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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김종문의 진심합심] 기싸움에서 이기는 팀, 구심점과 계기

투수의 공이 등에 꽂히는 느낌이었습니다. 퍽~. 나성범(당시 NC 다이노스) 선수는 그러나 별다른 반응 없이 1루로 뛰어갔습니다. 마운드를 향해 눈길도 주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대결을 지켜보던 더그아웃의 코치진과 관계자석의 프런트에서 약간의 술렁임이 있었습니다. 보는 입장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만, 당한 쪽에선 투수의 고의성이 의심스러웠습니다. 앞선 타석에서 선배 투수의 공을 잡아당겨 담장 밖으로 넘긴 뒤 오른손을 번쩍 치켜든 세리머니 탓이었을까요. 일단 벤치에선 그를 빼고 대주자를 넣습니다. 부상 정도를 확인하려고 교체합니다. 긴장감도 잠시, 미묘한 상황은 그렇게 끝났습니다.2012년 창단 첫 해 다이노스가 퓨처스(2군)리그를 뛸 때 이야기입니다. 그해 4월 23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경찰청 야구단과의 경기를 7-1로 다이노스가 이깁니다. 그러나 경기 후 다이노스 분위기는 그리 좋지 못했습니다. 퓨처스리그의 디펜딩 챔피언인 경찰청을 맞아 완승했는데 왜일까요. 상대의 도발을 지켜보기만 한 벤치의 선수들에 대한 코칭스태프와 프런트의 고민 때문이었습니다. 그렇다고 동료를 지키기 위해 보복구를 던져야 했다는 말이 아닙니다. 당시 다이노스를 이끈 초대 김경문 감독님은 ‘빈볼’에 매우 부정적이었습니다. 학생야구 선수 때 큰 부상을 여러 차례 당했던 감독님은 상대를 다치게 하는 플레이는 용납하지 않는 ‘깨끗한 야구’를 강조했습니다. 코칭스태프는 얌전하게 구경꾼처럼 앉아있던 선수단 분위기를 지적했습니다. 그라운드에 서있는 우리 팀 선수가 주눅이 들지 않게 벤치의 동료들이 끓어오르는 에너지를 줘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프로에서 첫 시즌을 시작하는 다이노스의 젊은 피들은 그렇게 야성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더그아웃은 시끌벅적해졌습니다.그래도 한계는 있었습니다. 상대 팀의 길들이기는 갈수록 매서웠으니까요. 대표적인 예로 신생팀의 간판이 된 나성범 선수 경우 그해 퓨처스 시즌 동안 33번이나 공에 맞습니다. 그가 1군 무대인 KBO리그에서 12시즌(2013~2024) 동안 기록한 몸맞는 공은 124 차례로, 시즌당 10.3회 정도였습니다. 퓨처스 레벨을 감안하더라도 첫해 신고식을 얼마나 세게 치렀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퓨처스 경기였지만 상대 라인업에는 프로 1군에서 몇 시즌을 뛴 선배들도 있었습니다. 신인급 선수로 구성된 다이노스는 '물정 모르는 막내' 취급을 받곤 했습니다. 다이노스의 어느 투수는 낮 경기 출장을 위해 얼굴에 바른 자외선 차단제를 경기 전에 지우라는 말을 비아냥과 함께 듣기도 했습니다. 젊은 선수들 중심을 잡을 베테랑 선수의 필요성을 현장과 구단 모두 느꼈습니다. 첫 KBO리그 진입을 앞두고 그해 말(2012년 11월) 이호준 선수를 팀의 첫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한 이유에는 이런 맥락도 있습니다. 든든한 형의 꿀리지 않는 존재감으로 더이상 그라운드에서 동생들(다이노스 선수들)이 그냥 얻어맞는 일은 사라졌습니다. 보이지 않는 채널을 통해서라도 돌려줘야 할 메시지는 전달됐습니다. 감독이나 구단이 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이후 대형 FA 계약으로 들어온 양의지 선수도 비슷했습니다. 어느 주심의 콜과 판정이 오락가락하며 경기가 뒤집히려 할 때 그는 더그아웃에서 “이런 경기 지면 안돼!”라고 고함을 칩니다. 더그아웃 복도 뒤까지 소리가 들릴 정도로 큰 소리였습니다. 정신이 번쩍 든 동료 선수들은 경기를 잡아냅니다. ‘좋은 선수’는 몸값을 떠나 책임감을 갖고 동료들이 힘들어 할 때 자신이 구심점이 될 수 있는지를 스스로 증명하곤 합니다. 올해 미국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 우승팀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도 비슷합니다. 현지 미디어에서는 “마침내 길거리 싸움 (street fight)을 이겼다”는 식의 평가가 있었습니다. 때론 거칠고 공격적인 스타일로 팀 분위기를 바꾸며 응집력을 발휘하는 다저스가 됐다는 겁니다. 고비에서 얌전하게 물러나는 그런 팀이 더이상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요즘 팀 빌딩에 대해 일반 조직에서 강의를 할 때가 있는데 이런 내용들을 소개하곤 합니다.강팀은 만들어집니다. 다양한 캐릭터의 조합으로, 어떤 계기를 맞아 함께 싸워 나가면서 내부의 기운을 쌓아 갑니다. 그런 팀을 지켜보는 건 팬으로서 즐겁습니다.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김종문 coachjmoon 지메일 김종문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1~2021년 NC 다이노스 야구단 프런트로 활동했다. 2018년 말 '꼴찌'팀 단장을 맡아 2년 뒤 창단 첫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PC)다. 2024.11.18 07:30
드라마

‘지옥에서 온 판사’, 사이다 응징 쾌감有…그러나 ‘잔혹성’ 도마 위 ③

‘지옥에서 온 판사’가 흥행에 성공하며 ‘SBS 금토 사이다 유니버스’의 명맥을 잇는 작품으로 이름을 올렸다. 강력한 사이다를 예고했는데 악을 응징하는 소재로 시청자들의 통쾌함을 자아냈다. 다만 일부 장면들에서 잔혹성이 과도하게 표현돼 불쾌감을 유발한다는 지적도 받았다. ‘지옥에서 온 판사’는 시청률 두 자릿수를 거뜬히 넘었다. 시청률은 지난 9월 6.8%(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출발해 상승세를 이어가며 6회만에 13.1%를 기록했다. 이후 8회에 자체 최고 시청률 13.6%를 달성했다. tvN 토일드라마 ‘정년이’, MBC 금토드라마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등 기대작들이 동시간대로 편성돼 다소 하향세를 보였으나, 나머지 회차인 13, 14회에서 저력을 발휘할지 관심이 모아진다.‘지옥에서 온 판사’는 SBS가 자신하는 ‘금토 사이다 유니버스’ 라인업으로 일찌감치 기대감을 끌어모았다. 드라마는 ‘이제부터 진짜 재판을 시작할게! 지옥으로!’라고 외치는 악마가 몸에 들어간 판사 강빛나(박신혜)가 지옥 같은 현실에서 인간적인 열혈형사 한다온(김재영)을 만나 죄인을 처단하며 진정한 판사로 거듭나는 내용으로 배우 박신혜, 김재영, 김인권, 김아영 등이 출연한다. ‘지옥에서 온 판사’는 기존 ‘사적 복수’를 소재로 한 작품들과 비교해 지옥과 악마를 소재로 차별점을 두며 강력한 카타르시스를 전한다는 분석이다. 극중 강빛나는 자신보다 더 악마 같은 인간들에게 분개하고 처단의 칼날을 들이민다. 법망을 교묘히 피해 가는 죄인들을 향한 강빛나의 무자비한 처벌이 시청자들에게 대리만족을 선사하는 대목이다. 여기에 실제 사회적으로 크게 이슈가 된 사건들을 디루면서 현실감과 몰입감을 높인다. 응징의 대상이 되는 죄인들은 교제폭력, 보험살인 및 아동학대 등이다.연출을 맡은 박진표 감독이 SBS 시사교양국에서 시사다큐를 맡았던 터라, 그의 장기가 발휘됐다는 평가다. 그러나 ‘지옥에서 온 판사’는 표현 방식이 지나치게 잔인하다는 비판도 있다. 극중 강빛나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방식으로 시청자들의 쾌감을 높인다. 드라마는 결과적으로 실제 사법체계를 향한 대중의 불신과 맞물리면서 카타르시스를 자아내는데 강빛나가 처단할 대상들의 죄 또는 힘이 클수록, 피해자의 고통이 클수록 응징의 세기도 높아진다. 그 과정에서 강빛나를 포함해 등장 인물들이 흉기를 휘두르거나 피가 발생하는 장면이 다소 직접적으로 표현돼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이 같은 잔혹함이 불편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특히 강빛나가 부인과 두 자녀를 살해했으나 다중인격이라며 심신미약을 주장한 양승빈(양경원)을 향해 도끼를 들고 “너 토막 낸 다음 저기 던져 놓으려고”라는 대사와 함께 그가 가족들을 찌른 횟수 21번만큼 똑 같은 횟수로 찌르는 장면 등은 ‘역대급 사이다’라는 평가와 동시에 과도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방송사인 SBS가 지상파인 만큼 표현 수위가 조절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성수 대중문화 평론가는 “’지옥에서 온 판사’는 현재 우리 사회에서 정의가 실현되지 않는다고 여기는 사각지대를 짚어내고 ‘정의’를 실현하는 작품이다. 그 응징의 방식도 ‘사적 제재’인 것 같으면서도 ‘악마’라는 판타지를 이용해 극단으로 끌고 간다. 비슷한 주제 의식을 지닌 작품의 지평을 넓힌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응징의 잔혹함이 기존 작품들과 비교해 큰 것도 사실이다. 이 같은 표현 방식이 계속된다면 불쾌함과 동시에 오히려 주제 의식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4.11.01 05:55
영화

[29th BIFF] 집주인 바뀌었나…넷플릭스가 장악한 부산영화제 [중간결산②]

이쯤 되면 공생을 넘어서 주객전도다.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가 반환점을 돈 가운데 올해 영화제는 ‘넷플릭스의 축제’라는 평가가 들리고 있다.부산국제영화제(BIFF)는 지난 2일 열린 개막식에서 개막작으로 넷플릭스 영화 ‘전,란’을 상영했다. BIFF가 개막작으로 극장 영화가 아닌 OTT 작품을 선정한 건 이번이 처음으로, 넷플릭스가 부산영화제에 얼굴을 처음 비친 지 3년 만이다.◇폐막식 날 공개되는 넷플릭스 신작 개막작 선정…홍보 수단 전락 우려‘전,란’의 개막작 선정은 지난달 발표 직후부터 영화 관계자들과 팬들의 빈축을 샀다. 영화제 본질을 흐리는 행위라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특히 ‘전,란’은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식(11일) 당일 정식 공개를 앞둔 작품으로, BIFF가 넷플릭스의 홍보 수단으로 전락할 것이란 우려까지 일었다. 실제 해외 영화제에서도 이렇게 공개 시점이 밭은 OTT 영화를 초청하는 경우는 없었다. 제75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은 넷플릭스 영화 ‘로마’ 역시 베니스영화제 이후 3개월 뒤에 넷플릭스에서 정식 공개됐다. 이와 관련, 박도신 BIFF 집행위원장 직무대행은 “관객이 즐길 수 있는 영화에 선정 기준을 뒀다”는 말만 반복하며 “‘전,란’은 대중적으로 다가가기 좋은 영화이자 완성도도 높은 작품이다. 그래서 꼭 개막작으로 관객에게 소개해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외 구체적인 선정 의미에 대한 질문에는 답을 비껴갔다.불행인지 다행인지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전,란’은 현재까지 공개된 BIFF의 초청작 중 가장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개막식 다음 날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진행된 오픈 토크는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고, 영화를 먼저 접한 언론과 평단의 호평도 이어졌다. 정식 공개를 앞두고 화제성과 입소문을 챙기는 데 성공한 셈이자, 일각의 우려대로 BIFF가 넷플릭스의 홍보 수단으로 제대로 쓰인 셈이다.넷플릭스 입장에서야 잃을 게 없다. 김태원 넷플릭스 디렉터는 “‘전,란’이 개막작으로 공개돼 저희는 너무너무 기뻤다. 이번 BIFF에서 ‘전,란’을 공개하고 다양한 관객을 만난 건 (넷플릭스에) 너무 좋은 자양분이었다”고 돌아보며 “이 경험을 염두에 두고 학습해서 더 좋은 영화를 만들겠다. 그래서 내년 BIFF에서 또 영화를 선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각오까지 다졌다.BIFF는 이번에 개막작 외에도 3편의 넷플릭스 작품을 더 초청했다. 연상호 감독의 ‘지옥’ 시즌2와 일본 시리즈 ‘이별, 그 뒤에도’, 대만 작품 ‘스포트라이트는 나의 것’이다. ‘온 스크린’ 섹션 초청작들로, 전체 초청작(7편) 중 넷플릭스 지분이 가장 높다. ◇기회 잡은 넷플릭스, 영화 팬들부터 관계자까지 포섭넷플릭스는 물 들어온 김에 부지런히 노를 젓고 있다. 일례로 영화제 기간 BIFF 메인 스테이지인 영화의전당 맞은편 건물과 해운대 한 복판에 대형 옥외광고를 내걸어 자사 초청작을 홍보 중이다. 또 곳곳에 넷플릭스의 상징인 빨간색 ‘N’ 조형물을 설치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지난 2022년부터 영화의전당 인근 카페에서 운영해 온 ‘넷플릭스 사랑방’ 역시 변함없이 문을 열었다. 이곳에서는 넷플릭스가 선보였던 작품과 선보일 작품들의 포스터를 전시 중이며, 스티커 등을 제작해 신규 콘텐츠를 홍보하고 있다. 특히 사랑방 한켠에는 넷플릭스 전용 포토부스를 마련해 MZ 영화인들의 발길을 붙들고 있다.넷플릭스는 또 그간 대형 영화 투자배급사들이 열어왔던, 이른바 ‘부산의 밤’ 행사를 영화제 대목인 개막 사흘째 저녁에 개최했다. 4일 열린 ‘넥스트 온 넷플릭스: 2025 한국영화’에는 언론 및 영화계 관계자, 넷플릭스 임직원과 넷플릭스 공개를 앞둔 작품들의 연출자 연상호, 변성현, 김병우 감독 등이 대거 참석했다. 넷플릭스는 이 자리에서 자사 신규 라인업을 공개하고 영화 시장 내 파이를 확대해 가겠다는 포부를 분명히 전했다.이어 6일에는 BIFF 부대행사 일환인 포럼을 진행했다. 넷플릭스가 BIFF와 협업해 아시아 태평양 전역의 크리에이티브 전문가들을 한자리에 모은 자리다. 일본, 대만,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크리에이터들과 넷플릭스 아태지역 콘텐츠팀, 프로덕션팀이 참석, 3시간 동안 넷플릭스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했다. 올해 BIFF 포럼에 참여한 투자배급사는 CJ ENM 외 넷플릭스가 유일하다.이처럼 매년 커지고 있는 부산영화제 속 넷플릭스의 영향력에 대해 BIFF 측은 여전히 자연스러운 흐름에 따른 상생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영화계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영화계 관계자는 “해마다 영화계에서 넷플릭스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고 넷플릭스도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있다. 이러다 영화제 근간이 흔들리는 것은 물론, 영화 생태계에도 적신호가 켜질까 걱정”이라며 “대중성, 화제성이 아닌 영화제의 본질을 다시 돌아봐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부산=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10.07 06:00
e스포츠(게임)

[빌드업 K게임] 상반기에 웃은 넷마블, 하반기도 다작 행보 이어간다

오랜 기간 부진을 이어오던 넷마블이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올해 2분기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거두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매출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1분기 대비 2900% 상승했다.신작의 활약, 게임 포트폴리오 다변화, 조직 효율화 등 지난 몇 년간 해온 빌드업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넷마블은 하반기에도 신작을 잇따라 출시해 흥행 모멘텀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23일 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은 올해 2분기 매출 7821억원, 영업이익 1112억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9.6% 올랐고, 영업이익은 흑자로 전환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7분기 연속 적자의 늪에 빠졌던 넷마블의 모습은 사라졌다. 지난해 4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뒤, 올해 2분기까지 3분기 연속으로 흑자를 챙겼다. 안정적인 실적 행진을 이어가며 '반짝 흑자에 그친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지워냈다.이번 호실적은 1분기 출시한 신작 흥행 효과로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 '레이븐2' 등 3종의 신작이 주요 게임으로 자리매김하며 2분기 매출에 크게 기여했다. 넷마블은 하반기에도 4종의 신작을 공개하며 기세를 이어간다. 상반기에 이어 다양한 장르의 신작 출시를 통해 흥행 모멘텀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먼저 지난달 13일 출시한 '일곱개의 대죄 키우기'가 포문을 열었다. 인기 애니메이션 '일곱개의 대죄' 지적재산권(IP)을 기반으로 한 넷마블의 두 번째 방치형 RPG(역할수행게임)로 원터치 드로우의 쉬운 게임성을 자랑한다.'킹 아서: 레전드 라이즈'는 글로벌 IP '원탁의 기사'를 토대로 개발 중이며 실사 기반의 그래픽과 몰입도 높은 스토리라인으로 북미 시장 이용자들을 겨냥한다. 다크 판타지 세계관과 더불어 퍼즐 및 기믹을 활용한 시네마틱 스토리텔링을 핵심 재미 요소로 내세우며 수집형 전략 RPG로 제작 중이다.지난해 지스타를 통해 대중들의 눈도장을 찍은 'RF 온라인 넥스트'와 '데미스 리본'도 연내 출시를 목표한다. 공상과학(SF)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MMORPG)으로 제작 중인 RF 온라인 넥스트는 2004년 출시돼, 글로벌 54개국에서 2000만명의 이용자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RF 온라인' IP를 계승하며 3개 국가 간 진영대결(RvR) 대립을 내세운다.데미스 리본은 넷마블에프앤씨의 자체 IP '그랜드크로스' 세계관 기반의 캐릭터 수집형 RPG다.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잡은 서브컬처 시장을 타깃으로 개발 중인 작품으로, 특별한 힘을 가진 커넥터(이용자)가 세상의 혼돈과 멸망을 막기 위해 오파츠를 회수하는 세계관을 담고 있다.이 외에도 넷마블은 2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2025년 출시 목표로 5~6개의 신작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지스타 2023에서 ‘게임 오브 지스타’로 선정되는 등 높은 기대를 받고 있는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도 내년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다.넷마블 관계자는 "내부 IP뿐만 아니라 외부 IP까지 적극 활용하며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쌓아가고 있는 넷마블이 차기작들로 본연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모습을 기대해달라"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9.24 07:00
국가대표

김민재도 밝은 표정…홍명보호, 1승 위해 오만 입성→현지 적응 훈련 스타트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오만에 입성해 첫 훈련을 소화했다.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7일(한국시간) 오만에 도착했다. 홍명보호는 오는 10일 오후 11시 무스카트의 술탄카부스 경기장에서 오만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지난 5일 데뷔전에서 팔레스타인과 득점 없이 비긴 홍명보호는 첫 승에 도전한다.홍명보호의 데뷔전은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대표팀 부임 과정이 불공정했다는 지적을 받는 홍명보 감독은 이날 경기 내내 홈 팬들에게 야유를 들었다. “홍명보 나가”라는 외침도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그 와중에 경기력과 결과 모두 잡지 못했다. 대표팀은 지난 6일 휴식을 취하고 카타르를 경유해 오만에 도착했다. K리그와 유럽 리그 모두 시즌 중이라 지칠 만도 하지만, 오만에 도착한 태극 전사들의 표정은 밝았다. 특히 팔레스타인전을 마친 뒤 팬들에게 ‘응원해달라’고 당부한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의 낯빛도 밝았다. 공항에서 팬들에게 사인을 선물한 김민재는 첫 훈련도 밝은 표정으로 소화했다. 지난 5일 팔레스타인전 명단에서 제외된 양민혁(강원FC)도 진지한 태도로 훈련에 임하는 등 오만전 출전 기대감을 키웠다. 오만전을 앞두고 홍명보 감독이 라인업 변화를 예고한 만큼, 양민혁의 국가대표 데뷔가 이뤄질지가 관심사다.한국은 오만과 통산 다섯 차례 맞대결에서 4승 1패를 기록했다. 유일한 패배는 2003년 오만 원정에서 나왔다. FIFA 랭킹 23위인 한국은 오만(76위)과 전력상 한참 우위에 있다. 다만 1차전 무승부 상대인 팔레스타인(96위)은 오만보다도 20계단이나 밑에 있는 팀이었다.홍명보 감독은 1차전을 무승부로 마친 뒤 “우리의 계획대로 득점이 되지 않았다. 그 부분을 제일 중요하게 생각해서 남은 4일 동안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면서 “(오만전은) 어웨이 경기이며 내일부터 전술적으로 어떻게 할지 준비해야 한다. 유럽 선수들은 경기하고 들어와서 바로 경기를 해서 체력적인 어려움이 있다. 이 선수들을 보고 다음 경기 선발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김희웅 기자 2024.09.08 12:01
드라마

[단독] 김지훈, 김은숙 신작 ‘다 이루어질지니’ 출연..김우빈·수지와 호흡

배우 김지훈이 김은숙 작가의 신작인 넷플릭스 ‘다 이루어질지니’에 특별 출연한다.1일 방송업계에 따르면 김지훈은 최근 ‘다 이루어질지니’ 촬영을 마쳤다. ‘다 이루어질지니’는 감정이 지나치게 풍부한 램프의 정령 지니와 그런 지니를 꺼내 준 한 여자가 세 가지 소원을 놓고 벌이는 이야기의 로맨틱 코미디다. 스타 작가인 김은숙 작가의 신작인 데다가 영화 ‘극한직업’의 이병헌 감독이 연출을 맡고 배우 김우빈과 수지, 안은진의 캐스팅으로 일찌감치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김지훈은 ‘다 이루어질지니’에서 판타지적인 역할을 맡아 작품의 분위기를 한껏 살릴 것으로 알려졌다. ‘다 이루어질지니’는 화려한 캐스팅을 포함해 막강한 특별출연 라인업으로도 큰 관심을 받았다. 앞서 김은숙 작가의 ‘태양의 후예’와 ‘더 글로리’에 출연한 배우 송혜교가 특별 출연 촬영을 위해 직접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로 향한 것으로 알려져 의리를 과시했다. 여기에 김지훈이 의기투합해 ‘다 이루어질지니’에 힘을 보탠다. 김지훈은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발레리나’, ‘이재, 곧 죽습니다’ 등에 출연해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으며, 최근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새 시리즈 ‘버터플라이’에 출연, 글로벌 존재감까지 더 넓힐 전망이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4.09.01 12:17
프로야구

이 조합, 이 케미 신선하다...마황은 튼동님의 웃음 버튼

김태형(57) 롯데 자이언츠 감독과 소속 선수 황성빈(27)이 자아내는 케미스트리가 묘한 웃음 포인트를 선사하고 있다. 지난 6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올스타전. 9번 타자·중견수로 출전, 3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나선 드림 올스타 외야수 황성빈은 등장만으로 '베스트 퍼포먼스상' 수상을 예고했다. 유명 배달앱 라이더를 연상케 하는 복장을 착용하고, 그 배달앱의 상징적인 색(민트)으로 도색한 스쿠터에 올라타 그라운드를 누빈 것. 헬멧에는 '배달의 마황'이라고 새긴 종이 문구를 붙였다. 마황(마성의 황성빈)은 올 시즌 황성빈이 얻은 별명이다. 안타뿐 아니라 전반기 비범한 허슬플레이로 야구팬을 열광시킨 그 기운을 배달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스쿠터에 오른 황성빈의 모습을 보며 1루 주루 코치로 그라운드에 나가 있었던 김태형 감독은 웃음을 터뜨렸다. 황성빈이 투수 김영규를 상대로 안타를 치고 나간 뒤 '배달 완료'라는 문구를 새긴 피켓을 들어 보였을 때도 마찬가지. 아예 1루 관중석 바로 앞에 자리를 잡고, 황성빈이 준비한 퍼포먼스를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스타플레이어도 휘어잡는 '큰 형님' 카리스마. 단기전 승부사 기질과 더불어 김태형 감독이 명장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힘이다. 선수 시절 팀 내 대표 타자였던 외국인 선수 타이론 우즈를 커튼을 치고 혼낸 일화도 유명하다. 선수 입장에선 다가가기 힘든 선배일 수밖에 없다. 그런 김태형 감독이 롯데에 부임한 뒤 유독 자주 웃는 것 같다. 상황도 여러 가지다. 1-14, 13점 차를 뒤집고 무승부(15-15)로 끝낸 지난달 25일 KIA 타이거즈전에서도 크게 지고 있는 상황에서 웃음을 보인 장면이 중계 화면을 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황성빈은 김태형 감독의 웃음 버튼(여러 번 보아도 계속 웃게 만드는 요소, 또는 그러한 요소가 들어 있는 콘텐츠)이 된 것 같다. 혼낸 뒤에도 웃는다. 지난달 27일 KIA전에서 나온 사제 사이 케미가 큰 화제를 모았다. 상황은 이랬다. 황성빈은 6회 말 무사 1루에서 안타를 치고 출루했지만, 후속 타자 윤동희가 가운데 외야 깊은 위치에 타구를 보냈을 때 리터치 뒤 2루 쇄도를 시도하지 않았다. 2루 주자 손성빈은 3루를 밟았지만, 황성빈은 1루에 머물렀다. 그의 주루 능력을 고려하면 의아한 상황이었다. 중계 화면을 통해 김태형 감독이 굳은 표정과 함께 손짓을 하는 장면이 잡혔다. 화가 많이 난 상태였다. 황성빈은 멋쩍은 표정으로 김 감독을 응시하다가, 이내 고개를 숙였다. 김 감독에게 인사를 했는지 명확하진 않지만, 마치 "잘못했습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한 것 같았다. 롯데는 이어진 상황에서 전준우가 좌중간 2루타를 치며 주자 2명으로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더그아웃 입구에 있던 김태형 감독은 물통을 거꾸로 잡은 뒤 황성빈에게 꿀밤을 하려는 포즈를 취했다. 황성빈이 움찔하는 모습도 전파를 타 야구팬은 다시 웃었다. 하이라이트는 다음 장면. 카메라가 의자에 앉은 김태형 감독을 클로즈업했는데, 김 감독이 잠시 뒤 피식하고 웃어버린 것. 당시 장면은 6월 치고 올라선 롯데 더그아웃 분위기를 대변했다. 성장한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주전 라인업을 재편한 롯데는 상승세를 이어가며 월간 최고 승률(0.607)을 기록했다. 황성빈은 시즌 초반부터 최하위로 떨어지며 가라앉았던 팀 분위기를 바꾼 '체인저'였다. 칭찬에 인색한 김태형 감독도 예쁠 수밖에 없는 선수였다. 황성빈의 좋은 기운은 올스타전까지 이어졌고, 김태형 감독은 또 한 번 선수 덕분에 웃었다. 야구팬도 생소한 튼동님의 진짜 웃음을 보며 색다른 즐거움을 느끼는 것 같다. 후반기 이들의 케미가 또 등장할지 주목된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7.08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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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2 확정한 유재석‧유연석 ’틈만나면,’… 비결은?

SBS 예능 ‘틈만 나면,’이 시즌1 종영 전에 시즌2 제작을 확정했다.‘틈만 나면,’은 지난 11일 시즌1 최종 8회에서 2.8%로 마무리됐다. 이날 방송된 전체 지상파 예능 중 3위였다. 1회 2.3%로 시작해 6회에서 최고 3.7%를 찍었다. 특히 화제성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 중 하나인 2049 시청률은 8주 연속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이 같은 호응은 ‘리얼리티의 힘’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틈만 나면,’은 일반인 시청자들이 사연과 함께 신청한 틈 시간에 2MC인 유재석, 유연석과 게스트가 찾아가는 포맷의 예능 프로그램이다. 방송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인 출연자가 프로그램의 큰 변수라고 할 수 있는데 이를 리얼리티의 극대화를 통해 매력요소로 만든 것이다.하재근 대중문화 평론가는 12일 “‘틈만 나면,’은 초반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의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록’(이하 ‘유퀴즈’)이 생각난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으나, 연예인과 일반인이 길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고 소통하는 형태가 대중에게 친근함과 즐거움을 준 것으로 보인다. 또 과거 ‘유퀴즈’ 형태를 그리워했던 시청자들에게는 허전함을 채워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틈만 나면,’ 연출을 맡은 최보필 PD는 일간스포츠와 서면 인터뷰에서 프로그램 기획 당시 ‘리얼리티’를 가장 신경 썼다고 밝혔다.최보필 PD는 “예정된 출연자와 사전 미팅을 진행하긴 하지만 짧은 시간 안에 신청자의 모든 것을 파악하기는 어렵다. 그런데 다행히도 운이 좋아 매력있는 출연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실제 틈 시간이 아니거나 미션 결과에 제작진의 의도가 반영되는 순간, 이 프로그램의 매력은 없어진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모든 과정에서 인위적인 개입을 원천 차단하면서 진행했다”고 덧붙였다.‘틈만 나면,’은 약 100분의 긴 러닝타임을 고수하며 타 예능과 차별화를 꾀했다. 느리고 편안한 호흡을 가져간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를 위해 최보필 PD는 실제로 촬영 내내 흐름을 끊은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청자들에게 ‘편안함’을 주고 싶었다고 전하며 “출연자 3명의 호흡과 대화를 최대한 편하게 볼 수 있도록 담고 싶었다. 불편한 요소 없이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틈만 나면,’은 게스트 라인업도 화려했다. 1회에는 ‘런닝맨’에서 유재석과 호흡을 맞췄던 이광수가 오랜만에 예능에 출연해 화제가 됐다. 7회에 게스트로 출연한 tvN ‘선재 업고 튀어’의 김혜윤은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의 6월 1주차 TV-OTT 통합 비드라마 출연자 화제성 조사에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외에도 배우 조정석, 안보현, 차태현과 아이브 안유진, 배구 선수 김연경, 방송인 지석진, 조혜련 등이 출연했다.하 평론가는 “유연석이 방송 경력이 많은 유재석에게 끌려가지 않고 티키타카 케미를 보여준 것도 ‘틈만 나면,’의 인기 요인이었다”고 분석했다.최보필 PD는 “결과가 좋아서 상당히 뿌듯하다. 특히 기획의 가능성을 알아봐 준 유재석과 유연석 덕분에 좋은 분위기 속에서 시즌1을 마무리 할 수 있었다. 감사하다”고 종영 소감을 남겼다. ‘틈만 나면,’ 시즌2는 하반기 방송 예정이다.이수진 인턴기자 sujin06@edaily.co.kr 2024.06.13 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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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포커스]호불호 극명 ‘삼식이 삼촌’, 그 끝엔 원대한 계획 이룰까 ①

“당신을 위한 원대한 계획이 있어요.”그 계획, 정말 실현할 수 있을까.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삼식이 삼촌’이 원대한 꿈의 여정 막바지를 향한 마지막 스퍼트에 나선다. ‘삼식이 삼촌’은 전쟁 중에도 하루 세끼를 반드시 먹인다는 삼식이 삼촌(송강호)과 모두가 잘 먹고 잘 사는 나라를 만들고자 했던 엘리트 청년 김산(변요한)이 혼돈의 시대 속 함께 꿈을 이루고자 하는 뜨거운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1960년대 전후를 배경으로 3.15 부정선거, 4.19 혁명 등 역사에 기록된 사건이 발발하기까지의 과정과, 그 소용돌이 중심에 있던 정·재계와 군부 인물들까지 복합적으로 얽히고설킨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려가고 있다. 총 16부작으로 제작된 ‘삼식이 삼촌’은 현재 11화까지 공개된 상태로, 향후 전개는 그동안 촘촘하게 쌓아 올린 사건의 실타래가 풀려나가며 주인공들의 ‘원대한 계획’이 성공하거나 혹은 실패하는 여정을 그려갈 예정이다. 최근 공개된 회차에선 삼식이 삼촌과 김산, 정한민(서현우) 등이 ‘원대한 계획’과 ‘거사’(쿠데타) 사이에서 서로에게 진짜 속내를 드러내지 않은 채 ‘동상이몽’ 동행 중이었다는 사실과, 안기철(오승훈)이 레이첼 정(티파니 영) 등과 손잡고 김산을 이용하려 했던 게 드러나며 드라마의 ‘빌드업’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하지만 드라마는 절정으로 향하고 있는데, 드라마 밖 세상은 이상하리만큼 조용하다. 모두가 피자를 맛볼 수 있는, 다 같이 잘 먹고 잘 사는 나라를 만들고자 한 게 ‘삼식이 삼촌’의 꿈이었건만, 그의 여정을 따르는 사람이 좀처럼 안 보인다. 글로벌 호평에도 불구하고 실제 ‘삼식이 삼촌’이 마주하고 있는 난제는 보는 사람들만 열광한다는 점이다. 물론 대중성을 놓쳤다고 ‘삼식이 삼촌’의 작품성을 폄훼할 순 없다. 일각에선 ‘삼식이 삼촌’이 다수 시청자를 사로잡지 못한 사실 자체로 ‘노잼’, ‘망작’이라는 비평의 수위를 넘어선 비난을 내놓기도 하지만 공감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많다. 오히려 좀처럼 다루기 힘든 복잡한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밀도 있게 조명하고 그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간 군상을 통해 인간 내면의 본질을 들여다보게 하고 반복되는 역사에 대한 고찰을 남기는 수작(秀作)이라는 호평도 있다. 그럼에도 ‘삼식이 삼촌’이 송강호의 데뷔 35년 만의 첫 드라마라는 화제성과 변요한, 이규형, 유재명, 진기주 등 쟁쟁한 연기파 배우 라인업 등이 갖게 했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를 받고 있는 건 사실이다. 여느 인기 드라마와 달리 작품의 흥행에 따라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이야깃거리가 거의 생성되지 못하고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초반에는 몰입감이 있었다. 삼식이삼촌이라는 캐릭터가 재미있게 보였고, 그에 대한 기대감도 컸다. 배우의 연기 뿐만 아니라 시대적 상징성이 주목되는 면들이 있었는데 회가 거듭될수록 전개가 늘어지는 측면이 있다”고 짚었다. 극 전개가 지하 벙커 취조신을 오가며 이어지다 보니 플래시백 하는 연출이 계속 등장하는데, 이로 인해 속도감이 다소 느려진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후반부로 갈수록 인물간 관계와 스토리가 쌓여가며 초반보다 복잡해지는데, 현대사를 잘 모르거나 관심이 적은 사람은 이해하기 어렵고 연출적으로도 난해하게 풀어가는 측면이 있다. 정 평론가는 “감독은 전체 그림이 머리 속에 그려진 상황에서 복선으로 깔아둔 것이지만 시청자 입장에선 나중에서야 ‘알고보니 그거였구나’ 싶게 느껴질 수 밖에 없는데 그걸 쉽게 풀어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너무 많은 인물과 이야기를 담으려 하다 보니 중반부 이후 흐름이 흐트러진 점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정 평론가는 “캐릭터는 분명 매력적이지만 이걸 이야기로 풀어가는 과정에 있어서는 시리즈물이 가진 명쾌함이나 연속적 흐름이 다소 부족하고 다음 회를 꼭 보게 하는 후킹하는 지점은 많이 약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삼식이 삼촌’은 8회 분량으로 기획됐고 10회로 촬영 됐으나 편집 과정을 거쳐 16부작으로 완성됐다. 감독의 의도와는 다른 제작의 아쉬움에 대한 지적이 나올 여지다. 일각에선 다수의 인물이 복잡하게 꼬여 있는 서사인 만큼 몰아서 봐야 전반적인 흐름을 알 수 있는데, 디즈니플러스 특성상 주 2화씩 공개돼 그렇게 되지 못한 점도 아쉽다는 지적이다. 정 평론가는 “시대극 하면 보통 영웅서사를 떠올리는데 한국 현대사를 주도한 리더들 중 상당수가 부정적인 역사적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에 영화나 드라마로 많이 다뤄지지 않았던 측면이 있다. ‘삼식이 삼촌’이 그 시대 격동기를 삼식이라는 캐릭터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신선한 시도였고, 의미적 측면도 충분히 좋았는데 불친절한 연출은 다소 아쉽다”고 지적했다. ‘삼식이 삼촌’은 매 주 수요일 2화씩 공개되며 오는 19일 14~16화를 모두 공개하며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4.06.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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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와 현실 사이, 영웅서사 비튼 ‘히어로는 아닙니다만’②

JTBC 토일드라마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은 현실과 판타지를 오가는 독특한 서사와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연출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집안 대대로 초능력을 가진 복씨 가족이 현대인의 질병으로 능력을 잃게 됐다는 설정은 시청자에게 호기심을 주는 동시에 공감을 이끌었다.지난달 4일 1회 3.3%로 출발한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은 6회와 8회 각각 최고 시청률 4.2%를 기록했다.(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 다른 주말극과 비교해 시청률은 높은 편은 아니었지만 매회 명장면을 만들어 내며 화제성을 견인했다.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은 지난 5일 기준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TV(비영어) 부문에서 4위를 기록했으며, K콘텐츠 온라인 경쟁력 분석 기관인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발표하는 TV-OTT 드라마 화제성 조사 결과에서도 4주 연속 2위를 차지하며 인기를 증명했다.◇우울증, 불면증 걸린 히어로…현실적인 판타지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은 남다른 능력을 지녔지만 아무도 구하지 못했던 복귀주(장기용)가 수상한 여자 도다해(천우희)를 만나며 벌어지는 판타지 로맨스다. 복귀주 가족은 모두 각기 다른 초능력을 갖고 있다. 복귀주는 행복했던 과거로 돌아갈 수 있지만 우울증으로 행복한 기억을 잃으면서 그 능력을 상실했다. 복귀주의 엄마 복만흠(고두심)은 예지몽 능력을 가졌으나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고, 비행 능력이 있는 복귀주의 누나 복동희(수현)는 비만 때문에 더 이상 날 수 없게 됐으며, 복귀주의 딸 복이나(박소이)는 눈을 보면 속마음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이 있지만 사람들과 엮이기 싫어 가족들에게도 능력을 감춘다.‘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은 이처럼 초능력이 있지만 현대인의 질병에 걸려 능력을 상실한 가족이라는 설정으로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초능력이란 판타지적 요소를 다루면서도 우울증, 불면증, 비만 등 현실적인 설정이 절묘하게 섞여 현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공감을 일으키는 이야기로 탄생했다. 특히 아내를 교통사고로 잃고 마음을 닫아버린 복귀주가 도다해를 통해 잃어버린 능력과 행복을 되찾고, 도다해 역시 복귀주의 재산을 노리고 접근했으나 그를 사랑하게 되며 결국 서로를 구하는 쌍방 구원 로맨스는 시청자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장기용과 천우희는 회차가 거듭될수록 점점 서로에게 이끌리는 모습을 섬세한 감정 연기로 선보이며 몰입도 높은 드라마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하재근 대중문화 평론가는 “보통 남자 주인공에게 어떤 결핍이 있고 그것을 로맨스를 통해 치유하는 스토리는 한국 드라마에서 일반적인 구조다. 그런데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은 초능력 가족의 이야기를 다루면서도 그들이 현실의 문제 때문에 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설정을 신선한 포인트로 살려냈다”고 평가했다.◇ 정재형 음악감독 데뷔…BGM·OST로 독보적 분위기 구축‘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은 특유의 신비로운 분위기를 살리는 BGM과 OST도 화제가 됐다. 클래식부터 대중가요, 영화 음악까지 작업한 경험이 있는 가수 겸 작곡가 정재형이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의 음악감독으로 참여했다.등장인물들의 감정선에 따라 달라지는 BGM은 이 드라마만의 독보적인 색깔을 구축했다. 초능력 집안을 그릴 때는 일렉트로닉, 도다해와 사기꾼 일당을 그릴 땐 재즈, 복귀주와 도다해의 로맨스 장면이 나올 땐 클래식 음악이 나오는 식으로 장면에 따라 분위기의 차이를 뒀다.특히 2회에서 화재 트라우마가 있는 도다해가 경보음을 듣고 겁먹은 채 바닥에 주저앉아있는 장면에서 복귀주가 다가와 손을 잡는 순간, 통통 튀는 발랄한 효과음이 깔리며 분위기가 반전되는 장면은 각종 SNS에서 명장면으로 꼽히기도 했다. OST 라인업도 화려하다. 가수 이소라가 2021년 드라마 ‘지리산’ 이후 약 2년 6개월 만에 OST에 참여해 주목받았다. 이소라가 부른 OST ‘바라 봄’은 장기용과 천우희의 로맨스가 펼쳐지는 주요 장면 곳곳에 삽입돼 몰입도를 높였다. 또 ‘싱어게인3’ 2위를 차지한 싱어송라이터 소수빈의 ‘너와 걷는 계절’은 두 주인공의 알 수 없고 불안한 관계를 서정적인 멜로디와 가사로 풀어냈다.하 평론가는 “드라마에서 몰입도를 높이는 중요한 장치로서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의 BGM과 OST는 적재적소에 사용되며 색다른 재미를 만들어 냈다. 다채로운 음악과 사운드는 보편적인 이야기도 특별하게 느껴지게 한다”고 짚었다.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2024.06.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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