는 여러 인물군상이 나온다. 각각의 인물들이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한 마디씩 해주더라”며 “그 대사를 내 입으로 하고 싶다는 마음이 크게 들었다”고 고백했다.영화에는 ‘헬조선’이라는 표현도 직접적으로 등장한다. 밖에서 한국 사회를 바라보는 외신 기자들은 이 표현에 공감할 수 있었을까. 왜 이렇게 한국이 빛나는 시기에 이런 영화를 만들었는지, 또한 부산국제영화제는 왜 이 작품을 개막작으로 선정했는지에 대한 질문이 여지없이 나왔다.장건재 감독은 “각각의 위치에서 느끼는 한국 사회의 피로감이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이 영화를 통해 어떤 메시지를 던지겠다는 것보단 이런 의견들이 있다는 것도 전달하고 싶었던 거다. 판단은 관객 여러분이 하실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그러면서 “나 역시 이 영화를 7~8년 동안 준비하며 청년에서 중년이 됐다. 영화를 시작할 때만 해도 당사자성이 있었는데, 지금은 조금 다른 질문을 하게 되더라”면서 “청년기를 겪으면서 ‘한국 사회가 젊은 사람들이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기반을 잘 만들어가고 있는가’, ‘그런 기회가 공정하게 돌아가고 있는가’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고, 그런 것들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남동철 프로그래머는 “‘한국이 싫어서’가 화제가 되니 인도네시아에서는 ‘인도네시아가 싫어서’가 나오고 필리핀에선 ‘필리핀이 싫어서’가 나오더라”며 “디테일한 부분은 각기 다르겠지만 이 나라를 탈출해서 뭔가 다른 걸 해보고 싶다는 마음은 세계 어떤 청년에게나 있지 않을까 싶다”며 개막작 선정 이유를 공개했다.개막작 ‘한국이 싫어서’ 기자회견으로 문을 연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3일까지 부산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진행된다.부산=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10.04 17:47
연예일반

[IS한가위] 추석에 ‘몰아보기’는 이 작품으로…‘형사록’→‘잔혹한 인턴’ OTT 다 모았다!

9월 28일부터 10월 3일까지 총 6일이나 이어지는 올해 추석 연휴. 가족들과 친척들이 한자리에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하지만, 그동안 바빠서 보지 못했던 ‘몰아보기’를 제대로 만끽할 수 있는 날이기도 하다. 유난히 긴 이번 추석 연휴에 한꺼번에 몰아볼 수 있는 OTT 작품들을 꼽았다. ◇ 디즈니+ ‘형사록’지난해 10월 ‘웰메이드 형사물’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디즈니+ ‘형사록’이 7월 시즌2로 돌아왔다. ‘형사록’은 한 통의 전화와 함께 동료를 죽인 살인 용의자가 된 형사 택록(이성민)이 정체불명의 협박범 ‘친구’를 잡기 위해 자신의 과거를 쫓는 미스터리 수사극. 시즌1에서는 국진한(진구)인 줄 알았던 ‘친구’의 정체가 알고보니 개인이 아닌 다수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끝이 났다. 시즌2에서는 ‘친구’라는 조직의 배후를 쫓기 위한 택록의 마지막 반격이 시작된다. ‘형사록’은 오로지 택록의 시점에서 사건이 전개된다는 점에서 타 장르물과 차별점을 둔다. 베테랑 강력계 형사이지만 인간 냄새가 물씬 나는 택록의 삶을 사건과 연결지으며 휴머니즘을 강조한다. 그렇다고 ‘형사록’이 지루한 드라마는 아니다. 이성민이 소화하지 못하는 액션을 경수진(이성아), 이학주(손경찬)가 도맡는다. 여기에 시즌2에서 회차를 거듭할수록 드러나는 충격적 악의 실체, 폭발할 듯 커지는 스케일에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다. 특히 ‘형사록’ 중심에서 100% 끌고 가는 이성민의 명연기가 압권이다. 명불허전 배우들의 호연, 긴장감 넘치는 장르물에 빠지고 싶다면 디즈니+에서 ‘형사록’을 검색하면 된다. ◇ 티빙 ‘잔혹한 인턴’경력단절녀의 재취업. 지극히 현실적 소재를 다룬 작품 ‘잔혹한 인턴’이 지난 8월 티빙을 통해 공개됐다. ‘잔혹한 인턴’은 7년 만에 인턴으로 컴백한 고해라(라미란)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과거 유능한 MD였던 고해라는 7년의 경력 단절 기간을 거쳐 40대 중반의 나이에 취업에 도전한다. 나이 때문에 탈락을 반복한 고해라는 가까스로 마켓하우스 인턴으로 들어가게 되지만, 전 회사 동기이자 마켓하우스 실장 최지원에게 “출산·육아휴직을 사용하려는 여직원들을 자진 퇴사하게 하라”는 미션을 받는다. 그 대가는 과장직으로 가는 ‘초고속 승진’. 고해라는 최지원의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애쓰지만, 결국 죄책감을 느끼며 마켓하우스에서 홀로 살아가게 될 방법을 터득한다. 유쾌한 오피스물처럼 보이는 ‘잔혹한 인턴’은 경력 단절 여성들의 현실을 정확하게 꼬집는다. 눈치만 보게 되는 휴직계, 불가능해 보이는 재취업, 아이들과의 갈등 등을 담백하게 다루며 공감대를 형성한다. 하지만 무거운 주제에도 곳곳에 웃음을 유발하는 장치를 심어두면서 진입장벽을 낮췄다. 여기에 직장인들의 애환, 워킹맘의 고충, 고해라와 남편 공수표(이종혁)의 웃픈 부부케미 등 삶의 소소한 장면들을 담아내 친근함을 유발한다. 무엇보다 라미란 특유의 코믹연기와 몰입감 100%의 생활 연기가 ‘잔혹한 인턴’의 맛을 제대로 살린다. 마치 내 얘기같은 리얼 드라마를 보고 싶다면 티빙에서 ‘잔혹한 인턴’을 강추한다. ◇ 웨이브 ‘위기의 X’권고사직, 벼락 거지, 신체 노화까지. 3단계의 폭격이 한꺼번에 닥쳐온다면 어떻게 될까. ‘위기의 X’는 2020년 출간된 ‘A저씨’의 에세이 ‘아재니까 아프다’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로 지난해 9월 공개됐다. 명문대 출신, 대기업 최연소 차장까지. 엘리트 코스만 밟으며 자기 잘난 맛에 살던 평범한 40대 남성인 A저씨(권상우)는 어느날 희망퇴직을 하게 되며 산전수전을 다 겪는다. 주식으로 돈을 몽땅 날리고, 집값은 폭락하고, 극심한 스트레스에 탈모까지 찾아오면서 인생 내리막길을 걷게 된다. 하지만 다시 일어설 방법은 있는 법. A저씨는 스타트업 ‘루시도’에 입사하며 인생 2막을 열게 된다. 원작이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중년 아저씨의 삶을 디테일하게 써내려갔다면, ‘위기의 X’는 과장된 웃음과 극적 반전 등 드라마적 요소를 가미했다. 유쾌함과 더불어 현시대의 키워드를 생생하게 담아내면서 전 세대가 공감하며 웃고, 울 수 있는 이야기들을 다뤘다. 극의 중심을 지탱하는 ‘A저씨’ 역할은 배우 권상우가 맡았다. 한때 대한민국 대표 청춘스타였던 권상우가 이제는 떴다 하면 웃음이 절로 나는 ‘코믹 배우’의 면모를 제대로 선보인다. 주식에 돈을 잃고 절규하는 지질함, 면접관 앞에서 능청스럽게 노래를 하는 모습까지 극강의 자연스러움이 드러난다. 감초 역할을 제대로 하는 배우 성동일, 진기주, 신현수, 이이경 또한 권상우와 완벽한 케미를 선보이며 ‘위기의 X’ 속 볼거리를 풍성하게 해준다. 올 추석, 삶은 고달프지만 그 안에서 웃음을 되찾고 다시 긍정적인 생각을 채우고 싶다면 웨이브에서 ‘위기의 X’를 찾길 권한다.권혜미 기자 emily00a@edaily.co.kr 2023.09.28 06:30
영화

파격 변신 송혜교, 액션도 된 전도연.. 영화계 女風 하반기까지 [상반기 결산] ③

2023년 상반기에는 유독 여배우들의 활약이 빛났다. 여성 중심의 작품이 콘텐츠 시장을 이끌어가면서 스타성에 연기력까지 갖춘 여배우들이 주목받았다. 이는 과거 특정 역할에만 갇혀 있던 여배우들의 한계가 깨졌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들이 출연한 작품 역시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인기를 끌면서 K콘텐츠의 저변을 넓히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공감’과 ‘도전’으로 틀을 깨다올 상반기 영화와 OTT 등을 통해 주목받은 여배우를 꼽자면 송혜교, 김희애, 문소리, 전도연, 김현주 등이 있다. 이들의 활약은 두 가지 키워드로 나눌 수 있다. 바로 ‘공감’과 ‘도전’이다. 기존의 틀을 깨고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먼저 송혜교, 김희애, 문소리가 ‘공감’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올 초 ‘더 글로리’ 열풍은 한국을 넘어 전세계에 불었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3월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더 글로리’는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학교폭력에 관한 화두를 던지며 경각심을 일게 했고 “멋지다 연진아” 등 각종 대사를 유행시키며 신드롬급 인기를 누렸다.그 중심에는 단연 송혜교가 있었다. 송혜교는 학교폭력 피해자 문동은으로 분해 가해자들에게 통쾌함을 선사했고, 이를 통해 학폭 문제를 환기시키는 등 선한 영향력을 끼쳤다. 그 결과 송혜교는 백상예술대상 TV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거머쥐기도 했다. 김희애와 문소리는 ‘퀸메이커’를 통해 숙련된 연기 내공을 보여줬다. 두 사람은 각각 데뷔 40주년, 24주년을 맞은 베테랑들이다. ‘퀸메이커’는 남배우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정치물에 김희애, 문소리가 타이틀롤을 맡으며 일찌감치 기대작으로 꼽혔다.4월 14일 ‘퀸메이커‘가 공개된 후에도 반응은 뜨거웠다. 두 사람이 그려낸 워맨스에 시청자들은 환호했고 응원과 박수를 보냈다. 정치판 이야기뿐 아니라 공분을 일으켰던 각종 사회 문제와 정치 현실을 재연하며 몰입도를 높였다.전도연과 김현주는 화려한 액션에 ‘도전’하며 저력을 보여줬다. 전도연은 지난 3월 31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을 통해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증명해냈다. 전도연이 맡은 역할은 킬러 길복순. 킬러 세계에선 이름을 떨칠 만큼 유명인이지만, 딸에겐 정체를 숨기며 살아가는 반전 매력의 소유자다. “사람 죽이는 건 심플해. 애 키우는 거에 비하면”이라는 대사를 뱉을 정도로 거리낌 없이 사람을 죽이지만 딸 앞에선 약해지고 마는 엄마의 모습을 자유자재로 그려냈다. 역시 전도연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대한민국 대표 배우로서 입지를 견고히 다졌다. 김현주 역시 넷플릭스 영화 ‘정이’에서 전투 로봇 윤정이로 분해 고강도 액션을 소화, 진가를 발휘했다. 자연스러운 CG와 배우들의 호연으로 한국 SF 영화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을 받았다.이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도 존재한다. 넷플릭스 비영어권 영화와 TV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는 것. 이는 해외에서도 작품성과 연기력, 화제성을 인정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의미한 기록이 아닐 수 없다.◇여성 서사 담은 K콘텐츠, 의미 있는 변화“주로 남성 배우들이 나오는 작품이 많아서 남장을 하고 나오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어요. 이번에 여성 서사를 중심으로 다룬 작품에 참여할 수 있어서 감사하고 행복해요.”김희애가 지난 4월 개최된 ‘퀸메이커’ 제작발표회에서 한 말이다. 지금이야 여성 서사 작품이 꾸준히 등장하고 있지만, 불과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쉽게 찾아볼 수 없었다. 그 시절 여배우들은 백마 탄 왕자님과 사랑에 빠지거나, 엉뚱하거나, 청순한 이미지로 그려지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다. 경제 활동을 하는 여성들의 지위가 높아졌고 육아와 일을 병행하며 워킹맘으로 살아가는 이들도 증가했다. 이는 곧 시청자들의 눈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남주인공에게 구원받는 캔디형 캐릭터가 아닌 주체적인 삶을 그려내는 여성 캐릭터를 원하기 시작했다. 창작자들은 시청자들이 원하는 이야기를 만들어내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현재 유통되고 있는 콘텐츠는 지금 우리 사회가 어느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여배우들이 다양한 캐릭터로 대중과 만나고 있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다. 이들은 시청자들이 보고 싶어 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며 “익숙함과 새로움을 여배우들이 잘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조성경 드라마 평론가도 “남자 배우들이 규모가 더 큰 작품으로 빠져나가기 시작했다”며 “다양한 작품들의 만들어지다보니 연기력 좋고 인지도 높은 여배우들을 중심으로 제작되는 추세”라고 부연했다.한 방송 관계자는 여풍이 더 거세질 거라고 내다봤다. 관계자는 “올 상반기뿐만 아니라 몇 년 전부터 여성 중심의 작품이 많이 제작되기 시작했다. 올해는 송혜교, 김희애, 문소리 등 대중에게 익숙한 배우들이 많이 나왔는데 연기까지 잘 해내지 않았나. 익숙하면서도 연기력이 증명된 여배우들이 좋은 작품을 만나 시너지가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반기에도 여배우들의 활약은 계속될 전망이다. 오는 7월 극장가에 김혜수, 염정아 주연의 영화 ‘밀수’를 비롯해 대작들이 밀려온다. 김혜수는 최근 ‘밀수’ 제작보고회에서 “여성 중심의 서사고 함께할 배우는 염정아라고 들었을 때 환호했다”고 말했다. 중년 여배우들이 투톱 주연을 맡은 200억대 한국 블록버스터는 ‘밀수’가 처음이다. 최고의 여배우들을 한 작품에서 만나볼 수 있게 된 건 시대의 흐름이 불러온 긍정적인 변화다. 상반기를 넘어 앞으로도 계속될 여배우들의 활약에 기대가 쏠린다.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3.06.29 06:00
뮤직

[석광인의 성인가요]50대 중년의 파격 걸그룹 타임머신을 아시나요

성인가요계에서는 가요계의 꽃으로 불리는 걸그룹들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트롯 걸그룹 삼순이를 비롯해 트리오 팡팡스타, 4인조 레이디돌 등이 창작곡을 발표하고 활동을 펼쳤지만 ‘손들어 꼼짝마’를 부른 삼순이 외에는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해체되고 말았다.멤버들의 불협화음과 3년이 넘는 코로나19 팬데믹 등도 해체 이유로 꼽을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방송 출연 등 미디어 노출이 어려운 성인가요계의 열악한 환경이 그룹을 만들기도 어렵고 활동을 펼치기도 어렵게 만들었다.이런 성인가요계에 굉장히 파격적인 걸그룹이 나타났다. 활기찬 댄스 뮤직 ‘흔들어’(태성 작사·작곡)를 발표하며 데뷔한 트리오 타임머신이 그 주인공이다.공주 우주 진주 세 여성이 결성한 타임머신은 멤버 전원이 50대다. 세 사람 모두 솔로 가수로 활동한 경력을 지니고 있다.50대 여성들이 조직한 그룹을 걸그룹으로 불러도 될까? 하긴 소녀시대도 이제는 멤버 전원이 30대 아닌가. 본인들이 걸그룹이라고 주장하는데 말릴 이유는 없을 터다.“‘미스트롯’ 때문에 행사장에서 젊은 가수들만 불러요. 코로나19가 풀려도 우리 중년 가수들을 부르는 곳은 아무 데도 없어요. 그래서 걸그룹이라면 불러 줄 것이라는 믿음으로 타임머신을 조직했어요.”리더 진주의 설명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도 세상에는 근심 걱정이 가득한데 힘 넘치는 음악과 안무로 국민에게 힘을 주자는 생각으로 ‘흔들어’를 녹음하고 안무를 만들었다.세 멤버 모두 나름대로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고 있어 옷을 똑같이 맞춰 입고 선글라스를 써보기로 했다. 그 모습에 사람들이 자매 그룹이나 젊은 여성들로 생각을 했다. 첫 행사무대에 올라 씩씩하게 흔들며 춤을 추다 보니 아이들이 따라 춤추고 남녀노소 모두 다 좋아했단다.‘흔들어’는 타임머신을 소개하는 팡파르와 함께 작곡가 태성의 힘찬 구호와 같은 랩으로 시작된다. “우리 함께 모두 모여 스트레스 풀자 풀어/진주 공주 우주 흔들 흔들어!”공주가 “즐거운 세상 행복한 세상/우리 모두 함께 만들어가요/즐거운 세상 행복한 세상/우리 모두 함께 함께 만들어가요”라고 신나게 노래를 시작한다. 이어서 리더 진주가 고음으로 “오늘 하루 단 하루만 머리 어깨 허리 모두 흔들 흔들어/오늘 하루 행복하게 타임머신 우리들과 즐겨봅시다”라고 신나게 외치듯 노래한다.세 번째로 우주가 “아빠 엄마 할머니 할아버지 누나 삼촌”이라고 이어받으면서 셋이 동시에 “함께 에브리바디 라라 랄라라라~”라고 외치면서 관객들을 춤의 도가니에 빠지자고 유혹한다. 수채화 화가로 2017년 대한민국 종합미술대전 장려상을 받았다는 공주의 본명은 이남옥. 초등학교 시절부터 그림을 잘 그려 취미로 그림을 그리다가 2011년 경향미술대전에 입선한 이후 2016년에는 전국문화예술제에서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인터넷 카페에 자신이 부른 노래 동영상을 올렸는데 작곡가 오해균 선생과 연결돼 2010년 ‘여강은 알고 있다’(오해균 작사·작곡)를 발표하며 트롯가수로 데뷔했다. 2022년 ‘이름 없는 농군이 되어’(오해균 작사·작곡)를 발표하고 활동을 펼치다가 타임머신의 멤버가 됐다.소헌황후 선발대회에서 장려상을 받은 미녀 우주는 1992년 KBS1 ‘전국노래자랑’(여주편)에 나가 나미의 ‘영원한 친구’를 불러 우수상을 수상했다. 입상은 못했지만 그해 연말 결선에 나간 실력파로 본명은 간옥현이다.오랫동안 노래를 잊고 살다가 가수를 모집한다는 광고신문 ‘교차로’에 실린 엔터회사 광고를 보고 찾아가 김추자의 ‘무인도’ 등을 부르고 오디션에 합격했다. 이후 고구마축제, 도자기축제, 쌀축제 등에 나가 노래를 부르며 높은 인기를 누렸다.남성 멤버 세 사람과 함께 ‘큰가방’이라는 혼성 그룹을 조직해 활동을 펼치며 남부럽지 않은 인기를 누렸으나 남성 멤버 한 사람의 성대결절로 인해 해체됐다. 2019년 옥현이라는 예명으로 ‘딩가딩가’(정원수 작사·작곡)를 발표했다.리더 진주는 일본을 오가며 사업을 하다가 봉사단체의 행사에 참여해 노래를 부르면서 가수 활동을 시작했다. 본명은 김수아. 2017년 수아라는 예명으로 ‘그리움 별이 되어’(우주명 작사·작곡)를 발표했다. 이후 ‘놀아봅시다’라는 그룹으로 활동하다 2022년 김수아라는 본명으로 애절한 창법의 ‘사랑아 어딜 가니’(김수아 국상현 작사·국상현 작곡)를 발표했다. 예술단체 찾아가는 소리울을 이끌면서 각종 봉사활동을 펼쳐왔다.석광인 대기자전 스포츠조선 연예부장전 예당미디어 대표현 차트코리아 편집인 2023.06.14 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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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엄마’, 흥행할 수 밖에 이유 3가지 ②

“이번 한번만 나쁜 엄마가 될게” 자식을 위해 한번쯤은 독해지고 나빠질 수 밖에 없는 게 부모의 마음 아닐까. JTBC ‘나쁜엄마’는 초반 낮은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시청자들의 호평 속에서 꾸준히 시청률이 상승하면서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나쁜엄마’가 흥행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짚어봤다. ◇ 자칫 진부한 서사, 유쾌함과 뭉클함 잘 섞어내 ‘나쁜엄마’는 자칫 무겁고 뻔할 수 있는 서사를 감동적이고 유쾌하게 풀어냈다. 극 중 라미란은 돼지농장을 꾸리던 남편이 자살로 위장된 채 살해 당하자 홀로 억척스럽게 농장을 운영하면서 아들 강호(이도현)를 키워낸다. 그렇게 강호는 검사가 되지만 엄마의 바람과는 달리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우벽그룹 회장이 된 송우벽(최무성)의 밑으로 들어가 불법적인 악행을 저지른다. 순조롭게 아버지의 복수를 진행하던 강호는 검찰 출신 의원 오태수의(정웅인)의 계략에 의해 교통사고를 당하게 되면서 하반신 장애와 기억상실을 겪게 된다. 엎친데 덮친격 라미란 본인은 위암말기로 시한부 선고를 받고 애지중지 운영하던 돼지농장에도 불이 난다.이렇듯 ‘나쁜엄마’에서 라미란의 삶은 비극에 가까워 보인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마냥 ‘나쁜엄마’를 무겁게만 보지 않았다. ‘나쁜엄마’ 연출을 맡은 심나연 감독도 “꼭 엄마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살아가는 삶의 이야기가 묻어난다. 슬픈 순간들 속에서도 즐거울 때가 있다. 무겁지만은 않고 편안히 보실 수 있는 드라마”라고 설명했다.심 감독의 말처럼 정씨(강말금), 이장(김원해), 청년회장(장원영) 등 감초 같은 역할을 하는 ‘조우리 마을’ 주민들이 극중에 잘 녹아들면서 무거웠던 서사에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면서 시청자들에게 감동과 재미를 안겼다. 여기에 스스로 나쁜 엄마가 되기를 자처한 라미란을 마냥 비난 받을 수 없게 그리면서 공감대를 높였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나쁜엄마’는 흔하게 볼 수 있는 스토리에 오늘날의 시대정신과 문제를 담아서 리뉴얼을 시켰다”며 “‘나쁜 엄마’가 진짜 사랑받은 이유는 나쁜 엄마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연대의 대상으로 품을 수 있게 한 연출력”이라고 호평했다.◇ 중년 여성의 주인공 공감 포인트 지난 4일 화제 속에 종영한 JTBC 드라마 ‘닥터 차정숙’과 ‘나쁜 엄마’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중년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는 점이다.‘닥터 차정숙’은 의대 졸업 후 20년 넘게 가정주부로 살던 차정숙(엄정화)이 생사의 고비에서 살아난 후 가정의학과 레지던트 1년 차로 복귀해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정숙이 충분히 좌절할 만한 상황 속에서도 아랑곳하지 않고 꿈을 위해 다시 일어서는 모습을 그려내 중년여성들의 과몰입을 유발하며 희망의 메시지를 던졌다. ‘나쁜엄마’도 마찬가지다. 가난을 되물림 하지 않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나쁜 엄마가 되기를 자처한 라미란이 이도현을 호되게 혼내고 뒤에서 몰래 눈물을 흘리는 장면, 이도현이 남긴 밥으로 대충 끼니를 때우거나, 자신이 아픈 사실을 숨기는 등 자식을 둔 중년의 여성이라면 누구라도 공감할 법한 이야기로 눈물버튼을 자극했다.JTBC는 지난해 11월, ‘닥터 차정숙’ ‘나쁜엄마’ 등이 포함된 2023년 드라마 라인업을 공개하면서 대중성을 강조했다. 두 드라마는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유쾌하게 풀어내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라미란X이도현의 호연 좋은 드라마가 있기 전에 좋은 배우가 있다. ‘나쁜엄마’에서 가슴 아프면서도 절절한 모자관계를 보여준 라미란과 이도현의 연기 합은 빛을 발했다. 라미란에게 ‘엄마’ 역할은 처음이 아니다. ‘응답하라 1988’에서는 정환(류준열)의 엄마로 화끈한 여장부 같은 모습을 보여주었고, ‘막대 먹은 영자씨’에서는 사춘기 아들을 둔 엄마를 연기한 바 있다. 그간 수많은 엄마를 연기해왔던 라미란은 이번 작품과 차별점에 대해 “특별한게 없다. 자식을 사랑하는 엄마의 마음은 모두 같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실제 20살이 된 아들을 두기도 한 라미란은 노련한 엄마 연기로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샀다.극 중 라미란의 아들 이도현의 연기도 단연 백미다. 이도현은 넷플릭스 인기작품 ‘더 글로리’에서 트라우마를 가진 의사 주여정으로 대중에게 눈도장을찍었다. 그랬던 그가 이번에 ‘나쁜 엄마’에서 냉철한 검사에서 불의의 사고로 7살 어린아이의 지능을 가지게 된 최강호로 완벽 변신했다.그는 제작발표회 당시 냉혈 검사와 해맑은 아이의 극적 변화를 오가는 것이 쉽지 않다고 털어 놓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이도현은 라미란과 상의를 하며 연기합을 맞춰갔고, 심지어 평상시에 연기 몰입을 할 수 있도록 라미란을 ‘누나’가 아닌 ‘어머니’로 불렀다고 전했다. 무겁지만 결코 무겁게만 그리지 않은 서사와 배우들의 연기합이 빛난 ‘나쁜엄마’가 세상을 향해 던진 마지막 메시지는 “결코 나쁜엄마는 없고, 나쁜 상황만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 메시지가 시청자들의 큰 공감을 샀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나쁜엄마는 사회에 존재하는 거대한 악 속에서 나쁘게 변할 수 밖에 없었던 부모의 서사를 고급스럽게 표현했다”며 “강호가 몸이 약해지면서 가족과 주변 사람에 대한 ‘연대’의 중요성을 알게되는 등 긍정적인 메시지를 주는 동시에 사회적 악에 대해 묵직한 한방을 던지는 드라마”라고 설명했다.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3.06.0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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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포커스] 엄정화·라미란·김희애·전도연..4050 여배우들의 눈부신 활약

“‘일타 스캔들’을 하면서 로코(로맨틱 코미디) 여배우에 대한 선입견을 적나라하게 느꼈어요. 아직도 여자 나이를 따지면서 잣대를 들이대는 세상이구나 싶었죠. 오히려 저보다 사람들이 더 나이에 대해 민감하게 생각하는 게 아닌가 싶어요.”배우 전도연이 지난 3월 인기리에 종영한 tvN 드라마 ‘일타 스캔들’ 인터뷰에서 남긴 말이다. 씁쓸한 말이기도 하지만 이는 대한민국 50대 여배우의 현실을 꼬집는 대목이기도 하다. 1980~90년대 데뷔한 여배우들은 전성기를 맞은 후 자연스럽게 나이가 들게 되면서 누군가의 엄마로 또는 누군가의 아내로 작품에서 소비되는 경우가 허다했다.하지만 최근 TV드라마 주 시청자층이 50대로 옮겨가면서 방송가도 그 흐름에 맞게 변화하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50대 여배우들이 활약이 안방극장에 훈풍을 일으키고 있다. 여배우들 나이에 대한 선입견이 옅어지고 K콘텐츠의 제작이 활발해지면서 맡을 수 있는 역할이 다양해지고 있는 것. 이런 현상은 방송계를 넘어 OTT, 영화계까지 넓게 번지고 있다. ◇ 50대 여배우 안방극장 꽉 잡았다엄정화는 JTBC 토일드라마 ‘닥터 차정숙’을 통해 또 한 번 전성기를 맞고 있다. 14일 방송된 10회 시청률은 18%(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해 20%를 목전에 뒀다. 엄정화는 그간 쌓아온 연기 내공으로 ‘닥터 차정숙’에서 응원과 공감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김희애도 넷플릭스 시리즈 ‘퀸메이커’를 통해 저력을 발휘했다. 특히 문소리와 함께 남자 배우의 전유물이라 여겨졌던 정치물을 훌륭히 소화해내며 40년차 배우의 저력을 드러냈다. 김희애는 지난 2020년 JTBC ‘부부의 세계’에서 시청률 28.4%를 기록하며 JTBC 역대 드라마 시청률 1위를 기록했던 터. 3년 만의 작품임에도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호평을 받았다. 전도연, 김서형 역시 마찬가지다. 올해로 50살이 된 전도연이 로코에 도전한다고 했을 때, 사람들의 반응은 기대와 우려로 나뉘었다. 하지만 전도연의 능력은 언제나처럼 상상 이상이었다. 우려를 깨부수고 4%대에서 시작한 ‘일타 스캔들’ 시청률을 17%까지 끌어올리는 데 커다란 몫을 했다. 전도연은 뒤이어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에서는 전설적인 킬러 역을 맡아 데뷔 이래 처음으로 강도 높은 액션을 소화, 또 한 번 왜 전도연인지를 입증했다. 김서형은 ENA ‘종이달’에서 숨 막히는 일상을 살다가 은행 VIP 고객들의 돈을 횡령하면서 돌이킬 수 없는 순간을 맞이한 유이화 역을 맡아 호평을 샀다. 49살인 라미란은 JTBC 드라마 ‘나쁜엄마’에서 아들을 향한 애틋한 모성애를 그려내며 매회 진한 감정 연기를 선보이며 작품의 인기를 앞에서 이끌고 있다.◇ ‘여성 서사’ 급증 이유는?중년 여배우들의 활약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데 대해 공희정 드라마 평론가는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늘었다. 유리천장은 아직도 존재하지만, 지금의 여성들은 활동량이 늘고 각자의 영역에서 자기 몫을 훌륭히 수행하고 있다”면서 “여성 서사가 부각되는 건 이런 사회적 분위기상 당연한 수순”이라고 말했다. 또한 엄정화, 김희애, 전도연 등 50대 여배우들이 훌륭한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시청자들도 이들의 연기를 보면서 동질감을 느끼게 된다는 게 공 평론가의 설명이다. 대다수 K콘텐츠가 남성 중심 서사 작품들이었던 만큼, 소재의 한계가 다가오자 여성들의 서사에 눈을 돌리게 된 것도 이유 중 하나다. 공 평론가는 “과거엔 대부분이 남성 중심의 서사들이 많았다. 소재의 빈곤이 오다 보니 ‘여자들의 이야기도 있네?’라는 전환점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이 같은 변화는 같은 상황을 여자의 시선과 남자의 시선에서 바라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새로운 시선으로 보다 보니 드라마가 새롭게 보여질 수가 있다”고 설명했다.미디어의 중심축이 달라지고 플랫폼이 다양해지면서 각 플랫폼마다 시청자층이 달라진 것도 이런 변화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TV드라마와 OTT, SNS 등 플랫폼이 다양해지면서 각 플랫폼에 맞는 이야기가 준비되면서 여배우들의 더 많은 기회가 생겼다는 것. 조성경 드라마 평론가는 “플랫폼이 늘어나고 다양해지면서 제작 편수가 많아지다 보니 연기력 좋고 인지도 높은 여배우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이야기들이 제작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경제 활동의 주축이 40, 50대로 이동하면서 드라마가 그런 현상을 반영하는 것이란 분석도 있다. 현실적인 4050세대의 이야기를 반영하려다보니 자연스럽게 그 또래 여배우들이 중심이 되는 콘텐츠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X세대가 대중의 주축으로서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사회 현상이 반영된 것”이라며 “50대 여배우들은 그런 점에서 시청자들이 보고 싶어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평했다. 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3.05.19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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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글로리’→‘퀸메이커’ 여성 연대 서사, 안방극장 흔들다①

‘더 글로리’에 이어 ‘퀸메이커’도 터졌다. 여성들의 연대가 바탕이 된 드라마들이 넷플릭스에서 연이어 좋은 반응을 얻으며 K콘텐츠의 힘을 전 세계에 보여주고 있다.넷플릭스 시리즈 ‘퀸메이커’는 지난 14일 공개된 이후 국내 넷플릭스 1위로 직행했다. 뒤이어 세계 곳곳이 반응했다. 인도네시아, 일본,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에서도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전 세계 12개국의 톱10에 이름을 올린 것. 넷플릭스 공식 사이트 ‘넷플릭스 톱10’(19일 기준)을 보면 4월 2주차인 10일에서 16일까지 ‘퀸메이커’의 시청 시간은 1587만으로 이는 전 세계 비영어권 TV 부문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이전까지 같은 차트에서 10주간 1위에 올랐던 ‘더 글로리’는 같은 주간 1290만의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3위로 내려왔다. 넷플릭스 글로벌 차트에서 한국 드라마끼리 순위 바꿈을 한 셈이다. 그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K콘텐츠가 얼마나 대단한 위상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시켜주는 부분이다. ◇약자가 일으킨 반전, 여성들이 연대했다‘더 글로리’가 기존의 복수극과 달랐던 건 ‘연대’다. ‘더 글로리’는 10대 시절 잔혹한 학교폭력에 시달렸던 문동은(송혜교)이 성인이 된 후 자신을 괴롭혔던 이들에게 복수하는 과정을 담은 드라마. 사적복수라는 논란이 있는 소재에도 불구하고 ‘더 글로리’가 그토록 시청자들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을 수 있었던 건 폭력의 피해자들이 피해자에서 그치지 않고 함께 손을 잡고 연대하는 과정을 촘촘하게 그린 덕이다.피해자들 간 연대는 단순한 복수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연대는 서로가 서로의 상처를 바라보고 공감할 때에만 가능하다. 즉 복수의 목적이 단순히 자신에게 해를 입힌 자들에게 그것을 되갚아 주는 데 그치는 게 아니고,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위로하며 잃어버린 삶을 되찾는 형태로 나아가는 데 있는 것이다. 이런 연대의 서사가 ‘퀸메이커’에서도 펼쳐졌다. 은성그룹 전략기획실 실장 황도희(김희애)는 대단한 집안 출신도, 이렇다 할 백도 없는 인물. 우연히 손영심(서이숙) 회장의 눈에 들어 측근으로 일하게 된 이후 은성그룹 오너일가를 위해 헌신해왔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도무지 묵과할 수 없는 참담한 비리를 포착하곤 은성그룹을 떠나기로 하고, 이후 손 회장으로부터 악랄한 보복을 당한다.그런 황도희와 손을 잡는 인물은 은성그룹 계열사 은성백화점에서 부당하게 해고된 여성 노동자들을 위해 힘쓰던 변호사 오경숙(문소리)이다. 한때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않고 서로를 향해 으르렁댔던 두 사람은 자신들이 생각하는 정의를 위해 손을 잡게 된다. 이 과정에서 은성그룹 선후배 출신들과 오경숙과 연을 맺은 여성 노동자들의 연대까지 이뤄진다. ◇선악의 경계에서 입체적으로 변한 여성 캐릭터황진미 대중문화평론가는 ‘더 글로리’에 이어 ‘퀸메이커’까지 여성들의 연대 서사가 최근 크게 주목받은 이유에 대해 “젠더를 바꿈으로써 작품이 갖게 되는 신선함과 캐릭터의 입체성이 있다. 그 점이 시청자들에게 소구한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황 평론가는 “사실 여성들이 서사의 전면에 나온 것은 하루 이틀 일은 아니다. 하지만 여성이 형사, 검사, 판사 등의 포지션에 서서 남성 국가의 이미지를 여성이 가지고 온 사례가 많았던 이전과 비교해 최근 들어 여성 장르물은 보다 다채로워졌다고 보인다”며 “복수는 주인공이 폭력을 행사해도 용서가 되는 유일한 일이다. 그 복수의 서사를 여성이 하게 되면, 그 인물은 피해자이면서 가해자인 복합적인 서사를 갖게 된다. 선악의 경계에 서 있는, 굉장히 입체화된 인물이 탄생한 셈”이라고 설명했다.이어 “그동안 주로 복수 시리즈에서 주인공은 주로 남성이었다. 그 성별이 여성으로 바뀌면서 색다른 이야기가 완성된 것”이라며 “‘퀸메이커’의 경우 정치극의 모든 조연을 여성, 특히 중년 여성으로 설정했다는 것은 굉장히 도전적인 일”이라고 덧붙였다. 황진미 평론가는 ‘퀸메이커’ 이후 앞으로 여성 작품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단순히 젠더를 바꾸는 것뿐만 아니라 만듦새의 측면에서 더 고민해야 할 것 같다. 단순히 등장인물만 여성으로 바꾸는 방식이 아니라 구조와 인간관계 전체를 바꾸려는 고민이 필요하다. ‘퀸메이커’ 같은 정치극의 경우 ‘추구해야 하는 여성 정치란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제언했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04.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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