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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효성, '쪼개기 상장' 논란 피할까

효성그룹이 신설 지주회사 설립으로 2개의 지주사 체제를 준비하고 있다. 1년 전 현대백화점그룹 형제의 인적분할 추진 과정과 유사해 효성가가 ‘신설 지주사 안건’ 통과의 벽을 넘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그룹의 두 형제가 계열 분리를 통한 독립경영 체제를 구상하고 있다. ㈜효성은 지난달 말 이사회에서 효성첨단소재를 중심으로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효성토요타 등 6개사에 대한 출자 부문을 인적분할해 신규 지주사 ‘효성신설지주(가칭)’을 설립하는 분할 계획을 결의했다. 조현준 효성 회장과 조현상 효성 부회장이 각각의 지주사를 거느린다는 게 인적분할의 핵심이다. 기존의 지주사 효성을 비롯한 섬유와 중공업·건설 부문은 조현준 회장이 이끌고, 조현준 부회장은 신설 지주 설립으로 효성첨단소재 등 첨단소재 부문을 전담하겠다는 포석이다. 이 같은 각각의 지주사 체제는 경영 분쟁을 미연에 방지하고, 계열사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대기업 집단들이 보편적으로 취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런 인적분할은 기존 주주들의 반발을 사곤 했다. 자신이 보유한 주식 가치의 하락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최근 대표적으로 주주들의 반발을 샀던 인적분할은 현대백화점이다. 지난해 2월 현대백화점의 임시 주주총회에서 현대백화점 인적분할 안건이 부결됐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 부회장은 신설지주 설립으로 독립경영 체제를 꿈꿨지만 주주들의 반대에 부딪혀 인적분할을 포기해야 했다. 당시 현대백화점의 대주주였던 국민연금이 인적분할에 반대표를 던졌고, 소액 주주들도 대거 반대표를 행사했다. 표결에 참여했던 참여주주의 2/3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했는데 인적분할 찬성표가 1.7% 부족해 안건이 부결됐다. 국민연금의 지분은 8.03%였다. 효성은 오는 6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인적분할 안건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만약 참여주주의 2/3 이상의 동의를 얻지 못한다면 현대백화점처럼 인적분할이 무산될 수 있다. 주주들이 인적분할을 반대하는 이유는 ‘자사주의 마법’ 때문이다. 자사주가 인적분할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대주주의 지배력 강화에 쓰이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 주주들도 인적분할 이전까지 자사주 소각을 내걸었던 바 있다. 효성그룹은 이런 ‘자사주 마법’을 의식해 이사회를 통해 분할 회사가 소유한 자사주 116만1621주(5.51%)에 대해서 “분할 및 재상장이 완료되기 전에 분할회사의 결정으로 전부 또는 일부를 처분하거나 소각할 수 있음”을 표기했다. 상황에 따라서 일부만 소각할 수 있는 셈이다. 효성그룹은 현대백화점의 인적분할과는 다르게 신설지주 설립과 관련한 장애물이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주주들의 지배력이 확고하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인적분할 추진 당시 정지선 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 총합이 36.08%였다. 그러나 효성그룹은 조현준 회장 21.94%, 조현상 부회장 21.42%, 조석래 명예회장 10.14% 등 특수관계인 지분 총합이 56.10%에 달한다. 국민연금도 6.63%를 갖고 있다. 효성의 관계자는 “이번 인적분할은 큰 무리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대주주의 지분율이 높고, 국민연금의 지분은 그다지 높은 수준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기존 지주사인 효성의 주주들은 “쪼개기 상장 막아라”며 반발하고 있다. 효성의 주가가 인적분할 계획 공시 이후 하락 추세이기 때문이다. 6만4000원대의 효성 주가는 4일 5만원대까지 떨어졌다. 조현상 부회장은 지난달 서울상공회의소 정기의원총회 참석 후 신설지주 설립과 관련해 “저희가 상장사니까 한국거래소에 신청서를 냈고, 거래소에서 승인해야 완성된다”며 “심의하는 법적인 기간도 필요하고 거래소가 저희한테 '오케이' 사인을 줘야 하므로 그게 좀 지나면 신설 지주 사업 계획 등을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효성그룹은 오는 6월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회사분할 승인절차를 거친 뒤 7월 1일자로 존속회사인 ㈜효성과 신설법인 2개 지주사 체제로 재편할 예정이다.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향후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 간의 지분스왑 및 조석래 명예회장의 지분 처리, 베트남 법인 내 사업 양수·양도 등 계열분리 과정에서의 구체적인 액션은 긴 시간에 걸쳐 순차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두용 기자 2024.03.05 06:58
산업

호텔신라 홀로서기 실현 가능성은?

최근 여성 경영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그룹의 경우 이영희 DX부문 글로벌마케팅센터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며 전문경영인의 첫 여성 사장 탄생을 알렸다. 이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홀로서기 위해 삼성 계열사 지분스왑 가능성 7일 재계에 따르면 이부진 사장의 부회장 승진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5일 삼성그룹의 사장단 인사에서 첫 여성 전문경영인 사장이 탄생하면서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글로벌 헤드헌팅 기업 유니코써치에 따르면 올해 상장사 매출액 100대 기업의 여성 임원은 403명으로 2021년 322명과 비교해 25.2%(81명) 증가했다. 여성 경영자의 입김이 커지면서 대표주자격인 이부진 사장의 승진 여부에 자연히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게다가 오빠인 이재용이 삼성전자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하면서 ‘홀로서기’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호텔신라가 삼성그룹에 속해 있지만 이부진 사장이 ‘독립경영’을 생각한다면 지금이 적기라는 평가다. 하지만 독립경영을 위해서는 지분이 절대적이다. 이 사장은 호텔신라 지분이 없는 상황이라 홀로서기를 위해서는 지분 스왑(맞교환)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호텔신라의 대주주는 삼성생명 7.3%, 삼성전자 5.1%, 삼성증권 3.1%, 삼성카드 1.3%로 구성됐다. 이 사장은 이재용 회장과 마찬가지로 고 이건희 회장의 상속분을 받은 상황이다. 이건희 회장의 삼성생명 지분(20.76%) 중에 이부진 사장은 6.92%를 상속받았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의 최대주주이자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 연결고리다. 이부진 사장은 삼성물산 6.24%, 삼성전자 0.93%, 삼성SDS 3.90%도 상속받았다. 이 사장은 삼성생명에서 개인 최대주주인 이재용 회장에 이어 개인 2대 주주에 올라 있다. 이부진 사장은 2001년 호텔신라에 기획팀장으로 입사한 뒤 2010년 사장을 거쳐 2011년 대표이사 및 이사회 의장 자리에 올라있다. 지분 구조상 이 사장의 위상이 높아진 만큼 호텔신라와 삼성물산 패션부문을 축으로 독립을 시도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삼성그룹에서 첫 여성 경영전문인 사장이 나왔고, 사촌들도 부회장급 인사가 즐비해 이부진 사장의 부회장 승진은 자연스러운 흐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른 대기업들이 그랬듯이 남매들이 그룹을 독립해서 홀로서기를 하듯이 이부진 사장도 소그룹의 형태로 장차 분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독립경영을 한다면 이 사장은 삼성그룹의 계열사를 묶어서 나올 것으로 보인다. 호텔 사업을 비롯해 면세점, 레저 사업 등을 분리해서 독립그룹으로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오일선 소장은 “이건희 회장이 법적 상속분대로 증여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이부진 사장이 독립경영을 위해서는 이재용 회장과 지분 교환을 통한 계열 정리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10대 그룹 여성 오너가 경영자 상징성 현재 100대 기업 여성 임원 중 이사회 구성원으로 대표이사 직함까지 보유한 임원은 이부진 사장과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 2명뿐이다. 회장급 여성 경영자 중에서는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유일하고, 부회장급은 이미경 CJ그룹 부회장과 박현주·임세령 대상 부회장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오너가의 여성 경영자 중에 이 사장의 입지는 절대적이다. 10대 그룹 중 등기이사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오너가 여성 경영자는 이 사장이 유일하다. 이재용 회장과 부부 사이였던 임세령 부회장의 경우에도 지난해 부회장으로 승진한 케이스다. 이에 이부진 사장의 부회장 승진은 10대 그룹 오너가 세계에서 상징성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임세령 부회장의 경우 동생인 임상민 대상 전무가 실질적인 회사 경영을 지휘하고 있는 상황이다. 오 소장은 “10대 그룹 중 여성 오너가 부회장은 이부진 사장이 첫 케이스가 될 것이다. 상징성이 있는 만큼 다른 대기업들의 분리처럼 호텔신라의 브랜드가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12.08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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