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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모차르트!' 김준수 "10년 감회 새롭다..관객들에게 죄송하고 감사해"

김준수는 올해로 뮤지컬 데뷔 10주년이다. 그를 운명처럼 뮤지컬로 이끈 건 뮤지컬 '모차르트!'였다. 2010년 '모차르트!' 초연으로 뮤지컬에 입문했다. 그런 그가 10년 전과 똑같은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다시 올라서서 같은 작품, 같은 역할로 공연하고 있다. 더 깊고 폭 넓어진 감정 표현력과 절규하며 온 몸의 기를 다 모아 쏟아내는 노래는 그의 공연에 상징이 됐고, '티켓 파워'를 가진 대표 배우로 자리매김했지만 음악과 무대를 대하는 순수함과 진정성만큼은 10년 전 모차르트를 표현할 때 그대로다. 코로나19로 침체기를 맞은 공연계. 이런 까닭에 더 무대 한 회 한 회가 소중하고 감사하다는 김준수다. 아이돌 출신 뮤지컬 배우라는 편견을 깨고, 오늘날 뮤지컬계 한류를 이끈 그는 "10년간 뮤지컬을 하면서 책임감이 더 많이 생긴 것 같다"며 "자연스럽게 늙어가며 최선을 다해 공연하는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이후 공연계가 직견탄을 맞았다. 마스크를 한 관객과 마주했을 때 어떤 기분이었나. "안타까웠다. 죄송했고 그래서 더 감사했다. '모차르트!'도 코로나19 때문에 공연 일정이 미뤄지고 변경됐는데 그래서 그런지 이번 첫 공연 때 커튼콜 때 나를 포함핸 배우들이 여러가지 복합적인 감정에 울컥했던 것 같다. 언제 갑자기 공연을 끝내야할지 모르는 상황 속에 한 회 한 회 공연을 해서 매 회 마지막일 수 있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해 임하고 있다." -'모차르트!'와 함께 데뷔 10주년을 맞이했다. "올해가 뮤지컬 배우로서 10주년인데 '모차르트!'도 10주년이다. 이 작품으로 뮤지컬에 데뷔했는데 10년이 지나서 생일이 같은 작품을 다시 만났고 10년 전과 같은 장소에서 공연을 해서 감사하고 영광이다. 지난 10년을 돌아보니 '다양한 작품을 많이 해왔구나'라는 생각에 감회가 새롭다. 이번 '모차르트!'엔 10년 전에 같이 했던 배우들도 있는데 같이 연습하고 호흡을 맞출 때 10년 전으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다. 10주년에 여러모로 상황이 좋진 않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10주년을 축하해주려고 번거로워도 방역 지침을 다 따라주시고 답답할텐데 마스크를 쓰고 어려운 발걸음 해주신 관객 분들에게 감사함이 크다." -10년 전과 비교해서 어떤게 달라졌나. "아무래도 기술적인 것이나 테크니컬적인 게 좀 달라졌지 않을까. 그땐 (뮤지컬) 노래가 전혀 다듬어져있지 않았고, 연기라는 것도 해본 적 없었는데 도전한 것이었다. 10년 간 여러 작품을 하면서 아무래도 10년 전 날것의 느낌 보다는 많이 다듬어진 것 같다. 너무 시간이 오래돼 그때 어떻게 했는지 기억은 정확히 안나는데 그때 그 감정이 어땠을지 알고 있기 때문에 그때 그 느낌을 최대한 살리면서 노하우를 버무려 더 좋아진 무대를 보여주려고 한다." -연기하기 쉬운 캐릭터가 아니다. "남자 타이틀롤인 작품 중 제일 힘들다. 체력적으로 제일 힘들다. 모차르트 타이틀롤을 한 번이라도 한 배우는 남자 타이틀롤 중엔 모차르트가 제일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초연 떄는 신인이고 스킬이 다듬어지지 않아서 힘든 줄 알았는데 다른 작품과 비교해도 단연 제일 어렵고 힘든 캐릭터다. 무엇보다 감정의 기복이 심해서 표현하기 힘들다. 그게 어떤 캐릭터이든 그 캐릭터에 맞는 감정선을 잡고 처음부터 끝까지 연기하는 게 있는데 '모차르트!'는 모차르트의 일대기를 다 담아내다보니 감정기복이 커서 연기하기 힘들다. 밝고 천방지축인 모차르트가 절망에 빠지고 힘들어하고, 때론 미치기도 하는 감정을 표현하는데 어렵다." -10년 전 데뷔작으로 '모차르트!'를 선택했던 이유는. "소속사(SM엔터테인먼트)를 나오고 나서 큰 변화를 겪었고 1년 동안 TV만 켜면, 또는 매체에서 관련된 내용이 나왔다. 그때가 24-25세 때였는데 두려움이 컸다. 그래서 집에서 은둔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다시 내가 무대에 설 수 있을지 확신도 없었다. 그러던 중 '모차르트!' 제안을 받았는데 처음엔 정중히 거절했다. 상처가 아물지 않은 힘든 시절이었고 사람을 대면하는 걸 두려워할 때였다. 5-6년 동안 하던 스타일의 음악이나 공연으로 복귀를 해도 긴장이 될 것 같은데 그동안 하지 않았던 전혀 익숙하지 않았던 장르인 뮤지컬로 처음 팬, 대중들과 대면해야한다는 것도 걱정이 컸다. 제안해준 게 감사해서 직접 만나서 거절하려고 EMK 회사와 만났는데 그때 혹시 시간되면 봐달라며 대본과 CD를 주셨다. 어느 날 할게 너무 없었는데 대본이 보여서 대본을 보고 음악을 듣는데 뭔가 그 당시 내 상황과도 비슷해 서 공감이 됐다. 천재인 모차르트가 영주만을 위해 음악을 해야하는 억압된 상황과 인격체로 보지 않고 연예인이라는 점에서 내 가십에 대해서만 이용야기하고 평가하는 상황이 뭔가 비슷했다. 모차르트가 왜 있는 그대로의 날 사랑해주지 않고 내 천재성만 사랑하냐고 아버지에게 얘기하는 부분도 사람들이 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바라봐주길 바라는 마음과 비슷해서 공감이 많이 갔다. 또 '모차르트!' 대표 넘버인 '황금별'을 듣고 이상하게 눈물이 쏟아지더라. '사랑은 구속하지 않는 것, 사랑은 때로는 아픔도 감수해야해'라는 내용에 눈물이 났다. 그때 실패하더라도 혹평을 받더라도 이 작품을 하면 위안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았고, 무대에서 '모차르트!'의 넘버를 부르고 싶었다. 그래서 하겠다고 했고 그걸 시작으로 계속 뮤지컬을 했다. 다른 작품이었다면 시작도 못 했을 것 같고, 또 위안을 받지 못 했을 것 같은데 '모차르트!'를 하며넛 많은 위로를 받았고 응어리를 많이 풀었다." -비극적인 캐릭터나 작품을 많이 하는 것 같다. "모든 작품이 비극이라 관객들이 공연장을 나갈 때 울고 나갔다. 관객들이 웃고 나갈 수 있는 즐거운 뮤지컬도 해보고 싶다. '킹키부츠' 공연을 보는데 즐거웠다. 박수치면서 즐길 수 있는 공연도 해보고 싶다. 밝은 역할을 꼭 해보고 싶다."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은. "음악이다. 다른 건 몰라도 내가 선택하는 뮤지컬은 앞으로도 음악만큼은 좋을 거다. 자신있다. 그게 내게도 제일 중요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주제도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따라 이야기가 다르고, 대본이 별로일 수도 있는데 음악만큼은 내가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이니 믿으셔도 될 것 같다." -뮤지컬의 한류를 이끌었다. 이후 아이돌이 뮤지컬에 자유롭게 많이 도전했다. 뮤지컬 배우에 도전한 아이돌의 롤모델로 꼽히기도 한다. "감사하고 뿌듯하다. 사실 내가 뮤지컬을 한다고 할 때만 해도 아이돌 가수가 뮤지컬을 한다고 하면 좋은 시선으로 바라보던 시기가 아니다. 계속 열심히 하면 인식이 바뀌고 인정 받는 날이 오겠지라는 마음 하나로 앞만 보고 달려왔다. 요즘 아이돌 가수들이 뮤지컬에 입문할 때 편견이나 선입견 없이 시작하는 분위기가 됐다는 것만으로도 보람된다." -지난 10년간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면서 후회한 선택이나 순간은 없었다. "억울하게 구설에 올랐을 땐 좀 그랬는데 모든 직업엔 장단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고 누리는 게 있는 만큼 질타를 받아야할 때 따끔하게 받아야한다고 생각한다. 감사한 일에 감사함을 느끼는 게 먼저인 것 같고, 굳이 비극과 단점만을 생각하고 그걸로 괴로워할 이유는 없는 것 같다. 또 생각보다 단순해서 후회로 남을 만큼 대단히 큰 일도 없었다. -앞으로 뮤지컬 배우로서 남기고 싶은 발자취나 기록이 있다면. "영어를 잘 할 자신은 없고, 일본어는 조금은 할 줄 아니깐 일본에서 일본 배우들과 섞여서 뮤지컬을 해보고 싶다. 더 나아가서 해외 뮤지컬 시상식에서도 상을 받아보고 싶다. 그동안 뮤지컬을 하면서 책임감이 많이 생긴 것 같다. 나를 믿고 작품을 선택해주는 관객 분들에게 감사함을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항상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그 분들의 기대에 실망시켜 드리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뮤지컬 배우로 늙어가고 싶다. 나중에 중년이 되면 '모차르트!'에서 모차르트가 아닌 아버지 역할도 하게 되지 않을까." 김연지 기자 kim.yeonji@jtbc.co.kr 2020.08.0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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