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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 3사, 5G 요금 3만원대로 또 낮췄다…데이터 늘리고 OTT 할인까지

이동통신 3사가 정부의 가계 통신비 인하 요구에 대응해 3만원대 데이터 무제한 5G 요금제를 전격 출시했다. 기존 요금제의 데이터 제공량은 늘리고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구독 부담도 낮췄다.27일 업계에 따르면 이통 3사는 지난 2022년 중간요금제를 시작으로 약정 부담을 없앤 온라인 전용 요금제, 청년·시니어 특화 맞춤형 상품을 내놓은 데 이어 보다 더 저렴한 5G 라인업을 구축했다.이날 SK텔레콤은 월 3만9000원에 데이터 6GB를 제공하는 '컴팩트'와 월 4만5000원에 데이터 8GB를 보장하는 '컴팩트플러스' 등 요금제 2종을 오는 28일 내놓는다고 밝혔다.해당 요금제 이용 고객은 데이터를 다 쓴 뒤에도 최대 400Kbps 속도로 데이터를 계속 이용할 수 있다.기존 중저가 요금제의 데이터 제공량도 확대한다.'베이직'(월 4만9000원) 요금제의 데이터 제공량을 8GB에서 11GB로, '슬림'(월 5만5000원) 요금제의 제공량을 11GB에서 15GB로 늘린다. 4월 1일부터 별도의 신청 없이 자동으로 적용된다.또 OTT 이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웨이브 앤 데이터'(월 9900원) 부가 서비스의 2000원 할인 혜택도 4월 1일부터 제공한다.컴팩트부터 '5GX 레귤러 플러스'(월 7만9000원), '0청년 37'(월 3만7000원)부터 '0청년 79'(월 7만9000원) 요금제 가입자는 해당 부가 서비스 이용 시 할인을 받을 수 있다.웨이브 앤 데이터는 지상파 포함 100개 이상 채널의 실시간 TV 및 국내외 드라마, 예능, 오리지널 시리즈 등을 시청할 수 있는 웨이브 이용권과 매일 1GB의 전용 데이터를 지원한다. LG유플러스도 월 3만원대 신규 요금제를 출시한다. 청년 혜택 대상 연령은 29세에서 34세로 확대하고, 5G 중저가 요금제(2종)의 데이터 제공량도 키운다.'5G 미니'는 월 요금 3만7000원에 데이터 5GB가 기본 제공되고, 소진 시 최대 400Kbps로 계속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실속형 요금제다.5G 미니는 LG유플러스의 첫 3만원대 정규 요금제다. 타 통신사가 출시한 동일 금액의 요금제 대비 데이터를 1GB 더 많이 제공하는 게 특징이라는 설명이다.LG유플러스는 기존 5G 저가요금제 이용 고객의 혜택을 확대하기 위해 4월 1일부터 '5G 슬림 플러스'(월 4만7000원)의 데이터 기본 제공량을 9GB로 확대한다. 종전 6GB 대비 50% 늘었다. '5G 라이트 플러스'(월 5만5000원)의 데이터 기본 제공량도 14GB로 상향 조정한다.마찬가지로 합리적인 가격에 OTT를 이용할 수 있도록 자사 구독 플랫폼 '유독'으로 5G 요금제 전 구간에 디즈니 플러스(월 9900원)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OTT 할인 혜택은 일부 5G 요금제로 국한돼 있었지만, 이번에 5G 전 구간대에 최대 80%까지 할인 혜택을 뒷받침하기로 했다.월 7만5000원 이상 요금제 이용 고객에게는 기본 40% 할인과 멤버십 추가 할인을 더해 약 80%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월 6만1000원 이상 요금제 이용 고객에게는 40%, 월 5만5000원 이상 요금제 이용 고객에게는 30%, 그 외 요금제 이용 고객에게는 10%의 할인을 보장한다.디즈니 플러스 할인 혜택은 4월부터 12월까지 적용될 예정이다.KT는 일찌감치 요금제 개편 작업을 마쳤다. 올 초 5G 중저가 요금제인 '5G 슬림 4GB'(월 3만7000원)부터 '5G 슬림 21GB'(5만8000원)까지 8종의 요금제를 내놨다.고객은 통신 이용 패턴에 따라 월 제공 데이터 사용 후 일정 속도로 지속 이용할 수 있는 '안심 요금제'와 남은 데이터를 다음 달로 넘길 수 있는 '이월 요금제' 2가지 유형 중 선택할 수 있다.앞서 출시한 '5G 세이브'(월 4만5000원), '5G 슬림'(월 5만5000원) 요금제 2종의 데이터 제공량은 40% 상향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3.27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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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금 상향·5G 요금 하향, 이통 아닌 '고통' 3사 되나

따스한 봄이 다가오고 있지만 이동통신 3사에는 한파가 들이닥친 모습이다. 정부의 전방위 압박에 지원금을 추가로 풀고 요금제의 하한선까지 손보게 됐다. 소비자들의 기대는 한껏 고조된 가운데 5G로 '연간 합산 영업익 4조원' 시대를 연 이통사들의 표정은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24일 업계에 따르면 이통 3사는 지난 23일 최대 10만원대였던 전환지원금을 30만원대로 상향 조정했다. 당초 이통 3사는 과열 경쟁을 우려해 합리적인 선에서 전환지원금을 책정했다.전환지원금은 번호 이동을 할 때 이통사가 기대 수익과 위약금 등을 고려해 뒷받침하는 혜택이다. 이통사와 스마트폰 제조사의 재원이 들어가는 공시지원금의 '시즌2'로도 불린다.정부는 최대 50만원으로 기준을 정한 전환지원금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며 이통사에 책임 있는 결정을 촉구했다. 결국 이통 3사는 지난 22일 김홍일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의 취임 후 첫 CEO(최고경영자) 회동에 맞춰 보따리를 풀었다.전환지원금 대상 모델과 규모는 이통사마다 다르다. 가입한 요금제가 비쌀수록 지원금이 높아지는 구조다.SK텔레콤은 월 12만5000원의 '5GX 플래티넘' 가입 시 '갤럭시Z 폴드5'(256GB)의 전환지원금을 32만원으로 정했다. 여기에 유통망이 15%인 4만8000원을 추가로 줄 수 있다.공시지원금까지 더하면 구매가가 209만7700원에서 117만7700원으로 확 떨어진다. 등 떠밀려 곳간을 열었지만 이통 3사는 정부의 정책을 최대한 뒷받침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SK텔레콤 관계자는 "전산 시스템을 신속하게 구축해 유통망의 전환지원금 지급 절차를 더욱 간소화할 예정"이라며 "불법보조금을 운영하는 유통 채널 근절에 나서 시장 과열로 인한 이용자 차별과 시장 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전환지원금 지급으로 이통 3사의 출혈이 불가피하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유영솔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전환지원금 규모는 점진적으로 커지고 번호 이동도 소폭 증가할 것"이라며 "통신업의 마케팅 경쟁이 안정화 시기에 들어섰다지만 3사가 치킨게임 국면에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3사 합산 마케팅 비용이 9.3%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이통 3사는 3만원대 5G 요금제도 조만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막바지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KT는 지난 1월 일찌감치 온라인 전용 '요고' 요금제를 론칭해 월 3만원대로 5G 진입 장벽을 낮췄다. LG유플러스도 통신 플랫폼을 표방한 '너겟'을 선보이며 3만원대에 5G 서비스에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다만 해당 상품들이 온라인 전용이거나 별도 앱에서 가입해야 하는 등 특성이 있어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하는 기존 라인업에 변화를 줄 가능성이 제기된다. 저가요금제 출시는 이통 3사의 핵심 수익성 지표인 ARPU(가입자당 평균 매출) 하락과 직결된다.지난해 4분기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ARPU는 2만9562원, 2만195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1%, 13.5% 줄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중저가 요금제가 본격적으로 확산한 2022년을 기점으로 바닥을 향하고 있다.이처럼 이통 업계를 바라보면 걱정 섞인 시선이 시장에도 영향을 주는 분위기다. 40%에 가까웠던 LG유플러스의 외국인 주식 보유율은 최근 37%까지 떨어졌다. SK텔레콤의 외국인 매매량도 지난 15일 이후 6거래일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통 3사의 2024년 연간 실적 전망이 좋진 않다"며 "이동전화 매출 정체와 영업 비용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3.2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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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주가 무슨 일? 10년 만 신기록 이어 '업계 1위' 넘본다

지난해 '경영 공백' 사태로 크게 흔들렸던 KT의 주가가 천장 높은 줄 모르고 고공행진하고 있다. 10년 만에 신기록을 쓴 것도 모자라 업계 1위 SK텔레콤의 자리까지 넘보고 있다.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T는 19일 전일보다 6.97% 오른 4만2200원에 거래를 마쳤다.2013년 5월 이후 10년 9개월여 만에 4만원대를 기록했다. 4만2000원대는 2011년 2월 이후 약 13년 만이다.저평가된 통신주라는 인식에 자사주 매입과 소각 등 주주 가치 제고 활동 기대감이 겹쳤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저PBR(주가순자산비율)주로 묶여 관심도가 높은 것 같다"고 했다.PBR은 주가를 주당 순자산으로 나눈 값으로, 현재의 주가 수준을 알 수 있는 지표다. 1 미만이면 주가가 기업의 청산 가치보다 낮게 거래되고 있다는 의미다. KT의 PBR은 0.6대를 유지하고 있다.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외국인 보유량도 김영섭 대표가 운전대를 잡은 지난해 8월 40%대에서 이달 44%대로 뛰었다.지난 16일에는 시가총액 10조원을 재탈환했다. 2022년 8월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KT 관계자는 "기업과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덕분에 숙명의 라이벌 SK텔레콤을 턱밑까지 추격하게 됐다.KT는 19일 SK텔레콤과의 시총 격차를 약 7000억원으로 좁혔다. 다만 이날은 상승세가 주춤하며 약 1조원으로 벌어졌다.최대주주 국민연금의 거센 반발로 두 차례 대표 선임에 실패했던 KT는 작년 3월부터 5개월가량 선장 없이 힘겹게 경영 활동을 이어갔다.그러다 'LG맨' 김영섭 대표가 새로운 수장에 올랐고 임원 20% 축소와 경영 조직 효율화, 신사업 전담 조직 신설 등 경쟁력 강화 작업에 돌입했다.안젤라 홍 노무라 증권 연구원은 "신임 CEO(최고경영자)의 비용 절감 노력과 비핵심 사업 재편으로 2024년 영업이익 12% 성장이 예상되는 KT를 업종 내 최선호주로 꼽는다"고 했다. 증권가도 일제히 KT의 목표 주가를 상향 조정했다.4만6000원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한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5G 보급률 포화로 무선의 성장이 제한적이지만, 자회사 실적이 연결 실적에 기여해 올해 영업이익 성장세가 이통 3사 중 가장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정부의 통신비 인하 압박과 중저가 요금제 출시에 따른 수익성 악화 등 MNO(이동통신) 사업은 침체기에 진입했지만 금융과 콘텐츠, 클라우드 등 그룹 차원의 포트폴리오는 타사 대비 탄탄하다는 평가다.대표적으로 KT클라우드는 공공 서비스와 IDC(인터넷데이터센터) 수요 대응 등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이 두 자릿수(21.8%) 성장한 6783억원을 달성했다. KT스튜디오지니와 나스미디어 등 콘텐츠 자회사(5.6%)와 BC카드(3.3%)도 유무선 사업을 상회하는 성과를 내며 실적을 견인했다.장민 KT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IT 역량 강화와 근본적인 사업 혁신으로 양적인 성장뿐 아니라 질적인 성장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연결 기준 27조원, 별도 기준 서비스 16조원을 매출 목표로 제시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2.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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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가격 인하 타깃 통신비서 OTT로

정부의 서민경제 부담 완화 타깃이 통신비에서 OTT(온라인동영상 서비스)로 옮겨가는 분위기다.1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OTT 요금 인하 작업에 착수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최근 OTT 구독료 상승으로 소비자 부담이 가중된다는 우려가 지속되면서 자체적으로 국내외 OTT 사업자로부터 현황을 파악한 바 있다"고 했다.그러면서도 "OTT 구독료로 인한 소비자 부담 절감 방안 추진은 결정된 바 없다"고 해명했다. 시장에 직접 개입하는 방식은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된다.정부는 출범 초기인 2년 전부터 이동통신 3사를 겨냥해 통신비 인하를 집중적으로 요구해왔다. 이에 국민 평균 데이터 사용량에 충족하는 중저가 5G 요금제와 약정 없는 온라인 전용 상품이 출시됐다. 시장 경쟁을 활성화하기 위해 알뜰폰 지원도 강화했다.정부는 OTT를 다음 타깃으로 삼았다. 가격 변화에 따른 체감도가 높고, 영상 트렌드가 대세로 떠오르며 대중화하고 있어서다.국내에서 절반에 달하는 모바일 이용자들이 OTT를 즐기고 있다.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 1월 넷플릭스·쿠팡플레이·티빙·웨이브·디즈니 플러스 이용자는 2006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 늘었다.OTT 앱 이용자 1인당 평균 가입 서비스 수는 2019년 1월 1.3개에서 올해 1월 2.3개로 증가했다. 1명이 2개 이상의 OTT를 구독하는 셈이다. 글로벌 공룡 넷플릭스 이용자가 1237만명으로 점유율 39% 가져가며 추격자 쿠팡플레이(805만명)를 압도했다.일단 1위 사업자인 넷플릭스도 정부의 눈치를 보는 모습이다. 지난 16일 한국을 찾은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CEO(최고경영자)는 구독료와 관련해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면서도 변화 가능성에 대해 "계획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넷플릭스는 지난 2021년 말 요금을 최대 2500원 올렸다. 이어 월 1만원 아래로 가장 저렴한 '베이식' 멤버십의 신규 가입을 중단했다.유튜브는 작년 12월 광고 없이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유튜브 프리미엄'의 요금을 40% 이상 기습 인상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2.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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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시선] 진정한 '데이터 무제한' 시대를 기대하며

이동통신 상품을 설계할 때 데이터 제공량만큼이나 막대한 영향을 주는 기준이 있다. 기본 데이터를 모두 소진해도 끊김 없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QoS(속도 제한)가 그것이다. 이 세 글자의 유무에 따라 청구서에 적힌 요금 앞자리가 바뀌기도 한다.오래전 피처폰 시절 키패드 상단 중앙에 떡하니 자리 잡은 인터넷 버튼은 '요금 폭탄'을 부르는 함정이나 마찬가지였다.실수로 누르기라도 하면 종료 버튼을 부서질 듯이 연타했다. QoS는 이런 걱정을 한방에 날려버린 일종의 안전장치였다. 덕분에 조금 느려져도 '데이터 무제한'을 누릴 수 있게 됐다.정부의 통신비 인하 압박에 이통 3사가 수년에 걸쳐 라인업을 세분화하고 중저가에 약정 없는 요금제까지 내놨지만 아쉬운 목소리는 끊이지 않는다. 이에 알뜰폰으로 눈을 돌려보지만 뭔가 부족하다. 적당하다고 생각한 요금제를 찾았을 때마다 빠져 있는 세 글자, QoS 때문이다.꽤 긴 시간 사용한 스마트폰이 OS(운영체제) 업데이트 중단으로 몇몇 앱을 깔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자 중고 스마트폰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한 이통사 알뜰폰 자회사의 상품에 가입했다.약정이 끝난 이동통신 소비자의 심리적 마지노선인 월 3만원대로 맞추다보니 QoS가 빠졌다. 기기값이 들어간 영향도 있지만 QoS 적용 요금제를 고르자 3만~4만원대였던 요금이 5만~6만원대로 뛰었다.맘 편히 데이터 무제한으로 갈까 했지만 알뜰폰의 이점이 사라지는 느낌에 나중에 바꿀 각오로 QoS를 버렸다.새로운 스마트폰이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한 일은 데이터 한도 설정이었다. 바탕화면에는 실시간 데이터 사용량을 볼 수 있는 위젯을 배치했다. 무심코 데이터를 초과해 아까운 돈을 날리기 싫어서다.이처럼 와이파이의 노예가 되고 나니 예전에 주고받았던 대화가 떠올랐다.참여연대 관계자는 "요금제를 쪼개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인터넷 검색이나 메시지 송수신 정도만 가능한 QoS의 속도를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통사 관계자에게 이 이야기를 했더니 돌아온 답은 "에이, 그건 아니죠"였다.참여연대의 요구는 무리일 수도 있다. 공기업에서 출발했다고 해도, 국민 삶과 밀접한 영역이라고 해도 이제 이통사는 수익을 내고 투자를 해야 하는 민간기업이다. 통행료를 받아야 도로를 정비하고 안정적인 인프라를 확보할 수 있다.다만 통신이 공공서비스의 연장선이라는 점은 잊지 말아야 한다.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시청은 여가의 한 종류이지만, 메시지와 간단한 검색은 끊기면 일상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수 있다.월 10만원 내외의 요금을 내는 데이터 헤비유저가 아니고서야 대다수 국민이 이통사와 알뜰폰에 바라는 진정한 데이터 무제한은 '마음껏' 쓰는 것이 아닌 '안심하고' 연결을 유지하는 것이다.시간이 더 걸려도 고속도로 대신 돌아서 갈 수 있는 국도처럼 QoS를 전체로 확대한다면 소비자에게 진정성을 어필할 수 있을 것이다. 최저 속도인 400Kbps로도 충분하다.정길준 경제산업부 기자 kjkj@edaily.co.kr 2024.02.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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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내려라" 삼성 부추기는 정부, 또 이통사만 운다

정부의 가계 통신비 인하 압박이 요금제를 넘어 스마트폰까지 손을 뻗는 모습이다. 국내 유일 제조사인 삼성전자는 저렴한 스마트폰을 내놓는 것 외에는 구사할 수 있는 전략이 없다. 결국 유통망을 쥐고 있는 이통 3사에 부담이 고스란히 전가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6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에 이어 SK텔레콤과 KT도 '갤럭시S24'(이하 갤S24) 시리즈의 공시지원금을 인상했다.이통 3사는 갤S24 사전 예약이 끝난 직후 최대 20만원 초반대의 공시지원금을 예고했다. 그런데 지난 2일 LG유플러스가 최대 45만원으로 확 올렸다.SK텔레콤은 25만~48만9000원, KT는 5만5000~48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LG유플러스는 한 차례 더 올려 15만5000~50만원으로 맞췄다.이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와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계속해서 갤S24의 공시지원금 상향을 부추겼기 때문으로 보인다.방통위는 지난달 24·25일과 30·31일 이통 3사와 삼성전자 영업 담당 임원을 불러 통신비 부담 완화 노력에 협조할 것을 요구했다. 이 자리에서 갤S24 시리즈를 포함한 스마트폰의 공시지원금 확대를 촉구한 것으로 전해진다.또 지난 2일에는 과기정통부에서 요금제와 주파수 등 이동통신 정책을 주도하는 박윤규 제2차관이 서울 서초에서 정호진 삼성전자 부사장을 만나 국민 단말기 구매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고민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미 5G 중저가 요금제와 약정 없는 온라인 전용 상품 등 고객 선택권 확대를 위한 거의 모든 작업을 마쳤다는 게 이통사의 입장이다.이통사 관계자는 "가계 통신비에서 단말기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며 "글로벌 트렌드만 봐도 통신비는 전기세와 물가 영향으로 상승하고 있다. 국내는 오히려 떨어졌다"고 말했다.미국 대형 이통사 버라이즌은 오는 3월 일부 5G 무제한 상품의 요금을 회선당 4달러 인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이통 3사와 삼성전자가 꺼낼 수 있는 카드는 공시지원금뿐이다. 선택약정은 요금 할인율(25%)이 정해져 있어 손을 댈 수 없다.그런데 공시지원금을 높여도 통신비 인하 효과를 체감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현재 유일하게 공시지원금을 올린 LG유플러스에서 갤S24 울트라 512GB 모델을 데이터 무제한 '5G 프리미어 에센셜'(월 8만5000원)로 구매하면 공시지원금은 40만2500원을 받을 수 있지만 2년 요금 할인을 고르면 51만원의 혜택을 볼 수 있다.이통사 관계자는 "요금 할인이 더 유리해서 공시지원금을 선택하는 고객이 많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며 "요금제가 다양해져 설정만 잘하면 지금도 통신비는 언제든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다른 이통사 관계자는 "공시지원금에는 제조사의 재원도 들어가지만 이통사의 비중이 훨씬 크다"며 "제조사는 큰 타격을 입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영업 채널인 이통사가 판촉비용을 더 낼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보급형 단말기를 확대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S 시리즈 기본형의 가격을 100만원 미만으로 책정하는 대신 원가를 절감하는 과정에서 품질 문제로 뭇매를 맞았던 만큼 가격 정책에 변화를 주는 것은 쉽지 않다. 지난해 말 매스 프리미엄(보급형·고사양) '갤럭시S23 FE(팬에디션)'가 3년 만에 국내에 귀환한 이유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이통사와 삼성전자가 비용을 분담해 24개월 쓴 뒤 반납하면 출고가의 50%를 돌려주는 구독 프로그램을 선보였다.부모가 갤럭시S·Z 시리즈를 구매하면서 기존에 쓰던 갤럭시 스마트폰을 자녀에게 물려주면 배터리 교체와 액정 보호 필름 쿠폰을 주는 '갤럭시 패밀리폰 프로그램'도 마련했다.정부가 추진 중인 '이동통신 단말 장치 유통 구조 개선법'(단통법) 폐지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일단 이통사와 유통점이 지원금을 고객에게 자유롭게 지급할 수 있도록 시행령으로 바꿀 수 있는 부분부터 개정하겠다는 의지다.이날 김홍일 방통위원장은 "국회를 상대로 단통법 폐지에 대해 우리가 노력하고 그것과 병행해서 시행령 개정을 해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다만 이통사 관계자는 "이해관계자와의 협의 등 시간이 필요할 텐데 발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곧장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일단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2.0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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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3만원 시대' 이통 3사, 실적보다 총선 대응 먼저?

첫 신호를 쏘고 6년 차에 접어든 5G 서비스가 진입 장벽을 3만원까지 확 낮췄다. 프리미엄 가입자가 빠지면 실적이 주춤할 수밖에 없지만 정부의 가계 통신비 인하 기조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게 이동통신 3사의 입장이다. 총선을 앞두고 규제 이슈를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으로도 풀이된다.21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에 이어 KT가 지난 19일 고객이 데이터 사용 패턴에 맞춰 설계할 수 있는 맞춤형 요금제 '요고'를 론칭했다.'5G 슬림 4GB'(월 3만7000원)와 '5G 슬림 21GB'(월 5만8000원) 등 8종의 새로운 5G 중저가 상품도 선보였다. 김영섭 대표가 지난해 8월 KT의 운전대를 잡은 뒤 처음으로 이뤄진 대대적 요금제 개편이다.고객 선택권을 강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업계 최초로 남은 데이터를 이월하는 파격 승부수도 던졌다. 청년 혜택인 'Y덤' 대상 연령은 만 29세에서 만 34세로 확대했다.특히 요고 요금제는 고객 친화 UI(이용자 인터페이스)가 인상적이다.볼륨 키를 조절하듯 데이터 사용량을 선택해 자신에게 맞는 상품을 살펴볼 수 있으며 약정 부담이 없다.멤버십 혜택이 부족한 온라인 전용 상품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4만6000원 이상 요금제 가입자에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등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KT 관계자는 "통신 이용 패턴에 맞는 상품과 다양한 혜택을 고객에게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했다.5G 가격 경쟁의 불씨를 당긴 곳은 LG유플러스다. 지난해 10월 통신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을 지향하는 '너겟'을 출시하며 포문을 열었다.너겟도 최저 3만원대 1GB부터 4만원대 24GB까지 데이터 제공량과 최대 2개 구간의 속도 제어 옵션을 조합해 16개로 라인업을 세분화했다.너겟은 '토핑'이라는 개념을 도입해 차별화했다. 기본 제공량을 소진해도 데이터나 영상 통화를 필요할 때 추가로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결합 시 1인당 최대 1만4000원의 할인 혜택을 주는 것은 물론, 도시 콘텐츠 기업 어반플레이, 온·오프라인 취미·여가 플랫폼 솜씨당과 손잡고 지역 명소 무료·할인 쿠폰, 취미 생활 제휴 혜택 등을 보장한다. 업계 1위 SK텔레콤 역시 온라인 공식몰에서 3만원대 무약정 요금제를 판매 중이다.이처럼 이통 3사는 주력인 8만원 이상 5G 데이터 완전 무제한 요금제에 집중하는 대신 고객의 다양한 니즈에 부합하는 환경을 만드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월 고정비를 낮출 수 있어 고객에게는 이득이지만, 이통사는 매출의 핵심인 ARPU(가입자당 평균 매출) 하락을 피할 수 없다.SK텔레콤의 ARPU는 작년 2분기 2만9920원으로 3만원대가 깨진 데 이어 3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2.3% 하락했다.일단 작년까지 이통 3사는 3년 연속 합산 4조원대의 영업이익을 달성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2023년 3사의 연간 합산 영업이익이 4조5000억원에 근접했을 것으로 내다봤다.인공지능(AI)과 B2B(기업 간 거래) 등 신사업이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며 올해도 순항할 것으로 보이지만, '본업'인 통신 사업은 정부의 가격 인하 압박과 총선 등 이슈와 맞물려 미래가 불투명하다.김아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과 주주 환원, 규제가 우호적이지 않지만 나쁘지만도 않은 상황"이라며 "(통신비 인하 등 공약을 쏟아내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불편할 수 있지만 출렁임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이미 정부가 통신 시장 규제 방향성을 구체화했으며, 과거와 비교해 민생 문제에서 통신비가 가지는 영향이 줄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1.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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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통신사 최초 데이터 이월 요금제…3만원대 5G 상품도

KT가 정부의 가계 통신비 인하 요구에 대응해 상품 체계를 대대적으로 손봤다.KT는 오는 19일 통신사 최초로 남은 데이터를 이월해서 쓰는 5G '이월' 요금제(5종)를 비롯해 5G '안심' 요금제(3종), 온라인 무약정 '요고' 요금제(13종)를 출시한다고 18일 밝혔다.청년 혜택 'Y덤' 대상 연령은 확대하고, 고객이 가장 많이 선택한 5G 중저가 요금제 2종의 데이터 제공량도 대폭 늘린다.고객은 통신 이용 패턴에 따라 월 제공 데이터 사용 후 일정 속도로 지속 이용할 수 있는 안심 요금제와 남은 데이터는 이월 가능한 이월 요금제 2가지 유형 중 선택할 수 있다.이미 출시한 '5G 세이브'(월 4만5000원, 5GB→7GB), '5G 슬림'(월 5만5000원, 10GB→14GB) 요금제 2종은 다음 달부터 데이터 제공량을 40% 상향한다. 기존 가입 고객도 별도 신청 없이 자동으로 혜택이 적용된다.데이터를 2배 제공하는 Y덤 혜택 대상 연령은 만 29세에서 만 34세로 올린다. 대상에서 제외됐던 만 30~34세 이하 고객은 혜택이 자동으로 제공된다.또 KT는 공식 온라인몰 KT닷컴에서 가입하는 온라인 상품 전용 브랜드 요고를 론칭했다.5G 요고 요금제는 최저 3만원부터 최대 6만9000원까지 기본 제공 데이터 5GB부터 무제한 구간에 걸쳐 총 13종을 준비했다. 데이터 5GB당 월 정액 2000원씩 차등을 둔 직관적인 요금 구조로 고객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요금제에 따라 스마트기기 월 정액과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할인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김영걸 KT 커스터머사업본부장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요금 혁신으로 고객이 만족하고 차별화한 혜택을 체감할 수 있는 상품들을 계속 선보이겠다"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1.18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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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E 고객도 5G 스마트폰 쓸 수 있다

앞으로 단말기 종류와 관계없이 LTE와 5G 중 요금제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됐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통신 서비스 이용자 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해 이동통신 3사의 순차적인 단말 종류에 따른 요금제 가입 제한 폐지, 선택 약정 할인(25% 요금 할인) 사전 예약제 도입 등을 시행한다고 21일 밝혔다.지난달 선제적으로 나선 SK텔레콤에 이어 KT도 오는 22일부터 기존·신규 가입자 모두 단말 종류와 관계없이 자유롭게 5G나 LTE 요금제에 가입할 수 있도록 절차를 개선한다. LG유플러스도 전산 작업 등을 거쳐 내년 1월부터 가입 제한을 없앤다.1년 약정을 선택하는 가입자에게 추가적인 1년 약정 연장을 사전에 미리 예약할 수 있는 '선택 약정 25% 요금 할인 사전 예약제'도 도입한다.현재 1년·2년 약정의 요금 할인율은 25%로 동일하고 1년 약정 시 해지 위약금이 더 낮은데 대다수 이용자가 2년 약정을 선택하고 있다.약정 만료 후 재약정 신청이 번거롭고 위약금 구조에 대한 인식이 낮기 때문으로 풀이된다.내년 3월부터 선택 약정 할인 가입자는 기존의 1년·2년 약정과 더불어 '1년+1년(사전 예약)'을 고를 수 있다. 1년 약정 만료 후 자동으로 1년 연장이 이뤄진다.여기에 더해 삼성전자는 단말기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갤럭시 점프3'와 '갤럭시S23 FE' 등 40만~80만원대 중저가 단말 2종을 내놨으며, 2024년 상반기에 3~4종의 합리적인 가격의 모델을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이용자의 불편 사항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개선하는 한편, 3만원대 5G 요금제 신설, 중저가 단말 출시 확대, 알뜰폰 요금제 출시 유도 등 '통신비 부담 완화 방안'을 차질 없이 이행해나갈 예정"이라고 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12.21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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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IS리포트] 정부 '통신비 인하' 회초리에 삼성도, 이통사도 울상

국내 기업들을 향한 정부의 통신비 인하 압박 수위가 '권고'를 넘어서는 모습이다. 기업들이 고객 선택권 확대를 위한 해법을 내놔도 불편한 표정을 좀처럼 풀지 않는다.정부의 눈살에 이동통신 3사는 물론 삼성전자까지 울며 겨자 먹기로 돈 안 되는 상품을 매대 중앙에 올리고 있다. 위법 행위를 차단해 공정한 시장 환경을 조성하는 기존의 역할에서 벗어나 회사의 의사 결정에도 영향을 미치는 지경에 이르렀다. 지나친 경영 간섭이 회사의 생존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수익성 악화에도 정부 "더 싸게"23일 업계에 따르면 이통 3사의 수익성 지표인 ARPU(가입자당 평균 매출)는 일제히 바닥을 향하고 있다.ARPU는 3G·LTE·5G·IoT(사물인터넷)를 합한 MNO(이동통신)의 음성·데이터·부가서비스 수익으로 산출하며, 약정과 결합 혜택 등 할인 요소를 반영한다. 프리미엄 요금제와 부가서비스 가입자가 많을수록 유리하다.업계 1위 SK텔레콤의 ARPU는 지난 2분기 3만원대가 깨졌다. 올해 3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2.3% 떨어진 2만9913원을 기록했다.LG유플러스는 2만원 중반대로 추락하고 있다. 작년 3분기 2만9182원에서 올해 3분기 2만7300원으로 약 6.5% 하락했다.KT가 유일하게 3만원 이상을 유지하고 있지만 함정이 있다. 경쟁사와 달리 수익성이 낮아 평균을 깎아내리는 IoT 회선을 포함하지 않았다. 이통 3사는 5G 데이터 완전 무제한을 보장하는 월 8만원 이상 프리미엄 요금제를 주력 상품으로 내세웠다. 그러다 가격 장벽이 너무 높다는 지적에 작년 하반기 20~30GB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월 5만~6만원대의 5G 중간요금제를 내놨다. 또 평균 데이터 소비량에 부합하는 요금제의 필요성이 제기돼 올 상반기 연령대별 혜택을 확 키우고, 옵션으로 데이터를 추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과정에서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제2차관이 강도 높은 비판을 서슴지 않는 저승사자 역할을 했다.5G의 초고속·대용량 특성이 사라진 중저가 라인업만 늘어 이통 3사는 프리미엄 고객 이탈과 수익성 악화를 고민하는 처지에 놓였다. 과기정통부는 여기에 또 하나의 과제를 얹었다.이달 '통신비 부담 완화 방안'을 공개하면서 내년 1분기까지 3만원대 5G 요금제를 출시하고 30GB 이하 소량 구간을 세분화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데이터 구간 공백을 어떻게 해서든 모두 채우겠다는 목표다.증권가는 이런 급격한 변화가 이통 업계에 족쇄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의 입김에 회사 주가도 위태롭다.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동전화 매출 정체로 2024년 이통 3사의 영업이익 합계는 올해 대비 감소가 예상된다"며 "물가 상승 여파를 감안하면 인건비·전력비·제반 경비의 증가가 불가피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3만원대 5G 요금제는 이통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월 3만9000원 요금제에 25% 선택약정 할인을 적용하면 ARPU가 2만9250원으로 3사 평균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LTE 평균 ARPU와 비교해도 차이가 20%밖에 나지 않는다.김 연구원은 "5G 보급률이 높은 상태라 신규 유입 규모가 크지 않겠지만 장기간 프리미엄 요금제 출시가 없을 시에는 매출 감소 요인으로 자리 잡을 공산이 크다"고 했다. 애플 추격 벅찬 삼성에도 화살이통사를 겨냥한 정부의 화살이 이제는 삼성전자도 타깃으로 설정했다.과기정통부는 국내 제조사와 협의해 연내 2종, 내년 상반기 3~4종의 30만~80만원대 중저가 단말기를 출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프리미엄 라인업만 보유한 경쟁사 애플은 빠지고 애꿎은 삼성전자만 골머리를 앓게 됐다.삼성전자는 매년 초와 하반기로 나눠 각각 플래그십 'S 시리즈'와 폴더블폰 'Z 시리즈'를 정규 라인업으로 굳혔다.보급형 제품은 시장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내놓고 있다. 지난 2021년 3월에는 'A 시리즈' 처음으로 언팩 행사를 열며 제대로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이후에는 전략을 바꿔 국내에서는 이통사 전용 또는 일부 모델만 판매하고, 인도와 중남미 등 수요가 맞아떨어지는 국가에는 최대한 다양한 라인업을 선보이고 있다.하지만 앞으로는 정부의 요구에 대응해 우리나라에서도 보급형 라인업을 주기적으로 출시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중저가 스마트폰이 수량 기준 점유율을 높이는 효과는 탁월하지만 글로벌 시장을 양분한 삼성전자와 애플 모두 프리미엄 제품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혁신 기술로 중장기 미래 고객에게 브랜드 이미지를 어필할 수 있어서다.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점점 커지고 있다.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통계를 보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600달러 이상 프리미엄 제품의 매출 비중은 지난해 처음으로 전체의 절반 이상(55%)을 차지했다.판매량 비중은 2016년 7%에 불과했다가 2022년에는 5분의 1 이상(21%)으로 뛰었다. 아쉽게도 이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애플에게 밀리고 있다.2022년 애플이 75%의 점유율로 2위 삼성전자(16%)를 크게 따돌렸다. 그래서 국산 브랜드라는 신뢰를 등에 업어 프리미엄 수요가 상대적으로 견조하고 신제품 출시 효과가 뚜렷한 '본토' 한국 시장이 더욱 중요하다.프리미엄 영토 확장에 제약을 가할 수도 있는 정부의 정책을 두고 삼성전자는 따로 입장을 내지는 않았다.다만 이창민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과거 정부가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나온 은행의 주가가 3~4개월 동안 계속 빠진 적이 있다. 똑같은 현상이 분명히 일어날 것"이라며 "거시경제적으로 접근해야지 이렇게 시장을 흩트리는 건 좋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이 교수는 또 "(통신비가 아닌) 물가 관리가 가능한 종목을 위주로 다루면서 소비가 정말 쪼그라들 것 같으면 관련 세제를 지원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했다. 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11.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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