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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찾은 수주왕 경쟁...삼성물산 '가전은 삼성' 되찾기 '큰 그림'

침체했던 도시정비사업 수주가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올 상반기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근소한 차이로 수주고 1·2위를 기록했다. 또한 GS건설과 대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포스코이앤씨 등도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분위기다. 업계는 모처럼 손에 땀을 쥐는 수주전이 늘어난 배경으로 다시 돌아온 삼성물산을 꼽는다. 삼성물산이 그룹사 내 발주 물량을 소화하는데 집중한 사이 대중의 인식에 각인된 ‘가전은 LG’라는 이미지를 되돌리기 위해 도심 노른자만 골라 ‘래미안’을 다시 짓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다시 불붙은 수주왕 쟁탈전 올 상반기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은 화끈했다. 공사비 상승과 부동산 경기 침체가 겹치면서 한껏 움츠렸던 지난 2년과 완전히 달랐다. 주요 건설사의 수주전마다 서로 사업장을 차기하기 위해 총력을 쏟아부으며 모처럼 도시정비사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수주고가 이런 열기를 대변한다. 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내 시공능력평가 기준 10개 대형건설사가 2025년도 상반기 도시개발정비사업 수주액은 총 27조8116억원이었다. 불과 반년 만에 전년도 전체 수주액인 27조8700억원의 99% 이상의 성과를 냈다. 시장을 흔든 진원지는 삼성물산이었다. 최근 현대건설의 ‘텃밭’으로 불렸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을 한바탕 휘저었던 삼성물산은 지난 1월 한남4구역 재개발(1조5695억원)을 시작으로 장위8구역 재개발(1조1945억원), 신반포4차 재건축(1조310억원)까지 1조 이상 굵직한 사업장을 ‘도장깨기’하듯 수주했다.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의 저력도 만만치 않았다. 상반기 수주고 5조1987억원을 기록 중인 현대건설은 지난달 말 약 2조원 규모의 구리 수택동 재개발을 따내면서 1위 삼성물산과 격차를 5000억원 안팎으로 줄였다. 하반기 총 공사비 2조7000억원 규모의 압구정 2구역을 순조롭게 수의계약을 할 경우 얼마든지 순서를 뒤바꿀 가능성이 있다. 포스코이앤씨도 부지런하다. 지난달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수주전에서 HDC현대산업개발에 패하며 기세가 다소 꺾였으나 대형 리모델링 사업과 굵직한 사업을 꾸준히 따왔다.업계 관계자는 “현대건설이 하반기 압구정2구역 재건축사업과 성수1구역 재개발사업 대어급 사업지를 잡아 7년 연속 정비사업 수주 1위 자리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면서 “삼성물산은 수주고 1위 자체보다는 도시정비사업의 고삐를 다시 쥐겠다는 의지가 분명하다”며 양사의 치열한 경쟁을 예상했다. 삼성물산의 열정, 백색가전때문?삼성물산은 지난 2015년 이후 도시정비사업 경쟁 입찰에 좀처럼 나서지 않았다. 2016년 주택사업부가 팀 단위로 축소되자 업계에서는 삼성물산이 더는 아파트를 짓지 않는다는 말도 돌았다. 삼성물산은 아파트보다는 그룹 내 일감을 수주하면서 조직 힘의 축을 달리 실었다. 삼성물산이 다시 돌아온 건 2020년 무렵부터다. 서서히 수주전에 참여하며 시동을 걸던 삼성물산은 올해부터는 거침없는 수주전을 이어가고 있다. 한때 강남 요지를 싹쓸이한 ‘래미안’의 힘, 삼성물산이 아파트 하나는 튼튼하게 짓는다는 평가가 긴 공백도 지우는 모양새다.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물산의 도시정비사업을 향한 열정 회복을 ‘삼성전자의 백색가전 경쟁력 찾기’의 일환이라고 분석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보통 아파트를 신축하면 가전이 옵션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삼성물산이 도시정비사업을 축소하면서 삼성전자 가전이 래미안 신축에 덜 들어가게 됐고, 그 결과 백색가전의 국내 영향력이 다소 줄었다는 해석이다. LG전자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87조7282억원, 영업이익 3조419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82조2626억원)보다 6.64% 증가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백색가전이 실적을 견인했다. 냉장고와 세탁기, 에어컨 등을 전담하는 H&A 사업본부는 매출 33조2033억원, 영업이익 2조446억원을 기록하면서 각각 전년보다 10.1%, 2.5% 증가했다. 도시정비업계의 한 관계자는 “LG전자가 가전에서 선전하며 ‘가전은 LG’라는 말이 생겼다”며 “삼성전자가 그 원인을 파악하던 중 아파트에서 그 배경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최근 K가전의 인기가 글로벌의 주목을 받으면서 삼성이 래미안을 통해 다시 내수 가전 시장 다지기에 나선 것 아니겠느냐”고 덧붙였다. 서지영 기자 2025.07.0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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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은 정말 '압구정현대'에서 발을 뺐을까? 고삐 쥔 '삼물'의 야심

최근 도시정비업계 가장 큰 이슈는 삼성물산 건설 부문(이하 삼성물산)의 압구정 2구역 수주 불참 선언이었다. 그동안 삼성물산이 압구정동 곳곳에 홍보 광고물을 부착하며 뜨거운 승부를 예고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건설업계 일각에서는 삼성물산의 진짜 목표는 처음부터 2구역이 아닌, 압구정 3구역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압구정 3구역이 규모는 물론 지리적 위치 면에서 진짜 ‘알짜’라는 것이다. 현대건설은 고심이 크다. 압구정 2·3구역을 모두 수주해야 하는 가운데 삼성물산은 물론 다른 건설사까지 치열한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삼물'의 진짜 목표는 압구정 3구역삼성물산은 지난달 20일 압구정 2구역 현장설명회를 앞두고 수주 불참 의사를 밝혔다. 삼성물산은 “조합 측이 이례적인 대안설계 및 금융조건 제한으로 인해 당사가 준비한 사항들을 제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 판단했다”고 불참 사유를 밝혔다. 삼성물산이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압구정 2구역에서 발을 뺐지만, 압구정 전체에서 발을 뺀 것은 아니다. 압구정동 아파트는 총 6개 구역 1만466가구로 구성돼 있다. 업계는 삼성물산이 압구정동에서 지리적 위치는 물론 규모도 가장 큰 압구정 3구역에 집중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물산의 이런 행보가 미리 계산된 결과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삼성물산이 압구정 2구역이 사실상 현대건설의 ‘텃밭’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압구정에 광고판을 깔고, 공격적인 수주 참여 의사를 보였던 것은 사실 3구역 수주전을 위한 ‘빌드업’ 차원이라는 것이다. 압구정 3구역은 압구정동 369-1 일대 39만187.8㎡ 규모로 최대 재건축 대상지로 통한다. 총 사업비는 7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1월 공개된 정비계획 변경안에 따르면 현대 1~7차, 현대 10·13·14차, 대림빌라트 등 3934가구가 최고 70층, 5175개에 달하는 매머드급 단지로 재건축된다. 도시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압구정 2구역 수주전에 들어가면서, 현대건설에게 이길 것으로 여기지 않았을 것”이라며 “삼성물산 입장에서는 압구정 2구역이 3구역을 위한 일종의 전초 행보같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안심 못하는 현대건설현대건설은 삼성물산의 불참으로 사실상 압구정 2구역 수의계약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안심할 수 없는 처지다. 삼성물산이 압구정 3구역만은 전력투구를 펼칠 가능성이 커서다. 뼈아픈 기억도 있다. 현대건설은 2020년 한남 3구역에서 승전고를 울렸지만, 올해 초 시공사 선정 총회가 열린 한남 4구역에서는 패배했다. 옆 구역과 ‘차별화’를 원했던 한남 4구역 조합원들이 삼성물산의 손을 들었기 때문이다. 도시정비업계 관계자는 “현대건설은 압구정 2·3구역을 모두 수주하겠다는 각오로 임직원들이 사활을 건 상황”이라면서 “과거 한남 4구역 사례처럼 되지 않기 위해 마지막까지 안심하지 못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설상가상 타 건설사들의 동향도 살펴야 한다. 압구정 3구역은 삼성물산 외에도 HDC현대산업개발(HDC현산)도 참여 여부를 두고 내부적으로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HDC현산의 전신은 1976년 현대건설 주택사업부 ‘한국도시개발’이다. 한국도시개발은 당시부터 압구정 현대아파트 4~14차 개발을 주도했고, 1~3차는 현대건설이 조성을 맡았다. HDC현산은 현대그룹에서 계열 분리되면서 새로운 브랜드인 ‘아이파크’를 론칭했지만 압구정현대아파트의 DNA를 갖고 있다는데 자부심이 있다. HDC현산은 최근 용산정비창 전면 1구역에서 승전고를 울렸고, 4년 만에 진행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도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건설업계 관계자는 “요즘 HDC현산이 소위 ‘기세’가 좋다”며 “현대건설은 압구정 2구역을 수주한 뒤 잡음없이 사업을 진행시켜 3구역까지 수주하기위해 분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seojy@edaily.co.kr 2025.07.01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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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대산업개발, 송파한양2차에 SMPD와 '전략적 협업'

HDC현대산업개발이 송파한양2차 재건축 사업에 세계적인 건축설계 그룹 SMPD(Sarver McLaughlin Design Planning)과 손잡고 '잠실을 넘어선 새로운 랜드마크' 설계를 제시한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에서 세계적인 파트너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성공을 이끌었던 ‘월드클래스 파트너십’을 송파 지역으로 확장하겠다는 의도다.송파한양2차는 잠실 중심권역과 인접한 특성에 더해 인근에서 진행 중인 재건축·리모델링 사업지와는 차별화되는 외형 디자인과 도시적 상징성을 확보해야 하는 사업지로 꼽힌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이런 입지적 특성과 시장 흐름을 반영해 단순 시공이 아닌 ‘디벨로퍼형 설계 전략’을 제시할 방침으로 알려졌다.미국 시카고에 본사를 두고 있는 SMPD는 초고층 건축과 도심형 복합개발 설계에 특화된 글로벌 설계사로 서울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은 ‘아크로 서울포레스트’, ‘나인원 한남’, ‘삼성물산 래미안 원베일리’, ‘디에이치 여의도 퍼스트’ 등 굵직한 프로젝트를 다수 수행해왔다. 특히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프로젝트에서는 입찰 공고 1년 반 전부터 핵심 관계자가 현장을 직접 방문하는 등 HDC현대산업개발과 긴밀한 설계 공조를 진행하기도 했다. 용산정비창에서 제안한 330m 스카이라인 커뮤니티, 360도 조망 특화, 한강 조망 극대화 평면, 고급 마감재 적용 등은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설계’라는 극찬을 받으며 조합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이끌어낸 바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이런 성공 사례를 송파한양2차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SMPD의 혁신적인 디자인 철학과 글로벌 설계 역량에 더해 HDC현대산업개발의 기획·개발·운영까지 아우르는 디벨로퍼형 개발 전략을 결합해 단순한 아파트 재건축이 아닌 지역의 가치를 극대화한 상징적 랜드마크로 완성하겠다는 전략이다.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각 프로젝트의 고유한 특성을 면밀히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역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맞춤형 디자인 솔루션을 제시하는 SMDP의 핵심 역량과 HDC현대산업개발의 디벨로퍼로서의 역량이 큰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SMPD 수석디자이너 스캇 사버는 “송파한양2차는 주변에서 볼 수 없는 유일하고 특별한 외관을 통해, 조합원에게 다시 부촌의 중심지라는 자부심을 선사하는 독보적인 공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HDC현대산업개발은 최근 한강변 초대형 도시정비 프로젝트로 관심을 모았던 용산정비창 전면제1구역 수주전에서 SMDP(건축디자인), LERA(구조설계), CBRE(비주거부동산컨설팅), LPA(경관조명), 파크하얏트(호텔) 등 세계적인 파트너사들과의 전략적 협업을 통해 시공사로 선정된 바 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5.06.26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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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그치고, 찜통 더위 시작...'고드름부터 쓰리고, 사칙연산까지' 건설사의 기상천외 여름 나기

짧은 장맛비가 멈추고 본격적인 찜통더위가 시작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주중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의 날씨가 한낮에는 30도 안팎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업계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이란 예보에 ‘아이스 밤’ ‘고드름’ ‘사칙연산’ ‘쓰리고’까지 기상천외한 이름을 달고 현장 노동자들의 온열질환 예방에 나섰다. 온열질환으로 인한 사망사고가 발생할 경우 중대재해처벌법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3일 롯데건설은 최근 대구 수성구에 위치한 타임빌라스 수성 건설 현장에서 여름철 무더위로부터 현장 근로자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아이스 밤 캠페인을 진행했다. 박현철 롯데건설 부회장이 직접 나서 300여명의 근로자에게 아이스크림 츄러스와 이온음료, 혹서기 필수 용품이 담긴 일명 ‘대프리카 쿨 박스’를 건넸다. 넥 쿨러, 쿨 토시, 안전모 내피 차광막 등 무더위를 이겨내는 다양한 물품이 포함된 키트다. 박 부회장은 섭씨 33도 이상일 경우 2시간마다 20분간 휴식을 부여하고, 35도 이상에서는 고강도 옥외작업을 제한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밖에도 근로자가 위험을 느낄 경우 즉시 작업을 중지할 수 있는 ‘작업중지권’ 사용도 적극적으로 장려한다는 것이 롯데건설의 혹서기 방침이다. 롯데건설이 얼음 폭탄이라면, 현대건설은 ‘쓰리고!’(3GO!)를 꺼냈다. ‘쓰리고’란 ‘마시 GO! 가리 GO! 식히 GO!’를 집약한 슬로건이다. 현대건설은 물 공급과 차광 조치, 휴식 제공의 3대 작업관리 수칙을 중심으로 구성된 혹서기 대책을 전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고용노동부의 폭염·호우대비 안전관리 가이드 특별대응지침을 반영해 지난 1일부터 9월 말까지를 ‘온열질환 예방 혹서기 특별관리기간’으로 지정하고, 모든 현장에서 근로자 건강보호를 위한 예방활동을 전사적으로 시행 중이다. DL이앤씨는 자못 학구적인 온열질환 예방 슬로건을 결정했다. 이른바 ‘사칙연산 캠페인’이다. 폭염에 앞서 물·염분 ‘더하기’, 폭염 시간 작업 ‘빼기’, 휴식·그늘·보냉장비 ‘곱하기’, 건강정보 ‘나누기’의 4가지 슬로건으로 근로자들이 쉽게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고드름’이란 직관적인 캠페인을 확대 시행 중이다. HDC현산은 폭염 심각성에 따라 작업 시간과 휴식 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며, 최고 단계에서는 옥외작업을 전면 중단한다. 현장에는 ‘고드름 쉼터’를 설치하고 취약 근로자에게는 아이스 조끼와 넥쿨러 등 특화 보호 장비를 제공한다. 고용노동부의 산업재해현황 집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건설업 질병사망자 수는 총 55명이었다. 이는 전년 동기(39명) 대비 약 41% 증가한 수치로 통계 집계 이후 역대 최고치다. 전체 산업 질병사망자 323명 중 건설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7%로, 업종별로는 광업 다음으로 두 번째로 높았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장시간 실외작업이 필수인 건설 현장은 무더위와 밀접한 영향을 받는 노동 환경”이라면서 “전국 각지에 흩어진 현장에서 쉽게 이해하고 온열질환을 예방할 수 있도록 나름대로 기억에 남는 캠페인을 시행 중”이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5.06.24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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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역과 스카이브릿지를 잡아라" 현산VS포스코, 총성 없는 전쟁 2막

"용산역 빅링크 연결? 우리가 문 안열어 주면 그만이다."(HDC현대산업개발) "국내 최장 스카이라인 브릿지? 사생활 침해와 골조 예산, 해결책 있나."(포스코이앤씨)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을 두고 맞붙은 HDC현대산업개발(HDC현산)과 포스코이앤씨가 총성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오는 22일 시공사 선정총회를 앞둔 가운데, 막판까지 한치 물러섬 없는 경쟁을 펼치고 있다. 최근 서울 용산구 한강로에 홍보관을 연 양사는 이번 수주전의 핵심으로 떠오른 국내 최장 길이의 '스카이라인 브릿지'와 '용산역 지하 연결' 가능성을 두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 랜드마크의 핵심, 스카이라인 브릿지 "330m 스카이라인 브릿지는 싱가포르의 마리나베이 샌즈에 버금가는 랜드마크가 될 겁니다." 지난 13일 용산구 한강로 3가 5층에 마련된 HDC현산 홍보관의 웅장한 문이 열리자 압도적인 모형이 눈길을 사로 잡았다. HDC현산이 전면1구역 조합에 제안한 '더 라인 330'이었다. 더 라인 330은 단지 내 초고층 타워를 잇는 330m 길이의 스카이라인 브릿지에서 이름을 따왔다. HDC현산은 지상 74.5m 높이에 떠 있는 이곳을 360도로 한강 조망이 가능한 '하이라인 커뮤니티'로 구축할 예정이다.건물과 건물을 잇는 스카이브릿지는 '설계의 꽃'으로 통한다. 입체적으로 고층부를 연결하는 동시에, 시각적으로 화려함을 극대화한다. 구현만 된다면 싱가포르의 대표적인 상징인 더 마리나베이 샌즈처럼 국가를 넘어 글로벌 랜드마크도 가능하다는 것이 HDC현산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전면1구역의 경쟁사인 포스코의 생각은 달랐다. HDC현산이 내세운 국내 최장거리 스카이라인 브릿지가 매력적인 구조인 것은 맞지만, 서울시의 방침 상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서울시는 한강변이 공공재라고 보고, 스카이브릿지를 통한 특정 건물의 한강뷰 사유화를 엄금하고 있다"며 "과거 긴 스카이브릿지 구조를 설계했던 한남2구역, 4구역 모두 설계도를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우건설은 과거 용산구 한남2구역에서 360m 달하는 스카이브릿지를 제안했지만, 서울시의 반대로 무산됐다. 서울 한강변 아파트 중 스카이브릿지를 실현시킨 곳은 이촌동 '래미안 첼리투스' 정도다. 하지만 길이가 43m에 불과해 더 라인 330과는 비교가 어렵다. 포스코는 HDC현산이 스카이라인 브릿지를 제시하면서도 골조 예산을 따로 잡지 않은 점도 꼬집었다. 스카이브릿지는 통상 철골 구조를 지상에서 조립한 뒤 건물 위로 끌어올리는 공법을 사용한다. 포스코 측은 "HDC현산은 최장 길이의 스카이라인 브릿지를 짓겠다면서도, 철골 예산을 따로 잡지 않았다"며 "설사 만든다고 해도 서울시가 일반에 스카이라인 브릿지를 공개하라고 할텐데, 사생활 침해는 어떻게 감수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HDC현산은 첨단 공법과 구조 설계를 통해 극복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현재 더 라인 330의 건축설계는 '래미안원베일리'와 '나인원한남'을 설계한 SMDP사, 구조설계는 뉴욕 '월드트레이드센터'와 '롯데타워'를 수행한 LERA사가 맡았다. HDC현산 측은 "세계적 업체들과 신기술을 사용하기 때문에 스카이라인 브릿지를 세울 수 있는 것"이라면서 "예산도 철골이 아닌 신기술 비용으로 더 잡혀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계획안, 반포123주구, 아크로리버파크 등 준공했거나 공사중인 도시계획도로 위 스카이브릿지 사례가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사생활 침해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HDC현산 측의 주장이다. HDC현산 관계자는 "스카이라인 브릿지가 공공화 되면 연면적이 늘어나 조합원들에게 직접적인 이익이 된다"며 "입주민 사용 공간은 외부인이 들어갈 수 없도록 차단하면 사생활 침해가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용산역 개방 키 잡고 있는 HDC현산전면1구역의 또 다른 핵심 키워드는 용산역과의 연결 여부다. 용산역은 1호선·4호선·KTX·경의중앙선·공항철도가 지나는 펜타역세권이다. 전면1구역이 교통 요지인 용산역과 지하로 연결될 경우, 향후 가치 상승폭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HDC현산은 사실상 용산역 개방의 열쇠를 들고 있다. 현재 성황 중인 용산역 아이파크몰을 직접 개발했고, 30년 동안 운영권도 보유하고 있어서다. 용산역 철도병원 부지·용산역전면 공원지하의 개발권도 갖고있는 HDC현산은 회사가 보유한 운영자산을 동원해 전면1구역과 용산역·신용산역·국제업무지구를 모두 잇는 'HDC타운' 조성한다는 청사진을 갖고 있다. 포스코는 이런 HDC현산에 맞서기 위해 '포스코 빅링크'를 제안했다. 전면1구역과 신용산역을 지하로 연결하고, 국제업무지구는 지상으로 연결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HDC현산은 포스코가 자사의 동의없이 포스코 빅링크를 실현하기 어렵다고 잘라말했다. 용산구청과 체결한 '용산역전면 공원 지하공간개발 사업협약서' 제33조를 통해 용산역전면 공원지화 사업 시행자인 HDC현산의 허락 없이는 연결이 불가하다는 것이다. HDC현산 관계자는 "용산역전면 지하 공원 개발 사업의 시행자인 우리의 허락 없이는 지하 연결 자체가 안 된다"며 "이밖에도 포스코가 한강대로 하부를 통해 신용산역까지 연결한다고 하는데, 지하철로 인한 안전성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포스코 측도 HDC현산이 용산역 지하통로를 연결하기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용산역까지 지하통로를 연결하려면 상층부에 위치한 용산푸르지오써밋 등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아직 협의가 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HDC현산 측은 "우리는 제안서에 용산푸르지오써밋 외에도 다른 주변 건물과 협의해서 지하통로를 연결하겠다는 계획을 제안서에 넣었다"면서 "반면 포스코는 용산역전면 지하 공원의 시행자가 우리인지 모르고 지하철역을 연결하겠다면서 제안서에 넣었다가 말을 바꿨다. 엄연한 입찰자격 박탈에 해당하는 행위"라고 맞섰다. 전면1구역은 지하 6층~지상 38층, 12개동, 777가구(주거)·894실(오피스텔) 규모에 상업·업무시설을 짓는 총 공사비 9558억원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용산국제업무지구(총사업비 14.3조원)와 맞닿아 있어 랜드마크 잠재력이 높고, 한강로·용산역·국제업무지구를 잇는 입체도시 구상의 핵심 축으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전면1구역은 강북의 얼마 남지 않은 금싸라기땅"이라면서 "스카이라인 브릿지와 용산역 연결을 둘러싸고 두 회사가 모두 사활을 걸고 막판까지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5.06.18 07:09
산업

'삼성으로 출렁이는 압구정'..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의 점입가경 '찜'의 전쟁

압구정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 수주를 향한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찜의 전쟁’이 치열하다. 다음 달 시공사 공고를 앞둔 압구정2구역은 50여년 전 압구정현대아파트를 지은 ‘적자’ 현대건설이 압도적 우위로 평가됐다. 그러나 대한민국 최고의 아파트 브랜드 ‘래미안’을 품은 삼성물산이 도전장을 내면서 판이 달라졌다. 양사의 경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자 서울시가 개입할 정도다. 지난 15일 일간스포츠가 압구정2구역을 찾았다. 압구정역 일대가 삼성물산의 상징색인 파란색 물결로 가득한 가운데, 현대건설은 절치부심 중이었다. '래미안'으로 돌진하는 삼성물산‘초격차 압구정. 삼성이 하면 다릅니다’. 서울 지하철 3호선 압구정역에서 내려 개찰구로 나오자 벽면을 가득 채운 광고가 눈에 들어왔다. 압구정2구역 수주전 참여를 선언한 삼성물산의 전면 광고물이었다. 의례 등장하는 격정적인 구호는 없었다. 삼성물산은 광고 전면에 세계 1위 초고층 빌딩인 두바이 부르즈 할리파와 뒤를 잇는 메르데카118의 모습을 내세웠다. 삼성물산이 세워온 글로벌 랜드마크처럼, 압도적인 실력과 가치로 압구정2구역을 맡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그런데 이런 광고판이 한두 군데가 아니었다. 압구정현대아파트 방면으로 나가는 압구정역 지하철 출구마다 삼성물산의 전면 광고가 부착돼 있었다. 대로변도 같은 분위기였다. 압구정현대아파트 일대에 위치한 버스 정류장에는 모두 삼성물산의 광고물이 파랗게 빛나고 있었다. 마치 압구정 전체를 삼성으로 물들이겠다고 작정한 듯 보였다. 삼성물산의 선제공격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압구정2구역 재건축 수주를 위해 압구정현대아파트와 맞닿은 곳에 프라이빗 라운지 공간인 ‘압구정 S.라운지’까지 열었다. 입주민에 한해 예약제로 공개되고 있는 S.라운지는 삼성물산이 압구정2구역에 제시하는 미래 비전을 영상과 프레젠테이션으로 소개하는 홍보 공간이다. 단순한 홍보 공간의 차원을 벗어나겠다는 것이 삼성물산의 다짐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S.라운지에서 비교 불가능한 상징성을 지닌 지역의 품격과 위상을 끌어올린 혁신적인 청사진을 공유할 것”이라며 “대한민국을 넘어서는 글로벌 랜드마크가 되도록 사업에 진심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적자’ 현대건설의 수호전 현대건설은 ‘텃밭’까지 들어온 삼성물산이 달갑지 않다. 그동안 압구정현대아파트 수주전은 사실상 현대건설의 독무대로 평가돼 왔다. 압구정현대아파트는 1~3차 사업을 현대건설이 맡았고, 4차부터 14차는 현대건설 주택사업부가 독립해 설립한 건설사인 한국도시개발(현 HDC현대산업개발)이 주도했다. 압구정현대아파트를 눈독 들이던 HDC현대산업개발이 수주전에서 사실상 발을 빼면서 현대건설의 무난한 승리를 예상했다. 더군다나 현대건설은 삼성물산에 패배한 쓰라린 기억도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 1월 삼성물산과 올해 서울 강북권 최대 규모로 꼽히는 한남4구역 재개발 시공사 자리를 두고 맞붙었다. 공사비만 1조5723억원에 달하고, 대표적인 부촌인 한남4구역을 잡기 위해 양사가 출혈경쟁을 벌였다. 지난해 12월 열린 합동 설명회에서는 양사가 서로의 조건을 조목조목 비판하며 신경전을 벌일 정도였다. 현대건설은 한남4구역과 압구정현대아파트를 벨트로 잇는 최고의 아파트 라인을 짓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한남4구역은 삼성물산의 몫으로 돌아갔다. 현대건설이 압구정2구역만은 반드시 사수해야 하는 배경이다. 삼성물산이 압구정 일대를 광고로 장악하자, 현대건설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현대건설은 앞서 전담팀인 ‘압구정재건축영업팀’을 신설했다. 이어 지난 12일에는 대형 법무법인을 선임해 ‘압구정 현대’ ‘압구정 현대아파트’ 등 총 4건의 상표권을 출원했다고 밝혔다. 건설사가 과거 시공한 단지의 명칭을 상표로 등록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현대건설이 상표권에 힘을 쏟는 건 자사의 압구정2구역 재건축 사업 수주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 양재동에 있던 ‘디에이치 갤러리’를 압구정 인근인 신사역으로 옮겨 홍보 공간으로 사용 중이다. 조합원들 “현대 우세… 삼성물산 눈여겨봐” 압구정현대아파트에서 만난 조합원들의 분위기는 사뭇 진지했다. 지금까지 현대건설이 주도권을 쥐었다고 봤지만, 삼성물산의 반격에 은근히 놀란 분위기였다. 압구정현대아파트에 거주 중인 A씨는 “여기 주민들은 자신이 ‘어느 건설사를 지지한다’ ‘어디가 마음에 든다’ 그런 말을 하거나 내색도 잘 하지 않는 편”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압구정현대아파트 특성상 유명인 외에도 삼성이나 현대의 고위 임직원 등이 주민들이 적지 않은데, 특정 건설사 편을 노골적으로 밝히기 꺼린다는 의미다. 압구정현대아파트에서 30년째 거주 중이라는 80대 조합원 B씨는 자녀와 본인이 지지하는 건설사가 다르다고 했다. B씨는 “나와 아내는 그래도 압구정현대아파트를 지은 건설사인 현대건설이 수주를 해야 하지 않는가 보고 있다”면서도 “그런데 우리 아이들은 생각이 다른 것 같다. 50대인 아들은 ‘아파트는 삼성이 지어야죠’라고 말한다”고 귀띔했다. 현재 압구정현대아파트는 ‘부르는게 값’인 상황이다. 최근 전용 198㎡(60평형)가 118억 원에 거래되면서, 호가도 120억원을 웃돈다. 압구정2구역의 한 공인중개사무소는 “토지허가거래구역으로 2년 실거주 의무가 있지만, 여전히 문의는 오는 부촌”이라면서 “지난해 묶여있던 물건들은 올해 1~2월을 기점으로 대부분 소화가 됐다”고 설명했다. 과열 양상에 서울시 ‘우려’ 국내 시공능력평가 1·2위를 다투는 건설사들의 각축전에 서울시가 우려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이달 초 압구정2구역 조합과 삼성물산, 현대건설 관계자들을 불러 조합원 대상 개별 홍보 과열을 자제하고, 공정한 경쟁을 당부했다. 특히 서울시는 양사 모두 조합원들에게 자사가 준공한 재건축 단지를 둘러보게 하는 '버스투어'가 개별 조합원 대상 홍보 행위라고 보고 있다. 서울시는 이와 관련해 강남구청에 공문을 보내 특별 단속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다. 서울시 공중 주택과 관계자는 일간스포츠에 “양사를 불러 공정경쟁을 당부하고, 위법사항이 발견 시 처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며 “현재 강남구가 양사 스스로 협약을 맺어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준수할 수 있도록 규정을 마련 중”이라고 설명했다.한편 압구정2구역은 압구정 내 재건축 사업지 중에서도 사업 진척 속도가 가장 빠르다. 지난 2023년 7월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 가이드라인이 수립된 후, 올해 1월부터 주민 공람을 거쳤다. 압구정2구역 조합은 오는 6월 시공사 선정 입찰 공고 후 9월 중 입찰 계획을 갖고 있다. 총 사업비 2조4000억원으로 재건축 뒤에는 2571가구 규모의 최고 70층 아파트로 재탄생된다.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5.05.21 07:38
부동산일반

'삼성이 끌고, 롯데가 잇고' 바닥 친 건설업계 다시 고삐 쥔다

올해 들어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에서 대형 건설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건설경기가 바닥을 친 가운데, 오는 6월 조기 대통령 선거 이후 달라질 시장에 앞서 먹거리를 비축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도시정비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데 이어 롯데건설도 지난해 연간 수주액을 넘기며 선전 중이다. 1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건설사 상위 10곳(시공능력평가 기준)의 1~4월 정비사업 수주 실적을 취합한 결과 10대 건설사의 총 수주액은 14조712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미 지난해 연간 수주액(27조8702억원)의 절반을 넘겼다. 삼성물산이 가장 공격적이다. 수주액이 5조213억원으로 전체의 34% 이상을 차지하면서 두드러진 성과를 내고 있다. 이미 올해 세운 도시정비사업 수주 목표치(5조원)도 초과 달성했다. 매달 승전고를 울리고 있다. 삼성물산은 올해 1월 서울 강북권 최대어로 분류됐던 사업비 1조6000억원 규모의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 수주를 시작으로 2월 송파 대림가락아파트 재건축(4544억원), 3월 강서구 방화6구역 재건축 (2416억원), 3월 송파구 한양3차아파트 재건축(2595억원), 4월 서초 신반포4차아파트 재건축 (1조310억원)까지 매달 도시정비사업 시공권을 수주했다.바닥을 치고 반등 중이다. 삼성물산은 올해 1분기 매출 3조6200억원, 영업이익 1590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각각35.2%, 52.8% 줄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측은 국내외 대형 프로젝트 준공과 하이테크 물량 감소로 매출과 영업이익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는 입장이다. 현 속도라면 10대 건설사 중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액 1위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은 하반기에도 강남구 압구정 2구역(2조4000억원)과 영등포 여의도 대교아파트 재건축(8000억원) 수주에 참여할 예정이다. 지난 몇 년간 삼성물산은 주택시장 대신 삼성그룹 내 계열사 물량과 해외 사업에 집중해왔다. 그러나 그룹사 주요 일감이 줄어들면서 국내 주택시장으로 다시 시선을 돌리고 있다. 갈수록 공고해지는 ‘래미안’의 위상도 삼성물산의 수주전에 도움을 주고 있다. 삼성물산은 약 5년간의 공백 뒤 2000년 도시정비사업에 복귀했다. HDC현대산업개발과 GS건설 등의 잇따른 사건·사고로 아파트 건설사 부실시공 우려가 커진 가운데 래미안에 대한 대중의 믿음은 커지고 있다. 도시정비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요 건설사 아파트 브랜드 이미지가 하락했지만, 삼성물산 래미안의 위상은 여전한 만큼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롯데건설도 올해 수주액이 이미 지난해의 연간 수주액(1조9571억원)을 넘어섰다. 신용산역 북측 제1구역 재개발(3522억 원), 서울 노원구 상계5구역 재개발(4257억 원)의 시공사로 선정됐으며, 송파구 가락1차현대아파트 재건축사업 수주도 유력하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롯데건설의 경우 조합의 인허가 절차 지연 등으로 올해 1분기에 수주가 집중된 영향으로 분석된다”면서도 “올해 연간 도시정비사업 수주 목표액인 최대 3조 원을 조기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5.05.12 07:37
부동산일반

"아, 현산이고 포스코고 발도 못붙여" 평당 1억7000, 점입가경 정비창 1구역

서울 용산정비창 전면 제1구역을 둘러싼 HDC현대산업개발(이하 HDC현산)과 포스코이앤씨의 자존심 대결이 팽팽하다. 총 사업비가 1조원에 달하는 데다, 용산정비창 핵심 구역이라는 상징성이 더해지면서 양사가 파격적인 제안을 내놨다. 일간스포츠가 두 건설사가 맞붙은 용산 정비창 전면 1구역(전면1구역)을 직접 찾아가봤다. HDC현산과 포스코이앤씨 모두 강화된 불법 홍보 단속을 의식해 외부 활동 대신 물밑 경쟁에 열심이었다. 건자재 가격 인상과 부동산 경기 악화로 업계 전반이 얼어붙은 가운데 전면1구역만은 완연한 봄이었다. 서울의 금싸라기 땅 “저거? 얼마 전 평당 1억7000만원에도 팔렸지. 강남보다 더 비싸.” 지난 16일 전면1구역에서 만난 조합원은 A씨는 특정 건물을 향해 손가락을 가리켰다. 근린생활시설로 분류된 다세대 건물이었다. 평당 1억7000만원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초고가 고급 빌라나 강남구 신사동 내에서도 ‘노른자 건물’의 평당가 수준이다. 실제로 용산구 한남더힐의 전용 208㎡은 올해 3월 109억3000만원(3층)에 손바뀜했는데, 평당가가 약1억7000만원 수준이었다. 해당 건물만의 일은 아니었다. 허름한 단층 주택이 평당 1억3000~1억4000만원대를 호가했다. 하지만 물건은 없어서 못 판다. 인근에서 공인중개사무소를 운영 중인 B씨는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영향으로 관망세가 있진 하지만 그래도 매도 물량이 나오면 소화하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전면1구역은 용산구 한강로3가 일원 7만1900.8㎡ 부지에 지하 6층∼지상 38층 규모의 공동주택 777가구와 오피스텔 894실, 상업 및 업무시설 등 복합시설을 신축하는 프로젝트다. 예상 공사비는 약 9558억원으로 1조원에 육박한다. 건설업계가 전반적인 투자를 줄이고 가운데 전면1구역만은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 15일 HDC현산과 포스코이앤씨가 사업 입찰에 도전하면서 오는 6월 열릴 시공자 선정총회까지 2파전을 벌이게 됐다. 전면1구역은 서울시의 숙원 과제인 용산국제업무지구와 맞닿은 핵심 입지다. 지하철 1호선 용산역과 4호선 신용산역이 도보권이고, KTX·ITX 등 광역철도와 공항철도, 신분당선 연장도 예정돼 있는 ‘펜타 역세권’이다.B씨는 “서울시가 용산을 토허제에서 못빼는 이유가 있는 것 아니겠나”라며 “앞으로 용산국제업무지구와 도보권이고 가까운 단지일수록 앞으로 개발에 따른 수혜가 엄청날 것”이라고 했다. 점입가경 자존심 대결 서울의 금싸라기를 품으려는 양사의 신경전이 뜨겁다. 지난 24일은 HDC현산과 포스코이앤씨의 치열한 눈치 경쟁을 엿볼 수 있는 날이었다.정경구 HDC현대산업개발 대표는 이날 회사 임원진과 함께 전면1구역을 찾고 용산 지역을 향한 기업의 진한 애정을 드러냈다. 정 대표는 “용산은 HDC현산에 단순한 사업지가 아닌 신뢰와 경험이 축적된 터전”이라며 “HDC타운으로 조성해 실질적 이익을 제공하겠다”고 했다. 정 대표가 현장을 직접 찾자, 포스코이앤씨도 이를 의식한 듯한 반응을 보였다. 이튿날 포스코이앤씨 임직원 일동 명의의 편지를 전면1구역 조합원에게 띄우고 “그룹의 신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조합원에게 최고의 가치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미 양사가 전면1구역에 내건 파격 조건은 차고 넘친다. HDC현산은 3.3㎡당 공사비 858만원으로 경쟁사보다 저렴한 반면, 조합원당 최저 이주비는 역대 최고 수준인 20억원(주택담보대출비율(LTV) 150%)을 제안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조합원 100% 한강 조망권 확보와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 외에도 자사 본사 조직을 전면1구역 내 이전한다는 공약을 걸었다. 차별화 경쟁도 선명하다. HDC현산은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SNS 홍보물에서 최근 1년 사이 강화된 안전성과 첨단 기술 투자를 강조하고 있다. 회사가 용산 아이파크몰, 철도병원부지, 공원 지하화 개발을 지휘한 경험과 시너지를 강조 중이다. 포스코이앤씨 역시 SNS 홍보물을 통해 HDC현산과 자사의 신용등급,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및 분양 리스크 등을 비교하는 표를 띄웠다. HDC현산의 자존심을 은근히 긁고, 자사 자금력을 강조하는 전략이다. ‘서울의 마지막 금싸라기땅’을 품은 조합원들의 분위기는 사뭇 진지했다. 현장에서 만난 조합원 C씨는 “팽행하긴 한데 그래도 약간은 한쪽이 기운 듯한 느낌은 있지”라며 분위기를 넌지시 전했다. 다른 조합원 D씨는 “지금이야 무슨 말을 못 하겠나. 다 사탕발림”이라면서 옥석을 고르는 모습이었다. 불법 홍보 뭉칫돈 묶일까 ‘조심’ 저마다 파격 조건을 내세우면서도 현장 홍보는 자중하는 분위기였다.서울시는 2023년 12월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건설사의 개별 홍보 활동이 단 1회만 발각될 경우 입찰이 무효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도입했다. 서울시 주거정비과 관계자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시공사의 토지 소유자에 대한 개별 홍보 행위가 모두 불법으로 세대 방문, 문자나 홍보 자료 개별적 배포가 이뤄지면 기간에 상관없이 입찰이 불가하다”고 설명했다. 자칫 수백억원대의 뭉칫돈이 묶일 가능성도 있다. 전면1구역 재개발정비사업조합 관계자는 “HDC현산과 포스코이앤씨 중 어느 한 곳이라도 불법 개별 홍보 행위를 하다가 대위원회에서 자격이 박탈될 경우 입찰 보증금 500억원을 조합에서 몰수할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불과 1년 전만 해도 치열한 시공현장에서는 ‘OS(Outsourcing) 요원’이 대거 배치돼 휴지나 치약 등을 나눠주며 개별 홍보에 열을 올렸다. 그러나 전면1구역은 그 흔한 시공사 홍보 플래카드 한 장 붙지 못했다. 조합원 A씨는 “요즘 HDC현산이고 포스코이앤씨고 (불법 개별 홍보를 목적으로) 섣불리 발도 못붙인다”며 “보증금 500억원에 보증보험증권 500억원까지 넣었는데, 요즘같은 불경기에 돈 1000억원이 묶일 수 있다”고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최근 2∼3년 사이 공사비 급등과 부동산 PF 위축으로 건설사 간 수주전은 거의 실종된 상태다. 시공 순위 10위권 내 두 건설사가 맞붙은 것은 전면1구역이 용산 개발에서 가지는 상징성이 커서다. 한 정비사업 관계자는 “HDC현산은 용산에 대한 절실한 마음으로, 포스코이앤씨는 자금력을 강조하며 자존심 싸움중”이라고 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5.04.28 07:20
산업

'미운 오리 새끼'된 서울 시내면세점..HDC신라도 특허 반납하나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이 유통 대기업들의 '아픈 손가락'으로 전락하고 있다. '큰손'이었던 단체관광객이 줄고 개별관광객이 다른 쇼핑처로 눈을 돌리고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이미 한화와 두산이 시내면세점 시장에서 발을 뺀 가운데 HDC신라면세점도 내년 말 특허 만료에 맞춰 특허권을 반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국내에서 '면세점 대전'이 벌어졌다. 정부가 서울 시내 면세점 3곳을 신설하기로 결정하자, 7개 대기업이 사업권 입찰에 뛰어들었다. 같은 해 특허 기간이 끝나는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권을 두고도 대기업 간 경쟁이 치열했다. 면세점 유치에 사활을 걸고 대기업 오너들이 전면에 나서는 이례적인 모습도 목격됐다. 이 과정에서 2015년 이후 6개였던 서울시내 면세점은 13개까지 늘어났다.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국내 면세점에서 명품과 화장품을 쓸어 담던 시절로 면세점 유치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확보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있었다.하지만 10년도 채 되지 않아 국내 면세점 영업 환경은 완전히 바뀌었다. '큰손'이던 중국인 단체 관광객은 자취를 감췄다. 그 자리를 개별 관광객이 채우고 있지만, 한국으로 여행 오는 목적이 달라졌다. 지하철 등으로 이동해 홍대, 성수 등을 주로 다니며, 다이소, 올리브영 등에서 쇼핑하며 현지 문화와 체험을 즐긴다. 이렇다 보니 면세점 이용 고객이 크게 줄고 매출도 감소했다. 이에 한화갤러리아와 두산은 지난 2019년 시내면세점 철수를 결정했다. 롯데면세점은 올해 비상 경영을 선포했다. 전 임원 급여를 20% 삭감하고 전사적 구조조정에 나섰다. 특히 국내 시내면세점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월드타워점 매장 규모도 줄였다.HDC신라면세점 역시 지난 8월 희망퇴직을 단행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면세점 전용 주차장도 주말과 피크타임 등에 한해 아이파크몰과 공유하고 있다.HDC신라면세점은 2015년 5월 호텔신라가 50%, HDC(당시 현대산업개발), HDC의 자회사 HDC아이파크몰(당시 현대아이파크몰)이 각각 25%의 지분을 출자해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HDC신라면세점이 최근 유상증자도 단행키로 했다. 지난 18일 이사회를 열고 400억원 증자를 결정했다. '1차 면세점 대전'이 벌어졌던 2015년 이후 9년 만의 자본확충이다. 경영 상태가 악화하며 결손금과 부채가 누적되자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HDC신라면세점은 2019년 매출액 7694억원, 영업이익 108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쓴 이후 실적이 계속 악화하고 있다. 매출액은 지난해 2157억원까지 쪼그라들었고, 2020년부터 4년 연속 손실을 내고 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서 '미운 오리 새끼'로 전락한 셈이다. 일부에서는 HDC신라면세점이 내년 말 특허 만료를 앞둔 만큼 사업을 연장하지 않을 가능성이 거론된다.업계 관계자는 "9년전 시내면세점 대전으로 면세 특허를 취득한 기업들이 모두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시장에서 발을 빼고 있다"며 "몇 년째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일부 면세점 가운데 사업에 손을 떼는 곳이 더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4.11.04 07:00
축구일반

궁지 몰린 정몽규 “4선 도전, 잘 검토해서 판단한다”…책임론에는 나 몰라라

정몽규(62) 대한축구협회장은 이번에도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이 불공정했다는 지적에 고개를 저었다. 대한축구협회장 4선 도전에 관한 입장도 이전과 같았다.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종합 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정몽규 회장은 “전력강화위원회에서 5개월째 제대로 된 남자 (대표팀) 감독을 찾지 못했다. 외국인 감독을 (선임)하고자 했지만, 그분들이 다른 나라 감독을 하는 등 여러 사정 때문에 한국 감독을 못 맡겠다고 했다. 그래서 이렇게 됐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여자 축구대표팀 사령탑이 된 신상우 감독과 홍명보 감독의 선임 절차를 비교하는 표를 만들어 제시했다. 민 의원의 자료에는 이임생 대한축구협회(KFA) 기술총괄이사가 면접 절차와 규정을 위반했고, 주먹구구식 주관적 평가를 통해 홍 감독을 선임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반면 지난달 국회 현안 질의 이후 선임된 신 감독은 정상적인 절차로 뽑았다고 봤다.정몽규 회장은 현안 질의 이후에는 대표팀 감독 선임이 정상적으로 이뤄졌다는 민형배 의원 지적에 “(여자 대표팀 사령탑 선임은) 여러 지적을 받아서 더 발전적으로 진행했다고 생각한다. (남자 대표팀 감독 선임은) 완벽하진 않았다고 생각한다”라고 인정했다.지난 7월 정몽규 회장이 출간한 자서전 『축구의 시대』에는 ‘감독 선임의 최종 책임은 회장에게 있다’라는 대목이 있다. 민형배 의원이 여러 차례 ‘어떻게 책임을 질 거냐’라고 심문했지만, 정 회장은 그저 빙빙 둘러 홍명보 감독 선임 절차에 관한 이야기만 되풀이했다. 정몽규 회장을 종합 감사 증인으로 부른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발언 기회를 얻자마자 ‘4연임’에 관해 강하게 물었다. 정 회장은 “(4선에 도전한다는) 그런 말을 어디서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잘 검토해서 판단하겠다”라고 전했다. 내년 1월까지인 임기를 잘 마치겠다는 정 회장은 KFA가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이 있냐는 배 의원의 질의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배현진 의원은 지난 22일 정몽규 회장이 불출석한 문화체육관광부 체육 분야 감사에서 정 회장의 KFA 사유화 의혹을 제기했다. 정 회장이 소유주인 HDC현대산업개발의 임원을 KFA에 파견했다는 내용이었다. 종합 감사 증인으로 채택된 김풍년 KFA 행정지원팀장은 현대산업개발의 상무이며 급여를 받았다고 인정했다.배현진 의원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삼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도 전항의 형과 같다’는 형법 제 355조 2항을 읊으며 정몽규 회장의 배임 의혹을 지적했다. 김희웅 기자 2024.10.24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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