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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편의점까지 넘어온 채식 바람

편의점이 ‘비건(vegan·엄격한 채식주의) 식품’ 맛집으로 변신하고 있다. MZ세대(1980년~2000년 초 출생)의 착한 소비 바람이 비건 열풍으로 이어지자 채식 위주의 상품 수를 크게 늘리는 등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제 비건은 기획 상품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고려 요소'라는 말까지 나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CU는 지난달 업계 최초로 식물성 참치를 활용한 채식주의 참치마요 김밥, 삼각김밥, 유부초밥을 선보였다. 식물성 참치는 콩에서 추출한 단백질을 주원료로 한 대체 식품이다. 비교적 쉽게 만날 수 있었던 대체육 메뉴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업계 최초로 대체 해산물을 활용한 레시피를 개발해 고객들의 선택 폭을 넓힌 것이다. GS25는 올해 비건 상품을 지난해(3종) 대비 7배 늘린 20여 종으로 확대했다. 최근 호주에서 비건 인증을 받은 ‘페이머스소다’도 내놓았다. 음료는 무첨가물, 무방부제, 천연 재료로 만들었다. 8㎉에 불과해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그동안 소극적이었던 세븐일레븐도 비건 식품 종류를 늘리고 있다. 최근 자체 채식 전문 브랜드 ‘그레인그레잇’을 출범하고 삼각김밥과 파스타, 만두 그라탕 등 제품 3종을 선보였다. 삼각김밥은 콩을 비롯한 식물성 재료를 혼합한 비건 함박을, 파스타는 비건 함박을 갈아 만든 비건 라구 소스를 사용했다. ‘그레인 만두 그라탕’은 두부, 양파, 양배추, 부추 등으로 맛을 낸 플랜트 왕교자를 썼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채식 인구 증가와 비건 식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경향을 고려해 채식 전문 브랜드를 만들었다"며 "이번에 출시한 제품은 식품 전문회사 올가니카의 식물성 대체육 브랜드 ‘브라잇벨리’와 협업해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쏟아지는 비건 제품들에 대한 소비자 반응도 나쁘지 않다. GS25의 올 1~10월 비건 상품 매출액은 전년 대비 23배나 상승했다. 같은 기간 CU의 비건 식품 매출도 21.1배 올랐다. 최근에도 이같은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 CU의 '채식주의 참치마요 삼각김밥'과 '채식주의 전주비빔 삼각김밥'은 지난 1~8일 '포켓CU'의 삼각김밥 카테고리 예약구매 판매량 1, 2위를 차지했다. 3위도 지난 채식주의 시리즈 3탄에서 선보인 '언리미트채식삼각김밥'이 차지해 톱3를 모두 채식 컨셉트 상품들이 휩쓸었다. 김밥 카테고리에서는 '채식주의 마요유부초밥'과 '채식주의 마요김밥'이 1, 2위를 다투고 있다. 도시락 카테고리에서는 대체육과 채식 소스로 맛을 낸 '채식주의 볼 파스타'가 입소문을 타고 빠르게 인지도를 높이더니 출시 약 2주만에 도시락 카테고리 예약구매 수량 1위를 차지했다. 업계는 앞으로도 비건 식품 출시가 잇따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무엇보다 수요와 명분을 갖춘 신사업이기 때문이다. 우선 환경보호, 식습관 개선, 건강 증진 등을 이유로 식물성 식단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실제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국내에서 채식을 실천하는 인구는 2008년 15만명에서 올해 250만명으로 급증했다. 업계에서 추산하는 국내 대체육 시장 규모는 지금은 약 200억원 안팎에 그치지만,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여기에 반려동물 인구가 늘면서 비윤리적 사육과 도축에 대한 인식이 확산한 점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꼭 비건이 아니더라도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채식을 즐기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며 “앞으로 편의점의 비건 상품이 더 다양해지고 시장 규모도 지금보다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1.12.27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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